여주시는 지난 3월 26일 시청 회의실에서 뇌수술 로봇 등을 생산하는 IT 기업인 A사와 투자유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시는 지난 3월 코스닥 상장기업인 A사와 투자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A사가 170억원을 들여 능서면 광대리에 오는 2020년까지 고용인원 150여명의 공장(부지면적 3만㎡에 건축면적 1만2000㎡)을 설립하겠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시가 A사 유치를 위해 지난해 9월 본사 방문에 이어 TF팀을 꾸려 수차례에 걸쳐 기업유치 방안과 공장설립 인허가 관련 상담 등을 진행한 이후다. A사는 최근 공장설립 승인을 받았으나 진입도로 문제로 다시 변경허가를 득해야하는 상황이다.
협약 당시 A사 대표는 “여주시의 발전 가능성과 적극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보고 결정을 내렸다”고 했고, 이항진 여주시장은 “공장설립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인·허가 등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문제는 A사의 입점이 예정된 부지 인근을 통과하는 갑작스런 도로개설이 A사를 위한 것 아니냐는 특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A사가 들어설 부지와 부지주변 수 만평의 땅이 A사 대표의 부인과 처남들 땅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기업유치가 맞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실시설계 중인 이 도로는 A사의 예정부지와 약 150M 가량 떨어져 있으며 올해 본예산에 ‘광대~본두 간(능서 102호) 도로확포장공사’ 실시설계용역비 4억원을 편성하면서부터 본격 추진됐다.
도로개설 사업비 87억원은 아직 확보되지 않았지만 시는 내년 초쯤 보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기존도로 폭이 협소하고 굴곡진 선형으로 인해 차량 및 농기계 교차통행에 어려움이 있어 확포장이 시급한 구간’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하지만 이 도로가 계획되지 않았다면 3~4M 농로 수준에 불과한 도로에 접한 A사의 공장설립 예정부지는 인허가가 날 수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공장설립을 위한 개발행위허가를 받으려면 법적으로 6M 도로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당초 A사의 공장설립 완료 예정일이 2020년 12월로 도로확포장공사 완료 예정일(2023년 12월) 보다 3년가량 늦고 예산 확보 또한 불투명한 상황이라 일명 ‘의욕만 앞선 도로’를 이용해 허가를 내준 것은 ‘특혜성 허가’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A사 유치를 위한 도로개설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해당 도로는 기본계획에 포함돼 있었고, 변화되고 있는 주변여건을 반영한 것으로, 내년 초에 토지보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평소 이항진 시장이 “토건 중심의 도시개발에서 벗어나겠다”며 도시건설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런 가운데 A사의 입점 예정부지가 A사 대표의 부인과 처남 소유라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게 과연 기업유치가 맞느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해당 지역구 한 의원은 6일 “도로개설 여부를 모르고 있었다”면서 “A사를 둘러싼 문제가 있다는 말을 전해들은 바 있는 만큼 제기된 의혹에 대해 자세히 파악해 보겠다”고 말했다.
항간에는 지역구 시의원도 모르게 추진되는 80억원대 도로건설이 알려지길 꺼려하는 ‘제2의 프로젝트(?)’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친환경 IT기업 유치로 들떴던 여주시가 갑작스런 도로개설 의혹과 처가 땅 소유 입점을 둘러싼 특혜논란으로 희석되진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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