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 시절 KBS의 세월호 보도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1심에서 징역형을 받은 것과 달리 2심에서는 벌금형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0부(재판장 김병수)는 28일 방송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1심에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재판부는 이 의원의 유죄는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의원과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의 지위, 두 사람의 관계, 대화 내용에 비춰보면 통화 내용이 단순히 보도 내용 항의나 오보를 지적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며 “향후 해경에 대한 비판 보도를 자제해달라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전달하거나 보도 내용을 수정해달라는 취지로, 편성 간섭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 의원은 해경이 승객 구조를 위해서 사투를 벌이는 상황에서 해경이 구조작업에 전념토록 하거나 사실과 다른 보도를 시정하기 위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여 범행 동기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며 “홍보수석 지위에서 이 사건 범행과 같은 행위가 종전부터 관행으로 이어져 와 범죄라는 인식도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면 이 의원은 의원직은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현직 국회의원은 형사재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의원직을 잃는다.
앞서 이 의원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인 2014년 4월 21일 KBS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정부와 해경의 대처를 비판하는 보도를 내놓자, 당시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전화해 보도 내용 삭제 및 수정을 요구하는 등 뉴스 보도 편성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