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 랜드마크 가야테마파크 전경.
[일요신문] 김해시가 철의 왕국 가야테마파크를 조성하면서 건축물을 사용용도에 맞지 않게 등록한 사실이 드러났다. 관광 김해를 위해 가야테마파크를 조성한 시의 명분이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해시의 효자 관광자원인 가야테마파크는 2008년 가야민속촌 조성계획으로 맨 처음 닻을 올렸다. 2010년에는 ‘제4의 제국’ 가야를 주제로 한 mbc 특별기획 드라마 ‘김수로’가 이곳에서 촬영됐다.
이후 2015년 5월 22일 본격 개장되면서 테마파크는 같은 해 7월 17일 개장식까지 다녀간 관람객이 8만여 명에 이를 정도로 김해의 랜드마크로 불리는데 손색이 없을 만큼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가야테마파크가 들어선 곳은 근린공원(분산성공원)인 어방동 986번지 일원이다. 김해시는 자연녹지지역에 속하는 임야에다 김해도시관리계획으로 가야왕국을 재현하는 문화 및 집회시설을 기획했다.
김해시는 공원인 테마파크에 설치하지 못하는 시설물을 설치하기 위해 공원보다 법률적으로 특혜를 받는 도시계획시설 유원지로 2014년 4월 10일 지목 변경했다.
유원지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법)에 따라 자연녹지지역이라도 특례가 적용돼 초법적인 권한을 가진다. 예를 들어 4층까지 건축할 수 있는 곳이 4층 이상도 건축할 수가 있다. 특히 위락시설물 설치가 가능해졌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가야테마파크 내에 운영 중인 카라반(이동숙박시설물)이다.
문제는 김해시가 유원지에 설치된 건축물에다 주용도를 문화 및 집회시설로 등재해놓고서는 일반음식점 9개소, 휴게음식점 8개소, 판매시설 5개소, 휴게시설 10개소 등 32개소를 용도에 맞지 않게 건축물대장에 올렸다는 점이다.
건축법에 따른 문화 및 집회시설 용도 세부사항에 일반음식점 등은 없다. 세부사항에 없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다. 건축물 사용용도는 언제든지 바꿀 수 있지만, 현재 시점으로서는 불법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어 비판을 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는 김해시가 관련 도시계획을 자주 변경하면서 계획에 따르는 법률검토를 제대로 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애당초 테마파크를 유원지로 개발된 것이 아니라 공원으로서 입지에 맞는 계획을 수립했으나, 시의 행정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 것이다.
김해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테마파크는 유원지로 문화 및 집회시설로 조성계획됐다. 번지가 하나이기에 따로 주용도를 정할 수 없다. 유원지이기에 일반음식점 영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남의 다른 지자체의 설명은 달랐다. 익명을 요구한 인근 지자체 관계자는 “유원지는 지목일 뿐 각기 건축물은 사용용도를 명확하게 지정하고 사용해야 한다. 건축법 용도별 건축물의 종류에 문화 및 집회시설 세부내용에 일반음식점 등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용용도가 문화 및 집회시설인데 김해시 위생과에서 음식점 허가를 준 것도 이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건축물대장에 어떻게 등재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민규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