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수 있는 2세 신마③] 해피삭스, 특급 조교사·기수의 ‘합작품’

이병주 경마전문가 2020-06-30 조회수 672
[일요신문] ‘싹수 있는 2세 신마를 찾아라’ 세 번째 시간에는 주행 심사에서 발전 가능성을 선보인 국산마 해피삭스와 화이트참, 외산마 레전드데이에 대해 집중조명 한다.
 
‘2세 마’ 해피삭스, 화이트참, 레전드데이는 주행 심사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경주 장면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음.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해피삭스(한국산·암·김창식·강환민 부:티즈원더풀 모:쿠마나)

해피삭스는 6월 12일 1경주로 펼친 주행 심사에서 시종 여유를 보이며 1분 03초 4의 좋은 기록으로 1위로 합격한 국내산 암말이다. 모계마들이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고 체중도 457kg에 불과하지만, 조교사가 강환민이라는 점과 문세영 기수가 직접 훈련하고 주행 심사를 통과시켰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빠른 출발을 하며 안쪽(2번)에서 여유 있게 선입으로 레이스를 시작했다. 4코너를 돌아 직선주로에 접어들 때까지 제어하며 여유 있는 모습을 유지했고, 결승선에서도 강한 추진 없이 붙잡고 왔음에도 탄력적인 발걸음으로 역전에 성공하며 1위로 골인했다. 체구가 크지 않음에도 주폭이 넓어 시원하게 달렸다. 또한 모래를 맞았음에도 별달리 저항하지 않고 기수의 유도에 순응해 안정감을 느끼게 했다. 

주행 심사 모습만 놓고 봤을 때 해피삭스는 전형적인 ‘FM 선입마’다. 조교사, 기수 등 경마 관계자는 물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선호하는 질주 습성이다. 단거리나 하위 등급에서는 선행형이 절대적으로 유리하지만, 상위군에 올라갈수록 대상 경주와 같은 큰 경주일수록 선입형 마필들의 입상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부마 티즈원더풀은 미국에서의 씨수말 성적이 좋아 기대를 걸고 도입했지만, 기대만큼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현재 씨수말 랭킹 11위에 그치고 있으며, 2014년 도입 이후 ‘무적원더풀’ 1두만을 1군에 진출시켰다. 모마 쿠마나는 현역 시절 27전 5승(블랙타입 3위 1회)을 거두며 12만 달러의 많은 상금을 벌었지만 자마들의 성적은 좋지 못했다. 첫 번째 자마 ‘팔도강타’는 네 번째 경주에서 2위를 기록한 후 골절상으로 퇴역했고, 두 번째 자마 ‘다이나믹팡팡’은 세 번의 경주 모두 꼴찌만 하다가 퇴사하고 말았다. 

해피삭스는 다를 것으로 예측한다. 주행 심사 모습이 매우 좋은 데다 조교사가 강환민이기 때문이다. 지난번에도 밝혔듯이 강환민 조교사를 매우 높게 평가한다. 뛰어난 관리능력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젊은 조교사로, 지난해 최우수 2세마 ‘롤러블레이드’를 배출하며 검증도 마쳤다. 게다가 강환민 조교사가 별 볼 일 없는 마필로 판단했다면 굳이 문세영에게 주행 심사를 맡길 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마방에서도 기대치가 높다고 보면 틀림없다. 

#화이트참(한국산·수·김세민·전승규 부:카우보이칼 모:펠리시티)

화이트참은 6월 12일 3경주로 펼쳐진 주행 심사에서 뛰어난 스피드를 발휘하며 1분 01초 8의 빠른 기록으로 2위로 통과한 국내산 수말이다. 아직 힘이 덜 차 주행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은 있지만, 혈통적 기대치가 높아 전승규 마방의 기대주로 평가된다. 

출전마 12두 중 가장 빠르게 출발하며 선두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후 4코너까지 아담스애플, 발베니와 함께 세 마필이 나란히 선두그룹을 형성했다. 직선주로에서는 가볍게 독려하며 비교적 여유 있는 걸음으로 발베니에 뒤를 이어 2위로 골인했다. 아직 어리다 보니 막판에 살짝 힘겨워했지만, 전반적으로 뛰어난 스피드와 뒤처지지 않으려는 근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다. 부마 카우보이칼은 지난번에 소개한 대로 현역 시절 블랙타입에서 6승 2위 5회의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고, 씨수말로 전향해서도 대성공을 거둔 케이스다. 국내에 도입된 27두의 자마 중 무려 12두가 1군에 진출했다. 자마 44%가 1군에 진출한 것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모마 펠리시티는 곽영효 마방에서 경주마로 활약할 때 3군에 그쳤지만, 씨암말로 데뷔해서는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첫 번째 배출한 자마 심플스타일이 4전 2승 2위 1회의 뛰어난 성적으로 4전 만에 4군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조교사가 전승규라는 점이다. 2017년 4월에 데뷔한 전 조교사는 2018년 22승으로 다승 23위를 기록했는데, 지난해에는 무려 40승을 거두며 당당히 7위에 올랐다. 뚜렷한 성장세다. 강환민과 함께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유는 그만큼 능력이 뛰어난 조교사라는 뜻이다. 

화이트참은 좋은 혈통과 스피드를 타고났고, 조교사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 질병 없이 관리만 잘된다면 재목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레전드데이(미국산·수·양순희·정호익 부:레이스데이 모:사크라)

레전드데이는 앞서 소개한 ‘화이트참’과 같은 경주에서 코 차이로 3위를 기록하며 상당한 가능성을 보인 미국산 수말이다. 500kg이 넘는 좋은 체구를 타고났고, 주행 자세가 상당히 안정적인 데다 혈통적 기대치도 높아 정호익 마방의 기대주로 평가된다. 

스타트는 빠르지 않았다. 무난하게 출발하며 중위 그룹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그런데 약 150m 부근부터 가속력을 발휘하더니 선두권 턱밑까지 따라붙었고, 곧바로 제어했다. 네 번째로 직선주로에서 들어선 후 추진 없이 제어하면서도 탄력적인 끝걸음을 발휘했다. 결국은 선행에 나섰던 화이트참에 코 차이로 지며 3위로 골인했는데, 종반 걸음은 상당히 여유가 있었다. 마음만 먹었다면 화이트참은 충분히 잡고도 남았다. 

혈통적으로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부마 레이스데이는 얼마 전까지 경주마로 활약하다 2016년에 씨수말로 전향해 표본이 적다. 하지만 국내에 도입된 마필들이 대부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번에 소개한 ‘마이티고’와 ‘프리맥스’가 우수한 경주력을 발휘하며 신예 기대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외에 ‘삭스고’, ‘정상백호’ 등도 빠르게 3군에 진출하며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조부마가 그 유명한 태핏이다. 2016년부터 3년 연속 미국 리딩사이어 챔피언에 오른 최고의 씨수말로, 지난해에도 3위를 기록하며 아직도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좋은 체구와 혈통을 타고난 수말이라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따라서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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