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씨수말 톱10

김시용 프리랜서 2016-08-09 조회수 1926
[일요신문] 한센의 자마가 처음 실전에 등장해 데뷔전에서부터 좋은 성적을 내면서 국내산마를 배출하고 있는 씨수말들의 성적도 새삼 관심을 모은다. 경마는 혈통게임이라는 말이 있지만 혈통을 무시하는 팬들도 많다. 분명한 건 한국경마도 갈수록 혈통이 중요시되고 있고 실제로 명마들은 대부분 혈통이 남다르다. 상반기 경마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씨수말들의 판도를 살펴본다.
 
돌아온현표의 부마 컬러즈플라잉(원 안)이 올 상반기 씨수말 순위 4위를 차지하며 ‘톱10’에 진입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 컬러즈플라잉의 도약

10위 이내의 씨수말 판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순위는 상당한 변화를 보였다. 가장 큰 변화는 컬러즈플라잉이 4위를 하면서 톱10에 처음 진입한 것이다. 컬러즈플라잉은 데뷔 첫해인 2014년 돌아온현표와 라팔, 두 마리의 걸출한 자마들이 2세 때부터 맹활약해주면서 26위에 오르더니 지난해에 11위, 올해는 비록 상반기이긴 하지만 4위까지 도약했다. 기세가 만만치 않다. 현재 82두의 자마가 경주마로 등록돼 있다. 상반기 동안 78두(퇴역마 포함)의 자마들이 출전해 30두가 46승을 합작했다. 대상경주에도 여러 번 도전했지만 아쉽게도 우승은 하지 못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대표 자마는 스텔스(모마 미스드더타워)와 터치플라잉(모마 정통성)이다. 두 마리 모두 3~4세의 성장기에 있고 대상경주에 단골로 출전할 만큼 걸출한 능력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의 성적도 좋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자마들이다. 

# 여전한 메니피 ‘적수가 없다’

2010년 데뷔해 자마들이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2011년에 2위를 하면서 씨수말 판도에 파란을 일으켰던 메니피. 그 후로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데, 올해에도 여전하다. 상반기의 모습만 보면 2위권과의 차이 또한 좁혀지지 않고 있다. 

상반기 동안 118두의 자마들이 출전했는데, 43두가 69승을 합작했다. 대상경주 우승도 2회(준우승 4회)나 했다. 출전횟수당 평균상금도 937만 원으로 20위 이내에선 1위다. 양적인 면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만족할 만한 성적이다. 
 
메니피(원 안)는 2012년부터 지금까지 씨수말 순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위 사진은 3세 최강마인 자마 파워블레이드.

자마들의 면면을 보면 메니피의 장기집권이 더욱 수긍이 된다. 2010년 씨수말 데뷔 첫해에 최초의 대상경주 우승자마인 선히어로를 시작으로 마니피크, 우승터치, 경부대로, 브리그, 광교비상, 퀸즈블레이드, 영천에이스 등이 대활약을 했던 자마들이다. 최근에 3관왕으로 우뚝선 3세 최강마 파워블레이드도 메니피의 아들이다. 

이같이 화려한 메니피도 약점은 있다.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장거리에 유독 약한 면모를 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경부대로처럼 장거리에서도 활약한 명마도 배출했지만 이는 모계 혈통의 장점 덕분으로 분석될 뿐 모계 쪽을 무시하면 대부분 2000미터 이상에선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필자는 1800미터까지가 메니피의 적정거리로 판단하고 있다. 

# 포리스트캠프 “내가 2인자”

상반기 씨수말 2위에는 포리스트캠프가 올랐다. 104두의 자마들이 출전해 29두가 46승을 합작했다. 대상경주도 우승 2회와 준우승 2회를 차지했는데, 부경 김영관 조교사가 관리하는 오뚝오뚝이의 활약이 컸다. 오뚝오뚝이는 오크스배에서 1위와 KRA컵마일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올 시즌 4승과 2위 1회를 했다.

# 비카는 갔어도 자마들은 남아있다

올 1월에 폐사한 비카가 3위에 올랐다. 79두의 자마들이 출전해 31두가 41승을 합작했다. 대상경주에선 1승과 2위 2회를 보였다. 올 3월 서울마주협회장배와 4월 헤럴드경제배를 석권한 해마루가 대표자마다. 금아챔프, 동서정벌, 구만석, 조이럭키, 금포스카이 등도 해마루에 못지 않은 활약을 한 명마들이다. 비카의 자마들은 거리에선 크게 약점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대상경주에선 특별히 강인한 인상을 주진 못했다. 

주행습성으로 볼 때는 선행, 선입형 말들이 많았고 또 좋은 활약을 펼쳤다. 구만석이나 총알공주, 마이위너 등과 같이 주행습성 변경에 성공한 말들도 적지 않았다. 

# 디디미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

2012년 12월 폐사한 디디미가 4위를 차지했다. 디디미는 1999년 처음 리딩사이어 3위에 올랐는데 그해엔 2세 자마들이 주로 활약했기 때문에 2세마 부문에선 리딩사이어에 등극했다. 이후 2000년부터 그 활약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리딩사이어에 오른 것만 모두 5회다. 2세마 부문에서도 이후 4차례나 더 1위에 올랐다. 메니피가 수입되지 않았던 시절 한국의 기둥씨수말이었던 것이다. 

폐사한 지 3년이 지난 지금도 경주마로 활약하고 있는 자마들이 57두나 되고 이 가운데 3세마도 27두다. 이 3세마들이 디디미의 직계자마로는 마지막 경주마가 되겠지만 외조부로서도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디디미의 딸들이 씨암말로 좋은 자마들을 배출해 외조부 순위에서 2위에 오른 것. 

디디미의 자마들은 올해 68두가 출전해 26두가 46승을 합작했다. 올해 활약한 대표적인 자마는 호승지벽이다. 호승지벽은 현재 국2군 소속 마필로 8전 5/1/1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GC트로피 특별경주에서 5위를 했고, 올 코리안오크스배에도 출전했다. 순위는 3위에 그쳤지만 이후 체격이 더 좋아질 만큼 성장하고 있고 곧바로 우승할 만큼 기죽지 않은 모습을 보여 좀더 성장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많다. 

역대 대표자마들을 살펴보면 디디미가 왜 왕년의 리딩사이어였는지 이해가 간다. 브레이크가 고장나는 바람에 활약을 멈췄던 불운의 명마 자당을 비롯 무비동자, 쾌도난마, 해암장군, 무패강자, 아름다운질주, 한강의기적, 강해 등등 우리들의 뇌리에 선명하게 발자국을 남긴 명마들이 많다. 

# 6~10위권 그 얼굴이 그 얼굴

대형마 배출에서 유독 눈에 띄는 엑톤파크가 6위를 차지했다. 엑톤파크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명마들을 여러 두 배출했다. 시시한 대상경주 한두 번 우승한 마필이 아니라 최강의 적수들을 이겨내야 하는 그랑프리 우승마를 두 마리나 배출했다. 인대가 파열되는 바람에 안락사당한 미스터파크와 인디밴드가 그 주인공이다. 

7위는 크릭캣이다. 올웨이즈위너로 대표되는 자마들이 올해 26승을 합작했다. 디디미보다 약 9개월 먼저 저세상으로 갔는데 아직도 그 자마들의 활약상이 이어지고 있다. 생전에 경주마로 활약한 적이 없는 크릭캣이 오랫동안 활약하는 자마들을 보면 대리만족을 얻을 수 있을 성 싶다. 

8위는 피스룰즈다. 국2군의 인더백이 대표마이고 76두의 자마들이 출전해 19두가 25승을 합작했다. 도입 초에는 제법 기대를 걸었던 씨수말인데 3년이 흘렀는데도 뚜렷한 상승커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금빛환희, 서울불릿, 헤바, 석세스스토리, 야호스카이캣 등이 대표자마다. 

9위는 지난해 14위로 추락했던 원쿨캣치가 차지했고 10위는 엑스플로잇이 겨우 자리를 지켜냈다.

김시용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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