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경마 총결산] 우승 제조기 문세영·유현명 기수 ‘넘버원’

이병주 경마전문가 2020-01-02 조회수 794
[일요신문] 2019년 경마가 막을 내렸다. 2019년에는 어떤 기수와 조교사가 좋은 성적을 올렸는지, 어떤 경주마가 최고의 활약을 펼쳤는지 알아본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12월 19일 연도대표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기수에 문세영(서울)과 유현명(부산), 최우수 조교사에 송문길(서울)과 김영관(부산)을 선정했다. 송문길 조교사는 박대흥, 박재우 조교사에 이어 다승 3위에 그쳤지만, ‘실버울프’가 퀸즈투어 3승 포함 대상경주 5연승이라는 신기록을 세운 것에 힘 입어 수상을 했다. 연도대표마에는 문학치프, 최우수 국산마에는 뉴레전드가 선정됐다. 
 
문세영 기수(왼쪽)와 유현명 기수. 사진=한국마사회·연합뉴스

#기수 부문

2019년 최고의 활약을 펼친 기수는 단연 문세영과 유현명이다. 문세영은 2018년에 부상 여파로 인해 43승에 그치며 다승 부문 8위에 머물렀으나, 2019년에는 1월부터 독주를 펼친 끝에 무려 120승을 올리며 압도적 1위로 마감했다. 최근에는 낙마부상으로 두 달가량 기승하지 못했음에도 2위 김용근(102승)을 크게 앞섰다. 필자는 지난번에 문세영을 재평가한 바 있다. 애초에 기수로서 완벽한 기승술을 인정했었는데, 2019년에는 경주를 읽는 눈에 노련미까지 더해져 경지에 오른 느낌을 받았다. 또한 큰 경주에 약하다는 징크스를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최고의 상금이 걸린 코리아컵 우승을 비롯해 코리안더비, 경기도지사배, YTN배 등 굵직굵직한 대상경주를 네 번이나 우승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다승 부문 2위는 김용근 기수가 차지했다. 문세영과 마찬가지로 2018년에는 54승으로 7위에 그쳤는데, 2019년에는 두 배 가까운 승수를 챙기며 102승으로 여유 있게(?) 2위를 차지했다. 102승은 예전 같았으면 무조건 다승왕에 오를 수 있는 기록인데, 문세영 기수가 괴력을 발휘하는 바람에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대신 3위와는 큰 격차를 보였다. 유승완 기수가 61승으로 3위에 올랐는데, 2위 김용근과는 무려 41승이나 차이가 났다. 2018년에 85승으로 다승왕에 올랐던 안토니오는 개인 사정 등으로 출전횟수가 줄어 60승에 그치며 4위로 내려갔지만, 그랑프리 우승을 비롯해 다섯 번의 대상경주를 석권하며 기량만큼은 여전히 최고 수준임을 확인시켰다. 

부산에서는 유현명 기수가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다. 2018년에 이어 2년 연속 다승왕에 올랐는데, 2019년에는 무려 103승으로 2018년(88승)보다 15승을 더 올렸고, 2위 최시대 기수(62승)와는 41승이라는 큰 격차를 보이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대상경주에서도 세 차례 우승했는데, 그중에서 백미는 G1 경주였던 코리아 스프린트 대상경주였다. 블루치퍼에 기승해 세계 여러 나라에 출전한 쟁쟁한 마필들을 꺾고 우승하며, 개최 5년 만에 대한민국에 첫 우승을 안겼다. 그 분위기를 타고 다음 경주로 펼쳐진 코리아컵에서 문세영의 문학치프가 우승하며 대한민국 경마 역사상 최고의 날로 만들었다. 부산 2위는 최시대, 3위는 59승의 이효식이 차지했다. 나머지 기수 중에서는 정도윤 기수가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2018년 29승으로 10위를 기록했었는데, 2019년에는 39승으로 5위에 오르며 장족의 발전을 보였다. 

#조교사 부문

조교사 부문에서는 박대흥 조교사가 2018년보다 12승 늘어난 75승을 기록하며 4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상반기 결산에서 밝힌 대로 박대흥 마방은 부산의 김영관처럼 소위 변마(?)가 없기로 유명하다. 애초에 마필을 도입할 때부터 남들과 다른 안목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혈통 좋은 마필을 구입하려 애쓰고, 또한 사양 관리 능력도 뛰어나기에 4년 연속 다승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2위는 2018년에 이어 박재우 조교사가 차지했다. 2018년보다 8승 늘어난 68승을 기록했는데, 2019년에도 박대흥 조교사를 넘지는 못했다. 3위는 한국마사회가 최우수 조교사로 선정한 송문길이다. 61승으로 2위 박재우 조교사한테도 7승이나 뒤졌지만, 2019년 대상경주에서 5연승의 신기록을 달성한 실버울프 덕분에 최우수 조교사라는 영광을 차지했다. 실버울프는 곧 8세가 되는 완전 노장마다. 지난번에 언급한 대로 필자가 30년 넘게 경마를 해왔지만 이런 말은 본 적이 없다. 앞으로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7세의 나이에 대상경주 5연승이라니?’ 다시 생각해봐도 신기할 뿐이다. 과연 8세가 되는 2020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나머지 조교사 중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기록한 조교사는 전승규였다. 2018년 22승으로 23위를 기록했었는데, 2019년에는 무려 18승이나 늘어난 40승을 올리며 당당히 7위에 랭크됐다. 필자는 예전에 신인 조교사 전승규, 강환민을 주목하라고 조언한 바 있다. 젊은 조교사로서 기존 조교사들에 비해 열정이 강하고, 혈통과 이론에도 밝기 때문이었다. 

부산은 2019년에도 단연 김영관이었다. 74승으로 다승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승률과 복승률에서도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대상경주에서도 여러 차례 우승했는데, 특히 대통령배에서 5연패에 성공하며 다시 한번 대한민국 넘버원 조교사임을 입증시켰다. 그동안 트리플나인이 4년 연속 대통령배를 석권했는데, 2019년에는 뉴레전드가 바통을 이어받으며 정상에 올랐다. 블루치퍼의 선전도 대단했다. 코리아 스프린트에서 역사상 첫 우승을 기록했고, 미국에 건너가 ‘브리더스컵 마일’에서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한국 경마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딥마인드가 오크스배를 석권했고, 백문백답은 국제신문배를 제패했다. 

다승 2위는 59승을 기록한 토마스 조교사가 차지했다. 2018년에는 44승으로 4위에 그쳤는데, 2019년에는 15승이나 더 올리며 2위로 상승했다. 걸출한 능력마가 없어 대상경주에서는 우승을 못했지만, 많은 마필들이 고른 활약을 펼쳤고, 특히 승률 17.7%를 기록하며 데뷔 5년 만에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3위는 56승을 기록한 백광열 조교사가 차지했다. 2018년 2위에서 한 계단 내려갔는데, 승수는 56승으로 같았다. 

나머지 조교사 중에서 눈에 띄는 조교사는 단연 김보경이다. 데뷔 해인 2018년에는 7승으로 29위였는데, 2019년에는 무려 40승을 기록하며 6위까지 올라왔다. 2018년에 비해 출전횟수가 늘긴 했지만, 내용 면에서도 크게 성장했다. 2018년에는 승률 7.4%에 복승률 16.8%였는데, 2019년은 각각 16.1%와 30.2%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대표적인 마필은 ‘세이브더월드’다. 데뷔전부터 파죽의 4연승을 기록하며 부산경마장 2세마 챔프로 등극한 신예 최강자다. 직전 브리더스컵에서는 늦발주 이후 무리한 경합으로 최악의 레이스를 펼치며 무너지긴 했으나, 잠재력만큼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최고의 마필이다. 

기수 부문에서는 문세영과 유현명, 조교사 부문에서는 박대흥과 김영관이 최다승을 기록했는데, 새해에도 그 기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유는 간단하다. 문세영과 유현명은 최고의 인기 기수로서 좋은 마필에 기승할 가능성이 높고, 박대흥과 김영관은 대부분의 마필들이 뛰어난 잠재능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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