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경주 복기로 본 다음 경주 관심마

이병주 경마전문가 2018-09-10 조회수 1135
[일요신문] 9월 들어 첫 번째로 펼쳐진 지난주 경마에서는 인기마들이 강세를 보이며 저배당이 많이 나왔다. 999배당이 서울과 부산에서 한 차례씩 기록되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안정된 배당이 주류를 이뤘다. 출전두수가 적은 월초 경마라 이변이 많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데뷔전에서 괴력을 발휘하며 명마 탄생을 알렸던 스프링백은 1400m 승급전에서도 상대마를 압도하며 1:24.5의 엄청난 기록으로 2연승을 기록했다. 편성이 강했고, 빠른 말이 많았음에도 선행으로 레이스를 주도하며 이뤄낸 결과였다는 점에서 기록의 의미는 더욱 큰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번에 밝혔듯이 관리만 잘된다면 1등급 진출이 문제없을 듯하다. KRA컵 마일에서 참패를 당한 후 직전 경주에서 재기에 성공한 가온챔프도 어이없는 늦발주로 선행에 실패하고도 우승하는 괴력을 보였다. 복기를 통해 다음 출전 때 눈여겨 볼 마필을 소개한다.

연합뉴스# [서-외2]라오진(3세·암·3전1/0/1·(주)삼건사·김동균 부:오피서, 모:기적의찬사)=1300m로 늘어난 승급전에서 3위를 기록한 선행마로, 분석 결과 레이스 운영에 잘못이 있다고 판단돼 다음 경주 관심마로 지목한다. 데뷔전에서 23마신 차이로 7위를 기록했다가 직전 두 번째 경주에서 전력향상을 보이며 선행으로 우승한 바 있다. 따라서 승급전이었지만, 인기 2위로 팔렸다. 

그런데 초반부터 무리하게 선행(SF: 13.0)을 나섰고, 중반에는 페이스 안배를 하지 않고 2위 그룹과 큰 차이를 벌리며 무리한 레이스 운영을 했다. 결국 이 때문에 막판 결승선을 코앞에 두고 역전을 허용하며 3위로 밀려나고 말았다. 만약 초반부터 편안하게 전개하며 힘을 안배했다면 충분히 2위 안에 들었을 것으로 본다. 거리도 늘었고, 편성도 강해진 승급전에서 왜 무리하게 탔는지 아직도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 [서-외4]슈퍼플루이드(2세·수·2전0/0/1·오종택·서정하 부:BLAME, 모:CAPE CANADA)=지난주 경마에서 가장 많은 전력변화를 보여준 마필이다.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는데, 이전 경주였던 데뷔전에서는 시종일관 후미에서 고전하며 20마신 차이로 10위에 그쳤었다. 전반적으로 경주력 자체가 한 단계 이상 늘었고, 순발력까지 보강되었기에 다음 경주에서 눈여겨봐야 한다. 

선행은 글로벌뉴스가 나갔다. 그 뒤를 삼육으뜸과 금빛번개가 따랐고, 슈퍼플루이드는 바로 뒤에 자리 잡으며 선입권 전개를 펼쳤다. 결승선에서는 격차를 계속 좁히며 3위까지 올라왔다. 삼복승이 무려 814배가 터졌다. 

필자도 이 마필에게 전혀 의미를 두지 않았다. 데뷔전에서 아무런 특징을 보이지 못했고, 외곽으로 사행하는 악벽까지 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경주를 계기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제 두 번밖에 안 뛴 2세 신마이기 때문이다. 

부마 블레임은 현역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던 씨수말로 블랙타입에서만 7승을 거뒀다. 국내에 도입된  자마는 소중한소망(암)으로 7전 2승 2위 2회로 현재 2등급에 올라있다. 모마 케이프캐나다는 슈퍼플루이드를 처음으로 배출했는데, 현역에서 2전 2승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필자가 볼 때는 혈통도 괜찮고 490㎏대의 좋은 체구를 지녀, 4등급에서는 언제든지 입상할 수 있다고 본다. 

# [서-외4]갑오원더풀(3세·거·1전0/0/1·김평갑·박천서 부:티즈원더풀 모:UNION MADE)=데뷔전에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이며 3위를 기록한 마필로, 다음경주에서는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되기에 눈여겨 봐야 한다. 

선행은 단승식 1.3배로 압도적 인기를 모았던 한센글로리가 나갔다. 그 뒤를 애마비상과 블랙윈드가 따랐고, 갑오원더풀은 중위권에서 레이스를 전개했다. 직선주로에서 추격에 나선 갑오원더풀은 근성 있는 끝걸음을 보였지만 상대마들의 선전으로 아쉽게 3위에 그쳤다. 필자가 느낀 이 마필의 장점은 일단 특별한 악벽이 없고 모래에 대한 반응도가 좋다는 것이다. 기수의 유도에 순응한다는 것은 레이스 운영에 있어서 매우 유리한 점이다. 또한 혈통적 기대치도 높고, 520㎏대의 좋은 체구를 타고났다는 점에서 이 마필의 미래를 밝게 보고 싶다. 
 
데뷔전에서 10위에 그쳤던 슈퍼플루이드(점선 원 안)가 9월 1일 렛츠런파크 9경주에서 3위를 차지했다. 한국마사회 동영상 캡처.

# [서-국5]룰러(3세·암·2전1/1/0·정기환·심승태 부:선더모카신, 모:포르테)=5등급 승급전에서 2위를 기록한 마필로, 아직 5등급에 남아있어 다음에도 입상이 유력하다. 데뷔전에서는 1번 게이트였지만, 이번에는 9번 게이트라 필자는 선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완전히 빗나갔다. 탁월한 스피드를 발휘하며 쉽게 선행에 성공한 것이다. 직선주로에 들어와서도 탄력적인 걸음으로 2위를 기록했다. 막판에 세라칸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우승을 내주긴 했지만, 3위와는 무려 7 마신이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이 마필은 전형적인 선행마로 평가된다. 선행 경합을 하거나 선행에 실패하면 입상권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워낙 탁월한 순발력을 지녔기에 웬만한 편성에서는 쉽게 선행을 나설 것으로 판단된다. 기록으로도 입증이 됐다. 데뷔전에서는 초반 200m 타임이 13초 3이었고, 이번에는 13초 1이었다. 혈통적으로도 단거리에 강한 마필이다. 특히 모마 포르테는 전형적인 선행마로 1400m까지는 우승했지만, 장거리에서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었다. 아직 5등급에 남아있어 다음 경주에서도 최강의 편성이 아니라면 입상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본다. 

# [부-국5]킹더로드(3세·암·3전1/0/1·손병철·김병학 부:엑톤파크 모:헤일더플래그)=5등급 승급전에서 3위를 기록했는데, 예상을 완전히 뒤집는 결과라 다음 경주에서 눈여겨 봐야 한다. 직전 경주 우승은 선행으로 편하게 거둔 결과였고, 편성도 약했기 때문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또한 이후 골막염으로 인해 7주 만에 출전했다. 당연히 컨디션이 베스트가 아니었고, 승급전에 선행도 못 갈 것이 확실시되었기에 입상후보에서 제외시켰다. 그런데, 우승마 유니언퀸에게 불과 1.5마신 차로 3위를 기록한 것이다. 선행도 못나갔고, 자리도 못 잡아 외곽선입으로 레이스를 펼쳤음에도 막판까지 좋은 걸음을 유지하며 접전을 펼친 것이다. 

이전보다 훨씬 강한 편성이었고, 전개가 불리했음에도 기대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이 마필은 혈통적 기대치는 있지만 체구가 작은 암말(447㎏)이라 발전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이번 경주 복기내용이 좋아 다음 출전시에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 

# [부-국2]레드사이렌(4세·수·16전6/2/1·손병현·문제복 부:호크윙 모:슈가수프)=인기 2위로 팔리고 4위에 그쳤는데, 필자가 복기해본 결과 제대로 된 결과가 아니었기에 다음 출전시 꼭 눈여겨 봐야 한다. 

출발부터 잘못됐다. 이 마필은 선입권에서 전개한 후 막판에 끈기를 발휘하는 스타일인데, 초반부터 맨 뒤로 처졌다. 필자는 순간 ‘의지’가 약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2번 게이트의 이점을 지녀 강하게 추진해서 인코스 선입의 최적전개를 펼쳐야 하는데, 전혀 그러지 못했다. 경주 막판 추입에 나섰지만, 이미 승패는 결정난 뒤였다. 결국 3마신차로 입상에 실패하며 4위에 그치고 말았다. 

이 마필은 4세마로 능력은 다 나왔다. 더 이상의 전력향상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편성과 컨디션, 전개에 따라서는 한두 번의 기회는 더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이번 경주는 아쉬움이 많았다. 자기능력을 전부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음 경주에서는 좀 더 좋은 성적이 예상된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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