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경주로 본 ‘다음 경주 관심마’

이병주 경마전문가 2018-03-27 조회수 1290
[일요신문] 지난주 하이라이트였던 서울마주협회장배 대상경주에서는 당초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파이널보스가 다리질병으로 출전이 취소되는 바람에 압도적 인기를 끌었던 천지스톰이 선입전개 이후 막판에 역전하며 우승했다. 2위는 중위권 전개 후 4코너 외곽을 선회하며 추입작전 펼친 시티스타가 차지했는데, 3위마와는 비교적 거리차가 있는 여유 있는 준우승이었다. 지난해 챔피언 올웨이즈위너는 라온매직을 넘어서지 못한 채 선행경합만 하다가 하위권에 머물고 말았다. 이 경주의 복승식 배당은 3.2배로 마감됐는데, 배당이 말해주듯 별다른 이변 없이 어찌보면 싱겁게 끝났다고도 볼 수 있는 경주였다. 최근의 대상경주는 박진감도 떨어지고, 경마팬들의 관심도 예전만 못한 느낌이다. 대상경주의 숫자를 줄이고, 품격을 높이는 게 어떨까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지난주에 이어 3월 둘째주(3월 9~11일)에 펼쳐진 경마 중에서 다음경주 눈여겨 볼 마필을 소개한다.
 
가을의전설(작은 사진 맨 앞)이 지난 11일 열린 렛츠런파크 서울 10경주에서 우승후보 문학치프를 10마신이나 따돌리며 압승을 거두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마사회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

# [서-국6]라온제우스(3세·수·2전0/1/0·라온산업·이신영 부:메니피, 모:오크스피버)=데뷔전에서 무리한 선두경합 끝에 4위를 기록했지만 나름 가능성을 보였던 마필이었는데, 골막염으로 인한 공백에다 최외곽인 12번 게이트를 배정받았지만 막판 근성을 발휘하며 2위를 기록했다. 불리한 경주조건 속에서도 한결 발전된 모습을 보였기에 다음경주가 더욱 기대된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다. 특히 모계쪽이 좋은데, 모마 오크스피버는 1군까지 진출했던 백호장군(수말)을 배출한 바 있다. 라온제우스 역시 수말이고, 499kg의 좋은 마체에 순발력을 타고났기에 관리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다음 경주에서 웬만한 편성에선 축마감으로 추천하고 싶다. 

# [서-국2]글로벌드림(4세·거·12전5/0/3·장재형·최상식 부:록하드텐, 모:새로운가문)=승승장구하며 3군까지 쉽게 진출했다가 무려 6번의 경주에서 입상을 못하고 정체된 모습을 보였던 마필인데, 오랜만에 우승하며 2등급에 진출했다. 경주 내용을 보면 예전과는 달랐다. 그동안 주로 선행 혹은 선입으로 우승을 일궜으나 이번엔 중위권 외곽 추입작전을 구사했다. 시종 외곽을 주행했음에도 막판 근성을 발휘하며 역전우승을 했다는 점, 즉 추입까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2등급에서도 한두 번의 적응과정을 거친다면 일반경주는 물론 몸싸움이 치열한 대상경주나 특별경주에서도 복병노릇은 충분히 해낼 것으로 예상된다.  

# [서-국5]주먹도끼(3세·수·6전1/1/0·이관형·박병일 부:WEIGEILIA, 모:미스개츠비)=직전경주에서 기립 늦발로 최후미에서 전개하며 아쉽게 5위에 머물렀던 마필이었는데, 이번 경주에서는 선입전개 이후 종반 늘어난 끈기력을 선보이며 우승을 기록했다. 6전만에 다소 뒤늦은 우승이었지만 예전과는 달리 뚜렷한 전력향상을 보이며 자력에 의한 우승으로 분석됐다. 

6등급 경주라 편성이 강한 것은 아니었지만, 중반에 자신 있게 외곽주로를 선택했다는 점과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막판 탄력감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혈통배합이 뛰어난 편은 아니기 때문에 상위군 진출까지는 어렵겠지만 5등급 승급전에서도 최강의 편성만 피한다면 곧바로 입상을 기대해볼 만한 전력이다. 

# [서-국1]가을의전설(5세·수·23전3/4/2·씨티·지용철 부:CASINO PRINCE, 모:CHINESE WHISPERS)=단승식 15.8배가 말해주 듯 복병 정도로 팔렸던 마필인데, 압도적 인기 1위로 팔린 문학치프를 무려 10마신이나 따돌리며 그야말로 압승을 거뒀다. 일요경마 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결과였다. 

경주내용을 보면 더욱 놀랍다. 시종일관 외곽선입으로 무리한 전개를 펼쳤음에도 결승선에서는 더욱 탄력적인 걸음을 보이며 우승을 거둔 것이다. 1등급에 진출한 이후 네 번의 경주에서 하위권을 맴돌며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는데, 완벽한 전력향상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다음경주에서도 대상경주나 최강의 편성만 피한다면 충분히 연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부-국6]스팟(3세·수·2전0/0/2·유연훈·김영관 부:한센, 모:더블브릴리언트)=데뷔전에서 인기 1위로 팔렸지만 선입전개로 3위를 했던 마필인데, 1300미터로 거리가 대폭 늘어난 이번 경주에서 초반부터 브이아이킹과 무리한 선두경합을 하다 막판에 덜미를 잡히며 아쉽게 3위에 그치고 말았다. 

필자가 리플레이를 계속하며 분석해본 결과, 초중반에 힘을 안배했더라면, 충분히 우승까지도 가능했다는 판단이다. 기본적으로 혈통적인 기대치가 높은 편이고, 마체나 주행자세도 좋은 편이라 다음경주에서 최강의 편성만 피한다면 입상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 [부-외4]휘익(3세·수·6전1/0/0·민병욱·라이스 부:ARTIE SCHILLER, 모:AZURITE)=지난해 11월 경주에서 막판 탄력적인 추입력을 발휘하며 첫 우승을 기록한 이후, 최근 세 번의 경주에서 이렇다할 모습을 전혀 보이지 못한 채 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번경주에서는 중반에 상당한 스피드를 발휘하며 선두로 나선 끝에 막판에 근소한 차이로 4위로 밀려났다. 

입상에는 실패했지만,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꼭 기억해야 할 관심마로 분류한다. 이전보다 훨씬 나아진 중간 가속력과 이후 우승마와 큰 차이가 없을 만큼 대등한 경쟁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다음경주에서 정상적인 출전주기와 적정거리에 출전한다면 훨씬 나은 성적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 [부-국3]신스텔스(3세·수·7전3/1/0·곽영숙·이상영 부:컬러즈플라잉, 모:싱크오어스윔)=최근 두 번의 경주에서 연속입상을 기록했고, 상대마들에 비해 압도적인 선행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돼, 경주시작 전에 인기 1위(단식 2.6배)를 기록했는데, 막상 게이트가 열리자 붙잡고 늘어지며 의도적으로 선행을 회피, 졸전 끝에 8위를 했다. 

정상적으로 선행을 갈 것으로 추리한 팬들은 심한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물론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전형적인 선행마가 주특기인 선행을 포기했다는 점에서 최선을 다한 경주로 보기는 힘들었다. 이 말이 다음 경주에선 어떤 작전을 들고 나올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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