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마 집중탐구] '디터미네이션' 최근 3연승 장족의 발전

이병주 경마전문가 2019-11-20 조회수 831
[일요신문] 이번 2세마 집중탐구의 주인공은 최근 3연승을 달리며 신예 기대주로 떠오른 ‘디터미네이션’과 직전 농협중앙회장배 대상경주에서 최강팀을 위협하며 3위를 기록한 ‘케이엔로드’다. 두 마필 모두 좋은 체격과 혈통을 타고나 앞으로 상위군 경주에서도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디터미네이션이 혼합 4등급 승급전에서 완승을 거두며 3연승에 성공했다. 사진=한국마사회

#디터미네이션(2세·수·4전3/0/1·청메이칭·서범석 부:컬러즈플라잉 모:레이티스트스쿠프 레이팅:52)

디터미네이션은 데뷔전에서 3위를 기록한 이후 최근 파죽의 3연승을 기록하며 신예 기대주로 급부상했는데, 주행심사나 데뷔전 모습만 놓고 볼 때 이 정도로 잘 뛸 것이라고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말이다. 순발력이나 추입력 면에서 뚜렷한 특징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두 번째 경주부터 전력향상을 보이며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데, 혈통이나 체격이 좋아 앞으로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데뷔전에서는 단승식 23.5배로 인기순위 8위를 기록했을 만큼 주목을 받지 못했다. 주행심사에서 이렇다 할 특징을 보이지 못한 데다 스트레토와 럭키법전이라는 강자들이 출전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주행심사 모습대로 순발력 부족을 보이며 최후미에서 레이스를 펼쳤는데, 막판에 뒷심을 보이며 3위로 통과한 것이다. 그럼에도 당시에 필자의 느낌은 좋지 않았다.

추입 자체가 탄력 있는 모습이 아니라 꾸역꾸역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막판 200m 기록(LF)이 13초 7이 나왔다는 것은 그 방증이다. 12초대가 안되면 추입력이라 하기도 힘들고 상대마들이 막판에 걸음이 무뎌진 결과로 봐야 한다. 한마디로 데뷔전 3위는 예상보다 잘 뛴 결과이긴 하나 경주력을 높게 평가할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두 번째 경주에서는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첫 우승을 기록했다. 여전히 순발력 부족을 보이며 하위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는데, 중반에 스피드를 보이며 중위권에 가세했고, 막판에는 그야말로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대역전극을 펼쳤다. 데뷔전에서 13초 7을 보였던 LF(막판 200m)가 이번에는 12초 5로 무려 1.2초나 앞당겼다. 데뷔전에서는 최후미에서 꾸역꾸역 올라왔지만 이번에는 중반에 중속을 보였고, 막판에는 가속력을 보였다는 점에서 뚜렷한 전력향상이라 할 수 있다. 

세 번째 경주는 5등급 승급전. 1700m 첫 도전이었다. 이번에도 결과는 압승이었다. 출전마 11두 중 가장 끝번인 11번의 불리함에도 여유 있게 선두권에 나섰고, 직선주로에 들어와서는 압도적인 능력을 발휘하며 7마신 차의 완승을 거뒀다. 늘어난 거리에서 더욱 강한 모습을 보였고, 느린 편성에서는 선두권 전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마디로 경주력의 스펙트럼을 넓혔다고 볼 수 있다. 

네 번째 경주는 혼합 4등급 승급전이었는데, 이번에도 완승을 거두며 3연승에 성공했다. 편성은 데뷔 이후 가장 강했다. 순발력 좋은 마필도 여러 두 포진해 있었지만, 우승에는 문제가 없었다. 출발할 때 약간 주춤하며 가장 늦게 게이트를 나왔지만 곧바로 중속을 발휘하며 빠르게 2선에 가세했다. 4코너에서는 최대한 격차를 좁히며 인코스 선입의 최적전개를 펼쳤고, 직선주로에서는 탄력 넘치는 걸음으로 4마신 차의 여유 있는 우승을 거뒀다.

주행심사나 데뷔전과 비교해 볼 때 장족의 발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안정감 있는 경주운영이 돋보였다. 점차 경주마로서 완성되어가는 느낌이랄까. 안쪽에서 모래를 맞았음에도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기수의 유도에 순응하는 모습은 데뷔전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이번 우승으로 레이팅이 52가 되며 3등급에 진출했는데, 주행자세가 낮게 깔리고 부드럽다는 점에서 상위군 장거리경주에서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조부마가 A.p. indy(에이피인디)이고 외조부가 Tiznow(티즈나우)라는 점을 봐도 장거리에 대한 기대치는 충분해 보인다. 
 
농협중앙회장배 대상경주에서 반 마신 차 3위를 한 '케이엔로드'의 경주 전 모습. 사진=한국마사회

#케이엔로드(2세·수·5전1/0/3·조경수·박대흥 부:올드패션드 모:포에마 레이팅:37)

케이엔로드는 경주성적(액면)에 비해 저평가된 마필로 판단된다. 지금까지 모두 다섯 번의 경주를 치르면서 1승밖에 올리지 못했지만 대부분 동급 최강의 편성이었다. 특히 최근 세 차례 경주에서는 ‘롤러블레이드’와 ‘최강팀’이라는 2세마 최강 듀오를 만나는 바람에 입상에 실패했다. 만약 대상경주를 피하고 일반경주에 나섰다면 최소한 3승은 가능했다고 본다. 500kg대의 좋은 체구와 좋은 혈통을 타고났고 최고 명장 박대흥 조교사 소속이란 점에서 앞으로의 전망이 매우 밝아 보인다. 

데뷔전에서 탁트인과 함께 복승식 2.3배를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 인기를 모았는데, 결과는 3위에 그치고 말았다. 현재 2세마 챔프인 롤러블레이드가 괴력을 발휘하며 우승했기 때문이다. 11번 게이트에서 출발해 외곽선입 전개를 펼쳤는데, 선행에 나선 탁트인과 선입의 롤러블레이드가 막강한 능력을 발휘해 3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렇지만 가능성만큼은 충분히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번째 경주에서 첫 우승을 거뒀다. 단승식 1.2배를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 인기를 모았고, 결과 역시 압승이었다. 경주거리는 1200m로 늘었지만 데뷔전과 달리 뚜렷한 강자가 없는 편성을 만나 선두권 전개로 쉽게 이길 수 있었다. 

세 번째 경주는 육성심사마 특별경주였는데, 이때부터 최강팀과 롤러블레이드와의 악연(?)이 시작된다. 출발이 늦은 상태에서 옆에 있던 롤러블레이드와 부딪치며 최하위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중반에 외곽을 선회하며 최선을 다했지만 역부족을 보이며 5위에 그치고 말았다. 최강팀과 롤러블레이드 외에도 엘리트레이디와 티케이데이가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는 바람에 5위에 머물렀다.  

네 번째 경주는 문화일보배 대상경주였는데, 이번에도 롤러블레이드와 최강팀을 만나 입상에 실패했다. 하지만 직전보다는 한 단계 나아진 걸음으로 3위까지 올라왔다. 출발은 이번에도 늦었다. 가장 뒤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는데, 중반에 스피드를 보이며 중위권에 자리 잡았고, 4코너를 돌 때는 2위 그룹에 가세했다. 직선주로에서 끈기를 발휘하긴 했지만 롤러블레이드와 최강팀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8마신이라는 큰 격차를 보이며 3위에 그치고 말았다. 

다섯 번째 경주는 농협중앙회장배 대상경주였는데 이번에도 결과는 3위였지만 격차는 대폭 줄었다. 직전 문화일보배에서는 8마신이었던 차이가 이번에는 반 마신이었다. 이유는 스타트가 좋아지면서 안쪽 좋은 자리에서 전개했기 때문이다. 박대흥 조교사도 항상 스타트가 관건이라고 인터뷰에서 여러 번 밝혔는데, 이번 경주를 대비해서 스타트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였다. 

디터미네이션과 함께 케이엔로드가 12월 1일에 펼쳐질 브리더스컵 대상경주(1400m, 부산)에 출마 등록을 신청했는데, 서울의 최강듀오 롤러블레이드와 최강팀을 비롯해서 부산챔프 세이브더월드까지 출전해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경주의 결과에 관계없이 뛰어난 잠재능력을 지녔기에 앞으로 상위군에서도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혈통과 관련해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모마인 포에마가 현역 시절 3전을 치르며 1승, 2위 1회를 했는데 이중 2위1회가 블랙타입 경주였다는 것이다. 또한 부마인 올드패션드와 모계의 배합도 국내에선 아주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8두를 배출했는데 75전을 치르며 입상률이 45% 안팎을 보였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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