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녀들이 달려온다 여자월드컵을 달굴 미국의 미아 햄. | ||
제4회 미국 여자월드컵대회의 막이 오르면서 1년 전 ‘4강 신화’를 기억하고 있는 축구팬들의 흥분도가 서서히 고조되고 있다. 내심 한국 낭자군이 지난해의 감격을 되살려주기를 바랄 뿐 아니라, 우승까지 넘보고 있는 북한 대표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자월드컵대회에서 흥미를 끄는 관전 포인트를 모아봤다.
[1] 동서양 득점왕 대결
미국의 미아 햄(31)과 중국의 쑨웬(30)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두 선수는 지난 대회에서 이미 한 차례 자웅을 겨룬 바 있다. 현재까지의 성적으로는 미국의 우승 뒤 슈퍼스타로 탄생한 미아 햄의 우세.
미아 햄은 1987년부터 무려 16년간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으며, 2001년과 2002년 연거푸 FIFA 선정 ‘올해의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황색특급’ 쑨웬도 만만치 않다. 동양적인 미모를 지닌 그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감각적인 슈팅을 자랑하는 중국 대표팀 부동의 스트라이커. 2000년 FIFA가 선정한 ‘20세기의 여자선수’에 오른 것에서도 실력을 엿볼 수 있다.
프랑스의 최전방 공격수 마리에트 피숑도 다크호스로 손꼽힌다. 마리에트 피숑은 여자축구 최고의 무대인 미국 여자프로축구리그(WUSA) 득점왕을 차지했다. 다만 프랑스 대표팀의 전체적인 실력이 미국이나 중국보다 떨어진다는 것이 약점.
북한의 투톱인 리금숙(25)과 진별희(23)도 득점왕 후보로 손색이 없다. 리금숙은 지난 6월 방콕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15골로 득점왕에 올랐고 곱상한 외모의 진별희도 강력한 슈팅을 자랑하는 특급 골잡이다.
▲ 브라질의 밀리네 도밍구스와 지난 99년 속옷 세리머니의 브랜디, | ||
축구경기에서 화려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골 세리머니는 또 다른 볼거리다. 여자축구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남자축구보다 훨씬 더 화끈한(?) 눈요깃거리를 제공한다.
지난 1999년 미국 여자월드컵에서는 미국대표팀 브랜디 채스테인이 골을 성공시킨 뒤 웃통을 벗어제치며 골 세리머니를 펼쳐 뭇 남성들의 눈길을 잡아끌었다. 브랜디 채스테인을 따라 동료 미아 햄 등 몇몇 선수들이 브래지어 세리머니 대열에 합류했다. 1999년 대회 이후 여자선수들이 유니폼 속에 착용했던 스포츠 브래지어는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독일 대표팀의 클라우디아 뮐러도 유럽여자축구선수권대회 등에서 유니폼 상의를 뒤집어쓰는 등 노출 세리머니의 단골 연출자다.
하지만 상의를 벗는 골 세리머니에 대해 FIFA는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다. 해당 선수에게 주심이 경고를 주는 것. 그렇다고 골을 터뜨린 선수의 통쾌한 뒤풀이가 멈출 것 같지는 않다.
[3] 최고 다크호스 북한
북한대표팀은 내심 4강을 넘어 우승까지 바라보고 있다. 세계무대에 이따금씩 모습을 나타내지만 실력은 세계 정상급이다. 이미 아시아에서는 아시아선수권을 2연패 할 정도로 세계 최강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지난 8월 대구 U대회에서 북한팀은 무실점 전승으로 우승했다. 당시 북한 대표팀은 1개 대학을 주축으로 한 대학 선발팀. 막강한 전력을 과시했지만 북한 코칭스태프는 “(이들 중) 누구도 국가대표팀에 들어간다면 후보로도 뛰지 못한다”고 은근히 북한 국가대표팀의 실력을 치켜세웠다.
북한(FIFA랭킹 7위)은 FIFA랭킹 1위인 주최국 미국, 4위인 스웨덴, 23위인 나이지리아와 함께 A조에 편성돼 있다. ‘지옥의 조’로 불리지만 전문가들은 아프리카의 복병 나이지리아는 물론, 유럽의 강호 스웨덴도 북한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하고 있다.
북핵 문제 등으로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과의 한판 승부도 볼 만하다. 2003태국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에 참가한 김정만 북한축구협회 서기장은 “미국월드컵에서 반드시 우승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