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A감독은 사건이 종결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솔직히 몇 달간 너무 힘들었다”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토로했다.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는 상황에서 가뜩이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자신에 대한 의혹들이 점차 확대되었다는 것. A감독의 아내도 이 소식을 전해 듣고는 “당신 정말 아니지?”라고 진지하게 물어 볼 만큼 그는 안팎으로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친하게 지내던 울산의 정 아무개 코치가 구속되는 것을 보고는 정말 믿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알고 지낸 세월이 수십 년인데 돈 앞에 약해지는 게 인간이라는 사실을 새삼 절감했다고 한다.
또 다른 프로 감독인 B씨는 오히려 검찰조사를 받기를 원했다고 털어놓았다. 자신의 무죄를 검찰에 직접 가서 당당히 밝히고 싶었는데 오히려 수사가 빨리 종결돼 아쉽다는 반응이다. B감독은 구단 내부에서 의심의 눈길을 보내 심적 고통이 심했다. 구속된 에이전트와 친했다는 이유에서였다. B감독은 “에이전트들은 감독에게 잘 보이려고 한다. 그걸 친분으로 오해하고 비리가 있는 것으로 연결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고 항변했다. 감독 중 첫 구속 케이스는 B감독이란 얘기가 공공연히 퍼졌다. 드디어 감독에게도 검찰의 칼날이 다가왔다는 그럴듯한 소문도 돌았다.
B감독은 “필요했던 수사라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프로축구에 남긴 상처가 너무 크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검찰수사 기간 동안 프로축구계 전체가 범죄단체로 비쳐져 괴로웠다는 말을 덧붙였다.
검찰이 수사종료를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C감독에 대한 소문은 멈추지 않고 있다. 검찰이 외국에 도피중인 직원 1명에 대해 수배를 내렸는데 C감독 소속구단 직원이란 얘기다. 이 직원이 귀국한다면 C감독은 무사하지 못할 것이란 소문이다. C감독은 “불쾌한 루머일 뿐이다. 검찰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C감독이 구단 내부 감사에서 비리 혐의가 적발됐다는 그럴 듯한 소문이 퍼져 있는 상황이라 구단 직원이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는다면 C감독의 거취도 위험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직원은 시즌 종료를 눈앞에 둔 시점에 용병들을 보러 간다며 해외로 떠나면서 도피성 외유라는 의심을 받았다. 수사가 종결됐다고 하지만 검찰이 수배자들에 대한 추가 수사 의지를 밝힐 만큼 C감독에 대한 소문은 직원 조사가 끝날 때까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전직 프로감독인 D씨는 용병비리 사건의 ‘몸통’으로 비쳐져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다. D씨는 “그동안 이런 소문을 듣고도 직접적인 항의나 설명을 하지 않았던 건 일단 내가 잘못이 없고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믿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국내 프로축구계에서 에이전트와 감독, 선수들을 총망라한 비리구조의 핵심인 것처럼 전 소속구단에서 몰아붙일 때는 정말 할 말을 잃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20년 프로축구가 그동안 얼마나 방만하게 운영됐는지 보여주는 사건이었다며 프로축구 관계자에게 ‘독약’보다는 ‘보약’이 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을 기대했다.
변현명 스포츠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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