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법조 인재의 산실로 꼽히던 경기고가 지방 명문 경북고에 ‘추월’당한 것이 가장 눈에 띄는 점. 519명의 부장판사급 이상 법관 중 경기고 출신이 모두 29명인 반면 경북고 출신은 31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경기고 출신 법관 4명(김능환 박시환 안대희 이홍훈)이 대법관으로 이름을 올린 반면 경북고 출신은 박일환 대법관 한 명에 그쳤다.
광주제일고의 경우 모두 23명의 고위 법관을 배출해 또 하나의 ‘사법 명문고’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광주제일고는 동문인 이용훈 대법원장이 사법부 수장에 오른 이후 강세가 두드러진다. 김황식 대법관, 박송하 서울고법원장이 광주제일고 출신. 손용근 서울행정법원장 및 서울중앙지법 이상훈 형사수석부장판사도 ‘광주제일’ 라인이다.
광주지방법원(김관재 법원장)과 전주지방법원(오세욱 법원장), 제주지방법원(정감주 법원장)의 수장으로도 광주제일고 출신이 자리 잡는 등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외에도 강형주 부장판사 등 4명이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포진해 있다.
전주고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김지형 대법관을 비롯해 21명의 부장급 이상 판사들이 전국 법원에 고르게 포진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서울고(13명), 대전고(11명), 부산고(10명) 출신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서울 우신고와 대구 능인고도 각각 8명과 7명의 부장급 이상 판사를 배출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과 동문인 부산상고 출신 고위직 법관은 모두 2명이었고 ‘무학파’라 할 수 있는 검정고시 출신도 3명으로 집계됐다.
유재영 기자 elegan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