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방 분석⑤ 강환민] 대상경주 네 번 제패 ‘무서운 신인’

이병주 경마전문가 2021-02-17 조회수 579
[일요신문] ‘마방 분석’ 다섯 번째 시간에는 지난 회에 소개한 전승규와 함께 신예 조교사 중에서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며 미래의 주역으로 떠오른 강환민 마방을 집중분석해본다.
강환민 조교사는 4년 차임에도 대상경주를 네 차례나 석권했다. 사진=한국마사회 경마 방송 캡처.

#성적

2017년 7월에 데뷔, 3년 6개월의 짧은 경력에도 대상경주에서 네 번이나 우승하며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2018년 7월 코리안 오크스 대상경주에서 스페셜스톤(김정준 기수)이 2위마 파이어윈드(전승규 조교사)를 무려 7마신이나 따돌리는 압도적인 경주력을 발휘한 끝에 강환민 조교사에게 대상경주 첫 우승의 영광을 선사했다. 2019년에는 당시 최강의 2세마 ‘롤러블레이드’를 탄생시키며 대상경주에서 파죽의 3연승을 거두며, 신인 조교사 돌풍을 일으켰다.

통산 성적은 전승규에게 못 미치지만, 다른 마방과 비교해본 결과 평균치보다 훨씬 높았다. 총 617회 출전해서 84승(14.1%)과 2위 74회(26.1%)를 기록했다. 지난해 다승왕 박재우의 승률(13.9%)과 복승률(24.6%)을 능가하는 성적이었다. 
 
롤레블레이드는 2019년 대상경주 3연승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올렸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대표마 

현재 관리 중인 마필 33두 가운데 마방 대표마는 단연 롤러블레이드(국2·수)다. 지금까지 8전 5승 2위 1회를 기록하며 6억 9105만 원의 엄청난 상금을 벌었다. 앞서 소개한 대로 2세마 시절 최강자에 오르며 그해 펼쳐진 대상경주를 싹쓸이했기 때문이다. 

2019년 9월 문화일보배(1200m, 총상금 2억 원)에서 단승식 1.2배의 압도적 인기를 모았던 ‘최강팀’을 2.5마신 차로 따돌리며 첫 대상경주 패권을 차지했다. 한 달 후에 펼쳐진 농협중앙회장배(1200m, 총상금 3억원)에서 또다시 인기 1위로 팔린 최강팀을 4마신 차로 이기며 최강자임을 확인시켰다. 서울과 부산의 강자들이 총출전한 2세마 대상경주의 결정판 브리더스컵(1400m, 총상금 5억 원)에서 또다시 우승하며 결국 ‘통합 챔피언’에 등극했다.

3세마였던 지난해에는 잦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좋은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8월 2일에 펼쳐진 코리안더비에서 선입권 전개로 최선을 다했으나, 막판에 무너지며 7위에 그쳤다. 장기 휴양으로 8개월 만에 출전해 공백을 극복하지 못했다. 8월 30일 삼관마 마지막 경주였던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에서도 우승마 ‘터치스타맨’에게 16.5마신의 큰 차이를 보이며 5위에 그쳐 실망을 안겼다. 또한 경주가 끝난 후, 우전골연골염으로 인해 관절경 수술을 받고 현재는 치료에 집중하고 있어 미래가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재기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워낙 타고난 기본기가 출중하고, 강환민 조교사의 관리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기대주

강환민 마방의 미래는 장밋빛이다. 앞으로 마방을 이끌어갈 기대주는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물론 어떻게 성장할지 지켜봐야겠지만, 잠재력만 놓고 볼 때 뛰어난 마필이 많다. 그중에서 장산클리어, 장산미사일, 핵삭스, 청담위키드, 조이풀케이 등은 마방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자원이다. 

장산클리어(외4·거)는 잠재력 면에서 가장 기대치가 높은 1순위 유망주다. 520kg이 넘는 뛰어난 체구를 타고난 데다 혈통도 매우 좋다. 또한 주행 자세가 부드럽고, 스피드와 근성까지 겸비해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지난해 12월 데뷔전에서 2위마를 4마신 차로 따돌리고 낙승을 거뒀으며, 경주 내용은 훨씬 좋았다. 출발이 반 박자 늦은 데다, 옆의 말과 부딪쳐 후미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곧바로 빠른 스피드를 발휘하며 선두권에 가세했다. 4코너까지 선행마 바로 뒤에서 레이스를 펼치다가 직선주로에서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여유 있게 우승했다. 시원시원한 주폭으로 상대마를 압도하는 경주력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다. 특히 모마 클리어폰드는 현역 시절 블랙타입 경주에서 3위를 기록할 정도로 좋은 능력을 보유했다. 씨암말로 전향해서도 두 마필을 배출했으며 모두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제 갓 데뷔전을 치른 신마지만, 마필의 생김새나 주행 자세가 워낙 좋아 앞으로 강환민 마방의 기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장산미사일(외4·거)은 3전 1승 3위 1회를 기록 중인 미국산 3세 거세마로 뒷심이 매우 좋은 전형적 추입마다. 앞서 소개한 장산클리어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우수한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데뷔전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늦은 출발 이후 중위권에서 레이스를 펼치며, 막판 역전을 노렸는데 반 마신 차로 아쉽게 3위에 그쳤다. ‘결승선이 조금만 길었다면’, ‘출발만 제대로 했다면’이라는 후회가 남는 한 판이었다. 두 번째 경주에서는 우승을 따냈다. 이번에도 출발은 늦었지만, 막판 그림 같은 역전극을 펼치며 짜릿한 우승을 거뒀다. 혈통을 분석해본 결과 추입마답게 거리 적성이 매우 길었다. 따라서 관리만 잘 된다면 최상위군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며, 장거리 경주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핵삭스(국4·수)는 대한민국 최고의 씨수말 한센의 자마로, 지금까지 6전 2승 2위 2회를 기록하며 4군에 진출한 국내산 4세 수말이다. 500kg대 당당한 체구와 좋은 혈통을 지녔고, 순발력과 지구력을 겸비해 상위군에 올라가서도 뛰어난 활약이 기대된다. 

지난해 6월 데뷔전에서 선두권 전개로 9마신 차 대승을 거두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7월에 펼쳐진 5군 승군전에서는 아쉽게 3위에 그쳤으나, 8월 두 번째 5군 경주에서 선입 전개로 낙승을 거두며 4군에 올라갔다. 두 차례 4군 경주에서 연이어 2위를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이어갔으나, 올해 2월 부상을 당해 현재는 휴양 중에 있다. 우요골 골연골증으로 골편 제거 수술을 했는데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계인대염이나 굴건염 같은 치명적인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충분한 휴식과 관리로 회복하는 경우가 많다.

청담위키드(국5·암)는 강환민 마방의 암말 중에서 가장 기대치가 높은 국내산 3세마다. 현재까지 전적은 4전 1승에 불과하지만 경주 내용을 살펴보면 그 이상이다. 데뷔전에서 3위를 기록하며 실전 적응을 마친 뒤, 2세마 최강자들이 총출전한 루키스테이크 특별경주에서는 11위에 그쳤다. 선행으로 우승한 흥바라기(국3·수) 옆에서 선입으로 맞섰다가 15마신 차로 참패를 당했다. 세 번째 경주에서는 전력 변화를 보이며 7마신 차 완승을 거뒀다. 그리고 3주 후에 펼쳐진 제주도지사 특별경주에서 또다시 흥바라기를 만나, 이번에는 차이를 7마신으로 줄이며 6위를 기록했다. 

2019년 경매에서 1억 1000만 원의 고가에 낙찰됐다. 부마가 메니피이기도 했지만 사실 모마 위키드우노의 영향이 더 컸다. 우수한 혈통을 타고났고, 씨암말로 전향해서 1군마 무적영웅(18/7/3)을 배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3세라는 어린 나이와 혈통으로 볼 때 앞으로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다. 

조이풀케이(국6·암)는 4전 1승 2위 2회를 기록 중인 4세 암말로, 순발력과 끈기를 겸비한 전형적인 선입형 마필이다. 450kg대 작은 체구에 암말이라는 핸디캡은 있지만, 혈통적 기대치가 높아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데뷔전에서 2위를 비롯해 네 차례 경주에서 모두 3위 안에 드는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질주 습성도 이상적이다. 항상 선행마 바로 뒤에서 선입 전개를 펼쳤고, 막판에도 지치는 모습 없이 뛰어난 끝걸음을 발휘했다. 꾸준함과 유리한 질주 습성은 분명한 장점이다. 

혈통도 좋다. 부마 엑톤파크는 한때 메니피와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했던 씨수말이었다. 모마 와일드앤프라우드는 현역 시절 블랙타입에서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능력 있는 경주마였고, 씨암말로 전향해서도 1군마 장산와일드를 배출하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체구 작은 암말이라 대성하기는 어렵겠지만 상위군에 올라가 자기 몫은 충분히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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