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씨암말 톱5] 어리틀포크 “내가 레전드 트리플나인 엄마”

이병주 경마전문가 2020-10-28 조회수 594
[일요신문] 지난 회에서는 대한민국 최고의 씨수말과 자마들의 활약상에 대해 알아봤다. 이번에는 현역에서 활동하는 씨암말 중 최고는 어떤 말인지, 어떤 자마를 배출했는지 살펴본다. 참고로 씨암말은 씨수말과 달리 평생 배출하는 자마가 한정돼 있고, 기준도 모호해 마사회조차 순위를 매기지 못한다. 따라서 필자의 주관(1군 자마수-대상경주성적-상금)이 개입되었음을 미리 밝힌다. 
 
‘어리틀포크'는 지금은 은퇴한 역대 상금 1위 트리플나인(사진)을 배출했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1위 어리틀포크

현역 최고의 씨암말 1위는 단연 ‘어리틀포크’다. 일말의 망설임 없이 선정할 수 있었다. 아마 대부분의 혈통 전문가들도 수긍하리라 본다. 이유는 자마들의 성적이 압도적으로 좋기 때문이다. 특히 역대 최고의 국산마로 평가받는 트리플나인(부: 엑톤파크)을 배출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1위 자격이 충분하다.

현역 시절 성적은 매우 부진했다. 실전 두 번 모두 30마신 이상의 큰 차이로 꼴찌를 기록하고 말았다. 씨암말로 전향해서 대박을 터트린 셈이다. 

2007년 이시돌목장에서 수입, 2008년 노던파크를 시작으로 올해 2월 열 번째 자마(부: 록밴드)를 생산했다. 그중 1군과 2군에 각 4두를 진출시키며 씨암말 중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10전 1승으로 5군 퇴역한 스파이스록 하나만 제외하면 모두 대성공이었다. 이 중에서 최고마는 역시 트리플나인이다.

총 전적 35전 15승 2위 11회를 거두며, 무려 42억 6000만 원(역대상금 1위)이라는 경이적인 상금을 벌어들인 국민경주마(?)다. 대통령배와 그랑프리 등 최고의 대상경주를 6회나 우승하며 ‘역대 최강마’라는 칭호를 받았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대통령배 4연패였다. 2015년 3세부터 2018년 6세까지 4년간 황제로 군림했다. 아마도 이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어려울 것이다.

부마의 피를 이어받아 막강한 뒷심을 발휘하며 결승선에서 생고무 같은 탄력으로 팬들을 매료시켰던 트리플나인. 지난 9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은퇴식도 못 치르고 아쉽게 경주로를 떠났지만, 대한민국 경마사에 한 획을 그었고 팬들의 뇌리에 영원한 챔피언으로 남을 듯하다. 

나머지 1군에 진출한 마필은 라이언록(수), 노던파크(암), 블랙사파이어(암)이며 부마가 엑톤파크로 트리플나인과 같다. 당연히 모두 추입이고 중장거리에서 특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 2군마는 그레이트록(거), 굿타임(거), 북벌신화(암), 노벨신화(암)다. 한 가지 흠이라면 트리플나인을 제외한 나머지 마필들은 대상경주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2위 싱그러운

2위로 뽑은 마필은 싱그러운이다. 어리틀포크와 같이 2008년에 첫 자마 ‘싱그러운아침’을 시작으로 2016년 ‘싱그러운타임’까지 모두 7두를 배출했다. 그중 1군에 3두, 2군에 1두, 3군에 2두를 진출시키며 실패한 자마 없이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싱그러운은 현역 시절 2군까지 진출했으며 막판 탄력이 좋았던 전형적인 추입형 마필이었다. 자마들도 모마의 피를 이어받아 대부분 뒷심이 좋았다.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마필은 우아등선(부: 메니피)이었다. 2014년 3세마 시절 동아일보배와 농협중앙회장배 대상경주를 연거푸 석권하며 ‘최고의 3세 암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메니피의 스피드와 싱그러운의 추입력을 이어받은 듯 선추입을 자유롭게 구사하며, 상황에 맞는 전개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또 다른 1군마는 싱그러운아침과 싱그러운검이다. 싱그러운아침은 여러 차례 대상경주에 도전했지만, 코리안더비 3위가 최고 성적으로 큰 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다. 그러나 55전 10승을 거두며 9억 7200만 원의 상금을 획득, 싱그러운 자마 중 상금 부문 1위에 올랐다. 싱그러운검도 대상경주 우승 없이 일반경주에서만 7승을 올렸다. 한마디로 우수한 능력마임에는 틀림없지만, 최강마가 되기에는 다소 부족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딕시어벤저'의 자마 '영천에이스(사진)'는 씨수말로 전향하기 전 코리안더비를 제패하는 등 한때 경주로를 호령했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3위 딕시어벤저

3위는 딕시어벤저다. 2007년 5세의 젊은 나이에 첫 자마 라이파이(포입마)를 시작으로 작년 4월 아홉 번째 자마(선더모카신)를 배출했다. 그중 1군에 2두, 2군에 3두를 진출시키며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마필은 2016년 4세의 어린 나이(?)에 씨수말로 전향한 영천에이스(부: 메니피)다. 2015년 코리안더비를 제패하며 최고의 3세마 자리에 올랐고, 이후에도 농림부장관배와 오너스컵 대상경주에서 연이어 3위를 기록하며 한동안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두 번째 마필은 영천더비(부: 선더모카신)다. 2세 때 경남도민일보배 우승을 비롯해 3연승 가도를 달리며 기대를 잔뜩 모았다. 그런데 코리안오크스 6위, 경기도지사배 8위, 제주도지사배 12위 등 갈수록 뒷심 부족과 능력 한계를 드러내며 결국 1군에서 입상 한 번 못한 채 은퇴하고 말았다. 영천에이스만큼 활약하지 못한 이유는 부마 탓이라고 본다. 그만큼 메니피와 선더모카신의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이 외에 2군에 진출했던 라이파이, 무한신조, 딕시플로잇도 우수한 경주력을 발휘한 능력마였고, 3세마인 영천질주도 현재 3군에 올라있어 개인적으로 딕시어벤저의 씨암말 점수는 100점을 주고 싶다. 

#4위 메인어브젝티브

4위는 메인어브젝티브다. 2008년 데뷔전에서 3위를 기록한 후, 곧바로 국내에 도입돼 4세의 젊은 나이에 첫 자마 지상의여왕을 배출했다. 이후 지난해 5월 여덟 번째 자마(부: 포리스트캠프)까지 생산했다. 그중 오뚝오뚝이, 캡틴포스, 록하드세븐 세 마필을 1군에 진출시켰다. 나머지 마필들은 별 볼 일이 없었다. 소위 ‘도 아니면 모’ 식이었다.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마필은 암말인 오뚝오뚝이다. 18전 7승을 기록하며 무려 10억 원의 상금을 벌었다. 특히 경남신문배 대상경주에서 우승을 거뒀고, KRA컵 마일에서는 2위, 농림부장관배에서는 4위를 기록하며 큰 경주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오뚝오뚝이와 같은 소속조였던 김영관 마방의 캡틴포스는 대상경주 우승 없이 일반경주에서만 9승을 거두며 6억 원의 상금을 벌었다. 록하드세븐 역시 캡틴포스와 마찬가지로 선추입을 자유롭게 구사하며 우수한 성적을 올렸지만, 대상경주급은 아니었다. 

#5위 리걸에어

5위는 리걸에어다. 6세까지 현역에서 활약하다가 8세였던 2007년 씨암말로 전향했다. 첫 자마는 데뷔하지 못했고 2008년 두 번째 자마 ‘온새미로’를 시작으로 올해 3월 열 번째 자마(부: 퍼지)를 배출했다. 그중 1군에 3두를 진출시켰고, 2군에도 2두를 진출시키며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현역 시절 성적은 매우 좋았다. 31전 6승 2위 9회를 기록하며 18만 달러(약 2억 286만 원)의 상금을 벌었고, 그중 블랙타입에서도 2승과 2위 3회를 기록했다. 우승 거리는 주로 1300m였다.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한 마필은 온새미로(암)였다. 뛰어난 스피드를 지닌 전형적인 선행마로, 데뷔전 1200m부터 은퇴 경주였던 1800m까지 다양한 거리에서 우승을 따냈다. 아마도 부마 할란스홀리데이(평균 우승거리 1612m)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추측된다. 

또 다른 1군마 미스퀵(암)과 명서히어로(수)는 대부분 1200m와 1400m에서 우승을 거뒀고, 장거리에서는 상당히 약한 모습을 보였다. 2군에 진출한 강치(수)와 슈퍼블레이드(암) 역시 주 종목은 1400m였다. 따라서 리걸에어의 전체적인 거리 적성은 길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리걸에어가 현재 21세의 고령이란 점에서 앞으로의 기대치는 높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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