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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일요신문 | 스크린 프리뷰</title>
        <link>https://www.ilyo.co.kr/?ac=list&amp;cate_id=103</link>
        <description>스크린 프리뷰</description>
        <language>ko-KR</language>
        <lastBuildDate>Tue, 21 Jun 2022 18:54:06</lastBuildDate>
        <pubDate>Tue, 21 Jun 2022</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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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일요신문 | 스크린 프리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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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배틀M] '헤어질 결심' 외면하고픈 진실마저 포옹해야 할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title>
            <link>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amp;entry_id=430976</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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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ue, 21 Jun 2022 18:54:06]]></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베일에 싸인 여자와 그 베일을 벗겨내는 대신 덧씌우고 싶은 남자가 만났다. 파편처럼 흩어지는 이야기 속에 닻을 내린 남녀의 불협인듯 화합인듯 알 수 없는 화음은 이 작품을 더욱 ‘박찬욱스럽게’ 한다. 한 시퀀스가 마무리될 때마다 미스터리, 서스펜스, 스릴러, 로맨스가 하나씩 덧칠되는 ‘헤어질 결심’은 하나의 장르로 규정되지 않고 그저 관객이 어떤 지점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만화경처럼 그 색채를 달리하고 있다. 그 결말 역시 절절한 로맨스로 본다면 그런 마무리로, 완벽한 서스펜스로 본다면 또 그런 마지막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2/0621/1655804425409602.jpg"/> 21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헤어질 결심'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한 박찬욱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제75회 칸 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에게 감독상을 안긴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한 중년 남성의 변사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피해자의 젊은 중국인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서로를 잡아먹을 듯이 연기하는 두 배우들의 합도 그렇지만 박찬욱 감독 특유의 모순적이면서도 날카로운 유머 센스는 음울하고 눅눅한 극의 분위기와 환상적으로 어우러지며 관객들을 완벽하게 최면 시킨다.극 중에서 서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모호한 인물로 등장한다. 남편을 잃었음에도 슬퍼하지 않고 자신에게 관심을 갖는 해준을 쥐락펴락하며 유혹 아닌 유혹을 하지만 악녀라고 보기엔 어쩐지 애매하다. 주어지지 않은 삶까지 다 살아본 사람처럼 노회한 얼굴을 하는가 하면 어느 순간에는 한없이 천진하고 무구한 얼굴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람들이 가진 보편적인 감정이나 도덕의 선으로부터 자유로운 그에게 감화되면서 해준은 고질적인 불면증조차 서래로 인해 씻은 듯이 치유됐다고 느낀다.수사를 진행하며 해준의 관심과 의심이 깊어질수록 서래의 과거 행적이 하나씩 드러나지만 그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관객은 끊임없이 의구심을 품게 된다. 특히 ‘헤어질 결심’에서는 불면으로 인해 건조하고 지친 해준의 시야를 관객들과 공유하고, 맑은 눈으로도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짙은 안개를 배경으로 삼음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이 이야기의 결말을 속단할 수 없도록 만들기도 한다. 서래라는 인물의 캐릭터성과 이 같은 장치들이 합쳐지면서 이 이야기의 최면 효과를 배가시키는 셈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2/0621/1655804477610696.jpg"/> '헤어질 결심' 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박해일과 탕웨이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한편으로 서래에게서 읽어낼 수 있는 단 하나의 분명한 감정은 그가 상대를, 또는 자신을 파멸할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해준을 만난 뒤부터 이를 고뇌해 왔다는 점이다. 이렇게 상호적이면서 이타적이고 동시에 이기적이기도 한 둘의 모순적인 관계성은 앞서 박찬욱 감독이 설명한 것처럼 이 작품을 “100%의 수사 드라마와 100%의 로맨스 드라마”로 자리하게 하며 도합 200%의 만족감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고 있다.격정이 비운 자리에 들어찬 은폐된 감정도 이번 ‘헤어질 결심’에서 관객들이 새롭게 볼 포인트다. 이 작품엔 넘치는 사랑의 감정에 몸 둘 바를 몰라 하고, 가슴 아픈 배신에 치를 떨며 오열하는 ‘오버’가 없다. 극 중 해준과 서래는 관객들이 기대하는 방향대로 감정을 구토처럼 뿜어내기보다 잠들기 전 내뱉는 깊은 숨만큼이나 무겁고 잔잔하게 내려놓는다. 서로가 품어왔던 진실이 ‘마침내’ 드러난 순간과 그 뒤로 결말로까지 이어지는 긴 시퀀스에 더 진한 여운이 묻어나는 것도 박찬욱 감독의 이런 새로운 시도 덕으로 보인다.21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헤어질 결심’ 시사회에 참석한 박찬욱 감독은 “처음에 의도했던 건 (관람)등급이 무엇이라는 게 아니었다. 그저 인생을 살아본 사람이어야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를 해보겠다는 그런 마음을 먹었을 뿐”이라고 제작과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그러면서 “‘어른들의 이야기’라고 하니까 ‘노출도 굉장하고 강한 영화겠네’ 라는 반응이 왔다. 그때 반대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오히려 어른들의 이야기이니만큼 어떤 격정, 강렬하게 휘몰아치는 감정보다 은근하고 숨겨진 감정에 집중하는 영화를 하려면 자극적인 요소는 낮춰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생각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2/0621/1655804547244148.jpg"/> 사진=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컷미스터리한 여인 서래에게 끌리기 시작하는 형사 해준을 맡은 박해일은 “감독님이 ‘어른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하셔서 배우가 표현해야 할 감정의 톤이 어떨지 생각했다. 또 한편으로는 형사인 해준이 사망자의 아내인 서래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했다. 감정을 다 드러낼 수 없는 관계이기에 해준은 가짜 감정을 드러내기도 하고, 의심을 하며 진심을 파악하기도 한다.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감정을 변주해 갔다”고 말했다.이번 작품에서 첫 한국어 연기에 도전한 서래 역의 탕웨이는 “박찬욱 감독님이 말했듯이 사람은 성장하는 단계에서 표현하는 방식은 점점 성숙해진다. 서래는 생활 속에서 고난을 겪고 그녀가 경험하는 삶은 자연스럽게 모든 것을 표현하기 어렵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표현할 수 없고 숨겨야만 하는데 숨겨야 더 크게 표현되는 인물이었다”라며 “오히려 내 감정을 안으로 더 가지고 들어가려고 했는데, 교묘하고 기묘하게도 박찬욱 감독님의 연출과 맞아떨어졌다”라고 설명했다.박찬욱 감독은 서래라는 캐릭터가 흔한 ‘팜 파탈’의 정석처럼 여겨지지 않길 바랐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사실 형사와 아름다운 여성 용의자가 밀고 당기는 두뇌 게임을 한다는 설정은 흔한데 이런 장르 안에서 통용되는 관습이 있고 관객들이 기대하는 바가 있다고 본다”며 “나는 적어도 영화가 절반을 지나갈 때까진 관객들이 ‘내가 보는 영화가 이런 영화구나’라고 짐작하고, 그 후에 ‘내 선입견과 영화가 다르게 흘러가네’라고 깨달으며 즐거움을 얻기를 바랐다. 서래를 흔히 말하는 팜 파탈로 단정하고 지레짐작하다가 종국에는 ‘내가 저 여자를 잘못 봤구나’ 라는 생각까지 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연출 의도를 부연했다.한편 ‘헤어질 결심’은 오는 29일 개봉한다. 신마다 녹아있는 박찬욱 감독만의 유머 센스와 더불어 ‘이 사람이 왜 여기서 나와’라고 놀랄 만한 면면들에도 주목. 138분, 15세 관람가. ]]></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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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배틀M] '브로커', 진부하고 투박해도 짚어야 했던 모성의 모순]]></title>
            <link>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amp;entry_id=429651</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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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ue, 31 May 2022 18:42:49]]></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결핍과 결핍의 결합은 얼핏 보면 따스한 결말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오히려 더 큰 구멍을 남기고 떠나기도 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는 그런 충만함과 황량함의 두 얼굴을 동시에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굳이 답을 필요로 하지 않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 질문의 본질과 결론이 진부한 곳에 머무른 채라는 점이 아쉽지만 한편으로 오히려 관객들은 그 지점을 통해 이 작품을 체하지 않게 천천히 곱씹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 기사에는 ‘브로커’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2/0531/1653989140111290.jpg"/> 사진=영화 '브로커' 스틸컷지난 28일 폐막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을 통해 공개됐던 ‘브로커’에는 극과 극을 달리는 평가가 쏟아졌다. “올해 칸 영화제 하이라이트 중 하나”라는 극찬이 나오는가 하면 “영화는 어처구니없고, 캐릭터는 지겹게도 얄팍하다”라는 혹평도 동시에 이뤄졌다. 찬사는 주로 고레에다 감독의 특징인 ‘리얼리즘의 적재적소에 섞여든 로맨스와 가족애’를 옹호하는 측에서 나왔고, 반면 혹평은 사회적 고발에 해당하는 소재를 건조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고레에다 감독이 이번 작품에서 그 태도의 뚜렷함을 잃으면서 이도저도 아닌 ‘무작정 휴머니즘’ 서사로 끝나버렸다는 것을 짚었다.실제로도 ‘브로커’는 미적지근하게 데워진 냉동식품 같은 이야기와 연출로 이뤄져 있다. 좀 더 날카롭게 짚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 부분은 무뎌졌고 서사에 크게 필요해 보이지 않는 로맨스 기류는 반복될 이유가 없음에도 재차 등장한다. 모성의 모순을 짚으면서도 결국 결핍된 이들을 감싸 안는 것은 모성뿐이라는 종결도 크게 와 닿지 않는다. “다녀왔어/어서와”로 이어지는 일본의 보편적인 감성이 “태어나줘서 고마워/태어나게 해주셔서 고마워요”로 옮겨졌을 뿐이라는 점이 아쉽다. 존재의 의미를 늘 곱씹어야 하는 이들에게 너는 그 자체로 소중하다는 위로를 일차원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셈이다.‘브로커’는 미혼모로 아기를 키울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소영(이지은 분)이 교회의 한 베이비 박스에 아기를 두고 떠났다가 불법 입양 브로커 상현(송강호 분), 그의 조력자 동수(강동원 분)와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로드무비다. 불법 입양 브로커를 쫓고 있는 형사 수진(배두나 분)과 후배 이 형사(이주영 분)도 이들의 입양 여정에 휘말리면서 영화는 크게 브로커들의 휴머니즘 스토리와 경찰의 범죄 추적 스토리로 나뉘게 된다. 각 스토리의 결론은 아이가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해 나가야 한다는 질문으로 마무리된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2/0531/1653989265888540.jpg"/> 사진=영화 '브로커' 스틸컷극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는 역시 소영이다. 끊임없이 모성의 모순을 보여주는 소영은 낳지 말아야 할 아기를 죽일 수 없었기에 낳았지만, 비가 억수같이 내리던 날 베이비 박스가 아닌 차가운 바닥 위에 아기를 버려둠으로써 위험에 빠트린다. 아기를 감싼 포대기 안에는 언젠가 꼭 데리러 오겠다는 약속이 적힌 쪽지를 넣어뒀지만, 정말로 데리러 갈 생각은 없었던 그는 그것이 공허한 말에 그칠 뿐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아기를 버린 그의 행동에 “무책임하다”고 비난하는 수진에게 소리 높여 “아빠의 잘못은 없냐”고 맞서는 모습은 아이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의 책임을 어머니의 모성 부재에서 찾는 사회에 떨어지는 일갈이기도 하다. 이런 소영의 행동은 모성이 결코 선천적이거나 절대적이고 완전무결한 것이 아니라 그저 엄마가 된 인간에게 매달린 얇은 실 같은 것임을 보여주는 셈이다.그런 소영에 비해 다른 캐릭터들의 대사와 행동은 너무나도 평면적이기에 더욱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브로커 일을 하면서도 아기를 버린 엄마에게 적대감을 가지는 동수는 예상이 너무 쉬운 과거를 가지고 있기에 소영에게 감화되는 모든 과정이 단조롭게 보인다. 마찬가지로 소영을 마음껏 비난해 온 수진도 심경의 변화가 그리 놀랍지 않을 정도로 밋밋한 캐릭터를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한다. 제 나이에 맞는 눈높이로 어른들의 사회를 날카롭게 지적할 것이라 기대됐던 보육원 원아 해진도 그저 일침만을 위해 만들어진 대사를 별 맛 없이 읊을 뿐이다. 소영을 둘러싼 이들의 무미건조함은 그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게 아니라 이 작품의 작위성만을 다시 곱씹게 한다.그런 가운데서도 주목되는 것은 송강호의 상현이다. 모든 이들이 소영만을 위해 존재하는 한편 상현은 명확하게 자신만의 또 다른 서사를 가지고 있다.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구렁이 담 넘어가듯 설렁설렁 이야기의 안팎을 툭툭 건드리고 있던 그가 후반부에 이르러 보이는 또 하나의 변화는 칸이 그에게 남우주연상을 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해준다. 선의를 자칭하며 어설픈 브로커 역할을 해내면서 유사 가족 내에서는 허당 같은 아빠 역할을 해왔던 상현이다. 그런 그가 뉴스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배경으로 무겁게 시선을 옮기는 모습만으로도 우리는 후반부 잠깐 있었던 상현의 공백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그 신만을 위해 러닝타임을 달려왔다 해도 믿어질 만큼 뇌리에 깊게 각인되는, 송강호 다운 신이라고 할 수 있겠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2/0531/1653989330696994.jpg"/>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배우 송강호, 강동원, 이지은(아이유), 이주영이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브로커' 언론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31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브로커’ 시사회에 참석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브로커’의 출발점이 송강호였다고 표현했다. 그는 “2013년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촬영하고 있었는데 양부모 제도에 대해 조사하던 중 일본에 아기 우편함이란 시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후 한국에도 비슷한 시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주제와 함께 송강호가 베이비 박스에서 아기를 안고 자상한 미소를 머금고 말을 거는 신이 떠올랐다. 하지만 아기를 팔려고 하는 것이다. 선악이 혼재한 모습의 송강호가 떠올랐는데 그것이 이 영화의 출발점이었다”고 밝혔다.함께 참석한 송강호는 ‘브로커’의 첫 장면을 보고 너무나도 따뜻한 감정을 느끼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행위는 잔인하고 차가운, 아이를 버리는 장면이지만 처음 아이가 잡혔을 때는 갓난아기가 가지고 있는 소중한 이미지를 담아냈고 풀어냈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냉정하고 오히려 차가운 현실을 그대로 그렸다. 우리들은 따뜻함을 가장해서 살고 있지 않나를 작품에서 보여줬고 그게 깊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생명을 다루는 방식의 많은 물음과 가슴으로 깊이 있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작품을 설계하고 연출하지 않았나 싶다. 일본과 한국을 떠나 모두가 공유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정리했다.한편 ‘브로커’는 오는 6월 8일 국내 개봉이 예정돼 있다. 마냥 어둡고 눅눅해질 수 있는 배경이지만 특유의 위트를 잃지 않는 송강호 특유의 생활 연기가 짙게 녹아있는 브로커 일당들의 개그 신이 관객들의 숨통을 틔운다. 축 처지는 타이밍에도 틈틈이 피식거릴 수 있게 하는 고레에다 감독의 배려가 아닐까. 129분, 12세 이상 관람가.]]></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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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배틀M] '범죄도시2', 이런 후속작을 기다려 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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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Wed, 11 May 2022 18:06:30]]></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형’만 한 ‘아우’하기가 쉽지 않은 요즘, 그 어려운 일을 ‘범죄도시2’가 해냈다. 전작의 시원한 액션을 한층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림과 동시에 간간히 스며드는 위트까지 놓치지 않고 잡아챈다. 여기에 한 신도 놓칠 수 없는 깨알 조연들과 전편보다 더 악랄해진 악역까지 더해지면서 전작의 팬들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라인업을 완성시키고야 말았다. “또 마동석이 마동석 했어?” 싶겠지만, 이 영화는 ‘또’ 마동석이기에 더욱 만족스럽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2/0511/1652259044381652.jpg"/> 사진=영화 '범죄도시2' 스틸컷마동석이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의 결말은 대개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결국 마동석이 주먹으로 해결하는 것. 조연으로 등장하더라도 주먹을 답으로 삼는 캐릭터로 굳어져 가는 그의 뻔한 이야기를 얼마나 감칠나게 맛내고, 기교를 부려 꾸밀 수 있을 지가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관건이 된다.그런 이미지를 굳히는 데 한 몫 했던 ‘범죄도시’(2017)는 주먹의 마술사 마동석이라는 큰 줄기와 이를 둘러싼 가지들의 성실한 빌드업으로 대중들의 호평을 받았다. 죽여도 안 죽을 것 같은 믿음직한 주연에 예측불가능하고 아이코닉한 빌런의 합은 이 영화를 역대 한국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중 흥행 3위에 올려놓는 공신 역을 톡톡히 했다.이 같은 전작이 마동석(마석도 형사 역)과 윤계상(장첸 역)이라는, 당시 기준에서는 흥행 주연으로 잘 꼽히지 않았던 두 사람으로 폭발적인 흥행에 성공한 만큼 이번 ‘범죄도시2’는 어느 정도 입증된 마동석에 어떤 악역을 붙일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대중들이 익히 알고 있는 배우를 내세울 경우 그 이미지가 너무 강해 새로운 캐릭터를 덧씌우기 어려울 수 있고, 반대로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라면 전작의 장첸이 가진 존재감에 묻힐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2/0511/1652259120069242.jpg"/> 사진=영화 '범죄도시2' 스틸컷그런 고민 속에 제작진이 선택한 ‘범죄도시2’의 메인 빌런은 손석구였다.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2021)의 박우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의 임지섭 대위로서 멀끔한 현대적인 모습에 익숙한 대중들에겐 그가 마석도에게 맞서는 액션을 상상하기 쉽지 않을 터다. 그러나 윤계상의 장첸이 그랬듯, 손석구의 강해상도 그런 우려 따위는 첫 등장에서부터 가볍게 박살내 버린다. 베트남 햇볕에 제멋대로 탄 피부와 마음대로 자라난 수염, 대충 손 가는대로 깎은 듯한 머리와 얼기설기 몸을 메운 타투까지 온몸으로 빌런임을 광고하는 강해상은 장첸보다 더 악랄하고, 더 폭력적인 존재로 마석도 이상의 무게감을 보여주고 있다.전작의 장첸과 의도적으로 대비되는 모습도 눈에 띈다. 부하로부터 어느 정도는 신망과 두려움을 함께 사고 있던 장첸과 달리 강해상은 철저한 ‘독고다이’다. 비즈니스를 위해 같이 행동하다가도 수틀리면 언제든지 마체테로 썰어버릴 수 있는 위태로운 관계성 속에서 완전한 우위를 점하지도, 그렇다고 넋 놓고 휘둘리지도 않는 모습은 강해상에게 ‘범죄도시’ 시리즈의 또 다른 빌런으로서의 매력을 더하고 있다. 결말을 아는 이야기 속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빌런을 손석구가 맡음으로써 예상치 못한 신선함을 선사하는 셈이다.특히 마석도와 붙는 1대1 격투 신에서 손석구는 상처 입은 야수 같은 모습으로 마동석에 가려지지 않는 존재감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손석구를 아는 관객이라면 그의 새로운 면모를 보고 놀랄 것이고, 모르는 관객들은 그의 이름을 곧바로 포털사이트에 검색하게 될 것이다. 그만큼 그의 변신은 (좋은 의미로) 충격적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2/0511/1652259242376025.jpg"/> 사진=영화 '범죄도시2' 스틸컷마동석이 곧 마석도인 액션은 전작과 비교해 시야가 더 시원해졌고, 사운드도 풍부해졌다. “악당들이 이 정도로 불쌍하게 느껴지는 영화는 처음”이라는 관객 평이 나올 정도로 때리고, 차고, 치고, 까는 마석도의 사이다 액션에 굳이 말을 더 얹을 필요가 있을까. 스크린으로 봐야 악당들의 고통을 좀 더 공감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말로 정리하고 싶다. 이런 4D 액션에 더불어 마동석의 자연스러운 애드리브가 녹아있는 개그 신, 전작의 향수(?)가 느껴지는 헌정 대사들까지 어느 하나 놓칠 구석이 없다. 관객들은 5년이란 공백이 무색할 만큼 제작진이 제대로 갈아낸 칼날 같은 작품을 마주하게 되는 셈이다.한편 ‘범죄도시2’는 전작 ‘범죄도시’의 무대인 가리봉동 소탕작전 후 4년 뒤를 배경으로 한다. 베트남으로 도주한 강력범죄 용의자를 인도 받아 오라는 미션을 받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와 전일만(최귀화 분) 반장은 베트남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무자비한 악행을 저질러 온 범죄자 강해상(손석구 분)을 파악하고 그를 잡기 위해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는 ‘국경 없는 범죄 소탕 작전’을 벌이게 된다. 무대는 더 넓어졌고, 주먹은 더 강해졌다. 쏟아지는 액션 신 사이사이로 개그 욕심을 버리지 못한 모든 주조연들의 깨알 같은 애드리브도 또 다른 볼거리. 106분, 15세 이상 관람가. 5월 18일 개봉.]]></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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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배틀M] '뜨거운 피' 정우가 해냈다, 이게 바로 '조선 누아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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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Mon, 21 Mar 2022 19:45:07]]></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열대 기후 속에 살고 있는 것도 아닌데 유독 한국의 누아르에선 꿉꿉함이 풍긴다. 지긋지긋한 장마로 머금은 습기 탓에 걸음마다 늘러 붙어 '쩍' 소리가 나는 노란 장판의 감성이다. 거머쥘 수 없는 욕망과 개나 준 의리, 낭자한 유혈 속 실낱 같은 믿음과 사랑 그리고 소망 같은 것들은 누아르라는 한 장르에서 모아 볼 수 있는 낯익은 소재들이지만, 무대가 한국으로 바뀌는 순간 양아치들은 더욱 비열해지고 욕망은 더욱 세속적인 것이 된다. 이처럼 그야말로 '조선 누아르'로 명명할 법한 이 장르의 최대치를 뽑아냈다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이 약 3년의 기다림 끝에 관객 앞에 섰다. 3월 23일 개봉을 앞둔 정우 주연의 누아르 영화 '뜨거운 피'의 이야기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2/0321/1647858348873672.jpg"/> 사진=영화 '뜨거운 피' 스틸 컷대중에게 정우라는 배우를 떠올려 보라고 한다면 못 해도 두 작품의 이름은 반드시 나올 것이다.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 '바람'(2009)으로 입소문을 탔고, '쓰레기 열풍'을 불러 일으켰던 드라마 '응답하라 1994'(2013)를 통해 코믹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배우로 기억되던 그였다. 이후 차기작으로는 드라마적 측면이 강한 작품을 선택해 선보여 왔으나 코미디 장르만큼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해 아쉬움을 샀었다.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어내지 못했던 만큼 대중들에게 낯선 정우의 모습을 보인다는 건 배우 자신에게도, 제작진에게도 큰 모험이 아닐 수 없었을 터다. 그럼에도 이 모험은 그만한 가치를 입증해 냈다. 정우에게 이런 '조선 누아르'는 마치 그를 위해 만들어진 장르처럼 보였다. 굳이 원류를 찾는다면 흔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장르적 한계도 정우를 비롯한 배우들의 묵직한 존재감과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제작진의 연출력으로 빈틈없이 막아낸다. 영화 '뜨거운 피'의 무대는 정우의 캐릭터가 가장 빛날 수 있는 1990년대와 부산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부산 변두리의 작은 포구 '구암'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손 영감'(김갑수 분)의 토착 세력과 영도파 건달들의 세력 다툼이 이야기의 큰 줄기를 이룬다.극 중 정우가 맡은 희수는 구암의 절대적인 주인인 손 영감의 손발이 돼 수년 간 일해 온 토착 건달이다. 포구 사람들에게는 '삼촌'으로 불리며 해결사 역할을 도맡고 손 영감이 시키는 일이라면 깊게 생각하지 않고 나서는, 조직의 오른팔 그 이상의 인물이기도 하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2/0321/1647858414752163.jpg"/> 사진=영화 '뜨거운 피' 스틸컷희수와 손 영감의 관계는 충성으로 묶을 수 있는 주종 관계로는 보기 어렵다. 희수에게 있어 손 영감은 자신의 가치를 보고 어느 정도 빛이 드는 양지로 꺼내 준 은인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다. 반대로 손 영감에게 희수는 친조카보다 더 믿음직한 아이로 사실상 양아들처럼 여기며 아끼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마지막엔 결국 핏줄이 우선될 것이라 믿은 희수는 무엇 하나 이뤄낸 것 없이, 큰 돈 한 번 만져보지 못한 채 시다바리 건달로 삶을 마감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된다. 그런 그에게 마침 '범죄와의 전쟁' 이후 새로운 구역을 집어삼키기 위해 물색 중이던 영도파 건달들이 접근한다. 아무도 관심 두지 않았던 구암에 눈독들인 이들은 구암의 절대적 지주인 손 영감을 제거하기 위해 그의 수족인 희수의 욕망을 자극하기 시작한다. 특히 함께 아동복지기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우정을 쌓았던 친구 철진(지승현 분)이 영도파의 에이스가 돼 자신과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은 희수가 눌러뒀던 오랜 열등감을 불러내는 데 충분한 도화선이 됐다. 송 영감에 대한 철진의 이간질과 영도파의 실질적인 위협, 여기에 '제대로 된 인생을 살고 싶다'는 희수의 욕망까지 합쳐지면서 개인의 갈등은 조직의 전쟁으로 비화한다.이후의 본격적인 스토리텔링은 희수 못지 않은 존재감을 자랑하는 또 다른 숨은 주역, 용강(최무성 분)으로도 이어진다. '응답하라 1988'의 택이 아부지로 말수가 적지만 다정한 홀아버지의 면모를 보여줬던 최무성은 이번 작품에서 '악마를 보았다' 속 태주를 떠올리게 하는 강렬한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속내야 어쨌든 겉으로는 점잔을 떨어대는 검은 양복의 건달들 안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돌아버린 '또라이'로서 용강은 '뜨거운 피'가 낳은 캐릭터 가운데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마지막까지 기억에 남을 캐릭터임은 확실해 보인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2/0321/1647858465391054.jpg"/> 사진=영화 '뜨거운 피' 스틸컷용강은 욕망에 과하게 솔직해진다면 결국 타락해 버릴 수밖에 없는 희수의 또 다른 미래를 예견하게 만든다. 영도파와 구암파, 각자 두 조직에서 사냥개처럼 쓰이며 발버둥치다 자멸할 수밖에 없는 장기말이라는 점에서도 두 캐릭터는 닮은 곳이 있다. 끝내 갈등하던 희수의 마지막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그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은인 손 영감이나 절친인 철진이 아닌 용강이라는 것도 이 작품을 오래도록 곱씹게 만드는 설정 중 하나다. 이런 생생한 캐릭터들이 '뜨거운 피'의 이야기에 끈질기게 이어지는 생명력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구암과 영도의 전쟁 속 진실에 다가가면서 더욱 고뇌할 수밖에 없는 희수의 요동치는 감정 연기는 정우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충혈된 눈과 불뚝 튀어나오는 볼 근육, 떨리는 아랫입술에 이르기까지 정우의 연기는 대사가 없어도 단 한순간도 놓치기 싫을 만큼 촘촘하게 감정을 엮어 나간다. 그를 코믹한 캐릭터로만 기억하고 있을 대중들에게 '뜨거운 피'는 장르의 특성과는 별개로 기분 좋은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정우라는 배우를 다시 보게 된다는 것만으로도 '뜨거운 피'를 선택할 만한 이유는 충분하다.번외로, '뜨거운 피'는 정우와 지승현이 함께 출연한다는 점에서 영화 '바람'을 떠올리게 한다는 시사평을 받기도 했다. 1990년대 상고를 쥐락펴락하던 일진들에게 막연한 동경을 품고 있던 짱구(정우 분)와 그의 영원한 동경의 대상이었던 3학년 일진 김정완(지승현 분)이 성인이 돼서 만난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겠나 하는 우스갯소리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바람'의 절망편이 '뜨거운 피'가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올 정도니 '바람'을 떠올리며 '뜨거운 피'를 바라본다면 또 다른 재미있는 해석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밑바닥 인생들의 삶을 향한 처절하고 치열한 생존 싸움을 그린 영화 '뜨거운 피'는 3월 23일 개봉한다. 개봉 첫주 주말인 3월 26~27일 양일간 정우, 김갑수, 최무성, 이홍내, 지승현, 천명관 감독의 무대인사도 예정돼 있다. 120분, 15세 이상 관람가.]]></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배틀M]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당신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 패키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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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ue, 14 Dec 2021 16:51:55]]></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이터널스’로 잠시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기대감을 덜었던 팬이라 해도 이번만큼은 못 이기는 척 다시 예매 앱 앞에서 손가락을 들어도 될 것 같다. 이 영화는 MCU 팬들을 만족시키는 그 이상의 존재로 마블 영화 역사의 장에 훌륭하게 자리매김을 해낼 테니까. 앞선 2편의 솔로 무비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엔드 게임’에서 보여줬던 어리고 다소 미덥지 못한 모습에서 한 발 더 내디딘 스파이더맨의 성장을 볼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마무리이자 시작이다. (이하 본문에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일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1/1214/1639466234249842.jpg"/> 사진='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틸컷‘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지난 2019년 개봉한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의 엔딩 이후 첫 번째 쿠키 영상에서부터 이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영웅을 가장한 빌런 미스테리오(제이크 질렌할 분)가 스파이더맨의 정체를 공개하며 그를 참사를 일으킨 가해자로 지목하는 바로 그 장면에서부터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이야기가 시작된다.MCU의 대부분 이야기가 위기에서 시작된다지만 이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위기는 관객들에게 이전 작품보다 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졸지에 피터 파커(톰 홀랜드 분)라는 정체가 강제로 공개된 스파이더맨은 ‘친절한 이웃’에서 대참사의 원흉으로 꼽히며 어딜 가든 대중들의 시선 폭격을 맞게 되는 처지에 놓인다. 원치 않는 스포트라이트에 괴로워하는 모습은 영웅과 유명인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허세를 품고 있었던 ‘스파이더맨: 홈커밍’때와는 확연히 다른 면모이기도 하다.장본인 뿐 아니라 주변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도 현실적이다. 미스테리오의 폭로 이후 피터의 애인인 엠제이(젠데이아 분), 친구 네드(제이콥 배덜런 분), 큰엄마인 메이(마리사 토메이 분)까지 ‘스파이더맨 일당’이라는 낙인이 찍혀 크고 작은 피해를 입게 된다. 스스로가 겪는 고통은 기꺼이 감수하겠지만 주변인의 괴로움을 외면할 수 없었던 피터는 결국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분)를 찾아가 자신을 알고 있는 모든 이들의 기억 속에서 ‘스파이더맨이 피터 파커라는 사실’을 지워달라고 요청하기에 이른다.시작은 미스테리오의 거짓말에서 비롯됐지만 사태를 참사로 키운 것은 피터의 이 소원이었다.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주문을 외우던 중 뜻하지 않게 멀티버스가 열리면서 다른 차원에서 스파이더맨과 맞섰던 숙적들이 피터의 세계에 나타나게 된다. 여기서의 ‘다른 차원’은 현실에선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2002~2007)와 앤드루 가필드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2012~2014) 속 세계를 가리킨다. 이에 따라 MCU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이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속 빌런인 그린 고블린, 닥터 옥토퍼스, 샌드맨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빌런 일렉트로, 리저드 등과 맞대결을 펼치는 진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1/1214/1639466273384911.jpg"/> 사진='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틸컷빌런들의 세계관이 넓어진 만큼 더욱 과감해진 액션 스케일도 눈에 띈다. 다른 시리즈에 비해 ‘웹 스윙’이 빈약하다는 비판을 들었던 설움을 떨쳐내기라도 하듯, 아이맥스 스크린이 부족할 정도로 그야말로 폭발적인 액션 신을 선보인다. 리미터가 해제된 제작진들이 살풀이처럼 풀어내는 '미쳐버린 액션신' 중, 중반부 미러 디멘션 신과 마지막 전투 신은 이 작품을 왜 큰 스크린으로 봐야하는지를 굳이 부연하지 않아도 눈으로 깨닫게 해주는 증거 그 자체가 되기도 한다.다소 부족했던 액션 신 외에도 MCU의 스파이더맨은 앞선 선배 스파이더맨과 달리 질풍노도 사춘기적인 면모가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선배 팬들에게 비판을 받아온 바 있다. ‘마블 코믹스 사상 가장 박복한 히어로’를 꼽으라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스파이더맨의 아이덴티티와 대비해서도 MCU 스파이더맨은 타노스의 손가락으로 인해 가루가 됐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딱히 큰 굴곡 없는 히어로 인생을 보내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MCU 스파이더맨은 이미 심적으로 성숙한 스파이더맨(Man)이 아니라 스파이더 보이(Boy)라는 기존 팬들의 지적 역시 수긍 가능한 부분이었다.앞서 ‘홈커밍’이나 ‘파 프롬 홈’에서 그의 곁에는 스승이자 유사 부자 관계를 형성했던 아이언맨이 있었다. 이로 인해 그의 성공이나 활약은 스파이더맨 자체의 것이라기 보단 주변의 지원과 애정이 받쳐줬기에 존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다소 폄하되는 일도 종종 있어왔다. 아이언맨이 ‘어벤져스: 엔드 게임’에서 사망한 이후에도 스파이더맨에게 ‘새로운 아이언맨’이나 ‘토니 스타크의 후계자’ 같은 명칭이 따라 붙을 것인지에 관심이 모이기도 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1/1214/1639466308528804.jpg"/> 사진='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틸컷이 같은 일련의 스텝을 밟아 도착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소년이 영웅이 되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MCU 스파이더맨의 팬은 물론, 기존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팬들도 어느 정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에서 피터는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인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말을 스스로 깨달으면서 누구의 지시 없이도 ‘피터 파커’로서 성장하고, 책임을 지고, 히어로로서 자신만의 결정을 내리며 ‘완전한 히어로’로 홀로 서게 된다.‘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부터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 이르기까지 MCU 스파이더맨의 발자취를 그대로 따라왔던 팬들이라면 이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더욱 애틋하게 느껴질지 모른다. 영웅이 늘 TV에서 보는 것처럼 멋지고 정의로운 것만은 아니라는 성장통을 넘어서 비로소 새로운 어벤져스의 페이지를 열 피터 파커의 시작을 함께 하는 셈이니 말이다. 그만큼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올 연말 MCU 팬들에게 가장 가치있는, 그리고 스파이더맨 시리즈 팬들에겐 가장 받고 싶었을 크리스마스 선물 패키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한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첫 ‘멀티버스’를 연 작품으로 내년 상반기 개봉이 예정된 ‘닥터 스트레인지 인 멀티버스 오브 매드니스’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쿠키 영상은 두 개, 특히 마지막 쿠키를 놓치지 말 것. 148분, 12세 이상 관람가. 12월 15일 개봉.]]></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배틀M] '한창나이 선녀님' 그래서 사람들은 꿈을 꾸나 봅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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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Fri, 15 Oct 2021 15:43:00]]></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꿈이란 건 하루를 꼬박 채우고도 그것을 꿀 시간이 남아있는 사람에게만 돌아오는 것일까. 꿈꾸는 것도 사치라 여기며 바쁘게 보내 왔던 세월을 뒤로 하고, 여기 잊었던 꿈을 향해 한발을 내디딘 청춘 아닌 청춘이 있었다. 그럴 시간이 어디 있냐며, 돈이 어디서 나냐며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는 세상의 오지랖을 향해 “왜, 나는 그러면 안 돼?” 라고 외칠 수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 ‘한창나이 선녀님’은 꿈을 향한 걸음엔 때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1/1015/1634279732482599.jpg"/> 사진=트리플픽쳐스 제공‘한창나이 선녀님’은 제목대로 강원도 삼척의 한 시골 마을에서 한창 나이를 살고 있는 임선녀(68) 할머니의 삶을 따라간다. 첩첩이 굴곡진 강원도 산골 중에서도 산골. 땅거미가 내려앉으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아 광부들의 헤드 랜턴을 쓰고 길을 걸어야 하는 깡촌이다. 무섭지도 않은지 씩씩한 발걸음으로 도착한 곳에는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집이 있다. 백년가약을 약속했던 남편은 백년의 딱 절반인 50년을 채운 채 3년 전 세상을 떠나고 이곳엔 선녀 할머니만이 남았다.나무꾼 없이 하늘 아래 세상을 홀로 살아야 하는 선녀 할머니의 삶은 슬픔에 몸을 온전히 맡길 여유도 없이 하루 24시간이 꽉 차도록 바쁘다. 커다란 솥에 팔팔 끓인 뒤 소담하게 담은 두부를 먹여 새끼를 낳은 소의 산후조리를 도와줘야 하고, 가지가 휠 정도로 가득 맺힌 감을 한 소쿠리 가득 따서 알알이 엮어낸 곶감도 처마마다 걸어놔야 한다. 들판에 풀어놓은 숫염소 한 마리가 윗집 할아버지네 마당까지 들어간 것을 붙잡아 오고, 비싼 콜택시를 불러 시내 한글학교까지 나갔다가 공부를 마치고 돌아오고 나면 그때서야 숨 돌릴 틈이 아주 작게나마 생길 뿐이다. 그 틈바구니에서조차도 선생님이 내주신 덧셈뺄셈 숙제를 하다 보면 어느새 선녀 할머니의 하루는 저물어 버린다.강원도에서 나고 자라 산 하나만 넘어 봤을 뿐, 열여덟 살에 시집와 시내를 제외하면 이 마을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었다. 그러는 동안 선녀 할머니는 산골 처녀였다가 한 남자의 아내였고, 또 아이들의 엄마였기도 했다. 그렇게 70년 가까이 보내고 나니 임선녀로서의 온전한 삶을 챙겨본 적이 없었음을 막연하게 깨닫게 된다. 아무 것도 모른 채로 아등바등 하루하루를 지내는 동안 꿈이 있는지도 없는지도 알지 못한 채 시간만 무정하게 흘러갔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1/1015/1634279758042006.jpg"/> 사진=영화 '한창나이 선녀님' 스틸컷그런 선녀 할머니의 바쁜 일상에 또 다른 일과가 자리 잡았다. 일흔을 앞두고 처음으로 자신이 살 집을 새로 짓기 시작한 것. 장성해 독립한 아들은 어머니를 모시고 싶어 하지만 자녀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은 선녀 할머니의 뚝심을 막을 수는 없었다. “나도 죽기 전에 좋은 집에서 한 번 살아 봐야 될 것 아니냐” 선녀 할머니에게 ‘없었다가 있었던’ 꿈은 바로 이 집에서부터 시작된다.축대 역할을 할 커다란 돌멩이들을 쌓아 올리고, 망치질부터 시멘트로 바닥을 다지는 일까지 어디 하나 선녀 할머니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생전 처음으로 오롯이 나만을 위해 힘을 쏟게 된 선녀 할머니의 손놀림과 발걸음에는 힘이 꽉 들어 차 있다. 당신 몸보다 커다란 포대를 등에 걸머지고 옮기면서도 지친 기색은 찾으려야 찾을 수가 없다. 선녀 할머니에게 있어 새 집을 짓는 일은 바쁘기만 했던 하루의 또 다른 일과가 아닌 당신의 꿈을 향한 첫 걸음마인 셈이다. '그래도 해야지'가 아닌 '그러니까 해야지'가 주는 힘이기도 했다. 할머니의 소박한 일상에 맞춰져 있던 이야기의 초점이 조금씩 제 모습을 갖춰가는 집과 맞물리면서 관객들은 그 집이 완성되는 순간 선녀 할머니와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 너무 늦었다고, 그럴 시간과 돈이 어디 있냐고, 이젠 좀 쉬엄쉬엄 살라고. 내가 아니기에 할 수 있는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언제든 내 삶과 내 꿈을 겹쳐두어도 괜찮다는 걸 선녀 할머니가 몸소 알려주고 있는 셈이다. 영화가 끝난 뒤 사진으로 등장하는 완성된 집 앞에 선 할머니의 얼굴엔 그런 이치를 깨달은 사람들만이 지을 수 있는 미소가 담겨 있으니, 끝났다고 해서 빨리 자리를 뜨지말고 스태프롤이 올라올 때까지 기다리도록 하자.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1/1015/1634279810389822.jpg"/> 사진=영화 '한창나이 선녀님' 스틸컷‘한창나이 선녀님’을 제작한 원호연 감독은 휴먼 다큐멘터리만을 우직하게 파온 ‘한우물 장인’이다. KBS '인간극장'과 영화 '강선장' '선두' 등으로 사람 사는 이야기를 그려온 그의 '한창나이 선녀님'은 올해 열린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람이 너무 좋아서 사람의 이야기로 호흡하고 싶었다는 원 감독은 임선녀 할머니를 주인공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하늘과 맞닿은 듯이 아주 높은 곳에 위치한 외딴 마을에 임선녀 할머니는 혼자 소들을 키우고 농사도 지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할머니에게서 ‘살아있음’을 느꼈고 그 에너지가 어디서부터 나오는지 궁금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영화의 엔딩 부분에 임선녀 할머니가 환하게 웃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모습을 통해 오늘도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한 번씩 응원하고 싶다. 나를 응원하고,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을 작동하게 만드는 영화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감독의 제작 의도처럼 한 번 마음을 먹으면 망설임 없이 꿈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 선녀 할머니의 일상은 하루하루 무기력하게 흘려보내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 그리고 매너리즘에 빠져 사는 이 시대 청춘들에게도 특별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어쩌면 인생이란 몇 년을 헤매더라도 꿈을 찾는 여정인 것은 아닐까. 조금 느리더라도, 남보다 작더라도 내 곁의 희망을 잡는 것이 꿈이라면 어느 누구에게도 너무 늦은 일은 없을 터다. “꿈이요, 없었는데요. 있었습니다.” 한없이 무해한 강원도 산골의 그림 같은 풍경과 함께 한번쯤은 이렇게 묵묵히 공감할 수 있는 영화로 숨을 돌려도 괜찮지 않을까. 언제가 됐든 반드시 꿈을 찾을 당신의 삶을 응원하면서. 83분, 전체 관람가. 10월 20일 개봉.]]></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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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배틀M]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마블 역사상 전례 없는 액션 신의 탄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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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Fri, 27 Aug 2021 16:01:00]]></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2021년 마블 스튜디오가 보여줄 히어로 솔로 무비 액션의 최대치가 아닐까. 마블 역사상 전례없는 압도적인 스케일의 액션 신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미국 문화 내에 고착되고 정형화된 아시아인들에 대한 고정관념이 메인으로 비춰질 것을 우려해 온 관객들이라면, 그런 걱정은 잠시 접어둬도 좋을 것 같다. 아프리칸 히어로와 여성 히어로가 한 번씩 돌아가며 스크린을 채웠으니 이제는 21세기형 아시안 히어로가 바통을 이어 받을 차례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1/0827/1630045987535137.jpg"/>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9월 1일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하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첫 아시안 히어로 솔로 무비다. 강력한 무기인 '텐 링즈'의 힘으로 어둠의 세계를 지배해 온 아버지 웬우(만다린·양조위 분)의 밑에서 암살자로서 자라 왔으나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고 진정한 힘을 깨닫게 되는 히어로 '샹치'(시무 리우 분)의 이야기를 다룬다. 어딘지 모르게 순박해 보이는 인상을 한 샹치는 절친인 케이티(아콰피나 분)와 함께 호텔의 발렛 파킹 직원으로 일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성실한 청년이다. 마블 스튜디오 속 대부분의 히어로가 그렇듯 그 역시 소소하고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던 중 아버지 웬우의 조직원들에게 습격을 당하게 되면서 절친에게도 숨겨왔던 과거와 초인적인 힘을 드러내며 히어로로 각성하게 된다. 더 이상 운명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직감하고 죽은 어머니가 남긴 가족의 비밀과 내면의 신비한 힘을 일깨운 그가 두려움의 근원이었던 웬우를 마주하며 겪는 정신적·육체적 성장이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이루는 큰 줄기다. 부자 간의 애증과 갈등, 성장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라는 아버지의 존재는 비단 마블 뿐 아니라 어느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식상한 소재일 수 있다. 그러나 악인에게도 평등하게 주어지는 입체적인 서사가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웬우와 샹치, 두 캐릭터의 대치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웬우를 빌런으로서 마냥 증오할 수 만은 없게 만드는 양조위의 열연도 여기에 한 몫 하는 것은 물론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1/0827/1630046036147353.jpg"/> 사진=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스틸 컷히어로로서 샹치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을 꼽자면 그의 액션의 토대가 쿵푸에 있다는 점이다. 본격적인 액션에 들어가기 앞서 태극권과 유사한 동작을 취하는 그의 모습은 서양이 한때 열광했던 홍콩 무협 영화 속 캐릭터와 흡사해 보인다. 여기에 마블 스튜디오 특유의 화려한 특수효과와 카메라 워크가 가미되면서 샹치는 21세기 신개념 무협 히어로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완성해 낸다. 특히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좁은 곳에서 벌이는 1대 다수와의 액션 신이 매우 인상적이다. 한정된 공간이라는 핸디캡을 가지고도 유려한 동선을 보여주며 강력한 '한 방'으로 적들을 제압하는 샹치의 모습은 마지막 한 명이 쓰러질 때까지 관객들의 심장을 쥐고 놓아주질 않는다. 이에 더해 샹치의 여동생인 샤링(장멍얼 분)과 함께 합을 맞춰 벌이는 남매의 듀엣 액션 신도 이 영화가 기존의 마블 히어로 무비와 결을 달리한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호흡은 화려한 CG에 결코 가려지지 않는 완벽한 하모니로 마지막 결전까지 이어진다. 또 '샹치'가 보여준 새로운 미지의 세계 '탈로'의 수장이자 샹치의 이모 '난' 역의 양자경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액션 배우의 명성에 걸맞게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으로 시종일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1/0827/1630046231230295.jpg"/> 사진='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스틸컷이전까지의 마블 히어로 무비 속 히어로들이 인류의 평화와 히어로로서의 정체성, 동료들과의 갈등 등을 고뇌해 왔다면 샹치는 마블 스튜디오의 모기업인 월트디즈니컴퍼니가 오래도록 강조해 왔던 '가족애'를 다시 일깨워주고 있다. 삐끗하면 유치한 신파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이 주제가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영화의 큰 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잔잔한 감동을 준다는 것은 긍정적인 지점이다. '블랙팬서'의 와칸다, '토르 시리즈'의 아스가르드 등과 마찬가지로 '샹치'의 탈로도 이러한 가족애를 바탕으로 앞으로 모습을 드러낼 뉴 히어로들과 어떤 연계를 펼쳐나갈 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앞서 '어벤저스: 엔드게임'에서 어벤저스의 원년 멤버였던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등 1세대 히어로들이 퇴장한 가운데 그들의 뒤를 이을 새로운 히어로가 필요하던 참이었다. 이처럼 어벤저스가 막을 내린 뒤 처음 등장한 히어로라는 점에서도 샹치의 존재는 특별하다. 특히 그가 지닌 힘이 앞으로 펼쳐질 마블의 페이즈4에서 어떤 방식으로 활용될 지에도 기대가 모인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페이즈4는 어벤저스 시리즈가 주가 되는 '인피니티 사가'의 페이즈1~3과 달리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다룬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부터 오는 11월 개봉하는 '이터널스', 연말 개봉 예정인 '스파이더 맨: 노 웨이 홈'과 2022년 개봉을 대기 중인 '닥터 스트레인지 인 멀티버스 오브 매드니스' 등이 여기에 속한다. 어벤저스의 이야기가 모두 종료된 이후의 파트인 만큼 '이터널스'를 제외하면 히어로들의 팀 워크 보다 솔로 무비에 집중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7월 개봉한 '블랙 위도우'도 페이즈4에 속하긴 하지만, 어벤저스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했다는 점에서 본다면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 페이즈4의 포문을 연 새로운 시대의 히어로인 셈이다.이처럼 기념비적인 작품이 출연진들의 95% 이상을 동양인 배우로 캐스팅했다는 것에도 국내 관객들의 많은 기대가 모이고 있다. 브루스 리와 성룡의 시대가 저문 뒤 동양인 배우가 미국의 블록버스터 영화 산업에서 주류로 떠올랐던 적은 전무했다. 감초 같은 조연 또는 악의 조직의 수장이나 조직원, 주인공의 연인 같은 롤에 그쳤던 이들이 스크린의 사방팔방을 점령하고 장풍 아닌 수퍼 파워를 쓰는 모습을 본다면 은근히 가슴이 벅차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비록 그들이 모두 중국어를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동양과 서양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샹치의 캐릭터 그 자체에만 집중한다면 크게 마음을 쓸 필요는 없어 보인다. 132분, 12세 이상 관람가. 9월 1일 개봉.]]></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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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배틀M] '모가디슈' 코로나19 속 개봉 강행한 자신감의 이유를 찾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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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22 Jul 2021 18:49:30]]></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개봉을 미루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이들에겐 그만한 자신이 있었으니까. 영화관이 아니라면 100%로 온전히 즐길 수 없는 ‘류승완 액션’의 경신은 더 미룰수록 손해일 뿐이다. 제작진에게도, 출연진에게도, 그리고 관객들에게도.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1/0722/1626946152952819.jpg"/> 류승완 감독의 열한 번째 장편 영화 '모가디슈'의 언론배급시사회가 7월 22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열렸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맞물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연장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류승완 감독의 열한 번째 장편 ‘모가디슈’는 7월 28일로 예정됐던 개봉 일정을 그대로 진행한다. 연기에 대한 논의가 오가면서 언론배급시사회 개최도 불투명했으나 시사회를 이틀 앞둔 지난 7월 20일 결국 모든 일정을 확정했다. 한 차례 개봉을 연기했던 만큼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는 점, 그리고 ‘이 시국’ 속에서도 작품 그 자체로 충분히 승부를 겨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이들의 뚝심을 만든 셈이다.‘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발생한 내전 당시 고립된 남한과 북한의 대사관 공관원들이 탈출을 위해 함께 목숨을 건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제작비 240억 원의 대작으로 지난해부터 명실상부한 ‘텐트폴 무비’ 가운데 하나로 꼽혀 왔다. '모가디슈'는 전작인 ‘군함도’에서 잠시 삐끗했던 류승완 감독만의 장기와 장점이 이전보다 더욱 뚜렷하게 담긴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 액션 신은 꽉 쥔 주먹을 필 새도 없이 신속하고 시원하게 뻗어나가고, 전작에서 과도하다고 지적됐던 신파의 정서는 기름기를 뺀 담백함으로 스며든다.언급할 필요도 없이 당연한 주조연들은 물론이고, 배역의 크고 작음을 떠나 모든 출연진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아주 자그마한 대사나 행동만으로 이야기의 농담을 덧칠하고 또 절제한다. 어느 한 명이 지나치게 튀지 않으며 모든 이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지탱하고, 또 그곳에서 뻗어 나온 가지들을 활용해 캐릭터의 구체성을 더하는 식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1/0722/1626946307201754.jpg"/> 영화 '모가디슈' 언론배급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류승완 감독과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특히 주 소말리아 북한대사 림용수 역을 맡은 허준호의 연기는 무엇 하나 놓칠 곳이 없다. 남한의 UN 가입을 훼방 놓으며 외교상 우위에 서 있을 때의 당당함과 내전 발발 직후 동지들의 안전을 위해 반동으로 엮일 가능성을 알면서도 남한 대사관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었던 참담함, 그리고 사상에 절어 있는 젊은 세대보다 명확하고 냉철한 상황 판단으로 전체의 안전을 도모하는 노련함까지. 절제된 대사만으로도 관객들로 하여금 캐릭터의 성격과 그 행동의 변화를 모두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허준호가 가진 가장 뚜렷한 능력일 것이다.허준호가 절제된 서사를 담당한다면 주 소말리아 한국 대사 한신성 역을 맡은 김윤석과 한국 대사관 강대진 참사관 역을 맡은 조인성은 몰아치는 서사를 담당한다. 잠시도 입을 쉬지 않으며 티키타카할 때는 류승완 감독의 여전한 개그 센스를 돋보이게 하다가도 중반부부터 이어지는 내전 속 암담한 고립 상황에서는 갈등의 기승전결을 이어가며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선사한다. 이처럼 한 쪽으로 치우치지도, 과하게 넘쳐 흐르지도 않는 두 배우들의 중심 잡기 덕에 이 영화의 관람 가치는 더욱 상승하는 셈이다.영화 ‘반도’에서 독특한 목소리로 상업 영화 관객들까지 사로잡았던 구교환은 림용수 대사를 보필하는 주 소말리아 북한 대사관 태진기 참사관으로 분했다. 오랜 세월 해외에 머물면서 상대적으로 유연한 시각을 가진 림용수와 달리 비교적 젊은 세대임에도 누구보다 당을 위해 충성을 바치는 인물로 사사건건 강대진과 부딪치는 캐릭터다. 여전히 독특한 배우의 목소리와 더불어 유창한 북한 사투리로 더욱 현실감을 부여하는 태진기는 이 영화에서 유일한 맨몸 액션 신인 강대진과의 격투 신으로 매우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1/0722/1626946530933345.jpg"/> 영화 '모가디슈'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그런 이들이 이뤄낸 ‘남북한 대통합’의 카 체이싱 신은 이 영화를 반드시 스크린으로 봐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고 있다. 전후좌우, 사방팔방이 가려진 상태에서 오로지 후진만으로 쫓고 쫓기는 카 체이싱은 이제껏 한국 액션 영화에서 흔히 보기 힘든 독특한 신이다. 비무장상태에서 어린 아이들까지 태운 차량을 몰고 후진으로만 무장 세력들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설정은 이 독특한 신을 더욱 짜릿하게 만든다.22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열린 ‘모가디슈’ 언론배급시사회 기자간담회에서도 역시 이 카 체이싱 신이 백미로 꼽혔다. 차량을 운전하며 신을 촬영한 조인성, 구교환, 정만식 가운데 구교환은 촬영 며칠 전에 면허를 딴 사실이 알려져 같은 차에 타야 했던 허준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고.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허준호는 “교환 씨가 운전을 하는 친구인 줄 알았는데 면허를 바로 촬영 직전에 땄다더라. (정확한) 시기가 언제냐고 물었더니 비행기를 타기 전이라고 했다”며 “현장에서 매일 ‘우리 교환이 어디 갔어?’ 하고 물어보면 운전연습 하러 나갔다고 하는데 그게 아무도 없는 공터에서 하는 거였다. 거기 타는 제 심정이 어땠겠냐”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류승완 감독에게 ‘차라리 내가 운전하게 해달라’고 투정을 부릴 정도였지만 다행히 구교환이 모든 촬영을 안전하게 마쳤다고.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1/0722/1626946550424020.jpg"/> 영화 '모가디슈'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류승완 감독은 “저희 액션 신의 첫째 원칙은 안전이다. 가장 안전한 상태에서 가장 그럴듯한 스턴트가 나온다는 게 저희의 철학”이라며 “안전한 환경 안에서 어떻게 하면 절박한 모습을 포착할 수 있을 것인가에 스태프와 배우들이 많이 집착했다. 어떤 방식으로 만들었냐는 얘기를 하자면 몇 날 며칠을 두고 얘기해도 모자라서 그냥 ‘되게 열심히 만들었다’고(하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모가디슈’는 북한 캐릭터들의 대사를 자막으로 처리한 점에서도 취재진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북한 사투리가 아주 심한 편이 아니었음에도 사투리를 사용하는 캐릭터들의 모든 대사는 다른 외국인 배우들의 대사처럼 자막으로 표시된다. 이에 대해 류 감독은 “‘베를린’을 만들고 나서 대사가 안 들린다는 지적을 되게 많이 들었다. 나는 다 들리는데 왜 그럴까 했는데 단어 구사 방식과 그 체계가 북한과 차이가 많이 나서였던 것 같다”라며 “최근 젊은 세대들은 북한을 다른 국가로 인지한다. ‘모가디슈’를 촬영하면서 기성세대가 북한에 접근하는 방식, 즉 통일의 대상으로 보는 게 아니라 젊은 세대들이 보는 온전한 타국으로서의 북한으로 인지하는 게 맞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한편 ‘모가디슈’는 7월 28일 개봉한다. 121분, 15세 이상 관람가.]]></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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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배틀M] '랑종', 정도를 모르는 두 감독이 그린 공포의 최대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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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Fri, 02 Jul 2021 18:08:38]]></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디테일’의 나홍진과 ‘호러’의 반종 피산다나쿤이 만났다. 여기에 더 덧붙일 말이 필요할까. 그래도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갔어야 했다. 이 제작진은 ‘정도’를 모른다는 걸. 장담컨대 올 여름 공포영화의 첫 스타트를 ‘랑종’으로 끊은 관객들은 시사회에서 기자들이 그랬듯 한 문장만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제발 영화관에서 나가게 해줘.”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1/0702/1625214318081689.jpg"/> '디테일'의 나홍진, '호러'의 반종이 만나 공포의 한계치를 넘어선 영화 '랑종'. 사진='랑종' 스틸컷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피’에 관한 석 달 간의 이야기를 담은 ‘랑종’은 태국 샤머니즘(무속 신앙)을 소재로 한다. 우리나라에선 매우 독특하고 생소하지만 태국에서는 종종 영화나 연극 소재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 사회부터 자연에 이르기까지 세상 만물에 신이 깃들어 있고 그 신의 성격에 따라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력도 달라진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무속 신앙과도 맞닿은 면이 있다.영화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따른다. 대대로 바얀 신이라는 조상신을 모셔온 랑종(태국어로 무당을 가리키는 말) 님(싸와니 우툼마 분)을 취재하던 취재진이 님의 조카 밍(나릴야 군몽콘켓 분)에게서 빙의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발견하고 신내림의 대물림으로 촬영 방향을 바꾸면서 벌어지는 기이한 일들을 담고 있다. ‘블레어위치’나 ‘그레이브 인카운터’ ‘REC’ ‘패러노멀 액티비티’ 등 유사 장르의 공포영화가 그렇듯 극의 초반은 분위기만 다소 음산할 뿐 크게 긴장할 만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다.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으로 참여하고 있는 님 역시 빙의나 방언으로 무장한 무당이라기 보단 한 마을의 정신적인 지주이자 마음 좋은 아주머니의 모습으로 관객들의 심장을 무장해제 시킨다.초반 10여 분 간 잊고 있었던 공포가 서서히 엄습하는 것은 님의 조카 밍에게서 기이한 행동이 포착되면서부터다.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체적 고통을 호소하고 하혈을 계속하는 것은 님이 바얀 신을 받아들이기 전 신병으로 고통 받을 때와 흡사했다. 님의 언니이자 밍의 엄마인 노이(씨라니 얀키띠칸 분) 역시 바얀 신이 그를 다음 신내림 대상으로 지목했을 때 같은 일을 겪었다. 이처럼 피에서 피로 흘러내리는 신내림의 증거를 포착하기 위해 촬영진은 다큐멘터리의 주제를 님에게서 밍으로 변경하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좇게 된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1/0702/1625214426541288.jpg"/> 가문 대대로 '피'로 이어지는 신내림의 순간을 기록하려 한 제작진의 카메라에 잡힌 님의 조카 밍의 이상행동. 사진='랑종' 스틸컷밍에게 포커스가 옮겨지는 그 순간부터 관객들은 ‘곡성’이 그랬듯, 어느 것에도 현혹되지 말고 모든 것을 의심해야 한다. 공포 영화에 잔뼈가 굵은 관객들이라도 예상하지 못했던 지점에서 뒤통수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결말에서 곱씹어 봤을 때 그 뜻을 다시 해석하게 되는 초반부의 대사와 장면을 생각한다면 어떤 신이든 반드시 포커스 바깥의 것까지 주목하는 것이 좋다.문제는 이 두 감독들이 도무지 스크린에 제대로 집중하도록 놔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홍진 프로듀서의 디테일에 주목하려고 하면 반종 감독의 공포 탓에 눈을 뜰 수가 없다. 중반부부터는 모든 장면, 모든 음향이 공포다. 감시 카메라에 녹화된 화면을 이용한 호러 요소는 ‘패러노멀 액티비티’나 ‘REC’, ‘곤지암’ 등으로 국내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소재일 것이다. 그러나 반종 감독이 손을 댔다는 것만으로 모든 익숙함을 ‘제로’로 돌려 버린다. 도저히 화면을 정면으로 볼 수 없게 만드는 신들이 단 3초도 쉬지 않고 관객들을 말 그대로 폭격한다.그 감독에 그 출연진인지 이들 역시 정도를 모른다. 쉬엄쉬엄 연기해도 될 법한데 전력을 다해 관객들을 공포로 몰아넣겠다는 의지가 자막보다 뚜렷하게 드러난다.특히 신내림 전 평범한 삶을 살다가 완전히 다른 존재로 변해가는 밍을 연기한 나릴야 군몽콘켓, 강력한 조상신인 바얀 신을 섬기며 조카를 되돌리기 위해 일생일대의 무속 의식을 벌이게 되는 님 역의 싸와니 우툼마의 열연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여기에 가문 대대로 이어진 신내림을 거부했다가 딸의 고통을 불러왔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노이 역의 씨라니 얀키띠칸이 후반부에 감정을 폭발시키는 연기도 도저히 맨 정신으로 보기 힘들 정도의 원초적인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1/0702/1625214510465168.jpg"/> 나홍진 프로듀서는 '랑종' 속 무속 신앙을 표현하는 데 있어 전작인 '곡성'과의 차별화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사진=쇼박스 제공한국 관객들을 공포에 떨게 만든 이 배우들은 태국에서도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2일 ‘랑종’ 언론시사회 후 이어진 간담회에서 화상 연결을 통해 국내 취재진과 만난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밍’ 역할을 맡을 배우를 뽑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태국에서 유명한 배우는 절대 안 되고, 실제와 가까운 배우여야 한다고 나홍진 프로듀서와 의견을 맞췄고 수많은 오디션을 거쳤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얼굴을 스크린으로 봤을 때 그들이 맡았던 다른 캐릭터의 이미지가 떠오른다면 작품의 리얼리티를 해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마찬가지로 님 역의 싸와니 우툼마도 스크린이나 TV보단 연극 무대에서 오래 활동해 온 베테랑 배우로 알려졌다.리얼리티와 더불어 나홍진 프로듀서는 ‘랑종’을 제작하면서 전작인 ‘곡성’이 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도 무던히 애를 썼다고 했다. 무속을 담는 장면에서 ‘곡성’의 일광이나 무명과 겹칠 수 있는 부분을 철저히 분리했다. 나홍진 프로듀서는 “‘랑종’이 ‘곡성’과 흡사해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무속을 담는 장면들이 많을 텐데 해당 장면에서 ‘곡성’과 차별화를 얼마나 시킬 지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고뇌를 그대로 보여주듯 ‘랑종’ 속 무속 의식은 ‘곡성’ 속 일광의 굿판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그 이상의 스케일, 그리고 그 이상의 공포를 담은 이 영화의 백미가 됐다.‘랑종’은 공개 전 영화등급심사에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것이 이슈가 됐었다. 특히 공포 측면에서 강한 수위가 지적됐고, 다소 선정적인 부분도 등급 심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위를 조절하는 데 있어 제작진 사이에 내분(?)이 벌어지기도 했다. 나홍진 프로듀서는 “저는 반종 감독님을 말렸다. 수위를 조금 낮추자는 입장이었는데 반종 감독님의 촬영대로 갔다면 아마 상영이 안 됐을 것”이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반면 반종 감독은 “수위 관련해서 나홍진 감독과 많은 언쟁이 있었다. 절대로 잔혹함이나 선정적인 장면을 팔아서 흥행하고 싶지 않았다. 내용과 필요 없는 선정적인 장면은 넣지 않았고 스토리에 맞춰서 수위를 조절했다”고 했다. 여기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공포의 측면에서는 수위가 조절되지 않은 것을 넘어서 고삐가 풀려버린 것 같다는 것.한편 ‘랑종’은 ‘곡성’의 나홍진 프로듀서가 원안과 제작을, ‘셔터’로 태국 호러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과 공동 제작을 맡은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의 공포 영화다. 앞서 ‘곡성’을 두고 나홍진 프로듀서는 “웃으라고 만든 코미디 영화”라고 자평한 바 있다. 반면 ‘랑종’을 소개할 때엔 “수려하고, 무섭고, 의미 깊은 영화”라고 말했다. 나홍진이 인정한 공포 영화인 셈이다. 그럼에도 코미디 요소를 한 세 군데 정도 넣었다고 하니, 진정 공포 영화를 즐기는 관객들이라면 러닝 타임 내내 눈을 감지 말고 하나씩 찾아 보도록 하자. 130분, 청소년 관람불가. 7월 14일 개봉]]></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빙하기 깨고 꽃 피는 '3월 영화계'…주목 받는 신작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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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Sun, 28 Feb 2021 19:04:52]]></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영화계에 &#39;꽃 피는 봄날&#39;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 오는 3월 개봉을 앞둔 장르 불문, 관람 연령 불문의 작품들의 연이은 개봉이 얼어붙었던 영화계에 따뜻한 봄 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img alt="지난해 해외에서 가장 주목 받은 작품 '미나리'가 오는 3월 3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진=영화 '미나리' 스틸컷"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1/0228/1614505999415090.jpg"/> 오는 3월 3일에는 지난해 해외에서 가장 주목 받은 작품인 &#39;미나리&#39;가 개봉한다. 1980년대 &#39;아메리칸 드림&#39;을 꿈꾸는 한인 가족의 미국 이주를 그린 작품으로 윤여정, 한예리, 스티븐 연 주연으로 국내에서도 개봉 전부터 눈길을 끈 바 있다.한국계 미국인인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된 &#39;미나리&#39;는 배우들 역시 쟁쟁한 영화제에서 수상 소식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모니카의 엄마 &#39;순자&#39; 역을 맡은 윤여정의 연기가 호평을 받으며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에 기대가 모인다.제36회 선댄스 영화제 관객상과 심사위원 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미국내 영화제와 비평가협회상 등 다방면에서 수상을 휩쓸고 있는 &#39;미나리&#39;는 국내 개봉 직전인 3월 1일(한국 시간)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예정돼 배우들과는 또 다른 수상 소식을 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39;미나리&#39;는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img alt="디즈니 장편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하는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출연진도 모두 아시아계로 알려졌다. 사진='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스틸컷"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1/0228/1614506024989582.jpg"/> 이어 3월 4일에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장편 애니메이션 &#39;라야와 마지막 드래곤&#39;이 개봉한다. 여성 주인공을 앞세운 디즈니 프린세스 시리즈 가운데 &#39;뮬란&#39;과 &#39;겨울왕국&#39;, &#39;모아나&#39;처럼 &#39;싸우는 공주&#39;의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된 &#39;라야와 마지막 드래곤&#39;은 인간과 드래곤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신비의 땅 쿠만드라 왕국을 무대로 펼쳐진다.이곳을 침략했던 사악한 악의 세력 &#39;드룬&#39;이 500년 만에 부활해 또 다시 세상을 공포에 빠뜨리자 주인공 &#39;라야&#39;가 분열된 쿠만드라를 구하기 위해 전설 속 마지막 드래곤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배경이 배경인 만큼 성우들도 켈리 마리 트랜, 대니얼 대 킴, 샌드라 오, 아콰피나, 베네딕트 웡 등 아시아계 배우들이 맡아 눈길을 끈다.   <img alt="3월 11일과 18일에는 판타지 대작 '반지의 제왕 시리즈' 전편이 재개봉된다. 사진='반지의 제왕-반지 원정대' 스틸컷"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1/0228/1614506143663730.jpg"/> 3월 11일에는 판타지 대작 &#39;반지의 제왕&#39;의 재개봉이 예정돼 &#39;톨킨 덕후&#39;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2001년 &#39;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39;를 시작으로 2002년 &#39;두 개의 탑&#39;, 2003년 &#39;왕의 귀환&#39;에 이르기까지 총 15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39;반지의 제왕 시리즈&#39;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3년 연속 작품상 후보에 올라 3편인 &#39;왕의 귀환&#39;이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시각효과상과 촬영상 등을 포함해 총 17개의 아카데미상을 휩쓰는 등 판타지 영화 역사의 새로운 장을 쓴 작품으로도 유명하다.이번 &#39;반지의 제왕&#39; 재개봉은 개봉 20주년을 기념한 행사의 일환으로 1편이 3월 11일 일주일간 상영되며 2, 3편은 3월 18일부터 일주일간 상영된다. 2D 4K, IMAX 4K 포맷으로 상영되며 아이맥스 상영은 최초이다.  <img alt="이준익 감독의 14번째 장편 영화이자 두 번째 흑백영화 '자산어보'는 3월 31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1/0228/1614505572652798.jpg"/> 한국 영화 중에는 3월 31일 이준익 감독의 14번째 장편 영화 &#39;자산어보&#39;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설경구의 첫 사극 주연작으로도 눈길을 끈 이 작품은 다산 정약용의 형이자 흑산도 유배 중 물고기에 대한 책 &#39;자산어보&#39;를 쓴 정약전의 삶을 영화화했다. 설경구가 정약전을, 변요한은 정약전과 지식을 교류하며 서로의 스승이자 벗이 된 어부 &#39;창대&#39;를 연기한다. &#39;자산어보&#39;는 이준익 감독이 영화 &#39;동주&#39;에 이어 두 번째로 제작한 흑백 영화로도 알려졌다. 이준익 감독은 지난 2월 25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흑백 영화로 제작하게 된 이유를 &quot;어렸을 때 서부 영화를 흑백으로 봤는데 그 잔상이 너무 강렬했다. 1800년대 이야기고 미국 영화의 근본이 됐던 시기다. 우리나라의 이야기를 흑백으로 보면 또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quot;고 설명한 바 있다.]]></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배틀M] "죽지마, 안아줄게" 당신을 위한 따뜻한 위로 '내가 죽던 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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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Wed, 04 Nov 2020 19:02:49]]></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거울 같은 상대에게서 나를 마주하며 위로와 연대의 실낱을 붙잡고 이어 나가는 영화 &lsquo;내가 죽던 날&rsquo;이 베일을 벗었다. &lsquo;국가부도의 날&rsquo; 이후 2년 만에 김혜수가 스크린 복귀작으로 선택한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그가 직접 &ldquo;제목을 읽자마자 마음을 뺏겼다&rdquo;고 애정을 보였다는 점에서도 업계 관계자들과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돼 왔다. tvN 드라마 &lsquo;시그널&rsquo;에 이어 김혜수는 또 한 번 형사 역할을 맡게 됐지만, 지난 작품의 그림자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온전한 별개의 캐릭터를 완성해 내 다시 한 번 &ldquo;역시 김혜수&rdquo;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기도 했다.   <img alt="여성들의 특별한 연대감과 위로를 담은 영화 '내가 죽던 날'이 베일을 벗었다. 사진=워너브라더스 코리아(주)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1104/1604482233785986.jpg"/> &lsquo;내가 죽던 날&rsquo;은 태풍이 몰아치는 어느 날 해안 절벽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소녀 세진(노정의 분)의 진실을 좇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범죄 사건의 주요 증인으로 채택돼 한 섬마을에서 보호를 받아 왔던 세진의 실종은 남겨진 유서와 각종 극단적인 선택의 정황으로 인해 이미 &lsquo;자살로 인한 사망&rsquo;으로 잠정 결론이 내려진 상태다. 남편의 오랜 외도와 그로 인한 주변의 시선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형사 현수(김혜수 분)는 이 사건을 마무리하는 것을 조건으로 복직을 약속 받은 상황. 이미 결말이 정해진 사건의 보고서는 빠른 시간 안에 마무리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정작 그 흔적들을 좇아가던 현수는 예상과는 다른 사실들을 마주하게 된다. 어서 사건을 종결하길 바라는 윗분들의 닦달에 따르지 않고 현수는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천천히 세진의 행적을 따라간다. 이처럼 탐문수사의 방식을 스토리 텔링 기법으로 택한 &lsquo;내가 죽던 날&rsquo;의 템포는 현수의 걸음에 맞춰 느리게 흘러간다. 아주 자극적이진 않더라도 러닝타임 동안 한 번 정도는 터지길 바라는 것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이 느린 영화의 결이 다소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천천히 현수의 뒤를 따라가다 보면 지점마다 걸려 있는 실타래들이 어떤 방식으로 얽히고 또 풀려나가는지를 되새김질하게 된다. 체하지 않고 천천히 즐길 수 있는 친절한 영화인 셈이다. 특히 이 영화의 방향성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대를 목표지점으로 가리키고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런 영화에는 이 정도의 속도감이 어울린다.   <img alt="4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내가 죽던 날'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한 김혜수는 그간 자신이 감내했던 고통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사진=박정훈 기자"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1104/1604482331605179.jpg"/> 연출을 맡은 박지완 감독은 &lsquo;내가 죽던 날&rsquo;에 대해 &ldquo;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로부터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rdquo;고 전한 바 있다. 죽음을 발판으로 하는 삶에 대한 의지란 얼핏 모순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그 생사의 기로와 선택이 타인의 삶 뿐 아닌 자신의 삶에도 걸쳐져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부터 주체와 타자 간의 동일성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lsquo;내가 죽던 날&rsquo;은 이렇게 연결된 사슬 속에 존재하는 정서적인 연대감, 그 위로에 조명을 비추고 있다. &lsquo;내가 죽던 날&rsquo;의 배우들과 감독 역시 이 같은 연대감과 그로 인한 위로를 영화의 중요한 키워드로 꼽았다. 4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lsquo;내가 죽던 날&rsquo;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한 박지완 감독은 &ldquo;자기 삶에서 위기에 몰린 사람들이 어려움을 갖고 있을 때 남의 인생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이야기에 맞는 걸 찾다 보니 여성 캐릭터가 많이 나오게 됐다&rdquo;며 &ldquo;어려운 상황에서도 감내하는 사람들이 우연히 여성이었고, 이들이 연대를 이뤄서 하는 것이 제겐 자연스러운 일이었다&rdquo;고 설명했다. 현수 역의 김혜수 역시 &ldquo;영화를 통해 만난 배우들을 통해 위안을 얻었다. 실제 촬영장에서도 따뜻한 연대감이 충분했다&rdquo;고 말했다. 앞선 제작보고회에서 &ldquo;운명같은 영화라는 느낌이 들었다&rdquo;고 밝힌 김혜수는 이날 또 한 번 영화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ldquo;위로가 간절했기 때문&rdquo;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간 그가 감내해 왔던 고통을 솔직히 털어놔 기자들을 다소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img alt="무언의 목격자 '순천댁' 역을 맡은 이정은은 공감과 위로에는 굳이 언어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사진=박정훈 기자"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1104/1604482497442883.jpg"/> 김혜수는 &ldquo;이 작품을 선택했을 때 내 스스로 드러나지 않았던 좌절감이나 상처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자연스레 작품에 마음이 갔다&rdquo;며 &ldquo;극중 현수가 민정에게 오피스텔에서 &lsquo;잠을 못 잔다&rsquo; &lsquo;매일 악몽을 꾼다&rsquo;는 말을 한다. 실제로 1년 정도 꿨던 꿈을 (촬영 당시) 이야기했다. 그런 것들이 배역과 유기적으로 맞았던 것 같다&rdquo;고 담담하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ldquo;이 영화가 관객분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힘에 부치는 시기에 영화를 보시는 분들에게 조용한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rdquo;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lsquo;기생충&rsquo;에서 문광이라는 강렬한 캐릭터로 대중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던 이정은은 극중 사고로 목소리를 잃어 필담으로만 대화하는 무언의 목격자 &lsquo;순천댁&rsquo;으로 분했다. 그는 연기의 가장 큰 고민으로 대사가 없이도 온전히 상황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연기를 관객들이 집중해서 볼 수 있을지를 꼽았다. 그런 고민이 무색하게도 이정은은 공감과 위로에 굳이 언어가 필요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완벽하게 표현해 냈다. 이정은은 &ldquo;잘 듣고 잘 반응하려 했던 게 중요했던 것 같다&rdquo;며 &ldquo;소리를 내고, 안 내고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을 어떻게 볼 것인가, 고통에서 삶을 어떻게 바라 봐야 하는지를 고민했다. 그 심정을 이해하게 된 순간부터 표정이나 이런 것을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다&rdquo;고 설명했다.   <img alt="배우 이정은, 박지완 감독, 배우 노정의, 김혜수(왼쪽부터)가 영화 '내가 죽던 날' 언론배급시사회 포토타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1104/1604482581198570.jpg"/> 사라진 소녀 세진 역을 맡은 노정의 역시 촬영 중 직접 느낀 위로에 대한 생생한 경험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ldquo;이정은 선배님과 같이 감정 신을 찍고 있을 때 연기였는지 진짜로 감정에 복받친 눈물이었는지 잘 모르겠더라. 손을 잡을 때 너무 위로를 받았고 눈빛으로도 위로를 받았다&rdquo;며 &ldquo;누군가가 안아주는 느낌이어서 눈물이 많이 나왔다. 그 때가 가장 행복했고 너무 편안해 연기라고 생각이 들지 않더라. 그 당시에 그렇게 위로를 받았기 때문에 지금 내가 밝게 살고 있는 것 같다&rdquo;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 &lsquo;내가 죽던 날&rsquo;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가 살아남기 위해 그들 각자가 선택한 길을 그린다. 사슬처럼 연결돼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여성들의 특별한 연대가 삶에 지치고 치인 이들을 담담하지만 따뜻하게 감싸 안는다. 이 순간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전하는 &quot;죽지마, 안아줄게&quot;의 메시지. 116분, 12세 이상 관람가. 12일 개봉.]]></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배틀M] '소리도 없이' 누가 이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title>
            <link>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amp;entry_id=381705</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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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08 Oct 2020 18:31:57]]></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클리셰를 그대로 따라가는 듯하면서도 길마다 돌부리를 하나씩 마련해 놨다. 가시는 걸음걸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것은 이 영화가 주는 독특한 선물일 것이고, 이에 멋쩍게 웃음을 터뜨릴지 화를 낼지를 결정하는 것은 관객의 선택이 될 터다. 다만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굽이마다 그 돌부리에 걸려가며 맞이한 이 영화의 결말이 대부분의 관객들에게 묵직하면서도 눅진한 여운으로 남게 되리란 점이다. 심각하게 다가올 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도 마냥 불쾌하지도, 그렇다고 내도록 유쾌하지만도 않게 평균대 위를 걷고 있는 영화 &#39;소리도 없이&#39;는 그야말로 아이러니(반어)의 극치로 엔딩 크레딧이 올라올 때까지 관객들의 뒤통수를 얼얼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img alt="영화 '소리도 없이' 스틸컷.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1008/1602147401392420.jpg"/> &lsquo;소리도 없이&rsquo;는 범죄 조직의 &lsquo;청소부&rsquo;로 성실하게(?) 일하던 두 남자가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예상치 못한 사건을 그린다. 말없이 시키는 일만을 묵묵히 해 내는 &lsquo;태인&rsquo; 역에 유아인이, 태인의 몫 이상으로 말도 많고 정도 많은 독실한 크리스천 &lsquo;창복&rsquo; 역에 유재명이 생각지도 못한 코믹한 호흡을 보여준다.조직과 살인, 인신매매, 아동 유괴 등 범죄 느와르 장르에서 너무나도 쉽게 볼 수 있어 이제는 딱히 새롭지도 않은 아이템들을 그대로 차용하면서도 영화는 한없이 가벼운 분위기를 띈다. 청소 당한 피해자를 공중에 매달아 놓고 &ldquo;(묻는 말에) 빨리 말해줬으면 좀 더 편하게 갔을 텐데&rdquo;라며 진심으로 안타까워하거나, 시체를 땅에 묻으면서 북쪽에 머리를 둬야 한다는 풍수 이야기까지 꺼내드는 모습은 영화의 포커스를 범죄 느와르보단 블랙 코미디로 맞추고 있다. 여기엔 특히 러닝타임 내내 침묵을 지키는 태인을 대신해 오디오가 빌세라 시종일관 떠들어 대는 창복이 가장 큰 몫을 한다. 극중 창복은 태인의 아버지 같기도 하고, 형 같기도 한 위치에 있다. 어린 태인을 데려와 청소부로 키워 낸 그와 태인의 관계는 유사 가족의 한 형태를 띈다. 태인으로 하여금 한 사람의 몫을 하게 만들었다며 뿌듯해 하지만 실상은 범죄자의 길을 걷게 만들었을 뿐인 현실도 이 영화의 블랙 코미디적인 면모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img alt="영화 '소리도 없이' 스틸컷.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1008/1602147487908285.jpg"/> 이처럼 단란(?)하던 창복과 태인의 삶에 예기치 않은 균열이 생긴 것은 범죄조직의 실장 &lsquo;용석&rsquo;이 주문한 유괴에 가담하면서부터다. 아버지로부터 거금을 받아내기 위해 11살 초희(문승아 분)를 유괴하게 된 둘은 &ldquo;하루 이틀 정도만 맡고 있으면 된다&rdquo;는 용석의 말을 믿고 기다렸지만 정작 용석은 유괴 바로 다음 날 조직의 배신자로 낙인 찍혀 창복과 태인에게 청소당하는 신세가 돼 버린다. 유괴를 주문한 사람은 사라졌고, 누구도 인수인계 하지 않으려는 소녀를 처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이 영화의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 창복의 떠넘기기로 태인의 집에 맡겨지게 된 초희는 이런 부류의 캐릭터들이 대부분 그렇듯 나이 보다 성숙한 면모를 보여준다. 삼대독자 아들을 둔 아버지가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몸값을 제값 그대로 지불하지 않으려 하는 것에 씁쓸해 하고, 자신의 목숨 줄을 쥐고 있는 태인의 앞에서는 얌전히 수그리고 있으면서도 틈이 생기면 도망칠 궁리를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사회에서 소외된 성인 남성과 유괴된 어린 소녀의 조합에선 종종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동조되는 스톡홀름 증후군의 공기가 감돌기 마련이다. 말을 하지 못하는 대신 어린 아이 같은 감정 표현으로 소통하는 태인이 초희와 조금씩 가까워지는 모습은 이 같은 클리셰를 떠올리게 만든다. 초희가 태인의 삶에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전반적으로 어둡고 축축했던 분위기가 밝고 따뜻한 색으로 덧입혀 지는 것을 보고 있자면 결말이 어느 정도 예상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 속에서도 &lsquo;소리도 없이&rsquo;는 또 다른 관점으로 이야기를 되새기게 만들고 있다. 결국 누구나 살면서 선택의 순간을 강요받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때가 있다는 것. 충분히 이해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생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했던 행동들을 떠올리길 바란다는 홍의정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는 오랜 클리셰도 결국은 선택의 한 결과였을 뿐이란 사실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img alt="영화 '소리도 없이' 스틸컷.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1008/1602147538823513.jpg"/> 홍의정 감독은 &lsquo;소리도 없이&rsquo;에 대해 &ldquo;인간은 선과 악이 모호한 환경 속에서 각자의 생존을 위해 변화한다는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고 싶었다&rdquo;고 기획의도를 밝힌 바 있다. 객관적으로 도덕적인 기준이 아니라 주인공들이 처한 생존 조건에서 찾은 각자의 기준으로 성실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곧 바쁜 현대의 삶 속에서 선악의 판단을 유보한 채 살아가는 무감각한 우리의 모습을 대변한다는 것이 홍 감독의 이야기다. 이는 범죄에 가담했음에도 악의를 가진 것이 아니라 생계를 위해 성실히 맡은 바를 다했을 뿐이라고 착각하는 태인과 창복 뿐 아니라, 자신에게 처음으로 결핍을 안겨줬던 작은 사회 속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무엇도 가리지 않는 초희에게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이야기의 큰 줄기를 이루고 있는 선과 악의 희미한 경계는 캐릭터들의 마지막 선택에 이르러 누구도 손가락질 할 수 없는 인상적인 결말로 흐른다. &lsquo;소리도 없이&rsquo;의 결말이 특히 더 인상적인 것은 유아인의 연기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대사의 부재 속 눈빛과 행동만으로도 섬세한 감정을 표현해 낸 그의 마지막은, 대사가 없기 때문에 더 짙고 깊은 여운을 남기며 엔딩 크레딧으로 향한다. 특히 극중 가장 상징적인 태인의 물건이 결말에 이를 때까지 어떤 방식으로 여겨지는지에 주목한다면 이 영화는 관객들의 마음에도 반드시 무겁고 눅진한 여운으로 남게 될 것이다.한편 영화 &lsquo;소리도 없이&rsquo;는 생계를 위해 부업으로 범죄 조직의 뒤처리를 하며 근면성실하게 살아온 &lsquo;태인&rsquo;(유아인 분)과 &lsquo;창복&rsquo;(유재명 분)이 어쩌다 떠맡게 된 11살 소녀 &lsquo;초희&rsquo;(문승아 분)의 유괴에 휘말리면서 겪는 각종 사건을 그린다. 연기 인생 처음으로 단 한 마디 말 없는 캐릭터를 맡게 된 유아인의 삭발 투혼과 15kg 증량까지 감행한 생활 연기가 관전의 메인 포인트가 될 것. 여기에 성인 배우만큼 깊이 있는 눈빛으로 스크린을 압도하는 아역 문승아의 본능적인 연기력도 놓칠 수 없다. 99분, 15세 이상 관람가. 15일 개봉.]]></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배틀M] '죽인밤' 이야기꾼과 참배우들이 만나야 나오는 이런 작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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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ue, 22 Sep 2020 17:52:05]]></pubDate>
            <category><![CDATA[배틀M]]></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이해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은데, 각을 잡아 이해하려 들면 왠지 지는 것 같은 기분. 그러니 머리를 비우고 스크린이 이끄는대로 따라가야 하는 &#39;진지해서 더 웃긴 영화&#39;다. 제목부터 직관적인 영화 &#39;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39;(죽인밤)은 쟁쟁한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데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코믹과 호러, SF와 스릴러, 서스펜스까지 다 잡은 이 영화가 어느 관객을 만족시키지 않을까.  <img alt="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 라이브 컨퍼런스에 참석한 서영희, 김성오, 신정원 감독, 이정현, 이미도, 양동근(왼쪽부터)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TCO㈜더콘텐츠온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922/1600763345252615.jpg"/>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영화 &#39;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39; 언론배급시사회 및 라이브 컨퍼런스가 열렸다. 외화의 경우 종종 진행돼 왔지만 한국 영화에서 라이브 컨퍼런스가 열린 것은 이 작품이 처음이다. 연출을 맡은 신정원 감독과 배우 이정현, 김성오, 서영희, 양동근, 이미도가 화상으로 연결돼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39;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39;은 제목 그대로 죽지 않는 인간들을 죽이기 위해 밤새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돈 잘 벌고 자상한 남편 만길(김성오 분)과 단란한 결혼 생활을 보내고 있던 소희(이정현 분)는 남편의 외도를 눈치 챈 어느 날, 그가 지구인이 아니라 지구를 침략하기 위해 인간의 모습으로 변형한 외계인 &#39;언브레이커블&#39;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만길의 뒤를 밟아 그가 이미 세 번의 결혼 생활을 겪었고 전처들은 모두 부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숨졌다는 점을 파악한 소희는 여고 동창인 세라(서영희 분), 양선(이미도 분)과 함께 &#39;죽기 전에 죽이기 위한&#39; 모험(?)을 강행한다. 이날 라이브 컨퍼런스에 참석한 김성오는 &quot;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39;이게 뭐지?&#39; 싶었다&quot;고 운을 떼 기자들 사이에서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quot;어찌 됐든 언브레이커블이라는 역할은 이번 기회가 아니면 못할 것 같았다&quot;며 &quot;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은 소망, 그리고 신정원 감독님을 향한 믿음이 합세해 재밌게 찍었다&quot;고 소감을 밝혔다.  <img alt="죽여도 죽지 않는 외계의 존재 '언브레이커블' 남편에게 맞서는 소희와 그의 여고 동창친구 세라와 양선은 '여걸 3인방'으로 이야기의 든든한 중심을 지킨다. 사진=TCO㈜더콘텐츠온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922/1600762940090963.jpg"/> 극중 김성오는 &#39;죽지 않는 인간&#39; 언브레이커블이라는 캐릭터에 걸맞게 철저한 코미디 분위기 속에서도 나홀로 공포와 서스펜스를 보여준다. &#39;터미네이터 시리즈&#39;를 오마주한 것 같은 추격 신과 극 중후반부에서부터 색을 달리 하는 그의 연기 톤에 집중한다면 이 영화가 단순히 관객들을 웃기기만을 위해 마련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런 김성오와 그야말로 달콤살벌한 결혼 생활을 보내게 된 소희 역의 이정현은 출연을 선택하게 된 계기로 &quot;장항준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쓰고, 신정원 감독님이 연출한다고 해서 바로 결정했다&quot;고 말했다. 그는 &quot;신정원 감독님의 &#39;시실리 2km&#39;를 너무 재밌게 봤다&quot;며 &quot;재밌는 영화를 봐도 제가 잘 못 웃는데, 감독님 영화는 엉뚱하게 빵 터지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런 것을 기대하고 출연했다&quot;고 덧붙였다.   <img alt="김성오는 극중 죽여도 죽지 않는 '언브레이커블' 남편을 맡아 코믹한 분위기 속에서도 공포감을 조성한다. 사진=TCO㈜더콘텐츠온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922/1600763188788966.jpg"/> 양동근은 &quot;우리가 다 모였을 때 그때 맛이 갔다&quot;며 &quot;&#39;이런 조합?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그림이 나오겠는데&#39; 싶었다&quot;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양동근은 극중 민간인 가운데 유일하게 언브레이커블의 존재를 눈치 채 그의 뒤를 쫓는 흥신소 소장 닥터 장 역을 맡았다. 소희의 고등학교 동창으로 전라도 사투리가 구수한 양선과는 연인 관계다.양동근은 &quot;처음에 아무 말 없이 꾹꾹 참고 있었는데, 극장에서 (보면) 그림이 장난 아니겠다 싶은 거다&quot;라며 &quot;처음 얘기하는데 &#39;캐스팅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39;(놀랐다), 이게 가장 큰 출연 이유&quot;라며 동료 배우들을 향한 무한한 신뢰를 드러냈다. 그와 함께 깨알 같은 커플 케미를 보여준 이미도 역시 &quot;저희가 얘기하긴 그렇지만 연기파 배우들이 모였다&quot;고 거들어 웃음을 자아냈다. &#39;연기파 배우들의 이런 조합&#39;을 만들어 낸 데에 감독의 역할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39;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39;의 연출을 맡은 신정원 감독은 독특한 개그 센스로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다. &#39;시실리 2km&#39; &#39;차우&#39; &#39;점쟁이들&#39; 등을 통해 독보적인 장르와 스타일을 개척하면서 악명과 미명(?)을 동시에 얻어낸 그의 작품 세계는 관객들에게 깊은 이해를 요구하지 않는다. 시작부터 끝까지 &quot;입 다물고 그냥 즐겨&quot;를 외치고 있는 것은 &#39;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39;에서도 동일하다. 관객들이 입을 열어야 할 때는, 웃음이 터질 때 뿐이다.  <img alt="&quot;얼굴만 봐도 빵 터질 수밖에 없는 남자&quot; 양동근은 극중 언브레이커블을 쫓는 흥신소 소장 역으로 개그 캐릭터를 담당했다. 사진=TCO㈜더콘텐츠온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922/1600763272545289.jpg"/> 신정원 감독은 &quot;장항준 감독님이 원작 시나리오를 쓰고 제가 상상력을 더했다. 요즘 젠더 이슈가 있지 않나. 그런 것만을 표현한 건 아니지만, 작금의 시대 상황을 담아 재창조한 영화&quot;라고 설명했다. 그가 거론한 젠더 이슈로부터 작품의 중심을 이끌어 나가는 &#39;여걸 3인방&#39;, 소희&middot;세라&middot;양선이 탄생했다. 신 감독은 &quot;어렸을 때부터 어머니 영향을 많이 받아서 여자들이 더 강인하고 우월하다고 생각해 왔다&quot;며 &quot;전작도 그렇고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을 좋아한다&quot;고 말했다. 우열을 가리긴 어렵지만 극중 이 여걸들은 그 면면도 독특해서 눈길을 끈다. 겉으론 연약해 보이지만 사실은 모든 일에서 제일 먼저 나서서 달려드는 깡다구의 소유자 소희부터 3번의 이혼 경력과 특수부대 출신으로 해외 파병 경험을 가진 &#39;뚝배기 크러셔&#39; 세라, 카리스마로는 두 동창들에게 조금 밀리지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잊히지 않을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무명 배우 양선까지. 전혀 섞이지 않을 것만 같은 강렬한 캐릭터들을 3인방으로 묶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것은 타고난 이야기꾼에게만 가능한 일이다. 이처럼 이야기꾼과 참배우들이 만나 장르의 한계치를 향해 달리고 있는만큼 영화는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딱 기대치에 맞는 온도와 맛으로 관객들을 사로 잡는다. &quot;이게 말이 돼?&quot;라는 감상은 이 영화를 볼 때만큼은 넣어두자. &quot;말이 안 돼서 신정원표 개그다.&quot;  110분, 15세 이상 관람가. 29일 개봉.]]></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배틀M] '오케이 마담' 이곳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 버릴 게 없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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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Mon, 03 Aug 2020 17:51:20]]></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단 한 명의 배우도 허투루 볼 수 없게 만드는 반전이 러닝 타임 내내 이어진다. 슬쩍 지나가는 엑스트라인가 싶었던 캐릭터에도 예측 불가능한 정체를 쥐어준다는 것은 이 영화만이 할 수 있는 모험이 아닐까. 주조연 뿐 아니라 스크린에 보이는 모든 면면에 꼭 집중해야만 하는 새로운 액션 코미디 영화가 등장했다.  <img alt="'디바' 엄정화의 5년 만의 스크린 컴백작 '오케이 마담'은 그의 제대로 된 첫 액션 코미디 영화 도전으로 먼저 눈길을 끌었다.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803/1596442826691726.jpg"/> 오는 12일 개봉을 앞둔 &lsquo;오케이 마담&rsquo;은 2015년 &lsquo;미쓰 와이프&rsquo; 이후 엄정화의 5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생애 첫 해외여행에서 난 데 없는 비행기 납치 사건에 휘말린 부부가 평범했던 과거는 접어두고 숨겨왔던 내공으로 비행기 구출 작전을 펼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꽈배기 맛집 사장 &lsquo;미영&rsquo;(엄정화 분)과 컴퓨터 수리 전문가 &lsquo;석환&rsquo;(박성웅 분) 부부가 숨겨왔던 내공을 드러내는 순간, 스크린에는 그간 이 두 배우에게 기대하기 어려웠던 액션과 코미디가 절묘하게 버무려진 한상이 차려진다.등장만으로 스크린 안팎의 흐름을 사로잡는 엄정화도 그렇지만, 박성웅의 연기 변신에도 좋든 싫든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 지난해 &lsquo;내 안의 그놈&rsquo;을 이어 정통 코미디 연기에 도전한 박성웅이 사정없이, 온전히 망가지는 모습은 아마 과거에도 미래에도 &lsquo;오케이 마담&rsquo; 외에는 없어 보이니까. 그의 첫 출세작이었던 &lsquo;신세계&rsquo;(2013) 속 이중구에게 아직 익숙해 있을 관객들을 경악하게 하는 박성웅의 물불 가리지 않는 코믹 연기는 가히 충격적이라고 밖엔 할 말이 없다. 앞서 다양한 작품에서 그에 맞는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엄정화에 비해 박성웅은 &lsquo;신세계&rsquo; 이후 주연이든 조연이든 비슷비슷한 캐릭터를 맡는다는 지적을 받아온 바 있다. 그런 &lsquo;박성웅스러운&rsquo; 캐릭터에 진력이 난 관객이라면 지난해 &lsquo;내 안의 그놈&rsquo; &lsquo;그대 이름은 장미&rsquo;에 이어 올해는 &lsquo;오케이 마담&rsquo;으로 이전까지 쌓아올려진 박성웅의 이미지를 한 번에 날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img alt="지난해 '내 안의 그놈' '그대 이름은 장미'에 이어 3연발 코미디 장르 작품으로 '굳히기'에 들어간 박성웅의 열연도 관전 포인트다.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803/1596442974602431.jpg"/> 오디오가 빌 틈이 없을 정도로 쉴 새 없이 떠들고, 배정남보다 더한 오두방정을 떨어대는 등 단 한 순간도 진지할 수 없는 캐릭터는 아마 박성웅의 연기 인생에서도 첫 도전일 터다. 특히 사랑하는 아내 미영 밖에 모르는 &lsquo;귀여운 연하남&rsquo; 박성웅을 볼 기회는 이번이 아니라면 그렇게 많지 않을 것. 첫 10여 분 간 익숙한 이중구가 낯선 주책을 떨고 있다는 불협 화음을 잘 견뎌낼 수 있다면, 그 다음부터는 머릿속을 비워놓고 즐길 수 있는 나머지 90분이 펼쳐진다. 기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도 제약 없이 뻗어나가는 엄정화의 화려한 액션도 이 영화에서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부분 중 하나다. 박성웅이 주로 &lsquo;입으로 하는 액션&rsquo;에 치중하고 있는 반면 엄정화는 정체를 드러내는 시작부터 끝까지 손에 잡히는 모든 것으로 싸우는 &lsquo;실생활 액션&rsquo;으로 리얼리티를 살린다. 특히 이번 작품 촬영을 위해 2개월 여 간 액션스쿨을 다녔다는 자신만만한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고 시원시원한 액션이 눈에 띈다. 3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lsquo;오케이 마담&rsquo; 언론배급 시사회에 참석한 엄정화는 &ldquo;액션 연습을 할 때 통쾌했다. 연습할 때도 공간을 좁게 만들어 놓고 연습했는데, 내부가 쇠로 돼 있어 공포심은 있었지만 타격이 잘 맞을 때 쾌감이 있고 많이 흡족했다. 관객 분들도 액션 신으로 통쾌하고 시원해지는 그런 느낌을 받으셨으면 한다&rdquo;며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무서운 얼굴 뒤 절묘한 개그 영혼을 숨기고 있던 박성웅도 이날 시사회에서 &ldquo;정화 누나는 캐스팅되기 전에 액션스쿨을 다녔는데 나는 애교를 연습했다&rdquo;며 &ldquo;난 액션이 하나도 없고 구강액션과 손가락 액션만 있더라. 그런 상황에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누나의 파트너였다. 케미를 맞추기 위해 촬영 들어가기 전에 누나와 술자리도 좀 많이 가졌는데 그 결과로 이런 작품이 나오게 된 것 같다&rdquo;며 뿌듯해 하기도 했다.   <img alt="극의 흐름을 주도하는 주조연들부터 단역들에 이르기까지 단 한 명도 허투루 볼 수 없는 '꽉 찬 이야기'가 '오케이 마담'의 차별화된 지점이다.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803/1596443066851974.jpg"/> 조연부터 단역까지 단 한 사람도 놓칠 수 없는 면면들도 이 영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이자, 비슷한 코미디 영화와의 차별화 지점이다. 코미디 영화에 등장하면서도 시종일관 진지한 면모만을 보여 오히려 더 눈에 띄는 북한 테러리스트 리철승 역의 이상윤, 첩보 요원을 꿈꾸지만 현실은 구박덩어리 신입 승무원 현민 역의 배정남, &lsquo;오케이 마담&rsquo;의 히든카드 이선빈까지 어느 한 명 허투루 넘길 배역들이 없다. 여기에 더해 비행기 안의 다채로운 승객 캐릭터들이 적극적으로 던져주는 각자의 서사는 극중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스토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주로 주조연들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내려지기 마련인 기존 코미디의 전형성을 타파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영화를 두 배로 즐기고 싶다면, 포커스 바깥에 위치해 있는 캐릭터에도 계속해서 주의 깊은 시선을 던져주는 것이 좋다. 한편 영화 &lsquo;오케이 마담&rsquo;은 평범한 꽈배기 맛집 사장 미영(엄정화 분)이 가족과 함께 떠난 생애 첫 해외여행에서 북한 테러리스트 리철승(이상윤 분)의 주도로 이뤄진 비행기 납치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코믹 액션을 그린다. 사랑하는 아내 미영 밖에 모르는 철부지 남편 석환(박성웅)이 보여주는 현란한 구강 액션과 신입 승무원 현민(배정남 분)의 깨알 같은 감초 액션, 반전의 미스터리 캐릭터(이선빈 분)는 물론, 단 한 명도 빼놓을 수 없는 하와이행 비행기 속 승객과 승무원들의 꽉 들어찬 서사에 주목. 관객들의 머리를 비워 놓고, 액션이든 코미디든 고정관념이든 뭐가 됐든 시원하게 터뜨린다. 100분, 15세 이상 관람가. 12일 개봉.]]></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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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배틀M] '다만 악' 황정민x이정재의 보장된 케미, 더 치열하고 처절해졌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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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ue, 28 Jul 2020 18:30:00]]></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전작에서 두 배우의 &lsquo;케미&rsquo;를 기억하는 관객들이라면 이 영화의 관람평을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ldquo;이자성이 그간 자신을 고생시켰던 부라더에게 제대로 되갚아 주는 영화.&rdquo; 워낙 전작의 이미지가 강한 배우들이 다시 뭉쳤기에 나올 수 있는 우스갯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영화에서 두 배우들은 그들만의 또 다른 캐릭터를 완벽하게 창조해냈다. 그 가운데서도 &lsquo;도살자&rsquo;로 광기어린 추격전을 이끌어나가는 이정재의 변신에 관객들은 특별히 주목해야 할 것이다.   <img alt="7년 전 영화 '신세계'로 '부라더 케미'를 보여줬던 황정민-이정재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는 추격자와 암살자로 분해 생사를 건 추격전을 벌인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728/1595927723579011.jpg"/> 영화 &lsquo;다만 악에서 구하소서&rsquo;는 청부살인을 업으로 삼는 암살자 인남(황정민 분)이 마지막 살인을 끝낸 직후, 태국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납치 사건이 자신과 관계되는 일임을 알게 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태국 내 카르텔 조직, 그들과 결탁한 부패 경찰들을 피하기만도 벅찬 상황에 인남의 마지막 청부살인 피해자의 형제이자 이 영화 최고의 &#39;광기&lsquo;를 보여주는 레이(이정재 분)의 난입으로 상황은 더 잔혹하고 복잡해진다. 청소년 관람불가 딱지를 피하기 위해 잔인한 장면에 포커스를 직접 맞추는 것은 필사적으로 자제하고 있지만, 레이가 일을 저지를 때마다 영화관에 들이차는 사운드만으로도 이 영화의 잔혹성을 충분히 입증하고도 남는다. 어디선가 봤음직한 스토리 라인이라든지, 오마주인지 패러디인지 아리송한 캐릭터나 시퀀스가 관객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접어두고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것도 레이의 덕이 크다. 그가 등장하자마자 이해가 되지 않던 극중의 모든 사건사고들이 한 번에 받아들여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극중에서조차 비정상적인 인물이 다른 캐릭터들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부터 이 영화는 관객들의 심오한 이해를 구하고 있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는 탓인지도 모른다.  <img alt="극중 이정재는 자신의 형제를 인남(황정민 분)의 손에 잃고 그를 추격하는 광기어린 도살자 '레이' 역을 맡았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728/1595927797831458.jpg"/> 이정재는 레이에 대해 &ldquo;스타일리시한 액션을 구사한다&rdquo;고 평가한 바 있다. 강렬한 영화 속에 더 강렬한 캐릭터를 만들어내야 한 만큼 이제까지 해본 적 없던 캐릭터 스타일링에 관여까지 했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감독과 배우의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어낸 레이는 확실히 독특한 캐릭터로 추격전 영화사에도, 이정재의 필모그래피에도 뚜렷한 족적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거리낄 게 없어 자유롭고, 그래서 더 잔인해질 수 있는 스타일리시한 악역 캐릭터는 종종 대중들의 불필요한 애정이나 동경을 받는 일이 있었다. 다행히도 이정재의 레이는 앞의 두 가지는 갖췄지만, 독특한 패션 스타일은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 것이란 점에서 이 같은 불상사(?)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방콕의 무더위 속에서도 꿋꿋이 포기하지 않는 화이트 롱 코트는 그의 비정상적인 성향을 더욱 뚜렷하게 만든다.레이는 추격자라기 보단 미치광이 도살자에 가까운 캐릭터다. 계획이 있어 목표물을 쫓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내 앞에 있기 때문에 쫓는 짐승 같은 본능에 충실한 면모를 보여준다. 깊이 감상하고 싶다면 레이의 등장 신마다 주목할 것을 추천하고 싶다. 이제까지 본 적 없는 그의 광기어린 눈동자 연기가, 설명에 너무 충실한 백 마디의 대사보다 더 완벽한 이정재의 귀환을 알리고 있다.   <img alt="황정민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지키고 싶은 것이 생긴 암살자 '인남' 역을 맡아 강도 높은 액션과 추격신을 모두 소화해 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728/1595927871621358.jpg"/> 이정재의 레이가 흰 코트를 나부끼는 광기어린 눈동자의 도살자 겸 추격자라면, 황정민의 인남은 검은 수트를 차려 입은 소 같은 눈망울의 암살자다. 레이의 전 직업을 고려해 소처럼 순박한 눈빛 연기가 가능한 황정민을 캐스팅한 것인지는 홍원찬 감독이 풀어야 할 비하인드 스토리가 되겠지만, 사실 확인 여부를 떠나서 두 배우가 한 작품에서 펼치는 극과 극의 면모를 즐기는 것도 이 영화의 또 다른 관람 포인트다. 또한 이처럼 흑과 백, 정과 동, 교과서만큼이나 뚜렷하게 대비되는 두 캐릭터가 희한하게 얽히면서도 결코 섞이지 않는 연출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전작인 &lsquo;신세계&rsquo;에서 합을 맞췄다곤 하지만 두 배우가 액션으로 맞붙는 것은 &lsquo;다만 악에서 구하소서&rsquo;가 최초다. 스토리의 큰 줄기는 인남을 향한 레이의 추격전이긴 하나 정작 추격 신은 적거나 그 스케일이 다소 빈약한 편이며, 이에 대한 아쉬움은 그들의 일 대 일 액션 신에서 풀 수 있도록 안배했다. &lsquo;다만 악에서 구하소서&rsquo;의 액션신은 캐릭터와는 또 다른 독특함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실제 배우들의 액션 장면을 원 테이크로 촬영 후 스톱모션 기법을 차용해 프레임을 나눠 편집함으로써 타격감을 극대화 시킨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lsquo;지금까지 본 적 없는 액션 영화&rsquo;라는 제작의 출발점에 부합하는 독특한 방식이긴 하나 잦은 슬로우 모션과 클로즈업으로 오히려 관객의 몰입을 어렵게 하는 단점이 못내 아쉽다.  <img alt="배우 이정재, 박정민과 홍원찬 감독이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언론 시사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황정민은 해외 촬영 일정으로 실시간 화상인터뷰로 참석을 대신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728/1595928151994952.jpg"/> 연출을 맡은 홍원찬 감독은 28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lsquo;다만 악에서 구하소서&rsquo;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해 작품에 대해 &ldquo;장르적 특성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rdquo;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홍 감독은 &ldquo;장르 영화라는 것은 결국 익숙한 이야기를 어떻게 변주해 전달하는지가 관건인 것 같다. 성에 갇힌 공주를 구하는 이야기의 원형을 큰 틀에서 따르고, 이 영화만의 다른 방식과 스타일을 부여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 이정재가 연기한 레이&rdquo;라고 설명했다.황정민의 인남에 대해서는 &ldquo;제가 좋아하던 기존의 느와르 작품에서 많이 등장했던 베이스를 갖고 있다. 나락으로 떨어져 있는 인물이 누군가를 구하면서 본인도 구원받는 캐릭터다. 구상단계에서 그런 부분을 생각했고 이를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제목을 찾다 보니 주기도문 마지막 구절에 착안해 결정했다&rdquo;고 말했다. 정작 황정민 본인은 &ldquo;대사가 많이 없어서 작품을 선택했다&rdquo;고 해맑게 밝혀 기자간담회장에 모인 사람들을 웃게 만들기도 했다. 전작인 &lsquo;공작&rsquo;은 대사가 너무 많아 어려웠기에 상대적으로 대사가 적은 &lsquo;다만 악&rsquo;을 선택했지만, 오히려 연기가 더 어려웠다는 뒷이야기도 덧붙였다. 작품의 히든카드인 박정민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극중 인남의 조력자로 등장하는 유이를 맡았다. 관객들이 직접 경험해야 하는 충격이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순 없지만, 황정민과 이정재가 &lsquo;극찬&rsquo;을 한 이유를 실감했다는 것만큼은 단언할 수 있을 것 같다. 박정민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ldquo;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인물이다. 저도 처음에는 그런 시선으로 접근을 했지만 유이라는 인물이 지닌 속마음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말투, 행동 등을 너무 특이하지 않게 하려고 했다&rdquo;고 아직 영화를 관람하지 못한 대중들의 궁금증을 더욱 키웠다. 한편 영화 &lsquo;다만 악에서 구하소서&rsquo;는 쫓는 자 &lsquo;레이&rsquo;(이정재 분)와 쫓기는 자 &lsquo;인남&rsquo;(황정민 분) 두 남자가 펼치는 스타일리시한 하드보일드 추격 액션을 그린다. &lsquo;신세계&rsquo;와 &lsquo;레옹&rsquo;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면서도, 어디에도 없는 캐릭터로 밀고 나가기에 성공하는 그 뚝심에 주목. 108분, 15세 이상 관람가. 8월 5일 개봉.]]></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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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배틀M] '강철비2' 대한민국에서 가장 발칙한 상상력, 제대로  '또' 터졌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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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23 Jul 2020 18:51:00]]></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대한민국에서 가장 발칙한 상상력이, 또 한 번 제대로 터졌다. 전작만한 후속작이 없다곤 하지만 앞선 모든 것을 뒤엎고 제로베이스에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한 자신감 덕인 듯하다. 같은 감독, 같은 배우와 새로운 스토리, 새로운 캐릭터로 관객들을 찾은 &lsquo;배짱&rsquo;엔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img alt="남북미 세 정상이 북한 군부 쿠데타에 의해 납치된 '발칙한 설정'을 기반으로 한 영화 '강철비2:정상회담'이 베일을 벗었다. 사진=박정훈 기자"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723/1595496586339061.jpg"/> 영화 &lsquo;강철비2: 정상회담&rsquo;은 전작 &lsquo;강철비&rsquo;와 같은 배우, 같은 감독으로 이뤄졌지만 각자 전혀 다른 연기와 연출을 한다는 점에서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정우성, 곽도원에게는 전작의 이미지가 너무나 강했고 양우석 감독에게는 이 같은 캐릭터들을 다른 방식으로 어떻게 굴릴 것인지에 우려가 모인 탓이다. 다만 스포일러를 피해 단 한 마디로 영화를 정리해 설명할 수 있다면, &#39;이 같은 우려는 버려두고 극장을 찾아도 무방하다&#39;는 것을 들고 싶다. 남한과 북한, 미국의 정상회담 중 북한 내 군부 세력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납치당한다는 기본 골조에서 쌓아올려진 이야기는 그 흐름과 캐릭터의 면면,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굳이 꼬장꼬장하게 흠 잡을 곳이 없다. 초반 30여 분까지는 근현대사 수업을 받고 있다는 기분을 떨치기 어렵다는 점이 단점이지만, 중반부부터 몰아지는 거대한 스케일의 액션과 연출은 그 단점을 충분히 압도하고도 남는다. 전작에서 전직 북한 정찰총국 요원으로 분했던 정우성은 &lsquo;강철비2: 정상회담&rsquo;에서 한국의 한경재 대통령 역을 맡았다. 반대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대행 역이었던 곽도원은 이번엔 북한의 호위총국장 박진우로 분한다. 서로의 입장도, 캐릭터도 뒤바뀌었지만 전작의 그림자조차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캐릭터 변신으로 관객을 안심시킨다.   <img alt="'강철비2: 정상회담'은 전작의 주연 배우를 그대로 기용하되, 캐릭터를 완전히 바꾸는 모험을 해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723/1595496807809258.jpg"/> 이번 작품에 새롭게 영입(?)된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사 역의 유연석 역시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준다. 이제까지 남한 관객들의 뇌리에 스테레오 타입으로 박혀 있는 북한의 장군님이 아닌, 길쭉한 키와 엘리트적인 면모를 드러내지만 그 위화감은 초반 등장 몇 분 안에 사그라진다. 한국의 한 대통령과 미국의 스무트 대통령(앵거스 맥페이든 분)과 감금당하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도 깨알 같은 개그 신을 선사하며 묻히지 않는 존재감도 빛난다. 이 세 명이 등장할 때마다 배우들의 뒤로 실제 인물들이 자꾸 떠오르는 것은, 그만큼 배우들의 모습에 현실과 견줄 만큼의 리얼리티가 살아 있기 때문은 아닐까. 특히 세 정상들이 납치된 뒤에도 이어지는 만담 장면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잠수함 속의 긴장감 속에서도 관객들의 웃음을 계속해서 유쾌하게 이끌어 낸다.   여기에 더해 세 주연 배우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드러낸 배우가 있다. 잠수함 전투의 북한 최고 전략가이자 북 핵잠수함 &lsquo;백두호&rsquo;의 부함장 장기석 역의 신정근이다. 다소 지루한 감이 있는 초반부 30여 분이 지나고 나면 스크린 속 세계는 이 인물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해저에서 벌어지는 제3차 세계대전의 전초전과도 같은 이 영화의 액션 신을 신정근이 견인하고 있다는 것은 결코 과언이 아니다. 극중 가장 인상적이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재차 관람을 하게 만드는 캐릭터를 단 한 명만 꼽자면 그에게 몰표가 가지 않을까.  <img alt="중반부부터 극중 태풍처럼 몰아치는 '잠수함 액션' 속, 북 핵잠수함 백두호의 부함장 장기석 역의 신정근의 존재감이 눈에 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723/1595496889839694.jpg"/> 영화는 세 명의 각국 정상과 북한 쿠데타의 핵심 박진우가 중심인물이긴 하지만, 장기석까지 합세하면서 각자의 지향점을 명확히 나누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냉전시대와 마찬가지로 2021년에도 여전히 강대국들 사이 &lsquo;새우 등&rsquo;이 될 수밖에 없는, 그럼에도 평화를 추구해야 하는 한국의 대통령과 국가의 정체성과 인민을 위한 기로에 선 북한의 젊은 국무위원장. 정치의 본질은 &lsquo;쇼 비즈니스&rsquo;라 여기며 남북한은 그 발판으로밖에 여기지 않는 사업가 출신의 미국 대통령과 북미 평화협정에 반대하고 혈맹 중국과의 동맹을 이어가기 위해 쿠데타를 일으킨 북한 호위총국장. 그리고 그 사이에서 진정으로 조국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군인까지 제각각이 지향하는 애국과 위국의 방향을 동시에 가리키면서도,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은 이야기를 채워내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연출에 대해 양우석 감독은 &ldquo;제 숙명처럼 최선을 다해 한국의 상황을 시뮬레이션 했다&rdquo;고 설명했다. 23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lsquo;강철비2: 정상회담&rsquo;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한 양 감독은 &ldquo;30년 전 냉전체제가 붕괴된 이후에도 한반도만 유일하게 냉전으로 남아있다&rdquo;라며 &ldquo;한반도가 갈 수 있는 길은 크게 네 가지라 생각한다. 전쟁, 협상을 통한 비핵화, 아니면 북한 체제의 붕괴 혹은 대한민국의 핵무장&rdquo;이라고 짚었다.  <img alt="23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강철비2: 정상회담'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양우석 감독은 영화에 대해 &quot;숙명처럼 만들었다&quot;고 평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723/1595496950536371.jpg"/> 그러면서 &ldquo;사실 &lsquo;강철비1&rsquo;과 &lsquo;강철비2&rsquo;를 보여드린 건 이 네 가지 길을 시뮬레이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 작품 모두 전쟁과 상호 핵무장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평화체제로 가야 한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rdquo;라며 &ldquo;9.11 사태 때 미국이 가장 후회했던 건 &#39;우리가 왜 그런 시뮬레이션을 해보지 않았던가&#39;라고 한다&quot;며 &quot;제 숙명처럼 최선을 다해 한국의 상황을 시뮬레이션했다. 어떤 정치적인 시각보단 그런 의미로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다&quot;고 당부했다. 한편 영화 &lsquo;강철비2: 정상회담&rsquo;은 남북미 정상회담 중 쿠데타로 세 국가의 수장들이 북한 핵잠수함에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양우석 감독이 스토리 작가로 참여한 웹툰 &lsquo;정상회담: 스틸레인3&rsquo;를 원작으로 한다. 자연스럽게 애국심을 불러일으키지만, 결코 넘치게 하진 않는다. 자꾸만 실존인물이 뒤에 겹쳐 보이는 한 대통령(정우성 분), 조 북한 국무위원장(유연석 분), 스무트 미 대통령(앵거스 맥페이든 분)에 더해 어디서 정말 북한 주민들을 모셔와 촬영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로 완벽한 캐릭터 면면에 주목. 132분, 15세 이상 관람가. 29일 개봉.]]></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배틀M] '반도' 베일 벗은 연상호 유니버스 완결판…액션은↑ 서사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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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Fri, 10 Jul 2020 18:52:57]]></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이야기의 무대와 함께 관객들의 시야도 넓어졌다. 그만큼 높아진 기대감까지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한국형 좀비 장르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던 &lsquo;부산행&rsquo;의 뒤를 이어 스크린 위 K-좀비 신드롬의 위엄을 다시 한 번 보여줄 수 있을까. 서울발 부산행 KTX에서 반도로 무대를 옮긴 영화 &lsquo;반도&rsquo;에겐 부담감이 실릴 수밖에 없어 보인다.   <img alt="사진=영화 '반도' 스틸컷"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710/1594372743804015.jpg"/> &lsquo;부산행&rsquo; 좀비 사태 이후 4년, 국가적 기능을 상실한 남한을 배경으로 하는 &lsquo;반도&rsquo;는 좀비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장단점을 그대로 안은 채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무법지대 속 다양한 인간군상의 생존 방식을 가감 없이 드러냄으로써 결말까지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고, 바로 그 스토리 속에서 발생하는 선과 악의 대비가 지루하리만치 뚜렷하다는 것은 치명적인 단점이다. 지옥 속에서 인간성을 잃어버린 미치광이 생존자들과 그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또 다른 생존자들의 갈등은 이 장르의 단골 소재인만큼, 어지간한 차별화를 두지 않으면 눈이 높아질대로 높아진 관객들을 만족시키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39;반도&#39;의 악역들에게는 눈길이 쏠린다. 자신의 그룹이 아닌 생존자들을 이른바 &lsquo;숨바꼭질&rsquo;이라는 데스매치 게임에 집어넣고 도박을 거는 631부대의 모습이나 그 부대의 표면적 또는 실질적 지휘를 맡고 있는 황 중사(김민재 분)와 서 대위(구교환 분)의 경우다. 두 가지 악을 다른 결로 표현해 내면서도 연상호 감독은 이들에게 어떤 배경도 주지 않은 채 이야기 속으로 집어놓고 또 꺼내드는 능수능란함을 보여준다. 극악무도한 악역에게 필요 이상으로 복잡한 서사를 안겨줌으로써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이 시대의 많은 제작자들이 배워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img alt="사진=영화 '반도' 스틸컷"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710/1594372874099115.jpg"/> 이처럼 악역들이 서사 없이도 존재감을 뽐내는 것과 비교해 주인공 정석(강동원 분) 일당의 빛은 다소 희미해 보인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앞서 &lsquo;부산행&rsquo;에서 일부 관객과 평론가 사이에서 비판을 받았던 신파적 요소를 &lsquo;반도&rsquo;에서는 더욱 뚜렷하게 부각시켜 도리어 주인공 측에 마련된 서사를 얄팍하게 받아들이도록 만든 탓이다. 후반부에 갑자기 튀어나왔던 &lsquo;부산행&rsquo;의 신파와 굳이 다른 점을 하나 찾자면, &lsquo;반도&rsquo;는 처음부터 끝까지 유튜브 중간광고처럼 이런 감성을 흩뿌려 놔 관객을 감정 과잉 상태로 끌어들인다는 것.감독으로서는 비판에 대한 정면 돌파일 수 있는 시도지만, 관객의 입장으로서는 변화나 발전이 아닌 고집으로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해외에서는 가족애 부분에 호응도가 높았던 만큼 해외 K 좀비 팬들을 겨냥했다면 성공적인 도박일 수도 있겠다. 만일 신파에 대해 걱정하는 관객들이 있다면 캐릭터의 면면이나 그 구성에 집중할 것을 추천하고 싶다. 폐허가 된 한국 땅에 남아있는 &lsquo;선한 생존자&rsquo; 무리 가운데 무려 3명을 여성 배우들이 맡은 것에도 눈길이 모이지만, 이들 가운데 2명은 10대와 더 어린 소녀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위기 상황에 몰린 정석을 신들린 레이싱 능력으로 구해내는 천재 드라이버 준이(이레 분)와, 언니가 곤경에 처하면 &ldquo;내가 또 나서야 하나&rdquo;라며 천연덕스럽게 받아치는 여동생 유진(이예원 분)은 지옥 같은 &lsquo;반도&rsquo;를 바라보며 잔뜩 곤두서 있는 관객들의 신경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윤활제 같은 역할을 한다.   <img alt="사진=영화 '반도' 스틸컷"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710/1594372838659932.jpg"/> 무리의 리더 격인 민정(이정현 분)이 이 &lsquo;두 딸들&rsquo;과 함께 만들어낸 한국판 매드맥스도 영화의 또 다른 볼거리다. 20여 분간 이어지는 폐허 속 카 체이싱 신은 단순히 좀비의 머리를 날릴 때보다 더 강렬한 아드레날린을 관객들에게 안겨주고 있다. 전작 &lsquo;부산행&rsquo;이 좁은 공간 속 끊임없이 몰아치는 좀비들의 공포에 중점을 뒀다면, &lsquo;반도&rsquo;는 넓은 공간에 힘 빠진 좀비들을 몰아넣어 좀비물로서의 공포감은 줄이되 결이 다른 액션으로 공백을 채워 넣은 셈이다. 이런 이유로 &lsquo;좀비물&rsquo;이라는 장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나 K 좀비로 풀어낸 신선한 매력은 전작에 비해 다소 가려진 점이 있다. 그러나 보호 받는 역할에 머물렀던 여성 또는 소녀 캐릭터에 대한 고정관념의 역전화나 막장으로 치닫는 세계 속 무너져가는 인간성에 대해 일말의 변명거리 조차 주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서사 구축은 클래식한 좀비물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겐 오히려 더욱 신선하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lsquo;보통사람&rsquo;에 충실한 서사를 보여준 주인공 정석 역시 장르물을 대표하는 또 다른 캐릭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완벽한 히어로가 아닌 &lsquo;시시한 인간&rsquo; 또는 보편적인 욕망만으로 움직이는 보통 사람에 불과하기에 이번에는 꽃잎도, 후광도, 사제복도 없다. 그러나 강동원만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은 굳이 따로 언급하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사실을 관객들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한편 영화 &lsquo;반도&rsquo;는 &lsquo;부산행&rsquo; 이후 국가적 능력을 상실한 남한을 배경으로 생존과 탈출을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폐허 속에 남겨진 돈을 찾아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반도로 돌아온 정석(강동원 분)과 그곳에서 들개처럼 살아남은 민정(이정현 분)의 가족, 그리고 들개 사냥꾼을 자처하며 좀비보다 더 위협적인 존재가 돼 버린 미쳐버린 자들까지. 오직 생존만을 위해 짓밟거나 짓밟히는 이들의 이야기가 연상호 감독이 만들어낸 &lsquo;K 좀비 아포칼립스&rsquo; 세계관에서 풀려 나간다. &lsquo;부산행&rsquo;과의 연결고리는 끊어졌지만, 단독 콘텐츠로서 풍성해진 즐길 거리에 주목. 115분, 15세 이상 관람가. 15일 개봉]]></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배틀M] '#살아있다' 좀비보다 더 무서운 '데이터 단절' 속 살아남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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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Mon, 15 Jun 2020 18:09:00]]></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옛날 어린이들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호환, 마마, 전쟁이었겠지만 오늘 날의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겐 &#39;데이터 단절&#39;만큼 무서운 게 있을까. 그 공포감을 극대화 시킨 작품이 오는 24일 개봉을 앞둔 &#39;#살아있다&#39;다. 바깥에 좀비가 창궐해도 심각한 패닉 상태에 빠지지 않았던 현대인에게 휴대전화 데이터와 와이파이가 끊기는 순간부터 피부로 느끼는 아포칼립스가 시작된다. 재난 영화라기엔 너무 담백하고, 좀비 아포칼립스로 보기엔 차별화를 둔 지점을 찾긴 어렵지만 현대인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39;특별한 K-좀비물&#39;로 분류해도 좋을 것 같다.   <img alt="영화 '#살아있다'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615/1592211826366904.jpg"/> 오는 24일 개봉을 앞둔 영화 &lsquo;#살아있다&rsquo;는 아파트 등 인구밀집지역으로 갑작스럽게 퍼진 원인불명의 바이러스로 인한 좀비 사태가 불거진 가운데, 아파트에 홀로 갇힌 &lsquo;준우&rsquo;(유아인 분)가 또 다른 생존자 &lsquo;유빈&rsquo;(박신혜 분)을 만나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여행으로 집을 비운 부모님을 배웅조차 하지 않고 늦잠 삼매경에 빠져 있던 준우의 즐거운 백수 생활은 갑작스럽게 아파트 전체에 울려 퍼진 비명과 함께 산산조각 난다. 정신을 차려 보니 자신의 아파트 주변에 누가 봐도 좀비 같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모님들은 전화도 받지 않고, 사람들의 연이은 통화 시도로 통신 데이터가 불통이 돼 음성메시지조차 전달이 되지 않는다. 영화나 게임으로 쉽게 접했을 이 같은 재난 사태를 두고 준우는 희한하게도 태평해 보인다. 언젠가는 신호가 닿겠지. 통신 시스템이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 늘 하던 게임을 켜고, TV에서 뉴스 속보를 보내주는 중간에 송출한 라면 광고를 보고 &lsquo;최후의 식량&rsquo;으로 아껴두던 컵라면을 먹어치우기도 한다. 흔해빠진 좀비 아포칼립스물의 생존자들이 그렇듯 초반부터 패닉에 빠지는 모습도 없다.   <img alt="영화 '#살아있다'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615/1592211891573287.jpg"/> 좀비들이 사람 살을 물어뜯는 세상 안에서 맥이 풀릴 정도로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준우를 보며 위화감을 느낄 관객들도 있을법하다. 그러나 영화는 준우가 이처럼 태평한 것에 대한 이유로 미디어의 역할을 보여주면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뉴스에서는 생존에는 전혀 도움도 되지 않는 수박 겉핥기식 분석이 이어지고 좀비 바이러스 속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lsquo;정신 다스리기&rsquo; 요가를 추천한다. TV만 보고 있자면, 요가를 통해 좀비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일도 있을 법 해 보인다. 간간히 스크린에 등장하는 너무나도 평온해 보이는 TV화면을 보다가 현실로 눈을 돌리면 부조리의 극치가 들어온다. 휴대전화 데이터와 와이파이에 대한 무한정 맹신도 준우의 우유부단함에 한 몫 한다. 공기만큼이나 주변에 당연하고도 막연하게 존재할 것이라 믿었기 때문에 데이터와 와이파이가 존재하는 한 준우의 아파트는 좀비로 들끓는 세상과는 유리된 것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그것들이 한순간에 사라짐과 동시에, 현대인으로 표현되는 준우의 패닉이 시작된다. 이제까지의 고립이 단순한 물리적 고립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완벽한 세상과의 단절이 된 셈이다.이처럼 데이터와 와이파이를 잃은 현대인이 생의 지푸라기를 놓아버리려는 사이 &lsquo;현대인이지만 현대인 같지 않은&rsquo; 또 다른 생존자 &lsquo;유빈&rsquo;이 등장한다. 자동화된 현대문물에만 익숙한 준우와 달리 유빈은 서바이벌에 특화된 생존자다. 취미 또는 직업으로 등반을 해온 것으로 추정되는 유빈은 집 안에 텐트 요새부터 부비트랩까지 살아남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생명이 경각에 달린 상황에 아버지의 양주를 몰래 따 마시고 물대신 맥주를 들이켜 관객들로 하여금 이마에 손을 짚게 한 준우와는 완벽한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준다.  <img alt="영화 '#살아있다'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615/1592211936919902.jpg"/> 특히 한 손에 손도끼, 다른 한 손에 로프를 들고 &lsquo;일기당천&rsquo;을 펼치는 유빈의 모습은 단순한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서바이벌과 탈출극으로 향하는 장르의 변화를 단 한 신으로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운동에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유명한 박신혜가 이제야 제 캐릭터를 찾았다는 평가가 나올 법도 하다. 어설프면서도 귀여운 면모로 또 한 번의 변신을 보여준 유아인의 준우와 생사의 갈림길에 서서도 만들어내는 티격태격 케미는 두 배우의 팬이라면 실망하지 않을 이 영화의 백미다.  &lsquo;#살아있다&rsquo;라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영화는 이처럼 서바이벌과 탈출극으로 이어지면서 관객들에게 &lsquo;생존&rsquo;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살아 있기에 살아가는 것이 아닌, 살기 위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lsquo;#살아있다&rsquo;에 담겨 있다. 다만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다소 세련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 질문을 위한 이야기를 만들다 보니 끼워 넣은 장치는 투박하고, 단순한 메시지만이 요철처럼 부각돼 장르의 재미를 반감시킨다는 단점이 더 크게 눈에 들어온다. 휴대전화 데이터와 와이파이가 모두 단절된 세상이라는 배경은 일견 새로워 보이지만 이야기를 전개해가는 중후반부에서는 그 새로움마저도 변색된다. &lsquo;부산행&rsquo; 배경 속 &lsquo;엑시트&rsquo;를 떠올리게 하는 스토리 속에 &lsquo;#살아있다&rsquo; 만의 특별하고, 그래서 더 돋보이는 차별점이 없다는 것은 이미 눈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관객들의 선택을 더욱 어렵게 할 수밖에 없다.  <img alt="유아인과 박신혜는 '#살아있다'로 첫 호흡을 맞췄다. 두 배우 모두 독특한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시도해 눈길을 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615/1592212011012943.jpg"/> 반면 배우들의 캐릭터 소화는 두 배우 모두 &ldquo;다시 봤다&rdquo;는 평을 듣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준우 역의 유아인은 고립 첫날부터 약 보름간 한 인간의 희로애락을 한 번에 보여주는 &lsquo;원맨쇼&rsquo;를 펼친다. 상대역 없이 약 20여 분 가량을 홀로 소화해 내는 그의 시간대별 감정 변화는 &lsquo;오버하지 않고도&rsquo; 연기할 수 있음을 입증해 내기에 충분해 보인다. 15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lsquo;#살아있다&rsquo;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한 유아인은 이에 대해 &ldquo;부담스러웠지만 굉장히 즐기면서 호흡을 조절하고, 밸런스를 잡고 루즈해지지 않게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배역이었다. 또 그런 걸 허용해주시는 현장이었다&rdquo;라며 &ldquo;많은 분들이 인식하는 유아인의 강렬한 느낌 외에 친숙하고 귀여운 옆집 청년 같은 느낌을 그려내기 위해 노력했다&rdquo;고 말했다. 생존을 위한 전사 캐릭터로 분한 박신혜는 &ldquo;지금까지 찍었던 장르와는 다르게 제가 근래에 촬영한 작품 중 가장 즐겁게 찍었다&rdquo;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ldquo;뭔가 많은 생각을 일으켜 머리를 복잡하게 하기 보다는 생존에 관한, 생명에 관한, 나의 삶에 대한 것이 후반부로 갈수록 전달이 되는 것 같다&rdquo;며 &ldquo;지금 힘든 시기에 있지만 저희 영화를 보시면서 비록 힘들고 지치지만 내가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하자, 그러다 보면 행복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rdquo;라고 전했다. 한편 &lsquo;#살아있다&rsquo;는 오는 6월 24일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98분.]]></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배틀M] '사라진 시간' 낯섦과 새로움의 경계 속 배우 조진웅의 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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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ue, 09 Jun 2020 17:52:00]]></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 ]]></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가짜인 것인지, 가짜를 연기하는 진짜인 것인지. 시작부터 끝까지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영화 &lsquo;사라진 시간&rsquo;은 마땅히 뚜렷한 답을 남기진 않는다. 단지 모든 장면마다 여지를 남길 뿐이다. 반전을 거듭하며 결말에서 오롯이 흑백을 가리는 기존의 상업 영화들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lsquo;사라진 시간&rsquo;이 취하는 스토리텔링 방식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꼬여있는 모든 이야기들의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재미와 당신의 상상이 송두리째 부정되는 반전 아닌 반전을 러닝타임 내내 경험하고 있자면, 오히려 이 결말은 낯설다기 보단 새로움에 더 가깝게 느껴질 것이다.  <img alt="영화 '사라진 시간'에서 배우 조진웅은 하루아침에 송두리째 사라진 '형사로서의 삶'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형구 역을 맡았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609/1591691086296956.jpg"/> 영화 &lsquo;사라진 시간&rsquo;은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발생한 외지인 교사 부부의 의문의 화재 사망 사고를 조사하던 형사 &lsquo;형구&rsquo;(조진웅 분)가 하루아침에 삶이 송두리째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집도, 가족도, 직업도 내가 알던 모든 것이 사라진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관객은 &lsquo;형구&rsquo;가 자신이 기억하는 삶을 되찾기 위해 펼치는 추적극을 따라가게 된다. 포스터의 조진웅을 떠올리며 영화를 마주했다간 초반 10여 분 가량을 당황하며 보내게 될 것이다. 분명히 조진웅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의 티켓을 발권한 것 같은데 초면인 분들이 나와 주거니 받거니 하며 연극의 한 판을 벌인다. 당황한 나머지 내가 뽑은 티켓이 &lsquo;사라진 시간&rsquo;의 것이 맞는지, 그럼 지금 스크린에 등장하는 이들은 누구인지 티켓과 스크린을 번갈아가며 확인하기에 지칠 무렵에 드디어 조진웅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의 등장으로 영화는 색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img alt="주연인 조진웅은 영화 시작 후 약 10여 분 가량 뒤부터 등장한다. 그의 등장으로 영화의 색과 분위기가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609/1591691165937414.jpg"/>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한 이곳의 주민들의 어투나 행동, 대사는 마치 극중극을 보는 것처럼 작위적으로 느껴진다. 비밀을 간직한 이들이 평정을 가장하기 위해 꾸민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오히려 이 배경 안에서는 그들이 정상이고 &lsquo;형구&rsquo;의 모습이 비정상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주변 인물들의 연극적인 대사와 행위가 이어지는 와중에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조진웅 특유의 적절한 코믹함과 애드립은, 역설적이게도 이 무대 속에서 &lsquo;형구&rsquo;가 결코 섞여들 수 없는 이방인이자 타인임을 더욱 명확하게 만들어준다. &lsquo;사라진 시간&rsquo;에서 형구는 두 가지의 모습으로 분한다. 하나는 숨진 교사 부부의 사건 수사를 맡은 형사로, 또 하나는 이 마을의 교사로서의 모습이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공범인양 감추고 있는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는 너무나도 미심쩍은 수법으로 술에 취하게 되고, 이 날을 기점으로 그의 삶이 송두리째 뒤바뀐다. 형사로서 살아왔던 최소 15년의 세월은 사라지고 나의 아내와 두 아들조차 온데간데없이 총각 교사로서의 새로운 삶이 주어진 것. 심지어 교사인 그가 살고 있다는 집은 앞서 숨진 교사 부부가 살던 집이다. 화재로 시꺼멓게 그을려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어야 할 집은 감쪽같이 원상 복구 돼 있고 그 집의 이야기를 기억하는 것도 오직 형구뿐이다.  <img alt="1988년 데뷔 후 33년 연기 인생을 걸어온 배우 정진영은 '사라진 시간'으로 감독에 데뷔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609/1591691228931377.jpg"/> 자신이 미친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이 거짓을 외치고 있는 것인지를 가려내는 것이 형구에게 마지막 남은 지푸라기다. 영화는 형구에게도, 형구의 발자취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 관객들에게도 몇 가지 힌트를 건네는 듯하면서도 막판에는 양쪽의 모든 예상을 뒤집어엎는다.결말에 이르면서도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또 어디서부터 미쳤거나 제정신이었는지를 영화는 결코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렇게 애매와 모호 사이를 넘나들다가 마지막엔 무 자르듯이 뎅겅하고 칼자루를 놔 버리는 게 &lsquo;정진영 감독&rsquo;의 스타일인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lsquo;정진영 감독&rsquo;이 가리키고자 했던 방향은 실제론 어땠을까. 9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lsquo;사라진 시간&rsquo;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한 정진영 감독은 작품에 대해 &ldquo;기존의 어법이나 규칙을 생각하지 않고 자유롭게 끌고 가고 싶었다&rdquo;라고 말했다.이어 &ldquo;사실 영화 연출을 다시 해보겠다 마음을 먹은 뒤 먼저 썼던 시나리오는 버렸다. 그 안에 나도 모르게 익숙한 관습들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rdquo;이라며 &ldquo;세상에 많은 이야기들과 훌륭한 감독들이 있기에 나만큼은 새롭고 이상한 것을 해야 그나마 내가 영화를 만드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rdquo;고 덧붙였다. 영화를 보며 &lsquo;낯설게&rsquo; 느낄 관객들에게는 &ldquo;눈치를 보지 않고 (영화를) 하고 싶었다. 내 영화는 그런 낯섦이 장점이자 강점이 될 수 있을 것&rdquo;이라고도 강조했다.그의 말대로 &lsquo;사라진 시간&rsquo;은 상업 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느낌표보다 물음표를 더 많이 나눠줄 작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거나 평행선을 달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지점부터는 무난하고 부드럽게 섞여 들어간다. 그리고 이 지점에는 조진웅이 솟대처럼 서 있다. 실험적인 측면이 다른 것보다 우선적으로 부각될 수 있을 작품에 영 익숙해지지 않을 관객들을 홀린 듯이 이끄는 것도 조진웅이라는 배우가 가진 힘 덕일 것이다.한편 &lsquo;사라진 시간&rsquo;은 화재 사망 사건의 수사를 위해 시골 마을에 온 형사 &lsquo;형구&rsquo;(조진웅 분)가 조사를 진행하던 어느 날 아침, 사건이 벌어진 교사 부부의 집에서 깨어나면서부터 집도, 가족도, 직업도 기억하는 모든 것이 송두리째 사라져 이를 되찾기 위한 추적에 나서는 미스터리 스릴러 무비다. 33년 연기 인생을 걸어온 배우 정진영의 첫 감독 데뷔작으로 먼저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더해 묵직하게 극을 이끌어가는 조진웅의 무게감을 다시 한 번, 소름끼칠만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기회. 105분, 15세 이상 관람가. 18일 개봉.김태원 기자 deja@ilyo.co.kr]]></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배틀M] '결백' 신혜선-배종옥, 두 여성이 추적한 진실의 끝을 목격하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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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04 Jun 2020 18:19:00]]></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 ]]></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ldquo;인간이 가지고 있는 관계의 울타리 안에서 가장 가까운 권력인 가족, 따뜻한 울타리가 돼야 할 가족 안에서 감춰진 진실을 추적해가는 이야기를 선보이려 했다.&rdquo;  <img alt="신혜선의 첫 스크린 주연작 '결백'은 '또 하나의 약속' '재심'에 이은 이노센스 3부작의 완결편이다. 사진=영화 '결백' 스틸컷"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604/1591261665006150.jpg"/> 앞서 제작진이 밝힌 제작의도처럼 이 영화는 단순히 유무죄의 판가름을 떠나 진실 그 자체를 좇고 있다. 어딘가에 감춰진 무결한 진실이라기보다는 벽돌집처럼 하나씩 쌓아가는 진실이 결백의 토대가 된다. 초장부터 뚜렷하게 비춰 보이는 악역의 존재 탓에 그의 몰락은 그다지 흥미롭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반전을 거듭하며 켜켜이 쌓이는 진실의 완성을 보고 있자면, 빤히 보이는 이 길을 따라 온 것이 시간낭비만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lsquo;결백&rsquo;은 유명 로펌의 에이스 변호사 &lsquo;정인&rsquo;(신혜선 분)이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발생한 농약 막걸리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치매에 걸린 엄마 &lsquo;화자&rsquo;(배종옥 분)가 지목된 사실을 알게 되면서 진범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진실 추적극을 그린다. 2009년 전남 순천에서 발생한 &lsquo;청산가리 막걸리 사건&rsquo;을 모티브로 했으며, 세부적으로는 2015년 경북 상주에서 발생한 &lsquo;농약 사이다 사건&rsquo;의 일부분이 차용된 것으로 보인다. 극중 정인은 가족에 대해 애증을 품고 살아온 인물로 그려진다. 정확히 구분하자면 아버지를 향해서는 처절한 &lsquo;증&rsquo;을, 어머니를 향해서는 &lsquo;애&rsquo;에 가까운 애증이 그의 마음 한구석에 깔려 있다. 그렇기에 몇 년을 연락조차 하지 않고 지냈던 어머니가 농약 막걸리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자 대형 사건을 마다하고 한달음에 그의 고향 충남 대천으로 내려오게 된다.   <img alt="사진=영화 '결백' 스틸컷"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604/1591261733579515.jpg"/> 이런 장르의 영화가 대부분 그렇듯이 정인의 고향 대천 역시 고향 사람들만이 단단히 뭉쳐 폐쇄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서울 물을 먹은 엘리트 변호사는 이곳에서 철저한 이방인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곳에서 나고 자라 뼈까지 묻게 된 아버지와 어머니를 향해서도 묘하게 악의에 찬 기류가 느껴진다.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를 불구속으로 풀려나게만 하려고 했던 정인의 계획이 &lsquo;진실 추적극&rsquo;으로 틀어지게 된 것은 이 기류를 느끼면서부터다. 이 시점부터 영화에는 약간의 액션과 스릴러가 가미된다. 입으로만 싸워 온 변호사가 난생 처음으로 두들겨 맞고 구르며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등 전형적인 액션 스릴러 무비의 추적 신으로 나아가는 셈이다. 이제까지의 비슷한 유형의 영화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맞고 차이며 구르는 당사자가 남성이 아닌 여성이라는 것. 신혜선과 배종옥이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스토리의 완급 조절은 &quot;여성의 추적극은 긴장감만 있고 무게감은 없을 것&quot;이란 편견을 산산조각낸다. 냉철하고 철두철미하지만 진실을 알게 되면서 혼란에 빠지는 딸 정인과, 혼자만 알고 있는 진실을 안고서 치매로 흐려진 눈으로 세상을 볼 수밖에 없는 엄마 화자.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이 증폭되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통곡을 유발할 수 있는 강제적인 장치가 크게 눈에 띄지 않는 것도 두 여성 배우가 단단히 붙잡고 있는 중심축 덕일 터다.   <img alt="사진=영화 '결백' 스틸컷"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604/1591261815835873.jpg"/> 특히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후반부 클라이맥스 속, 신혜선의 정인과 배종옥의 화자가 유리창에 비친 모습대로 서서히 얼굴이 겹치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놓쳐서는 안 될 신이다. 제작진은 &ldquo;기억을 잃고 자신도 알아보지 못하는 엄마에게 느낄 정인의 막막한 감정, 영문도 모른 채 체포된 화자의 고립감을 폐쇄된 공간을 통해 표현하려 힘썼다&rdquo;라며 &ldquo;인물에 집중한 빛의 조도, 유리창에 반사된 두 사람의 얼굴, 반사된 얼굴이 겹쳐지는 지점 등에서 관객들도 두 사람의 감정에 동화될 수 있도록 한 것&rdquo;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출연한 모든 영화 속에서 닻처럼 존재하는 허준호라는 배우 역시 이 영화에 완벽이라는 말을 더한다. 극중 &lsquo;만악의 근원&rsquo;인 대천시장 추인회 역을 맡은 그는 이미 극초반부터 악역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낸다. 그러나 그런 구현 방식이 결코 촌스럽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악역 그 이상의 악역을 보여준다. 사실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허준호는 주변을 모두 집어삼키는 배우다. 웬만한 반짝임으로는 도무지 뚫을 수 없는 블랙홀 같은 존재감을 보이는 그와 함께 스크린에 나선다는 것은 모험일 수도 있을 터다. 그러나 &lsquo;결백&rsquo; 속 신혜선은 허준호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 빛을 보여준다. 이 작품이 신혜선의 첫 스크린 주연작이라는 점을 알고 본다면 그의 연기에 절로 터져 나오는 감탄을 숨기기 어려울 것이다. 첫 주연작을 배종옥과 허준호, 두 국민배우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신혜선에게 행운이겠지만, 이 작품을 통해 신혜선이란 배우를 다시 한 번 볼 수 있다는 것은 관객들에게 행운일 터다.   <img alt="사진=영화 '결백' 스틸컷"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604/1591261843502462.jpg"/> 영화는 &lsquo;또 하나의 약속&rsquo;과 &lsquo;재심&rsquo;을 제작한 영화사 이디오플랜의 작품으로도 눈길을 끈 바 있다. 두 영화에서 이어지는 &lsquo;이노센스 3부작&rsquo;의 완결편인 &lsquo;결백&rsquo;의 결말을 두고 관객들의 반응이 양극으로 갈릴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결백은 무죄와 같은 말인가. 죄를 저지르는 것도 인간, 죄를 판단하는 것도 인간. 그렇다면 법 위의 인간과 법 아래의 진실은 어떻게 지상으로 끌어내리고 또 올릴 수 있을 것인지를 영화는 묻고 있다. 명답은 있어도 정답은 없을 질문이다. 한편 영화 &lsquo;결백&rsquo;은 오는 11일 개봉한다. 당초 3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두 차례 개봉이 연기됐다. 그럼에도 &lsquo;비밀의 숲&rsquo; &lsquo;황금빛 내 인생&rsquo; &lsquo;단 하나의 사랑&rsquo;에서 신뢰감 있는 연기력을 보여준 신혜선과 대한민국 대표 국민배우 배종옥, 허준호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연기파 배우들의 호흡으로 대중들의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description>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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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배틀M] '온다' 부터 '더 터닝'까지…"때 아닌 호러 영화 특수?"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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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Fri, 20 Mar 2020 15:20:00]]></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 ]]></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로 대형 블록버스터 외화나 국내 작품들이 상반기 개봉 일정을 미루면서, 이제까지는 크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특수 장르나 소규모 독립 영화들이 하나둘씩 극장가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때 아닌 호러 영화의 홍수에 영화 팬들의 눈길이 집중됐다. 3월 중순부터 4월까지 개봉이 예정된 외화의 대부분이 원작을 둔 호러 영화로, 이미 개봉 전부터 호러 마니아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작품들이다.  <img alt="나카시마 테츠야의 첫 공포 영화 '온다' 스틸컷. 사진=트리플픽쳐스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320/1584682464076398.jpg"/> 제22회 일본 호러소설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사와무라 이치의 작품 &lsquo;보기왕이 온다&rsquo;를 영화화한 &#39;온다&#39;는 오는 2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원작의 명성과 함께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신작으로도 영화 팬들의 큰 관심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만끽하던 한 남자가 자신을 부르는 미스터리한 &lsquo;그것&rsquo;을 쫓으면서 벌어지는 기묘한 사건을 그린 &lsquo;온다&rsquo;는 일상 속에 녹아든 비일상을 나카시마 테츠야의 방식으로 뚜렷하게, 그러면서도 거슬리지 않게 보여준다. 특히 사회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가정의 일상 속 &#39;오컬트&#39;라는 비일상이 숨어들고 또 교차되는 지점에서 &lsquo;곡성&rsquo;을 떠올리는 관객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lsquo;온다&rsquo;는 &lsquo;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rsquo; &lsquo;고백&rsquo; &lsquo;갈증&rsquo; 등 강렬한 색채와 아름답기에 더욱 잔혹한 미장센으로 무장한 나카시마 테츠야의 첫 공포작품이기도 하다. 다소 잔인할 수도 있지만 나카시마의 비주얼 스타일에 익숙한 관객들이라면 이 역시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img alt="미국도서관협회가 “너무 무서워서” 금지한 책이 원작인 영화 '스케어리 스토리' 스틸컷.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320/1584682564378392.jpg"/> 호러 판타지의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가 각본과 제작에 참여한 &lsquo;스케어리 스토리: 어둠의 속삭임&rsquo; 역시 호러 팬들을 단숨에 사로잡을 기대작으로 점쳐진다. 마을의 폐가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을 펼치자 벌어지는 끔찍한 판타지를 다룬 이 영화는 전미 700만 부 베스트셀러이자 미국 도서관 협회가 &ldquo;너무 무서워서&rdquo; 금지한 도서를 원작으로 삼고 있다.지난해 미국에서 개봉한 &lsquo;스케어리 스토리&rsquo;는 와치모조 선정 가장 무서운 영화 장면 1위, 인디와이어 선정 연간 최고의 공포영화 13, 로튼토마토 선정 연간 공포영화 기대작에 꼽히는 등 전미 호러 팬들 또한 만족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원작이 가진 압도적인 공포에 더해 기예르모 델 토로의 센스가 합쳐진 크리처들의 끊임없는 등장으로 &lsquo;스케어리 스토리&rsquo;는 예고편만으로도 국내 관객들을 압도하고 있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lsquo;커리어 사상 가장 끔찍하고 무서운 생명체&rsquo;라는 홍보 문구가 거창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그가 연출한 &lsquo;판의 미로&rsquo; &lsquo;셰이프 오브 워터&rsquo;는 물론, 제작에 참여했던 &lsquo;마마&rsquo; 속 소름끼치면서도 독창적인 크리처를 기억하는 관객들이라면 &lsquo;스케어리 스토리&rsquo;는 그들에게 결코 나쁜 선택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개봉 예정.  <img alt="명작 ‘나선의 회전’을 영화화한 '더 터닝' 스틸컷.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320/1584682664242108.jpg"/> 공포 영화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반전을 선사했던 니콜 키드먼 주연의 &lsquo;디 아더스&rsquo;. 이 작품의 모티브로 알려진 명작 &lsquo;나선의 회전&rsquo;을 영화화한 &lsquo;더 터닝&rsquo;은 호러 전문 제작진들의 대거 참여로 먼저 눈길을 끌었다. 2010년대 가장 성공한 호러 영화 프랜차이즈(?) &lsquo;컨저링&rsquo; 시리즈의 각본가 헤이스 형제와 &lsquo;그것&rsquo;의 제작진이 합세했다. 여기에 더해 앞서 &lsquo;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rsquo;로 완벽한 여전사의 모습을 보여줬던 맥켄지 데이비스가 출연해 또 한 번의 연기 변신을 보여줄 예정이다.또 &lsquo;그것&rsquo; &lsquo;기묘한 이야기&rsquo; 시리즈를 통해 &lsquo;호러 프린스&rsquo;로 거듭난 핀 울프하드와 &lsquo;플로리다 프로젝트&rsquo;의 천재 아역 브루클린 프린스가 각각 대저택의 마지막 주인 마일스와 플로라 역을 맡아 역대급 호러 앙상블을 선보인다. 앞선 선배 영화인 &lsquo;디 아더스&rsquo;가 &lsquo;나선의 회전&rsquo; 일부 내용을 차용한 반면, &lsquo;더 터닝&rsquo;은 원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스토리를 전개한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원작과 &lsquo;디 아더스&rsquo;, &lsquo;더 터닝&rsquo;을 모두 감상한 뒤 비교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것. 4월 2일 개봉이 예정돼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배틀M] '히트맨' 권상우-정준호 "코믹 연기 대부들의 귀환,  몸 사리지 않는 개그 투혼에 주목"]]></title>
            <link>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amp;entry_id=358991</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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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ue, 14 Jan 2020 18:11:48]]></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 ]]></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코믹 범죄 스릴러, 로맨틱 코미디, 액션, 그리고 다시 코믹 액션으로. 2018년부터 그야말로 소처럼 일한 배우 권상우의 코믹 액션 영화 &lsquo;히트맨&rsquo;이 베일을 벗었다. 전직 국정원 소속 &lsquo;전설의 암살 요원&rsquo;이 웹툰작가로의 인생 2막을 살려는데 주변이 도와주지 않는다는 다소 황당한 스토리로 시작하면서도, 어느 순간부터 정신없이 빠져들게 하는 흡인력이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얼굴 근육까지 포함해 온 몸을 불사르는 권상우의 개그 투혼이 있었다.  <img alt="영화 '히트맨'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114/1578991164135481.jpg"/> 개그와 액션을 하나의 장르로 묶으려 할 경우 어느 한 쪽은 상대적으로 모자라거나 넘쳐 균형을 잡기 쉽지 않다. 이런 영화를 껄끄러워하는 이들은 과장되고 작위적인 개그 연기에 거부감을 느끼고, 그렇다고 무게만 잡아대면 &lsquo;아저씨 원빈&rsquo;인 줄 아는 액션 연기에도 썩 호감을 보이지 않는다. 제작자로서는 이 균형에 가장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행히 이 영화는 도가 지나치다 싶은 지저분한 개그의 맥을 리듬감있게 끊어내고, 무게를 너무 잡아서 스크린이 내려앉겠다 싶은 진지한 액션도 관객들이 그 무게에 짓눌리지 않도록 센스 있게 조절한다. 연기의 냉온탕을 8배속으로 오가다 보니 극의 흐름이 산만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어느 한 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는 것이 이 영화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주연과 조연을 막론하고 모든 배우들이 몸 사리지 않고 원초적인 개그에 빠져드는 모습도 &lsquo;히트맨&rsquo;에서 주목할 만한 점이다. 이미 &lsquo;동갑내기 과외하기&rsquo; &lsquo;탐정 시리즈&rsquo; 등을 통해 자신만이 가진 개그 감각을 떨쳐 보였던 권상우는 물론이고, 3040세대에게 &lsquo;가문의 영광 시리즈&rsquo;로 대한민국 대표 코믹 배우로 자리매김했던 정준호의 코미디 귀환은 그야말로 &ldquo;형님이 돌아왔다&rdquo;다.   <img alt="영화 '히트맨'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114/1578991317217207.jpg"/> 권상우가 맡은 전설의 암살 요원 &lsquo;준&rsquo;을 키워낸 국정원 악마교관 &lsquo;덕규&rsquo;로 분한 정준호는 극중에서 권상우와 살짝 추접스러운(?) 브로맨스로도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준에게 따라 붙은 국정원 요원들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한 무한 유턴 신에서 두 중년 남성의 실없는 주거니 받거니는 대사만 들어도 관객들의 폭소 세포를 자극한다. 정말 원초적인 개그까지도 몸 사리지 않고 해내는 두 명의 합을 보고 있자면 이 영화에 굳이 진지한 접근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 신을 즐기기만도 벅차니까.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lsquo;히트맨&rsquo;의 기자간담회에서 권상우는 정준호와의 첫 호흡에 대해 &ldquo;선배님이 제게 위안이 되고, 버팀목이 되는 느낌이 있어서 마음이 편했다&rdquo;라며 &ldquo;선배님 또한 극 후반으로 갈수록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해주시니까 저희가 더 신이 나고 더 내려놓고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차 안에서 신들을 찍을 때 &lsquo;우리 영화 재밌게 잘 나오겠다&rsquo;라고 생각했다&rdquo;고 말했다.그의 말대로, 권상우의 혼신을 불태운 코믹 연기는 정준호와 함께 있을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양 쪽 다 중후하고 근엄한 중견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욕과 액션과 침샘이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하는 연기로 그야말로 코믹 액션 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img alt="영화 '히트맨'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114/1578991368830788.jpg"/> 정준호는 2012년 &lsquo;가문의 귀환&rsquo; 이후 8년 만에 코미디 영화를 다시 선택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정준호는 &ldquo;세월이 빠르게 지나면서 코미디와 현실의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다. 나도 좀 발전한, 좀 더 깊이있고 재미있는 캐릭터로 코미디를 해야겠다 라고 생각하던 찰나 이 작품을 만났다&rdquo;라며 &ldquo;코미디는 현장에서 상대 배우와 호흡이 중요한데 (저희가) 상당히 잘 맞아서 영화를 찍는 내내 스태프 반응이 괜찮았다. 노력만큼 관객들의 좋은 평가를 바란다&rdquo;고 말했다.권상우와의 첫 호흡에 대해서도 &ldquo;촬영장에 가면 말은 없어도 동향이다 보니 통하는 게 많다. 서로가 눈빛과 행동을 보면 &lsquo;잘 하고 있구나&rsquo;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선배를 잘 배려해주고 현실의 여러 상황을 잘 이해하고 이끌어줬다&rdquo;라며 &ldquo;후배에게 민폐가 아닐까, 요즘 시대에 맞는 코미디가 나올까 고민했는데 후배들이 너무 잘 받쳐줘서 잘 연기했던 것 같다&rdquo;고 자신을 보였다.  <img alt="영화 '히트맨'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0/0114/1578991406432200.jpg"/> &lsquo;히트맨&rsquo;은 최원석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그는 &lsquo;히트맨&rsquo;의 탄생 비화에 대해 &ldquo;코미디 영화를 사랑해 정말 재미있는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꿈을 좇는 이야기도 담아내고 싶었다&rdquo;라며 &ldquo;꿈을 좇는 것은 말은 멋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지 않나. 하지만 그것을 희망적으로 그리고 싶었다&rdquo;고 설명했다. 최 감독에 따르면 이 영화는 애초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권상우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그는 &ldquo;코미디와 화려한 액션이 다 되는 배우는 권상우 선배님이 최고&rdquo;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한편 영화 &lsquo;히트맨&rsquo;은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국정원을 탈출한 비밀 프로젝트 방패연 출신 전설의 암살요원 &lsquo;준&rsquo;(권상우 분)이 늘 역대급 별점테러와 악플을 받는 신세에 좌절하다, 술김에 국정원 시절 1급 기밀인 자신의 이야기를 웹툰으로 그리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았다.새 웹툰은 하루아침에 초대박이 나지만 국정원 악마교관 &lsquo;덕규&rsquo;(정준호 분), 냉혈보스 &lsquo;형도&rsquo;(허성태 분), 방패연 후배 &#39;철&#39;(이이경 분)과 테러리스트들의 더블 타깃이 된 준은 아내 &#39;미나&#39;(황우슬혜 분)와 딸 &#39;가영&#39;(이지원 분)을 지키기 위해 &lsquo;전설의 암살 요원&rsquo;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분명히 총과 칼, 피와 살점까지 튀기고 있는데 도무지 진지해질 수 없는 코믹 액션의 진수를 보고 싶다면, &ldquo;형이 왜 여기서 나와?&rdquo; 라는 대사를 꼭 한 번 해보고 싶다면 심심한 설 연휴를 위한 좋은 선택이 될 것. 110분, 15세 관람가. 22일 개봉.김태원 기자 deja@ilyo.co.kr]]></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배틀M] '해치지 않아' 이런 동물들만 있다면 "해쳐도 괜찮아"]]></title>
            <link>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amp;entry_id=357509</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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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Mon, 30 Dec 2019 18:28:39]]></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 ]]></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어차피 영화에 출연하는 동물의 대다수는 컴퓨터 그래픽이거나 정교하게 만든 애니매트로닉스다. 그렇기에 관객들은 코카콜라를 마시는 북극곰이나 뮤지컬을 하는 고양이를 봐도 심드렁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런 식상함을 역으로 뒤집다 못해 아예 1980년대로 돌아간 영화가 있다. 인간도 CG를 써서 만드는 영화들의 홍수 속에서 과감하게 동물 탈을 뒤집어 쓰고 천연덕스럽게 동물을 연기하는, 관객들은 물론 극중 등장인물들마저 가짜라고 못을 박아둔 채 시작하는 영화 &lsquo;해치지 않아&rsquo;다.   <img alt="영화 '해치지 않아' 스틸컷.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230/1577696491782734.jpg"/> 인간들이 동물 탈을 쓰고 동물인 척 연기한다는 기발한 설정의 웹툰 &lsquo;해치지 않아(작가 HUN)&rsquo;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ldquo;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여야 한다&rdquo;는 동물 영화의 제1원칙을 초반부터 박살낸다. 누가 봐도 털옷을 입은 사람 티가 그대로 나는 등장인물들에게 속는 것은 극중 동물원 손님들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lsquo;해치지 않아&rsquo;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이 두 발로 걷는 동물들이 만들어내는 개그의 조화 덕이다. 대사도, 화면전환도 완벽한 애정 신 속에 정작 등장인물들은 고릴라와 나무늘보라든지. 코카콜라를 실제로 벌컥벌컥 마시는 북극곰이 일약 SNS 인기 스타가 돼 동물원을 살리는 일등 공신이 된다든지. 어렸을 적 한 번쯤 상상은 해봤어도 실행에 옮기진 못했던 일들이 &lsquo;해치지 않아&rsquo; 속에서 펼쳐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굳이 &ldquo;저런 일이 어떻게 가능해&rdquo;라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 분위기를 망칠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어차피 극중 등장인물들도 반신반의하면서 연기하고 있으니까. 그러면서도 심지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북극곰 역할의 안재홍과 기린 역할의 박영규, 사자 역할의 강소라와 고릴라 역할의 김성오도 그렇지만 이 가운데 만일 내년 연말 시상식에서 최고의 동물 연기자상이 만들어진다면 나무늘보의 전여빈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분장 상태가 완벽한 것을 떠나서 나무에 매달린 상태로 가만히 있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실제로 어딘가에서 나무늘보를 공수해 배우와 바꿔치기를 한 게 아닌지 쓸 데 없는 의심이 들 정도다.   <img alt="영화 '해치지 않아' 스틸컷"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230/1577696596152030.jpg"/> 제작진 측에 따르면 이들의 완벽한 동물 연기를 위해 포기해야 한 것은 인간의 존엄성뿐이 아니라고 한다. 무게만 약 10kg에 달하는 동물 탈을 쓴 채로 땀을 뻘뻘 흘리며 제대로 확보가 되지 않는 시야 속에서 &lsquo;노 룩(No Look)&rsquo; 연기에 적응해야 했다는 게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다.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lsquo;해치지 않아&rsquo;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한 배우들은 &lsquo;동물 역할&rsquo;의 고된 점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털어놓기도 했다. 초반의 북극곰과 기린 역할을 맡은 박영규는 &ldquo;나이도 먹고 힘도 아무래도 없다 보니 실제로 힘들었다. 후반부에 물어 뜯고 싸우는 신을 내가 했으면 큰일 날 뻔 했다&rdquo;며 혀를 내둘렀다. 인간으로서는 사육사 건욱을, 동물로서는 고릴라를 맡아 &lsquo;혹성탈출&rsquo; 급의 연기를 선보인 김성오는 &ldquo;탈을 쓰면 앞을 못 본다. 고개를 조금 숙여야 고릴라가 정면을 보게 된다&rdquo;며 &ldquo;이 각도를 익히는 데 중점을 뒀다&rdquo;라며 연기의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다. 그의 상대역이자 막내 사육사 겸 &lsquo;카톡&rsquo; 하는 나무늘보 전여빈은 &ldquo;나무늘보 발톱이 굉장히 길어서 자유롭게 행동하기가 꽤 어려웠다&rdquo;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img alt="영화 '해치지 않아' 스틸컷"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230/1577696704038230.jpg"/> 동물 역할 가운데 유일하게 정면만을 바라보며 미동조차 않는 사자를 맡았던 수의사 소원 역의 강소라는 이중에서 가장 티가 많이 나는 역할이었다고. 이족 보행이 가능한 다른 동물들과 달리 사족 보행을 해야 하는 사자를 맡아 갈기로 최대한 몸을 가린 자세로 엎드려 있어야 했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강소라는 &ldquo;사자는 몸을 일으키면 티가 나서 은폐, 엄폐해야 하는 캐릭터였다. 사람으로서 동물 탈을 쓰는 걸 불편해 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싶었다&rdquo;라고 설명했다. 반면 극중 초짜 변호사 겸 신임 동물원 원장 강태수 겸 코카콜라 마시는 북극곰 역할을 완벽히 해낸 안재홍은 다른 배우들과 다르게 신나는 소감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ldquo;북극곰 슈트가 가진 무게감을 최대한 몸에 익혀서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보이길 바랐다&rdquo;라며 &ldquo;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동물의 슈트를 입게 돼 즐겁고 신났다. 덧붙이자면 한겨울에 촬영해서 더 좋았다&rdquo;며 너스레를 떨었다. &lsquo;짠내 전문 배우&rsquo; 안재홍의 출연 덕일 수도 있을까. 인간들이 동물 흉내를 내고, 다른 인간들이 속아 넘어간다는 뻔한 스토리를 단순히 코미디에만 집중하지 않은 것은 &lsquo;해치지 않아&rsquo;의 특별한 점이다. 후반부에 이르러 이야기가 다소 급하게 전개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영화는 관객들을 향해서 묵직한 메시지를 하나 던진다. 극중에서 태수가 소원에게 퍼붓는 일갈에서도 영화를 다 보고 나서 한 번쯤 생각하게 하는 주제를 건질 수 있다. 동물원 속에 갇힌 동물들의 행복의 잣대를 누가 결정하고 누구의 손에 쥐어줄 수 있느냐의 문제는 동물원이 유지되는 한 계속 이어지는 숙제로 남을 것이다. 그나마 영화를 보며 안도할 수 있는 건 이 영화를 위해서는 희생되는 동물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극중 수의사 소원과 어릴 적부터 깊은 관계를 맺어온 북극곰이자 이 동물원에서 거의 유일한 진짜 동물 &lsquo;까만코&rsquo; 역시 CG 기술로 만들어졌다. 코미디 장르를 표방하는 이 영화의 플롯 속에서는 &lsquo;까만코&rsquo;와 소원의 서사가 다소 튀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감독이 던지고자 한 영화 속 화두가 바로 이 &lsquo;까만코&rsquo; 안에 있다고 했다.   <img alt="영화 '해치지 않아' 스틸컷"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230/1577696773815242.jpg"/> 손재곤 감독은 &ldquo;지금 인간들과 살아가는 야생동물에 대해 제 입장을 다루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서브플롯을 위해 북극곰을 CG로 만들었다. 다들 열심히 했는데 잘 전달이 됐으면 한다&rdquo;고 설명했다. 본의 아니게 2020년 다른 &lsquo;동물 영화&rsquo;들과 맞붙게 된 데에 대해서는 &ldquo;예전에는 헐리우드에서 아이와 동물이 나오는 영화는 가능한 피하라고 했다. 통제가 쉽지 않기 때문이지만 최근에는 VFX 기술이 발달해서 컴퓨터로 동물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 앞으로는 더 많이 나올 것 같다&rdquo;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ldquo;다만 동물원 직원들이 슈트를 입고 분장해서 관람객을 맞이하는 설정은 전 세계 영화들 중 제가 아는 한에서는 본 적이 없다. 소재가 주는 신선함이나 개성은 저희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닐까 싶다&rdquo;고 자부했다.한편 &lsquo;해치지 않아&rsquo;는 생계형 수습 변호사 태수(안재홍 분)가 &lsquo;동물 없는 동물원&rsquo; 동산파크를 살리기 위해 직원들에게 동물 위장근무를 하자는 기상천외한 제안을 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렸다. 동산파크의 마스코트 북극곰 &lsquo;까만코&rsquo;를 살리기 위해 사자 역에 동참한 수의사 소원(강소라 분), 동물원을 말아먹은 전 원장이자 모가지만 남은 기린 역의 서 원장(박영규 분), 험악한 인상에 그렇지 못한 일편단심 순정을 지닌 순정마초 고릴라 겸 고참 사육사 건욱(김성오 분), 남친 바라기 사육사 겸 나무늘보 그 자체 해경(전여빈 분)이 완벽한 인간과 동물 1인 2역을 맡아 관객들을 터뜨린다. 웃음이든 울음이든. 신스틸러 JH로펌 황 대표(박혁권 분)와 예민보스 CEO 민 상무(한예리 분)의 진지해서 더 웃긴 깨알 연기도 놓쳐서는 안 될 포인트. 117분, 12세 이상 관람가. 15일 개봉.김태원 기자 deja@ilyo.co.kr]]></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배틀M] '캣츠' 남들이 안 하는 것에는 언제나 그만한 이유가 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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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Mon, 23 Dec 2019 18:22:35]]></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 ]]></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명예훼손과 모욕죄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미국 비평가들의 신랄한 비판을 보고 이 영화를 관람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욱 뜨거워진 관객들이 있을지 모른다. 그 관객들은 결코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기대치를 어디에 거느냐에 따라 마음가짐은 달라질 수 있을 테니까.  <img alt="영화 '캣츠' 스틸컷. 사진=유니버설 픽처스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223/1577080940921397.jpg"/> 단언컨대 이 뮤지컬은 스크린으로, 그것도 실사 영화로 옮겨져선 안 될 작품이었다. 1년에 단 하루,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고양이를 선택하는 운명의 밤에 모든 &lsquo;젤리클 고양이&rsquo;들이 모여 자신을 뽐내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해프닝들이 극의 전부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원작조차 뚜렷한 스토리랄 것도 없이 각 고양이들의 자기소개와 군무가 이어질뿐이다. 그런 판에 어떻게 해서든 서사를 부여하려다 보니 영화는 결국 마지막까지 제대로 갈피를 잡지 못한다.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걸 영화 &lsquo;캣츠&rsquo;가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뭐가 돼도 이 영화를 만들고야 말겠다는 제작진의 뚝심은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서 더욱 빛을 발한다. 대중들의 거센 비판을 듣고 거액을 들여 모든 CG를 고쳐낸 &lsquo;수퍼 소닉(소닉 더 헤지혹)&rsquo;이라는 전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lsquo;캣츠&rsquo;의 특수 분장과 CG는 영화의 초기 설정을 그대로 유지한 채 국내 관객들을 마주할 준비를 갖췄다. 인간의 이목구비에 대충 수염과 귀만 붙여 놓은 뒤 관객들에게 계속해서 &ldquo;이들은 고양이입니다&rdquo;라고 주입시키는 식이다. 속아주려다가도 괘씸해서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   <img alt="영화 '캣츠' 스틸컷. 사진=유니버설 픽처스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223/1577081010898831.jpg"/> 배우들이 고양이 배역에 더욱 가까워 보이기 위해 화장을 스스로 하고, 털이 붙은 가발로 완벽하게 두상을 가리는 뮤지컬에 비하면 분장을 위한 설정 자체를 게으르게 짠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이와 관련해 23일 내한한 톰 후퍼 감독은 &ldquo;고양이 캐릭터의 외모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우리는 우리가 선보인 고양이의 외모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rdquo;며 &ldquo;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놀랄 수도 있지만 즐겁고, 마법과 같은 여정에 함께 즐겨주셨으면 한다&rdquo;고 말했다.그의 말대로라면 유감스럽게도 제작진 중 아무도 이 시도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지 않았던 모양이다. 새로운 시도라는 것에만 너무 매몰돼 정작 중요한 지점을 놓치고 만 것은 아닐까. 받아들이는 관객들의 한계치 말이다.   <img alt="영화 '캣츠' 스틸컷. 사진=유니버설 픽처스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223/1577081042763822.jpg"/> 사실 스토리만 좋다면 사람 얼굴이 달린 고양이나 쥐, 바퀴벌레가 나온다 한들 무슨 상관이 있을까. 오히려 그런 부분이 컬트적인 인기를 끌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이 영화가 스토리적으로도 좋지 않은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스토리의 주요 지점을 담당하는 캐릭터들의 성격은 그들의 얼굴보다 인상적이지 못하다. 별다른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리더 고양이 멍커스트랩부터 시작해 빅토리아와 합쳐져 버린 드미터와 제마이마, 완전히 성격이 달라진 봄발루리나는 그나마 최소한 새로운 영화적 해석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시각으로 본다 하더라도, 악당 고양이 맥캐버티(이드리스 엘바 분)의 재해석만큼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심지어 원작에서 맥캐버티의 강력함과 두려움을 보여주는 중요한 시퀀스도 이 영화에선 삭제되거나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이렇다보니 작중에서는 인간들마저 두려워할 정도인 희대의 악당 고양이가, 스크린 속에서는 단순한 &lsquo;못된 고양이&rsquo;로만 표현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img alt="영화 '캣츠' 스틸컷. 사진=유니버설 픽처스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223/1577081131701149.jpg"/> 반면 영화적 새로운 시도 가운데, 어느 한 마리가 주인공을 맡지 않는 뮤지컬과 달리 흰 고양이 빅토리아(프란체스카 헤이워드 분)에게 극의 중심을 이끌게 한 것은 눈 여겨 볼만한 부분이다. 인간에게 버림받고 처음으로 젤리클 고양이들의 세계에 들어가게 된 청소년 고양이 빅토리아를 따라 현실 속 관객들도 고양이들의 시선에 맞춰 그들의 세상을 보게 된다. 특히 빅토리아가 무리로부터 배척받는 늙은 고양이 그리자벨라(제니퍼 허드슨 분)를 이해하고, 그를 위해 부르는 영화판 새로운 넘버 &lsquo;뷰티풀 고스트&rsquo;가 &lsquo;메모리&rsquo;와 어우러지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몇 안 되는 인상적인 신 가운데 하나다. &lsquo;뷰티풀 고스트&rsquo;는 뮤지컬 &lsquo;캣츠&rsquo;의 제작자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작곡하고, 극중 봄발루리나 역을 맡은 테일러 스위프트가 가사를 붙인 곡으로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러닝타임을 위해 몇몇 노래가 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lsquo;젤리클 고양이를 위한 젤리클 노래&rsquo;는 눈이 부실 정도로 화려하게 한 판을 펼치고, &lsquo;캣츠&rsquo;의 테마 그 자체인 &lsquo;메모리&rsquo;는 그 얼굴의 고양이들이 불러도 감동적이다. 노래와 노래로 이어지는 고양이들의 감정선을 따라가기 벅찬 관객들이라도 이 두 곡이 들릴 때 만큼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거나 리듬에 맞춰 박수를 치게 될 것이다. 스크린 위에 펼쳐지는 뮤지컬적인 여러 가지 시도도 연말 분위기에 맞게 반짝거린다. 고양이들의 클로즈업만 피하면, 눈과 귀는 쉴새 없이 즐겁다. 109분, 12세 이상 관람가. 24일 개봉.김태원 기자 deja@ilyo.co.kr]]></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배틀M] "박정민·마동석의 코미디, 제대로 '시동' 걸렸다"…연말 장식할 코미디의 귀환 '시동']]></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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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ue, 10 Dec 2019 17:48:00]]></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 ]]></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스토리 속 주연부터 조연까지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수작이다. 2019년 코미디 영화의 시작을 &lsquo;극한직업&rsquo;이 열었다면, 연말은 &lsquo;시동&rsquo;이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의 관객들이 다소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상투적인 표현과 &ldquo;또 조폭 미화냐&rdquo;는 비판만 피한다면 이 영화는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가볍게 즐기며 연말을 맞기에 충분하다.   <img alt="영화 '시동' 스틸컷. 사진=NEW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210/1575966702881960.jpg"/> 분명 주연인 박정민도 샛노란 단무지 머리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데, 정작 다 보고 나면 기억에 남는 건 마동석의 단발머리밖에 없는 영화 &lsquo;시동&rsquo;은 코미디 영화이면서도 관객들에게 생각해 볼만한 화두를 하나 던진다. 누구나 인생에서 한 번쯤 방황할 수 있는 것이고, 아직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했다면 그것은 단지 &lsquo;시동&rsquo;이 걸리지 않았을 뿐이라는 것. 어딘가에 반드시 당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을 것이며, 그것이 무엇이든지 이제까지의 방황은 그곳을 찾기 위한 워밍업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조금산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lsquo;시동&rsquo;은 학교도 싫고 엄마의 잔소리는 더 싫은 중졸 반항아 택일(박정민 분)이 무작정 가출해 우연히 들른 장풍반점에서 남다른 포스의 주방장 거석이 형(마동석 분)을 만나게 되면서 &lsquo;진짜 세상&rsquo;을 맛보는 유쾌한 이야기를 그린다. 개봉 전부터 &ldquo;마동석이 단발머리로 나온다&rdquo;는 입소문 아닌 입소문으로 관객들의 궁금증을 유발했던 터다. 그 궁금증이 허무하지 않게, 단발 마동석은 이제까지의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서 고를 수 있는 또 다른 완벽한 맛으로 자리 잡는다.   <img alt="영화 '시동' 스틸컷. 사진=NEW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210/1575966733030016.jpg"/> 단발머리에 핑크색 트레이닝 복, 깜찍한 헤어밴드에 트와이스 춤까지 춘다니. 네 가지 가운데 하나만 하고 있어도 보는 입장에서는 올라가는 입 꼬리를 멈출 수 없는 판에, 홈쇼핑 바지도 아니고 4종 세트로 스크린 앞에 선 그를 보고 터지지 않을 관객이 있을까. 이처럼 시각에 엄청난 파괴력을 선사하는 마동석의 &lsquo;거석이 형&rsquo;은 대사마저도 어디 하나 빼놓을 곳이 없다. 시각 파괴를 간신히 피한 관객이라도 그의 대사에서 터지는 웃음을 참을 수 없을 것이다. 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거석이 형에게서 그동안 그가 맡아왔던 뻔한 &lsquo;마동석 캐릭터&rsquo;로 판단할 만한 장치들이 튀어나와 관객들을 실망케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섣부른 판단은 결말에서 다시 주워 담게 될 것이다. &ldquo;마동석 님이 다 해 주실 거야&rdquo;로 귀결됐던 모든 마동석 영화와 달리 &lsquo;시동&rsquo;은 영화의 시작과 끝을 모두 택일(박정민)에게 쥐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앞선 &lsquo;사바하&rsquo;나 &lsquo;타짜: 원 아이드 잭&rsquo;에서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역할로 2019년 스크린을 장악했던 박정민은 &lsquo;시동&rsquo;에서 다시 친근한 이웃으로 돌아왔다. 30대에 만 18세 중졸을 연기함에도 이상하리만치 위화감이 없는 그는 이 영화에서 코미디부터 액션, 신파에 이르기까지 가장 넓은 스펙트럼으로 관객을 웃기고 울린다. 이른바 &lsquo;생활 밀착형 연기&rsquo;로 이런 류의 배역을 맡을 때마다 캐릭터와 물아일체가 되던 박정민이다. 이번 &lsquo;시동&rsquo;에서도 박정민이라는 배우를 믿고 보는 관객들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는다.  <img alt="영화 '시동' 스틸컷. 사진=NEW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210/1575966817636671.jpg"/> 물론 &lsquo;방황하는 청춘&rsquo;이라고 하면 당연히 따라 붙을 수밖에 없는 양아치적인 순간도 있다. 택일과 상필(정해인 분)의 대사 절반 이상이 욕설로 채워져 있는 부분이나, 택일이 엄마 정혜(염정아 분)에게 대하는 철없는 태도가 스크린에 비춰질 때마다 이제까지 이어졌던 객석의 웃음이 멈추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택일에게서 민감할 정도의 불쾌감을 느낄 수 없는 것은 &lsquo;본체&rsquo;인 박정민의 계획된 연기 덕으로 보인다. 10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lsquo;시동&rsquo;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한 박정민은 &ldquo;방황하는 청소년이라고 하면 어쩔 수 없이 떠오르는 불편한 이미지를 최대한 배제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줘야 &lsquo;시동&rsquo;과 맞닿는다고 생각했다&rdquo;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택일은 어딘지 모르게 한 대 쥐어박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은 양면의 감정을 갖게 만든다. 택일의 엄마 역을 맡은 염정아와 박정민의 합도 이 같은 모순된 감정에 힘을 실어준다. 염정아라는 배우를 생각하면 주인공의 엄마라는 이름표는 다소 가벼울 수 있다. 그러나 영화 속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바로 염정아였기에 단순히 속 터지는 아들을 둔 엄마가 아닌 그 이상의 인간상을 연기해 냈다는 생각이 든다.   <img alt="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시동' 제작보고회에 배우 박정민, 정해인, 염정아가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210/1575966875264139.jpg"/> 또 다른 방황하는 청춘으로 등장한 택일의 친구 상필 역의 정해인 역시 &lsquo;시동&rsquo;을 통해 새로운 면모를 뽐냈다. 이제까지 다정하고 달달했던 연하남의 정석을 벗고, 현실과 상상의 괴리에 후회하고 두려워하는 청년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해 낸다. 로맨스로만 그를 접했던 관객들에겐 가히 정해인의 새 발견이다. &lsquo;시동&rsquo;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신예 배우의 활약이다. 커터 칼처럼 날카로우면서도 언제든 날을 집어넣을 준비가 돼있는 가출소녀 &lsquo;경주&rsquo; 역의 최성은은 &lsquo;시동&rsquo;이 그의 데뷔작이다. 택일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 강렬한 헤어스타일과 살아있는 눈빛, 거석이 형에 비견될 만한 강렬한 포스의 경주는 영화의 요소요소에서 빛나는 존재감을 보여준다. 이처럼 &lsquo;시동&rsquo;은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다루면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이야기를 강조한다. 최정열 감독은 &ldquo;&lsquo;시동&rsquo;에는 여러 캐릭터가 나온다. 캐릭터를 통해 감히 (관객들에게) &lsquo;어울리는 일을 찾아야 해&rsquo; 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lsquo;그것이 무엇이든 괜찮다&rsquo;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rdquo;라고 설명했다. 하고 싶은 일을 찾는다면, 그때 가서 꺼진 &lsquo;시동&rsquo;을 다시 켜도 괜찮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한편 영화 &lsquo;시동&rsquo;은 정체불명 단발머리 주방장 &lsquo;거석이 형(마동석 분)&rsquo;을 만난 어설픈 반항아 택일(박정민 분)과 무작정 사회로 뛰어든 의욕충만 반항아 상필(정해인 분)이 진짜 세상을 맛보는 유쾌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무턱대고 폭소하다가 후반부에 치고 들어오는 코 끝 찡한 감동을 위해, 그리고 흐르는 침을 위해 티슈도 한두 장 준비해 가자. 18일 개봉.김태원 기자 deja@ilyo.co.kr]]></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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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배틀M] "바다 위의 컨저링" 게리 올드먼이 선택한 호러 스릴러 '매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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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Fri, 06 Dec 2019 17:20:38]]></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 ]]></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한정된 공간과 악령은 &lsquo;샤이닝&rsquo;이 이미 터를 갈고 닦다 못해 불도저로 밀어 버렸고, 악령 들린 배라는 아이템으로 접근하기엔 &lsquo;고스트 쉽&rsquo;이 깃발을 꽂은 지 오래 됐으니 제작진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터다. 그나마 &lsquo;게리 올드먼&rsquo;이라는 치트키가 망망대해로 흘러가는 영화의 중심을 잡긴 했지만, 그정도에서 그친다. 가진 역량을 다 드러내지 못하고 이야기와 함께 침몰하는 느낌이다.   <img alt="영화 '매리' 스틸컷. 사진=유로픽처스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206/1575619893142621.jpg"/> 게리 올드먼의 2019년 첫 영화이자 마지막 영화인 &lsquo;매리&rsquo;는 호러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다. 관광객을 상대로 레저 투어업을 하던 데이비드(게리 올드먼 분)가 무엇엔가 홀린 듯이 딸의 이름과 같은 배 &lsquo;매리 호&rsquo;를 사게 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두 딸과 아내 사라(에밀리 모티머 분), 선원들과 함께 첫 항해에 나서면서 겪게 되는 기이한 이야기를 담았다. 망망대해 위의 저주 받은 배, 하나씩 악령에 홀리면서 자아를 잃어가는 등장인물들의 면면과 그 변화가 인상적이다. 영화의 홍보는 게리 올드먼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긴 하지만 극중 대부분의 신은 사라(에밀리 모티머)의 시선을 통해 전개된다. 항해가 하루하루 길어지면서 미묘하게 변하는 배의 분위기와 승선하고 있는 사람들의 태도를 예민하게 읽어내는 것도 사라의 일이다. 이렇다 보니 영화는 갑판 위의 데이비드와 그 아래 거주 공간 속 사라의 이야기로 양분되는 듯한 양상을 보인다. 항해 중에 발생하는 초자연적 현상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실제로 관객들이 공포를 느끼는 지점은 바다가 훤히 보이는 갑판 위가 아니라 가족들이 살고 있는 배 위의 집인 셈이다. 오랜만에 나온 &lsquo;고스트 쉽&rsquo; 소재가 지상에서도 얼마든지 체험할 수 있는 저렴한 고스트 하우스가 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img alt="영화 '매리' 스틸컷. 사진=유로픽처스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206/1575619921753302.jpg"/> 놀라야 하는 지점을 전부 미리 눈치 주고 있다는 것도 2019년에 나온 호러 영화로써는 촌스러운 감점 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관객들로 하여금 알면서도 피할 수 없도록, 단 한순간도 긴장을 풀지 못하게 만든다. 이는 이제까지 다양한 악역으로 관객들에게 굵직한 인상을 남겨 왔던 게리 올드먼의 변신 덕이 커 보인다. 이번에는 사랑하는 두 딸과 아내를 위해 희생하는 아버지 역으로 &lsquo;매리&rsquo;의 갑판 위에 선 그가, 대체 언제쯤 눈을 뒤집고 돌변할 것인지 기대하며 가슴 졸이게 되는 것이다. 가족의 사랑으로 결말을 내기 위해선 분열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은 호러와 드라마를 막론하고 모든 &lsquo;가족애&rsquo; 영화의 케케묵은 지론이니까.  그렇게 80분 쯤 기다리다 보면 나머지 5분 정도에 관객의 뒤통수를 내리치는 반전이 마중 나온다. 기대했던 것과는 다를 수 있지만, 감독인 마이클 고이가 연출했던 &lsquo;아메리칸 호러 스토리&rsquo; 시리즈를 본 적이 있는 관객이라면 오히려 이런 결말을 선호할 수도 있다. 얼얼한 머리를 부여잡고 결말을 본 뒤, &lsquo;이것&rsquo;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를 찾기 위해 다시 한 번 처음부터 영화를 관람할 관객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85분, 15세 이상 관람가. 11일 개봉.김태원 기자 deja@ilyo.co.kr]]></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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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배틀M] "14년이란 공백이 애초에 존재했었나" 이영애의 처절함 '나를 찾아줘']]></title>
            <link>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amp;entry_id=353800</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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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ue, 19 Nov 2019 18:39:36]]></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 ]]></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ldquo;이영애가 돌아왔다&rdquo; 진부하지만 이 한 마디로밖에 정의내릴 수 없는 영화다. 배우 이영애의 14년 만의 복귀작, 그러면서 동시에 신인 감독의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영화 &lsquo;나를 찾아줘&rsquo;는 이영애의, 이영애에 의한, 그리고 이영애를 위한 영화 그 자체다. 신인 감독 특유의 과감한 설정이나 날카롭게 날을 세운 장치들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완벽한 존재감으로 그는 빛나고 있다. 애초에 그에게 14년의 공백은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 것처럼 보인다.   <img alt="영화 '나를 찾아줘'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배우 이영애. 사진=박정훈 기자"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119/1574154614728372.jpg"/> 영화 &lsquo;나를 찾아줘&rsquo;는 6년 전 잃어버린 아들을 찾아 헤매는 엄마 &lsquo;정연&rsquo;(이영애 분)이 아이를 봤다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낯선 지역으로 향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한 여자가, 생의 단 하나의 희망으로 삼았던 마지막 지푸라기만큼은 놓지 않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모습이 108분 동안 펼쳐진다. 극중 정연은 스크린을 정면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마주 보는 시선 속 프레임에서조차도 살짝 비껴나간 눈길을 던지는 그의 눈은 오직 잃어버린 아들 &lsquo;윤수&rsquo;에게만 고정돼 있다. 정연이 조금씩 스크린의 중앙과 그 밖의 관객들과 시선을 마주하게 되는 것은 그의 분노가 폭발할 때 즈음이다. 아들을 바라볼 때와는 또 다른 또렷한 초점이 스크린을 채울 때, 소름이 돋을 수밖에 없는 것도 이런 이유 탓이다.   <img alt="영화 '나를 찾아줘' 포스터"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119/1574155274955886.jpg"/> 영화의 모든 시선이 정연에게서 출발해 정연에게서 끝나는 것도 인상적이다. 일부 조연들의 시선으로 보이는 장면 몇 개를 제외한다면 극중에서 카메라의 앵글은 모두 정연의 주위를 맴돈다. 특히 아들의 행적을 좇아 낯선 곳에 당도한 정연의 불안한 심리 상태와 외지인을 배척하려 드는 지역 사람들의 날선 눈초리들이 섞여들면서부터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하는 앵글의 변화를 눈 여겨 볼만하다. 이처럼 이영애라는 배우의 연기에는 단 한 자락의 처짐도 없지만 &lsquo;스릴러&rsquo; 라는 장르 특성상 혼자서 극을 이끌어나기엔 부침이 있을 수밖에 없다. 아주 약간 모자란 이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 &lsquo;홍 경장&rsquo; 역의 유재명이다. 올해 상반기 개봉한 &lsquo;악인전&rsquo; &lsquo;비스트&rsquo;에서 악역의 묵직한 아우라를 보여줬던 그가 이번에는 더욱 악랄해진 &lsquo;시골 경찰&rsquo;로 돌아와 정연과 대치한다. 유재명 특유의 유들유들한 말투가 폐쇄적이고 속물적인 홍 경장의 캐릭터와 맞물리면서 최후까지 일말의 동정심이 들지 않는 완벽한 악역을 만들어냈다.   <img alt="배우 이영애, 유재명과 감독 김승우가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나를 찾아줘'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119/1574155379751231.jpg"/> 특히 후반부에 정신없이 흔들리는 카메라 앵글과 함께 휘몰아치는 정연과 홍 경장의 몸싸움은 관객들의 호흡을 가쁘게 만들 정도로 현실적인 &lsquo;한국형 난투&rsquo;를 보여준다. 두 명배우 모두 몸을 사리지 않고 서로에 대한 살의를 날 것 그대로 드러내는 이 장면은, 짧지만 강렬한 인상으로 영화가 끝난 뒤에도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다만 세세한 장면을 제외하고 이야기의 큰 줄기만 놓고 본다면 &lsquo;나를 찾아줘&rsquo;는 &ldquo;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rdquo;라는 말을 108분 동안 펼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단순히 이 영화를 &lsquo;엄마 히어로&rsquo; 장르로 취급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놓고 단숨에 &ldquo;그렇다&rdquo;고 대답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lsquo;나를 찾아줘&rsquo;는 그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깊은 감정과 문제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img alt="영화 '나를 찾아줘' 스틸컷.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119/1574155538543073.jpg"/> 2019년 현재까지 매년 발생하는 실종 아동 문제와 아동 학대, 중앙의 눈길이 닿지 않는 &lsquo;작은 사회&rsquo;와 부패한 공권력. 사회를 향한 이런 메시지를 노골적인 방식으로 전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는 누군가에겐 다소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대놓고 묻고 따져야지만 기억에 남는 일들이 있다. 영화는 우리가 그간 잊거나, 외면하거나, 알면서 조롱해 온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마지막에 이르러 이 영화의 제목을 상기하게 되는 이유다  한편, 영화 &lsquo;나를 찾아줘&rsquo;는 6년 전 아들 윤수를 잃어버린 정연(이영애 분)이 &ldquo;아들과 닮은 아이를 봤다&rdquo;는 의문의 전화를 받고 낯선 곳으로 향하면서 벌어지는 &lsquo;어둡고 눅눅한 이야기&rsquo;를 그린다. 정연의 등장에 경계하며 그의 수색을 방해하는 부패 경찰 홍 경장 역에 유재명이, 정연의 남편으로 함께 아들을 찾아 헤매는 남편 명국 역에 박해준이 열연을 펼친다. 108분, 15세 이상 관람가. 27일 개봉.김태원 기자 deja@ilyo.co.kr]]></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배틀M] "더 화려하게, 더 성숙하게" 기다린 보람, 그 이상의 '겨울왕국 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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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Mon, 18 Nov 2019 15:19:53]]></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 ]]></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닫혀있던 성문이 열리고 마법의 숲이 펼쳐졌으니 이제는 탐험할 때다. 아렌델 왕국과 북쪽 성 두 곳으로 좁고 폐쇄적인 공간을 다뤘던 전편과 달리 이번에는 스크린 속 배경부터 말 그대로 &lsquo;스케일&rsquo; 자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lsquo;렛 잇 고&rsquo;의 반짝반짝 빛나는 마법도 &lsquo;숨겨진 세상&rsquo;이 열리면서 이제까지 상상할 수 없었던 더욱 강력하고 화려한 마법으로 돌아왔다. 다만 커지고 넓어진 스케일만 좇다가는 세세한 스토리에 제대로 녹아들 수 없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img alt="영화 '겨울왕국2'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118/1574056594366556.jpg"/> 국내에서 1월에 개봉했던 1편과 달리 11월 중순 개봉을 앞두고 있는 &lsquo;겨울왕국2&rsquo;의 시간적 배경은 가을이다. 비단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풍경 뿐 아니라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lsquo;인생의 가을&rsquo;에 서 있다. 생동감 넘치는 봄과 파릇파릇한 여름의 어린 시절을 거쳐 한 사람의 어른으로 성장하는 가을의 한 가운데서, 목청 높여 &lsquo;숨겨진 세상&rsquo;을 외치는 엘사(이디나 멘젤 분)의 달라진 모습에 5년 전을 떠올리는 관객들은 가슴이 뭉클해질지 모른다. 영화는 캐릭터들의 또 다른 운명에 주목하고 있다. 아렌델의 여왕이 될 운명이었던 엘사, 언니를 보좌하고 운명의 남자를 만나 &lsquo;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rsquo;로 이야기를 장식하게 될 안나(크리스틴 벨 분)가 어른으로 성장하며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새로운 미래를 그린다. 전편이 자신을 둘러싼 두려움과 편견을 깨트리는 기와 승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2편은 그 이후 자신의 미래를 어떻게 개척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전과 결의 이야기를 엮어나간다. 1편과 2편이 합쳐져 완벽한 하나의 &lsquo;엘사와 안나의 연대기&rsquo;를 완성해 낸 셈이다.   <img alt="영화 '겨울왕국2'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118/1574056711267764.jpg"/> 특히 &lsquo;겨울왕국2&rsquo;에서는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는 캐릭터들의 변화에 맞춰 음악과 노래 역시 성숙한 분위기를 띤다는 것이 특징이다. 엘사의 테마곡 &lsquo;숨겨진 세상&rsquo;에 이어 엘사, 안나, 크리스토프(조나단 그로프 분), 올라프(조시 게드 분)가 함께 부르는 &lsquo;변치 않는 건(Some Things Never Change)&rsquo;, 안나의 솔로곡 &lsquo;해야 할 일(The Next Right Thing)&rsquo;에 이르기까지. 영화가 개봉하는 늦가을부터 초겨울까지의 계절과도 맞춘 듯이 어울린다. 다만 &lsquo;숨겨진 세상&rsquo;은 2014년 하나의 신드롬을 일으켰던 &lsquo;렛 잇 고&rsquo;만큼 어린 아이들에게 어필하기엔 조금 어려워 보인다. 일단 고음 파트가 &lsquo;렛 잇 고&rsquo;의 2단 고음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단히 높다. 반면 엘사의 또 다른 테마곡 &lsquo;보여줘(Show Yourself)&rsquo;는 &lsquo;싱어롱&rsquo;으로 따라 하기는 어려워도 어린 친구들의 시선만큼은 완벽하게 강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편에서의 &lsquo;렛 잇 고&rsquo;가 노래 외에 엘사의 변신 장면으로도 인기를 끌었던 것처럼, 이 노래 역시 엘사의 또 다른 변신을 더욱 거대한 스케일로 보여줘 관객들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흩날리는 얼음결정들과 그 사이를 뛰노는 정령들이 등장하는 이 장면을 완벽하게 느껴 보고 싶다면 3D나 4DX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성숙해진 캐릭터 가운데 가장 철학적으로 변한 올라프의 시도 때도 없는 선문답도 영화의 백미다.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여름에 하고 싶은 일을 천진난만하게 늘어놓던 전편의 &lsquo;여름날(In Summer)&rsquo;에 이어, 이번에도 경험해 보지 못한 &lsquo;어른이 된다는 것&rsquo;에 대한 노래 &lsquo;어른이 된다는 건(When I am older)&rsquo;은 듣고 있는 어른도 울컥하게 만든다.   <img alt="영화 '겨울왕국2'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118/1574056788767441.jpg"/> 이해가 되지 않는 모든 일과 실체가 없어 더욱 두려운 일은 내가 더 나이를 먹으면, 어른이 되면 다 이해하게 될 것이고 &lsquo;별 것 아니야&rsquo; 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 올라프가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 내린 답은 &lsquo;겨울왕국2&rsquo;를 기대한 &#39;어른이 관객&#39;들에게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2편에 다다라 더욱 성숙해지면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은 올라프가 펼치는 인생론은 테마곡 외에도 그의 대사 하나하나에 묻혀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올라프의 대사는 절대로 놓치지 않는 것이 좋다. 이처럼 두 번째 장까지 아우르는 &lsquo;겨울왕국&rsquo;은 남들과 다른 나라는 존재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에서 더 나아가 &lsquo;나만이 할 수 있는 일&rsquo;을 찾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억지로 다른 이들에게 맞추지 말고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의 선택으로 결정한 미래에 갈채를 보내는 것이 곧 어른이 된다는 것이란 걸 보여준다. 아마 진짜 어른은 이해하지 못할 결정일 수도 있겠지만, 5년 전 엘사를 만났던 어린이들은 아낌없이 박수를 쳐 줄 것이다. 한편 영화 &lsquo;겨울왕국2&rsquo;는 어디선가 엘사(이디나 멘젤 분)를 부르는 의문의 목소리를 시작으로 아렌델 왕국에 큰 위험이 닥치면서 엘사와 안나(크리스틴 벨 분), 크리스토프(조나단 그로프 분), 올라프(조시 게드 분)가 숨겨진 과거의 진실을 찾아 &lsquo;마법의 숲&rsquo;으로 떠나는 여정을 그린다. 전편에서 너무나 빨리 퇴장했던 엘사‧안나의 부모님인 아렌델 국왕 부부의 과거와 엘사가 지닌 마법의 힘의 비밀이 이야기의 중요한 축을 담당해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였다.여기에 더해 1편에서는 &#39;어른들의 사정상&#39; 아쉽게 솔로곡을 받지 못했던 크리스토프의 갑자기 터진 목청과 한풀이를 위한 노래방 화면도 놓칠 수 없는 명장면. 103분, 전체 관람가. 21일 개봉.김태원 기자 deja@ilyo.co.kr]]></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배틀M] '감쪽같은 그녀' 나문희라는 보증서에 김수안이라는 도장, 다른 말이 필요할까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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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ue, 12 Nov 2019 18:11:00]]></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 ]]></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포스터와 예고편만 봐도 대충 스토리가 그려지는 &lsquo;뻔한 영화&rsquo;를 관객들로 하여금 홀린 듯이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배우의 힘이다. 그런 힘에서 차다 못해 넘치는 두 사람의 시너지가 완벽하게 빛을 발했다. 65세라는 나이와 세대 차를 뛰어 넘어 스크린 위에 동등하게 서서 관객들을 휘어잡는 나문희와 김수안은, 이 영화의 &lsquo;전부&rsquo;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img alt="영화 '감쪽같은 그녀'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배우 나문희와 김수안. 사진=박정훈 기자"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112/1573549294131448.jpg"/> 나문희는 눈빛으로 천 구절의 대사와 만 가지의 감정을 전하는 배우다. 그가 가만히 스크린 밖 누군가를 응시하고 있을 때는 어떤 배경음악도 대사도 필요하지 않다. 아주 얕게 흔들리는 눈꺼풀과 눈썹 옆으로 솟아나는 핏줄만으로도 그가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그려진다. 굳이 캐릭터의 과거사를 줄줄이 풀거나 엮지 않아도 그저 나문희가 서 있는 것만으로 서사의 빈자리가 채워지는 것이다. 영화 &lsquo;감쪽같은 그녀&rsquo;에서 나문희가 맡은 &lsquo;말순 할매&rsquo;도 구구절절한 옛 이야기를 구질구질하게 늘어놓지 않는다. 아주 짤막하게 언급되는 말순의 딸 이야기를 제외한다면 그들의 모녀 관계, 말순이 홀로 그렇게 긴 시간을 살아올 수밖에 없었던 배경은 이 영화에서 그저 불순물에 지나지 않는다. 나문희가 &lsquo;말순 할매&rsquo; 라는 사람으로 보여주는 맑은 장국 같은 연기가 굳이 다른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 탓이다.영화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말순의 지금의 삶이다. 돋보기 안에서 복작거리며 이어지는 말순 할매의 희로애락만이 관객에게 보이는 전부다. 여기에 갑자기 어디선가 뚝 떨어진 손녀 &lsquo;공주&rsquo;(김수안 분)가 등장하면서 말순의 1인용 삶이 풍성해진다. 폭풍 같은 손녀의 등장과 함께 104분 동안 휘몰아치는 말순의 감정 변화가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img alt="영화 '감쪽같은 그녀' 스틸컷.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112/1573549384091102.jpg"/> 이 같은 감정의 변화는 말순의 정신과 깊이 연결돼 있다. 극중 말순은 치매를 앓으며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노인이다. 갑자기 치밀어 오르는 화를 이기지 못하다가도 이내 평소처럼 다정하게 손녀의 이름을 부르며 손을 잡는 등 감정의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모습을 보인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그의 감정은 마침내 손녀의 기억을 까맣게 잊어버렸다가 밤이 돼서야 이를 깨닫고 제 뺨을 때리며 오열하는 신에서 폭발한다.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것을 잊을 수밖에 없는 자신에 대한 분노와 절망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이 장면은 보는 사람마저 시선을 돌리게 할 정도로 힘겹다. 나문희는 지난 &lsquo;감쪽같은 그녀&rsquo; 제작 보고회에서 이 영화의 출연 제의가 왔을 때 &ldquo;몸이 굉장히 아프고, 마음도 외로웠다&rdquo;고 밝힌 바 있다. 앞서 2017년 영화 &lsquo;아이 캔 스피크&rsquo;로 한참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모든 것의 중심에 서 있던 그였다. 쏟아지는 관심만큼 몸도 마음도 지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lsquo;말순&rsquo;을 선택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나문희는 &ldquo;&lsquo;이렇게 외로운 사람도 있구나&rsquo; 라고 생각했기 때문&rdquo;이라고 대답했다. 외로운 사람의 이야기는 마찬가지로 외로운 사람이 풀어내야 한다는 게 나문희의 말이다. &lsquo;말순&rsquo;이 되기 위해 그야말로 몸을 내던졌다. 극중 말순으로부터 나문희라는 사람을 온전히 떼어놓고 볼 수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img alt="영화 '감쪽같은 그녀' 스틸컷."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112/1573549458773836.jpg"/> 그런 그와 함께 몸을 내던진 김수안의 연기도 결코 나문희에 밀리지 않는다. &lsquo;부산행&rsquo; &lsquo;신과함께-죄와 벌&rsquo;로 최연소 쌍천만 배우의 자리에 오른 김수안은 능청스러운 &lsquo;어른애&rsquo; 공주로서 말순 할매의 곁을 마지막까지 지켰다. 특히 극의 막바지에 이르러 말순과 공주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함께 감정을 폭발시키는 신에서 김수안의 연기는 마치 아역이라는 틀을 맨주먹으로 깨부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나문희와 김수안, 두 기둥이 이끌어 가는 영화는 관객들에게 &lsquo;가족이란 무엇일까&ldquo;라는 빛바랜 질문을 던진다. 구식이고 원론적인 질문이지만 누구도 명확한 답을 꺼내 놓지 못하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셈이다. 허인무 감독은 &ldquo;영화를 시작하며 처음으로 떠오른 단어는 &lsquo;함께&rsquo;였다. 함께하기 어려운 이들이, 어울리지 않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과정을 그려보고 싶었다&rdquo;고 말했다. 얼굴만 봐도 징글징글하지만 안 보이면 보고 싶고, 없으면 안 되는 것이 &lsquo;가족&rsquo;이다. 허 감독은 가족에 대해 &ldquo;사람을 뜨겁게 만드는 존재&rdquo;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이 답이 성에 안 찬다면 영화를 보고 관객 나름의 &lsquo;가족&rsquo;을 생각해보는 것도 해볼 만한 일이다. 한편 영화 &lsquo;감쪽같은 그녀&rsquo;는 72세 꽃할매 &lsquo;말순&rsquo;(나문희 분)이 생판 처음 보는 손녀 &lsquo;공주&rsquo;(김수안 분)의 날벼락 같은 등장으로 서툴지만 천천히 가족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나문희라는 품질보증서에 김수안이라는 도장이 찍힌 104분의 휴먼 드라마. 아역 배우들의 살과 귀여움이 넘치는 연기도 필견. 전체관람가, 12월 4일 개봉김태원 기자 deja@ilyo.co.kr]]></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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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배틀M] 28년 만의 "아 윌 비 백", 전설이 전설일 수밖에 없는 이유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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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Wed, 23 Oct 2019 16:42:07]]></pubDate>
            <category><![CDATA[스크린 프리뷰]]></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 ]]></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베일을 벗은 &lsquo;전설의 귀환&rsquo;을 두고 누군가는 &ldquo;또 여성 영웅이냐&rdquo;며 비난부터 쏟아 부을지 모른다. 영화계의 여자판을 한탄하기 전에 이것 하나 만은 기억하고 가자.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본래 &lsquo;사라 코너&rsquo;의 서사와 그의 성장을 주요 테마로 삼는 &lsquo;여성 영웅&rsquo;의 이야기를 다룬다. 사라 코너의 뒤를 이을 또 다른 영웅과 그의 보좌가 한 명 더 추가 됐을 뿐, 1편이 개봉했던 35년 전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영화의 본질은 변한 것이 없다.   <img alt="'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023/1571813371551528.jpg"/> 오는 30일 개봉을 앞둔 &lsquo;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rsquo;는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자타공인 &lsquo;적통&rsquo;이다. 1991년 개봉한 &lsquo;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rsquo;에서 이어지는 스토리이기 때문에 28년 만에 제작된 실질적인 &lsquo;터미네이터 3&rsquo;으로 볼 수 있다. 시리즈에서 서자 취급을 받고 있는 &lsquo;터미네이터 3: 라이즈 오브 더 머신&rsquo; &lsquo;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rsquo; &lsquo;터미네이터 제니시스&rsquo;에 실망했던 관객들을 환호하게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 기인했다.여기에 기존 감독인 제임스 카메론이 다시 제작 일선에 서는가 하면, 전작의 주역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 분)의 귀환이라는 믿을 수 없는 일까지 성사되면서 오랜 팬들을 더욱 들뜨게 했다. 터미네이터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성공으로 이끌었던 공식들이 다시금 스크린에 떠오른 셈이다.앞선 1~2편이 그랬듯 영화는 절망적인 미래를 앞두고 있는 사회의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눈을 뗄 수 없는 강렬한 액션을 가미해 관객들을 완벽하게 사로잡는다. &lsquo;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rsquo;는 스카이넷으로 말미암았던 &lsquo;심판의 날&rsquo;을 종결시킨 후의 세계관을 다루고 있다. 사라 코너와 그의 아들 존 코너(에드워드 펄롱 분)가 그들을 제거하기 위해 과거로 보내졌던 터미네이터 T-1000을 쓰러뜨리고, 스카이넷의 시작을 막아 예정돼 있던 미래를 바꾼 직후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img alt="'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023/1571813264582077.jpg"/> 이들의 저항이 단순히 &lsquo;어두운 운명&rsquo;을 바꾼 것이 아니라 늦췄을 뿐이라는 점은 &lsquo;라이즈 오브 더 머신&rsquo;의 배경과 유사하다. 스카이넷은 사라졌지만 새로운 인공지능 &lsquo;리전(Legion)&rsquo;이 탄생했고, 리전에 위협이 되는 인물을 제거하기 위한 신형 터미네이터 &lsquo;Rev-9(레브나인&middot;가브리엘 루나 분)&rsquo;이 2020년 멕시코시티로 보내진다. Rev-9의 제거 대상은 멕시코시티에 거주하고 있는 대니 라모스(나탈리아 레이즈 분)다.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단순한 액션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추격 스릴러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초반 약 10여 분 간 이어지는 터미네이터 간의 추격전에서 찾을 수 있다. 대니를 지키기 위한 슈퍼 솔저 &lsquo;그레이스(맥켄지 데이비스 분)&rsquo;의 등장 이후 다리 밑과 자동차 공장, 그리고 고속도로로 이어지는 화려한 추격전은 우리가 왜 이 영화를 &lsquo;심판의 날&rsquo; 이후 28년 간 기다려 왔는지를 설명해 준다. 제거하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 가운데 어느 쪽이 먼저 대상에게 도착하는지. 양 측의 시선으로 번갈아가면서 이어지는 이들의 추격전은 전체 러닝타임 중 단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시퀀스라 할 수 있다.더욱이 이 추격전의 끝에 서 있는 인물의 등장은 관객들의 첫 환호성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하다. 추격전을 다소 식상하다 여길 냉소적인 관객들도 이 장면에서는 머리 보다 몸이 먼저 움직여 박수를 치고 있을지 모른다.   <img alt="'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023/1571813394551936.jpg"/> 바주카포를 손에 든 백발의 사라 코너의 등장은 이제껏 헐리우드 영화 역사상 꼽혀 왔던 &lsquo;배드 애스(Badass)&rsquo;의 순위를 단번에 뒤집는다. 지난 21일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의 감독과 출연진의 내한 기자회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lsquo;배드 애스&rsquo;라는 찬사가 왜 특히 린다 해밀턴에게 집중적으로 쏟아졌는지, 이 신을 보면 곧바로 이해가 될 것이다.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통해 &lsquo;여전사&rsquo;의 개념을 재정립함으로써 당시의 여성들에게 여성 캐릭터의 새로운 지평을 보여준 것도 사라 코너였다. 그런 그가 백발의 모습으로도 강렬한 아우라와 완벽한 액션을 갖춰 다시 한 번 스크린에 등장한 데에 환호하지 않을 관객은 없을 것이다. 그의 이상과 발자취를 따라간다는 점에서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스크린의 안과 밖을 모두 만족시킨다.  이처럼 &lsquo;전설적인&rsquo; 사라 코너의 카리스마에 밀리지 않으면서 뚜렷한 존재감을 비친 그레이스도 눈 여겨 볼만 한 &lsquo;새로운 세대&rsquo;다. 인간의 육체에 기계를 더한 슈퍼 솔저(강화 인간)로서 그는 기존의 수호자였던 T-800에 비해 몹시 감정적이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이는 관객들로 하여금 대니를 지키는 그레이스가 슈퍼 솔저로서의 목적, 그리고 인간 그 자체로 살아가기 위한 목적을 위해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지를 더욱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한다.    <img alt="'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023/1571813469952447.jpg"/> 그레이스의 인간성은 오직 대니에게로만 향하고 있다. 대니와 그레이스의 유대관계는 2편에서 존 코너와 T-800의 유사 부자 관계에서 더 나아가 관객들에게 &lsquo;지켜야 하는 것&rsquo;과 &lsquo;희생시켜야 하는 것&rsquo;의 본질을 두고 질문을 던진다. 인류의 희망이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는 기계적인 결론에서 벗어나 관객이 직접 목적의 차이와 경중을 생각하게 만드는 장치가 여기서 발동하는 것이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명성을 생각하면 다소 빈약한 설정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뻔한 질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같은 질문을 던짐으로써 1편부터 다크 페이트까지 이어진 터미네이터 오리지널 시리즈의 트릴로지가 완성된다. 미래에서 온 제거자가 수호자로, 그리고 수호자이면서 동시에 구원자로서의 답을 구해나가는 여정이 시리즈의 큰 줄기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극의 중심이 되는 여성 캐릭터의 서사가 연약한 피보호자에서 전사로, 그리고 구원자로 옮겨지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T-800의 변화도 인상적이다. &lsquo;목적을 달성한 터미네이터는 어떻게 되는가&rsquo; 라는 단순한 의문에서 시작된 그의 행적은 잠시 암전됐다가 &lsquo;칼&rsquo; 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진다.   <img alt="'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19/1023/1571813508239319.jpg"/> T-800이 아닌 칼은 막강한 화기(火器)와 그에 필적하는 유머 감각까지 장착한 전례 없는 터미네이터다. 앞선 터미네이터 2에서 메모리를 리셋한 뒤 존 코너로부터 &lsquo;인간적인 행동과 감정&rsquo;을 배운 T-800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그의 이 같은 면모가 그다지 낯설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배우 본인의 나이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lsquo;아 윌 비 백&rsquo; 액션은, 2시간 여 이어지는 이 영화의 러닝타임 중 그가 등장할 때마다 모든 관객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게 만든다. 영화의 중심은 대니와 그레이스, 사라 코너에게 맞춰져 있긴 하지만 칼의 등장이 이 영화에 더없이 완벽한 한 방울을 더한 셈이다. 이처럼 &lsquo;다크 페이트&rsquo;는 &lsquo;심판의 날&rsquo; 이후 28년을 기다려 온 옛 팬들을 배신하지 않는다. 다만 예민한 팬들은 일부 시퀀스나 서사의 굴곡을 두고 &ldquo;예전 같지 않다&rdquo;거나 &ldquo;전작을 너무 오마주했다&rdquo;며 상반된 실망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는 사라 코너와 T-800의 그림자 아래 가려질 정도로 사소하고 또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다. 우리는 앞서 더 이상 낙담할 힘도 없을 정도로 고개를 숙여보지 않았나. 실망감을 느낀 관객들은 터미네이터 2가 아닌 전작을 감상한 뒤 다시 다크 페이트를 보자. 다시 보니 선녀 같다는 말이 나올 것이다. 128분, 15세 이상 관람가. 30일 개봉.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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