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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일요신문 | 영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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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영화</description>
        <language>ko-KR</language>
        <lastBuildDate>Wed, 21 Oct 2026 15:15:48</lastBuildDate>
        <pubDate>Wed, 21 Oct 2026</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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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일요신문 | 영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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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팬 서비스 아쉬우면 '공개 저격'…영화 무대인사, 어쩌다 배우 평가장 됐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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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Wed, 21 Oct 2026 15:15:48]]></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영화 상영 전후 배우와 감독이 관객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행사, '무대인사'가 달라졌다. 배우들이 객석을 돌며 사진을 찍고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물론 관객이 준비한 소품을 착용하거나 특정 포즈를 취하며 애교를 부리는 모습도 낯설지 않다. 문제는 이런 팬 서비스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배우에게 요구되는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배우의 팬 서비스를 받기 위해 같은 영화를 수차례 예매하고, 기대했던 반응을 얻지 못하면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가 배우 개인의 팬 서비스를 평가하는 자리로 바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1021/1792546008748761.jpg"/> 영화 무대인사가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에서 배우 개인의 팬 서비스를 평가하는 자리로 바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박은숙 기자최근 배우 구교환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은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구교환은 영화 '부활남: 더 레드' 홍보를 위해 10월 9일 부산, 11일 서울 지역 극장에서 무대인사를 진행했다. 이후 13일 구교환의 유명 팬 계정 '구교환닷컴'의 입장문을 계기로 그의 팬 서비스 태도를 문제 삼는 주장이 온라인에서 확산됐다.입장문에서 해당 팬은 "시간이 갈수록 팬들에 대한 배려와 존중은 부족했고 태도가 아쉬웠다. 무대인사는 관객을 만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팬들을 만나는 자리이기도 하다. 공식적인 일정에서 컨디션이나 그날 기분에 따라 행동이 눈에 띌 정도로 변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글을 읽으면서 팬들에게 대하는 태도를 되돌아보길 바란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익명의 다른 팬들 역시 구교환의 팬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팬 서비스 요청을 종종 무시당하면서 결국 팬을 그만둔 오랜 팬들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지적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무대인사마다 따라다닌 팬들은 외면하고 다른 관객들에게만 다정하게 구는 것을 몇 번 경험해 보면 단순히 '팬 서비스를 받지 못해서 화가 났다'라고만 표현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문제제기는 곧바로 역풍을 맞았다. 팬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배우의 태도를 비판하거나 일반 관객들보다 특별한 대우를 원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응이 이어지면서다. 무대인사는 팬미팅이 아닌 영화 홍보 행사이고, 짧은 시간에 여러 상영관을 방문해야 하는 특성상 배우가 팬 개개인의 요구를 모두 들어줘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박에 힘이 실리면서 구교환을 비판했던 대부분의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되거나 문제의 글을 삭제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1021/1792546115134774.jpg"/> 배우 구교환의 일부 팬들이 영화 '부활남: 더 레드'의 무대인사에서 구교환의 팬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갑론을박이 일었다. 사진=영화 '부활남: 더 레드' 스틸컷무대인사가 팬미팅화되면서 팬들 사이의 경쟁도 과열되고 있다. 배우와 가까운 좌석을 선점하기 위한 예매 경쟁은 물론, 자신이 받은 팬 서비스를 SNS에 인증하는 문화도 확산했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 "내가 배우에게 얼마나 좋은 서비스를 받았는지"가 경쟁적으로 소비되기도 한다. 이른바 '계'를 타기 위해 무대인사 중인 배우가 자신에게 오지 않으면 반말을 하거나 소리를 지르고 다른 관객들의 순서를 가로채는 행위를 벌여 온라인에서 설전이 일어나기도 했다.  과거 무대인사는 배우와 감독이 무대 위에서 관객에게 인사를 전하거나 좌석 번호로 추첨해서 당첨된 일부에게만 경품 등을 전달하는 일방향 소통이 중심이었다. 반면 지금은 배우가 객석을 직접 돌며 개별 관객의 요청에 응하는 양방향 소통이 중요해졌다. 아이돌 팬 사인회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캐릭터 머리띠나 소품을 활용한 이른바 '팬싸템'(팬 사인회에서 사진 촬영을 위해 아이돌에게 전달되는 착장 아이템) 문화도 영화 무대인사에서 익숙한 풍경이 됐다. 이런 변화가 대중적인 화제를 모은 대표적인 사례는 2024년 개봉한 영화 '파묘'다. 배우 최민식이 무대인사에서 관객들로부터 받은 캐릭터 머리띠와 모자, 목도리 등을 적극적으로 착용한 모습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타고 큰 화제를 모았다. 대배우의 몸 사리지 않는 활약이 입소문을 타면서 영화 홍보에도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무대인사에서 보여주는 배우의 적극적인 팬 서비스는 하나의 흥행 전략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올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군체'는 개봉일과 첫 주말 무대인사 회차가 예매 시작 직후 전석 매진됐고, '호프'는 관객들의 열띤 관심 속에 개봉 3주 차까지 무대인사 일정을 확대했다. 현장에서 촬영된 배우들의 팬 서비스 영상은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영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추가 관람을 유도하는 홍보 수단으로 기능했다. 극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행사인 데다 관객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한다는 점에서 별도의 광고비를 들이지 않고도 홍보 효과를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1021/1792547170187685.jpg"/> 무대인사의 팬 서비스화가 대중적인 화제를 모은 대표적인 사례는 영화 '파묘'의 배우 최민식이다. 사진=쇼박스 제공그러나 적극적인 팬 서비스가 홍보의 성공 사례로 자리 잡을수록 배우와 소속사가 감당해야 할 부담도 커진다. 무대인사는 일회성 행사가 아닌 만큼 개봉일부터 상영 기간 동안 여러 극장을 순회하며 하루에도 수차례씩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한정된 시간에 수많은 관객을 만나야 하는 일정상 모든 회차에서 동일한 수준의 팬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또한 같은 배우를 보기 위해 여러 차례 무대인사에 참석하는 팬들도 있는데 배우 입장에서는 특정 팬에게만 팬 서비스가 집중되지 않도록 모든  관객들에게도 고르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익명을 원한 한 배우 소속사 관계자는 "무대인사마다 참석하시는 팬들의 경우 배우는 물론이고 저희도 모를 수가 없다.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가며 찾아주시는 걸 알고 있는 만큼 저희가 고의로 팬 서비스 대상에서 배제하거나 무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짧은 시간 안에 객석 전체를 돌며 인사를 나눠야 하다 보니 다른 회차에서 뵀던 분들보다는 일반 관객들에게도 충분히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조절하는 것"이라며 "배우 개인의 팬 이벤트가 아니라 작품 흥행이 일차적인 목적이기 때문에 이런 행사의 경우 팬들 위주로만 대응하기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그런 점들을 조금 고려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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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굿즈 받으려고 영화표 산다고? ‘치이카와’ 특전 확보 경쟁 과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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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Wed, 07 Oct 2026 14:51:20]]></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 예매한 관객이 정작 영화보다 먼저 확인하는 것이 있다. 바로 '특전'이다. 한정 수량으로 관객들에게 제공하는 이 증정 상품은 개봉 주차나 극장 체인별로 포스터, 피규어, 티켓 등 다양한 형태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기존 팬들의 수집욕을 자극하고 반복 관람까지 유도하는 특전 마케팅은 극장가의 흥행 공식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9월 30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 역시 이런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 작품은 개봉 전날인 9월 29일 오후 기준 예매 관객 21만 388명, 예매율 41.4%로 전체 예매율 1위를 기록했다. 개봉 첫날에만 12만 2293명을 동원하며 올해 개봉 애니메이션 영화의 오프닝 스코어를 경신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리는 캐릭터 '치이카와'의 첫 극장판이라는 점에 더해 각 극장이 내놓은 한정 특전도 예매 열기에 불을 붙인 것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1007/1791336359112815.jpg"/> 인기 캐릭터 IP ‘치이카와’의 첫 극장판인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이 특전 확보 경쟁 과열로 논란을 낳고 있다.  사진=영화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 스틸컷CGV는 시그니처 티켓형 굿즈 TTT(That's The Ticket)를 비롯한 자체 굿즈를 내놨고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 역시 이전부터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굿즈인 '오리지널 티켓', '시그니처 아트카드'를 치이카와 버전으로 선보이며 팬덤의 수집 욕구를 자극했다. 여기에 메인 포스터와 랜덤 피규어 등 개봉 주차별 추가 특전이 잇따라 풀리면서 굿즈 확보 경쟁에 불이 붙었다.문제는 한정 수량으로 제공되는 특전의 희소성이 높아질수록 이를 둘러싼 재판매 시장까지 과열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개봉 직후 번개장터 등 중고 물품 거래 플랫폼에는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 관람 특전이 대거 등장했다. 번개장터에서 '치이카와 영화 특전'을 검색하면 피규어와 카드, 포스터 등 관련 매물이 수십 건씩 확인되는데, 단품은 수만 원대, 세트로는 10만 원 이상으로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선착순으로 지급되는 방식도 특전 확보 경쟁을 부추긴다. 개봉일이나 특전 배포 첫날 초반 상영 회차에 수요가 몰리면서 단시간에 물량이 소진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의 개봉 첫 주차 특전 가운데 메가박스 오리지널 티켓은 일부 상영관에서 개봉 당일 1회차 상영에 전량 소진되기도 했으며, 예매만 하고 영화를 관람하지 않은 사람들이 상영 시간 동안 미리 줄을 서서 받아갔다는 불만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쏟아지기도 했다. 이처럼 실제 영화 관람보다는 특전 수령 자체를 목적으로 표를 구매하는 이른바 '특전런(Run)'은 애니메이션 등 팬덤 영화에서 익숙한 풍경이 됐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2023년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1007/1791341313702852.jpg"/> 중고 물품 거래 어플리케이션 '번개장터'에서는 극장판 치이카와 특전이 적게는 수만 원부터 많게는 10만~20만 원까지 가격대를 형성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번개장터 캡처개봉 초기 30~40대 남성 원작 팬을 중심으로 흥행하던 이 작품은 SNS 입소문을 타고 관객층이 크게 확장되면서 특전 굿즈를 둘러싼 경쟁이 과열됐다. 특정 상영 포맷의 포스터 한 장이 중고장터에서 수만 원대의 가격을 형성하는가 하면, 캐릭터별로 선착순 제공되는 굿즈를 받기 위해 상영 중 밖으로 뛰쳐나가는 관객들에 대한 비판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지적됐다.  이처럼 영화 관람의 부가 상품이었던 특전이 오히려 티켓 구매의 주목적이 되는 본말전도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높은 수요가 예상되는 작품 특전의 수량과 배포 기준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하고, 실관람객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극장들도 이런 문제를 의식해 일부 지점에서는 온라인 선착순 신청 등 수령 방식 변경을 시도하고 있지만 한정 수량의 굿즈에 높은 수요가 몰리는 구조 자체를 바꾸지 않는 이상 과열 경쟁을 원천 차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극장가 관계자는 "특전의 경우 각 극장 지점별 준비 수량이 한정돼 있어 예측 수요보다 많은 관객이 몰리면 조기에 소진될 수 있다"며 "특히 인기 프랜차이즈나 팬덤이 큰 작품은 특정 회차에 수요가 집중되는 일이 많아 같은 상영 시간대에 관람한 모든 관객에게 특전을 보장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사전 공지에서 한정 수량, 선착순 제공 등을 명시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특전 마케팅 자체는 팬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는 만큼 업계에서도 이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실관람객들의 불만을 줄일 수 있는 제공 방식을 고민 중"이라며 "예매 단계에서 수령 조건과 잔여 수량을 보다 명확하게 안내하고, 1인당 수령 개수나 중복 수령 기준을 세분화하는 등 실제 관람객이 불이익을 덜 받도록 운영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짚었다. ]]></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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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역사 왜곡" vs "창작의 자유"…'암살자(들)' 왜 극장 밖에서 더 뜨거워졌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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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Fri, 02 Oct 2026 14:11:46]]></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영화 한 편을 둘러싼 논쟁이 스크린 밖으로 거칠게 번지고 있다. 영화 '암살자(들)'을 향한 역사 왜곡 주장에서 시작된 논란은 온라인 평점 공격과 출연 배우에 대한 악성 댓글을 넘어 영화 관계자들의 신변이 우려되는 수준까지 이어지며 국내는 물론 해외의 시선도 집중시켰다. 여기에 정치권까지 영화 불매와 상영 중단, 더 나아가 관계자의 국정감사 소환까지 거론하며 논란에 가세하자 영화계에서는 작품에 대한 비판과 창작자 개인을 겨냥한 공격은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1002/1790908244175041.jpg"/>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암살자(들)'을 두고 역사 왜곡 주장이 불거지면서 정치권까지 가세했다. 사진=영화 '암살자(들)' 스틸컷배우 유해진과 박해일, 이민호가 주연을 맡은 허진호 감독의 영화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당시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영화다. 영화를 통해 해당 사건을 둘러싸고 과거부터 불거져 왔던 여러 의혹과 가설이 재조명되자 보수 정치권과 일부 보수 성향 단체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 여사를 모욕하고 역사를 왜곡한 영화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에서는 장동혁 대표와 주진우·나경원 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영화에 문제를 제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콘텐츠와 비교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 여사만 왜곡과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주장부터 영화 불매와 상영 중단 요구까지 이어졌다. 더 나아가 허진호 감독을 국정감사 증인·참고인으로 불러 영화 제작 경위와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 따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만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면서 허 감독의 국감 출석은 불발됐다. 정치권 참전과 함께 영화에 대한 공방은 작품의 내용 자체를 넘어 본격적인 진영 갈등의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특히 온라인에서는 이른바 '평점 테러' 논란까지 불거져 화제를 모았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영화 페이지에 개봉 이후 '암살자(들)'에 최저점인 1점 평가가 단기간 동안 대거 쌓였고, 특정 관람평의 공감 수가 100만 건을 훌쩍 넘는 등 비정상적인 수치까지 나타나면서다. 실제 극장 관람객을 대상으로 하는 평가와 관람 인증이 필요 없는 평점 사이에도 큰 격차가 나타나면서 조직적인 개입 의혹이 제기됐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1002/1790908683225155.jpg"/> 일부 보수 성향 단체와 네티즌들은 '암살자(들)'의 주연배우는 물론 시사회에 참석해 영화평을 남긴 동료 배우들에게까지 공격적인 댓글을 남기며 비난하기도 했다. 사진=영화 '암살자(들)' 스틸컷결국 네이버도 일부 비정상적인 집계를 공식 확인했다. 네이버는 9월 29일 일부 관람평이 중복 등록되거나 공감·비공감 수가 중복 집계되는 현상을 확인했다며 문제되는 관람평을 삭제하고 수치를 재조정했다. 네이버의 긴급 조치에 따라 한때 137만 건의 공감을 받았던 한 관람평의 공감 수는 5만 건으로 줄기도 했다. 다만 이처럼 비정상적인 상황에 자동화 프로그램, 이른바 '매크로'가 실제 사용됐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작품을 비판하는 측의 공격 범위는 배우 개인에게도 옮겨졌다. 유해진과 이민호 등 출연 배우들은 물론, VIP 시사회 참석 후 감상평을 남긴 동료 배우들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신자유연대 측은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인다고 예고했고, 출연 배우들이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업체에도 일부 네티즌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유해진을 겨냥해 "북한상"이라는 댓글을 남겼다가 영화의 역사 해석을 비판하는 수준을 넘어 배우의 외모를 겨냥한 인신공격이라는 지적을 받자 "표현의 자유"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주연배우 이민호의 부산국제영화제 일정도 돌연 취소되면서 국내를 넘어 해외 팬들의 관심까지 이어졌다.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7일 예정돼 있던 '액터스 하우스: 이민호' 행사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이유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그의 참석 취소가 '암살자(들)' 논란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이로 인해 이민호의 해외 팬덤에서도 관련 논란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다. '암살자(들)'의 역사 왜곡을 주장하는 측의 움직임에 영화계는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10월 1일 입장문을 내고 "영화와 문화예술 작품에 대한 다양한 평가와 비판이 자유롭게 이뤄지는 것은 자연스럽고 필요한 과정이며, 특히 역사적 사건이나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의 경우 관객의 관점과 해석에 따라 서로 다른 의견이 제기될 수 있고 이러한 다양한 목소리는 존중돼야 한다"고 짚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1002/1790908804417129.jpg"/> 영화 '암살자(들)'의 역사 왜곡 논란과 관련해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공식 입장을 내고 "관객의 자유로운 평가와 비판이 보장되는 동시에 창작자들 역시 과도한 외부 압력에 대한 우려 없이 창작에 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영화 '암살자(들)' 스틸컷그러면서 "다만 작품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제작 과정이나 참여 창작자와 관련해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확산되거나 작품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제작사와 감독, 배우, 스태프 등 개별 창작자에게 과도한 비난이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특정 역사적 해석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거나 어느 한쪽의 입장을 지지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관객의 자유로운 평가와 비판이 보장되는 동시에 창작자들 역시 과도한 외부 압력에 대한 우려 없이 창작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역사·정치적 소재를 다룬 영화가 거센 반발에 부딪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 피살 사건을 다룬 '그때 그 사람들'(2005)은 박 전 대통령의 아들 박지만 씨가 상영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법정 공방까지 벌어졌다.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한 '서울의 봄'(2023)이 흥행했을 때도 일부 보수단체가 영화를 단체 관람한 중학교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학교 관계자들을 고발했다. 이들은 학생들에게 왜곡된 역사의식을 심어준다며 단체관람 자체를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암살자(들)' 역시 일선 학교와 일부 공공기관의 단체 관람을 두고 항의와 민원, 고발이 이어지는 등 비슷한 양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9월 30일 대통령실과 문화체육관광부, 영상물등급위원회 관계자들을 상대로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역사적 사실과 다른 내용을 담은 영화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역사 왜곡뿐 아니라 국민 분열을 가져올 요소를 지닌 만큼 신중했어야 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한편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는 만큼 비난하는 측에 맞서 관람을 독려하는 움직임도 눈에 띄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암살자(들)'은 10월 2일 오전 기준 누적 관객 약 182만 명을 기록하며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고 한국영화 가운데 예매율 1위를 기록했다. 불매 움직임과 온라인상 저평점 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극장을 찾는 관객 흐름까지 크게 꺾인 모습은 아직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주연 배우들 역시 예정된 무대인사 등 현장 행사를 그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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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친절한 톰 아저씨 맞아? 톰 크루즈, ‘디거’서 탐욕 노인으로 파격 변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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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Fri, 02 Oct 2026 13:45:10]]></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이번엔 전속력으로 달리지도, 절벽에서 '다이빙'하지도 않는다. 비행기에 매달리거나 목숨을 건 액션을 선보이는 대신 백발이 성성한 머리에 깊게 패인 주름, 불룩하게 나온 배를 가진 탐욕스러운 노인이 스크린을 채운다. 그동안 '미션 임파서블'의 이단 헌트와 '탑건'의 매버릭으로 익숙했던 배우 톰 크루즈(64)가 신작 '디거'에서는 이전의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달라진 얼굴로 관객을 마주한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1002/1790904520311655.jpg"/> 액션 스타로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톰 크루즈가 신작 영화 '디거'에서 파격적인 변신과 연기를 보여주며 화제를 모았다. 사진=영화 '디거' 스틸컷10월 3일 국내 개봉한 영화 '디거'는 그린란드에서 석유를 시추하던 재벌 디거 록웰(톰 크루즈 분)이 자신이 초래한 거대한 환경 재앙을 맞닥뜨리며 벌어지는 블랙코미디다. '버드맨'과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연이어 수상한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 감독이 약 10년 동안 구상한 작품으로 기후 위기와 자본주의의 탐욕, 강대국의 패권 경쟁과 책임 회피까지 한꺼번에 풍자한다. 서사의 중심에 선 디거 록웰은 국내 대중들에게 익숙한 톰 크루즈의 '액션 캐릭터'와 정반대의 모습이다. 위기를 해결하는 영웅이 아니라 자신이 벌인 일이 재앙을 불러왔음에도 여전히 돈과 권력, 자기만의 논리를 앞세우는 인물이다. 탐욕과 이기주의적 성향을 반영하듯 톰 크루즈는 얼굴 보형물과 팻슈트(몸을 실제보다 뚱뚱해 보이게 만드는 특수 의상), 흐트러진 백발과 강한 남부 억양을 더해 거만하고 요란한 3대째 석유 재벌을 만들어냈다. 앞서 첫 예고편 공개 당시 영국 가디언은 2008년 '트로픽 썬더'에서 뚱뚱한 대머리 영화사 대표 레스 그로스먼을 연기한 이후 톰 크루즈의 가장 알아보기 힘든 모습이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트로픽 썬더'에서도 톰 크루즈는 팻슈트와 특수분장을 뒤집어쓴 채 욕설을 쏟아내고 춤까지 추며 기존 블록버스터 액션 스타 이미지를 강렬하게 깨트린 바 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1002/1790904605224289.jpg"/> 해외 공개 후 작품에 대한 평단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지만 톰 크루즈의 변신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다수 이어졌다. 사진=영화 '디거' 스틸컷이전 작품 속 캐릭터가 살짝 겹쳐 보이긴 하지만, '디거'에서 톰 크루즈가 선택한 변신은 단순한 '깜짝 이벤트'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 주목된다. 2017년 '아메리칸 메이드' 이후 그가 프랜차이즈 밖에서 주연을 맡은 것은 9년 만이다. 그동안 '미션 임파서블'과 '탑건' 시리즈로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과 '마지막 무비 스타'라는 이미지를 극대화해 왔던 톰 크루즈는 '디거'를 통해 기존의 익숙함을 의도적으로 내려놓고 배우로서 본연의 모습을 강조한다. 앞서 해외 공개 후 작품에 대한 평단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지만 톰 크루즈의 이 같은 변신을 두고는 긍정적인 평가가 다수 이어졌다. 10월 2일 기준 로튼토마토의 '디거' 신선도 지수는 53%다. 부정적인 평가에서는 이냐리투 감독의 자의식 과잉과 설교조의 풍자가 주로 지적되고 있는데, 긍정적인 평가에서는 최근 할리우드 대작에서 보기 힘들었던 과감한 연출 시도와 톰 크루즈의 변신을 높이 샀다. 실제로 LA타임스는 톰 크루즈의 '디거' 출연에 대해 그가 오랜만에 감수한 또 다른 종류의 위험으로 평가했다. 최근 10여 년 동안 대형 프랜차이즈 시리즈에서 자신의 스타성을 극대화해 온 그가 이번에는 블랙코미디 속 추하고 우스꽝스러운 인물에 스스로를 던져 넣었다는 것이다. 영화 자체에 대해서는 완성도가 들쭉날쭉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디거를 연기한 톰 크루즈의 선택과 에너지에는 높은 점수를 매겼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1002/1790904673222551.jpg"/> 10월 1일 '디거'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톰 크루즈는 올해로 13번째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사진=박은숙 기자10월 1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톰 크루즈는 이 같은 디거 록웰로의 변신에 대해 외형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완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분장과 의상, 메이크업 등에 세심한 고민과 설계가 들어갔다. 중요한 것은 배우가 어떻게 그것을 활용하느냐"라며 "캐릭터마다 행동이 다르고 하나의 색감에도 의미가 담겨 있다. 배우가 이를 활용해 캐릭터를 살려내는 것 자체가 예술인데 나뿐 아니라 모든 배우가 섬세하고 치밀하게 준비했고, 우아하게 표현해 냈다"고 설명했다. '디거'를 택한 이유로는 캐릭터의 낯섦에서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톰 크루즈는 "'디거'는 이전에 읽어보지도, 들어보지도 못했던 작품이고 캐릭터라 꼭 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 기상천외하고 파격적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기뻤다"라며 "영화의 백미는 시대를 초월하는 데 있다. 현대 사회를 배경으로 하지만 그 안에 시대를 초월하는 고전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각 캐릭터의 반응과 작은 행동을 통해서도 그런 초월성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작품을 둘러싼 평가는 엇갈리지만 톰 크루즈의 과감한 변신과 연기가 주목받으면서 그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 가능성도 일찌감치 거론되고 있다. 톰 크루즈는 '7월 4일생'과 '제리 맥과이어'로 남우주연상, '매그놀리아'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아직 수상한 적은 없다. 다만 이 지점에 대해 그는 "오스카나 사람들의 평가와 상관없이 영화를 만든다는 사실 자체가 언제나 내게는 특권이자 영광"이라며 "나는 오직 관객을 위해 영화를 만든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할리우드 톱스타 가운데 대표적인 '친한파'로 손꼽히는 톰 크루즈의 내한은 1994년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이번이 13번째다. 할리우드 배우 최다 내한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이날도 "한국을 정말 사랑한다. 앞으로 30번은 더 한국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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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서로 다른 삶은 ‘계급의 선’을 넘을 수 있나…이창동의 ‘가능한 사랑’이 던진 질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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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ue, 22 Sep 2026 10:47:22]]></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이창동 감독이 '버닝'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신작 '가능한 사랑'이 해외를 먼저 매료시키고 국내 극장가를 찾는다. 화려한 사건이나 자극적인 장치 대신 서로 다른 두 부부의 삶을 164분 동안 집요하게 들여다보는 영화다. 그 안에는 노동과 계급, 욕망과 사랑이라는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넘어 '타인의 삶을 카메라에 담는 행위가 과연 어디까지 가능한가'라는 창작자의 질문까지 겹겹이 포개져 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21/1789980734454608.jpg"/> 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신작 '가능한 사랑'은 제83회 베네치아(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사진=영화 '가능한 사랑' 스틸컷'가능한 사랑'은 직장에서 해고된 노동자 호석(설경구 분), 아내 미옥(전도연 분) 부부와 부유한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 분), 남편 상우(조인성 분)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계기로 만나 서로 다른 삶과 감춰둔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164분에 달하는 영화는 두 부부 사이에 벌어지는 일을 자극적이고 빠르게 몰아붙이기보다 네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지는 과정을 따라간다. 해고와 파업의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호석과 미옥, 이들의 삶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예지, 그리고 예지와 다른 방식으로 돈과 계급을 체감하는 상우가 한데 엮이면서 처음에는 쉽게 구분될 것 같았던 관계의 선도 조금씩 흐려진다. 그 가운데서도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는 영화가 던지는 질문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인물이다. 노동자들의 삶을 기록하려 하고 실제로 그들과 가까워지지만 타인의 삶을 작품으로 만드는 행위에는 자의로든 타의로든 끊임없이 윤리의 문제가 따라붙는다. 약자의 고통에 공감하고자 한다면서도 경제적으로 안정된 자신의 삶을 마치 공기처럼 당연히 여기는 예지와, 일상을 누리는 것조차 아등바등해야 하는 호석·미옥 부부 사이에는 아무리 가까워지려 해도 좀처럼 넘을 수 없는 '계급의 선'이 선명하게 드러난다.이창동 감독 역시 이 부분을 자신의 오랜 고민과 연결했다. 9월 21일 언론배급시사회가 끝난 뒤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감독은 "타인의 삶을 그리는 저 같은 창작자에게는 내가 그들의 이야기를 얼마나 그들로서 할 수 있을지를 질문할 수밖에 없다"며 "그들의 고통을 소비하거나 영화를 만들기 위한 재료로 사용하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느냐는 평생 해온 질문이고, 지금도 쉽게 답을 찾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당초 이 감독은 10여 년 전 대기업의 대량 해고와 파업, 강제 진압 사건을 접한 뒤 큰 충격을 받은 일을 계기로 '가능한 사랑'을 처음 구상했다. 그러나 자신이 이 이야기를 정직하게 할 자격이 있는지, 해고 노동자와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확신이 없어 한 차례 영화화를 포기했다고도 설명했다. 이후 시간이 지나 노동에 대한 시각 자체가 바뀌고 시나리오에 다큐멘터리 감독 이야기가 들어오면서부터 '가능한 사랑'의 제작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캐릭터인 예지를 통해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의 윤리적 문제, 태도의 문제를 함께 다루면서 비로소 이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21/1789980983481384.jpg"/> 이창동 감독은 '가능한 사랑'을 구상하며 창작자로서 타인의 삶을 소비하는 경계에 대해 고민해 왔다고 설명했다. 사진=영화 '가능한 사랑' 스틸컷이 긴 이야기의 중심축을 끌고 가는 네 배우 역시 서로 다른 환경을 살아가는 두 부부를 연기하며 각 인물이 변화하는 방식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먼저 전도연이 연기한 미옥은 생계와 가족을 책임지는 현실적인 인물이면서 동시에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쉽게 놓지 않는다. 전도연은 미옥에 대해 "돈과 계급은 사람의 가치관을 무너뜨릴 수도 있고 그 사람의 가치를 앗아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미옥은 그것으로부터 자신의 가치를 지켜내려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설경구는 해고 이후에도 과거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한 호석을 연기했다. 일자리와 그로 인한 삶의 안정을 송두리째 박탈당한 호석의 감정은 분노 하나로 정리되지 않는다. 자아가 깨진 상태로 수치심과 죄책감, 무력감이 뒤엉킨 채 오랜 시간 쌓인 감정들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불쑥 모습을 드러낸다. 설경구는 호석을 두고 "평범하게 살아오던 사람이 해고 이후 점점 위축되는 과정을 생각했고, 상우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복합적인 마음을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조여정이 연기한 예지와 조인성의 상우는 호석·미옥 부부와 놓여 있는 환경부터 다르다. 그러나 이들 역시 그들만의 욕망과 결핍을 가진 다층적인 인물로 표현돼 부유함이 곧 충만함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조인성은 상우에 대해 "감독님과 이 캐릭터를 만들 때 기존의 자본가 모습에서 나아가 현재 가진 자들이 어떻게 우리와 밀접하게 붙어있는지를 새롭게 그려내려 했다"며 "돈에는 독이 있다고 생각한다. 잘 쓰면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날카로워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다는 데 초점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조여정은 "제 삶에서 채우지 못하는 그 무엇을, 남의 인생을 통해 내 영화에 담으려 탐하는 마음으로 예지를 연기했다"며 "예지는 호석과 미옥을 만나면서 충만한 삶이나 관계가 경제적인 안정감과 비례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네 인물을 통해 '가능한 사랑'이 보여주고자 하는 길은 해외 평단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영국 가디언은 두 부부의 관계를 통해 착취와 우정을 세밀하게 다룬 작품이라고 평가했고, 스크린데일리 역시 돈이 두 부부의 모든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계급과 욕망, 착취의 문제를 점층적으로 쌓아 올린다고 평했다. 또 타임아웃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와 함께 현대 사회의 계층 분화를 들여다보는 한국 영화의 흐름 속에 있는 작품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21/1789981070805742.jpg"/>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은 '가능한 사랑'은 제99회 미국 아카데미상 국제장편영화상 부문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돼 오스카 도전을 본격화했다. 사진=최준필 기자평단의 호평은 실제 수상으로도 이어졌다. '가능한 사랑'은 지난 9월 12일 막을 내린 제83회 베네치아(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다음 상인 은사자상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한국 영화가 베니스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여기에 국제영화비평가연맹(FIPRESCI)이 선정하는 국제비평가연맹상까지 받으면서 베니스에서 두 개의 트로피를 챙겼다. 이창동 감독에게는 2002년 '오아시스'로 베니스 감독상을 받은 이후 24년 만의 수상이기도 하다. 다만 그는 이날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상은 결과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감독은 "상보다 이 영화가 처음으로 세상에 나와 관객과 처음 만나는 자리가 베니스영화제였기 때문에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줄까가 훨씬 더 중요했다"며 "쉽고 자극적인 영화가 아닌데도 관객들이 작품이 던지는 질문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고 기뻤다"고 말했다.베니스 이후 해외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이창동 감독은 올해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한국 감독 최초로 TIFF 에버트 감독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가능한 사랑' 역시 토론토에서 국제 관객상 부문 차점작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밀밸리영화제에서는 이창동 감독에게 한국 감독 최초로 오퇴르상(Auteur Award)을 수여할 예정이다. 오스카 도전도 본격화됐다. 영화진흥위원회는 '가능한 사랑'을 제99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국제장편영화상 부문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했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가 한국 대표작으로 선정된 것은 '오아시스', '밀양', '버닝'에 이어 네 번째다. 특히 '버닝'은 2018년 한국영화 최초로 당시 외국어영화상 쇼트리스트(예비 후보)에 진출했지만 최종 후보에는 들지 못해 이번 '가능한 사랑'의 레이스 결과에 더욱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능한 사랑'은 9월 23일 일부 극장에서 개봉해 스크린을 통해 먼저 관객을 만나고, 넷플릭스에서 11월 6일 공개된다. 이 감독은 "영화가 만들어져도 결국 완성하는 것은 관객"이라며 "'가능한 사랑'이 관객을 만나면서 힘 있고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64분, 청소년 관람불가.]]></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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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작고 귀여운 녀석’이 일본 극장가 접수…치이카와 열풍, 한국서도 먹힐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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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Fri, 18 Sep 2026 14:31:29]]></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찰떡 두 개를 붙여 놓은 것처럼 동글동글하고 조그마한 몸에 살짝 시무룩한 표정까지. 이름부터 '뭔가 작고 귀여운 녀석'(난카 치이사쿠테 카와이 야츠·なんか小さくてかわいいやつ)이라는 뜻을 가진 치이카와의 첫인상은 한없이 작고 무해하다. 그러나 이 깜찍한 캐릭터가 만들어낸 산업의 규모를 감안하면 더 이상 작고 귀엽다고만 말할 수는 없다. 개인 작가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짧은 만화로 출발해 일본을 넘어 한국과 중국까지 뒤흔드는 대형 IP로 성장한 치이카와는 첫 극장판으로 일본에서 1000만 관객까지 끌어모은 뒤 한국 극장가도 정조준에 나섰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18/1789694798415090.jpg"/> 일러스트레이터 나가노가 탄생시킨 캐릭터 치이카와의 첫 극장판 영화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이 일본에서 누적 관객 수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사진=영화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 스틸컷9월 30일 국내 개봉을 앞둔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은 7월 24일 일본에서 첫 개봉 후 현재까지 기록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9월 7일 발표된 누적 흥행 수입은 138억 9000만 엔(약 1230억 원)으로 2026년 일본 최고 흥행작이자 대표적인 장수 극장판 프랜차이즈인 '명탐정 코난: 하이웨이의 타천사'(137억 엔)를 넘어섰고, 이후 일주일 만에 다시 7억 엔 이상을 더 보탰다. 개봉 52일 차인 9월 13일에는 누적 관객 수 1000만 명을 돌파하면서 흥행 수입 146억 6000만 엔(약 1298억 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일본 박스오피스 역대 전체 순위로 범위를 넓혀봐도 주목할 만한 성적이다. 9월 13일 기준 흥행 수입은 역대 일본 흥행 순위 21위에 해당한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날씨의 아이'(약 142억 3000만 엔)와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무비'(약 140억 2000만 엔), '극장판 주술회전 0'(약 138억 엔) 등을 넘어선 수치다. 현재도 상영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종 흥행 순위는 이보다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의 흥행이 주목받는 또 다른 배경으로는 이 거대한 프랜차이즈의 출발점이 꼽힌다. 치이카와는 거대 출판사나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처음부터 기획해 만든 캐릭터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농담곰'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일러스트레이터 나가노가 2020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연재하기 시작한 짧은 만화에서부터 시작됐다. 소셜미디어에서 먼저 인기를 얻은 뒤 이듬해 단행본으로 출간됐고, 2022년에는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영역을 넓혔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통해 높아진 인지도는 곧 상품 시장으로 이어졌다. 굿즈 판매를 시작으로 일본과 해외를 아우르는 팝업스토어와 각종 브랜드 협업이 잇따르면서 치이카와는 단순한 인기 콘텐츠를 넘어 거대한 소비재 IP로 성장했다. 실제로 치이카와는 일본의 캐릭터·라이선스 업계가 선정하는 '일본 캐릭터 대상'에서 2022년에 이어 2024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올해 네 번째 대상 수상과 함께 이 상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18/1789694923137543.jpg"/> 치이카와는 일본 캐릭터·라이선스 업계가 선정하는 '일본 캐릭터 대상'에서 2022년에 이어 2024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사진=영화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 스틸컷일본의 대표적인 개인 간 중고거래 플랫폼 메르카리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자사 해외거래 매출 분석 결과 일본 애니메이션·캐릭터 가운데 1위는 포켓몬스터였고 치이카와가 원피스와 드래곤볼 등 대형 만화·애니메이션 프랜차이즈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한 개인 작가의 웹 연재물에서 출발한 캐릭터가 고작 3~4년 만에 수십 년 동안 일본은 물론 해외에서도 막강한 팬덤을 구축해온 전통의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것이다. 열풍은 일본 밖에서도 빠르게 번졌다. 치이카와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에서는 2024년 상하이에 문을 연 첫 공식 팝업스토어가 개장 후 사흘 동안 약 800만 위안(약 16억 4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고, 입장을 기다리는 인원이 한때 7000명 가까이 불어나 현지 경찰이 대기 행렬을 통제했을 정도였다. 국내에선 지난 2월 용산 아이파크몰에 첫 공식 상설 굿즈 매장 '치이카와샵'이 입점돼 최근까지도 주말에 대기줄이 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귀여운 외모를 가진 캐릭터라는 점에서 치이카와의 굿즈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지만 작품 자체로 접근하면 '아동용 캐릭터물'로만 보기는 어렵다. 주인공 치이카와와 가르마(하치와레), 토끼(우사기) 등 등장인물들은 귀여운 외모와 달리 꽤 고단한 삶을 산다. 돈을 벌기 위해 때로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토벌'에 나서기도 하고, 어느 날 갑자기 익숙한 존재가 괴물로 변하거나 평온했던 일상이 위협받는 일도 벌어진다. 출판사인 고단샤 역시 공식 작품 소개에서 치이카와의 삶을 '즐겁고 애틋하면서도 조금 하드한 나날'이라고 표현한다. 말랑말랑한 캐릭터들의 평온한 일상 안에 노동의 어려움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 생존의 위협에 더 나아지고자 하는 욕심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아무렇지 않게 뒤섞여 있는 치이카와는 성인 팬들 사이에서 '어른을 위한 잔혹동화'에 가깝게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첫 극장용 영화인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은 이런 치이카와 특유의 '매운맛'이 강한 작품으로 꼽힌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18/1789695013116860.jpg"/> 언뜻 보기에 아동용 캐릭터를 앞세운 힐링 일상물처럼 보이는 치이카와는 깊이 들어가면 성인들도 공감할 수 있는 다소 어두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독특한 경쟁력으로 꼽힌다. 사진=영화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 스틸컷원작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에피소드 '세이렌 편'을 나가노가 직접 각본으로 옮긴 이 작품은 치이카와와 친구들이 평소보다 100배 높은 보수를 준다는 토벌 의뢰를 받고 섬으로 향하면서 벌어지는 소동극을 그린다.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였던 섬의 비밀이 하나씩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미스터리와 서스펜스, 호러에 가까운 다크 판타지로 흘러간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개봉 전 관람등급을 결정하는 영화윤리기구가 전 연령 관람가인 G 등급을 부여하자 원작 팬들 사이에서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을 정도였다. 이 간극은 치이카와라는 IP가 가진 가장 독특한 경쟁력으로도 꼽힌다. 겉으로는 누구나 한눈에 알아볼 만큼 단순하고 귀여워 상품화하기 쉽지만 작품 안으로 들어가면 성인도 공감하기 쉬운 사회의 불안과 부조리, 인간관계의 복잡함, 삶을 살아가며 매 순간 선택해야 하는 다양한 문제들이 뒤섞여 있다. 어린이까지 소비자로 아우를 수 있는 폭넓은 상품성을 갖추면서도 이야기는 성인 팬들이 계속 파고들 만한 깊이를 놓치지 않는 셈이다. 일본을 넘어 한국과 중국에서도 치이카와가 빠르게 팬층을 넓힐 수 있었던 배경 역시 소비층의 경계를 쉽게 허무는 특유의 확장성과 무관하지 않다. 이처럼 폭넓은 소비층을 끌어안으며 국내에서도 탄탄한 팬덤을 만들어온 치이카와가 오는 9월 30일 극장가에서도 그 힘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추석 연휴 전후로 '타짜: 벨제붑의 노래', '부활남: 더 레드', '암살자(들)', '가능한 사랑' 등 쟁쟁한 작품들이 관객을 만나는 만큼 경쟁은 만만치 않다. 다만 앞서 팝업스토어와 상설 매장에 긴 대기 행렬이 만들어질 정도로 팬덤과 구매력이 확인된 만큼 굿즈를 사기 위해 줄을 섰던 팬들이 실제 영화 관객으로 얼마나 이어지느냐가 흥행 성패를 가릴 것으로 보인다. ]]></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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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인터뷰] '암살자(들)' 박해일 "이 작품을 하려고 4년을 기다렸구나 싶었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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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Wed, 16 Sep 2026 14:18:08]]></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이전에 함께 했던 감독님이 나라는 배우를 또 찾아준다는 게 정말 고마운 일이라는 걸 새삼 느꼈어요. 그리고 그렇게 다시 만났을 때 제게 맡기실 역할과 작품은 어떤 것일지 호기심도 있었고요. 시나리오를 받아서 읽어보니 '이 작품을 하려고 내가 4년을 기다렸구나'라는 기분이 들더라고요(웃음)."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16/1789523133392828.jpg"/> 배우 박해일의 4년 만에 스크린 복귀작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영부인 암살사건을 소재로 한다. 사진=(주)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배우 박해일(49)에게 영화 '암살자(들)'은 단순한 복귀작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2022년 '헤어질 결심'과 '한산: 용의 출현' 이후 4년 만에 선택한 작품인 데다, '덕혜옹주' 이후 10년 만에 허진호 감독과 재회한 작품이기도 하다. 허 감독과의 앞선 작품에서는 대한제국 말기를 통과했다면 이번에는 1970년대 한복판으로 들어가며 또 한 번 과거와 정면으로 마주했다.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영부인 암살사건'을 한국영화사 최초로 다루는 이 작품에 임하면서 박해일은 그 시절의 공기부터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아무래도 제가 태어나기 전에 벌어진 충격적인 사건이다 보니 저도 성인이 된 이후에야 여러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었어요. 이번 작품 제안을 받고 나서는 그저 '이렇게 큰 사건이 있었구나' 정도로만 알았던 것을 다시 시간을 돌이켜 가며 찾아볼 만큼 인지할 수 있게 됐던 거죠. 더욱이 이 시대 안에 뛰어들어야 하는 기자 역이니까 그 시대의 공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연기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감독님과 이야기도 정말 많이 나눴고요. 당시 살았던 본인의 경험, 바라봤던 시대의 이야기, 이런저런 사건들, 시대 속에서 느낀 관계들을 감독님께 들으며 저도 차츰차츰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어요."관객이 그 시대를 간접적으로 들여다보게 만드는 통로는 박해일이 연기한 신문사 사회부장 재환이다. 영화 속 재환은 전사나 별도의 부연 설명 없이 철저히 '기자'로 존재하며,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신문사라는 공간 안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박해일에게도 재환을 이해하는 출발점은 비어 있는 서사를 상상해 채우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오랜 시간 몸에 익혀온 직업적 감각을 어떻게 스크린 안에 자연스럽게 새길 것인가에 있었다. "제가 영화로 2000년에 데뷔했는데, 2026년까지 작품을 하면 꼭 한 번씩 거치는 게 기자들과의 만남이었어요. 그런데 문득 내가 이렇게 이 직종을 자주 겪어왔는데 왜 이제껏 기자 역할을 한 번도 못 해봤나 싶더라고요. 다른 것보다 더 물리적으로 체화하고 기억할 수 있는 캐릭터인데 미처 생각을 못하고 있었던 거죠. 그러던 중 이 역을 맡게 되니까 '무조건 잘해내고 싶다'라는 마음을 출발점 삼아 시작하게 됐어요. 그 시대든 지금이든 구분을 두지 않고 그저 '기자'라는 가장 보편적인 부분에 집중하려고 했고요."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16/1789523316893972.jpg"/> 데뷔 26년 만에 처음으로 기자 역할을 맡은 박해일은 재환을 연기하며 기자라는 가장 보편적인 부분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주)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인물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그가 발 딛고 선 시대와 공간까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했다.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허진호 감독과 미술팀이 세밀하게 구현한 1970년대 신문사 편집국은 재환이라는 인물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무대이면서 영화가 진행될수록 검열과 외압에 맞서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변한다. 재환 역시 그 흐름을 따라 점차 권력과의 대립 전면으로 나아가는데, 그 변화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 바로 동료 기자들과 함께하는 '자유언론실천선언' 장면이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그 장면은 앞선 이야기들을 잘 엮어서 차곡차곡 쌓아가다가 설득력 있게 전달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수십 명 언론인들이 연대하는 가장 중요한 신이니까요. 촬영에서 정말 기억에 남는 게, 저는 연설문을 외쳐야 하는 와중에 정면에서 사람들이 치고 들어오는 상황이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 공간에 함께하신 모든 배우분들이 저와 똑같은 온도로 준비해주고 계셨어요. '와 진짜 (연기하기) 부담스럽다' 싶었는데(웃음), 한편으론 재환이란 한 인물을 모두가 이토록 배려하고 지켜주는 것에서 이제까지 제가 보지 못했던 단결된 힘이 느껴지더라고요."박해일이 말한 '단결된 힘'은 화면 밖에서도 이어졌다.'암살자(들)'은 박해일·유해진·이민호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지만 그 주변을 채우는 배우들의 면면 역시 만만치 않다. 특히 정우성을 비롯해 오정세, 배성우, 박지환, 류혜영, 김대명, 박해준, 심은경 등 20여 명에 달하는 특별출연 배우들이 크고 작은 역할로 곳곳에 등장하며 똑같은 에너지로 영화의 밀도를 끌어올린다. 이 가운데서 박해일은 그가 염원해 왔던 한 배우와의 첫 호흡을 회상하며 "한국영화의 대표 아이콘을 드디어 만났다"고 웃어 보였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16/1789523475034057.jpg"/>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자유언론실천선언' 신에 대해 박해일은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단결된 힘이 느껴진 장면"이라고 말했다. 사진=영화 '암살자(들)' 스틸컷"저는 정우성 선배님에 대해 진짜 오래전부터 '언제쯤 뵐 수 있을까, 함께할 때가 올까'라는 생각을 해 왔습니다(웃음). 허진호 감독님과 '호우시절'로 작업하셨었는데 이번 작품에서 상징성 있는 역할로 (감독님이) 조심스럽게 제안하신 것 같아요. 그렇게 촬영 날 밤에 뵙자마자 제가 '선배님을 마침내, 드디어 만나 뵙게 됩니다'라고 말씀드렸죠(웃음). 이 반가운 마음을 가지고 한 신을 정말 밤새도록 찍었어요. 신 자체도 제가 연기한 재환 역으로서 굉장히 중요한 신이기도 했고요. 여러모로 선배님과 함께 작업한 신은 정말 추억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이렇게 여러 인물이 각자의 자리에서 퍼즐을 맞추지만 '암살자(들)'은 그 조각을 모아 하나의 명확한 결론을 제시하는 영화는 아니다. 실제 역사를 모티브로 삼되 영화가 파고드는 것은 사건 자체의 진실과 거짓을 가리는 것보다 당시 이를 쫓았던 사람들의 시선에 집중한다. 경찰은 수사하고 기자는 질문하지만 이들이 마주하는 사건의 파편들과 권력이 내놓은 설명 사이에서 계속 틈이 생긴다. 영화는 그 간극을 억지로 메우는 대신 끝까지 남겨두면서 관객들에게 이 시대에서도 질문을 던진다. 박해일은 그 점이야말로 허진호 감독다운 방향성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건의 진실은 모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관객분들께 그 점을 느낌표 또는 물음표로 질문드리는 게 우리 영화가 가진 톤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정답이나 해결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큰 사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으로 스토리를 펼쳐가니까요. 1970년대 역사를 다루고 있다고 하지만 '진실'이란 단어의 뜻은 그때나 현재나 다르지 않을 거예요. 과거든 지금이든 항상 어려웠던 것은 진실을 찾아내는 것이니, 그런 메시지까지 영화가 담아내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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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이창동 ‘가능한 사랑’ 베네치아 심사위원대상…24년 만의 쾌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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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Sun, 13 Sep 2026 14:32:56]]></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win9@ilyo.co.kr | 한승구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제83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은사자상)을 받았다. 한국 영화가 베네치아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13/1789272969324323.jpg"/>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제83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은사자상)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9월 12일 저녁(현지시각)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 팔라초 델 시네마에서 열린 제83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가능한 사랑’은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으로 호명됐다. 심사위원대상은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에 이은 두 번째 작품상이다.이 감독이 베네치아영화제에서 수상한 것은 2002년 ‘오아시스’로 감독상을 받은지 24년 만이다. 당시 주연 배우 문소리도 신인 배우상을 받았다. 한국 영화가 베네치아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수상한 것도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황금사자상을 받은 이후 14년 만이다.이 감독은 수상소감에서 동생이자 제작자인 이준동 파인하우스필름 대표와 공동 각본을 쓴 오정미 작가, 전도연·설경구·조인성·조여정 등 주연 배우들을 차례로 언급하며 감사를 전했다. 영화에 투자한 넷플릭스와 가족에게도 감사의 뜻을 밝혔다.이어 “노동이 사라져 가는 시대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끊어져 가는 시대에 영화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영화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질문하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며 “이 상을 주신 것은 그 질문을 계속하라는 뜻으로 알겠다”고 말했다.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홍콩 거장 두치펑(두기봉) 감독은 “이 감독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성숙하고 섬세한 성찰이 담긴 작품”이라며 “나는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깊이”라고 찬사를 보냈다.‘가능한 사랑’은 ‘버닝’(2018) 이후 이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장편 신작이다.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 분)과 아내 미옥(전도연 분), 이들의 삶을 다큐멘터리에 담으려는 감독 예지(조여정 분)와 그의 남편 상우(조인성 분) 등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계기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영화는 9월 6일 베네치아영화제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상영 직후 약 7분간 기립박수를 받았으며, 영화제 기간 현지 비평가들의 평점에서도 줄곧 상위권을 유지해 수상 가능성이 거론됐다.‘가능한 사랑’은 폐막식에 앞서 국제영화비평가연맹(FIPRESCI)상도 받았다.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은 세계 각국 영화평론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영화제 출품작 가운데 우수작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국제비평가연맹은 ‘가능한 사랑’에 대해 “미묘한 역학 게임을 완벽한 속도감과 여러 층위로 그려낸다”며 “착취, 계급, 사랑, 욕망, 소유, 이야기의 윤리를 탐구한다”고 평가했다.‘가능한 사랑’은 베네치아 수상에 이어 국제영화제 순회와 함께 본격적인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오스카) 레이스에 나선다. 토론토·뉴욕·산세바스티안·취리히·밴쿠버 등 주요 국제영화제에 잇따라 초청됐다. 지난달 25일에는 제99회 오스카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대표작으로도 선정됐다. 국제장편영화 부문 예비후보 선정 여부는 올해 말 가려진다. 영화는 오는 9월 23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 뒤 11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한편 올해 베네치아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은 덴마크 마이 엘투키 감독의 ‘우먼 언노운’에 돌아갔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덴마크를 배경으로 독일군 병사와 관계를 맺었던 과거 때문에 사회적 낙인에 직면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감독상인 은사자상은 소련 물리학자 레프 란다우를 소재로 한 ‘다우’의 일리야 흐르자놉스키 감독이 차지했다. 황금사자상을 비롯한 주요 수상작 발표를 끝으로 9월 2일 개막한 제83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는 9월 12일 막을 내렸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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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인터뷰] ‘인턴’ 한소희 “급하게 살 빼다 몇 번 죽을 뻔…‘뼈말라’보다 건강이 먼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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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Fri, 11 Sep 2026 14:25:21]]></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스스로를 더 몰아붙이게 된다. 배우 한소희(32)는 영화 '인턴'에서 만난 젊은 CEO 선우가 그런 점에서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고 한다. 창업 3년 만에 자신의 패션 브랜드를 업계의 다크호스로 키워낼 만큼 실력이 있지만,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려다 정작 자신을 돌보는 데는 서툰 인물. 한소희 역시 배우로 살아오며 끊임없이 "지금 잘하고 있나"를 물으며 그 답을 찾아왔던 만큼 자신과 닮은 선우를 누구보다 제대로 표현해 내고 싶었다고 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11/1789089854273789.jpg"/> 배우 한소희는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를 리메이크한 '인턴'에서 창업 3년 만에 자신의 브랜드를 패션 업계 다크호스로 성장시킨 젊은 CEO 선우를 연기했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선우와 저는 완벽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완벽하지 않은 부분이 닮은 것 같아요(웃음). 그리고 혼자서 애쓴다는 점도요. 선우는 기호라는 인물이 갑자기 나타나기 전까지 혼자 고군분투하며 회사를 이끌었거든요. 저도 주변에 조언을 구하는 성격이 아닌 저 혼자 해결하려고 애쓰는 편이에요. 그런 점에서 촬영하는 내내 기호 같은 어른이 내게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선택에 기로에 놓였을 때 선우에게 그랬듯 자기 경험과 세월을 토대로 얘기해줄 수 있는 사람이요."동명의 할리우드 영화를 리메이크한 '인턴'은 창업 3년 만에 100억대 매출을 달성하며 브랜드 'WOO22'(우투투)를 패션 업계의 다크호스로 성장시킨 젊은 CEO 선우(한소희 분) 앞에 경력 37년 사회생활 만렙의 베테랑 실버 인턴 기호(최민식 분)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오피스 코미디다. 극 중 한소희가 연기한 선우는 성공한 CEO라는 화려한 모습 이면에 모든 선택과 책임을 홀로 감당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는 인물이다. 한소희는 그런 선우의 불안과 압박이 자신에게도 익숙한 감정이면서 동시에 지금을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고민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잘해내야 한다는 압박감, 지금 잘하고 있느냐에 대한 불안함이 뒤엉키는 건 배우 한소희로서 매일 하는 생각과도 맞닿아 있어요. 선우도 그런 면모를 갖춘 캐릭터라 더 저와 닮아 보였던 것 같고요. 아마 선우뿐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일 수 있을 거예요. 요즘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해서 그런가, 제가 20대 초반엔 안 했던 생각을 지금의 20대 초반들은 하고 있더라고요. 굉장히 자기 주체성이 강하고 자기가 할 일도 구체적으로 해 나가는데, 그럼에도 불안함을 느끼는 건 시대와 세대를 초월해 똑같지 않을까 생각해요."'인턴'이 흥미로운 것은 이런 불안을 극복해 이겨내라며 명쾌한 답안지를 내놓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회사도, 인생도 먼저 살아본 기호가 선우에게 건네는 조언은 회사를 더 잘 운영하는 법이나 위기를 단번에 해결할 묘책도 아니다. 그저 바쁜 사람일수록 너무 당연해서 오히려 잊기 쉬운 일상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것이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11/1789089942805483.jpg"/> 한소희는 선우와의 공통점에 대해 "완벽주의 성향이 있지만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계속 앞으로만 달려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던 선우, 즉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한 번 더 힘을 내라는 독려보다 잠시 멈춰 자신의 상태를 돌아보게 해주는 누군가의 한마디일지도 모른다. 한소희 역시 그런 평범한 돌봄이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관계의 힘이라고 느꼈다."선우가 사실은 잊고 있었던 거예요. 일을 쫓다 보면 본질적인 것을 까먹을 때가 많잖아요. 잘 먹고, 잘 자고, 그런 것들을 해야 한다고 누군가 한 번 탁 일깨워주는 순간이 바로 기호가 선우에게 '잠이 보약입니다'라고 말해주는 신이었던 거죠. 기호가 없었을 때 과연 선우한테 잘 자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해준 사람이 있었을까요? 늘 빨리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너 잠부터 자' 이 말을 누가 해줬을까요? 저는 기호가 그 말을 해준 순간 선우의 마음이 열렸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마 그날 집에 갈 때도 풀어진 기분으로 갔을 거예요(웃음)."기호가 선우를 대하는 방식은 촬영장에서 최민식이 후배들을 대하는 모습과도 묘하게 겹쳤다. 자신의 경험을 정답처럼 내세우기보다 먼저 다가와 거리를 좁히고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식이었다. 한소희에게 '연기 경력 45년차의 대선배'라는 존재가 처음부터 편할 리는 없었지만, 여러 차례 대본을 함께 읽고 현장에서 부딪치며 마음의 벽은 빠르게 사라졌다. 선배가 먼저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소희가 날 싫어할까봐 걱정됐다"고 너스레를 떤 것을 두고 "절대 그런 것을 걱정하실 분이 아니다"라고 웃으며 받아칠 만큼 가까운 사이가 됐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반대로 저도 선배님이 절 싫어하시면 어쩌나 걱정했는데요(웃음)! 사실 저희는 촬영 전에 대본 리딩을 정말 많이 해서 그 덕에 자연스럽게 친해졌던 것 같아요. 선배님은 현장에 오실 때 늘 두 시간씩 일찍 오시는데 제일 먼저 출근하셔서 제일 늦게 퇴근하셨어요. 그런 모습을 보며 '대선배님도 이렇게 일찍 오시고, 본인 촬영이 아닌데도 다 모니터링을 하시는데 내가 감히 못 따라가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현장에서 제게 연기 조언 같은 말씀은 안 해주셨고요, 자꾸 복싱을 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오늘 점심·저녁 메뉴 뭐냐?' 이런 것만 물어보시는 것도 제가 다 영상으로 찍어 놨어요. 나중에 공개할 비하인드 영상을 기대하셔도 좋습니다(웃음)."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11/1789090036805561.jpg"/> 현장에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는 최민식을 보며 한소희는 대선배임에도 변함없는 열정을 간직하고 있는 그의 태도를 본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진=영화 '인턴' 스틸컷현장에서도 기호 같았던 최민식의 도움과, 자신과 캐릭터 사이 맞닿은 공통분모를 발견한 덕에 감정을 끌어올리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러나 다음 작품으로 나아가는 데엔 같은 방식이 아닌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깨달았다는 게 한소희의 이야기다. 실제 자신의 감정과 캐릭터의 감정이 가까울수록 그만큼 강한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었지만, 반대로 자신과 전혀 다른 인물을 만났을 때도 동일한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였다. '인턴'에서 나와 닮은 선우를 만난 경험은 역설적으로 앞으로는 '내 성향'에 기대지 않고도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숙제를 남겼다. "저는 작품 준비할 때마다 벼랑 끝으로 자신을 몰아붙이는 타입이에요. 스스로를 미완성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제 연기 방식을 보면 약간 불안정한 느낌으로 비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웃음). 그러다가 요즘 들어 제가 생각을 좀 바꾼 게, 언제까지나 내 성향을 가진 채로 연기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나라는 사람과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의 교집합이 많을수록 좋긴 하겠지만, 이제는 그걸 버리고 안정화된 상태에서 연기 방향을 이끌어 가야 할 시기가 온 것 같아요."스스로를 극한으로 밀어붙여야 더 나은 결과가 나온다는 생각을 내려놓으면서 일상을 대하는 기준도 달라졌다. '잘 먹고 잘 자는 것'을 잊고 살았던 선우처럼 한소희 역시 한때는 목표를 위해 몸을 혹사시키는 것까지 감수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30대에 접어들고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생기면서 이제는 오래 배우로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자신을 돌보는 일이 먼저라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이런 마음가짐을 특히 젊은 여성들과 나누고 싶다며, 이른바 '뼈말라'(뼈대만 남은 것처럼 마른 몸매를 가리키는 신조어)를 추구해 온 이들에게는 마른 몸만을 아름다움의 기준으로 삼지 않았으면 한다고 주먹으로 테이블을 쿵쿵 두드릴 정도로 강조하기도 했다. "요즘도 '뼈말라'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걱정돼요. 저도 옛날에는 그냥 마르고만 싶었는데 30대 중반에 다가가다 보니 결국 중요한 건 건강이란 걸 느끼고 있거든요. 마른 것만 예쁜 게 아니다, 건강한 게 아름다운 거다! 이렇게 시선을 바꿔야 한다니까요. 제가 급하게 살을 빼다 몇 번 죽을 뻔해서 그런 것 같아요. 어차피 우리는 100년 뒤엔 다 없잖아요. 죽을 때 병원 천장 보면서 죽을 건데, 어떻게 죽느냐도 생각해 봐야 해요. 저는 모두가 건강하게 자기 할당량을 다하고 자연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어요.”]]></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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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인터뷰] '인턴' 최민식 "전작들 때문에 '밈'으로 때려맞아…그게 제 팔자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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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Wed, 09 Sep 2026 15:39:10]]></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진짜 솔직히 말씀드리면 '리메이크 다시는 안 한다'(웃음)! 특히 이렇게 유명한 작품의 리메이크는 정말 다신 안 할 것 같아요. 배우 입장에서는 재미가 없잖아요, 비교만 당하고(웃음). 그런데 그건 이해할 수밖에 없어요. 리메이크를 하면 비교되는 게 곧 숙명인 거죠. 그런데도 왜 선택했냐면, '네가 배우로 몇 년 찬데 이걸 안 하려고 해? 왜, 무서워?' 이런 생각이 들어서였어요. 비교는 당연히 당할 수 있잖아, 그러니 그냥 여러 좋은 작품들이 재해석되는 것처럼 가볍게 생각하자. 이런 마음으로 접근하게 됐죠."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09/1788918787719022.jpg"/> 배우 최민식은 할리우드 영화를 원작으로 한 '인턴'에서 다시 회사로 돌아온 실버 인턴 기호를 연기했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초장부터 '솔직함'을 꺼내 들었다. 경험 많은 실버 인턴과 열정 넘치는 30대 CEO의 연차 역전 회사 생활을 그린 영화 '인턴'. 앞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할리우드 영화를 리메이크한다는 것은 45년 차 배우 최민식(64)에게도 망설임이 앞서는 일이었다. 원작의 그림자가 짙었던 만큼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다르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같은 인물을 익숙한 정서 안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게 살려내느냐였다고 했다. "재해석을 한다고 해서 이 캐릭터를 내 식으로 만들겠다며 구체적으로 원작과 구분 지으려 하진 않았어요. 대신 원작에서의 세련된 서양 남자 특유의 아우라를 흉내 내려 하지도 않았고요. 기호를 연기할 땐 그냥 한국 아저씨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처음엔 대한민국 '꼰대' 아저씨가 회사에 다시 들어갔다가 서서히 변하는 모습도 생각해 봤는데 그러려면 두 시간 가지고는 서사를 다 보여줄 수 없겠더라고요(웃음). 마지막에 기호가 선우를 대하는 모습도 보면 마치 내 딸을 대하듯이 하잖아요? 마침 기호에게도 딸이 있는 설정이니까 원작에 없는 그런 (한국의) 정서를 한 번 넣어보자는 생각을 했던 거예요."9월 16일 개봉하는 '인턴'은 창업 3년 만에 100억 원대 매출을 올리며 브랜드 'WOO22'(우투투)를 패션업계의 다크호스로 키워낸 젊은 CEO 선우(한소희 분) 앞에 경력 37년의 실버 인턴 기호(최민식 분)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오피스 코미디다. 출판사에서 은퇴한 뒤 다시 회사 생활에 뛰어든 기호는 디지털 업무 환경도, 자유분방한 젊은 직원들의 문화도 낯설지만 자신의 경험을 앞세워 가르치려 들기보다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과 여유로 사람들 사이에 스며든다. 강렬하고 묵직한 캐릭터로 익숙했던 최민식에게는 오랜만에 능청스러우면서도 따뜻한 얼굴을 마음껏 꺼내 보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원래 제가 귀여운 사람입니다(웃음). 저는 매번 연기할 때 제 안에 있는 여러 모습 중에서 곶감 빼먹듯이 하나를 극대화시키는 식이었어요. '악마를 보았다'의 장경철을 연기할 땐 굉장히 예민하고 날 서 있었는데 이번에 '인턴'을 촬영하면서는 마음이 즐거워서 그런지 괜히 집에서 배시시 웃게 되더라고요. 우리 집사람이 '왜 그래, 하던 대로 해'라고 할 정도로(웃음). 이렇게 귀여운 모습을 보여드렸으니까 다음엔 또 악마 같은 걸 해 보고 싶네요. 장경철은 진짜 그냥 양아치 수준으로 보일 정도로 '우와, 진짜 악마다!'할 만한 연기를 보여드릴게요(웃음)."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09/1788918956681036.jpg"/> '인턴' 속 기호는 최민식이 오랜만에 보여주는 따뜻하고 다정한 역할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기도 했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매 작품에서 옷을 갈아입듯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최민식이지만 대중은 좀처럼 그의 '옛 얼굴'을 잊지 않는다. 캐릭터든 대사든 워낙 강한 인상을 많이 남겼다 보니 '인턴' 예고편이 공개된 뒤에도 "내가 네 인턴 하면 안 되냐?" "내가 임마, 느그 사장이랑 임마! 사우나도 가고 다 했어!"처럼 과거 작품의 명대사를 끼워 맞춘 댓글과 패러디 영상이 쏟아졌다. 졸지에 '밈(Meme·온라인에서 유행처럼 퍼지는 이미지나 문구) 부자'가 된 최민식 역시 이런 반응을 재미있게 지켜보고 있었다. 배우로서는 새 작품의 캐릭터가 먼저 보이길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오래전 작품까지 끊임없이 소환되는 것 역시 자신을 향한 관심의 한 방식이라고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사실 배우 입장에선 전작 이미지가 겹친다는 게 그렇게 유쾌한 일은 아니에요. 새로운 캐릭터나 새로운 정서의 작품이 부각돼야 하는데 아직도 그때 밈이 돌고 있으면…. 그렇지만 그게 제 팔잔데 어떡하겠어요? 워낙 전작에 자극적인 캐릭터들이 많으니까 지금까지 이렇게 밈으로 때려맞고 사는 거지(웃음). 이것도 관심의 표현 중 하나니까 '인턴'이란 작품과 연계돼서 관심을 받는다면 그것 역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이제부터는 좀 (연기를) 대충대충 할까 싶기도 해요, 사람들이 기억 못하게(웃음)."31살 차이의 한소희와 처음 만들어낸 호흡도 '인턴'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극 중에서도 세대와 위치가 전혀 다른 기호와 선우가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지는 서사를 보여주는 만큼 실제 두 배우가 만들어낼 앙상블에도 관심이 모였다. 특히 한소희가 '인턴' 출연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최민식은 촬영 전부터 이 당찬 후배 배우에 대한 호기심이 컸다고도 강조했다. "그 친구도 이번 작품에 목숨을 걸었죠(웃음). 영화에서 그 각오가 잘 보이지 않나요? 제가 후배 한소희를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선우라는 캐릭터와 공통분모가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배우로서의 삶을 사는 데 있어서 굉장히 여러 가지 생각이 들 것이고 괴로움도 있었을 텐데, 그런 살짝 불안정한 마음들이 선우랑 아주 기가 막히게 잘 맞아떨어지더라고요. 기호 입장에서 봤을 때도 뭔가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만들어줬어요. 배우로서 장점도 많고 표현하고자 하는 욕심도 많은데 그걸 진짜 표현해 내는 의지까지 갖춘, 참 대견한 후배죠."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09/1788919039021058.jpg"/> 최근 최민식은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파묘', 넷플릭스 시리즈 '맨 끝줄 소년'에 이어 '인턴'까지 젊은 후배들과의 좋은 케미스트리를 보여줘 호평을 받았다. 사진=영화 '인턴' 스틸컷한소희만이 아니다. 지난 6월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맨 끝줄 소년'의 최현욱부터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2022) 김동휘, 천만 영화 '파묘'(2024)의 김고은까지 최근 최민식의 필모그래피에는 한참 어린 후배 배우들과 나란히 호흡한 작품이 적지 않았다. 후배들은 으레 최민식과 함께 작업한 것을 "영광"이라고 표현하지만 그는 손사레를 치며 "무슨 영광이야, 그냥 하는 소리"라며 웃어넘겼다. 그러면서도 이처럼 세대가 다른 배우들과 자연스러운 앙상블을 만들어내는 비결에 대해서는 "선배가 먼저 변하는 것"이라고 진지하게 답했다. 자기에게 익숙한 방식과 경험을 요구하는 것보다 젊은 친구들 사이에 들어가 물처럼 스며드는 것이 최민식이 찾은 세대 차이를 넘어서는 방식이었다. "후배들하고 작업하려면 스스로가 먼저 변해야 해요. 영화는 혼자 하는 예술이 아니라 각 파트별로 앙상블을 이뤄내는 것이거든요. 이 친구들 사이에 잘 스며들겠다는 마음가짐이 없으면 세대 차가 그대로 나버려요. 진짜 생각하는 것부터 다르니까요. 얘기해 보면 완전히 딴 세상 사람들이야(웃음)! 저는 그냥 물이 돼서 자연스럽게 스며들려고 했어요. 애들이 술자리에서 농담을 해도 '야, 그건 뭐야?'하고 물어보고 '재밌다, 참 희한한 놈이네 저놈'하면서 계급장 떼고 재미있게 놀았죠. 특히 '인턴'은 또 그래야만 하는 작품이기도 했고요."젊은 후배들과 섞이기 위해 스스로 먼저 변해야 한다는 최민식의 말에는 나이를 대하는 그의 태도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그는 나이가 드는 것을 배우로서의 쇠퇴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오랜 시간 연기하고 살아오며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는 폭은 더 넓어졌고 그만큼 표현해 보고 싶은 인물과 이야기도 많아졌다고 했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배우로서 자신이 더 단단해졌다고 느끼는 지금, 정작 그 연륜을 펼쳐 보일 수 있는 역할과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게 그의 아쉬움이었다. 최근 인터뷰를 할 때마다 "여기저기 최민식을 쓰라고 말 좀 전해 달라"고 덧붙이는 말에 농담보다 진담의 향이 더 짙게 묻어나는 것도 그런 아쉬움 탓일 터다. "저는 나이가 든다는 것 자체는 너무 좋아요.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기회가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에요. 이제야 조금 사람에 대해, 세상에 대해 알 것 같은 나이가 돼서 써먹을 만해졌는데 제 나이 또래가 활약할 수 있는 풀이 넓지가 않아요. 너무 안타깝잖아요, 밖에 얘기 좀 해주세요. '최민식 이제 쓸 만한데 왜 안 쓰냐?'고(웃음). 내 몸뚱아리가 재료고 내 인생이 밑천이라 저는 이제 어떤 인물이나 이야기든 다 이해할 수 있는 폭과 깊이가 생겼거든요. 이렇게 쌓아 올린 제 지식을 총동원해서 작품에 쏟아붓고 싶습니다. 그렇게 할 자신도 있고요."]]></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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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인터뷰] '경주기행' 공효진 "살 떨리는 흥행 경험해 보고파…모녀 관객 많이 봐주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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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27 Aug 2026 11:22:46]]></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드라마에선 '흥행 불패'라는 수식어가 익숙하지만, 스크린을 통할 때는 모든 것을 '신의 뜻'에 맡겨야 했다. 그런 그가 이번 작품만큼은 숨기지 않고 흥행 욕심을 드러냈다. 이런 자신감에 부응하듯 시사회부터 언론과 관객의 호평이 잇따랐고 개봉 하루 전에는 한국 영화 예매율 1위에도 올랐다. 2024년 여름 촬영을 마친 뒤 약 2년 만에 관객 앞에 선보이게 된 배우 공효진(46)의 새 영화, '경주기행'의 이야기다. "다들 흥행은 신의 영역이라고 하잖아요. 사실 제가 출연한 영화의 관객 수도 다 모아야 1000만이 될까 말까 한데(웃음), 그래도 이번 작품은 다른 배우들과 이 이야기의 힘을 믿어보고 싶어요. 감독님 아버님께서는 최종 관객 수 7000만을 생각하신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러려면 전 국민이 다 봐야 하는데, 너무 귀여우시죠(웃음)? 진짜 그런 스코어가 나온다면 해외 토픽감일 거예요."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26/1787733723067497.jpeg"/> 네 모녀의 복수기를 그린 영화 '경주기행'에서 배우 공효진은 장녀이자 엄마의 든든한 아군인 장주를 연기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김미조 감독의 영화 '경주기행'은 8년 전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살해된 막내 경주의 복수를 위해 엄마 옥실(이정은 분)과 세 딸 장주(공효진 분), 영주(박소담 분), 동주(이연 분)가 경북 경주로 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로드무비다. 경주를 죽인 살인범 백상현(변요한 분)을 납치해 가족의 원을 풀겠다는 목표는 분명하지만 정작 그를 과연 어떻게 '처단'할지를 두고는 네 모녀가 흔들린다. 공효진은 복수를 두고 각자가 들려주는 이야기, 바라보는 시선으로 인해 대본을 읽고 나서도 긴 여운이 남았다고 회상했다."글에서 느껴지는 잔상이 마음 속에 훅 들어오면서 길게 남았던 것 같아요. 대본을 다 읽고도 며칠 동안 이 이야기가 계속 생각나더라고요. 이 영화가 좋은 영화가 될 것이라는 확신은 감독님을 만나는 순간부터 딱 들었어요. 사실 처음 제안 때 고사했었는데 나중에 동생들까지 다 캐스팅되고 나서 감독님이 한 번 더 말씀을 주셨거든요. 그때 '이건 내 운명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감독님이 저를 진짜로 원하셨다는 것도 느껴졌고요. 그런데 (이)정은 엄마가 주인공이란 소리를 듣고 '나도 하고 싶은데!'라는 생각도 하긴 했어요(웃음)."'경주기행'에서 공효진은 자매 중 맏이로 이미 자신의 가정을 꾸렸지만 엄마의 가게에서 함께 일하며 아직 완벽한 자립을 하지 못한 장주 역을 맡았다. 엄마와 자신을 한 몸처럼 생각하는 장주는 다른 동생들에 비해 옥실의 복수 계획에 제일 먼저 앞장서 순순히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가족 중에서 현실을 가장 자주 쳐다보는 인물이기도 하다. 남편과 딸이 있는 장주는 엄마의 복수가 끝난 뒤 '내 가족'에게 어떤 일이 닥칠지도 함께 걱정할 수밖에 없다. 공효진은 장주의 이런 이중적인 면모에 주목했다."장주에겐 엄마가 제일 무서운 존재예요. 엄마가 혼을 내는 것, 실망하는 것, 엄마의 상처가 깊어지는 것, 그리고 이 이상으로 폭주하는 것도 장주는 너무 두려워해요. 감독님께선 자매들 사이에서 장주가 큰언니니까 제일 의지되는 인물이 아니라 '조심해, 언니는 엄마한테 가서 다 얘기할지 몰라. 언니는 엄마 편이야'라는 느낌이라고 설명해 주셨어요. 엄마의 사령탑이자 오른팔이지만 엄마를 안쓰러워하고, 자신 역시 엄마이기에 옥실에게 깊이 공감하고 있죠. 하지만 동시에 복수 후의 현실도 가장 크게 자각하고 있어요. 후반부에 가서 장주가 폭발하는 것도 자신이 그냥 옥실의 딸이 아니라 '내 가족과 딸이 있는 엄마'라는 각성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고요."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26/1787733783215621.jpeg"/> 공효진은 장주에 대해 비현실적인 영화 속 사건과 스크린 밖 관객을 이어주는 인물이라고 해석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이처럼 비현실적인 범죄 계획에 동참하면서도 현실을 계속 상기시켜 준다는 점에서 장주는 관객과 가장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런 장주의 위치는 영화 초반부터 드러난다.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떠난 사람들답지 않게 여행객처럼 가볍고 코믹한 분위기를 보여주다가도 문득 자신들이 지금부터 벌이려는 일의 무게가 끼어들어 등골을 서늘하게 만든다. 장주에 포커스가 맞춰지는 초반의 이 상반된 분위기 속 균형을 다듬어가는 작업도 촬영 전부터 중요한 과제였다."모녀가 모두 봉고차를 타고 출발하는 첫 시퀀스는 정말 '덜덜 떨리는' 알리바이의 시작이니까 어떤 분위기를 가져가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아무래도 운전석에 앉은 장주와 영주가 먼저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들의 기행을 이해하도록 만드는 게 중요했죠. 보시면 장주는 정말 여행 가는 것처럼 선크림을 막 바르고 있잖아요. 위험한 일을 진행하면서도 그걸 깜빡했다가, 다시 현실을 자각했다가 왔다 갔다 하고 있는 거죠(웃음). 장주는 관객들과 가장 가까운 감정을 보여줘야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코미디와 스릴러를 오가는 '경주기행' 속 복수는 목표인 동시에 네 모녀가 서로의 속마음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드는 장치이기도 하다. 막내 경주의 원을 풀겠다는 같은 마음으로 출발했지만 복수를 실제로 눈앞에 둔 순간부터 합쳐져 있던 네 사람의 마음은 조금씩 갈라진다. 그 과정에서 영화가 들여다보는 것은 '사이다' 복수의 정당성이 전부는 아니다. 서로 다른 선택 앞에서 흔들리는 딸들과 그럼에도 끝내 자식을 위해 어디까지든 갈 수 있는 엄마 사이에 끊어낼 수 없는 유대감까지 함께 비춘다."'경주기행'의 핵심은 엄마라는 존재가 내게 어떤 일이 생긴다면 지옥까지 쫓아가서 복수를 해준다는, 그런 100% 믿음을 주는 존재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비현실적인 사건을 통해 그 복수가 옳은지 그른지를 고민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자식을 위해 뭐든지 해낼 수 있는 엄마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도 함께 말하는 거죠. 이정은 선배님도 그런 해석으로 연기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딱 전율이 느껴졌어요. 그야말로 '우리 엄마는 어떻게든 다 해줄 거야'라는 자식과 엄마 사이의 깊은 유대감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모녀 관객분들이 우리 영화를 많이 봐주셨으면 하고요(웃음)."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26/1787733686889756.jpg"/> 영화 '경주기행'의 흥행에 대해 공효진은 "관객 수가 치솟는 살 떨리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기대했다. 사진=영화 '경주기행' 스틸컷공효진에게는 공교롭게도 '경주기행' 개봉과 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 방영 시기가 겹쳤다. 복수와 처단이라는 비슷한 소재 아래서 입소문을 타고 먼저 잔잔하게 흥행을 이어가던 '유부녀 킬러'였지만 드라마 밖에서는 상대 배우 정준원을 둘러싼 뜻밖의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작품 홍보를 위해 공효진과 함께 출연한 MBC '놀면 뭐하니?' 방송에서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태도 논란에 휩싸였던 것. 그와 부부를 연기하며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공효진에게는 방송 한 회를 둘러싸고 갑자기 커진 반응 자체가 낯설 수밖에 없었다. "제가 리뷰나 댓글을 잘 찾아보지 않는 편이라 정확히 어떤 여론인지 몰랐다가 나중에서야 알게 됐어요. 사실 아직도 어떻게 된 일인지 파악을 제대로 못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이게 다 뭐지'란 생각도 들어요(웃음). '유부녀 킬러'에서는 저희 둘 호흡이 정말 잘 맞았거든요. 촬영장에서도 보면 정준원 씨는 제가 이렇게 신중한 사람 처음 봤다고 할 만큼 말하기 전에 엄청 생각해서 신중하게 말하는 편이에요. 저희 남편이 (정)준원 씨 캐릭터를 진짜 좋아하는데 목소리가 너무 좋다는 말을 '유부녀 킬러' 처음 볼 때부터 하더라고요. 저랑 연기하는 걸 샘내지도 않고 그냥 좋대요(웃음)."이렇듯 두 배우의 좋은 호흡을 타고 꾸준히 준수한 시청률을 기록 중인 '유부녀 킬러'는 물론이고 '파스타', '최고의 사랑', '질투의 화신', '동백꽃 필 무렵' 등 공효진이 출연하는 로맨스 드라마는 무조건적인 성공 공식처럼 여겨져 왔다. 하지만 정작 배우 자신은 그 공식을 마냥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완성된 전체 이야기를 보지 못하고 출연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초반 대본에서 자신이 믿을 수 있는 방향을 찾은 뒤 작품에 몸을 맡겼더니 우연히 성공을 거뒀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그렇게 믿음 하나만으로 여러 차례 드라마의 성공을 경험했지만 영화 흥행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기에 이번 '경주기행'을 향한 기대도 유독 클 수밖에 없었다. "종종 '선배님은 잘될 드라마가 어떤 건지 느껴지세요?'라는 질문을 받는데, 사실 저도 정말 몰라요(웃음). 그냥 대본을 볼 때 유치하진 않겠다는 생각으로 먼저 고르게 돼요. 다들 개인적인 호불호가 있으니까 처음에 거기서 맞는 것들을 찾다 보니 뒷이야기나 완결까지 못 보고 결정하는 게 대부분이거든요. 그 이후로는 다 모험이죠. 기본적으로 '이럴 것이다'라는 상상으로 선택하면서도 내 결정대로 마지막까지 잘 이어갔다는 믿음을 줄 만한 작품을 고르게 되는 것 같아요. 이번 '경주기행'에도 그런 믿음이 있었으니까, 영화가 잘돼서 저도 한 번 흥행으로 관객 수가 막 치솟는 그런 살 떨리는 경험을 한 번 해보고 싶네요(웃음)."]]></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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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배틀M] "나를 사랑해줘, 나만큼"…'옵세션'이 찢어놓은 짝사랑의 환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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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Sun, 23 Aug 2026 15:14:08]]></pubDate>
            <category><![CDATA[배틀M]]></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한때는 끈질긴 구애를 낭만처럼 포장하던 말이지만 지금 이 말을 그대로 실천한다면 상대의 얼굴보다 먼저 경찰을 맞닥뜨릴 일이다. 몇 번이고 거절당하면서도 언젠가는 상대가 '나의 순수함'을 알아줄 것이라고 믿는 사람에겐 애틋한 짝사랑일지 몰라도, 그 감정을 계속 받아내야 하는 상대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압박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커리 바커 감독의 영화 '옵세션'은 바로 이 감정의 간극에서 시작되는 공포를 그린다. 자기에게만 순수한 사랑이 상대에게도 그렇게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착각, 그리고 자신이 품은 감정이 진심이라는 이유만으로 상대 역시 당연히 그 감정에 응답해줘야 한다는 잘못된 믿음은 하나의 끔찍한 소원을 통해 최악의 결말로 향하게 된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23/1787457484105303.jpg"/> 커리 바커 감독의 영화 '옵세션'은 감정의 강요라는 이기적인 소원이 어떤 결말로 향하는지를 보여준다. 사진=영화 '옵세션' 스틸컷소심한 성격의 베어(마이클 존스턴 분)는 직장 동료이자 친구인 니키(인디 네버레티 분)를 오래도록 짝사랑해 왔지만 그 마음을 제대로 드러내 본 적은 없다. 절친의 도움을 받아 고백 연습까지 할 정도로 간절하면서도 정작 니키 앞에만 서면 번번이 기회를 놓치고, 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기는 커녕 상대가 알아서 눈치채주길 바라며 선을 넘었다가 면박만 받고 만다. 그러던 중 니키가 직장을 그만두고 오랫동안 꿈꿔온 작가에 도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베어의 조바심은 더 커진다. 친구의 새 출발을 응원하기보다 이제는 정말 고백 한 번 못 해보고 관계가 끝날 수 있다는 불안에 사로잡힌 그는 우연히 들른 기념품 가게에서 '원 위시 윌로우'라는 수상쩍은 물건을 손에 넣게 된다. 여러 개의 나뭇가지가 얽힌 것처럼 생긴 이 물건을 부러뜨리며 한 가지 소원을 빌면 그대로 이뤄진다는 설명을 들은 베어는 결국 "니키가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 나를 사랑하게 해달라"고 빈다. 니키는 그 즉시 거짓말처럼 달라진다. 갑작스러운 변모에 베어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끊임없이 애정을 갈구하는가 하면 잠시라도 그와 떨어져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할 만큼 베어에게 빠져든다. 오랫동안 상상만 해왔던 관계가 하루아침에 현실이 됐다는 기쁨에 베어는 이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이지만, 조금 과한 애정 표현처럼 보였던 니키의 행동은 시간이 지날수록 광기에 가까운 집착으로 치닫는다. 베어가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감정이 폭발하고 자신에게 멀어지려 하면 분노와 협박, 자해까지 서슴지 않는 니키를 보며 베어가 원했던 '세상 누구보다 큰 사랑'은 점점 공포의 형태로 바뀌어간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23/1787457568467360.jpg"/> 베어는 자신을 사랑하게 된 니키의 변모를 이상하게 느끼면서도 이 상황을 포기하지 못해 억지로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사진=영화 '옵세션' 스틸컷"소원을 잘못 빌었다가 큰일이 벌어진다"는 익숙하고 단순한 호러의 문법과 '옵세션'이 갈라지는 것은 베어가 빈 소원의 정체가 드러나면서부터다. 원 위시 윌로우는 니키의 마음을 바꾼 것이 아니라 베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사랑하도록 만들어진 또 다른 니키의 인격('프리키 니키')을 탄생시키는 것으로 베어의 소원을 이뤄줬다. '베어를 사랑하지 않는' 원래의 니키는 이 프리키 니키의 안에 갇혀 정신과 몸의 통제권을 모두 잃은 채 고통을 호소한다. 베어 역시 니키의 변모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비교적 초반부터 눈치 채지만 그럼에도 '나를 사랑하는 니키'를 쉽게 포기하지 못해 억지로 관계를 이어간다. 그런 그가 본격적으로 소원을 취소하려고 움직이는 것은 프리키 니키의 광적인 집착이 자신을 넘어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폭력적으로 번지기 시작하면서다. 그토록 원했던 사랑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닫자 뒤늦게 후회하고 도망치려는 베어에게 니키는 "왜 나만큼 나를 사랑하지 않느냐"며 절규한다. 베어에게는 목숨마저 위태롭게 느껴지는 극심한 공포지만 니키에게 있어서는 애초 베어가 일방적으로 원했던 '세상 누구보다 큰 사랑'을 그대로 돌려주고 있을 뿐이라는 점에서 이 장면은 더욱 섬뜩하게 다가온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베어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영화라고 느끼는 관객도 있을 법하다. 베어는 오랜 시간 니키를 좋아했고 그저 그 감정에 대한 '긍정적인' 응답을 받고자 했을 뿐이다. 니키에게 폭력을 휘두르거나 위협한 적도 없고 처음부터 악의를 품고 접근한 인물도 아니다. 한 번쯤 짝사랑에 실패해 본 사람이라면 '내가 이만큼 좋아하는데 저 사람도 나를 좋아해줬으면'이라는 베어의 바람 자체를 악의라고 생각하기는 더 어렵다. 원 위시 윌로우에 빈 소원조차 별똥별을 보며 로또 당첨을 바라는 것처럼, 현실이 될 리 없다는 걸 알기에 가볍게 여겼던 것에 불과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23/1787457641545750.jpg"/> 인디 네버레티는 원래 인격의 니키와 '프리키 니키'를 자유롭게 오가며 보여준 연기로 평론가들의 큰 호평을 받았다. 사진=영화 '옵세션' 스틸컷그러나 같은 상황을 니키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베어의 '순수한 짝사랑'은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베어가 소원을 통해 원했던 것은 자신의 마음을 전할 기회가 아니라 그 마음에 정확히 부합하는 니키의 감정 그 자체였다. 니키가 그를 사랑할 이유가 있는지, 사랑하고 싶은지는 소원 안에서 단 한 번도 고려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베어의 소원은 오랜 시간 바라온 사랑의 완성이지만 동시에 니키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마음과 몸을 타인의 욕망대로 빼앗기는 일이다. 이런 의미에서 프리키 니키가 보여주는 모든 행위는 단순히 '잘못 빈 소원이 불러온 벌'이라기보다 베어가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감정의 강요가 상대에게는 얼마나 폭력적인 일이 될 수 있는지를 극적으로 확대해 되돌려주는 장치에 가깝다. 실제로 바커 감독은 에스콰이어 인디아와의 인터뷰에서 베어의 행동을 꼬집어 "누군가에게 자신을 사랑하도록 강요한다는 것은 꽤 극단적인 소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원 위시 윌로우가 소원을 악의적으로 뒤틀었기 때문에 저주가 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베어가 이기적인 소원을 빌어 끔찍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말에서 '열 번이나 찍힌 뒤에야 넘어가는 나무'의 마음을 처음부터 제대로 물어본 나무꾼은 얼마나 됐을까. '옵세션'은 이 낡은 사랑의 문법 속 줄곧 빠져 있던 상대의 시선을 서사의 중심으로 끌어온다는 지점이 특히 매력적인 영화다. 최근 연애 담론에서 상대가 원치 않는데도 일방적으로 감정을 쏟아붓는 행위를 비꼬는 '고백 공격'이란 신조어에 공감이 이어지는 것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다. 고백하는 사람에겐 용기와 진심의 표현일지 몰라도 받는 사람에게는 그 순간부터 거절에 대한 부담과 관계의 불편함, 괜한 죄책감까지 함께 떠안아야 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게 그간 너무나도 쉽게 간과돼 왔다는 것이다. 귀신이나 악마를 앞세운 전형적인 호러의 자극보다 이처럼 현실에서도 충분히 마주할 수 있는 관계의 불균형을 끌어와 훨씬 현실적인 공포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옵세션'은 수작으로 평가 받을 만하다. 특히 사랑스러운 니키와 광기에 사로잡힌 프리키 니키를 자유롭게 오가는 인디 네버레티의 연기는 서사의 긴장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핵심이다. 마블 스튜디오가 왜 네버레티를 새로운 '엑스맨' 시리즈의 로그 역으로 전격 발탁했는지 납득하고 싶다면, 그전에 반드시 '옵세션'을 관람하기를 추천한다. 108분, 청소년 관람불가. 9월 2일 개봉.]]></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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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10억 들여 6853억 벌었다…공포영화 '옵세션' 무엇이 달랐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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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Fri, 21 Aug 2026 16:09:56]]></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제작비 75만 달러(약 10억 원)로 만든 공포영화 한 편이 전 세계 극장에서 4억 9569만 달러(약 6853억 원)를 벌어들이며 흥행 잭팟을 터뜨렸다. 북미에서는 통상 개봉 첫 주말을 정점으로 흥행 수입이 감소하는 흐름이 일반적인데 이 영화는 둘째, 셋째 주말에 계속해서 수입이 증가하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평론가와 관객 평가도 각각 93%, 94%(로튼토마토 지수 기준)로 작품성과 대중성 양쪽에서 고른 호응을 받았다. 해외 공포영화계의 신성으로 떠오른 커리 바커 감독의 '옵세션'이 이런 뛰어난 흥행 성적표를 들고 오는 9월 2일 국내 관객과 만난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21/1787278541843017.jpg"/> 커리 바커의 신작 공포 영화 '옵세션'이 8월 21일 기준 전 세계 극장에서 4억 9569만 달러(약 6853억 원)를 벌어들였다. 사진-영화 '옵세션' 스틸컷'옵세션'은 오랫동안 친구이자 직장 동료인 니키(인디 네버레티 분)를 짝사랑해 온 베어(마이클 존스턴 분)가 우연히 손에 넣은 물건에 소원을 빌면서 시작된다. "니키가 세상 누구보다 나를 사랑하게 해줘"라는 그의 소원이 실제로 이뤄지며 꿈만 같았던 연애를 이어가게 되지만, 니키의 사랑은 어딘지 모르게 섬뜩하다. 단순한 연애 관계를 넘어서 비정상적인 집착으로 이어지는 니키의 변화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베어의 일상은 로맨스가 아닌 호러로 급격하게 뒤바뀐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커리 바커는 코미디 유튜버로 먼저 이름을 알린 감독이다. LA에 있는 뉴욕필름아카데미에서 약 1년 동안 공부한 그는 이곳에서 만난 배우 쿠퍼 톰린슨과 함께 유튜브·틱톡 등에서 스케치 코미디를 만들며 활동했다. 이후 800달러를 들여 만든 62분짜리 장편 호러 '밀크 앤드 시리얼'(Milk &amp; Serial)을 유튜브에 무료 공개한 뒤, 이 작품이 입소문을 타면서 영화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옵세션'은 바커의 첫 스튜디오 장편영화다. 불과 75만 달러로 제작된 이 작품은 2025년 토론토국제영화제(TIFF)에서 공개된 뒤 배급사 포커스 피처스가 1400만 달러(약 194억 원)에 판권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21/1787277924937712.jpg"/> 토론토국제영화제(TIFF)와 북미 개봉 후 평론가와 관객들은 여주인공 니키 역의 배우 인디 네버레티의 연기에 호평을 쏟아냈다. 사진=영화 '옵세션' 스틸컷배급사가 흥행 가능성을 예견한 것처럼 먼저 '옵세션'을 관람한 평론가와 관객들의 반응은 강했다. 영국 가디언은 '소원을 빌었다가 후회하게 된다'는 익숙한 호러 장치를 바커가 기존 작품들보다 훨씬 영리하게 풀어냈다고 평가했다. 무조건적이고 비동의적인 사랑을 악마적인 저주처럼 다루면서 베어의 소원이 니키의 행동과 정체성을 뒤틀어가는 과정을 공포로 밀어붙였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니키 역을 맡은 인디 네버레티의 연기를 극찬했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극단적인 집착에 사로잡힌 니키의 소름 끼치는 인격과 그 안에 갇힌 본래의 인물을 동시에 표현해냈다며 "시상식 시즌에도 주목해야 할 연기"라고 평가했다. 그의 연기를 '어스'의 루피타 뇽오, '유전'의 토니 콜렛 등 최근 호러 영화에서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여성 배우들과 나란히 언급하기도 했다. 평단의 호평은 실제 극장 흥행으로도 연결됐다. 5월 15일 북미에서 개봉한 '옵세션'의 첫 주말 수입은 1719만 달러(약 238억 원)였다. 웬만한 기대작이 아니면 통상적으로 개봉 첫 주말 이후 관객이 빠지기 마련이지만 '옵세션'은 둘째 주에 2396만 달러(약 331억 원)로 39.3% 증가했고, 셋째 주엔 다시 2739만 달러(약 379억 원)로 14.3% 늘었다. 북미 누적 수입은 2억 6345만 달러(약 3642억 원), 해외 수입을 합친 전 세계 흥행 수입은 8월 21일 현재 4억 9569만 달러(약 6853억 원)나 된다. 75만 달러의 제작비와 단순 비교하면 전 세계 극장 매출은 제작비의 약 661배에 달한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21/1787278796062837.jpg"/> '옵세션'으로 주목받은 인디 네버레티는 마블 스튜디오의 새 '엑스맨'에서 인기 캐릭터 중 하나인 로그 역으로 캐스팅됐다. 사진=영화 '옵세션' 스틸컷'옵세션'의 흥행과 호평을 통해 가장 크게 주목받은 이름은 여주인공 니키 역의 인디 네버레티다. 인디 네버레티는 2018년 단편영화 '크로스 워즈 투게더'(Cross Words Together)에 출연한 뒤 넷플릭스 '루머의 루머의 루머', CW 드라마 '슈퍼맨 앤 로이스' 등 주로 TV 시리즈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영화배우로서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지만 '옵세션'은 그런 네버레티를 단숨에 할리우드의 라이징 스타로 끌어올린 작품이 됐다. 호러 영화가 젊은 여성 배우를 대중에게 강하게 각인시키는 무대가 된 전례는 적지 않다. 제이미 리 커티스는 스크린 데뷔작 '할로윈'의 로리 스트로드 역으로 '스크림 퀸'의 대명사가 됐고, 니브 캠벨 역시 '스크림'의 시드니 프레스콧을 맡아 세계적인 호러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안야 테일러조이도 '더 위치'를 통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주목받으며 할리우드에 이름을 알렸다. 네버레티 역시 이런 선배들의 계보를 밟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디즈니의 신작·캐스팅 발표 행사 'D23'에서 마블 스튜디오가 공개한 새 영화 '엑스맨' 출연진에 네버레티의 이름도 포함됐다. 그가 맡은 역할은 엑스맨의 대표적인 인기 캐릭터 로그다. '옵세션'이 북미에서 개봉한 지 불과 석 달 만에 대형 프랜차이즈의 주요 배역까지 꿰찬 셈이다. 한편 '옵세션'은 국내 정식 개봉에 앞서 지난 7월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먼저 한국 관객에게 공개됐다. 국제경쟁 부문 '부천 초이스 월드: 장편'에 초청됐는데 커리 바커 감독은 이 작품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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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왕사남' 열고 '브뉴데' 잇고…올해 극장가 흥행 릴레이 어디까지 갈까]]></title>
            <link>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amp;entry_id=512332</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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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Wed, 19 Aug 2026 14:40:14]]></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지난해 최악의 침체를 겪었던 극장가에 올해는 활기가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왕과 사는 남자'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극장가 분위기를 바꿨다. 여름에는 '호프'가 성수기 흥행의 포문을 열었고, 외화 대작인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와 '오디세이'가 잇따라 대형 흥행에 성공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19/1787101459889831.jpg"/> 지난해 최악의 침체를 겪었던 극장가에 올해는 상반기에 연속적인 흥행이 이뤄지면서 관객 수·매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 극장가의 반등세는 뚜렷하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25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2025년 극장 전체 관객 수는 1억 609만 명으로 전년보다 13.8%(1704만 명) 감소했다. 특히 한국영화 기준 2025년 연간 총 관객은 4358만 명으로 전년보다 39.0%(2790만 명) 줄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2005년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팬데믹 기간을 제외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1000만 영화'가 단 한 편도 나오지 않은 해로 '한국영화 산업의 심각한 위기'라는 우려가 이어지기도 했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2026년 상반기 전체 극장 관객은 5705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50만 명)보다 34.2%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한국영화 관객은 3737만 명으로 전년 동기(2136만 명)보다 74.9% 늘었다. 실질 개봉한 한국영화가 지난해 상반기 111편에서 올해 89편으로 줄었지만 매출액은 2038억 원에서 3702억 원으로 81.7% 뛰었다. 작품 수 증가가 아니라 흥행작의 관객 동원력이 시장 규모를 키운 셈이다. 가장 큰 역할을 한 작품은 2월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였다. '왕과 사는 남자'는 상반기까지 1691만 관객을 동원해 '명량'(2014)의 1761만 명에 이어 역대 한국영화 흥행 2위에 올랐다. 매출액은 1631억 원으로 '명량'의 1357억 원을 넘어 한국영화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19/1787101611899768.png"/> 2025·2026년 상반기 극장 관객 수 비교. 2026년 상반기 기준 전체 관객 증가는 1000만 영화인 '왕과 사는 남자'를 비롯한 한국영화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김태원 기자상반기에 일찌감치 등장한 1000만 영화로 지펴진 관람 열기는 여름까지 이어졌다. 7월 15일 개봉한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는 개봉 11일 만에 300만 고지를 넘어섰고, 8월 초엔 400만 관객까지 돌파하며 여름 성수기의 첫 흥행작으로 떠올랐다. 8월 19일 기준 누적 관객은 449만 2124명이다. 여름 극장가에서 흥행을 주도한 '호프'의 바통은 두 편의 대형 외화가 이어받았다. 8월 1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8월 5일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의 누적 관객 수는 539만 1724명이며, 이보다 1주일 앞서 개봉한 MCU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신작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누적 761만 9239명을 기록하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의 흥행 기록이 눈에 띈다. 이미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725만 명과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755만 명을 넘어선 데다, 시리즈의 국내 최고 흥행작인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의 기록 802만 명도 약 40만 명 차이로 따라붙었다. 1000만 관객까지 남은 숫자는 약 238만 명이다. 시리즈 국내 최고 흥행 기록 경신을 넘어 '스파이더맨' 시리즈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달성하는 동시에, 올해 두 번째 1000만 영화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열기를 이어갈 극장가의 다음 시험대는 추석이다. 외화가 끌어올린 관객 흐름을 한국영화가 다시 이어받고, 또 다른 성수기인 '연말 극장가'로 이 흥행 분위기를 그대로 끌고 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19/1787102247571987.jpg"/> 9월에는 '비광', '부활남: 더 레드', '아가미', '가능한 사랑' , '암살자(들)',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등이 연달아 개봉한다. 사진=각 제작사 제공먼저 9월 2일 류승룡·하지원 주연 '비광'이 개봉하고, 애니메이션 '아가미', 최민식·한소희 주연의 '인턴'도 9월 초 개봉을 준비 중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도 9월 23일 국내 극장에서 먼저 만난 뒤 11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추석 전후로는 허진호 감독의 '암살자(들)', 최국희 감독의 '타짜: 벨제붑의 노래', 구교환 주연의 '부활남: 더 레드'가 대기 중이다. 작품이 한꺼번에 몰리는 만큼 한국영화끼리의 경쟁도 치열해진다. 전체 극장 관객이 늘더라도 개봉작이 한 시기에 몰리면 관객이 분산돼 각 작품이 가져갈 수 있는 몫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성수기 특수를 노린 작품들이 동시에 맞붙을 경우 흥행작이 여러 편 나오기보다 일부 작품만 살아남는 경쟁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지난해 극장가가 워낙 어려웠다 보니, 산업 관계자로서 올해 들어 관객들이 다시 극장을 찾는 흐름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라며 "한국영화의 경우 추석을 전후해 여러 작품의 개봉 시기가 겹친다는 우려도 있지만 작품마다 성격이나 장르가 모두 다른 만큼 여름 극장가에서 활발하게 이어졌던 관객들의 발걸음이 이들 한국영화로도 옮겨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추석 이후에도 한국영화의 개봉 행렬은 계속된다. '실낙원', '국제시장2', '정가네 목장', '폭설' 등 신작들이 연말까지 차례로 대기하고 있다. 외화는 올해 최대 기대작 가운데 하나인 마블 스튜디오의 '어벤져스: 둠스데이'와 '듄: 파트 3'가 연말 극장가를 장식한다. ]]></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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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인터뷰] '호프' 음문석 "나홍진·봉준호 감독 언급에 영광…영상 100번 넘게 돌려봐"]]></title>
            <link>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amp;entry_id=512238</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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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Wed, 12 Aug 2026 13:39:33]]></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지금 심정은 사실 불안해요. 스스로 과대평가돼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반대로 생각하면 이런 불안함이 저를 다시 연습실로 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저는 너무 업(Up)되지도, 그렇다고 너무 다운(Down)되지도 않는 중간을 지키려고 해요. 그냥 '사람들이 이제 날 좋아해 주시네'라고 끝나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지금부터가 다시 시작이란 생각으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으니까요."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12/1786500457573377.jpg"/> 배우 음문석은 영화 '호프'에서 악의가 없는 만악의 근원 양배 역을 맡아 평단과 관객들의 큰 호평을 받았다. 사진=고스트스튜디오 제공엔딩 롤이 올라갈 때까지 이 '배우'가 그 '캐릭터'였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 관객도 적지 않았다.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 속 그는 외계 생명체 이상으로 기묘하면서도 불길한 존재감을 풍기며 등장할 때마다 극의 공기를 뒤바꾼다. 사건의 한가운데에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면서도 정작 자신이 무슨 일을 벌였는지조차 온전히 자각하지 못하는 이 인물, 양배를 연기한 배우는 음문석(43)이다. SBS 드라마 '열혈사제'의 장룡을 비롯해 넘쳐흐르는 강렬한 에너지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그는 영화 '호프'의 양배를 통해 그동안 익숙했던 자신의 장점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며 연기자로서의 평가까지 한 단계 끌어올렸다. "오디션 때 감독님이 제가 충청도 출신인 걸 아시고 양배를 연기할 때 충청도 사투리로 대사를 해보라고 하셨거든요. 그렇게 연기를 마치고 집에 갔더니 합격했다는 연락을 딱 받은 거예요. 점프하고 난리가 났죠(웃음). 나홍진 감독님 작품에 나 음문석이 출연한다고? 여기에서 내가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심지어 대사까지 있다고(웃음)? 거기에다 영화 개봉 이후엔 봉준호 감독님까지 저를 언급해 주시다니! 그 영상을 백 번도 넘게 돌려보면서 마냥 행복해하다가 '야, 나태해지지 마. 너 지금 과대평가되고 있어'라면서 스스로를 다잡았죠(웃음)."나홍진 감독이 '곡성' 이후 10년 만에 선보인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발견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SF 액션 스릴러다.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 분)을 비롯한 주민들이 자신들이 알고 있던 상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존재와 맞닥뜨리면서,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사건은 걷잡을 수 없는 비극으로 번져간다. 양배는 이 서사의 출발점에 위치해 있다. 산에서 우연히 마주친 어린 외계 생명체를 사냥한 그의 행동은 호포항 전체를 뒤흔드는 거대한 나비효과를 일으키지만 정작 장본인은 자신이 악행을 저질렀다는 죄책감도, 뚜렷한 악의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 만큼 천진하고 태연해 보인다. 자신이 벌인 일의 결과와 동떨어진 듯한 이 기묘한 태도는 양배를 단순한 악인보다 훨씬 불길하고 음습한 존재로 만드는 지점이기도 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12/1786500547938835.jpg"/> 음문석이 연기한 양배는 외계 행성의 황태자라는 어린 외계인을 사냥해 호포항 마을에 어마어마한 나비효과를 일으킨다. 사진=고스트스튜디오 제공“감독님이 제게 처음 양배를 설명해 주실 때 ‘양배는 착하지도, 나쁘지도 않지만 절대악’이라고 하셨어요. 전 세계에 나쁜 사람들이 많지만 그 사람들은 경찰에 잡혔으니 양배보다 하수래요. 양배는 절대 안 잡히니까요. 이게 감독님이 제게 주신 ‘양배를 설명하는 키’였다고 생각해요. 그걸 토대로 만들어 간 양배를 저도 VIP 시사회 때 처음 봤는데 제가 봐도 이상하더라고요(웃음). 감독님이 의도하신 대로 딱 포인트가 편집돼서 나오니까 정말 이상한 사람처럼 보여요.”악의가 없는데 '절대악'이라는 설명부터가 모순적이다. 때문에 음문석에게 양배는 이제껏 맡았던 인물 가운데서도 좀처럼 기준점을 잡기 어려운 캐릭터였다고 했다. 선과 악 어느 한쪽으로 명확히 규정하지 않은 채 행동의 이유마저 쉽게 드러내서는 안 됐고, 그렇다고 단순히 기괴한 인물로만 표현하면 나홍진 감독이 요구한 양배의 본질에서 멀어질 수 있었다. 한동안 그 모순을 붙잡고 고민하던 음문석에게 예상하지 못한 해답을 준 것은 연기 교본도, 다른 영화 속 캐릭터도 아닌 어린 조카였다. "양배에겐 어떤 특정한 색깔이 없어요. 주도적인 색이 없는 대신 복합적으로 뭔가 굉장히 많이 섞여 있다고 할까요? 어떤 방향을 잡고 연기하면 좋을지 고민이 많았는데 어느 날 어린 조카가 위험하게 쪽가위를 갖고 노는 걸 봤어요. 아이 엄마가 뺏었는데도 웃는 모습이 순간적으로 무섭게 느껴지더라고요. 동시에 '이거다, 이게 양배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사회적·도덕적 관념에서 벗어난 캐릭터이기에 어른으로서 어떤 선을 가지고 보는 순간 양배는 그 선에 걸릴 수밖에 없거든요. 아이처럼 아무 것도 모르니까 양배의 시선은 곧 아이의 시선이라고 생각해서 접근하니까 조금씩 답이 보이는 것 같았어요."이렇게 완성된 양배의 가장 섬뜩한 지점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명확히 그려내고 해석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영화 후반부 외계인 전투원인 마베이요(마이클 패스밴더 분)와의 추격전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성기(조인성 분)가 일행의 차에 올라타고, 사람들이 안도와 승리감에 환호를 쏟아내는 순간 차가 크게 비틀거리면서 차창 밖으로 상체를 내밀고 있던 성기는 도로 표지판에 부딪쳐 나가떨어지게 된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12/1786500700799994.jpg"/> 후반부 추격 액션 신에서 양배의 "고양이가 튀어나왔다"는 대사는 음문석이 꼽은 가장 연기하기 어려웠던 대사였다. 사진=영화 '호프' 스틸컷순식간에 얼어붙은 분위기 속에서 운전대를 잡고 있던 양배는 "갑자기 고양이가 튀어나와 가지구"라며 천연덕스럽게 해명한다. 다만 정말 사고였는지, 아니면 성기를 제거하려 일부러 벌인 일인지는 끝까지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관객 사이에서도 해석이 엇갈린 이 장면은 정답을 제시하지 않은 채 의심을 남겨두는 나홍진 감독 특유의 방식과 양배라는 인물의 성격이 가장 절묘하게 겹쳐진 순간이기도 했다. "'고양이가 튀어나왔다'는 그 말은 양배의 대사 중에서도 제일 고민이 많았던 대사였어요. 고민 끝에 마지막 결정에 도움을 줬던 건 '그 대사에 마침표가 찍히는 순간 양배가 행한 모든 것들이 걸리게 된다'라는 생각이었고요. 이 대사는 양배조차도 진실인지 아닌지 몰라야 해요. 진짜 고양이가 튀어나왔다고 믿어도, 반대로 고양이가 안 튀어나왔는데 성기를 죽이기 위해 거짓말을 한 거라고 믿어도 양배의 캐릭터성에 걸림돌이 되거든요. 양배는 확신이 있으면 안 되는 인물이니까요. 관객들이 보시기에도 이 친구에게 의도가 있었을까, 없었을까 판단이 갈리게 만들고 싶었어요. 이 신을 통해서 양배라는 캐릭터의 복잡성도 더 구체화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그 결과 양배는 '호프'의 화려한 캐스팅 사이에서도 단숨에 눈에 들어오는 인물로 남았다. '열혈사제'의 단발머리 장룡부터 '범죄도시2', '육사오(6/45)', '모범택시3'까지 음문석은 독특한 외형과 강한 에너지를 가진 캐릭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화하며 차근차근 이름을 알려왔다. 스스로를 남들보다 뒤늦게 속도가 붙는 '슬로 스타터'라고 표현해 온 음문석은 '호프'를 통해 쏟아지는 기대와 관심만큼 더 좋은 연기로 부응하고 싶다는 욕심을 키우고 있다. 그 마음은 신인 시절 그가 그랬듯, 지금도 꾸준히 연습실로 발걸음을 옮기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었다."예전에 누나가 전화로 '어디냐'고 물을 때마다 연습실이라고 답했는데 '너 한 번만 더 연습실이라고 하면 죽는다, 좀 나가라'라고 그럴 정도였어요(웃음). 하지만 저는 연기를 너무너무 오래하고 싶거든요. 제 개인적인 느낌인데요, 아마 내년에 뭔가 큰 게 하나 올 것 같아요(웃음). 그걸 받을 수 있도록 하려면 앞으로도 계속 지금처럼 연습실에 나가야 할 거고요. 이렇게 더 많이 생각하고, 느끼고, 행하면서 많은 경험과 노하우들이 쌓이게 되면 언젠가 사람들이 '저 작품에 음문석이 나온대. 봐야지'라고 말해 주실 거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그렇게 어디에 나오든지 보고 싶은, 저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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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예습 지옥 벗어난 ‘스파이더맨 4’…멀어진 MCU 팬심 되돌릴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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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30 Jul 2026 14:48:00]]></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를 따라잡는 일은 언제부터인가 영화를 즐기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일종의 숙제가 됐다. 극장용 영화만 챙겨봐서는 새롭게 등장한 인물의 사연이나 사건의 전말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웠고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된 드라마 시리즈까지 복습해야 한다는 부담이 뒤따랐다.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한 어벤져스가 10여 년간 쌓아 올린 인피니티 사가가 막을 내렸다. 이후 MCU가 새로운 관객을 끌어들이기는커녕 기존 팬들의 이탈까지 막지 못한 이유로 복잡해진 세계관과 높아진 진입장벽이 꼽혀왔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30/1785377049586807.jpg"/> 7월 29일 개봉한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스파이더맨' 홈커밍 트릴로지를 정리하고 새로운 국면을 여는 작품이다. 사진=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스틸컷바로 이런 배경 속에서, 7월 29일 개봉한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스파이더맨 4')는 최근 MCU 작품들과는 다른 출발선에 선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2021) 이후 약 5년 만에 선보이는 톰 홀랜드 주연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네 번째 영화로 전작에서 전 세계 사람들의 기억 속 피터 파커라는 존재를 지운 뒤 홀로 남은 주인공의 삶을 그린다. 영화의 제목처럼 '홈커밍 트릴로지'로 불렸던 이전 3부작('스파이더맨: 홈커밍',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정리하고 새로운 국면을 여는 작품이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복잡하게 뻗어나간 MCU의 모든 줄기를 알아야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적어도 피터가 왜 혼자가 됐는지, 연인 MJ(젠데이아 분)와 절친 네드(제이콥 배덜런 분)가 왜 그를 기억하지 못하는지 정도만 알고 있다면 중심 서사를 따라가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결말을 직접적인 출발점으로 삼되, 피터 개인의 고립과 선택에 집중하면서 한동안 마블을 떠나 있었던 관객들에게도 비교적 낮은 문턱을 내민다. 최근 MCU 작품들과의 차이는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앞서 '어벤져스' 시리즈로 대표되는 인피니티 사가에서는 개별 히어로 영화가 각자의 인물과 매력을 충분히 구축한 뒤 하나의 거대한 사건으로 합류했다. 반면 인피니티 사가 이후에는 극장용 영화와 디즈니+ 시리즈, 특별 프레젠테이션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수많은 인물이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하면서 일부 작품을 놓치면 전체 서사의 흐름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려워졌다. 여기에 마블은 엑스맨 등 기존 MCU 밖에 있던 IP를 편입하기 위해 여러 평행 세계가 공존하는 '멀티버스' 설정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과거 프랜차이즈의 인물들을 잇달아 복귀시키는 데 힘을 쏟으면서 새 히어로들이 독자적인 존재감을 쌓을 기회는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퇴장한 영웅의 빈자리를 이어받는 후계자들의 단독 서사도 앞선 이들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데 상당 부분 할애한 탓에 비슷한 감정선과 성장 과정까지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30/1785377714137864.jpg"/>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다른 MCU 작품을 반드시 보지 않아도 이해가 가능한 서사를 앞세워 일반 관객들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사진=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스틸컷'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역시 그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않는다. 피터는 정신적 지주였던 토니 스타크와 큰엄마 메이를 차례로 잃었고, 자신을 사랑했던 모든 이들의 기억에서도 완전히 사라졌다.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피터 파커로서의 삶을 포기한 채 스파이더맨의 정체성으로 살아가지만 정작 그 희생을 알아줄 사람조차 남지 않았다. 영화는 홀로 스파이더맨의 삶을 이어가던 피터가 억눌러온 분노와 상실감, 중압감에 잠식돼 폭주할 위기에 놓이는 과정을 따라간다. 그간 엑스맨 시리즈에서만 볼 수 있었으나 이 작품으로 새롭게 MCU에 합류한 진 그레이 역시 피터와 비슷한 상처를 품고 있다. 앞서 '데드풀과 울버린'(2024)이 20세기 폭스의 '엑스맨' 유니버스를 멀티버스와 과거 캐릭터의 귀환이라는 방식으로 MCU에 끌어들였다면,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어린 진 그레이를 현재의 세계에 직접 배치하며 엑스맨 시리즈 속 뮤턴트 시대의 새로운 시작을 또 다른 각도에서 보여준다. 주요 신규 캐릭터의 등장이 기존 주인공의 서사를 밀어낸다는 비판을 받았던 앞선 MCU 최신작들과 달리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에서는 피터와 진의 관계가 이야기의 중심 갈등과 맞물리며 비교적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소중한 존재가 사라졌다는 같은 아픔을 지닌 두 사람의 만남은 스파이더맨의 개인적인 재출발인 동시에 마블이 앞으로 전개할 페이즈7, '뮤턴트 사가'를 소개하는 통로로도 기능하며 서사의 완만한 조합을 이뤄냈다. 여기에 기억을 잃은 MJ와의 애틋한 감정선, 퍼니셔와 보여주는 의외의 호흡, 한층 규모를 키운 액션까지 더해지며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개봉 이후 관객들로부터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미국의 영화·드라마 평점 종합사이트 메타크리틱(Metacritic)에 취합된 주요 평론에서도 이전보다 성숙하고 거리의 영웅에 가까워진 스파이더맨의 모습과 톰 홀랜드의 진정성 있는 연기가 영화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혔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30/1785377984298736.jpg"/>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오는 12월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 시리즈의 신작 '어벤져스: 둠스데이'와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될 전망이다. 사진=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스틸컷전작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세 명의 스파이더맨과 멀티버스라는 거대한 이벤트를 내세우면서도 결국 피터가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결말로 귀결됐듯이, 여러 MCU 인물이 합류하더라도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출발점은 여전히 홀로 살아가는 피터 파커의 소시민적 영웅 이야기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MCU 전체를 복습하지 않은 관객도 이런 스파이더맨이라는 익숙한 인물을 붙잡고 어려움 없이 세계관 안에 입성할 수 있다는 것은 이 프랜차이즈만이 가진 강력한 장점이다. 현재 흥행 지표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국내 개봉일인 7월 29일 오전 7시 기준 사전 예매량 93만 장을 돌파하며 올해 개봉작 가운데 최고 기록을 세웠고 개봉 직후에도 CGV 골든에그지수 96%를 기록하며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경쟁작인 '호프'의 흥행세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8월 5일 개봉하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가 어둡고 묵직한 분위기의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보다 대중적인 오락성과 가족 관객 접근성을 갖춘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여름 극장가에서 폭넓은 관객층을 확보할 여지도 크다. 이 작품의 성패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오는 12월 개봉하는 어벤져스 시리즈의 신작 '어벤져스: 둠스데이'와의 연결성 때문이다. '썬더볼츠*'가 새로운 어벤져스 팀의 출범을 알리는 작품이었다면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스파이더맨과 뮤턴트들을 본격적으로 그 흐름에 합류시키며 흩어졌던 세계관을 하나의 방향으로 모으는 역할을 맡았다. 독립적인 히어로 영화로서의 완성도는 물론 차기 어벤져스 서사의 기대감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부담을 동시에 안고 있는 셈이다. 마블 스튜디오의 수장 케빈 파이기는 '어벤져스: 둠스데이'와 2027년 12월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 사이에는 새로운 MCU 영화를 개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지나치게 늘어난 작품 수가 제작 역량을 분산시켰다는 점을 인정하고 두 편의 어벤져스 영화에 모든 것을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양적 팽창과 복잡한 세계관으로 흔들렸던 MCU가 다시 관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를 가늠할 관문이 된 만큼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만들어 낸 흥행 흐름이 새로운 어벤져스-뮤턴트 사가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더 내야, 더 본다"…영화 '오디세이'가 불 붙인 아이맥스 관람 격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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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Sun, 26 Jul 2026 17:06:55]]></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올여름 국내 개봉 예정 외화 중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작품 가운데 하나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다. 지난 7월 17일 미국 등에서 개봉해 첫 주말 전 세계 기준 2억 6410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국내에서도 개봉을 열흘 앞둔 7월 26일 0시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실시간 예매율 11.7%, 예매 관객 수 10만 209명으로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호프'에 이어 전체 3위에 올랐다. 다만 높아진 기대만큼 이 영화를 제작진이 내세운 최적이자 최상위 규격으로 '제대로' 감상하기 위한 문턱도 높다. '오디세이'가 장편영화 최초로 전체 장면을 65㎜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촬영했기 때문이다. 촬영된 프레임은 70㎜ 아이맥스 필름 상영관에서 1.43:1 화면비로 가장 넓게 구현되며, 1.43:1을 지원하지 않는 대다수 상영관에서는 스크린 규격에 맞춰 영화 화면의 위아래 일부가 제외된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26/1785038526391207.jpg"/>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는 장편영화 최초로 전체 장면을 65㎜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촬영해  70㎜ 아이맥스 상영관에 가장 최적화 돼 있다. 사진=영화 '오디세이' 스틸컷다수의 디지털 아이맥스관에서는 1.90:1, 일반 70㎜ 필름 상영관에서는 2.20:1, 35㎜ 필름 상영관에서는 2.39:1의 화면비가 각각 적용된다. 돌비시네마와 기타 디지털 특별관에서는 상영관 설비에 따라 1.85:1 또는 2.39:1의 화면비로 제공된다. 단순히 스크린 크기와 음향차가 있는 데서 그치지 않고 관객이 보는 전체 배경과 주변 공간의 범위까지 상영관에 따라 달라지는 셈이다. 해외에서 먼저 개봉한 뒤 '오디세이'를 향해 나온 일부 비판은 대부분 이 같은 상영 격차에서 출발했다. 제작진이 최상위 규격으로 내세운 '1.43:1 화면비의 아이맥스 70㎜ 필름 상영'을 제공하는 극장이 지나치게 적기 때문이다. 해당 규격으로 '오디세이'를 상영하는 극장은 전 세계 41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미국 25곳, 캐나다 9곳으로 북미 지역에 편중돼 있으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극장은 한 곳도 없다. 북미 안에서도 상영관이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에 집중돼 대부분의 관객은 최적의 규격대로 관람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영화 관람을 위해 다른 주 또는 국가로 이동하거나 숙박 일정까지 잡는 관객도 등장했다. 최고 포맷으로 영화를 보기 위한 여정 자체가 또 하나의 '오디세이'가 됐다는 외신의 지적이 나온 이유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26/1785038987758981.jpg"/> 영화 '오디세이' 공식 사이트에서 각 포맷별 화면비를 비교할 수 있다. 왼쪽이 아이맥스 70㎜, 1.43:1 화면비고 오른쪽은 일반 아이맥스 1.90:1 화면비다. 사진='오디세이' 공식 사이트 캡처국내 상황은 더 제한적이다. 국내에서 1.43:1 화면비를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곳은 CGV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뿐이며 나머지 아이맥스관은 최대 1.90:1 화면비로 상영된다. 용산관의 경우 해외 아이맥스 70㎜ 필름 상영본과 같은 화면비로 볼 수 있지만 듀얼 레이저 영사기를 이용해 디지털 상영본을 상영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보이는 화면 범위가 같더라도 70㎜ 필름 프린트와 비교하면 영상 특성에 차이가 나타난다. 놀란 감독을 향한 비판도 이처럼 극소수만 접근할 수 있는 규격을 영화의 대표적인 관람 방식으로 강조한다는 데 집중된다. 제작진이 특정 포맷을 '최적이자 최상의 경험'으로 내세울수록 다른 포맷을 선택한 관객은 작품을 100% 즐기지 못한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LA타임스는 '오디세이'의 기술적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아이맥스 70㎜ 필름 상영관이 미국 내 25곳에 불과하고, 이로 인한 고가 좌석 문제와 예매난까지 발생한다는 점을 들어 영화산업의 미래가 '희소한 고급 포맷'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해외의 일부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소수의 극장만 완전히 구현할 수 있는 '오디세이'의 촬영 방식을 '반예술적'이라고 비판하는 동시에 이미 영화관 접근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욱 배타적인 경험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기술적 완성도를 높인 시도가 상영 포맷을 둘러싼 과도한 순혈주의를 만들어내고 결과적으로 거주 지역과 경제력에 따른 관객의 서열화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26/1785039760868718.jpg"/> '오디세이'의 상영 방식을 두고 해외에서는 특정 영화관을 방문할 수 있는 소수 관객들에게만 '최적의 영화적 체험'이 주어진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사진=영화 '오디세이' 스틸컷이제까지 영화는 동일한 작품을 여러 지역에 복제해 연극, 뮤지컬, 오페라, 콘서트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대중예술로 자리 잡았다. 상영관의 규모와 좌석 등급에 따라 관람 환경은 달라질 수 있어도 관객이 같은 편집본을 본다는 전제는 대체로 유지됐다. 그러나 최적의 상영 규격을 구현할 수 있는 극장이 소수 대도시에만 설치되면서 과거에는 스크린 크기나 음향 등 시설 차이에 머물렀던 격차가 이제는 화면에 담기는 정보량, 즉 작품에 접근하는 조건의 차이로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물론 일반관 상영본이 관람 경험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거나 작품의 일부를 놓쳤다고 느낄 만큼 불완전한 것은 아니다. 놀란 감독과 호이트 반 호이테마 촬영감독은 촬영 단계부터 여러 상영 비율의 프레임선을 함께 확인하고 화면 위아래 일부가 제외되더라도 인물과 주요 동작이 온전히 전달되도록 구도를 설계했다. 일반관에서도 서사 이해에 필요한 정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각 포맷 모두 제작진이 승인한 정식 상영본인 만큼 관람에는 큰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오디세이'의 해외 다수 관객들은 더 넓은 화면을 보기 위해 추가 비용을 감수했다. 배급사 유니버설 픽처스에 따르면 '오디세이' 개봉 첫 주말 미국·캐나다 관객의 절반이 아이맥스를 포함한 프리미엄 포맷을 선택했다. 일반관에서도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데 지장이 없지만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화면이 강력한 구매 동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오디세이'가 장편영화 전편을 아이맥스 필름으로 촬영한 첫 사례인 만큼 이처럼 특별관에 몰린 초기 수요가 전체 흥행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가 향후 대작들의 촬영 방식과 배급 전략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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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비광’부터 ‘행복의 나라로’까지…팬데믹에 묶였던 영화들, 다시 극장 향하는 까닭]]></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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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Wed, 22 Jul 2026 14:12:07]]></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로 제작을 마치고도 오래도록 개봉하지 못한 한국영화들이 올해 잇따라 극장으로 향한다. 2021년 촬영을 끝낸 류승룡·하지원 주연의 '비광'은 오는 9월 2일 개봉을 확정했고, 최민식·박해일 주연의 '행복의 나라로'와 류승룡·박해준 주연의 '정가네 목장'도 2026년 개봉 예정작에 이름을 올렸다. 관객 감소와 투자 위축 속 장기간 창고에 머물렀던 작품들이 제작 후 5년 이상 지난 시점에 한꺼번에 공개되는 셈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22/1784684177122630.jpg"/> 2021년 촬영을 끝낸 류승룡·하지원 주연의 '비광'이 오는 9월 2일 개봉을 확정했다. 사진=플레이그램 제공가장 먼저 개봉일을 확정한 작품은 이지원 감독의 '비광'이다. 화려한 삶을 누리던 톱스타 부부 중구(류승룡 분)와 남미(하지원 분)가 갑자기 나타난 중구의 딸 동주(김시아 분)로 인해 파경을 맞는다. 그로부터 8년 후 사건에 휘말린 동주를 구하기 위해 두 사람이 다시 나서는 과정을 그린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9월 촬영을 마쳤지만 좀처럼 개봉 일정을 잡지 못하다가 지난 7월 9일 론칭 포스터와 예고편을 공개하며 촬영 종료 약 5년 만에 본격적인 홍보를 시작했다. '미쓰백'(2018)으로 주목받았던 이지원 감독의 차기작이지만, 전작 이후 긴 공백기가 더해져 신작인 동시에 오래 묵은 작품이라는 이중적인 상황에 놓인 것이다. 개봉 대기 기간이 가장 긴 작품은 임상수 감독의 영화 '행복의 나라로'다. 무려 2019년 10월에 촬영을 마친 이 작품은 시간이 없는 탈옥수 203과 돈이 없는 환자 남식이 우연히 거액의 돈을 손에 넣은 뒤 동행하는 과정을 담은 유쾌하면서도 서정적인 로드무비다. 최민식과 박해일이 처음으로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고 윤여정의 출연 소식으로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22/1784684301633014.jpg"/> 최민식 박해일 주연의 영화 '행복의 나라로'가 예정대로 2026년에 개봉한다면 촬영 종료일로부터 무려 7년 만에 개봉하는 것이 된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행복의 나라로'는 정식 개봉에 앞서 국내외 영화제에서 먼저 이름을 알렸다. 2020년 제73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에 선정됐고, 이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개막작으로 상영됐다. 이미 영화제를 통해 완성본이 공개됐지만 코로나19 이후 국내 극장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정식 개봉이 장기간 미뤄진 것으로 파악돼 왔다.'행복의 나라로'는 지난해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의 2026년 상반기 개봉 예정작으로 소개됐고,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도 올해 공개할 작품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상반기가 지난 7월 현재까지 구체적인 개봉일은 발표되지 않았다. 촬영 종료 후 관객이 국내 극장에서 이 영화를 만나기까지 최소 7년 가까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정가네 목장'도 비슷한 처지다. 2021년 1월 촬영을 시작해 같은 해 4월 크랭크업한 이 영화는 30년 동안 말 한마디 섞지 않고 목장을 운영해 온 형제 만수와 병수의 뜻밖의 동행을 다룬다. 류승룡과 박해준이 형제로 출연하고 옹성우, 정석용, 이상희, 전석호 등이 함께했다. '정가네 목장'은 촬영 종료 후 여러 차례 배급사의 예정작 명단에 포함됐지만 개봉일을 확정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개봉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다시 해를 넘겼고, 현재는 롯데엔터테인먼트의 2026년 하반기 라인업에 올라와 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22/1784684443182093.jpg"/>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극장가의 침체와 투자·배급 위축으로 신작 제작은 줄고, 이미 제작된 작품들의 개봉 일정도 미뤄지는 결과를 낳았다. 사진=박정훈 기자이처럼 장기간 개봉이 미뤄졌던 영화들이 올해 잇따라 극장으로 향하는 배경에는 한국 영화 신작 부족 문제도 자리한다. 팬데믹 당시 일정을 잡지 못했던 작품들이 지난 몇 년간 순차적으로 공개돼 상당수가 소진됐지만, 같은 기간 극장 시장 침체와 투자 위축이 이어지면서 새로 제작된 상업영화 편수는 줄어들었다. 개봉 라인업을 채울 신작이 부족해지자 배급사들이 보유 중인 완성작의 시장성을 재검토하고 남아있던 '장기 대기작'을 극장 개봉 후보로 꺼내 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올해 개봉 계획이 발표됐다고 해서 모든 작품이 예정대로 관객을 만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장기 대기작으로 알려진 작품 가운데 현재까지 개봉일을 확정한 작품은 '비광'뿐이다. 나머지는 개봉 시기뿐 아니라 상영 규모와 홍보비를 두고도 다시 계산기를 두드려야 한다. 제작 후 수년이 흐른 만큼 현재 시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관객 규모와 추가 마케팅 비용을 따져 손익 구조를 재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작품을 둘러싼 환경 변화도 장기 대기작의 개봉 전략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제작 당시보다 넷플릭스 등 OTT를 통한 영화 소비가 보편화됐고 관객이 극장에서 볼 작품을 고르는 기준도 한층 높아졌다. 수년 전 기획된 장르와 소재가 현재 관객의 취향과 맞을지, 제작 당시와 달라진 출연 배우들의 인지도와 이미지를 홍보에 어떻게 활용할지도 다시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장기 대기작은 마냥 더 좋은 시기를 기다린다고 유리해지는 작품이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작으로서의 주목도가 떨어지고 부가판권 판매나 제작비 회수도 함께 늦어지는 만큼 어느 시점에는 시장에 내놓아야만 한다"며 "다만 제작 당시 기대했던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기보다는 현재의 배우 화제성과 장르 수요, 경쟁작 상황에 맞춰 상영관 수와 마케팅 강도를 조정하는 방식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인터뷰] '호프' 조인성 "액션에 몸 던진 이유? 나홍진 작품이니까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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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ue, 14 Jul 2026 13:35:54]]></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처음 제안받았을 때 스스로에게 물었던 건 '내 몸 상태가 이걸 받쳐줄 수 있겠나'였어요. 출연 결정을 해 놓고 몸이 아파서 못하게 되면 민폐잖아요. 나홍진 감독님을 만나고서도 '제 몸이 이렇지만 그럼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감독님 작품에선 몸을 아끼지 말아야 하는 게 사실이니까요. 몸을 아끼면, 그건 나홍진 감독님의 작품이 아닌 거죠(웃음)."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14/1783992740435509.jpg"/>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에서 배우 조인성은 숲속에서 괴생명체와 맞닥뜨리게 된 사냥꾼 성기를 연기했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말을 탄 채로 달리고, 그 위에서 한 손으로 총기를 자유자재로 쏘고, 심지어 도로 위에서 '차 대 말' 액션까지 소화해 냈다. 이 직전에 의사로부터 "앞으로 뛰거나 점프하는 것들은 당신 인생에 하등 도움 되지 않을 테니 조심해야 한다. 안 그러면 60대쯤 굉장히 힘들 것"이라는 무서운 조언을 들었지만 주저하지 않았다. 그가 이처럼 몸을 사리지 않은 건 장면 하나하나에 지독하리만치 집착하는 '나홍진 유니버스'에 들어간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기자와 만난 배우 조인성(44)은 나 감독의 현장이 그만큼 배우에게도 온몸으로 부딪치는 몰입을 요구하는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사실 숲속에서 말이 그렇게 빨리 뛸 수 없어요. 주변에 나무도 풀도 많은 데다, 한 번 속도가 붙으면 말이 그 위에 타고 있는 저를 배려해 주지 않거든요. 광개토대왕이었으면 거기서 빠르게 말을 몰 수 있겠지만, 조인성은 안 되니까요(웃음). 대본에 말 타는 게 있다고 해도 현장에 갔을 때 구현이 어렵다 싶으면 보통 다른 방법도 생각해 보지만 우리 감독님은 그러지 않으셨죠. 후반 액션 신을 촬영할 때 처음엔 안 될 것 같다 싶었는데 그때마다 감독님이 '꺾이지 마! 꺾이면 안 돼요, 할 수 있어!'라고 외쳐주시더라고요(웃음)."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 분)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과 마주하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조인성은 자신의 무리와 함께 '호랑이'가 향했다는 숲속으로 들어갔다가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에게 쫓기게 되는 젊은 사냥꾼 성기를 연기했다. 그가 어떤 인물인지, 이 마을에서 어떤 역할을 해 왔는지에 대한 전사가 영화 속에서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지만 무리와의 관계성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설명하고자 했다는 게 조인성의 이야기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14/1783992859399407.jpg"/> 극 안에서 명확한 전사가 드러나지 않은 성기를 표현하기 위해 조인성은 함께하는 사냥꾼 무리와의 관계성에 집중했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처음 등장했을 때 성기는 범석이 형을 속여서 총기 사용 허가를 받는데, 다른 뜻이 있다기 보단 그냥 자기들 이득을 위해서 그런 거예요. 상대가 진짜 호랑이라면 잡아서 가져다 팔 수 있으니까요. 형을 속여 놓고 차 안에서 자기들끼리 낄낄거리고, 숲속에 처음 들어갔을 땐 서로 장난도 치는 모습을 보여주죠. 저는 무리 안의 이런 관계성 같은 생활적 요소들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만 그 뒤에 나오는 서스펜스를 통해 무리 안에서 분위기의 변화가 명확히 보이게 되거든요. 그런 관계성을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해 저희들끼리 사적으로도 많이 만나고 그랬죠."숲속으로 들어간 성기는 무리를 전멸시킨 괴생명체 마베이요(마이클 패스밴더 분)와 정면으로 맞붙게 된다. 거대한 덩치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힘과 전속력으로 달리는 말을 따라잡을 정도로 압도적인 움직임, 자유자재로 모습을 바꾸며 덤벼드는 낯선 괴물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작아진다. 총기도 통하지 않는 상대와 맞선 성기 역시 한 명의 나약한 인간일 뿐이지만 다른 인물들이 주먹 한 방에 나가떨어지는 동안에도 그는 끝까지 버텨내는 근성을 보인다. 이를 두고 "인간의 '가오'를 담당한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나홍진 감독의 말에 조인성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의 뜻을 표했다.  "이게 어떻게 보면 남자들 세상 이야기이긴 한데요, 너무 무서운 존재를 만나면 아픈 것도 잊고 이상한 짓을 다 하게 되거든요. 이런 얘기도 있잖아요. 정말 강한 상대를 만나면 인간의 존엄성을 알리라는 말(웃음). 호랑이를 만나면 살 생각은 하지 말고 인간의 존엄성을 알리고 싸우다 죽으래요. 공작새가 자기 몸을 부풀리거나 원숭이가 털을 곤두세워서 크게 몸을 표현하는 것처럼요. 마베이요를 앞에 둔 성기의 행동이 바로 그 '가오'를 잡는 것 같아요."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14/1783993845018014.jpg"/> 숲속에서 자신의 무리를 몰살시킨 괴생명체와 맞닥뜨린 성기의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조인성은 "본능적으로 연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영화 '호프' 스틸컷그의 말대로 성기는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상대 앞에서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드러내 맞서려 든다. 미지에 대한 공포부터 허세 섞인 분노까지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냥감의 얼굴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특히 마베이요를 피해 숨어 있는 동안 클로즈업된 성기의 표정은 죽음을 눈앞에 둔 인간의 극심한 공포를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한다는 호평을 받았다. 떨리는 숨소리부터 천천히 흘러내리는 땀방울까지 아주 미세한 움직임마저도 잡아내는 그 신은 철저히 계산된 연기가 아닌, 본능에 맡겨야만 완성될 수 있었다고 했다. "본능적으로 연기해도 된다고 생각하니까 굉장히 시원하더라고요. 내가 연기한 게 옳냐, 그르냐의 문제가 아니라 '아니면 말고, 다시 해' 이런 식이었거든요. 첫 테이크에 오케이 받으려고 찍는 게 아니니까 이렇게도 저렇게도 표현해 보고, 감독님이 극단으로 몰아치면 또 그 극단으로 같이 들어가고 그랬죠. 이렇게 저를 해체해 놓으면 연기할 때 제일 편하고 재미있어요. 처음 나홍진 감독님과 만났을 때 이 작품 안에서 저를 어떤 그림으로 보여주실지 정말 궁금했거든요. 그런 모습들은 제가 하고 싶다고 해서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감독님들이 저를 보고 '저런 것도 가능하겠다'고 생각하셔야만 할 수 있으니까요."성기를 통해 보여준 겁먹고, 얻어맞고, 발악하는 얼굴은 앞서 다양한 액션과 로맨스 작품 속 조인성을 기억하는 대중들에겐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연기한 장본인에게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선택이 아니었다. 1998년 CF 모델로 데뷔한 뒤 빠르게 스타 배우가 된 조인성은 오래전부터 '스타'라는 이름표가 정해 놓은 한계를 벗어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아왔다고 했다. 이번 현장에서 그가 선택한 '해체된 모습' 역시 스스로에게 오랫동안 요구해 온 배우로서의 태도 위에서 가능한 도전이었다. "이제까지 제가 안정적인 작품만 해온 건 아니에요. 영화 '쌍화점'에는 동성애 연기까지 도전하며 스타라는 허울을 벗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제 젊은 시절이 담겨 있죠. 누군가는 그 스타라는 말을 충분히 즐겨도 된다고 하지만, 저는 '넌 (스타니까) 이런 거 못하잖아'라는 말이 너무 듣기 싫더라고요. 그땐 스타와 배우를 나누려 한 시기였거든요. 그 말에서 정말로 벗어나고 싶었고, '저 좀 봐주세요. 저는 배우입니다'라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그런 젊은 시절과 그 속에서 겪었던 부침들을 통해 성기를 연기한 지금의 제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의 조인성은 오만방자하고 교만했을 테니까요(웃음)."]]></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배틀M] '호프', 일상 찢고 우주로 향한 나홍진표 장르놀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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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Wed, 08 Jul 2026 16:52:22]]></pubDate>
            <category><![CDATA[배틀M]]></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전체 러닝타임의 3분의 1 가까이 '중요 캐릭터'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은 장르 영화에 있어 도박에 가까운 선택이다. 관객이 기다리는, 심지어 이미 알고 있는 대상이 너무 늦게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긴장감은 쉽게 지루함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그 도박에 판돈 전부를 건다. 알 수 없는 상대를 향해 뛰고, 숨고, 쏘고, 부딪치는 동안 영화는 정체성보다 감각을 먼저 관객에게 들이민다. 나홍진 감독의 '호프'는 그렇게 관객이 장르영화에 기대하는 상식마저 거칠게 흔들면서 동시에 압도적인 체감을 선사하며 극장 안을 밀어붙이고 있었다. (※이 기사에는 영화 '호프'의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8/1783480594927956.jpg"/> 매드맥스급 액션을 선보이는 영화 '호프'에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 역을 맡은 황정민. 사진=영화 '호프' 스틸컷7월 15일 개봉하는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 분)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에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곡성'(2016)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나홍진 감독의 네 번째 장편이자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올해 한국영화 최고 기대작 중 하나이기도 하다.'호프'가 가장 강력해지는 순간은 액션 신이 펼쳐지면서부터 시작된다. 특히 초반부 호포항의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범석의 추격 신은 이 영화가 왜 극장용 대작으로 만들어졌는지를 단번에 납득시킨다. 좁은 마을길을 미친 듯이 내달리고, 들이받고, 부수고, 다시 튀어나오는 정체불명의 생명체와의 액션은 CG의 완성도와 별개로 엄청난 속도감을 만들어내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히어로형 캐릭터와는 거리가 먼 범석이 자신조차 이해하지 못한 재난의 한복판에서 보여주는 투박한 몸부림이 거대한 크리처 액션과 부딪치면서 '호프'는 설명보다 먼저 몸으로 체감되는 영화가 된다.이 장면에서 흥미로운 점은 나홍진 감독이 어설픈 시도로 이 생명체, 즉 외계인을 숨기지 않는다는 데 있다. CG로 이뤄진 크리처의 어색함을 줄이기 위해 화면의 밝기를 조절하는 등 다양한 편집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호프'는 대담하게도 이 외계인을 백주대낮의 호포항 한복판에 세워놓는다.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 아래 낡은 가게와 좁은 골목, 흙먼지와 주민들이 뒤엉킨 공간 속 익숙함을 전복시키는 '비일상'의 존재가 대놓고 불쑥 끼어드는 것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8/1783480733923277.jpg"/> 영화 '호프'에서 사냥꾼 성기 역을 맡은 조인성. 사진=영화 '호프' 인터내셔널 예고편 캡처이 선택은 위험하지만 동시에 '호프'만의 독특한 이질감을 만들어내며 장르적 한계와는 또 다른 해석 가능성을 관객들에게 부여한다. 보이는 그대로 어색한 CG 자체로만 받아들일 수도, 반대로 범석과 동일한 시선을 취함으로써 '익숙한 일상으로부터 완전히 유리된 존재'의 침입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를 기술적 미흡함으로 볼지 의도된 불균질함에 가까운 감각으로 볼지는 전적으로 관객에 달려 있는 셈이다. 조인성이 연기한 사냥꾼 성기의 숲속 전투 신은 '호프'가 가진 액션의 거친 물리감을 가장 강하게 드러내는 장면이다. 동료들과 함께 '호랑이'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숲으로 들어간 성기는 어느 순간부터 반대로 사냥감이 돼 미지의 생명체들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된다. 햇볕이 그대로 내리쬐던 마을과는 달리 어둡고 눅눅한 분위기로 더 깊은 긴장감을 자아내는 숲 속에서 나무 사이를 찢고 덮쳐드는 외계인 마베이요(마이클 패스벤더 분) 무리와의 추격전은 평지 액션과는 또 다른 압도적인 압박감을 만들어낸다. 말·총·육탄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난전의 쾌감을 온전하게 밀어붙이는 이 장면은 '호프'가 가진 극장용 액션의 체급을 가장 분명하게 증명하는 신이기도 하다. 다만 이처럼 선명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호프'의 모든 선택이 성공적으로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먼저 눈에 밟히는 것은 역시 외계인의 CG다. 3D 게임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다양한 OTT 시리즈 콘텐츠를 통해 고도화된 크리처 이미지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호프' 속 외계인의 모습은 아무리 긍정적으로 해석하려고 해도 배경과 분리돼 '붕 떠 있는' 질감을 무시하기 어렵다.  특히 칸 국제영화제 공개 이후부터 국내 언론 시사회에 이르기까지 시각 효과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나왔던 만큼 예비 관객들은 이미 "CG가 약하다"는 선입견을 갖고 극장을 찾을 가능성도 크다. 단점을 이미 예견하고 마주하는 '호프' 속 외계인들의 모습은 실제보다 더 아쉽게 보일 수도 있다. 다만 이 지점은 7월 7일 기준으로도 나홍진 감독의 집요한 후반 작업에 따라 추가 수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하니, 개봉본에서 어느 정도 보완된 인상으로 다가올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8/1783481028826182.jpg"/> 영화 ‘호프’에서 경찰 성애 역을 맡은 정호연. 사진=영화 ‘호프’ 스틸컷엔딩 역시 호불호가 갈릴 만하다. 영화는 마지막에 이르러 인간의 시선으로 달려온 이야기를 반대 방향에서 바라보게 만든다. 결말을 보고 난 뒤에도 곱씹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감독의 전작 '곡성'을 떠올리게 하지만, 해석의 여운을 남겨두는 것보다는 외계인을 통해 이야기의 확장성을 비교적 직접적으로 열어둔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한 편의 영화 안에서 완전히 닫힌 충격을 기대한 관객들에겐 다소 노골적인 예고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호프'는 올해 한국영화계에서 가장 중요한 기대작 중 하나로 여전히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단순히 국내외의 주목을 받은 대작이어서만이 아니라 최근 한국 상업영화에서 쉽게 보기 어려웠던 규모의 야심을 끝까지 밀어붙인 작품이기 때문이다.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시작된 사소한 사건은 외계 존재와의 충돌로 번지고, 스크린 밖으로까지 전달될 듯한 대규모 추격전은 인간과 비인간의 시선 문제로 확장된다. 이 거친 확장성은 강렬한 액션 신만큼이나 '호프'가 관객들에게 선보일 강점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의 투자·배급작이라는 점에서도 '호프'는 개별 영화 이상의 관심을 받고 있다.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메가박스와 투자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를 보유한 메가박스중앙이 회생절차에 들어간 상황 속 '호프'의 성적은 흥행 성패를 넘어 위축된 한국영화 투자배급 시장이 다시 대작을 감당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시험대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호프'는 감독이 원하든 그렇지 않든 말 그대로 한국영화계의 '희망'이라는 이름을 함께 짊어진 작품이 됐다. 아쉬움과 호불호는 남더라도 극장용 영화가 줄 수 있는 물리적 쾌감만큼은 확실한, 최근 들어 보기 드물었던 대작이다. 오랜만에 '극장에서 봐야 할 이유'를 안겨주는 나홍진 표 거대한 장르 놀이를 기대하고 있다면 반드시 극장에서, 되도록 큰 화면과 큰 사운드로 마주할 것. 156분, 15세 이상 관람가. ]]></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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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인터뷰] '호프' 나홍진 감독 "외계인만큼 강한 조인성, 지구인의 '가오' 담당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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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Wed, 08 Jul 2026 11:09:10]]></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추격자’, ‘황해’, ‘곡성’을 거치며 한국 장르영화 안에서 가장 집요한 연출자 중 하나로 꼽혀온 나홍진 감독(51)이 10년 만에 새 장편 영화 ‘호프’로 돌아왔다.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일찌감치 올여름 한국영화 최고 기대작으로 떠올랐고, 언론 시사회에서도 호평이 나왔지만 나 감독의 관심은 여전히 작품의 ‘완성도’에 집중돼 있었다. 제작 규모가 커지고 장르는 낯선 방향으로 이동했어도 서사와 장면의 밀도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그만의 뚝심이다.7월 15일 개봉하는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 분)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에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과 할리우드 배우 마이클 패스밴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이 출연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이하는 나홍진 감독과의 ‘호프’ 인터뷰 일문일답.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8/1783472936307736.jpg"/> 한국 장르영화 안에서 가장 집요한 연출자 중 하나로 꼽혀온 나홍진 감독(51)이 10년 만에 새 장편 ‘호프’로 돌아왔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10년 만에 네 번째 장편영화 ‘호프’로 돌아왔다. 언론시사회 반응이 좋았는데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시지만 귀에 잘 안 들어온다. 저도 그날 일반관에서 처음 봤는데 시사회 끝나자마자 바로 달려가서 사운드 믹싱 수정하고, CG 팀에 또 (수정하라고) 전화 걸고 그랬다. 호평에 너무 감사하지만 아직은 제가 기분 좋아하거나 안도할 때가 아닌 것 같다. 사운드 퀄리티도 높여야 하고, 초반에 등장하는 외계인의 CG 작업도 좀 더 처리해야 한다. 후반 작업할 때 작업실에서 보기엔 안 그랬는데 왜 스크린에선 다르게 보이는지 모르겠다. 미치겠다(웃음).”―‘호프’는 2017년부터 구상해 온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곡성’ 이후 10년 만에 이 작품을 관객들 앞에 선보이고 싶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이 영화가 어떤 영화냐,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냐’라고 했을 때 전형적인 한국영화의 다양한 장르를 혼재시키는 구조에서 좀 더 장르적으로 축을 옮기고 싶었다. 그리고 장르적인 밀도를 높여 더 충실히 수행해 보고 싶었다. 그 방향성에서 조금 욕심을 부린 게 ‘호프’다. 영화 시작 후 50분 동안 괴물의 정체를 보여주지 않은 채로 그를 쫓아 달리는 남자의 모습만 담은 장면은 초반에 넣기에 굉장히 어려운 설정인데, 이 상황들을 확장시켜서 더 파고들고자 했다. 이런 식으로 각 시퀀스와 챕터들을 잘 만들고 극장 안의 관객들에게 사운드 비주얼을 통해 영화의 한복판에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관객들이 느끼는 쾌감을 극대화시키자는 데에 최대치의 목표가 있었다.”―한국의 무속이나 토속신앙, 기독교를 소재로 다뤘던 ‘곡성’과 달리 이번 작품은 외계인이 등장하는 SF다. 이 소재를 택한 이유가 있나.“SF 장르라고 소개한 것은 이 작품의 장르를 뭐라고 지칭해야 할지 몰라서였다. 칸 국제영화제 때 출품하려고 보니 선택해야 하는 장르 카테고리가 한정돼 있더라. 우리 영화는 여기에 포함되는 장르가 없는데, 액션이라고 하기엔 또 뭐하고…. 그래서 하나만 고르라면 SF가 맞지 않을까 했는데 사실 그것도 아니긴 하다(웃음). ‘곡성’이 아주 토속적인 작은 신들의 연속이었다면 이번에는 더 큰 존재에게 가보고 싶었고 그러다 보니 우주라는 공간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됐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8/1783473081786887.jpg"/> '호프'의 제작 의도에 대해 나홍진 감독은 좀 더 장르적인 밀도를 높인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칸 영화제에 출품할 때도 미완성 상태였는데 그 이후에 공개한 언론시사회 분에서 더 추가 수정한 부분은 어떤 것인지.“칸에서 공개한 것과 가장 달라진 지점은 음문석 씨가 연기한 양배라는 캐릭터를 좀 더 원상복구한 것이다. 비극의 원흉이자 원인 제공자인 그가 이 작은 마을에서 아주 사소한 일을 저지름으로써 그것이 어디까지 커질 수 있느냐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크고 비극적인 상황이 악의를 하나도 갖지 않은 사람에게서부터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배경을 1980년대로 정한 것을 두고 예비 관객들의 많은 해석이 있었다. 호랑이나 외계인의 존재가 당시 시대상 ‘독재정권’ 등을 뜻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는데.“솔직히 말씀드리면, 스마트폰이 있는 시대로 배경을 잡으면 설명할 게 너무 많아져 귀찮아서 그랬다(웃음). ‘호프’가 가진 설정들은 스마트폰이 없는 시대에선 괜찮은데 스마트폰이 생기는 순간부터 지진이 난다. 그래서 차라리 옛날 그 시대, 그 지역으로 옮기는 것이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는 데 가장 용이하겠다 싶었다. 촬영할 때도 빈티지 렌즈를 썼는데 이걸 통해 당시의 의상, 미술, 분장 등을 담아낸다면 외계인 디자인과 함께 충돌시킬 때도 더 수월하겠다고 생각했다.”―외계인의 디자인과 CG에 대해서는 언론시사회 때도 조금 아쉽다는 평이 나왔었다.“관객분들은 이미 예고편과 광고 기사를 통해 외계인이 등장한다는 걸 알지만, 영화를 볼 땐 직접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그 사실을 몰라야 한다. 극 안에서 범석이도 초반 50분 동안 상대가 호랑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정체를 알 수 없는 놈이 툭 튀어나오는 것이다. 관객들은 ‘외계인이 나오겠지’라는 짐작을 하고 보는 것이라 실제로 봤을 때 ‘저거 외계인 아니잖아’라는 느낌이 이질감이 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저는 처음 디자인할 때 외계인이라고 한눈에 느끼지 않도록, 정체가 무엇인지 모르게 디자인하고 싶었다. 그래야 그다음 스토리들이 정체를 알아가는 이야기가 되는 건데 이미 동네방네 (외계인이라고) 다 알려지는 바람에(웃음).”―외계인의 CG 문제 가운데 특히 초반 마을 액션 신에 최초로 등장한 하층 계급 외계인 ‘바미기르’(카메론 브리튼 분)가 가장 이질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는데.“바미기르의 액션 신은 대낮에 굉장히 고속으로 격렬한 액션을 만들어야 했다. 이럴 경우 노멀 프레임으로 이 피사체를 비추게 되면 모션 블러(카메라나 사람의 눈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포착할 때 발생하는 잔상이나 번짐 효과)가 엄청나게 걸려서 다 뭉개지게 된다. 또 저희 촬영지가 해남이었는데 바닷가 날씨가 굉장히 변화무쌍해서, 해가 떴다가 졌다가 반복되다 보니 찍어놓은 컷들이 일관성이 없었다. 인간으로는 알 수 없지만 외계인 크리처를 통해 보면 그 지점도 더 강하게 다가오게 된다. 백주대낮 햇볕 아래 외계인을 달리게 한 제 잘못이다(웃음).”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8/1783473285773365.jpg"/> 외계인과의 전투에서도 강한 생존력을 보여준 사냥꾼 성기(조인성 분)에 대해 나홍진 감독은 "지구인으로서의 가오를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영화 '호프' 스틸컷―극 중 조인성이 연기한 사냥꾼 성기는 외계인과의 전투에서도 끝까지 살아남을 만큼 강인한 캐릭터다. 외계인과의 혼혈이라는 설정 같은 게 있어서 이렇게 강한 생존 능력을 갖춘 건가.“우리끼리 그런 얘기를 하긴 했는데 왜 그렇게 센지는 모르겠다. 성기의 엄마가 그렇게 낳아서가 아닐까(웃음)? 사실 이 캐릭터에게 주어진 것은 모든 게 과장돼 있다. 악착같이 살고자 하고, 죽지 않으려고 애쓰는 인간의 특성을 극대화시키고 싶었다. 한마디로 하자면 지구인으로서의 어떤 ‘가오’를 담당한다고 할까? 그런 걸 과장하고 싶었다.”―범석의 마을 액션 신도 그렇지만 성기의 숲 속 전투 신은 ‘호프’의 가장 강력한 관람 포인트 중 하나다. 좁은 공간에서 말을 탄 채 쫓고 쫓기는 추격 액션을 벌이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촬영 당시 상황은 어땠나.“제일 큰 문제가 숲 속에서 어떻게 말을 빨리 달리게 하고, 그걸 어떻게 카메라로 빨리 찍을 지였다. 그런 레퍼런스도 없고 그런 경우를 겪어본 사람도 못 봐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촬영 현장 바닥에 돌이나 풀 같은 걸 걷어내서 빨리 달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전기 바이크를 활용해서 속도감을 높였다. 심지어 배우분이 한 손으로는 말고삐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카메라를 든 채 찍기도 했다. 그래도 제일 좋은 방법은 그냥 우리가 빨리 달리는 수밖에 없더라.”―극 중 지구인과 외계인 두 세력 간의 충돌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시선은 중반부와 엔딩 신을 통해 정반대로 뒤바뀌게 된다. 어떤 시선으로 이 이야기를 받아들이게 만들고 싶었다는 목표가 있었나.“두 세력 간의 커다란 충돌을 영화를 통해 확인하고 후반부로 갈수록 이 이야기의 앞과 뒤를 조금 다르게 느끼시길 바랐다. 또 중간에 코믹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신을 집어넣었는데, 만일 그 장면에서 웃음이 터진 관객이 있다면 이후에 그것이 죄의식이 되길 바랐다. ‘내가 왜 이걸 보고 웃었을까’라는 감정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엔딩 신은 ‘인간의 입장에서 영화를 볼 수밖에 없다’는 걸 유도하고 싶었다. 정상적이라면 외계인의 입장에서 봐야 하지만 관객들은 인간이기에 자신도 모르게 인간의 입장에서 보게 된다. 그런 요건으로 완성된 것이 엔딩 신이다.”―영화의 스케일을 보면 이 작품은 확실히 영화관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강렬한 사운드와 함께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어려운 영화계에서 이처럼 ‘극장용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어떤 영화인에게든 도전일 것 같은데.“저는 여전히 배울 게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극장용 영화를 만든다는 것, 그걸 자유자재로 잘할 수 있다는 것은 제게 있어서도 너무 먼 나라의 먼 훗날의 이야기다. 아직도 경험할 것도 많고 어려운 것도 많아서 늘 부족함을 느낀다. 최선을 다해서 제가 지금까지 습득해온 것들을 최대한 녹여내 보려고 하는데 제 목적은 영화를 정말로 자유자재로 갖고 노는 거다. 그게 언제쯤 될지는 모르겠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은 느낀다. 다만 제가 진짜 바라는 그 목표 시점까지 살아 있어야만 뭐라도 하지 않겠나 싶다(웃음).”]]></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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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롯시·메박 ‘2·3위 연합’ 불발…멀티플렉스 3사 각자도생 국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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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ue, 07 Jul 2026 15:23:04]]></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국내 멀티플렉스 업계의 재편 시나리오가 멈췄다. 업계 2위 롯데시네마와 3위 메가박스의 합병 절차가 중단되면서다. 2025년부터 이어진 양사의 통합 논의는 극장 산업 침체 속에서 업계 1위 CGV에 맞설 새로운 축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투자 유치와 기업가치 산정, 지분 구조 등을 둘러싼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다가 메가박스가 속한 중앙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법원 회생절차로 번지며 합병은 더 이상 추진되지 않게 됐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7/1783402058391386.jpg"/> 국내 멀티플렉스 업계 2위 롯데시네마와 3위 메가박스의 합병 추진이 중단됐다. 사진=일요신문DB롯데쇼핑은 7월 1일 롯데컬처웍스와 콘텐트리중앙이 추진해 온 롯데시네마·메가박스 합병 절차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양사가 합병 추진을 위해 체결했던 업무협약은 이보다 앞선 6월 30일부로 종료됐다. 이에 따라 국내 멀티플렉스 2·3위 사업자가 결합해 1위를 추격한다는 구상은 사실상 백지화됐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손을 잡으려 했던 배경에는 국내 극장 산업의 위기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극장 관객 수는 회복되지 못했고, OTT와 숏폼 콘텐츠 등 영상 소비 방식도 달라졌다. 임차료와 인건비,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부담이 큰 영화관 사업은 관객이 일정 수준 이상 들어오지 않으면 적자 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합병 논의도 단순한 외형 확대 목적이 아니라 중복 상영관 정리와 비용 효율화, 투자 유치 등을 통해 침체된 극장 시장에서 버틸 체력을 만들기 위한 선택에 가까웠다. 합병이 무산되면서 멀티플렉스 3사는 각자도생 국면에 들어갔다. 남은 상영관을 어떻게 효율화하고, 객단가와 부가 매출을 얼마나 끌어올릴 것인지, 관객 유인 효과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가 각사의 생존 전략으로 떠올랐다. 롯데시네마의 생존법은 외형 확대보다 체질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수익이 남는 지점은 남기고, 영화관 밖의 수익 모델을 키우는 방향이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는 콘텐츠 IP를 극장 바깥의 체험형 사업과 공연, 팝업, MD 스토어 등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7/1783402137967893.jpg"/>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관객 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국내 극장가는 일반 상영관의 운영 축소 등을 통해 전체 몸집은 줄이되 단가가 높은 특별 상영관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업계 1위 CGV는 아이맥스 상영관을 비롯해 4DX와 스크린X를 앞세운 CJ 4DPLEX, 해외 극장 사업을 함께 활용해 실적의 폭을 넓히고 있다. 국내 관객 수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도 베트남, 중국, 튀르키예 등 해외 사업과 기술 특별관, IT·플랫폼 사업이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 일반 2D 상영만으로는 객단가를 올리기 어렵기 때문에 프리미엄 특별관, 콘서트·스포츠 중계, 팬덤 콘텐츠, 글로벌 포맷 수출이 핵심 축이 된 것이다. 메가박스의 상황은 어둡다. 극장 체인 메가박스와 투자배급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를 함께 보유한 메가박스중앙은 6월 30일 중앙홀딩스, 콘텐트리중앙, 중앙피앤아이 등 중앙그룹 3개사와 함께 회생절차 개시 결정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극장 운영이 당장 멈추는 것은 아니지만 법원 관리 아래서 영업을 유지하며 회생계획안을 마련해야 하는 처지다. 롯데시네마와의 합병 무산도 부담이다. 독자 생존을 전제로 비용 구조를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라 수익성이 낮은 지점 정리와 임차료 부담 완화, 인력·마케팅 비용 조정, 상영관 운영 효율화가 회생계획안의 주요 과제로 거론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메가박스는 2025년부터 신사점, 용인기흥점, 문경점, 성수점 등 일부 지점 정리에 이어 지난 4월 창동점이 영업을 종료했다. 청라지젤점과 수원호매실점은 장기 휴업 상태를 이어가고 있고, 인천 영종점과 픽처하우스도 올해 들어 휴업에 들어갔다. 남은 카드는 있다. 메가박스가 보유한 돌비시네마와 MX4D, MEGA LED 등 기술 특별관은 일반 2D 상영관보다 높은 객단가를 기대할 수 있는 영역이다. 실제로 메가박스 기술 특별관의 상영매출 비중은 2025년 1~11월 기준 14.4%로 전년 같은 기간 7.7%에서 약 2배 증가했다. 'F1: 더 무비'와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처럼 사운드와 체감형 관람 수요가 큰 작품들이 특별관 매출을 끌어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메가박스가 회생절차 속에서 택할 수 있는 방향은 이 지점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수익성이 낮은 지점은 줄이되 코엑스 등 핵심 거점과 돌비시네마 같은 프리미엄 특별관의 효율을 높이고 팬덤형 콘텐츠와 단독 상영작, 공연 실황처럼 관객의 재관람과 고가 티켓 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라인업을 확대 확보하는 방식이다. 멀티플렉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많은 스크린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서 어떤 관객층을 구축하고, 어떤 콘텐츠에 높은 가격을 지불하도록 만드느냐가 중요해졌다"며 "남은 상영망을 얼마나 빠르게 고수익 구조로 바꾸느냐는 현재 모든 극장이 집중하고 있는 생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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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인터뷰] '남편들' 진선규 "공명 입에 발까지…친하지 않았다면 못 했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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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02 Jul 2026 17:30:35]]></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배우 진선규(48)가 넷플릭스 영화 '남편들'로 다시 코미디 액션에 나섰다. 한국 코미디 영화 관객 동원 1위 기록을 세운 '극한직업'(2019)에서 호흡을 맞췄던 공명과의 7년 만의 재회로 공개 전부터 대중들의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다만 진선규에게 있어 이번 작품은 단순히 익숙한 코미디를 반복한 작업은 아니었다. '극한직업'이란 성공 사례가 있는 만큼 비교의 시선을 피하긴 어려웠고, 코미디라는 장르 자체도 관객마다 웃음의 포인트가 크게 갈릴 수밖에 없다. 여기서 그가 선택한 방법은 웃음을 세게 밀어붙이기보다 인물이 처한 상황과 관계 안에서 자연스럽게 코믹함을 느낄 수 있도록 캐릭터를 먼저 잡아가는 것이었다고 한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2/1782973541121239.jpg"/> 배우 진선규(48)가 넷플릭스 영화 '남편들'로 다시 코미디 액션에 나섰다. 사진=넷플릭스 제공"제가 맡은 황충식이란 캐릭터는 형사이면서 동시에 딸을 둔 아빠예요. 이런 결이 확실한 사람처럼 보이도록 만드는 게 제게 첫 번째 과제였고요. 직장에 있을 땐 굉장한 프로 같지만 집에선 딸 바보고, 좋아하면 좋아하는 대로 딸에게 다 표현하는 사람이죠. 사실 제가 이런 사람이기도 해요(웃음). 일을 할 땐 확실히 하지만 허당 같은 부분도 존재하는, 남들이 보기엔 '좀 부족한 아빠 같은데?'라고 생각할 수 있는 면들을 많이 담아내려고 했어요."영화 '남편들'은 범죄 조직에 납치된 아내를 구하기 위해 전남편과 현남편이 얼떨결에 힘을 합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진선규는 극 중 마약반 형사이자 전남편 충식을 맡아 거친 액션과 생활형 코미디를 오가는 캐릭터를 완성해 냈다. 말보다 몸으로 먼저 설명되는 인물을 시청자에게 확실히 각인시키기 위해 진선규는 무엇보다 액션의 리듬을 정확히 맞추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코믹함이 섞여 있는 장면일수록 액션의 약속이 흐트러지면 웃음도 같이 무너지기 때문이었다. "충식의 액션은 레슬링을 기본으로 하면서 수갑을 현란하게 활용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접근했어요. 1 대 다수와 붙었을 때 수갑을 주로 사용하는 모습이 나와야 하다 보니 연습을 정말 많이 해야 했죠. 이 작품에서 제가 (윤)경호와도 액션 합을 처음 맞춰봤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잘 움직이더라고요(웃음). 뭔가 (모습이) 둥글둥글하니까 움직임이 더디지 않을까, 힘이 좋으니까 힘으로 확 접근하지 않을까 했는데 상대에게 정말 배려가 좋은 액션을 보여줬어요. 액션 합을 잘 맞춰주는 사람이 드문데 경호도 그렇고, (김)지석이도 굉장히 좋은 호흡을 보여줘서 연기하기가 편했죠."'남편들' 서사의 핵심 축은 전남편 충식과 현남편 민석(공명 분)의 공조다. 설정만 놓고 보면 어색하고 불편해야 정상인 두 사람이 아내의 납치 사건을 계기로 같은 방향으로 뛰어야 한다. 이 관계가 성립하려면 배우들 사이의 거리감이 먼저 맞아야 했다. 진선규와 공명은 영화 '극한직업' 이후 7년 만에 다시 코미디로 만났지만 이제는 선배와 막내의 조합이 아니라 서사의 중심을 이끄는 '버디'로서 찰떡 같은 호흡을 보여줬다. 진선규가 공명의 변화를 이야기할 때도 그 지점이 먼저 언급됐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2/1782973615141285.jpg"/> '남편들'에서 전남편 충식을 연기한 진선규는 현남편 민석을 연기한 공명과 영화 '극한직업' 이후 7년 만에 호흡을 맞췄다. 사진=넷플릭스 제공"'극한직업' 때는 그냥 막내여서 귀엽다, 어린 친구랑 같이 찍었다는 느낌이었어요. 지금은 정말 하나의 중심점을 가진 멋지고 좋은 주연배우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저는 '극한직업' 팀이랑 다시 만날 수 있는 순간이 생기면 붙어 있으려고 노력을 많이 하거든요. 제일 원하는 건 '극한직업2'가 나와서 다섯이 다 뭉치는 건데 그게 조금 더뎌지니까 우리끼리 두세 명이라도 빨리 만났으면 하는 거죠.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동기도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었던 것도 있지만 더 중요했던 건 (공)명이와 함께할 수 있다는 거였어요."코미디 장르에서 배우 간의 친분은 양날의 조건이 될 수 있다. 너무 편하면 장면의 긴장감이 느슨해지고, 그렇다고 너무 조심스러우면 서로의 몸을 아끼게 된다. '남편들'은 그 중간을 필요로 하는 작품이었다. 전남편과 현남편이란 관계는 계속해서 투닥거려야 하지만 실제 촬영에서는 배우들끼리 서로를 믿고 위험하거나 민망한 동작까지 받아줘야 했다. 특히 후반부의 냉동 창고 안에서 감금된 채 보여준 '발가락 액션 신'은 그런 신뢰가 없으면 성립하기 어려운 종류의 코미디였다. "그 신을 촬영하면서 '극한직업' 이후 내가 명이하고 정말 많이 친해져 있음을 새삼 느껴지더라고요(웃음). 일단 발가락만으로 상대의 얼굴을 감싸고 있는 비닐을 뜯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거든요. 잘 뜯어내려면 발을 입 안에 더 깊이 넣을 수밖에 없었죠(웃음). 리허설 때 '명아, 괜찮아? 리얼하게 보이려면 발을 더 집어넣어야 하는데' 했더니 아무 말 없이 입을 크게 벌려주더라고요(웃음). 만일 이번이 저희의 첫 촬영이었다면 이런 느낌으로 완성하지 못했을 거예요. 그래도 집어넣기 전에 명이 눈앞에서 발을 잘 닦는 것까지 보여줬죠. 명이도 사람 발을 입에 넣은 건 처음일 테니까요(웃음)."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2/1782973676011793.jpg"/> 일상에선 딸 바보에 허당인 아빠지만 일할 땐 프로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진선규는 레슬링을 기반으로 다양한 수갑 액션을 연습했다. 사진=영화 '남편들' 스틸컷서사의 중심에는 '남편들'이 있지만, 안팎에서 활약하는 '아내'들의 존재감도 결코 작지 않았다. 납치된 충식과 민식의 전·현직(?) 아내 시내(강한나 분)를 비롯해 사건의 반대편에 선 혜란(이다희 분), 그리고 뜻밖의 방향으로 장면을 흔드는 아라(전소민 분)까지 이들은 단순한 배경 인물이 아니라 다음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드는 장치로 기능한다. 여기에 결말 이후의 이야기에서 특별출연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든 용강(윤경호 분) 부인 역의 윤아도 혹시 있을지도 모를 후속편을 기대케 만들었다. 진선규 역시 대본을 읽을 때부터 이 서사 구조의 확장 가능성을 떠올렸다고 했다. 남편들이 구하러 뛰었으니, 다음엔 아내들이 움직이는 이야기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게 그의 이야기다. "제가 예전에 윤아 부탁으로 드라마 '킹더랜드'에 특별출연한 적이 있는데 그때 너무 고맙다면서 나중에 혹시라도 자기가 필요하면 꼭 불러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 '카드'를 이번에 쓴 거죠(웃음). 저도 대본 읽을 때부터 이 작품의 속편으로 아내들이 사건에 연루된 우리 남편들을 구하는 이야기가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만일 정말 속편이 나오게 된다면 강한나, 이다희, 전소민, 윤아까지 해서 '아내들'이 되면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웃음)."2019년 '극한직업'으로 첫 천만 영화라는 기록을 세웠고, 그 이후로는 코미디부터 액션, 스릴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주연을 맡아 굵직한 연기를 보여줬다. 그럼에도 여전히 진선규에게는 그의 출세작으로 꼽히는 '범죄도시'(2017) 속 위성락이라는 좀처럼 떼어내기 힘든 이름표가 따라다닌다. 대표 캐릭터가 있다는 것은 배우에게 분명한 자산이지만, 누군가의 기억 속 오래 남은 얼굴일수록 그들에게 다음 인물을 설득하는 데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진선규 역시 그 사실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조급하게 지우려 들기보다 익숙한 얼굴을 통해 더 다양한 변주를 보여주고 싶다는 점을 힘주어 말했다. "요즘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범죄도시'를 패러디할 때가 있지만 저를 대표하는 다른 캐릭터가 또 생기면 좋겠단 생각은 아주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어요. 그런 변화를 보여드릴 틈을 노리고 있는데 이걸 위해선 운이나 때가 다 따로 있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범죄도시'는 제 필모그래피에서 너무나 큰 작품이고, 위성락이란 어떤 빌런으로서의 외형적인 모습이나 작품 자체만으로도 어마어마하게 큰 이슈가 됐을 정도이니 아직 그걸 뛰어넘을 만한 걸 만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마 앞으로도 그 모습이 잊히진 않겠지만, 한편으론 거기서 또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림으로써 대중들께 다시 각인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바랍니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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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인터뷰] '걸프렌드' 엘리자베스 탕 "홍콩·한국영화 공통점은 독특한 날것의 에너지"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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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Wed, 01 Jul 2026 11:15:41]]></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현재 중화권 영화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홍콩 출신 신예 배우 엘리자베스 탕(Elizabeth Tang)이 '홍콩 필름 갈라 프레젠테이션 2026'(HKGP 2026)을 통해 한국을 찾았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비전즈-아시아' 부문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영화 '걸프렌드'(2025)로 스크린 데뷔한 그는 이듬해 제44회 홍콩영화상 신인상을 수상했고, 여우조연상에도 후보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이어 제62회 대만 금마장 여우조연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며 데뷔작 하나로 홍콩과 대만 영화계의 시선을 동시에 집중시켰다.'걸프렌드'는 커리어와 관계의 압박을 겪는 34세 영화감독 록이 자신의 과거를 되짚어 가는 이야기를 그린 퀴어 성장 로맨스 영화다. 한 여성을 중심으로 현재의 홍콩과 22세 시절의 대만, 17세 시절의 마카오를 오가며 사랑과 예술적 야망, 안정적인 삶 사이에서 흔들려온 시간을 보여준다. 이 가운데 대만 유학 시절 22세의 록을 연기한 엘리자베스 탕은 한 인물의 젊은 시절이 지닌 불안과 열망, 사랑 앞에서의 머뭇거림을 섬세하게 담아냈다는 호평을 받으며 단숨에 주목해야 할 신예 배우로 떠올랐다. 이하는 엘리자베스 탕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1/1782868436660903.jpg"/> 홍콩 출신의 신예 배우 엘리자베스 탕은 영화 '걸프렌드'로 제44회 홍콩영화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사진=영화 '걸프렌드' 스틸컷―홍콩 필름 갈라 프레젠테이션 2026으로 처음 한국을 찾았다. 서울에 대한 첫 인상은 어땠는지, 그리고 한국 영화 팬들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궁금하다."서울은 정말 활기차고, 영감을 주는 도시라고 느꼈다. 이번 홍콩 필름 갈라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한국의 영화 팬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솔직한 생각을 들으며 영화에 대한 사랑을 통해 서로 연결될 수 있었던 것 같다."―정식 연기 교육 없이 배우의 길을 선택했다. 연기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늘 인간의 행동에 깊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저에게 연기란 다른 관점을 경험하고,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방법이다."―'걸프렌드'에서 22세의 록을 연기했다. 이 캐릭터의 어떤 면이 본인과 가장 가깝게 느껴졌는지, 또 다른 배우들과 하나의 캐릭터를 시간대별로 연기하며 감정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연기의 부담은 없었는지."록이 미래에 대해 느끼는 불확실함과 관계에 몰입하는 강렬한 태도에 깊이 공감했다. 그런 감정은 매우 보편적인 것이다. 신인 배우로서 그 감정의 무게를 감당하는 것은 큰 책임처럼 느껴졌고, 그래서 이 인물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그 날것의 감정들에 제 자신을 완전히 열어두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1/1782868649674351.jpg"/> 엘리자베스 탕은 한국 여성 관객들이 '걸프렌드'를 통해 "깊이 이해받고, 위로받는다고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영화 '걸프렌드' 스틸컷―'걸프렌드'는 한 여성의 사랑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젊은 세대가 자신의 삶과 관계를 되돌아보며 미래를 선택해가는 이야기로도 읽힌다. 현재의 동아시아를 살고 있는 젊은 여성들이 특히 공감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직접 연기한 배우의 입장에서 한국의 젊은 여성 관객들이 이 작품을 통해 어떤 감정을 발견하길 바라나."그들이 깊이 이해받고, 위로받는다고 느꼈으면 한다. 동아시아 안에서 우리는 비슷한 사회적 압박을 마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길을 잃은 것처럼 느껴도 괜찮다는 것, 그리고 스스로의 미래를 선택할 용기를 가져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되길 바란다."―데뷔작 하나로 홍콩영화상 신인상 수상과 여우조연상 후보, 금마장 여우조연상 후보까지 오른 것은 이례적인 성과다. 소감과 함께, 첫 작품 직후 큰 평가를 받은 경험이 다음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인정받게 된 공은 전적으로 팀에 돌아가야 한다. 제가 맡은 캐릭터가 관객들에게 보일 수 있게 된 데엔 그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저는 겸손하고 단단한 마음가짐을 유지하면서 제 연기를 계속 갈고닦으려고 한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1/1782868764999479.jpeg"/> 6월 26일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열린 홍콩 필름 갈라 프레젠테이션 2026 토크 세션에 배우 한예리와 엘리자베스 탕(오른쪽)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HKGP 제공―홍콩 영화는 한때 아시아 대중영화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졌고 지금까지도 많은 창작자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현재의 홍콩 영화가 과거의 유산을 이어가면서도 새롭게 보여줘야 할 얼굴은 무엇이라고 보나."저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든, 작고 친밀한 이야기든 새로운 방식의 스토리텔링을 만나고자 한다. 일상의 단순한 감정들을 솔직하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스크린에 매우 진정성 있는 시선을 담아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한국과 홍콩의 다양한 콘텐츠들이 앞으로 더 자주 만나거나 협업한다면 어떤 이야기가 가능하다고 기대하는지."한국 영화의 강렬한 연기와 뚜렷한 영화적 스타일을 정말 존경한다. 홍콩 영화와 한국 영화는 모두 일상의 거리에서 비롯된 독특하고 날것의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고 느낀다. 홍콩과 한국 영화가 협업한다면, 두 도시가 가진 거칠지만 진정성 있는 본질을 담아내는 이야기를 보고 싶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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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하나 코리아' 3인 여배우 3색 손인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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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Fri, 26 Jun 2026 17:26:43]]></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onepark@ilyo.co.kr | 박정훈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imgLib/images/2026/0626/1782462175451870.jpg"/> [일요신문]  배우 김민하, 김주령, 안서현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하나 코리아' 언론시사회에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하나 코리아' 화이팅~]]></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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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Fri, 26 Jun 2026 17:26:39]]></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onepark@ilyo.co.kr | 박정훈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imgLib/images/2026/0626/1782462175131641.jpg"/> [일요신문] 프레드릭 쇨베르 감독, 배우 김민하, 김주령, 안서현, 최성재(샤론 최) 각본가가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하나 코리아' 언론시사회에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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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안서현, 훌쩍 커버린 '옥자'의 소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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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Fri, 26 Jun 2026 17:26:34]]></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onepark@ilyo.co.kr | 박정훈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imgLib/images/2026/0626/1782462175613276.jpg"/> [일요신문] 배우 안서현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하나 코리아' 언론시사회에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description>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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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김민하, 폭풍 다이어트로 빛나는 외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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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Fri, 26 Jun 2026 17:26:29]]></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onepark@ilyo.co.kr | 박정훈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imgLib/images/2026/0626/1782462175733714.jpg"/> [일요신문] 배우 김민하가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하나 코리아' 언론시사회에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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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메이저 배급사 지형까지 바뀔까…메가박스중앙 회생 신청에 영화계 촉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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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25 Jun 2026 15:02:43]]></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중앙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영화계로 번지고 있다. 산하 계열사들이 잇따라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가운데 이 명단에 메가박스중앙도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메가박스와 투자·배급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플러스엠)를 함께 보유한 회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파장은 업체 한 곳의 문제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번 위기가 투자·배급의 기능까지 흔들 경우 제작사는 물론이고 홍보사, 광고대행사, 극장 이벤트 업체, 중소 배급사까지 연결된 거래망 전체가 연쇄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계 안팎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25/1782358287807506.jpg"/> 중앙그룹 계열사들이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면서 멀티플렉스 체인 메가박스와 영화 투자·배급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를 소유한 메가박스중앙도 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임준선 기자6월 23일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에서 중앙홀딩스,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JTBC 등 중앙그룹 산하 5개사의 회생 사건에 대한 비공개 대표자 심문이 열렸다. 대표자 심문은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판단하기 전 회사의 채무 규모, 자금 사정, 채무조정 가능성, 계속기업 가치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중앙그룹 계열사들이 법원 문을 두드린 배경에는 단기 유동성 압박이 있다. 먼저 JTBC가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면서 상장채권 4종, 상장잔액 기준 총 2450억 원 규모에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했다. 중앙일보 역시 220억 원 규모 기업어음(CP) 조기 상환 요구에 응하지 못하면서 최종 부도 처리됐다. 채권자들이 만기 전 상환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그룹 계열사들이 개별적으로 차입금과 보증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법원의 감독 아래 채무조정과 자율구조조정을 모색하는 단계로 넘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메가박스중앙은 영화계가 가장 예민하게 바라보는 계열사다. 멀티플렉스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동시에 플러스엠을 통해 영화 투자·배급 사업을 해 온 메가박스중앙의 위기는 그룹 차원의 재무 리스크를 넘어 한국 극장과 배급 시장을 동시에 흔드는 변수가 될 수 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25/1782358456229185.jpg"/> 6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비공개 대표자 심문에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사진)과 홍정인 메가박스중앙·콘텐트리중앙 대표가 참석했다. 사진=박정훈 기자다만 공개적으로 드러난 것이 다른 계열사들과 같은 시기였을 뿐, 메가박스중앙의 재무 상태에는 이미 수년 전부터 경고등이 켜져 있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메가박스중앙의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2018년 137.9%에서 2019년 413.9%로 뛰었고, 2020년에는 1209.1%까지 치솟았다. 총차입금도 2018년 1297억 원에서 2019년 4358억 원, 2020년 6528억 원으로 빠르게 불어났다. 2019년부터 리스부채가 회계상 반영된 영향이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대규모 영업적자까지 이어지면서 재무 부담이 구조적으로 무거워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지표는 더 나빠졌다. 한국신용평가가 5월 8일 공개한 평가 자료에 따르면 메가박스중앙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3238억 원, 영업손실은 125억 원, 당기순손실은 634억 원이었다. 부채비율은 2023년 533.8%에서 2024년 856.7%, 2025년 2211.9%로 뛰었으며 차입금 의존도도 2025년 말 기준 79.4%까지 올라갔다. 수익성 회복은 더딘데 자본 총계는 손실 누적으로 급격히 줄었고, 차입 부담은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회생절차 신청 전부터 자체 체력만으로는 단기 유동성 충격을 버티기 어려운 구조였던 셈이다. 문제는 메가박스중앙의 재무 리스크가 플러스엠의 시장 내 위상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2022년 한국 영화 최대 흥행 IP로 꼽히는 '범죄도시 2'의 천만 관객 돌파를 시작으로 CJ ENM,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NEW 등 메이저 배급사와 어깨를 나란히 한 플러스엠은 이듬해 또 다른 천만 영화인 '서울의 봄'과 '범죄도시3' 등을 앞세워 투자·배급사 관객 점유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 영화 흥행 기세가 꺾이며 위기론이 대두됐던 2025년에도 '야당'으로 300만 관객을 넘겼고, 연상호 감독의 초저예산 영화 '얼굴' 역시 100만 관객을 돌파해 주목 받았다. 극장 사업의 부진과는 별개로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영화 투자·배급 시장에서 존재감을 유지해 온 만큼 회생절차 이후 플러스엠이 기존의 투자·배급 체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현 영화계의 초미의 관심사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25/1782358718914925.jpg"/>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제작과 투자·배급을 맡은 나홍진 감독의 신작 영화 '호프'가 이번 회생절차 개시 신청의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영화 '호프' 포스터당장 눈앞의 시험대는 7월 15일 개봉을 앞둔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다. 플러스엠이 공동 제작과 투자·배급을 맡은 '호프'는 올해 한국 영화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꼽혀왔다.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과 해외 선판매 성과로 개봉 전 화제성은 이미 충분하지만, 거액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일수록 개봉 직전 쏟아지는 마케팅의 밀도는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플러스엠이 회생절차 국면에도 이 작품을 예정대로 밀어붙일 수 있다면 시장 불안을 일부 낮출 수 있으나 마케팅 규모가 눈에 띄게 줄거나 개봉 전략이 흔들릴 경우 회생절차의 영향이 배급 현장까지 번졌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호프'가 회생절차의 단기 영향을 가늠한 첫 사례라면, 이후의 관심은 플러스엠의 운신 폭이 배급사 지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쏠리게 된다. 올해 상반기에만 쇼박스가 흥행작을 잇달아 내며 존재감을 키운 반면 CJ ENM과 롯데엔터테인먼트 등은 과거만큼 공격적인 투자·배급 흐름을 보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플러스엠까지 보수적 운영에 들어가면 앞으로 중대형 한국 영화를 안정적으로 받아낼 배급사 선택지는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영화계가 메가박스중앙의 회생절차를 단순한 재무 구조조정으로만 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영화 홍보사 관계자는 "회생절차 이후 가장 먼저 확인될 부분은 플러스엠의 개봉 예정작 마케팅과 신규 투자 검토가 이전처럼 진행되느냐의 여부"라며 "팬데믹 시기 개봉하지 못한 작품들도 아직까지 적지 않게 남은 상황에서 주요 투자자배급사가 보수적으로 움직이면 신작 개발보다 기존 라인업 정리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앙그룹 계열사들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는 7월 중순 전후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채무자회생법에 따르면 법원은 채무자의 회생절차 개시 신청일부터 1개월 이내에 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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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인터뷰] ‘와일드 씽’ 엄태구 “대문자 I의 코미디 도전, 처음엔 공포스러웠죠”]]></title>
            <link>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amp;entry_id=511312</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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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ue, 09 Jun 2026 16:05:49]]></pubDate>
            <category><![CDATA[영화]]></category>
            <author><![CDATA[deja@ilyo.co.kr | 김태원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I(내향성) 인간' 중에서도 '대문자 I'를 담당하고 있는 배우 엄태구(42)가 제대로 웃기러 나왔다. 동굴 같은 저음과 쉽게 풀리지 않는 표정, 거칠고 메마른 분위기로 누아르 장르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온 그는 이번에야말로 웃음을 위해 칼을 간 모양새다. 폭탄 머리부터 장발, 여기에 잔망스러운 표정 연기와 '폭풍 랩'을 장착하고 무대 위에서 아이돌 자아를 지닌 채 윙크를 쏟아내는 엄태구라니. 그를 오랫동안 사랑해 온 팬들조차도 눈을 의심할 만큼 '낯선 엄태구'가 영화 '와일드 씽'에서 정신없이 펼쳐진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07/1780805655906980.jpg"/> '누아르 특화형' 배우 엄태구가 영화 '와일드 씽'에서 폭풍래퍼 상구를 맡아 정통 코미디에 도전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손재곤 감독님께 쉴 새 없이 여쭤봤어요. '이거 재미있을까요? 이렇게 하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요? 이거 재미있으세요?' 이런 질문들을요. 제가 스스로 웃기다고 하는 판단은 틀릴 수 있고, 결국은 감독님이 선택해 주셔야 하는 부분들이니까요. 이 작품을 하기 전까지는 정말 많이 주저했지만 '하겠습니다'라고 말한 순간부터는 감독님과 이렇게 할 얘기가 너무 많았어요. 또 그렇게 했어야만 했고요."'와일드 씽'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재기의 기회를 잡으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엄태구는 트라이앵글의 막내이자 '폭풍 래퍼' 상구를 맡았다. 리더 현우(강동원 분), 홍일점 보컬 도미(박지현 분)와 함께 옛 영광을 재현하길 꿈꾸면서 동시에 그 동안 두 멤버에게 가려졌던 자신의 '랩 비중'을 키우고자 하는, 사소하지만 아주 절실한 야망을 가진 인물이다. 실력은 형편없지만 "랩은 내 인생"이라고 주문처럼 외울 만큼 열정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그런 상구를 연기하기 위해 엄태구는 약 5개월 동안 랩과 안무 연습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완벽하게 '잘하는 래퍼'처럼 보이는 일이 아니라 상구가 얼마나 진지하게 자기 랩을 믿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일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랩과 안무는 선생님들께 100% 의지했어요. 상구는 애초부터 랩을 잘하는 캐릭터가 아니라서 제가 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캐릭터적으로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상구의 랩 가사도 선생님들과 함께 썼는데 제가 상구의 이야기를 적으면 선생님들이 라임을 맞춰주시고, 감독님과 함께 조금씩 수정하면서 만들어 나갔어요. 무조건 웃기기보다는 여러 가지 솔직한 감정을 담으면서 동시에 위트도 들어간 '상구스러운' 면에 집중하려고 했고요. 어떻게 보면 유치하지만 상구한테는 정말 진지한 이야기가 가사에 담겨 있어요. 저는 이렇게 순수하면서도 열정 가득한 상구의 모습이 참 좋게 느껴지더라고요."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07/1780805757131401.jpg"/> 아이돌 그룹의 막내를 맡아 무대에서 온갖 팬서비스를 쏟아낸 엄태구는 "귀엽지 않으면 죽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연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없는 실력을 끌어모아 '폭풍 래퍼'로서 무대에 오르면 카리스마 넘치는 랩 중간중간에 그룹의 귀여운 막내로서의 모습도 보여줘야 했다. 엄태구에게 있어서는 랩보다 더 낯선 과제이기도 했다. 낮은 목소리와 느린 말투, 강렬한 눈빛으로 대중에게 익숙한 그가 카메라를 향해 윙크를 퍼붓고, 손으로 V(브이)자를 그리며 온갖 귀여움을 발산하는 장면 뒤엔 어떤 마음가짐이 뒷받침하고 있었을까. "귀엽지 않으면 죽겠다"는 비장미 넘치는 각오였다."무대 장면 리허설 때 안무 선생님이 '상구를 좀 더 귀엽게 연기하면 좋을 것 같다'는 말씀을 주셨어요. 그래서 현장에서 윙크 같은 귀여운 동작이 새롭게 들어가게 된 거죠. 무대 뒤에서 저는 촬영 전까지 '귀엽지 않으면 차라리 죽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었어요. 사실은 너무 공포스러웠거든요. 한 번도 그런 표정을 안 지었던 사람이 갑자기 가서 막 그랬을 때, 보시는 분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싶었어요. 그렇게 계속 고민하다가 정말 귀엽지 않으면 그냥 죽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저지른 거예요. 제가 할 줄 아는, 어디서 본 귀여운 동작을 다 해 본 거죠(웃음)."'죽음'까지 각오할 정도로 엄태구에게 있어 상구는 이전까지 자주 꺼내들지 않았던 표현들을 요구하는 인물이었다. 귀여운 표정과 몸짓, 랩과 안무에 코미디의 타이밍까지 모두 낯선 도구들이었다. 그러나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라고 해서 촬영장에서까지 주저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카메라 앞에 서면 민망함보다 배우로서 맡은 장면을 해내야 한다는 마음이 가장 먼저 앞섰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캐릭터로서 상구가 어색한 사람처럼 보이는 것과 배우 엄태구가 어색하게 연기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촬영에 들어가면 내가 민망하다고 느끼는 건 필요 없고 어떻게 해서든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무조건 저질러야 한다'는 마음이라고 할까요? 그러면서도 억지스럽지 않아야 하고, 그동안 준비를 많이 했으니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했죠. 제가 네다섯 살 때 목욕하고 팬티만 입은 채로 나와서 놀던 것처럼 놀아보고 싶었어요. 가족들도 영화를 보셨는데 제 귀여움에 대한 평은 없었고요(웃음), 어머니가 정말 좋아하셨어요. 관객 분들이 재미있게 보실 것 같다며 굉장히 뿌듯해 하시더라고요."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07/1780805849022481.jpg"/> '와일드 씽'에서 엄태구는 2016년 개봉한 영화 '가려진 시간'에 이어 10년 만에 강동원과 호흡을 맞췄다. 사진=영화 '와일드 씽' 스틸컷'와일드 씽'은 엄태구에게 있어 제대로 된 코미디 장르에의 첫 도전이었다. 남을 웃기는 연기가 가장 어렵다는 것은 모든 배우들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다. 엄태구에게도 다르지 않았지만, 코미디의 리듬을 잘 아는 배우들이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만년 2등 발라드 왕자 최성곤 역의 오정세, 특별출연으로 힘을 보탠 신하균, 그리고 '리더'로서 엄태구의 코믹 연기를 든든히 받쳐준 강동원도 있다. 처음 밟아보는 코미디의 박자 안에서 엄태구가 힘 있게 상구를 밀고 나갈 수 있었던 데엔 이 배우들과 주고받은 호흡도 적지 않게 작용했다. "강동원 선배님과는 10년 전 '가려진 시간' 때도 연기 호흡이 좋았거든요. 이번 현장에서도 강동원 선배님은 물론이고 모든 배우 분들과의 연기 합이 정말 잘 맞았어요. 코미디 장르는 호흡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렇게 선배님들이 제가 모르는 부분까지 잘 이끌어주시니까 더 잘 맞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도 상구를 정말 열심히 연기했지만, 오정세 선배님의 최성곤에게는 (코미디로) 밀리는 게 당연하지 않나 싶더라고요. 체급이 다른 상대잖아요(웃음)."6월 3일 개봉 후 엄태구는 무대인사로도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이후 오랜 시간 스크린 속 엄태구를 기다려 온 팬들에게는 반가운 자리다. 특히 이번 작품은 그가 그동안 쉽게 보여주지 않았던 얼굴을 전면에 꺼내든 첫 코미디인 만큼 관객과 만나는 자리에서의 반응 역시 이전과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 변화 속 엄태구는 상구로서 어색함을 뚫고 웃음을 만들어낸 것처럼, 극장 밖에서도 자신을 보러 와준 팬들에게 무엇을 더 해줄 수 있을 지를 먼저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팬들이 원한다면 다소 낯설고 민망한 요청이라도 피하기보다 자기 방식대로 받아들이고 싶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무대인사가 공포스럽게 느껴지진 않아요(웃음). 그냥 제가 뭘 해드려야 팬 분들이 좋아하실 지 먼저 고민하고 있거든요. 팬 분들께 너무 감사해서, 저에게 뭘 시키셔도 일단 해보려고 할 것 같아요. 뭐가 됐든 '해야지, 해야 돼, 다 해드려야 해' 이런 느낌으로요. 정말 원하시는 게 있다면 저만의 방식으로 어떻게든 할 거예요. 그게 보답이 된다면요. 랩이든 춤이든 제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최대한 해보려고 합니다(웃음)."]]></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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