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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일요신문 | 국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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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국제</description>
        <language>ko-KR</language>
        <lastBuildDate>Thu, 10 Sep 2026 17:59:59</lastBuildDate>
        <pubDate>Thu, 10 Sep 2026</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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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일요신문 | 국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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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원주민 남성 손에 스마트폰? '시간여행자 음모론'의 진실]]></title>
            <link>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amp;entry_id=512670</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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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10 Sep 2026 17:59:59]]></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어! 손에 있는 저건 뭐지?’오래된 벽화 한 점이 해외 누리꾼들 사이에서 다시금 논란이 되고 있다. 그림 속 한 원주민 남성의 손에 들려있는 검은색 직사각형 물체가 어쩐지 스마트폰처럼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이 그림이 제작된 시기가 스마트폰이 발명되기 훨씬 전인 1937년이라는 점이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시간여행자의 흔적이 틀림없다’는 음모론이 퍼지기 시작했다. 과거 비슷한 사례는 또 있었다. 1860년 오스트리아 화가의 작품에서는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는 여성이 등장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어디까지나 추측이자 음모론일 확률이 높다. 그럼에도 잊을만 하면 반복해서 이런 주장이 불거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현상들이 착시에 가깝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핵심은 과거의 이미지가 현재의 눈을 통해 얼마나 다르게 읽힐 수 있는가’라고 주장한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10/1789026965770391.jpg"/> 움베르토 로마노의 ‘미스터 핀촌과 스프링필드의 정착’ 벽화의 일부.이탈리아 화가 움베르토 로마노의 벽화인 ‘미스터 핀촌과 스프링필드의 정착’은 스프링필드의 역사를 주제로 제작된 여섯 개의 벽화 패널 가운데 하나다. 17세기 영국 식민지 개척민들과 원주민들의 모습을 담고 있으며, 현재 매사추세츠 주정부 청사에 원본 그대로 남아있다.그런데 벽화 한가운데 앉아있는 원주민의 모습을 보면 어딘가 낯이 익어 보인다. 한 손에 작은 직사각형 물체를 들고 뚫어져라 바라보는 모습이 마치 스마트폰을 쳐다보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온라인상에서는 오래 전부터 “1937년 벽화에 아이폰이 그려져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 나아가 일부 누리꾼들은 이를 가리켜 “시간여행의 증거다”라고 해석했다. 아이폰이 등장한 2007년보다 무려 70년 전에 그려진 그림 속에 아이폰이 등장했으니 그렇지 않냐는 주장이었다.이런 주장에 대해 역사학자들은 이 물건이 전혀 다른 용도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해석한다. 다름아닌 손거울이다. 실제 그림에 묘사된 17세기에는 유럽인과 원주민 사이에 다양한 교역이 이루어졌으며, 이런 교역품 가운데는 거울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10/1789027041403017.jpg"/> 페르디난트 게오르크 발트뮐러의 그림 ‘여인을 기다리며’.이 밖에 최근까지도 반복적으로 거론되는 ‘시간여행 의심 사례’ 가운데 하나로는 오스트리아 화가 페르디난트 게오르크 발트뮐러의 ‘여인을 기다리며’가 있다. 1860년 제작된 이 그림에는 아름다운 시골을 배경으로 한 젊은 여성이 등장하고, 아래쪽 길목에는 한 손에 꽃을 든 채 여성을 기다리고 있는 남성의 모습이 보인다. 그림 속 여성은 그를 향해 걸어오면서도 주변을 살피지 않은 채 손에 들고 있는 작은 물체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오늘날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사람들이 이 그림을 보고 가장 먼저 스마트폰을 떠올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 여성의 모습이 걸어다니면서 스마트폰을 보는 현대인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착시였다. 시대가 바뀌면서 같은 그림을 바라보는 방식도 바뀌게 된 사례 가운데 하나다. 19세기 중반 무렵인 당시에는 작은 기도서나 찬송가를 휴대하고 다니는 경우가 흔했다. 특히 종교적인 문화를 배경으로 한 유럽 사회에서 이는 일상적인 소지품이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10/1789027181014504.jpg"/>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10/1789027187273076.jpg"/> 찰리 채플린의 흑백 영화 ‘더 서커스’. 아래는 위 장면의 여성을 확대한 모습.시간여행자를 둘러싼 음모론 가운데 하나라고 하면 1928년 제작된 찰리 채플린의 흑백 영화 ‘더 서커스’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아일랜드의 영화 제작자 조지 클라크는 어느 날 이 영화를 보다가 어딘가 이상한 장면을 하나 발견했다. 얼룩말 뒤로 빠르게 지나가는 한 여성이 마치 작은 휴대전화를 들고 통화하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클라크는 이 장면을 본 후 “1928년에는 휴대전화라는 물건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 이 여성이 시간여행자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시간여행이 터무니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영상의 화질과 그림자 때문에 여성의 손에 실제로 무엇이 들려 있는지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아마도 1920년대에 개발된 초기 형태의 보청기일 확률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결국 이 역시 오늘날의 관객이 1928년의 불분명한 물체를 휴대전화로 읽어낸 장면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10/1789027238785257.jpg"/> 에드워드 로스캄이 촬영한 사진. 맨 오른쪽 소년이 아이패드 비슷한 물건을 들고 있다.1941년 미국의 사진작가 에드워드 로스캄이 촬영한 사진도 비슷한 논쟁을 일으켰다. 시카고 사우스사이드의 영화관 앞에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을 촬영한 이 사진 속에서 누리꾼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인물은 화면 가장 오른쪽 끝에 서있는 한 소년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소년이 들고 있는 직사각형 물건이 오늘날의 태블릿 PC, 정확히는 사과 모양이 있는 아이패드와 비슷해 보인다는 주장이었다. 실제 이 사진이 인터넷에 퍼지자 ‘1941년 아이패드 사용자’라는 식의 제목이 붙었고, 일부 누리꾼들은 이것이야말로 미래에서 온 시간여행자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반면 회의적인 누리꾼들은 다음과 같은 말로 훨씬 간단한 답을 제시했다. “그냥 책처럼 보인다.” 사실 사진은 착시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화가가 재현한 그림에 비해 사진은 실제 순간을 포착한 사실적인 기록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한 인간을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 영원히 박제해 놓는다는 특성 때문에 시간여행이라는 개념과도 묘하게 연결된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10/1789027405925523.jpg"/> 1977년 엘비스 프레슬리의 마지막 콘서트 영상.시간여행자 논란은 1977년 엘비스 프레슬리의 마지막 콘서트 영상을 둘러싸고도 제기된 바 있었다. 당시 관중 속 한 여성의 손에 들린 검은색 직사각형 물체가 마치 스마트폰처럼 보인다는 주장이었다. 이 장면을 발견한 누리꾼들은 곧바로 이 여성이 시간여행자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프레슬리의 마지막 공연을 보고 싶었던 미래의 여성이 스마트폰을 들고 과거로 왔다는 그럴듯한 스토리였다. 하지만 회의론자들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당시에도 소형 카메라, 포켓 카메라, 녹음기, 담배 케이스 등 손에 들 수 있는 직사각형 형태의 물건은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1970년대에는 소형 카메라가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었다.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이 시간여행자 의혹에 대해 온라인 ‘레딧’ 이용자들은 폴라로이드, 35mm 카메라, 코닥 디스크 카메라, 1970년대의 소형 인스타매틱 카메라 등을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이처럼 그림 속 물체가 실제로 무엇인지는 그림이 그려진 시대의 문맥을 통해 해석해야 한다. 결국 시간여행 논란에 휩싸인 그림이나 사진을 바라볼 때 중요한 질문은 “실제 시간여행자가 존재하는가”보다는 “우리는 과거를 있는 그대로 보고 있는가”일 수 있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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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평생 ‘닌텐도 팬’ 만드는 법…수리비 0엔에 담긴 기업 철학]]></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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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10 Sep 2026 13:44:38]]></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일본에서 가장 이미지가 좋은 회사는 어디일까. 닛케이가 발표한 ‘기업 이미지 조사 2025’에 따르면 닌텐도가 1위다. 도요타와 소니도 제쳤다. 그 배경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 최근 일본에서 화제가 됐다. 수해로 망가진 ‘닌텐도 스위치2’를 수리에 맡긴 한 이용자의 사연이다. 물에 젖은 본체부터 조이콘, TV 연결용 거치대까지 손봐야 했지만, 돌아온 수리 명세서에 적힌 금액은 뜻밖에도 ‘0엔’이었다. 고객을 위한 배려일까, 장기적인 비즈니스 전략일까. “엔터테인먼트로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한다”는 닌텐도의 철학에서 그 답을 찾아봤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10/1789004066475360.jpg"/> 닌텐도 스위치2. 최근 일본에서는 수해로 고장 난 스위치2를 무상 수리받은 이용자의 사연이 화제가 됐다. 사진=닌텐도 공식 홈페이지“닌텐도 대단하네…. 수해로 작동하지 않게 된 스위치2를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보냈더니 무상으로 수리해줬다.”최근 일본 X(옛 트위터)에 올라온 한 장의 사진이 큰 관심을 끌었다. 사진 속에는 고장 난 닌텐도 스위치2의 수리 명세서가 담겨 있었다. 본체뿐 아니라 조이콘과 독(Dock), AC 어댑터까지 물에 젖은 것으로 판정돼 교체해야 할 부품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그런데 명세서 맨 아래 찍힌 수리비는 ‘0엔’이었다.사연이 알려지면서 닌텐도를 향한 호평이 이어졌다. 게시물에는 13만 개가 넘는 ‘좋아요’가 달렸고, “역시 닌텐도다” “닌텐도는 평생 응원하고 싶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과거 자신도 닌텐도로부터 좋은 서비스를 받았다며 경험담을 꺼내놓는 이용자들도 적지 않았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10/1789004099861515.jpg"/> 수해로 고장 난 닌텐도 스위치2 이용자가 공개한 수리 명세서. 여러 부품을 교체했지만 수리비는 ‘0엔’이었다. 이미지=X 계정 @Maguro4123닌텐도의 이러한 대응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일본 구마모토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자 닌텐도는 “피해 지역 주민의 자사 제품을 보증 여부와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무상 수리하겠다”고 밝혔다. 보증기간이 끝났거나 보증서가 없어도 수리비를 받지 않겠다는 의미다. 또한, 피해 주민을 위해 5000만 엔(약 4억 4000만 원)의 의연금도 기부했다. 2024년 노토반도 지진과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때도 비슷한 지원에 나섰다.한 번이라면 미담으로 끝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같은 선택이 거듭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기업이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지가 선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일본 IT 전문매체 ‘미디어믹시’도 거듭되는 닌텐도의 재난 지원에 주목했다. 매체는 닌텐도에 ‘재난 대응의 틀’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짚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10/1789004224409193.jpg"/> 닌텐도의 대표 캐릭터 ‘마리오’. 사진=닌텐도 공식 홈페이지핵심은 보증 여부를 따지지 않는 무상수리다. 재난으로 집이 침수되거나 무너지면 게임기뿐 아니라 보증서나 영수증도 함께 사라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평소의 보증 원칙을 그대로 적용하면, 피해가 큰 사람일수록 오히려 지원에서 밀려나는 모순이 생긴다. 구마모토 지진 때는 대응이 한층 세밀해졌다. 무상수리 적용 시점을 발표일이 아닌 재난 발생 당일까지 소급해, 발표 전 수리를 신청한 피해자도 지원에서 빠지지 않도록 했다. 재난 대응 경험이 쌓이면서 닌텐도의 지원 방식도 정교해지고 있다는 게 매체의 분석이다.그렇다면 이런 무상수리가 닌텐도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미디어믹시는 “무상수리를 사회공헌으로만 보는 것은 일면적”이라고 지적한다. 오늘날 게임기는 단순한 전자제품이 아니다. 다운로드한 게임과 세이브 데이터, 계정, 온라인 서비스가 촘촘하게 연결된 하나의 플랫폼이다. 고장 난 게임기 한 대를 다시 작동시키는 것은 고객과 닌텐도의 연결을 이어가는 일이기도 하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10/1789004250151116.jpg"/> 닌텐도 스위치2 소프트웨어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가 11월 5일 발매된다. 사진=닌텐도 공식 홈페이지실제로 닌텐도가 8월 6일 발표한 2026년 4~6월 실적을 보면, 스위치2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4.4% 감소한 382만 대를 기록했다. 반면 소프트웨어(SW) 판매 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의 2.5배인 1425억 엔(1조 2400억 원)으로 확대됐다. 결국, 하드웨어를 새로 파는 것만큼 이미 팔린 게임기가 계속 사용되는 것도 중요하다는 얘기다.게임기가 오래 살아남을수록 게임과 온라인 서비스를 판매할 기회도 함께 늘어난다. 그런 점에서 재난 피해 제품의 무상수리는 사회공헌인 동시에 고객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장기적인 투자로도 해석할 수 있다.닌텐도가 중요하게 제시하는 경영 방향 중 하나는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다. 더 많은 사람이 닌텐도의 게임과 캐릭터를 좋아하게 만들고, 한번 맺은 고객과의 관계를 오래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마리오나 젤다를 좋아했던 아이가 어른이 되어 새로운 게임을 사고, 훗날 자신의 아이와 다시 함께 게임을 즐긴다. 닌텐도가 말하는 ‘세대를 넘어 오래 사랑받는 존재’는 이런 모습에 가깝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10/1789004149105057.jpg"/> 병원에 입원한 어린이가 ‘스타라이트 게이밍 스테이션’을 통해 닌텐도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닌텐도 공식 홈페이지또 하나의 지향점은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하는 회사’다. 이런 방향은 게임을 접하기 어려운 곳으로도 이어진다. 닌텐도는 비영리단체 ‘스타라이트 어린이재단’과 30년 넘게 협력해 병원에 입원한 아이들에게 게임기기를 지원해 왔다. 대표적인 것이 TV와 게임기를 하나로 묶어 병원 안에서 이동하며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스타라이트 게이밍 스테이션’이다. 지금까지 북미 수백 개 병원에 8800대 이상이 전달됐고, 1100만 명 이상의 중증 질환 아동에게 게임을 즐길 기회를 제공했다.일본에서는 게임의 무대를 고령자 시설로 넓혔다. 고령자 주거시설을 운영하는 곳과 손잡고 전국 약 200개 시설에 닌텐도 스위치를 도입했다. 앉아서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몸을 움직이고, 입주자끼리 어울리거나 어린이들과 교류하는 데 활용한다.기업의 철학은 그럴듯한 문구보다 고객이 실제로 무엇을 경험했느냐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런 점에서 수해로 망가진 게임기의 수리 명세서에 찍힌 ‘0엔’은 꽤 상징적인 숫자다.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하겠다”는 말이 한 이용자에게는 실제 경험이 됐고, 그 경험은 다시 “평생 응원하고 싶다”는 반응으로 돌아왔다.닌텐도에 입사하려면? “게임 천재보다 ‘세 가지’ 갖춘 사람”닌텐도에 들어가려면 게임을 누구보다 잘하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넘쳐야 할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닌텐도가 인재를 바라볼 때 중요하게 여기는 키워드는 독창성·유연성·성실함이다. 독창성은 남들과 다른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내는 힘, 유연성은 과거의 성공이나 상식에 얽매이지 않고 변화에 대응하는 태도를 뜻한다. 여기에 일을 진지하게 대하고 스스로 돌아보며 발전하려는 성실함을 더한다.후루카와 슌타로 닌텐도 사장은 채용 메시지에서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갖춘 개성 있는 인재를 언급하며 “어려움에 맞서 긍정적으로 도전을 이어갈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협업도 중요하다. 닌텐도는 게임과 엔터테인먼트를 만드는 일이 한 사람의 힘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고 본다. 서로 다른 관점과 강점을 지닌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함께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강조한다. 결국, 닌텐도가 찾는 인재는 혼자 빛나는 ‘천재’라기보다 자신만의 강점을 갖고 동료와 함께 새로운 재미에 도전하는 사람이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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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히말라야·안데스 시한폭탄 수두룩…네팔 다음은 어디? 빙하호 공포 확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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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Fri, 04 Sep 2026 12:38:04]]></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지난 8월 26일, 네팔-중국 티베트 국경지대에서 발생한 대홍수의 충격이 쉬 가시지 않고 있다. 9월 3일 기준 사망자 수는 이미 1200명을 넘어선 상태다. 처음에는 지진이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이후 잇따른 조사를 통해 현재는 빙하호 붕괴(GLOF)가 유력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과거의 일반적인 빙하호 붕괴와는 양상이 조금 달랐다. 요컨대 히말라야 고지대에서 빙하와 산사면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고, 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물과 진흙, 토사가 뒤엉켜 빙하호의 물을 밀어내면서 촉발된 참사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더 심각하고 보다 근본적인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는 원인은 따로 있다. 바로 기후변화다. 점차 가속화되고 있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히말라야 곳곳의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고, 그 결과 빙하호의 개수와 면적 역시 그만큼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위험에 노출된 곳은 아시아뿐만이 아니다. 남미 안데스산맥 일대의 칠레, 아르헨티나, 페루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며 부탄, 파키스탄, 인도, 스위스 등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04/1788492374285333.jpg"/> 지난 8월 26일 네팔-중국 티베트 국경지대에서 발생한 대홍수는 거대한 빙하와 암석 덩어리가 산에서 굴러떨어져 계곡의 물길이 뒤틀리면서 엄청난 양의 물과 토사가 한꺼번에 하류로 쏟아진 대참사였다. 사진=EPA/연합뉴스이번에 발생한 유례없는 대홍수는 평범한 계절성 홍수와는 출발점부터 달랐다. 거대한 빙하와 암석 덩어리가 산에서 굴러떨어졌고 그 충격으로 계곡의 물길이 뒤틀리면서 엄청난 양의 물과 토사가 한꺼번에 하류로 쏟아진 대참사였다. 당시 영상을 분석한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EPFL)의 크리스토프 앙세이는 물벽의 높이를 20m로 가정할 경우, 순간적인 유량은 초당 약 2만㎥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평소 초당 몇 ㎥ 수준인 네팔의 산악 하천이 순식간에 거대한 물길로 변한 셈이었다.이번 재앙이 더욱 참혹했던 이유는 물과 함께 쏟아져 내린 퇴적물 때문이기도 했다. 일반 홍수는 물의 비중이 90%에 달하는 반면, 토석류는 최소 80%가 퇴적물로 구성돼 있어 마치 액체 콘크리트처럼 점성이 높다. 그 결과 강 하류에서 발생하는 피해는 가옥이나 교량이 흔적도 없이 쓸려 내려갈 정도로 처참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유사한 대재앙이 벌어질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지금까지 빙하 재난을 감시하는 작업은 주로 ‘어느 빙하호가 위험한가’를 찾아내는 데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빙하호 외에도 빙하와 암석이 불안정한 곳, 물길의 형태, 물길이 한꺼번에 모일 수 있는 계곡, 그리고 그 물길 아래에 사람과 기반시설이 얼마나 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가장 눈에 띄는 나라 가운데 하나가 부탄이다. 부탄의 빙하호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 연구에서는 빙하 말단에서 1km 이내에 있고, 면적이 0.05㎢보다 큰 빙하호들을 대상으로 GLOF가 발생했을 때 발생 가능한 피해를 시뮬레이션으로 유추해 보았다. 그 결과 1만 1000명 이상의 주민과 2500개 이상의 건물, 250km 이상의 도로, 400개 이상의 교량, 약 20㎢의 농경지가 잠재적인 피해 범위에 포함됐다. 특히 이 가운데 토르트호르미초 빙하호는 ‘매우 높은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문제는 인접한 라프스트렝초 빙하호와의 거리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토르트호르미초는 라프스트렝초 방향으로 매년 약 10m씩 팽창하고 있으며, 현재 두 호수 사이의 거리는 약 30m까지 좁혀진 상태다. 두 호수에 저장된 물의 부피를 합치면 약 5300만㎥에 달한다. 이와 관련, 일본 측 현장조사 전문가인 지로 고모리는 두 호수 사이의 장벽이 무너질 경우 토르트호르미초의 물이 라프스트렝초로 흘러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04/1788492892679680.jpg"/> 네팔 힌두쿠시-히말라야 지역에서는 약 200개의 빙하호가 위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네팔 히말라야의 초롤파 빙하호. 사진=ICIMOD(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파키스탄 북부 길기트-발티스탄의 시스퍼 빙하 역시 주의가 필요한 곳이다. 위성 영상과 지리정보시스템(GIS) 분석에 따르면, 잔해로 덮인 빙하는 2015년 약 161㎢에서 2018년 197㎢로 확대됐고, 주변에는 0.1㎢가 넘는 얼음댐 호수가 형성됐다. 현재 이 호수에 저장되어 있는 물은 100만~1000만㎥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곳에서 눈여겨봐야 할 건 사실 호수의 크기보다는 하류의 기반시설이 얼마나 위험에 노출해 있는가다. 조사에 따르면 하산아바드 마을 기반시설의 약 80%가 GLOF 침수지역에 포함되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카라코람 고속도로 교량과 인근 수력발전시설 역시 위험 범위에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인도 측 히말라야 산맥으로 넘어가면 위험 규모는 더 커지고,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인도 국가원격탐사센터 관련 자료에서는 크기가 2500㎥가 넘는 빙하호만 무려 2만 8043개가 확인됐다. 이 가운데 인도 영토 안에 위치한 호수는 7570개, 국경을 넘는 지역에 위치한 호수는 2만 473개였다. 사실 이렇게 숫자만 보면 인도 히말라야 전체가 거대한 시한폭탄처럼 보인다. 하지만 2만 8043개와 네팔의 47개는 조사 대상과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인도의 자료는 일정 규모 이상의 빙하호를 광범위하게 조사한 결과이고, 네팔의 47개는 그 가운데 잠재적으로 위험하다고 평가된 특정 호수들만 집계한 숫자이기 때문이다.다만 인도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나는 위험 신호는 있다. 바로 빙하호의 크기 변화다. 1984~2023년 위성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2017년 기준 0.1㎢ 이상의 빙하호 가운데 676개 호수의 크기가 더 커졌으며, 이 가운데 130개가 인도 내에 위치해 있다.네팔의 경우에는 공동 조사에서 코시, 간다키, 카르날리 유역을 중심으로 잠재적으로 위험한 빙하호 47개가 확인됐고, 이보다 더 넓은 힌두쿠시-히말라야 지역에서는 약 200개의 빙하호가 위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네팔 국경의 히말라야 산맥만 분석한 자료에서는 2377개의 빙하호 가운데 76개가 ‘잠재적 위험’군으로 분류됐다.이 밖에도 전문가들은 안데스 산맥 일대의 국가들, 즉 페루, 아르헨티나, 칠레 등 3개국도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산악 지대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빙하가 녹아내렸고, 그 결과 빙하호들이 대거 형성했다는 것이다. 가장 위험 지역으로 꼽히는 곳은 페루다. 현재 528개의 빙하호가 붕괴 위험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58개는 ‘매우 높은 위험’군으로 분류된다. 특히 우아라스시 상류에 위치한 팔카코차 호수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1700만㎥ 이상의 물을 품고 있는 이 호수에 빙하의 일부가 녹아내려 떨어질 경우 강 하류에 있는 도시 전체가 물에 잠겨 사라질 수도 있다. 실제 이 지역에서는 1941년 한 차례 비극이 일어난 바 있었다. 당시 빙퇴석이 무너지면서 약 1000만㎥의 물과 잔해가 계곡으로 쏟아져 내렸고, 이 재해로 최소 1800명에서 최대 500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파괴된 도시 면적은 전체의 3분의 1에 달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04/1788492722364957.jpg"/> 알래스카 주노 수어사이드 베이신에서는 2011년 이후 거의 매년 여름 빙하호 붕괴 홍수가 발생해 인근 멘덴홀강 수위가 급상승하고 있다. 2025년 8월에는 수위가 약 4.5m까지 치솟았다. 사진=페이스북아르헨티나의 경우에는 특히 파타고니아 엘찰텐에 위치한 토레호를 주목해야 한다. 업살라 빙하가 녹아내려 형성된 빙하호들 역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분류되고 있다. 실제 2005년 아르헨티나에서는 산후안주의 에리소스 빙하호가 무너지면서 3100만㎥의 어마무시한 양의 물이 쏟아져 내리기도 했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지형이 바뀔 정도의 강력한 대홍수였다. 칠레도 안심할 수 없긴 마찬가지다. 칠레에는 무려 2만 6000개가 넘는 빙하가 분포해 있으며, 비록 규모는 작지만 언제든 산사태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세계 전체로 시야를 넓혀보면 이는 아시아와 남미 특정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다. 1990년 이후 전 세계 빙하호의 숫자는 53%, 면적은 51%, 부피는 48% 증가했다. 2018년 기준, 확인된 빙하호는 1만 4394개며, 전체 면적은 약 9000㎢, 저장된 물의 양은 156.5㎦로 추정된다. 잠재적으로 GLOF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인구는 전 세계적으로 약 1500만 명이며, 이 가운데 약 930만 명이 히말라야를 포함한 고산 아시아에 집중돼 있다.그렇다면 이런 위험을 사전에 인지하고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위험을 어떻게 다룰지는 알래스카와 스위스의 사례에서 힌트를 찾아볼 수 있다. 알래스카 주노 인근 수어사이드 베이신에서는 2011년 이후 거의 매년 여름마다 빙하호 붕괴로 인한 홍수가 발생하고 있다. 2025년 8월에는 멘덴홀 강 수위가 약 4.5m까지 올라가면서 역대 네 번째로 높은 수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단, 반복적으로 홍수가 발생한다고 해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지질조사국과 기상당국, 지방기관이 호수 수위와 하류 상황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위험을 감지하고 있으며, 위험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는 즉시 주민들에게 경보를 보낸다. 언제 정확히, 그리고 얼마나 큰 홍수가 발생할지를 완벽하게 예측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어느 정도 대응할 시간은 확보해 주는 것이다. 스위스 발레주 역시 약 50개의 빙하를 대상으로 빙하 붕괴, 빙하호, 빙하 내부의 물주머니, 토석류 등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 현장조사, 항공조사, 위성자료를 비롯해 지방 당국과 산악 전문가들의 보고를 종합해 매년 위험 정도를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위험이 사라지면 관리 목록에서 빙하를 제외하고, 새로운 위험이 발견되면 다시 추가하는 방식으로 지도를 계속 바꿔 그리고 있다. 일례로 바이스호른 일대의 경우, 지난 8월 여러 차례 암석 붕괴가 발생하자 위험구역으로 설정하고 접근을 통제한 바 있었다.이 같은 사례들이 시사하는 바는 산악 재난을 ‘막을 수 있느냐, 혹은 예측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만 봐선 안 된다는 점이다. 빙하가 정확히 언제 무너질지 예측하기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산이 움직이고 있는지, 빙하호 수위가 상승하고 있는지, 위험구역에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지, 홍수가 발생했을 때 물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등은 상당 부분 관찰하고 계산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재난을 완전히 막지는 못하더라도 위험을 감지하고 대피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이라는 의미다. 이와 관련, 카니 위나그라자 유엔 사무차장은 “빙하호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을 막기에는 기술이 충분히 빠르게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특히 이번과 같은 거대한 ‘진흙과 얼음의 파도’는 기존의 방어시설만으로 막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모든 홍수를 막으려고 하기보다는 산 위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감지하고, 그 정보를 국경 너머까지 전달하고, 쓰나미가 마을에 접근하기 전에 사람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하는 대응 방식이 더욱 중요하다고 피력했다.도시 3분의 1 파괴되고 수력발전소 휩쓸리기도…역대 빙하호 붕괴 참사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05/1788574546977116.jpg"/> 2021년 2월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에서 대규모 돌발 홍수가 발생해 파손된 다울리강가 수력 발전소를 사람들이 바라보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1941년-페루 우아라스남부 안데스산맥 북부에 위치한 도시 우아라스에서 빙하호가 터지면서 발생한 홍수다. 도시의 3분의 1이 파괴됐고, 약 5000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역사상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빙하호 붕괴 사고 가운데 하나다.#1962년-페루 란라히르카페루에서 가장 높은 우아스카란산에서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붕괴됐고, 이로 인해 약 1000만㎥에 달하는 암석과 얼음, 눈이 불과 7분 만에 산 아래로 쏟아져 내렸다. 거대한 토석류는 란라히르카 마을과 인근 여러 정착지를 최고 12m 높이의 진흙과 잔해로 뒤덮었다. 이 재난으로 숨진 사람은 약 4000명에 달했다.#1970년-페루 융가이규모 7.9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해 우아스카란산 북쪽 사면이 불안정해지면서 빙하가 붕괴됐다. 빙하의 얼음과 암석이 뒤섞인 거대한 눈사태는 시속 최대 335km의 속도로 융가이와 란라히르카 마을을 향해 돌진했고, 두 지역을 진흙과 잔해 속에 파묻어 버렸다. 이 눈사태로 약 2만 5000명이 사망했고, 지진으로 인한 전체 사망자 수는 5만 명을 넘었다.#1981년-티베트 치렌마초중국과 네팔 국경에서 14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거대한 빙하 덩어리가 치렌마초 빙하호로 떨어졌다. 이 충격으로 빙하호의 자연 제방인 빙퇴석 제방 너머로 거대한 파도가 일어났고, 약 2000만㎥에 달하는 물과 얼음, 토사가 한꺼번에 네팔 쪽으로 쏟아져 내려갔다. 이 사고로 네팔에서는 약 200명이 사망했으며 교량, 도로, 수력발전소 등 각종 기반시설이 파괴됐다.#2021년-인도 차몰리인도 제2의 고봉인 난다데비 인근 론티봉에서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분리되어 떨어져 나갔고, 약 1500m 아래 계곡으로 암석과 먼지, 얼음이 뒤섞인 토석류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에서 대규모 돌발 홍수가 발생해 2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마을이 초토화된 것은 물론이요, 수력발전소 두 곳도 급류에 휩쓸려 사라졌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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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84m 빌딩부터 인공위성까지…일본 '목재 르네상스' 빛과 그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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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03 Sep 2026 15:07:02]]></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나무로 어디까지 만들 수 있을까. 집과 가구 정도를 떠올렸다면, 이미 옛말이다. NHK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나무가 84m 고층빌딩을 떠받치고, 자동차 부품이 되며, 급기야 우주로 날아갈 인공위성 소재로 변신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반세기 넘게 자란 숲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규모로 조성한 인공림이 이제 본격적으로 꺼내 쓸 ‘이용기’에 접어든 것이다. 때마침 기술도 달라졌다. 불과 충격에 약했던 목재의 한계를 보완하고, 목재에서 뽑아낸 성분으로 철강과 플라스틱을 대신하려는 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목재 르네상스’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03/1788398961631002.jpg"/> 도쿄 니혼바시에 지상 18층 목조 오피스 빌딩이 건설 중이다. 사진=미쓰이부동산 홈페이지일본은 국토의 약 3분의 2가 산림이다. 야노 히로유키 교토대 명예교수는 “흔히 일본을 자원이 없는 나라라고들 하지만, 사실 뒷산에는 얼마든지 있다”고 말한다. 철강이나 플라스틱의 원료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목재는 일본에서 키우고 다시 생산할 수 있는 ‘자국 자원’이라는 얘기다.물론 나무를 산업 자원으로 쓰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진이 잦은 일본에서 대형 목조건축물을 세우려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강도와 화재 위험, 비용 등의 문제가 번번이 걸림돌이 돼왔다. 그리고 최근 내진·내화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 벽이 하나둘 허물어지고 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03/1788399937965843.jpg"/> 지상 18층 목조 오피스 빌딩 조감도. 일본산 삼나무 등 약 4400그루 분량의 목재가 기둥과 보 등에 쓰인다. 사진=미쓰이부동산 홈페이지상징적인 곳이 도쿄 니혼바시다. 이곳에는 지상 18층, 높이 84m의 목조 고층빌딩이 건설 중이다. 일본산 삼나무 등 약 4400그루 분량의 목재가 기둥과 보 등에 쓰인다. 관건은 ‘흔들림’을 어떻게 견디느냐다. 판재의 결을 서로 엇갈리게 붙이는 ‘CLT(직교집성판)’ 등을 활용해 여러 방향에서 가해지는 힘에 버티도록 했다. 화재에도 대비했다. 기둥 바깥쪽 목재가 불에 타면서 탄화층을 만들어 불길이 번지는 속도를 늦추고, 안쪽의 석고 등이 열을 흡수해 중심부를 보호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구조를 통해 철골과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확보했다.환경적 이점도 빼놓을 수 없다. NHK에 따르면 “철골로 지을 때보다 목재를 활용하면 건설 과정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약 30%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일본 정부도 중·대규모 목조건축에 대한 보조금과 기술 실증 지원 등을 통해 목재 이용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나무의 가능성은 건축에서 멈추지 않는다. 이번엔 자동차다. 차량의 보닛을 목재 100%로 만들고, 실내 부품에도 목재를 적용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휠 등에 쓰인 ‘셀룰로오스 나노파이버(CNF)’는 나무를 자동차 소재로 바꾸는 핵심 기술 중 하나다.CNF는 나무를 구성하는 강한 섬유 성분인 셀룰로오스를 나노미터 크기까지 잘게 쪼개 만든다. 무게는 철강의 5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약 5배에 달한다. 플라스틱과 섞으면 강도를 높이면서 플라스틱 사용량도 30%가량 줄일 수 있다.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충격 문제도 기술로 보완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와 대학 연구기관이 충격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새로운 가공법을 개발해 실용화에 한 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03/1788398990787634.jpg"/> 신소재 셀룰로오스 나노파이버(CNF)를 활용한 자동차 휠 부품. 사진=NHK 캡처일본산 나무의 다음 행선지는 뜻밖에도 우주다. 지난 5월에는 목재 유래 CNF 100%로 만든 인공위성용 신소재가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보내졌다. 향후 인공위성 등 우주산업에 활용하기에 앞서 우주 환경에서의 내구성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이다. 이 소재는 인공위성이 수명을 다한 뒤 대기권에 재진입 때 완전히 연소할 수 있어 우주 쓰레기와 환경 부담을 줄이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그렇다면 일본은 왜 지금 나무의 새로운 쓰임을 찾는 데 공을 들이는 걸까. 답은 산에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규모로 심은 인공림이 반세기를 훌쩍 넘기며 본격적인 ‘이용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야노 교수에 따르면 일본 인공림의 상당수는 이미 50년 이상 자랐다. 계속 고령화하면 가공이나 이용이 까다로워지고, 이산화탄소 흡수량도 둔화할 수 있다. “잘 자란 나무를 적절한 시기에 베어 쓰고 다시 심어 숲의 세대교체를 이어갈 때”라는 설명이다.에히메현의 산간마을 기호쿠는 오래된 숲에서 새로운 산업의 가능성을 찾고 있다. 약 20억 엔(약 172억 원)을 투입해 목재 신소재 ‘개질(改質) 리그닌’ 생산공장을 짓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03/1788399022374110.jpg"/> 전체 면적의 약 80퍼센트가 산림인 일본 에히메현 기호쿠. 이곳에서는 지역의 삼나무를 활용한 ‘개질 리그닌’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사진=에히메현 TV 캡처리그닌은 나무의 약 30%를 차지하며 단단함을 유지하는 성분이다. 특히 일본 삼나무는 구조의 편차가 적어 리그닌을 안정적으로 추출하기에 유리하다. 문제는 리그닌이 가공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NHK에 따르면 “일본 연구진이 리그닌에 열을 가하면 녹는 성질을 부여하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한다. 이렇게 만든 ‘개질 리그닌’은 석유계 플라스틱에 섞거나 이를 대체해 강도와 내열성을 높일 수 있다. 향후 PC와 스마트폰의 전자기판 등으로도 쓰임새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1만 6000㎥의 삼나무 수요가 새로 생긴다. 나무를 첨단소재로 바꿔 지역의 새로운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그런데 현지 임업인들의 반응은 마냥 밝지만은 않다. 기존 공급 물량을 대는 것만으로도 빠듯한 상황에서, 개질 리그닌 공장에 들어갈 나무까지 추가로 생산할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낮은 수익성이다. 18년째 임업에 종사하는 한 생산자는 “지금의 목재 가격으로는 보조금 없이 사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903/1788399199757086.jpg"/> 잘 자란 나무를 베어 목재로 공급하는 일본의 임업 현장. 사진=NHK 캡처원목 가격이 낮은 데는 복잡한 유통구조가 영향을 미친다. 산에서 벤 나무가 최종 제품이 되기까지 원목시장과 제재공장, 프리컷공장, 판매업자, 제조업체 등 여러 단계를 거친다. 그 과정에서 정작 원목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좀처럼 커지지 않는다. 기호쿠의 임업인들이 “공장에서 아무리 많은 나무를 써도 원목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별다른 이익이 없다”고 말하는 이유다.온도 차는 크다. 건축과 자동차, 첨단소재가 있는 ‘다운스트림’에서는 기술 혁신으로 나무의 가치가 높아지는 반면, 나무를 심고 베는 ‘업스트림’은 여전히 낮은 수익성에 시달린다. 구라지 고이치로 도쿄대 교수는 “최종 제품의 가치가 높아져도 그 이익이 원목 생산자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면 ‘목재 르네상스’는 지속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결국 나무의 가치를 산까지 돌려보내고, 생산자가 다시 나무를 키울 수 있는 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일본의 ‘목재 르네상스’가 완성해야 할 마지막 고리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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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행복 파는 비즈니스? 일본 사로잡은 ‘마츠켄 삼바’ 현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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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ue, 25 Aug 2026 14:46:46]]></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오~레! 오~레! 마츠켄 삼바!” 2004년 일본을 들썩이게 한 노래 ‘마츠켄 삼바Ⅱ’가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뜨거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팝업스토어는 물론 놀이공원과 수족관까지 온통 마츠켄으로 뒤덮였고, 당시 열풍을 기억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까지 빠져들었다. 단순히 복고 열풍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인기다. 일본 매체 ‘앳다임’은 “이러한 열풍의 배경에 ‘행복을 파는 비즈니스’가 있다”고 분석한다. 마츠켄 삼바는 어떻게 행복의 아이콘이 됐을까.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25/1787625255067312.jpg"/>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마츠켄 삼바Ⅱ’ 뮤직비디오는 조회 수 3600만 회를 넘어섰다. 사진=마츠켄 유튜브#금빛 의상에 삼바, 전설의 시작‘마츠켄 삼바’는 배우 마쓰다이라 켄(애칭 마츠켄·72)이 자신의 가요쇼 무대에서 선보이기 위해 만든 노래였다. 여러 버전 가운데 가장 유명한 곡이 2004년 대히트를 기록한 ‘마츠켄 삼바Ⅱ’다. 오랫동안 시대극 스타로 사랑받아 온 원로 배우 마쓰다이라가 화려한 금빛 의상을 휘감고 흥겨운 리듬에 맞춰 삼바를 추는 모습은 당시로선 파격 그 자체였다.흥미로운 건 인기가 한때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10~20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마츠켄 붐’이 일고 있다.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조회 수 3600만 회를 넘어섰고, 운동회 등 각종 학교 행사에서도 사용되며 어린이들에게까지 친숙한 노래가 됐다. 팝업스토어와 상업시설의 협업도 잇따르며 등장할 때마다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를 모은다.이 노래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일본 언론들이 주목하는 키워드는 ‘행복감’이다. 보고 있으면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지고, 정치나 사회 갈등과도 거리가 멀다. 나이도 취향도 크게 타지 않는다. SNS에서 단 몇 초만 마주쳐도 곧바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25/1787625306526936.jpg"/> 마츠켄과 인기 캐릭터 헬로키티가 협업해 일본에서 화제가 됐다. 사진=산리오 X 계정실제로 마츠켄 삼바는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다. 인트로가 흐르는 순간 ‘뭔가 신나는 일이 시작될 것 같다’는 기대감이 번지고, “오~레! 오~레!”라는 중독성 강한 후렴이 이어지면 처음 듣는 사람도 금세 분위기에 휩쓸린다. 수많은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다. 복잡한 맥락을 알아야 재미있는 콘텐츠보다 단 몇 초 만에 감정을 움직이는 콘텐츠가 강하다. 그런 면에서 마츠켄 삼바는 화면 너머로도 순식간에 유쾌한 에너지를 전달한다.일본 매체 ‘앳다임’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는 ‘다행감(多幸感)’이 하나의 소비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다행감은 강하게 느끼는 행복감을 뜻하는 말로, 보기만 해도 마음이 밝아지는 콘텐츠나 메이크업, 캐릭터 등을 설명하는 표현으로도 폭넓게 쓰인다. 앳다임은 “마츠켄 삼바가 꾸준히 사랑받는 배경에도 이처럼 ‘불안의 시대가 원하는 행복감’이 있다”고 분석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정보와 감정에 지친 사람들에게 별다른 설명 없이도 웃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작은 위안이 된다는 것이다.#Z세대까지 홀린 ‘행복 아이콘’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인기 비결은 ‘참여성’이다. 마츠켄 삼바는 가만히 앉아 감상하는 노래가 아니다. 춤을 따라 하고 “오레!”를 외치며 누구나 쉽게 끼어들 수 있다. 영상의 배경음악으로 쓰거나 밈으로 만들어 공유하기도 한다. 강렬한 인트로와 단순하고 중독성 있는 후렴, 따라 하기 쉬운 춤, 한눈에 각인되는 황금빛 비주얼까지. 2000년대에 탄생했지만, 지금의 숏폼 시대와 놀라울 만큼 궁합이 좋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25/1787625334030865.jpg"/> 마츠켄 얼굴을 전면에 내세운 트레인. 마츠켄 삼바를 반복해서 들으며 씨파라다이스 곳곳을 둘러보는 어트랙션이다. 사진=씨파라다이스 홈페이지그래서인지 마츠켄은 젊은층에게 더 이상 추억 속 스타가 아니다. 나나 씨(27)는 일본 매체 ‘슈에이샤온라인’에 “어릴 때는 솔직히 ‘참 이상한 노래’라고 생각했다”며 “어른이 되어 다시 들어보니 이상하게 힘이 났다”고 말했다. 성인이 된 뒤 오히려 마츠켄의 매력에 빠져 헬로키티와의 협업 굿즈까지 구입했다. 그는 “색감과 디자인, 리본을 단 마츠켄의 표정까지 전부 잘 어울린다”며 “아까워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노래 한 곡에서 시작된 유쾌한 이미지는 굿즈와 협업으로 뻗어 나가면서 기업들이 탐내는 ‘캐릭터 IP’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그 위력을 보여준 것이 요코하마 핫케이지마 씨파라다이스다. 이곳에서는 지난 4월 17일부터 5월 7일까지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마츠켄투성이 유원지’가 열렸다. 그동안 ‘스파이 패밀리(SPY×FAMILY)’ ‘보노보노’ 등 인기 캐릭터와 협업해 온 씨파라다이스가 올해는 마츠켄을 택한 것이다.콘셉트는 확실했다. 어디를 가도 마츠켄, 무엇을 해도 마츠켄 삼바다. 마츠켄의 얼굴로 뒤덮인 장식과 포토존, 협업 어트랙션과 한정 굿즈가 등장했다. 공원을 누비는 ‘마츠켄 트레인’과 무료로 나눠준 ‘마츠켄 가면’도 큰 인기를 끌었다. 흥행은 숫자로도 확인됐다. 시설 측에 따르면 방문객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했다고 한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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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목 마른 쪽이 우물 판다는데…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거래의 셈법']]></title>
            <link>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amp;entry_id=512377</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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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20 Aug 2026 18:39:12]]></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80)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42)이 다시 만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안에 김정은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혀왔던 트럼프가 김정은이 최근 자신의 접촉에 응답했다는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직접 공개한 것이다. 이에 ‘로이터’ 등 해외 언론들은 트럼프가 한미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한 배경에도 북한과의 정상회담 의지가 반영되어 있는 게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요컨대 북한에 보내는 대화 신호라는 해석이다. 다만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2018년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당시보다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을 한층 고도화했고,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관계도 회복했다. 다시 말해 김정은에게 미국은 더 이상 유일한 선택지가 아니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왜 지금 김정은을 다시 만나려고 하는 걸까. 회담을 수락한다면 김정은은 무엇을 얻게 될까. 핵보유국 지위 인정부터 한미연합훈련 축소, 대북제재 완화 등 두 정상의 속내와 정상회담을 둘러싼 ‘거래의 셈법’을 들여다봤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20/1787217828500188.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북미 관계가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2018년 싱가포르에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역사적인 첫 만남 이후 8년만이다. 2019년 하노이 협상이 결렬된 뒤 사실상 대화는 중단된 상태지만, 근래 들어 분위기가 다시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손을 내민 쪽은 트럼프다.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관계를 강조하면서 연내 다시 만나고 싶다는 뜻을 재차 밝혔고, 마침내 지난 17일에는 김정은이 자신의 접촉에 응답했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연락이 오갔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트럼프는 “나는 그를 이해하고, 그는 나를 이해한다”는 취지로 두 사람이 친밀한 관계라는 점을 강조했다.정상회담을 추진하려는 움직임도 구체화되는 모양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백악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가 참모들에게 올가을 가능한 이른 시기에 김정은과의 만남을 추진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시점으로는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거론되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에서 이뤄지고 있는 논의인 데다 공식 일정으로 확정된 건 아니지만,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막연한 희망 사항으로만 여겨졌던 트럼프의 대북 접근이 구체적인 움직임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다만 ‘로이터’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2018년과 동일선상에서 놓고 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당시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났던 이유와 지금 김정은을 다시 만나려는 이유는 겉으로는 비슷해 보여도 이면에 숨겨진 셈법은 상당히 다르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2018년 만남의 핵심 주제가 ‘비핵화’였다면, 2026년의 핵심 주제는 ‘핵을 가진 북한과 어떻게 거래할 것인가’에 더 가깝다. 실제 북한은 지난 8년 동안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을 발전시켰고,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크게 확대했으며, 중국과의 관계도 다시 강화했다. 무엇보다 북한군이 러시아 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20/1787218266094222.jpg"/> 한미 군 당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에 따라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조기 종료하기로 한 8월 19일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에 아파치 헬기가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그렇다면 트럼프는 김정은과 만나서 무엇을 얻으려 하는 걸까. 이에 대해서는 아직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없다. 다만 최근 ‘로이터’와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내놓은 분석을 종합하면 몇 가지 계산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는 듯 보인다.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위협을 저지하고,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을 견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밖에 트럼프 개인의 셈법도 작용하고 있는 듯 보인다. 바로 첫 임기 때 시작했다가 중단된 ‘김정은과의 외교’를 다시 자신의 성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실제 트럼프에게 김정은과의 관계는 ‘실패한 외교’이자 아직 끝내지 못한 숙제에 다름 아니다. 2017년만 해도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거친 막말을 주고받았다. 김정은은 트럼프를 가리켜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제 할 소리만 하는 늙다리”라며 선 넘는 발언을 했고, 트럼프는 이에 맞서 김정은을 ‘리틀 로켓맨’이라고 부르면서 조롱했다. 그런데 이렇게 험악했던 분위기는 1년 뒤 두 사람이 싱가포르에서 마주 앉으면서 급변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가 정상회담을 가진 순간이었다. 이후 트럼프는 김정은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두 사람 사이에 특별한 관계가 형성됐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고, 2019년에는 하노이와 판문점에서 다시 만났다. 하지만 세 번의 만남에도 북한의 핵무기를 폐기하는 실질적인 합의는 도출되지 못했다. 특히 하노이 회담은 제재 완화와 비핵화 조치를 둘러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채 결렬되고 말았다.이런 점에서 김정은은 트럼프에게 단순한 ‘북한 외교 문제’가 아닐지 모른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트럼프는 "김정은을 직접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다"라고 주장해왔다. 만일 트럼프가 다시 김정은을 만나 정상회담을 열고 무언가 성과를 이뤄낸다면 첫 임기 때 완성하지 못했던 외교적 성과를 다시 이룰 수 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의 분석도 흥미롭다. 차 석좌는 트럼프가 북한 문제를 다시 꺼내든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 가운데는 이란 전쟁을 둘러싼 국내외 정치적 부담에서 뉴스의 초점을 옮기려는 계산도 일부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정은과의 회담은 한반도 문제만을 위한 외교 이벤트가 아닌, 트럼프 자신의 외교정책 전체를 보여주는 무대가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20/1787218375693092.jpg"/> 김정은 위원장이 6월 3일 새로 가동한 핵물질 생산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그런 점에서 최근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한 배경도 이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트럼프는 8월 16일 미 국방부에 한국과의 연합군사훈련을 ‘상당히 축소하라’고 지시하면서 훈련 비용이 많이 들고 북한에 적대적인 신호를 보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과거 대통령 재임 기간에는 북한이 “위협적이지 않았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정은과 자신의 관계가 “매우 좋았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북한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했다. 정상회담이 이뤄질 경우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가장 먼저 요구하려는 건 무엇일까. 현재까지 미국 정부가 구체적인 협상안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몇 가지 가능성을 꼽고 있다. 먼저 북한의 핵무기를 단기간에 모두 제거하는 ‘완전한 비핵화’보다는 핵무기의 추가 생산과 미사일 능력의 확대를 제한하는 군비통제 또는 핵동결 방식의 거래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실제 한국경제연구원 산하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지난 6월 공개한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이미 상당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김정은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은 채 미국으로부터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한편 관계 개선을 시도하려 할 수 있다. 반면 트럼프는 한반도에서 ‘평화’를 만들어냈다고 미국 국민에게 어필할 수 있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전문가들이 이런 시나리오를 거론할 정도로 북한의 핵개발 능력이 커졌다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다.그런가 하면 김정은의 셈법은 오히려 더 명확하다고 ‘로이터’는 주장했다. 가장 큰 성과는 국제적 위상이다. ‘로이터’가 인용한 브루킹스연구소의 앤드루 여 연구원은 김정은에게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은 “명성과 지위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를 확보한 김정은에게 미국 대통령과 다시 마주 앉는 장면은 북한이 더 이상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국가가 아니라 세계 최강국과 직접 협상하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여기에 더해 김정은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은 채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는 선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어쩌면 이것이 북한에게는 가장 중요한 목표일 가능성이 있다. 요컨대 미국의 대북정책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의 공식적인 대북정책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해왔지만, 트럼프가 핵무기 전체 폐기가 아닌 추가 생산 제한이나 장거리 미사일 제한을 받아들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렇게 될 경우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고도 미국과 관계를 개선한 국가가 되고, 이는 김정은에게는 경제적 이익 이상의 엄청난 외교적 성과가 될 수 있다.김정은이 노리는 두 번째 카드는 한미연합훈련과 주한미군 등 군사 문제다. 북한은 오랫동안 한미연합훈련을 가리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비난해왔다. 하지만 트럼프가 최근 훈련 축소를 지시한 이후에는 트럼프를 직접 공격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로이터’는 최근 북한 관영매체가 여전히 한미 양국을 ‘전쟁광’이라고 비난하면서도 트럼프의 이름이나 훈련 축소 결정 자체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어쩌면 이것이 향후 외교의 여지를 남겨두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20/1787218471214361.jpg"/> 북한 미사일총국은 4월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가 참관한 가운데 개량된 지상 대 지상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라'형 전투부(탄두) 위력 평가를 위한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그리고 만약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김정은이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갈 가능성도 있다. 단순한 훈련 축소를 넘어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회, 한미연합훈련의 추가 축소 또는 중단, 주한미군 문제 등을 협상 카드로 올릴 수 있다.트럼프가 김정은과 다시 만나려고 하는 시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트럼프가 하반기를 목표로 서두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11월 아시아 순방 일정이 잡혀있다는 점도 유효하지만, 무엇보다 미국 국내 정치 일정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즉, 11월 중간선거를 겨냥해 북미 회담을 자신의 외교적 성과로 삼으려 한다는 분석이다. 이런 점에서 빅터 차는 김정은이 트럼프의 제안에 즉각 응답하기보다는 시간을 끌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본인에게 더 유리한 쪽으로 시점을 조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북한의 핵무기 능력은 커질 수밖에 없고, 미국이 비핵화를 요구한다고 해도 북한은 이미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대체 파트너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 역시 비슷한 분석을 제시했다.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고 싶어하는 만큼 김정은이 트럼프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38노스’는 현재 북미 관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을 ‘욕구의 비대칭’이라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강대국이 외교를 제안하면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국가가 그 기회를 잡으려 애쓰지만 지금은 그 입장이 바뀌어 있다는 것이다. 사실 김정은에게는 기다릴 이유가 충분하다. 북한은 과거처럼 미국의 관심을 얻지 못하면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상황이 아니다. 미국과의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당장 정권의 생존이 위협받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어쩌면 이번 협상은 오히려 트럼프에게 불리할 수도 있다고 ‘38노스’는 분석했다. 트럼프는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원한다는 사실을 이미 공개적으로 피력했고, 협상에서 먼저 절실함을 드러낸 쪽이 항상 더 많은 것을 내놓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거래에서 우리나라는 무엇을 얻을까. 문제는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과 우리나라가 직면한 위협이 같지 않다는 데 있다. ‘38노스’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다. 만일 미국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추가 개발을 제한하고, 북한의 기존 핵무기는 사실상 그대로 인정한다면 미국 입장에서는 본토에 대한 장거리 핵위협은 어느 정도 제거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서울을 겨냥한 북한의 단거리 및 중거리 미사일과 핵무기는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20/1787218583061249.jpg"/> ‘38노스’는 현재 북미 관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을 ‘욕구의 비대칭’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고 싶어하는 만큼 김정은이 트럼프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사진=38노스 캡처이런 점에서 ‘38노스’는 이 거래가 성사될 경우 한미동맹의 핵심인 ‘확장 억제(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모든 군사능력을 한국에 제공하겠다는 협약)’에도 미묘한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본토에 대한 위험이 사라진 뒤에도 과연 미국이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할까 하는 문제 때문이다. 따라서 결국 이번 북미 정상회담의 가장 큰 변수는 북한의 핵무기 개수도, 트럼프의 외교적 수사도 아니다. 누가 정상회담을 더 간절히 원하느냐다.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관계를 공개적으로 강조하고 정상회담을 원한다는 신호를 반복해서 보내고 있는 반면, 김정은은 과거에 비해 미국의 관심을 절실히 필요로 하지 않고 있다. ‘38노스’는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정상회담 자체를 개인의 성과로 여길수록 북한이 그 대가를 높게 부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만일 이번 회담에서 가장 현실적인 거래가 이뤄진다면 그것은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핵을 가진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요컨대 트럼프에게는 김정은과의 만남이 자신의 외교 능력을 증명하는 무대가 될 수 있고, 김정은에게는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이 자신의 핵보유국 지위를 국제적으로 과시하는 무대가 될 수 있다. 과연 이번 회담이 성사된다면 두 사람 모두 만족하는 승리를 선언할 수 있을까.]]></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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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취재진·직원 미끼로 썼나…트럼프 기상천외 대피 작전 비난 쏟아진 까닭]]></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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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13 Aug 2026 18:27:44]]></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모르게 하라.’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80)의 기상천외한 대피 작전이 뒤늦게 밝혀져 워싱턴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7월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마치 첩보 영화에서나 볼 법한 극적인 방법으로 현장을 벗어난 사실이 ‘워싱턴포스트’ 보도를 통해 폭로됐기 때문이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에어포스원에 올라탄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몇 분 후 반대편 출입문을 통해 몰래 빠져나가 별도의 군용기로 이동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이 기발한 작전의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이란의 암살 위협이 있었다. 행여 발생할지 모르는 위기 상황에 대비한 일종의 비밀 탈출 작전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비난은 다른 곳에서 터져 나왔다. 당시 트럼프가 에어포스원에서 빠져나간 사실을 모른 채 탑승해있던 취재진과 백악관 직원들이 사실상 미끼로 활용된 것 아니냐는 비난이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13/1786612251279215.jpg"/> 7월 8일 튀르키예 앙카라를 출발해 영국 밀든홀 미 공군기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지난 7월 8일, 튀르키예 앙카라 국제공항 활주로. NATO 정상회의를 마치고 영국으로 향하는 트럼프가 취재진과 TV 카메라가 지켜보는 가운데 에어포스원 계단을 올랐다. 계단 끝에 올라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하는 모습까지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었고, 이 평범한 모습은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트럼프가 기내로 들어간 후 펼쳐진 상황은 여느 때와는 사뭇 달랐다. 트럼프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 일부 핵심 측근들은 자리에 착석하는 대신 급히 반대편 출입문으로 이동했다. 그곳에는 기내식과 물품을 운반하는 케이터링 트럭이 대기하고 있었고, 트럼프 일행은 은밀히 이 트럭에 올라탄 후 공항 활주로를 가로질러 인근에 있는 미 공군 C-32A로 갈아탔다. C-32A는 보잉 757을 개조한 고위급 인사 수송기로, 대통령이 탑승하면 원칙적으로 ‘에어포스원’이라는 호출부호를 사용해야 했지만 당시 비행은 대통령의 탑승 사실 자체가 극비였기 때문에 ‘리치18(RCH18)’이라는 일반 군용 수송기 호출부호가 사용됐다.당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모르고 있던 백악관 출입기자단과 직원들, 그리고 경호 인력은 에어포스원에 그대로 남아있었다. 모두가 평소처럼 트럼프가 비행기 안에 있다고 믿고 있었고, 그렇게 대통령이 탑승하지 않은 에어포스원은 공식 호출부호인 ‘AF1’을 사용하며 영국으로 향했다.영국 밀든홀 미 공군기지에 먼저 도착한 것은 트럼프를 태운 C-32A였다. 트럼프는 그곳에서 은밀히 마련된 비밀 경로를 통해 에어포스원으로 건너갔고, 마치 에어포스원을 타고 막 도착한 듯 다시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야말로 치밀한 연출이 아닐 수 없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13/1786612447733415.jpg"/> 7월 8일 트럼프 대통령이 튀르키예를 떠나기 전 앙카라 에센보아 공항의 에어포스원 옆에 케이터링 트럭이 주차돼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트럼프가 이처럼 사상 초유의 작전을 감행한 배경에는 이란의 구체적인 암살 위협이 있었다. 미 정보당국이 이란 최고지도부 및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가 대통령 또는 대통령 전용기를 겨냥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정보를 입수했던 것이다. 더욱이 트럼프가 NATO 정상회의를 마치고 튀르키예를 떠나던 당시에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결렬된 뒤 긴장이 다시 고조되던 때였다.튀르키예의 지정학적 위치도 불안을 더했다. 앙카라 공항을 이륙해 유럽 상공으로 향하는 비행 노선은 이란의 중거리 미사일 사정권 안에 들어있어 사실상 극도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에 따라 미 비밀경호국(SS)과 국방부는 적을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대통령이 어느 비행기에 타고 있는지 알 수 없도록 교란하는 위장술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사실 경호 측면에서는 충분히 납득할 만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던 기자와 일부 백악관 직원들이 에어포스원에 그대로 탑승해 있었다. 이에 미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백악관이 민간인을 ‘인간 방패’이자 ‘미끼’로 삼았다는 윤리적인 측면에서의 비난이었다. 과거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역시 위험 지역을 방문할 때면 간혹 비행기 전등을 끄거나 은밀히 이동하는 등 보안 조치를 취한 바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일부 기자들이 동행하거나, 사후 즉각적으로 사실관계를 설명하는 등 기자들의 안전과 취재 권리를 보장했었다.이번 작전은 전혀 달랐다. 취재진을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시켰을 뿐만 아니라, 그 후에도 한 달 이상 사실을 은폐하고 거짓 브리핑을 해왔다. 심지어 트럼프는 작전 직후 영국 기지에 도착해서는 “왜 창문 가리개를 내리라고 지시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작전 사실은 숨긴 채 “위험한 비행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죽으면 당신들도 죽는 거다. 안 그런가”라는 식으로 농담을 던진 것으로 확인돼 더욱 공분을 샀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13/1786612611514123.jpg"/> 7월 8일 에센보아 공항엔 에어포스원과 C-32A가 나란히 주기되어 있었다. 이미지=워싱턴포스트트럼프 정부에서 비밀 대피 작전과 기만 전술이 처음 사용된 건 아니다. 사실 위험지역에 대통령이 방문할 때면 이런 비밀 작전을 펼치는 것은 미국 대통령 경호국의 오랜 전술이기도 하다. 가령 2019년 첫 임기 당시 트럼프는 추수감사절에 예고 없이 몇몇 기자단과 함께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기지를 전격 방문해 미군 장병들을 만났다. 이 당시에도 플로리다에서는 트럼프가 마러라고에 머물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또 다른 기자들이 머물러 있었다.다른 한편에서는 이번 비밀 작전의 또 다른 배경으로 신형 에어포스원에 대한 불신을 꼽는다. 카타르 왕가로부터 기증받은 약 4억 달러(약 5600억 원) 상당의 이 기체는 화려한 내장재는 물론이요, 높은 수준의 보안 프로토콜을 갖춘 최첨단 항공기다.다만 애초에 대통령 전용기로 설계된 항공기가 아니었다는 점이 문제였다. 약 14년 된 보잉 747-8을 개조한 기체로, 미국 정부가 차세대 에어포스원 도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잉사의 납기가 지연되자 임시로 활용하고 있는 대체수단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방호 시스템이었다. 단기간에 대통령 전용기로 개조돼 투입된 만큼 기존의 에어포스원과 동일한 수준의 방호 시스템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가령 기존 에어포스원에는 미사일 교란 장치인 DIRCM/LAIRCM 등 레이저 지향성 적외선 미사일 교란 장치가 완비되어 있는 반면, 신형 전용기에는 이런 교란 장치가 미비한 상태다. 또한 구형에는 핵폭발 시 발생하는 강렬한 전자기파를 차단하는 특수 방호 차폐가 적용되어 있지만, 신형에는 이런 기능이 부족하다. 뿐만이 아니다. 전시에 공중 지휘센터 역할을 하는 암호화된 백악관 전용 군용 통신망도 신형 에어포스원에는 민간 위성 통신망으로 이뤄져 있다.이런 배경에서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앙카라에 도착했을 당시에는 신형 에어포스원을 이용했지만, 정작 돌아갈 때는 신형 대신 구형 에어포스원을 타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던 이유가 이런 불신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추측에 대해 당시 트럼프는 “영국에 주둔하는 미군 장병들이 새 비행기를 구경할 수 있도록 내가 구형 에어포스원을 타겠다”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다.과거 대통령들은? 클린턴, 대피 작전 기자단에 브리핑대통령의 신변 안전을 위해 벌이는 백악관의 비밀 이동 작전은 사실 낯선 게 아니다. 미 정보당국과 비밀경호국(SS)은 대통령이 전쟁지역이나 테러 위협이 높은 지역을 방문할 때면 간혹 기만 비행 작전을 펼쳐왔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13/1786612773132003.jpg"/>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6년 11월 6일 에어포스원에서 자신의 대선 승리에 대해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대표적인 사례는 2000년 3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파키스탄 방문이었다. 당시는 카슈미르를 둘러싼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긴장이 극에 달했던 상황이었던 데다,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카에다가 클린턴이 탑승한 에어포스원을 겨냥해 지대공 미사일(스팅어)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첩보까지 입수된 상황이었다.이에 미 당국은 ‘에어포스원’이라는 표식이 선명하게 새겨진 보잉 747 전용기를 ‘미끼’로 먼저 띄웠고, 식별용 표지가 없는 소형 민간 업무용 제트기에는 클린턴 대통령이 탑승하도록 조치했다. 심지어 도착지인 이슬라마바드 공항에서도 대역 경호원이 미끼로 사용된 에어포스원에서 먼저 내리는 등 치밀한 연출이 이뤄졌다.다만 백악관 측은 당시 기자들에게도 작전 사실을 전달했었다. 위험 지역에 진입하기 전, 백악관 출입기자단 대표인 수전 페이지에게 비공식 브리핑을 통해 안보상 위협 상황과 미끼 비행기 운용 사실, 기자단의 안전 대책을 설명했다.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역시 2003년 이라크를 방문했을 당시 이 사실을 최대한 비밀에 부친 채 극비리에 이동했었다. 백악관이 이라크 방문 사실을 공개한 건 부시가 미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탑승한 후였다. 그런가 하면 2010년 아프가니스탄을 비밀리에 방문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실제 행선지는 출발 전까지 극비에 부친 채 공개되지 않았다. 위험지역에 대통령이 나타나는 순간 공격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동 자체를 비밀에 부치는 전형적인 경호전술이었다.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2023년 우크라이나 키이우 방문 역시 극도의 보안 속에 이뤄졌다. 바이든은 백악관에서 새벽에 빠져나와 C-32를 타고 폴란드로 이동한 뒤 키이우까지 비밀 열차를 이용했다. 기자들에게 방문 사실을 사전에 대대적으로 알리지는 않았지만, 두 명의 기자가 동행해 바이든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만남을 기록했다.미사일 감지하고 속이고…에어스포스원 최첨단 공중 경호 시스템‘날아다니는 백악관’이라고 불리는 에어포스원은 단순한 대통령 전용기가 아닌, 전시에 미군 전체를 지휘하는 공중 통수권 본부이자 최첨단 요새다. 보잉 747-200B를 기반으로 제작된 전용기로, 1990년부터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사용됐다. 외관은 민간 여객기와 비슷하지만 실제로는 대대적인 개조 작업을 거친 후 세계 최고 수준의 방어 시스템이 탑재된 최첨단 항공기로 거듭났다. 단, 방호 시스템 가운데 상당수는 기밀이며, 공개자료를 통해 확인되는 것은 전체 시스템 가운데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13/1786612949076508.jpg"/> 카타르 왕가로부터 기증받은 신형 에어포스원. 트럼프는 이 기체의 방호 시스템을 불신하고 있다. AP/연합뉴스#미사일 경보 시스템(AN/AAR-54)미사일 엔진에서 나오는 자외선(UV) 신호를 감지하는 시스템이다. 미사일이 발사될 때 엔진에서 발생하는 강한 신호를 감지하고, 여러 위협을 추적 및 분류해 대응 시스템에 정보를 넘기는 역할을 한다. 즉, 미사일이 육안으로 보이기 전에 먼저 공격 징후를 찾아내는 센서다.#지향성 적외선 교란장치(DIRCM / LAIRCM)열추적 미사일의 ‘눈’을 속이는 장치다. 지대공 미사일이나 휴대용 미사일(MANPADS)이 접근하면 적외선 미사일 경보 시스템(MWS)이 이를 즉각 감지한 후 방향성 적외선 에너지를 쏘아 접근하는 미사일의 탐지기를 혼란시킨다. 다시 말해 미사일의 목표물 추적 기능을 완벽히 교란 및 무력화하는 임무를 맡는다.#전자기파(EMP) 및 핵폭풍 방호핵폭발 시 발생하는 강력한 전자기파(EMP)는 일반 항공기의 모든 전자 회로를 마비시킨다. 하지만 에어포스원은 기체 전체에 특수 차폐 배선과 밀폐식 격벽을 적용해 EMP 공격이나 강력한 전자기 교란 속에서도 모든 항공 전자 장비와 통신망이 정상 작동하도록 특수 설계되어 있다.#물리적 기만 시스템(채프&amp;플레어)기체 하부와 측면에 대량 탑재되어 있는 ‘채프’는 작은 금속성 물질을 분사해 레이더 신호를 교란하는 시스템이다. 레이더를 이용해 항공기 위치를 추적하는 미사일이 실제 항공기와 주변에 생성된 신호를 구분하기 어렵도록 만드는 기만 장치다.‘플레어’는 열추적 미사일을 속이는 대표적인 장비로, 항공기 엔진 열보다 훨씬 뜨거운 화염을 내뿜는다. 이로써 미사일이 항공기 엔진 대신 더 뜨거운 ‘플레어’를 쫓도록 유도한다.#보안 기밀 통신망 및 공중 급유 시스템에어포스원에서는 암호화된 위성 통신을 사용해 전 세계 어디서든 미 국방부 및 핵전력 지휘부와 실시간 기밀 통신이 가능하다. 또한 비상시에 공중에서 연료를 공급받는 공중 급유 장치가 탑재돼 있어 지상에 착륙하지 않고도 며칠 동안 공중에 체류하며 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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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653만부 신화 일본 만화잡지 ‘주간소년점프’ 100만부가 무너졌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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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13 Aug 2026 15:17:04]]></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653만 부. 일본 만화잡지 역사에 전설처럼 남은 숫자다. 1994년 겨울, ‘드래곤볼’과 ‘슬램덩크’를 품은 ‘주간소년점프’가 만화잡지 사상 최고 발행부수를 기록했다. 그로부터 30여 년. 주간소년점프의 발행부수는 98만 5000부까지 내려앉았다. 사람들이 더 이상 만화를 읽지 않아서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만화의 인기는 여전하다. 달라진 것은 만화를 읽는 방식이다. 일본 매체 ‘닛폰닷컴’은 이를 두고 “전 세계 소년소녀를 매료시킨 작품들을 세상에 내놓고 기네스 세계기록까지 인정받은 인기 잡지도, 이제 전자책에 주역의 자리를 내주고 있다”고 짚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13/1786588803535691.jpg"/> 일본 만화잡지의 상징 ‘주간소년점프’ 발행부수가 100만 부 아래로 떨어졌다. 2026년 36호. 사진=교도/연합뉴스일본 만화잡지의 상징 ‘주간소년점프’가 커다란 분기점을 맞았다. 일본잡지협회가 2026년 8월 5일 발표한 인쇄부수 공표(2026년 4~6월)에 따르면, 이 기간 주간소년점프의 평균 발행부수는 98만 5000부였다. 직전인 1~3월까지만 해도 100만 4167부로 간신히 밀리언을 지켰지만, 결국 100만 부의 벽이 무너졌다. 이로써 일본에서 발행되는 종이잡지 가운데 100만 부를 넘는 매체는 하나도 남지 않게 됐다.주간소년점프의 역사는 19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슈에이샤가 격주간으로 창간한 뒤 이듬해 주간지로 전환했고, 1973년에는 경쟁지 ‘주간소년매거진(고단샤)’을 제치고 소년만화잡지 발행부수 1위에 올랐다. 1990년대에는 ‘드래곤볼’과 ‘슬램덩크’ 같은 메가 히트작을 잇달아 배출하며 황금기를 맞았다. 정점은 1994년 12월 발매된 ‘1995년 3·4 합병호’다. 무려 653만 부를 찍으며 만화잡지 사상 최고 발행부수 기록을 세웠다.전설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후에도 ‘원피스’ ‘나루토’ ‘귀멸의 칼날’ ‘주술회전’ 등 시대를 대표하는 히트작을 끊임없이 배출했다. 2022년에는 창간 이후 누적 75억 부 이상을 기록하며 기네스 세계기록이 인정한 ‘가장 많이 팔린 만화잡지’에도 이름을 올렸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13/1786586670355979.jpg"/> 주간소년점프 창간호. 사진=슈에이샤 홈페이지하지만 발행부수는 해마다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2014년 1~3월 약 271만 6000부였던 부수는 2017년 200만 부 아래로 내려갔다. 2023년 10~12월에는 약 113만 4000부까지 줄었다. 그리고 2026년, 마침내 100만 부 선마저 깨졌다.발행부수가 급감한 가장 큰 이유는 독자들의 ‘만화를 읽는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만화 앱이 빠르게 대중화하면서 종이에서 디지털로 무게중심이 옮겨간 것. 2025년 일본 국내 만화 시장 6925억 엔 가운데 전자만화가 차지하는 규모는 5273억 엔. 반면 종이 만화잡지 시장은 392억 엔까지 쪼그라들었다.이러한 변화는 슈에이샤 안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슈에이샤가 2014년 선보인 ‘소년점프+’는 오리지널 만화 연재와 주간소년점프 전자판 구독 등을 제공하는 만화 앱·웹 서비스다. 누적 다운로드 수는 3200만 건을 돌파했고, 웹 버전을 포함한 월간 이용자 수는 1100만~1300만 명에 이른다. ‘스파이 패밀리(SPY×FAMILY)’ ‘단다단’ ‘괴수 8호’처럼 주간소년점프 본지가 아닌 ‘소년점프+’에서 탄생한 대형 히트작도 이제 낯설지 않다. 요컨대 ‘소년점프를 읽는 장소’가 종이잡지 한 권에서 스마트폰으로 넓어진 셈이다.스마트폰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만화를 읽을 수 있는 데다, 종이 만화책과 달리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덕분에 만화 앱은 젊은 세대뿐 아니라 중장년층으로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오리콘이 실시한 ‘전자만화 서비스 이용 실태 데이터 조사’에서는 오히려 50대의 유료 결제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반대로 종이잡지를 둘러싼 환경은 갈수록 녹록지 않다. 물류업계의 인력난과 운송비 상승으로 전국 편의점에 잡지를 공급하던 유통망을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워지고 있다. 일본출판판매는 2025년 2월 패밀리마트와 로손 약 3만 개 점포에 잡지와 서적을 배송하던 사업에서 철수했다. 2015년도 이후 편의점 배송사업의 영업적자가 계속된 탓이다. 동종업체 토한이 배송망 일부를 넘겨받았지만, 물류비와 수익성 문제로 모든 점포를 아우르지는 못하고 있다. 한때 당연했던 ‘어디서나 최신호를 살 수 있는 풍경’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13/1786586770524852.jpg"/> 2025년 4월 만화 앱 ‘소년점프+’ 10주년을 맞아 이벤트가 열렸다. 사진=슈에이샤 홈페이지엔터테인먼트 경쟁도 과거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치열해졌다. 1990년대에는 만화잡지가 대표적인 오락거리 가운데 하나였지만, 지금은 유튜브와 OTT, 게임 등 손안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넘쳐난다. 여기에 ‘귀멸의 칼날’에 이어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주술회전’ 등 대형 인기작까지 잇달아 완결됐다. 매주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며 소년점프를 사게 만든’ 강력한 구매 동기가 그만큼 약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일본 매체 ‘소라뉴스’는 “그렇다고 98만 5000부라는 숫자를 곧바로 ‘소년점프의 쇠퇴’로 읽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종이 만화잡지 시장은 축소되고 있지만, 만화가 독자를 만나는 방식은 오히려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년점프’에서 출발한 작품들은 단행본을 넘어 애니메이션과 영화, 게임, 해외 스트리밍으로 국경과 매체를 넘나든다.653만 부에서 98만 5000부로. 숫자만 보면 ‘점프 신화’가 저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라진 것은 만화를 향한 관심이라기보다, 매주 잡지 한 권을 손에 들고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던 풍경일지도 모른다. 653만 부의 시대는 저물었지만, ‘소년점프’의 무대는 오히려 종이 밖으로 더 넓어지고 있다.별별 기록들…‘드래곤볼’ 첫 화 실린 1984년 51호 몸값 껑충① 10만 5000부 → 653만 부‘주간소년점프’는 1968년 창간호 10만 5000부로 출발했다. 당시 ‘소년매거진’과 ‘소년선데이’가 이미 1959년 창간돼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터였다. 후발주자 점프는 인기 만화가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아 신인 작가들을 적극 발굴해야 했다. 그러나 경쟁지를 차례로 추월했고, 26년 뒤인 1994년 마침내 653만 부라는 정점을 찍었다. 창간호와 비교하면 무려 약 62배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13/1786588513754360.jpg"/> 약 40년 동안 단 한 번도 휴재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한 고치카메(왼쪽)와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배송이 늦어지자 인터넷에 무료 배포한 2011년 15호 표지. 사진=슈에이샤② 40년 연재에 휴재 ‘0’1976년 주간소년점프에서 연재를 시작한 ‘여기는 잘나가는 파출소(고치카메)’는 2016년까지 약 40년 동안 단 한 번도 휴재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정규연재가 끝날 당시 기록은 1960화, 단행본 200권. 수많은 인기작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동안 한결같이 점프를 지켰다.③ 대지진이 멈춰 세웠던 점프매주 독자를 찾아가던 소년점프도 멈춘 적이 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물류망에 큰 차질이 빚어지면서 17호의 발매가 일주일 연기된 것. 이미 발매된 15호 역시 지진 피해지역에 제대로 배송되지 못했다. 그러자 슈에이샤는 해당 호의 만화 부분을 인터넷에서 무료 공개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다. 당시 슈에이샤는 “만화가들이 혼신을 다해 만든 작품을 한 사람에게라도 더 전달하고 싶다”는 취지를 밝혔다.④ 가장 비싸게 거래되는 과월호오래된 소년점프가 모두 귀한 것은 아니다. 수집가들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훗날 전설이 된 작품의 ‘연재 시작호’다. 대표적인 것이 ‘드래곤볼’ 연재가 시작된 1984년 51호와 ‘원피스’가 처음 등장한 1997년 34호다. 일본 중고·수집 시장에서 이들 과월호는 일반적인 옛 소년점프보다 높은 가격이 붙는 프리미엄 수집품으로 거래되고 있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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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일본 강진 뒤 쇼핑몰 폭발…탈출한 직원은 왜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갔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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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06 Aug 2026 11:53:06]]></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금고에 돈만 넣고 올게.” 22세 직원이 가족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지난 7월 28일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했다. 그로부터 약 1시간 20분 뒤, 쇼핑몰 ‘이온몰 구마모토’에 대형 폭발이 일어났다. 당시 쇼핑객 약 3000명은 모두 무사히 대피했지만, 입점업체 직원 7명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잡화점 ‘하비타’ 직원 2명은 한 차례 대피한 후 회사의 요청으로 매출금을 금고에 보관하기 위해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간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사고 당일의 상황과 엇갈린 현장 대응을 되짚어봤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06/1785981319995710.jpg"/> 7월 28일 규모 7.1의 강진 발생 1시간 20분 뒤 ‘이온몰 구마모토’에서 대형 폭발이 일어났다. 사진=교도/연합뉴스7월 28일, 이온몰 구마모토에 입점한 잡화점 직원 오타케 구루미 씨(22)는 평소처럼 매장에서 손님을 맞고 있었다. 누구도 쇼핑몰이 거대한 폭발에 휩싸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오후 4시 27분, 쇼핑객들로 붐비던 이온몰을 강한 지진이 덮쳤다. 이온 측에 따르면 오후 5시 무렵까지 고객과 직원들은 모두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주차장으로 대피한 구루미 씨는 쇼핑을 왔던 사촌들과 우연히 마주쳤다. “계산대 돈을 금고에 넣으러 가야 한다”고 하자 사촌들은 “위험하니 가지 말라”며 만류했다. 그러나 구루미 씨는 “회사에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는 말을 남기고 동료와 함께 다시 건물 안으로 발길을 돌렸다. 약 5분 뒤, 이온몰은 거대한 폭발에 휩싸였다.오후 5시 50분경 이온몰에서 굉음과 함께 흰 연기가 치솟았다. 폭발의 충격으로 외벽이 날아가고 건물 내부의 철골 구조가 그대로 드러났다. 연면적 12만㎡에 달하는 대형 쇼핑몰은 남쪽 구역을 중심으로 크게 파손됐고, 일대는 순식간에 흰 먼지로 뒤덮였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06/1785981537958396.jpg"/> 폭발 사고로 목숨을 잃은 오타케 구루미 씨. 사진=FNN 뉴스 캡처폭발 이후 구루미 씨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의 스마트폰 위치는 여전히 근무하던 매장 부근을 가리키고 있었다. ‘니시니혼신문’에 따르면 “구루미 씨의 가족들은 ‘휴대전화만 건물 안에 남아 있고 무사히 빠져나왔을지도 모른다’는 마지막 희망을 붙잡은 채 현장으로 달려가 구조 작업을 지켜봤다”고 한다.그러나 다음 날인 29일 새벽, 구루미 씨는 함께 매장으로 돌아갔던 동료와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의 훼손이 심해 신원은 DNA 감정을 통해 확인됐다. 한 차례 무사히 대피했던 그는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유족들은 “매출금을 보관하기 위해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가게 된 경위를 명확히 밝히고 회사가 책임 있는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사고 닷새 뒤인 8월 2일, 구마모토시 장례식장에는 구루미 씨의 빈소가 마련됐다. 같은 날, 잡화점 운영사 하비타 경영진은 언론 인터뷰에서 “직원들에게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가도록 지시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유족에게 사과하고, 사고 경위를 정리한 문서를 전달했다. 구루미 씨의 어머니는 “다시 들어가게 할 게 아니라 그냥 집에 가라고 했어야 했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유족들은 회사의 형사책임을 묻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06/1785981578474930.jpg"/> 일본 닛테레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이온몰 구마모토 폭발이 LP가스 배관 경로 중간 지점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확한 원인은 경찰과 소방이 조사 중이다. 사진=닛테레 뉴스 캡처‘주간여성프라임’에 따르면, 사고 당일 하비타 간부는 직원들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매장 점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점장은 휴무였다. 간부는 점장에게 “가능하면 매출금을 금고에 보관하라”고 지시했고, 점장은 이 내용을 근무 중이던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그 결과 구루미 씨와 동료 직원 1명이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가게 됐다고 한다.간부는 “이온몰 구마모토의 허가를 받은 뒤 들어가라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매출금을 금고에 보관하도록 요청한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고 책임을 인정했다. 하비타 사장 역시 “통탄스럽다. 유족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사실이 알려지자 일본에서는 “생명보다 돈을 우선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고작 매출 때문에 사람 목숨을 위험에 빠뜨렸다” “2차 피해 가능성을 고려하지 못한 치명적인 판단이다” “무사히 대피한 직원을 다시 건물 안으로 들여보냈다면 인재(人災)라고 볼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네티즌은 “이온몰의 허가를 받고 들어가라는 말을 굳이 강조하는 것은 책임을 이온 측으로 돌리려는 것처럼 보인다”며 회사의 해명을 비판하기도 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06/1785981611968601.jpg"/> 하비타 경영진이 희생자 유족을 찾아 사과했다. 사진=TBS 뉴스 캡처이번 폭발 사고로 목숨을 잃은 7명은 모두 이온몰 구마모토 입점업체 직원이었다. 이 가운데 2명은 잡화점 하비타, 3명은 온워드홀딩스 계열 의류 매장에서 근무했다. 나머지 2명 역시 입점 매장 직원으로 확인됐지만, 소속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온은 “고객을 먼저 대피시킨 뒤 직원들도 모두 대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폭발 당시 건물 안에 남아 있던 직원들은 왜 그곳에 있었던 것일까. 현재까지 회사의 재입장 지시가 확인된 것은 하비타 직원 2명뿐이다. 나머지 희생자들이 어떤 경위로 건물 안에 남게 됐는지는 경찰과 이온이 계속 조사 중이다.대피 대응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이온은 입장을 내놨다. 회사는 “대피 후 건물 안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은 사내 규정상 허용되지 않는다”면서도 “재입장한 직원들의 행동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재난 대응 매뉴얼에는 현장 책임자의 허가 없이는 건물 안으로 다시 들어갈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이온은 당시 현장 책임자가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대피 과정에서 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등을 포함해 대응 전반을 검증할 방침이다.지진 당시 이온몰에는 3000여 명의 쇼핑객이 머물고 있었지만, 모두 30분 만에 무사히 대피했다. 평소 실시해 온 재난 대피 훈련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진 이후 가스 누출에 따른 화재·폭발은 대표적인 2차 피해로 꼽힌다. 경찰과 소방은 쇼핑몰 내 식당과 공조설비 등에 사용된 LP가스가 폭발 원인이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스 누출 경로와 점화 원인 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폭발 원인뿐 아니라 일부 직원들이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가게 된 경위 역시 규명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더 안전한 쇼핑몰’ 꿈꿨지만…이온몰 리뉴얼 한 달 만에 참사 2016년 4월 구마모토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이온몰 구마모토’는 수개월간 영업을 중단했다. 이후 영업을 재개한 뒤에도 단계적인 증축과 내진 보강, 시설 개선을 이어왔으며, 올해 6월 23일에는 ‘Fresh Start(새로운 출발)’를 내세운 대규모 리뉴얼을 마무리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806/1785981639739902.jpg"/> 이온몰 구마모토는 지난 6월 23일 대규모 리뉴얼을 마무리하며 새 단장을 알렸다. 사진=TBS 뉴스 캡처일본의 지방 도시에서 이온몰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쇼핑 공간이 아니다. 주민들이 장을 보고, 영화를 보고, 주말을 보내는 생활의 중심이다. 2016년 대지진 당시에도 이온몰 내 슈퍼마켓은 피해 주민들을 위해 주먹밥을 개당 10엔(약 90원)에 판매하며 지역사회의 회복을 도왔다. 2024년 TSMC 구마모토 공장 가동 이후에는 연간 방문객이 800만 명을 넘어섰고, 약 200개 점포와 영화관, 5000대 규모의 주차장을 갖춘 지역 대표 복합쇼핑몰로 자리 잡았다.로이터통신은 이번 사고를 전하며 “이온몰 구마모토가 대지진 이후 지역사회 회복을 상징하는 공간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10년에 걸친 복구와 리뉴얼 끝에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지만, 다시 강진과 폭발을 겪으면서 회복의 상징이던 공간은 또 한 번 참사의 현장이 됐다.]]></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피로 얻은 경험’ 미국·유럽서 러브콜…우크라이나는 어떻게 드론 강국이 됐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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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30 Jul 2026 17:07:42]]></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전쟁은 늘 새로운 무기를 탄생시켰다. 제1차 세계대전의 전차, 제2차 세계대전의 항공모함과 레이더, 걸프전의 정밀유도무기가 그랬다. 그리고 21세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서도 또 하나의 전환점이 만들어졌다. 바로 ‘드론 전쟁’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드론은 항공 촬영이나 농업, 취미 활동에 주로 쓰이는 장비였다. 군에서도 정찰이나 감시 임무를 보조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현재 우크라이나 전장에서는 수백 달러짜리 소형 드론이 수천만 달러짜리 전차와 방공 시스템을 파괴하는 핵심 무기 역할을 하고 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우크라이나가 이 기술을 단순히 전쟁에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우크라이나는 ‘무기를 수입하는 나라’가 아닌, ‘전투 경험을 수출하는 나라’가 됐다. 우크라이나가 불과 4년 만에 ‘드론 강국’으로 급부상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우크라이나가 주도하는 ‘드론 외교’와 ‘드론 생태계’는 과연 세계 안보 지형을 어떻게 바꾸게 될까.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30/1785395728494066.jpg"/>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지난 5월 하르키우 전선에서 러시아 진지를 향해 드론을 날리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러시아군 전차 한 대가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을 따라 천천히 이동한다. 두꺼운 장갑차 위에는 철제 구조물이 거미줄처럼 얹혀 있다. 근래 들어 러시아군이 소형 자폭 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 급조한 어설픈 방호막이다.병사들 역시 언제부턴가 전방을 주시하기보다는 하늘을 더 자주 올려다본다. 어디선가 소형 드론 한 대가 날아올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잠시 뒤 숲 가장자리에서 작은 비행체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1인칭 시점 드론인 FPV이었다. 드론은 전차 주변을 한 바퀴 선회하는가 싶더니 전차의 가장 약한 상부를 찾아낸 후 그대로 돌진했다. 곧 폭발음이 들렸고, 순식간에 전차 위로 검은 연기가 솟아올랐다. 수십만 원 수준의 소형 드론 한 대가 수십 혹은 수백억 원에 이르는 전차를 단 몇 초 만에 무력화시킨 것이다.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당시만 해도 양국의 전력 차이는 압도적이었다. 러시아는 전차, 전투기, 미사일, 포병 등 대부분의 재래식 전력에서 우위를 점했고, 많은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오래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곧 전쟁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병력과 장비가 부족했던 우크라이나가 저렴하면서도 빠르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드론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초기에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상업용 드론을 개조해 정찰을 하거나, 포병에게 좌표를 전달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곧 폭발물을 장착한 자폭 드론과 FPV 드론이 등장하면서 전쟁의 양상은 급격히 달라졌다. FPV 드론은 조종사가 고글을 통해 드론의 시야를 실시간으로 보며 조종하는 것이 특징이다. 마치 게임을 하듯 목표물을 향해 돌진할 수 있기 때문에 움직이는 전차나 장갑차, 참호 속 병사도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으며, 이런 까닭에 가성비 최고의 무기라는 평가를 받는다.전쟁이 길어지면서 우크라이나의 드론 개발 및 생산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이 같은 변화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드론 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면서 생산 규제를 대폭 완화했고, 이에 따라 수백 개의 민간 기업과 스타트업이 앞다퉈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군수기업만 생산하던 무기를 이제는 소규모 기술기업과 대학 연구팀, 자원봉사자들까지 함께 나서서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생산량 역시 전쟁 초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늘어났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30/1785395821411943.jpg"/> 6월 18일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은 모스크바의 중요 연료시설에서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다만 우크라이나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단순히 드론을 대량 생산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가장 큰 무기는 사실 다른 데 있다. 바로 현장에서 전해오는 피드백, 즉 ‘실전 경험’이다. 새로운 드론이 투입되면 곧바로 전투 결과가 분석되고, 문제점은 며칠 만에 설계에 반영된다. 전장에서 터득한 경험이 공장으로, 공장에서 개선된 기술이 다시 전장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게다가 설계에서 생산, 실전 투입, 성능 분석, 개량까지 이어지는 주기는 몇 달이 아닌 몇 주, 때로는 며칠 단위로 돌아간다. 이에 미국의 한 안보 전문가는 “우크라이나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드론 연구소이자 시험장이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워싱턴포스트’는 이를 ‘피로 얻은 경험’ 즉, ‘혈전’이라는 표현으로 소개했다. 한 우크라이나 드론 개발자는 “우리는 매일 새로운 문제를 만나고, 다음 날에는 그 해결책을 만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이 기술 혁신의 속도를 끌어올린 것이다.드론을 이용한 새로운 전술이 속속 개발되면서 전쟁의 양상이 확연히 바뀌고 있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러시아는 전쟁이 장기화되자 값비싼 순항미사일 대신 저렴한 이란산 자폭 드론인 ‘샤헤드’를 대량 투입해 수십~수백 대씩 한꺼번에 공격하는 ‘벌떼 공격’을 감행했다. 속도는 전투기보다 훨씬 느리지만 수십kg의 폭약을 싣고 발전소와 변전시설, 군수시설을 향해 벌떼처럼 날아오는 드론들은 우크라이나 방공망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겼다.실제 ‘샤헤드’ 한 대를 격추하기 위해 수억 원짜리 방공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효율적인 방법이 아니었다. 이에 군사 전문가들은 “저가 드론으로 상대의 비싼 방공망을 소모시키는 것이 러시아의 비대칭 전술 가운데 하나”라고 분석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30/1785396038442274.jpg"/>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조종사가 장거리 요격 드론 P1-Sun을 조작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우크라이나는 여기서 예상 밖의 해답을 찾아냈다. 미사일 대신 드론으로 드론을 격추하는 방식, 즉 소형 요격 드론을 활용해 공중에서 ‘샤헤드’를 직접 추적해 충돌시키는 새로운 전술이었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무기가 등장한 것을 넘어 방공 개념 자체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사정이 이러니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드론은 더 이상 아껴 사용해야 하는 귀한 장비가 아니다. 필요하면 언제든 투입할 수 있고, 임무를 마치지 못하면 버리는 소모품에 가깝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FPV 드론이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들은 “현재 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무기는 FPV 드론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FPV 드론이 만능은 아니다. 전파 교란에 취약하다는 점, 조종사의 숙련도에 따라 성공률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실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드론에 대응하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강력한 전자전 장비를 전선 곳곳에 배치해 드론 통신을 교란했고, 위성항법장치(GPS)를 방해하는 기술도 지속적으로 발전시켰다. 여기에 광섬유 케이블을 연결해 전파 교란의 영향을 받지 않는 드론까지 실전에 투입하기 시작했다.그러자 우크라이나는 또 다른 해법을 찾기 시작했다. 바로 인공지능(AI)이 조종하는 드론이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는 우크라이나 기업들이 전파 교란 환경에서도 목표물을 끝까지 추적할 수 있는 AI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존 드론은 조종 신호가 끊기면 임무 수행이 어려웠지만, AI를 탑재한 드론은 마지막으로 확인한 목표물의 위치와 형태를 바탕으로 스스로 비행을 이어갈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다.이런 배경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미 ‘전자전 대 AI’ 경쟁에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컨대 한쪽이 전파를 방해하면 다른 쪽은 자율비행 능력을 개선하고, 이에 맞서 다시 새로운 교란 기술이 등장하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쟁이 앞으로 군사용 무인 시스템 발전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30/1785397400146054.jpg"/> 우크라이나는 흑해에서 무인수상정으로 전쟁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우크라이나의 해상 드론 마구라 V5. 사진=AP/연합뉴스우크라이나의 드론 혁신은 하늘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세계 군사 전문가들을 가장 놀라게 한 건 바다였다. 러시아가 절대적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됐던 흑해에서 우크라이나는 무인수상정(USV)으로 전쟁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사실 전쟁 초기만 해도 우크라이나 해군은 러시아와 정면 승부를 벌일 만한 전력이 아니었다. 대형 군함 숫자도, 화력도 러시아에 크게 뒤졌다. 이를 잘 알고 있었던 우크라이나가 선택한 건 거대한 군함 대신 폭약을 실은 소형 무인수상정이었다.길이 수m에 불과한 이 무인정은 낮은 선체 덕분에 레이더 탐지가 쉽지 않고, 위성통신과 카메라를 이용해 수백km 떨어진 곳에서도 조종할 수 있다. 공격은 최고 속도로 목표를 향해 돌진한 뒤 충돌과 동시에 폭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실제 러시아 흑해함대는 반복적인 드론 공격 이후 주요 함정의 배치와 작전 방식을 바꾸는 등 대응 전략을 수정해야 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를 가리켜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큰 혁신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흥미로운 점은 이제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를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니라 배워야 할 파트너로 보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소형 드론의 대량 생산과 신속한 전력화를 추진하는 ‘드론 도미넌스’ 구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와 발트 3국은 물론 영국, 독일, 프랑스도 드론 전력을 확대하고 있다. NATO 회원국들 사이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미래 전쟁에서는 무인체계가 핵심 전력이 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이에 미국과 유럽 각국은 우크라이나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공동 생산과 기술 협력, 시험평가 등 다양한 형태의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역시 전쟁에서 축적한 경험을 하나의 산업 경쟁력으로 발전시킬 구상을 하고 있다. 이를 가리켜 ‘로이터’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외교’라고 표현하기도 했다.전쟁이 끝난 뒤에도 드론 산업은 우크라이나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분야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수백 개 기업이 관련 산업에 뛰어들었고, AI와 자율비행, 전자전 대응 기술까지 축적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이처럼 우크라이나 전쟁이 남긴 또 하나의 변화는 무기 개발의 민주화다. 과거 첨단 무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과 국가적 차원의 군수산업 기반이 필요했다. 그러나 구조가 비교적 단순한 드론은 민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부품으로 설계가 가능한 데다, 소프트웨어를 개량하면 군사용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정부가 방향을 제시하고 민간 기업이 기술을 개발하며, 군은 실전 경험을 제공하는 구조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30/1785396604258108.jpg"/> 워싱턴포스트는 수년간 드론 전쟁을 수행한 우크라이나가 동맹국들에게 ‘피로 얻은 경험’을 팔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워싱턴포스트 캡처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전장에서 비용 대비 효과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다시 말해 ‘비싼 무기가 정말 가장 효율적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그렇다고 전차나 전투기, 군함의 시대가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 대규모 작전과 장거리 타격, 제해권과 제공권 확보에는 여전히 기존 전력이 핵심이다. 그러나 이제는 고가의 전략무기와 함께 수많은 저가 무인 시스템을 동시에 운용하는 방식이 새로운 전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다만 전문가들은 드론 기술의 확산이 새로운 안보 문제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제작비용이 낮아질수록 국가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쉽게 드론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앞으로의 과제는 더 뛰어난 드론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탐지하고 무력화하는 방어 기술을 함께 발전시키는 데 있다.이에 따라 앞으로 개발될 차세대 전차와 군함, 전투기는 모두 ‘드론과 함께 싸우는 방법’을 전제로 설계될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적군의 드론을 탐지하고 무력화하는 방어 기술 개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실제 전문가들은 전쟁은 끝나도 드론 혁명은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실제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후 국가 재건 과정에서도 드론 산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단순히 군사용 드론을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농업, 물류, 재난 구조, 시설 점검 등 민간 산업으로 기술을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1.6억 부 작가에게도 15년 무명 시절이…우리가 몰랐던 히가시노 게이고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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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30 Jul 2026 13:41:02]]></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일본을 대표하는 미스터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지난 7월 23일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68세. ‘백야행’ ‘용의자 X의 헌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남긴 그는 일본 미스터리를 세계에 알린 작가로 평가받는다. 명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그는 자동차 부품 회사 엔지니어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데뷔 후에도 15년 가까이 무명시절을 견뎌야 했다. 전 세계 누적 발행 부수 1억 6800만 부를 기록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삶과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돌아봤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30/1785375479929504.jpg"/> 일본 국민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68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2006년 1월 17일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여섯 번째 도전 끝에 나오키상을 수상한 후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교도/연합뉴스① 원래는 자동차 엔지니어였다히가시노는 1958년 오사카시에서 시계공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는 책보다 만화를 더 좋아했다. 그의 인생을 바꾼 것은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만난 한 권의 소설이었다. 고미네 하지메의 ‘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를 접하면서 미스터리의 매력에 빠져든 것이다. 이후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을 거의 다 읽을 정도로 추리소설에 몰두했다. 대학에서는 전기공학을 전공했고, 1981년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덴소에 입사해 엔지니어로 일했다. 직장 생활과 소설 집필을 병행하며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엔지니어 출신 소설가’의 길을 걸었다.② 화려한 데뷔에도 길었던 무명등단은 1985년이다.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밀실 살인 미스터리 ‘방과 후’로 제3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듬해 전업 작가가 됐지만, 좀처럼 주목받지 못했다. 문학상에서는 번번이 고배를 마셨고, 책 판매도 신통치 않았다. 훗날 히가시노는 “책이 팔리지 않던 시절에는 사인회에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오랜 무명에 마침표를 찍은 작품은 1998년 발표한 ‘비밀’이었다. 사고로 숨진 아내의 영혼이 살아남은 딸에게 깃든다는 독창적인 설정으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받았고, 이듬해 히로스에 료코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면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30/1785375736189624.jpg"/> 히가시노가 2023년 훈장 ‘자수포장’을 받은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ANN 뉴스 캡처③ 거듭된 고배 끝에 받은 나오키상나오키상은 일본 대중문학을 대표하는 문학상이다. 하지만 히가시노에게는 유독 넘기 힘든 벽이었다. 여러 차례 후보에 올랐지만, 번번이 수상이 불발됐고 출판계에서는 “또 히가시노가 탈락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2006년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여섯 번째 도전 끝에 마침내 나오키상을 거머쥐었다. 수상 인터뷰에서 그는 “후보에 올라 상을 받기까지 7년이 걸렸다”며 “떨어질 때마다 친구들과 홧김에 술을 마시며 심사위원 욕도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오늘은 누구와 축하하겠느냐”는 질문에 “늘 함께 홧술을 마시던 친구들과 ‘나오키상은 정말 대단한 상이었다’고 이야기하며 술을 마실 것”이라고 답해 좌중을 웃음 짓게 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30/1785375878766750.jpg"/> 히가시노는 “어릴 적 책 읽기를 싫어했던 아이였다”며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회고했다. 사진=TBS 뉴스 캡처④ 범인보다 인간의 마음을 추적했다히가시노는 정통 미스터리부터 판타지까지 폭넓은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이공계 출신다운 치밀한 논리와 과학적 설정 위에 인간의 욕망과 애증 같은 복잡한 감정을 촘촘히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추리소설은 인간을 그리기 위한 수단”이라는 취지의 말을 남겼다. 그의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범인을 맞히는 과정보다 희생, 죄책감, 질투 같은 인간의 감정이다. 그래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처럼 추리 요소가 거의 없는 작품도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30/1785375805474433.jpg"/> 히가시노의 대표작 ‘갈릴레오’ 시리즈는 배우 후쿠야마 마사하루 주연으로 드라마화돼 큰 인기를 끌었다. 사진=후지TV⑤ 베스트셀러는 스크린에서도 통했다히가시노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술술 읽힌다는 점이다. 그는 “독자가 읽다가 지루해지는 책은 절대로 쓰고 싶지 않다. 나는 어릴 적 책을 싫어하던 아이였다. 그때의 나 같은 아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이야기의 힘은 흥행으로 이어졌다. 신작을 낼 때마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용의자 X의 헌신’ ‘갈릴레오’ ‘신참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 대표작은 영화와 드라마로 잇따라 제작됐다. 후쿠야마 마사하루, 아베 히로시, 기무라 다쿠야 등 일본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그의 작품 속 인물을 연기했다. 현지에서는 “히가시노 작품이 영상화되지 않는 해가 없다”고 할 만큼 일본을 대표하는 흥행 원작자로 자리 잡았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30/1785375834761684.jpg"/> 히가시노의 소설 ‘눈보라 체이스’는 NHK 스페셜 드라마로 제작됐다. 사진=NHK⑥ 스노보드에 진심이었던 작가히가시노에게 스노보드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었다. 한 시즌에 30일 이상 설산을 찾을 정도로 푹 빠져 지냈다. 일본 매체 ‘동양경제온라인’은 “히가시노가 ‘지금의 성공은 80%가 스노보드 덕분’이라고 말하며, 스노보드가 자신의 인생에 미친 영향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전했다. 스노보드는 작품에도 스며들었다. 설산을 배경으로 한 ‘눈보라 체이스’는 지난해 NHK 스페셜 드라마로도 제작됐다. 애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18년에는 창설에 참여해 일본 최고 수준의 총상금을 내건 스노보드 대회 ‘스노보드 마스터스’를 만들었고, 운영에도 사비를 보탰다. 이 대회는 일본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표 대회로 성장했다. 당시 스노보드계에서는 “미스터리 작가가 스노보드 대회를 창설했다. 이것이야말로 미스터리”라는 농담이 돌았다.⑦ 세계 양대 미스터리상 후보에 올랐다히가시노의 작품은 현재 41개 국가와 지역에서 번역·출간되고 있다. 2012년 ‘용의자 X의 헌신’은 미국 미스터리작가협회(MWA)가 주관하는 에드거상 장편소설 부문 후보에 올랐고, 2019년 ‘신참자’는 영국 추리작가협회(CWA)의 인터내셔널 대거상 후보로 선정됐다. 그는 세계 양대 미스터리 문학상으로 꼽히는 에드거상과 인터내셔널 대거상 후보에 모두 오른 최초의 일본인 작가라는 기록을 남겼다. 해외에서도 그의 작품은 영화, 드라마, 연극 등 다양한 매체로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30/1785375690507799.jpg"/> 히가시노는 생애 동안 106권의 책을 펴내며 일본을 대표하는 미스터리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사진=히가시노 게이고 공식 X⑧ 106권과 1억 부의 금자탑을 세웠다일본 문단에 히가시노가 남긴 족적은 수많은 문학상으로 증명된다. 나오키상과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은 물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으로 중앙공론문예상, ‘몽환화’로 시바타 렌자부로상, ‘기도의 막이 내릴 때’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일본의 주요 문학상을 휩쓸었다. 2023년에는 일본 정부가 수여하는 훈장인 ‘자수포장’을 받았으며, 지금까지 펴낸 책은 모두 106권이다. 일본 내 누적 발행 부수는 약 1억 900만 부, 전 세계 누적 발행 부수는 1억 6800만 부에 달한다. 공교롭게도 오는 8월 5일 출간되는 마지막 작품의 제목은 ‘영원한 기억’이다. 작가가 생의 마지막까지 써 내려간 작품은 제목처럼 독자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유작이 됐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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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뇌기능 악영향 SNS 청소년 전면 금지”…전 세계에 부는 ‘노폰 열풍’]]></title>
            <link>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amp;entry_id=511997</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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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23 Jul 2026 17:51:31]]></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아이들의 뇌가 알고리즘의 인질이 됐다.’전 세계가 소셜미디어(SNS)와 스마트폰 중독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유례없는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과거 ‘개인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거나 ‘가정 내 교육의 문제일 뿐이다’로 치부되던 디지털 중독이 청소년 우울증, 자해, 문해력 저하 등 심각한 사회적 질병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호주, 프랑스 등 몇몇 나라에서는 아예 청소년의 SNS 계정 생성을 전면 금지하거나, 교내 스마트폰 소지를 제한하는 등 법적 조치까지 취하고 나섰다. 그런가 하면 영국에서는 학부모들의 자발적 연대가 불붙어 14만 명 규모의 시민운동으로 발전했으며, 뉴욕에서는 Z세대 청소년 스스로 2G 폴더폰으로 돌아가는 역발상 트렌드까지 등장했다.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디지털 러다이트 운동’ 혹은 ‘노폰 운동’ 트렌드를 살펴봤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23/1784794724922390.jpg"/> 호주에 이어 프랑스도 청소년들의 SNS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사진=AFP/연합뉴스글로벌 규제의 가장 강력한 포문은 호주가 열었다. 2024년, 호주 의회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인스타그램, 틱톡, X(옛 트위터), 유튜브 등 주요 SNS 계정 보유 및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강력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더 나아가 이를 막지 못한 테크 기업에게는 최대 9900만 호주달러(약 1000억 원)에 달하는 강력한 벌금을 부과하기로 조치했다. 이 법안의 핵심은 SNS 사용자인 미성년들이 아닌, 거대 플랫폼 기업에 책임을 묻는다는 데 있다. 16세 미만 아동이 자사 서비스에 계정을 만들지 못하도록 시스템적으로 차단할 의무를 기업에 부여한 것이다. 이와 관련,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타임’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린 청소년들이 디지털화면 대신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진짜 소통을 하기를 바란다”라며 “SNS는 아직 발달 단계에 있는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상상할 수 없는 타격을 준다. 오늘날 부모들이 겪는 가장 큰 고민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가 결단을 내렸다”고 단언했다.이런 심각성을 바탕으로 마침내 유럽연합(EU)에서도 역사적인 결정이 내려졌다. 지난 7월, 프랑스 의회가 상·하원 압도적 찬성으로 15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최종 통과시킨 것이다. 이는 호주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 이어 유럽 국가로서는 최초로 단행된 전격적인 국가적 차원의 조치로, 기존의 중학교에만 적용되던 ‘디지털 휴식(등교 시 휴대폰 제출)’ 제도를 고등학교까지 확대 적용한 것이다. 새로 통과된 이 법안에 따라 프랑스에서는 오는 9월 1일부터 15세 미만 아동 및 청소년은 신규 SNS 계정을 개설할 수 없으며, 플랫폼 기업들은 이미 개설되어 있는 15세 미만 이용자의 기존 계정을 4개월 이내에 모두 강제 폐쇄해야 한다. 또한 프랑스 데이터보호감독기구(CNIL)가 승인한 엄격한 연령 인증 시스템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 새 학기 시작과 동시에 이 법안이 즉시 발효되길 희망한다고 밝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미 지난 4월, 한 청소년 행사에서 아이들을 향해 이렇게 약속했다. “우리는 지금까지 아무런 규칙도 없는 무법천지의 디지털 정글에 여러분을 방치했고, 그 결과 정글은 여러분의 소중한 집중력을 잔인하게 빼앗았다. 이제 우리는 속도를 줄여야 한다. 여러분이 온전한 성인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존엄한 한 명의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가가 돕겠다. 고로 우리는 선언한다. 15세가 되기 전에는 더 이상 SNS는 없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23/1784794901070061.jpg"/> 2025년 12월 10일 호주 시드니의 하버브리지 교각에 ‘아이들을 아이답게 두자’는 문구가 투사돼 있다. 호주는 이날부터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사진=EPA/연합뉴스이보다 앞선 2024년, 이미 국가의 강제 집행과는 별개로 부모들의 자발적인 연대로 전 세계적 공감대를 끌어낸 선례도 있었다. 영국 서포크주에 거주하는 학부모인 클레어 레이놀즈와 데이지 그린웰은 초등학교 졸업을 앞둔 어린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사주어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부모들 역시 똑같은 불안감과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요컨대 스마트폰을 사주지 않으면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 이런 고민을 이웃들과 나누기 위해 레이놀즈와 그린웰은 ‘왓츠앱’에 ‘스마트폰 없는 유년기(SFC)’라는 이름의 단체 대화방을 하나 만들었다. “다 함께 자녀가 초등학교 졸업을 한 후에도 14세까지는 스마트폰을 사주지 말자”는 소소한 취지였다. 다시 말해 자녀의 스마트폰 구입 시기를 가능한 뒤로 미루고 싶어 하는 가정을 서로 연결해주는 플랫폼이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이 작은 모임은 개설한 지 불과 수개월 만에 영국 전역으로 들불처럼 번져 나갔다. 영국의 유명인들과 인플루언서들이 앞다퉈 이 이니셔티브를 공유하거나 지지 선언을 보냈으며, 불과 몇 주 만에 영국 전역의 모든 주에 지역별 SFC 왓츠앱 소모임이 자발적으로 결성됐다.현재 ‘스마트폰 없는 유년기(SFC)’ 운동에는 영국 내 14만 명 이상의 학부모와 1만 3000여 개 학교 학부모회가 가입해 있으며, 모두가 ‘14세까지 스마트폰 제공 금지, 16세까지 SNS 가입 금지’를 골자로 하는 자발적 공동 서약에 동참한 상태다. 그린웰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주는 순간 부모는 아이를 폭력과 음란물, 알고리즘의 유혹이 도사리는 어두운 골목길에 홀로 방치하는 것과 같다”면서 “지금까지는 ‘나만 없으면 친구를 못 사귄다’는 아이의 말에 부모들이 되레 죄책감을 느꼈다. 하지만 이제 부모들이 뭉쳐서 ‘우리 반 전체가 안 사주기로 했다’고 선언하는 순간 집단적 두려움은 테크 기업에 맞서는 힘으로 바뀐다”고 전했다.부모들이 이토록 분노하며 연대전선을 구축한 배경에는 단순히 ‘아이들이 공부를 안 한다’는 수준을 넘어선 충격적이고 객관적인 과학적 데이터들이 쌓여있다. 미국 공중보건의 수장이자 의무총감인 비벡 머시 박사의 경고 역시 그 가운데 하나였다.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경종을 울린 머시 박사는 청소년에게 SNS가 미치는 해악을 과거 수많은 인류의 생명을 앗아갔던 담배나 알코올에 직접 비유했다. “SNS 앱을 켤 때마다 담배갑의 경고문과 같은 표시가 뜨도록 법적으로 의무화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은 그는 “청소년의 정신건강 위기는 국가적 비상사태이며, 그 중심에 SNS가 있다. 하루 세 시간 이상 SNS를 사용하는 청소년은 우울증과 불안 증세를 겪을 위험이 두 배로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담배갑에 경고문을 도입한 후 흡연율이 급감했던 것처럼 ‘SNS 이용이 청소년 정신건강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경고문을 정기적으로 노출해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23/1784795279472061.jpg"/> 미국 공중보건의 수장인 비벡 머시 박사는 “청소년의 정신건강 위기는 국가적 비상사태이며, 그 중심에 SNS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EPA/연합뉴스머시 박사의 경고는 결코 헛된 공포 마케팅이 아니다. 최근 세계 유수의 대학과 연구 기관에서 발표한 논문들을 살펴보면 SNS가 성장기 청소년의 신체와 정신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적나라하게 나타나 있다. 가령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청소년기의 인터넷 중독은 뇌 기능을 직접적으로 변형시키며, 이는 단순히 심리적 수준을 넘어 행동 양식과 정신 건강은 물론, 지적 능력, 신체적 조율 능력, 전반적인 발달 과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또 다른 연구에서는 SNS에 많이 노출될수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발병 확률이 현저히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알고리즘이 제공하는 자극적인 숏폼 영상들이 뇌의 집중력을 저하시키고 심각한 불안감을 유발한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미국 플로리다주는 14세 미만 아동의 SNS 계정 생성을 전면 금지하는 한편, 14~15세는 부모의 동의가 있을 때만 계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HB 3)을 제정해 시행에 들어갔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역시 공립 및 사립 학교를 막론하고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을 포함한 교내 전체에 스마트폰 사용을 법으로 차단하는 조치를 실시했다.한편, 어른들의 강요와 법적 규제에 맞서 10대 청소년들 스스로 스마트폰을 거부하는 움직임도 등장했다. 뉴욕 브루클린의 10대 청소년들이 결성한 ‘디지털 러다이트 클럽’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매주 일요일 공원에 모여 스마트폰을 가방 깊숙이 넣어둔 채 종이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대화를 나눈다. 또한 이들은 통화와 문자메시지만 가능한 피처폰, 일명 ‘덤폰(멍청이폰)’을 자발적으로 구매해 사용한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23/1784795349047772.jpg"/> 뉴욕 브루클린의 10대 청소년들이 ‘디지털 러다이트 클럽’ 결성해 스스로 스마트폰을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사진=뉴욕타임스 인스타그램‘디지털 러다이트 클럽’에 참여하고 있는 한 고등학생은 ‘CBS 뉴스’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알고리즘이 나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을 소비하는 노예 같았다”면서 “하지만 스마트폰을 버리고 피처폰으로 바꾼 뒤 비로소 뇌가 쉴 수 있게 됐다. 진짜 현실 세계의 친구들과 깊이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됐다”며 흡족해 했다. 또 다른 소년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시절, 스마트폰 화면 이용 시간을 확인해 보고 그야말로 경악했다. 알고 보니 나는 눈을 뜨고 있는 전체 시간의 절반 이상을 스마트폰 화면만 노려보며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 ‘이건 내 삶이 아니다, 무언가 바꿔야 한다’고 깨닫고는 곧바로 피처폰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실제 미국 교육협회(NEA) 통계에 따르면, 미국 청소년의 3분의 2 이상이 수업 시간 중 휴대전화 때문에 주의가 산만해진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학업 성적 저하로 직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노키아 등 과거 피처폰 제조사들의 판매량이 역주행하고 있는가 하면, 단순 통화 기능만 탑재된 ‘어린이용 안심 피처폰’ 시장이 새롭게 부상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자발적 탈스마트폰 트렌드는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런 트렌드에 대해 미국의 전직 교사인 한나-맥클리어는 “‘러다이트’라는 말은 오랫동안 ‘시대를 역행하는 미개인’이라는 비하적 의미로 잘못 쓰였다. 하지만 진정한 러다이트는 기술의 ‘사용’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기술의 ‘남용’을 반대하는 운동이다. 일요일 공원에 모인 아이들은 스마트폰이 사라지자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진짜 아이들이 누려야 할 유년기와 청소년기의 삶을 되찾은 것이다”라고 설명했다.호주의 대담한 첫 실험, 빅테크 꼼수에 우회로 뚫려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계정 소유를 법으로 금지했던 호주의 대담한 실험은 과연 얼마나 성공했을까. 놀랍게도 그 결과는 기대와는 사뭇 다른 듯하다.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여전히 SNS를 사용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많기 때문이다. 호주 뉴캐슬대학교 연구진이 12~17세 청소년 4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관찰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조사 대상이 된 16세 미만 청소년의 무려 85%가 금지령 이후에도 여전히 SNS를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타인의 명의가 아닌 자신 명의의 계정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에 뉴캐슬대 연구진은 연장의학저널(BMJ)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호주의 법률 시행이 청소년의 SNS 사용을 실질적으로 줄였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연령 인증’ 절차가 꼽힌다. 조사 대상 청소년의 3분의 2가 연령 확인 절차를 거쳤다고 답했으나, 신분증이나 공식 ID 사진을 제출하도록 요구받은 비율은 12~13세의 경우 5%, 14~15세의 경우에는 11%에 불과했다. 대부분은 그저 나이를 묻는 질문에 클릭을 하거나 셀카 사진 한 장을 찍어 올리는 정도의 형식적인 절차만 따르면 됐다. 여기에 가짜 계정을 만들거나, VPN을 이용해 우회 접속하는 청소년들까지 속출하면서 법의 실효성은 완전히 무력화됐다.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데는 규제 대상인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의 방관과 꼼수도 한몫했다. 호주 정부의 연령 인증 소프트웨어 시범 사업에 참여했던 소프트웨어 테스트 업체 KJR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빅테크 플랫폼들은 연령 검증의 첫 단계부터 심각한 결함을 드러냈다. KJR 연구진이 16세라고 나이를 속인 후 50개의 가짜 계정을 새로 개설해 테스트한 결과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등 9개 주요 플랫폼 가운데 그 어떤 곳도 가짜 계정에 대해 추가적인 나이 증명이나 실명 인증을 요구하지 않았다. 스스로 16세 미만이라고 솔직하게 입력할 때만 가입이 제한됐을 뿐 거짓으로 나이를 입력할 경우에는 아무런 제지 없이 계정을 생성할 수 있었다. 거대 IT 기업들이 규제 당국의 눈을 피해 초기 검증 단계를 느슨한 방식으로 운용하는 식으로 법망을 비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이는 영국, 프랑스 등에도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영국의 아동 권리 협약 단체 및 전문가들은 호주의 사례를 가리켜 “정치인들의 보여주기식 금지령이 가진 한계”라고 날을 세웠는가 하면, 영국의 아동 보호 단체 ‘몰리 로즈 재단’의 앤디 버로우 대표는 “단순히 접속을 금지하는 게 아니라 위험한 콘텐츠와 중독적 기능을 가진 오프라인 및 온라인 서비스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을 차단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다만 전문가들은 SNS 연령 제한 법안이 이미 SNS를 활발히 이용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습관을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을지 몰라도 아직 디지털 매체에 노출되지 않은 8세 미만 영유아들의 접근을 늦추는 데는 제한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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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다카이치 지지율 뚝!…79년 만의 일본 왕실전범 개정 후폭풍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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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23 Jul 2026 13:50:05]]></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79년 만의 개정에도 남성 중심의 왕위 계승 원칙은 바뀌지 않았다.” 일본 국회가 7월 17일 왕족 수 확보를 골자로 한 ‘왕실전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NHK에 따르면 왕실전범 본칙이 개정된 것은 1947년 이후 처음이다. 여성의 왕위 계승은 이번에도 인정되지 않았다. 대신 왕실을 떠난 옛 왕족 가문의 남계 남성을 양자로 받아들이고, 그에게서 태어날 아들에게 왕위 계승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이 도입됐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른다”는 비판과 함께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법안을 밀어붙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23/1784771485522615.jpg"/> 79년 만에 왕실전범이 개정됐지만 여성의 왕위 계승은 인정되지 않았다. 왼쪽부터 마사코 왕후, 나루히토 일왕, 아이코 공주. 사진=궁내청 인스타그램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여성 왕족이 결혼한 뒤에도 왕족 신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일반인과 결혼하면 왕실을 떠나야 했지만, 앞으로는 결혼 이후에도 왕실에 남아 공무를 수행할 수 있다. 다만 배우자와 자녀에게는 왕족 신분이 부여되지 않는다.두 번째는 옛 왕족 가문의 남성을 양자로 받아들여 왕족 수를 보충하는 방안이다. 자민당과 일본유신회가 연립정권 합의문에서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내용이기도 하다. 대상은 배우자와 자녀가 없는 15세 이상의 남계 남성으로 제한된다. 양자로 들어온 당사자에게는 왕위 계승권이 없지만, 이후 태어난 아들에게는 계승권이 인정된다. 당장의 왕족 감소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남계 남성 중심의 계승 원칙을 유지할 수 있는 장치까지 마련한 셈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23/1784771609613838.jpg"/> 7월 17일 일본 참의원 본회의에서 왕실전범 개정안이 찬성 184표, 반대 57표로 가결됐다. 사진=닛테레 뉴스 캡처마이니치신문에 의하면, 양자 후보가 될 수 있는 이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반인 신분이 된 옛 왕족 가문의 후손들이다. 나루히토 일왕과는 36~38촌 관계로, 공통 조상을 찾으려면 약 6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바로 이 지점이 논란에 불을 붙였다. 나루히토 일왕의 외동딸 아이코 공주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왕위를 계승할 수 없는 반면, 수백 년 전 갈라진 방계 혈통에서 태어날 아들에게는 계승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다.현지에서는 “직계 공주보다 먼 방계 혈통을 우선시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요미우리신문도 이번 개정을 두고 “국민과 상징적 일왕의 유대를 무시한 채 너무 많은 결함을 안고 추진한 난폭한 제도 변경”이라고 평가했다.개정안의 출발점은 2017년이었다. 당시 국회는 아키히토 일왕의 생전 퇴위를 허용하는 특례법을 제정하면서 정부에 ‘안정적인 왕위 계승 방안’과 ‘여성 왕족 문제’를 폭넓게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9년 만에 나온 답은 왕족 수를 늘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여성의 왕위 계승은 아예 논의 대상에서 빠졌고, 그 자리를 옛 왕족 가문의 남성을 양자로 들이는 방안이 대신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23/1784771638082206.jpg"/> 2006년 후미히토 왕세제와 기코 왕세제비 사이에서 태어난 히사히토 왕자 현재 일본 왕실의 유일한 남자 왕손이다. 사진=궁내청 인스타그램물론 이번 개정으로 모든 문제가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개정법 부칙은 추가 입법 가능성을 열어뒀고, 국회도 안정적인 왕위 계승 방안을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정치권의 태도와 달리 국민 여론은 뚜렷하다. 마이니치신문이 지난 5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여성 일왕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72%에 달했고, 반대는 10%에 그쳤다. 소셜미디어(SNS)에서도 나루히토 일왕의 외동딸 아이코 공주를 두고 “왜 공주는 일왕이 될 수 없느냐”는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마이니치신문은 이처럼 높은 찬성 여론에도 정치권이 움직이지 않는 배경으로 ‘정치적 부담’을 꼽았다. 자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보수단체 ‘일본회의’와 ‘신사본청’이 남계 남성에 의한 왕위 계승 원칙을 강하게 지지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한 자민당 중진 의원은 마이니치신문에 “지지자들과 대화할 때는 ‘아이코 공주가 일왕이 되는 길도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선거 유세차에 올라 그것을 주장할 용기는 없다”고 털어놨다.여성 일왕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이라고 해도, 그 여론이 곧바로 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왕실 문제는 물가나 임금처럼 유권자의 선택을 좌우하는 핵심 현안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자민당으로서는 핵심 지지층의 반발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문제를 앞장서 꺼낼 정치적 유인이 크지 않은 셈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23/1784771730635802.jpg"/> 소셜미디어에서는 아이코 공주를 두고 “왜 공주는 일왕이 될 수 없느냐”는 질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궁내청 인스타그램한때는 정치권에서도 여성 일왕을 인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은 전문가회의를 설치했고, “여성 일왕과 여계 일왕을 모두 인정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당시 왕실에 오랫동안 남자아이가 태어나지 않아 왕위 계승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 배경이었다. 그러나 이듬해 나루히토의 동생 후미히토 왕자 부부에게 아들 히사히토가 태어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개혁 논의는 사실상 멈췄고, 여성 일왕을 둘러싼 동력도 빠르게 식었다.이후 자민당은 여성의 왕위 계승 문제를 되도록 꺼내지 않는 쪽을 택했다. 보수층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데다 왕실 구성원 개인이 정치적 논쟁의 한복판에 설 수 있다는 우려도 영향을 미쳤다. 결국 이번 개정에서도 비교적 합의하기 쉬운 선까지만 나아갔다. 여성 왕족에게는 결혼 뒤에도 왕실에 남을 길을 열어주고, 옛 왕족 출신 남성에게는 왕실로 돌아올 통로를 마련했지만, 여성이 왕위를 계승할 길은 열리지 않았다.NHK는 이번 입법 과정을 두고 “조용하고 차분한 논의를 원칙으로 한다던 당초 취지와는 거리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중의원 선거 압승 이후 정부·여당은 회기 내 처리를 목표로 법안을 밀어붙였고, 국회 막판에는 다른 법안 처리를 위한 여야 협상의 카드로 활용됐다는 것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23/1784771664449978.jpg"/> ANN이 7월 18~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이 49.2%로 출범 이후 처음 50% 아래로 떨어졌다. 사진=ANN 뉴스 캡처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여론은 냉담하다. 7월 18~19일 마이니치신문이 실시한 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한 달 전보다 10%포인트(p) 하락한 41%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내각 출범 이후 최저치다. “개정 왕실전범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은 19%에 그친 반면,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은 45%였다.아사히뉴스네트워크(ANN)의 조사에서도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10.9%p 내린 49.2%였다. 아사히신문은 “왕실전범 개정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분석했다. “충분한 논의 없이 주요 정책을 밀어붙인다는 다카이치 내각의 이미지가 이번 개정을 계기로 더욱 선명해졌다”는 평가다.79년 만의 개정으로 일본 왕실전범은 큰 변화를 맞았다. 하지만 남계 남성 중심의 왕위 계승 원칙은 그대로 남았다. ‘왜 여성은 왕위를 계승할 수 없는가’ ‘왜 남계 남성만을 고집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은 끝내 쟁점이 되지 못했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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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폭염이 바꾼 출근룩? 일본 ‘비즈니스 반바지’ 뜻밖의 논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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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Wed, 15 Jul 2026 11:35:13]]></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직장에 반바지를 입고 출근해도 괜찮을까.” 일본에서 반바지가 뜻밖의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올해 4월 도쿄도가 공무원의 반바지 근무를 허용하고, 대형 남성복업체까지 비즈니스용 반바지를 내놓으면서다. “시원해야 업무 효율도 높아진다”는 현실론이 힘을 얻는 한편, “비즈니스 복장으로 부적절하다” “아저씨의 다리털은 불쾌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기후위기로 폭염이 일상이 된 가운데, 일본 사회가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겨온 직장 문화에도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15/1784078887904418.jpg"/> 7월 14일 도쿄도청 청사에서 ‘도쿄 쿨비즈’ 캠페인의 일환으로 반바지, 티셔츠, 운동화 등 편안한 복장을 한 공무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일본의 직장인 복장은 여전히 꽤 보수적이다. 특히 금융과 부동산, 컨설팅처럼 신뢰와 격식을 중시하는 업계에서는 슈트가 사실상의 유니폼으로 통한다. 옷차림의 기준도 개성이나 유행과는 조금 다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결감’, 그리고 ‘상대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영국 컨설팅업체 ‘글로벌비즈니스컬처’는 그 배경으로 일본 특유의 배려 문화를 꼽는다. “직장에서의 복장을 개인의 취향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예의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편안함보다 단정하고 신뢰감을 주는 인상을 우선한다. 그 결과 일본에서는 무더운 여름에도 흐트러짐 없는 차림이 오랫동안 직장인의 미덕으로 여겨졌다.단단한 규칙 복장에 처음 균열이 생긴 것은 2005년이었다. 일본 환경성은 여름철 냉방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이른바 ‘쿨비즈(Cool Biz)’ 캠페인을 시작했다. 실내 냉방 온도를 28℃ 안팎으로 유지하는 대신, 직장인들에게 넥타이와 재킷을 벗자고 제안한 것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15/1784078207458593.jpg"/> 2005년 ‘노타이’로 시작한 일본의 쿨비즈 캠페인이 2026년 ‘반바지’까지 허용하는 방향으로 확대됐다. 사진=TBS 뉴스 캡처지금 보면 소박한 변화지만 당시에는 파격이었다. “폴로셔츠를 비즈니스웨어로 인정할 수 있는가”를 두고도 진지한 논쟁이 벌어졌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복장 규정이 엄격한 일부 회사에서는 “앞단에 단추가 끝까지 달려 있지 않다”는 이유로 폴로셔츠 착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이에 대응해 일반 와이셔츠처럼 앞단에 단추를 달고, 폴로셔츠와 같은 피케 소재를 사용한 ‘절충형 셔츠’가 등장했다. 시원함과 격식을 동시에 살린 이 셔츠는 한때 여름철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일본의 직장 복장 문화는 대체로 이런 식으로 변해왔다. 기존 규범을 한 번에 허무는 대신, 익숙한 형식은 유지한 채 조금씩 완화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변화의 속도를 크게 앞당겼다. 재택근무가 늘고 ‘일하는 방식 개혁’이 확산하면서 출근복에도 실용성과 편안함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았다. 여름철 넥타이와 재킷은 점차 자취를 감췄고, 이제는 폴로셔츠 차림으로 출근하는 직장인도 낯설지 않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15/1784078243125590.jpg"/> 일본 환경성은 2005년 여름철 냉방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넥타이와 재킷을 생략하는 쿨비즈 캠페인을 시작했다. 사진=TBS 뉴스 캡처그리고 쿨비즈가 시작된 지 21년. 이번에는 반바지가 새로운 논쟁의 중심에 섰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2026년 4월 기존 쿨비즈를 한층 확대한 ‘도쿄 쿨비즈’를 도입했다. 업무 내용과 상황에 따라 도청 직원들이 티셔츠와 운동화는 물론, 반바지까지 입고 근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여론은 엇갈리고 있다. 후지TV가 시민들에게 의견을 묻자 “무릎 정도 길이라면 업무복으로 무리가 없다” “고객을 만날 때만 격식을 갖추면 되고, 그 외에는 반바지를 입을 수 있으면 훨씬 편할 것 같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폭염 시대인 만큼 복장도 실용성을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다.반면 “노출이 많은 복장은 업무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 “지나치게 편한 옷차림은 긴장감까지 흐트러뜨릴 수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논쟁은 곧 복장을 넘어 외모와 젠더 문제로 번졌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직장에서 다른 사람의 정강이털은 보고 싶지 않다” “아저씨의 반바지 차림은 불쾌하다”는 글이 잇따랐고, 이에 맞서 “외모지상주의(루키즘) 아니냐” “남성 차별 아니냐”는 반론도 뒤따랐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15/1784079038013659.jpg"/> 일본 대표 정장업체 아오야마상사가 지난 5월 자사 최초의 비즈니스용 반바지를 출시했다. 사진=아오야마상사 홈페이지직장인의 반바지를 둘러싼 논쟁은 해외 언론에 이례적인 풍경으로 비치는 듯하다. 영국 ‘더타임스’는 “도쿄 직장인들이 폭염 속에서도 반바지 착용에는 여전히 차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고 전하며, 기후위기로 인한 폭염과 보수적인 직장 문화가 충돌하는 일본 사회를 조명했다.찬반 논쟁 속에서도 의류업계는 반바지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읽기 시작했다. 일본 대표 정장 브랜드 ‘양복의 아오야마’를 운영하는 아오야마상사는 지난 5월 자사 최초의 비즈니스용 반바지를 출시했다. 접촉 냉감과 속건 기능을 갖춘 기능성 소재를 사용했고, 구김이 잘 생기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캐주얼 반바지보다 정장에 가까운 인상을 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출시를 결정하기까지는 내부에서도 우려가 컸다고 한다. “정장을 사러 오는 고객이 과연 반바지를 살까”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오야마상사는 소비자의 복장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지금이 미래의 수요에 대비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그렇다면 일반 반바지와는 무엇이 다를까. ‘비즈니스 반바지’ 상품 개발을 맡은 사토 히로키 씨는 그 기준을 ‘상대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는가’에서 찾는다. 특히 공을 들인 것은 길이와 실루엣이다. 앉았을 때도 다리가 지나치게 드러나지 않도록 길이를 조정하고, 밑단으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테이퍼드 디자인을 적용해 단정한 인상을 살렸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15/1784079123923670.jpg"/> 한 시민은 직장인의 반바지 근무를 두고 “너무 편한 복장은 긴장감을 흐트러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후지뉴스네트워크(FNN) 캡처물론 아직까지는 일본 직장인의 표준 복장과는 거리가 있다. 아오야마상사 역시 반바지를 적극 권하기보다는 선택지를 하나 더 늘리는 데 의미를 둔다. 사토 씨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남성용 양산이나 운동화를 비즈니스웨어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며 “시대의 상식은 언제나 논쟁을 거쳐 바뀐다. 2~3년 뒤에는 반바지도 자연스러운 출근복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반바지 논쟁은 예상치 못한 시장까지 움직이고 있다. 직장에서 다리를 드러내는 복장이 화제가 되면서 남성 체모 관리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는 분위기다. 파나소닉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는 10~60대 남성의 68.3%가 “체모 관리에 거부감이 없다”고 답했고, 10대에서는 그 비율이 80%를 넘었다.기업들도 이런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P&amp;G재팬에 따르면 얼굴 아래 체모를 관리하는 이른바 ‘바디 그루밍’을 하는 소비자는 10~60대에서 36%, 16~22세에서는 58%에 달한다. ‘아저씨의 다리털’을 둘러싼 논쟁은 이제 남성 그루밍 문화의 확산과 맞물리며 새로운 소비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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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목숨 건 에어컨 전쟁’ 역대급 폭염에 무너진 유럽의 자존심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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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09 Jul 2026 18:47:11]]></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유럽 대륙 전체가 거대한 가마솥처럼 끓어올랐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6월 하순부터 이미 40℃를 넘나드는 역대급 폭염이 몰아닥친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 한낮의 기온이 44.3℃를 찍으면서 80년 관측사를 새로 썼고, 독일, 체코, 폴란드 역시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연일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런 유례없는 폭염은 순식간에 4000명이 넘는 목숨을 앗아가는 대참사로 이어졌다. 타들어가는 더위를 참지 못해 물로 뛰어든 청년들이 무더기로 목숨을 잃었는가 하면, 어린 자녀들이 불볕더위 속 차량에 갇혀 숨지는 등 비극이 잇따랐다. 재난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폭염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는 이유는 유럽 가구의 낮은 에어컨 보급률 때문이기도 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인류를 위협하는 ‘소리 없는 살인자’라 명명한 이번 폭염의 내막과 마비된 유럽의 속사정을 살펴봤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9/1783589276998773.jpg"/> 유럽에 몰아닥친 폭염으로 40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 사람이 6월 24일 파리 에펠탑 근처 트로카데로 분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건 더위가 아니라 재난이다.”해마다 여름이면 찾아오는 무더위가 올해는 유럽 사회 전체를 재난 수준으로 내몰고 있다. 도시의 광장은 한낮이면 텅 비고, 학교는 문을 닫았으며, 철도는 속도를 늦췄다. 관광객으로 붐벼야 할 에펠탑과 루브르 박물관은 조기 폐장했다.이번 폭염은 단순히 기온이 조금 높아진 수준이 아니다. 유럽 기상당국은 “관측 사상 가장 이른 시기에 찾아온 초대형 폭염”이라고 발표했다. 예년 같으면 7~8월에나 나타날 극심한 무더위가 6월부터 대륙을 덮쳤고, 곳곳에서는 수십 년에서 길게는 100년 넘게 유지되던 최고기온 기록이 하루아침에 새롭게 쓰였다.가령 프랑스 남서부 피소의 낮기온은 무려 44.3℃까지 치솟았으며, 파리 역시 40.9℃를 기록하며 6월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밤에도 최저기온이 24℃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이른바 ‘초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다른 나라들의 사정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스페인 북부 칸타브리아는 43.7℃의 살인적인 고온에 노출됐고, 체코와 독일도 각각 41.9℃, 41.7℃를 기록하며 줄줄이 최고기온 기록을 새로 썼다.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기상학자들은 이번 폭염의 원인으로 ‘오메가 블록’ 현상을 지목한다.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올라온 뜨거운 공기가 유럽 상공에 자리 잡은 강력한 고기압에 갇히면서 그리스 문자 Ω(오메가) 모양의 기압 배치가 만들어졌고, 이 거대한 고기압이 뚜껑처럼 유럽을 덮으면서 뜨거운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더해지면서 폭염은 더욱 강해졌다.이에 세계기상기구(WMO)는 유럽을 가리켜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는 대륙”이라고 진단했는가 하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성명을 통해 “폭염은 더 이상 예외적인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류가 마주한 새로운 일상(뉴노멀)”이라고 발표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국 정부의 대처 방안도 국가적 비상사태를 방불케 한다. 프랑스는 행정구역 절반이 넘는 지역에 최고 단계인 적색 폭염경보를 발령했다. 이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기상 상황을 의미하는 최고 수준의 경보다. 약 6300만 명이 경보의 영향을 받았고, 정부는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라고 거듭 당부했다. 845개 학교가 휴교했는가 하면, 1800여 개 학교는 수업 시간을 단축했다.여름이면 전세계에서 찾아오는 방문객들로 북적이는 유럽 각국의 관광 명소들 역시 더위를 버티지 못했다. 파리 에펠탑과 루브르 박물관은 관람객 안전을 위해 조기 폐장을 결정했고, 이탈리아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은 냉방시설 이상으로 입장권 판매를 중단했다. 런던 버킹엄궁에서는 털모자와 두꺼운 제복을 착용하는 전통 근위병 교대식이 축소 운영됐다.산업 현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프랑스는 강물 수온이 지나치게 올라 원자로 냉각수 확보가 어려워지자 일부 원자력발전소의 발전량을 줄였으며, 영국에서는 철도 레일이 휘어질 가능성이 커지자 열차 운행 속도를 늦추기도 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9/1783589542511231.jpg"/> 6월 26일 폭염 경보가 발령된 영국 런던에서 지하철 승객들이 부채 등으로 더위를 쫓아보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폭염으로 인한 초과 사망자 수 역시 이미 국가 재난 수준에 버금간다. 프랑스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초과 사망자가 2025명 발생했으며, 벨기에 1222명, 스페인 1028명, 네덜란드 480명 등 7월 초까지 공식 확인된 사망자만 4000명을 넘었다. 초과 사망자는 단순히 열사병으로 숨진 사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평소였으면 생존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들이 폭염 때문에 기존 심혈관질환이나 호흡기질환이 악화돼 숨진 사례까지 모두 포함한 수치다.가장 안타까운 사고는 프랑스 남부 카르팡트라에서 발생했다. 주말 오후, 장을 보고 돌아온 어머니는 믿을 수 없는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두 살과 네 살배기 남매가 차량 안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것이다. 당시 바깥 기온은 39℃에 육박했고, 밀폐된 차량의 내부 온도는 단 수십 분 만에 60~70℃를 넘나드는 찜통으로 변해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아이들은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고령층의 피해도 잇따랐다. 프랑스 남서부 지롱드와 보르도 지역에서는 80세에서 95세 사이의 노인 세 명이 연이어 폭염으로 숨졌다. 스페인에서도 40℃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 노인 두 명이 열사병으로 길거리에서 쓰러져 숨졌다.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유럽 대륙 전역에서는 생존을 위한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됐다. 바로 ‘에어컨 확보 전쟁’이다. 그동안 에어컨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환경의 적이라며 극도로 꺼려왔던 유럽인들이 자존심을 버리고 마트로 떼지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형 마트가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경찰이 긴급 출동하는 등 유례없는 해프닝도 연출되고 있다.가장 극적인 충돌이 발생한 곳은 프랑스 파리 외곽에 위치한 대형 할인마트 ‘리들’이었다. ‘리들’ 측은 본격적인 폭염에 대비해 이동식 에어컨과 선풍기 20만 대를 전국 매장에 179유로(약 30만 원)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풀겠다는 광고를 내보냈다. 평소 이동식 에어컨이 1000유로(약 170만 원) 안팎에 판매됐던 만큼 이번 할인은 결코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였다.행사 당일인 지난 2일 새벽, 각 지점의 매장들 앞에는 그야말로 진풍경이 벌어졌다. 아직 개점까지는 한참 남았지만 수백 명의 시민들이 동이 트기 전부터 매장 앞에 길게 줄을 늘어섰다. 누군가는 새벽 4시부터 자리를 잡았고, 누군가는 접이식 의자를 펴고 밤을 새웠다. 그리고 마트 문이 열리는 순간 이성을 잃은 사람들은 매장 안으로 일제히 돌진했다. 난테르 매장에서는 100명이 넘는 인파가 한꺼번에 입구로 밀려들면서 자동문이 파손됐고, 일부 매장에서는 사람들이 바닥에 깔리는 압사 사고 직전의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매장 안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한정된 수량의 에어컨을 먼저 차지하기 위해 여기저기서 고성과 욕설이 터져 나왔고, 급기야 주먹다짐까지 벌어졌다. 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유포된 현장 영상은 충격 그 자체였다. 선풍기 한 대를 사이에 두고 건장한 성인 남성 세 명이 서로 밀치며 몸싸움을 벌이거나, 여성 고객들이 서로 머리채를 잡고 바닥을 뒹굴었다. 고성과 욕설이 매장 안을 가득 메웠으며, 새치기를 둘러싼 실랑이가 이어졌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9/1783589975599546.jpg"/>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9/1783589984573455.jpg"/> 프랑스의 할인마트 ‘리들’에서 에어컨 구매 전쟁이 벌어졌다. 마트 문이 열리는 순간 이성을 잃은 사람들은 매장 안으로 일제히 돌진하면서 자동문이 파손되기도 했다. 사진=X 캡처결국 일부 매장은 안전 문제를 이유로 입장을 일시 중단했고, 재고가 모두 소진됐다는 안내 방송과 함께 조기 판매 종료를 선언하기도 했다. 새벽부터 줄을 섰지만 끝내 허탕을 친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파리 북부의 한 매장 앞에서 새벽 4시부터 7시간 동안 줄을 선 끝에 겨우 선풍기 한 대를 손에 쥔 한 시민은 “우리가 사는 고층 아파트는 단열이 전혀 안 돼 여름이면 말 그대로 가마솥이 된다”며 “아이들을 살리려면 새벽부터 나와 싸우는 이 방법밖에는 없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하지만 대부분의 시민은 빈손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마트 측이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던 것과 달리 실제 입고된 에어컨 수량이 턱없이 적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준비된 물량이 사실은 한두 대에 불과했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200여 명의 주민과 함께 한 시간 이상 대기했던 한 시민은 “경찰이 와서 재고가 없으니 해산하라고 했다. 매장에 입고된 두 대마저도 출동한 경찰들이 자기들이 쓰려고 빼돌린 것 같다”며 의심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리들’ 측을 향해 “사람들의 절박한 심리를 이용한 미끼 상품이자 사기 광고”라며 분통을 터뜨렸다.그런가 하면 난민과 서민들이 모여 사는 파리 북부의 빈민가 일대는 마트로 가려는 차량이 엉키면서 도시 전체가 마비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현장을 지켜본 한 주민은 “말 그대로 광기였다. 차를 도로에 버려두고 마트로 뛰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전쟁이 난 줄 알았다”며 혀를 내둘렀다.에어컨 품귀 현상은 프랑스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게 아니다. 비교적 선선한 기후 때문에 평소 가정 내 에어컨 보급률이 극히 낮았던 영국, 스위스, 네덜란드 등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 스위스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인 ‘갈락수스’는 지난 6월 한 달 동안 판매된 에어컨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38%, 선풍기는 72% 폭증했다고 발표했다. ‘갈락수스’ 관계자는 “현재 유럽 내 모든 물류 창고의 냉방기기 재고가 완전히 바닥났다”고 밝혔다.영국 최대의 가전 유통업체인 ‘커리스’ 역시 비상이 걸렸다. 선풍기 판매량은 일주일 만에 3000% 폭증했고, 에어컨 판매량도 330% 늘었다. 영국의 또 다른 유통 공룡인 ‘존 루이스’는 아예 온라인 페이지에 “올해 준비한 냉방 제품 판매를 조기 종료한다”는 안내문을 걸어 놓았다.이번 에어컨 대란이 유럽 사회의 고질적인 문화 및 정치적 모순을 극명하게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실제 유럽은 전 세계에서 주택 내 에어컨 보급률이 가장 낮은 대륙이다. 미국,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의 에어컨 보급률은 대부분 90%를 웃도는 반면, 유럽연합은 20% 안팎에 불과하다. 가장 큰 이유는 오랫동안 유럽 대륙의 여름이 비교적 짧고 선선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부분의 주택은 여름철 열을 빼내기보다는 겨울철 열을 붙잡아두는 구조로 지어졌다. 에어컨이 지구온난화를 부추긴다는 환경 의식 역시 한몫했다. 실제 불과 한 달 전 ‘입소스’ 조사에서도 프랑스 국민의 78%는 “에어컨은 환경에 유해하므로 설치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하지만 한낮의 기온이 40℃를 웃돌자 이 같은 신념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에어컨은 환경의 적”이라고 부르짖던 정치인들조차 이제는 냉방시설 확대를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저소득층의 에어컨 설치를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주장이 힘을 얻고 있고, 그동안 냉방기 설치 확대에 부정적이던 녹색당마저 “생존을 위해서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일시적인 이변이 아니라 앞으로 유럽이 반복해서 마주하게 될 미래의 풍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리고 어쩌면 이는 기후 재앙의 최전선에 서있는 인류를 향해 지구가 던지는 가장 강력하고도 무서운 경고일지도 모른다.옛 건물 많은 데다 반환경 거부감까지…유럽인들 에어컨 설치 못하는 속사정우리나라를 비롯해 거의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여름철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은 에어컨이 왜 유독 유럽에서는 이토록 찾아보기 힘든 걸까. 그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과거에는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서유럽과 북유럽의 여름은 비교적 짧고 선선했기 때문에 에어컨 자체가 필요 없는 환경이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9/1783590268750086.jpg"/> 파리의 가전 매장에서 손님들이 선풍기와 에어컨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와 관련, 파리 국제환경기후연구센터(CIRED)는 “20세기까지만 해도 프랑스의 대부분 지역에서는 에어컨이 사실상 쓸모없는 물건이었다”고 설명했다. 지금처럼 수주 동안 40℃ 안팎의 폭염이 이어지는 날이 거의 없었기에 냉방은 필수품이 아닌 사치품으로 인식됐고, 차양을 치거나 두꺼운 벽과 작은 창문을 활용하는 전통적인 건축 방식으로 더위를 견뎌왔다.하지만 기후변화는 이런 인식을 완전히 뒤집고 말았다. 다국적 기후연구단체인 세계기상특성분석(WWA)은 최근 유럽 대륙을 덮친 열돔 현상과 이로 인한 살인적인 폭염은 불과 50년 전인 1976년만 해도 ‘사실상 발생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냉방 설비에 대한 사회적 인프라와 인식의 전환 속도가 기온 상승세를 따라잡지 못하는 지체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그렇다고 해서 에어컨을 쉽게 설치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 유럽에는 수백 년 된 건물이 많고, 그마저도 대부분 겨울철 추위를 막기 위해 열을 내부에 보존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이런 두꺼운 석조 벽은 겨울에는 장점이지만 여름에는 낮 동안 흡수한 열을 밤이 되어도 밖으로 방출하지 않아 건물 전체를 거대한 '열 저장고'로 만든다.개인이 에어컨을 마음대로 설치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에어컨을 설치하려면 대규모 공사가 필요한 데다 비용 부담도 크다. 또한 문화재나 역사적 건축물은 외관 보존 규정 때문에 실외기 설치 허가가 거부되는 경우가 많다. 프랑스의 경우, 실외기를 건물 외벽에 설치하려면 도시 미관과 문화재 보호법 등을 이유로 깐깐한 행정적 허가를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비용과 복잡한 절차 탓에 주민들이 설치를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에어컨을 가동할 때 짊어져야 하는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유럽은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세입자들이 집주인 동의 없이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문화적, 이념적 거부감도 무시할 수 없다.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에어컨을 기후 위기를 악화시키는 ‘반환경적 기기’로 규정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에어컨이 가동될 때 발생하는 실외기의 열기가 도시를 더 뜨겁게 만드는 ‘도심 열섬 현상’을 심화시키고, 전력망에 과부하를 주어 대규모 정전을 유발한다는 비판이다.전문가들은 에어컨이 고령층이나 환자 등 취약계층의 사망률을 낮추는 확실한 대책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런던 위생대학원(LSHTM)의 피에르 마실로 교수는 “에어컨이 취약계층 보호에 유용한 건 사실이지만 경제적 여유가 없는 이들은 정작 에어컨을 쓰지 못하는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결국 앞으로 유럽이 풀어야 할 숙제는 건물 단열 개선, 도시 녹지 확대, 열섬현상 완화 등 장기적인 대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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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피로 회복 파자마 빅히트…‘잠 못 드는 나라’ 일본의 잘 자는 기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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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09 Jul 2026 11:44:51]]></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가장 잠을 적게 자는 나라는 어디일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답은 일본이다. 일본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22분으로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짧다. 한국 역시 수면 부족 국가로 꼽히지만, 일본인은 우리보다도 약 30분을 덜 잔다. 잠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면 어떻게든 더 빨리 잠들고, 더 깊게 자야 한다. 이 같은 현실이 수면과 기술을 결합한 ‘슬립테크(Sleep Tech)’ 시장을 키우고 있다.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10억 달러(약 1조 5025억 원) 규모로 커진 일본의 수면 산업을 집중 조명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9/1783560960064357.jpg"/> 바쿠네는 ‘입고 자는 피로 회복 파자마’라는 콘셉트로 입소문을 타며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사진=텐셜 홈페이지#잠옷으로 피로를 푼다일본의 슬립테크는 더 이상 안대나 기능성 베개에 머물지 않는다. 밤새 뒤척임을 감지해 수면 자세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스마트 침대부터 짧은 낮잠을 위해 설계된 전용 수면 부스까지, ‘잘 자는 기술’은 점점 더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가장 눈길을 끄는 키워드는 단연 ‘리커버리웨어(Recovery Wear)’다. 특수 세라믹을 함유한 기능성 섬유를 적용해 혈액순환을 돕고 피로 회복을 지원한다고 내세운 홈웨어와 파자마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대표 주자가 일본 웰니스기업 텐셜이 개발한 바쿠네다. ‘입고 자는 피로 회복 파자마’라는 콘셉트로 입소문을 타며 일본 수면 시장의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2026년 6월 기준 누적 판매량은 200만 세트를 넘어섰고, 상·하의를 각각 집계한 판매량은 400만 벌을 돌파했다. 열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아오키, 니토리, 이온 등 패션·가구·유통 기업들까지 잇달아 시장에 뛰어들면서 ‘잠옷도 회복을 위한 기능성 의류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조사기관을 인용해 “리커버리웨어 시장이 2030년 약 1700억 엔(약 1조 5800억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9/1783560999163668.jpg"/> ZZZN 슬립 어패럴 시스템. 음악과 조명을 자동으로 조절해 사용자가 적절한 타이밍에 잠들고 깨어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진=ZZZN 홈페이지한발 더 나아가 잠옷은 인공지능(AI)과 생체 데이터도 품기 시작했다. 현재 시제품 단계인 ‘ZZZN 슬립 어패럴 시스템’은 일본의 전통 방한 침구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미래형 수면복이다. 스마트링으로 측정한 생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조명과 음악을 자동으로 조절하고, 사용자가 보다 편안하게 잠들고 자연스럽게 깨어날 수 있도록 돕는다.특히 후드에 내장된 헤드셋은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동시에 개인의 수면 상태에 맞춘 맞춤형 사운드를 제공한다. 이쯤 되면 단순히 ‘입는 잠옷’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수면 환경을 구현하는 ‘움직이는 침실’에 가깝다.#서서 낮잠 자는 시대충분히 잠을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은 또 다른 시장을 키우고 있다. 바로 ‘낮잠’이다. 도쿄의 한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는 52세 직장인은 “평일에 매일 8시간씩 자는 건 현실적으로 꿈같은 이야기”라며 “그래서 짧은 낮잠이라도 더 잘 자는 방법을 익혀 그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9/1783561055718781.jpg"/> 일본 네스카페에서 1인용 낮잠 부스 ‘지라프냅’을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가 열리기도 했다. 이미지=지라프냅 홈페이지실제로 20분 안팎의 낮잠은 집중력을 되찾고, 피로를 빠르게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어디서, 어떻게 자느냐다. 이러한 수요를 겨냥해 일본에서는 아예 ‘1인용 낮잠 부스’까지 등장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라프냅(Giraffenap)’이다. 기린처럼 서서 휴식을 취한다는 발상에서 출발한 제품으로, 2023년 첫선을 보인 이후 도쿄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무실 도입이 꾸준히 늘고 있다.가장 큰 특징은 침대 없이도 편안하게 쉴 수 있다는 점이다. 머리와 엉덩이, 정강이, 발바닥 등 네 지점으로 몸을 지탱해 서 있는 자세에서도 안정적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차지하는 공간도 침대보다 훨씬 적어 사무실은 물론 공간이 협소한 곳에도 설치가 가능하다. 개발사는 “서 있는 자세에서도 얕은 수면 단계인 ‘비렘수면 2단계’까지 도달할 수 있다”며 “깊은 잠에 빠져 멍한 상태로 깨는 대신, 20분 정도 짧게 쉬고 곧바로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정말 서서도 잠을 잘 수 있을까. 수면학 권위자인 야나기사와 마사시 교수는 “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가 중요하게 보는 것은 자세보다 ‘20분’이라는 시간이다. 이를 넘기면 깊은 잠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고, 잠에서 깬 뒤 오히려 더 피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낮잠은 어디까지나 응급처방일 뿐, 장기적인 수면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9/1783561136545731.jpg"/> 캡슐호텔 나인아워스는 ‘수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나인아워스 홈페이지#잠드는 공간이 똑똑해졌다일본의 캡슐호텔은 원래 저렴한 가격에 작은 캡슐형 객실을 제공하는 숙박시설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공간이 잠을 자는 곳을 넘어 ‘잠을 분석하는 곳’으로 진화하고 있다. 객실 구조와 환경이 대부분 비슷해 수면 데이터를 수집하고 비교하기 적합하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일례로 도쿄의 ‘나인 아워스 아카사카’다. 이곳은 고객 동의를 거쳐 익명화한 수면 데이터를 의료기관과 연구기관에 제공하고, 수면 상태가 좋지 않은 고객에게는 전문 클리닉을 연계한다. 객실 안에 설치된 다양한 센서가 웨어러블 기기 없이도 몸의 움직임과 코골이, 호흡 등을 감지해 수면 상태를 평가하는 방식이다.수면 분석 서비스를 신청하면 개인별 리포트도 받아볼 수 있다. 리포트에는 수면 패턴을 비롯해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 질환의 위험도까지 담긴다. 이용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한 남성 고객은 “예상보다 코골이가 심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생활습관을 돌아보게 됐다”고 했고, 또 다른 고객은 “막연히 잠을 설친다고 생각했는데 수면 상태를 수치로 확인하니 개선해야 할 점이 훨씬 분명해졌다”고 전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9/1783561185810929.jpg"/> 니토리가 올해 출시한 스마트 침대. 사진=니토리 홈페이지침대도 빠르게 진화 중이다. 최신 스마트 침대는 내부 공기 순환 시스템으로 습기를 줄여 덥고 습한 일본의 여름밤에도 쾌적한 수면 환경을 만들어준다. 미세한 진동으로 몸의 긴장을 풀어주거나,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가장 편안한 자세로 자동 조절하는 기능도 갖췄다. 일본 최대 가구기업 니토리가 올해 선보인 스마트 침대는 이러한 기능을 집약한 제품이다. 센서가 사용자의 움직임과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침대 각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면서 보다 편안한 수면을 돕는다.슬립테크의 무대는 이제 침실을 넘어 집 전체로 확장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조명과 실내 온도, 습도까지 자동으로 조절하는 신축 아파트도 등장했다. 욕실까지 밝은 천장 조명을 사용하던 기존 주택과 달리, 저녁이 되면 조도를 자연스럽게 낮추고 실내 환경을 수면에 맞춰 바꿔준다. 잠드는 순간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귀가하는 순간부터 수면을 준비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한국은 교사 혼자 싸우는데…무너진 교권 지키는 세계 각국 '참교육' 실태]]></title>
            <link>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amp;entry_id=511687</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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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02 Jul 2026 15:49:24]]></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참교육’이 폭발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가상의 조직인 교권보호국의 통쾌한 활약을 보면서 대리 만족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시청자들이 비록 폭력적이긴 해도 교권보호국이라는 판타지에 열광하는 배경에는 무너진 교권에 대한 현실적인 분노가 있다. 이런 위기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 일본, 중국, 프랑스, 독일 등 다른 나라들 역시 비슷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다만 위기를 해결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다른 나라들의 갈등은 ‘시스템 대 시스템’의 양상을 띠는 반면, 법적 가이드라인과 공적 시스템이 부재한 우리나라는 교사 개인이 학부모 민원과 아동학대 고소전의 최전선에 서있는 경우가 많다. 대중이 드라마 속 응징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은 결국 교사를 홀로 고립시키지 않는 합법적 제도 장치에 대한 열망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2/1782972016844431.jpg"/> 교권 추락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 일본, 중국, 프랑스, 독일 등 다른 나라들 역시 비슷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참교육’의 한 장면.#미국미국은 기본적으로 교사 개인이 학부모와 직접 싸우지 않도록 교장단과 교내상주경찰(SRO)이 전면에 나서는 구조를 갖고 있다. 학생이 규칙을 어기면 ‘행동 규약’에 따라 엄격하게 격리되거나 정학 처분을 받는다. 다만 최근에는 교사의 권한과 의무의 균형, 혹은 교사의 면책 범위를 두고 법적 공방이 벌어지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일례로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교사의 징계나 비위 고발 건에 대해 비밀을 유지하도록 강제하던 주법률의 일부 조항이 학부모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 판결을 받기도 했다. 요컨대 교권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가 사회적 알 권리와 충돌한 것이다.교권 보호를 둘러싼 문제는 정치권 공방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2023년, 켄터키주 하원은 교사가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즉시 교실 밖으로 내보낼 수 있는 ‘학교 징계 법안’을 89 대 6이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동일한 학생이 30일 안에 3회 이상 퇴실 조치를 받으면 ‘상습 방해 학생’으로 분류돼 정학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교직원이나 다른 학생에게 위협을 가한 경우에는 퇴학도 가능하다. 법안을 발의한 팀 트루엣 공화당 의원은 “교사들이 교실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통제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이는 “상식적인 학교 규율을 복원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과도 맞물려 있다. 요컨대 진보적 성향의 정부가 추구했던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 교육 기조가 오히려 학교 안전을 해치고 교사들의 손발을 묶었다는 주장으로, 이를 되돌려 교실 기강을 강하게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스테이트라인’에 따르면, 이런 맥락에서 웨스트버지니아주는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의 학생이 폭력적이거나 위협적이거나, 혹은 방해 행동을 보일 경우 즉시 교실에서 격리시키고 상담 및 행동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텍사스주에서도 가해 학생을 대안 교육 프로그램에 최소 30일간 강제 위탁하는 이른바 ‘교사 권리장전’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다.이런 행정명령이 내려진 배경에는 날로 심각해지는 미국 교사들의 위기감도 있다. 미국심리학회(APA)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교사와 교직원에 대한 학생들의 위협 및 폭력이 높은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학생으로부터 언어폭력이나 위협을 경험한 교사는 팬데믹 이전 65%에서 80%로 늘었으며, 학부모로부터 언어폭력 및 위협을 경험한 교사 역시 53%에서 63%로 증가했다.이에 이직, 전근, 조기퇴직 의향을 밝힌 교사 비율도 팬데믹 기간 전후를 비교했을 때 49%에서 57%로 상승했다. 교사들의 스트레스 지표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직무 스트레스를 빈번하게 느낀다고 답한 교사는 55%였으며, 번아웃을 호소한 교사도 57%나 됐다.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강경 대책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커녕 또 다른 인권 침해와 교육 불평등을 낳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기 때문이다. ‘텍사스 시민권 프로젝트’의 알리시아 카스티요는 “일률적 처벌이 유색인종, 장애 학생, 저소득층 학생에게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2/1782972667724029.jpg"/> 실제 후쿠오카에 벌어진 교사 누명 사건을 다룬 영화 ‘날조-살인교사라 불린 남자’의 한 장면. 일본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몬스터 페어런츠’ 현상을 겪은 나라다.#일본일본의 경우는 어떨까. 일본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악성 민원을 일삼는 ‘몬스터 페어런츠(진상 학부모)’ 현상을 겪은 나라다. 가령 “내 아이가 온라인 도박으로 돈을 잃었으니 학교가 보상해라” “입학식 날에 맞춰 교정에 벚꽃이 피지 않았으니 학교가 책임져라” “아이가 등교 준비를 안 하니 교사가 매일 아침 집으로 와서 아이를 픽업해라” “졸업앨범 사진에 내 아이가 적게 나왔으니 앨범을 다시 인쇄해라”는 등 황당한 요구들이다. 심야에 교사 개인 번호로 전화를 걸어 폭언을 퍼붓는 사례도 있었다.이로 인한 교사들의 극단적 선택, 정신 질환 호소 등이 사회적 재앙 수준으로 치닫자 일본 정부와 지자체는 법적 및 행정적 매뉴얼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재팬타임스’와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2025년, 도쿄도 교육위원회는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과 폭언에 대응하기 위한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았다. 핵심은 교사가 혼자 학부모를 상대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학부모 면담은 평일 방과후 30분에서 최대 한 시간으로 제한되며, 모든 전화와 대면 상담은 사전 고지 후 녹음할 수 있다.대응 방식도 단계별로 세분화했다. 1~2회차 면담에는 복수의 교직원이 동석하고, 3회차부터는 교감 등 관리직이 주도하며, 4회차에는 심리 전문가와 변호사가 동석한다. 5회차부터는 아예 변호사가 학교 측 대표로 법적 대응에 나선다. 만약 학부모의 폭언이 계속되면 최대 다섯 명의 교직원이 함께 대응하고, 그래도 멈추지 않으면 보안업체를, 폭행을 행사하거나 퇴거를 거부하면 즉각 경찰에 신고한다.그럼에도 최근 일본 공립학교의 교사 부족 사태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과도한 업무와 학부모 갑질 스트레스가 겹치면서 연간 5000~6000명에 달하는 교사가 정신 질환을 이유로 휴직계를 내기도 했다. 초등 교사 임용 경쟁률 역시 과거 10 대 1 수준에서 역대 최저 수준(2.3 대 1~2.9 대 1)으로 떨어지는 등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중국중국은 글로벌 교육기관 ‘바르키 재단’의 조사에서 ‘교사 위상 지수’ 세계 1위를 종종 차지하는 국가다. 유교적 전통의 영향도 있지만, 국가가 법적으로 교사의 권위를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다. 가령 중국 교육부는 교사에게 합법적인 ‘징계권(훈육권)’을 부여하고 있으며, 교사는 수업 중 격리, 반성문 작성, 교내 공공봉사 등을 합법적으로 지시할 수 있다.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에 학부모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 역시 법적으로 제한되어 있다.하지만 중국의 교육 현장은 최근 유례없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 중국 정부가 과거 교사의 그림자도 밟지 못하던 시절의 엄격한 훈육 방식 대신 초·중·고 교실 내 체벌과 언어폭력을 전면 금지하는 새로운 ‘학교 훈육 규정’을 제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조치는 그동안 중국 교육계에서 끊이지 않았던 과도한 체벌 논란과 이에 따른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자구책이었다.이 규정의 핵심은 교사가 독자적으로 판단해 내릴 수 있는 징계의 수위를 3단계로 정확히 구분했다는 점이다. 1단계는 경미하게 규칙을 위반하거나 수업을 방해한 경우로, 이때 교사는 구두 경고, 반성문 작성, 교실 내 특정 공간 격리, 방과 후 청소 등의 조치를 독자적으로 내릴 수 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2/1782972619964925.jpg"/> 프랑스 영화 ‘굿 티처’는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가 사회적으로 매장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비교적 무거운 처벌이 이뤄지는 2단계는 학생이 반복적으로 규칙을 위반 혹은 불이행할 경우다. 학부모 면담을 하거나, 교내 공공봉사 활동을 지시하거나, 정서 조절 세션에 참가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 가장 중대한 처벌이 내려지는 3단계는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등 심각한 교권 침해가 일어났을 경우에 적용된다. 이 경우에는 최대 수주일 간의 정학 조치가 내려지며, 전문 심리 치료를 연계하거나, 학급을 교체하도록 한다.이런 규칙 덕분에 중국 교사들은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에게 “교실 뒤로 가라”거나 “반성문을 쓰라”고 지시할 때 학부모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다만 학생의 뺨을 때리거나 매를 때리는 등 직접적인 신체적 고통을 가하는 모든 행위, 정신건강을 해칠 수 있는 모욕적인 언행은 금지된다. 또한 오래 서 있게 하거나, 불편한 자세를 강요하는 행위, 고의적 고립 같은 은밀한 형태의 체벌 역시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 교사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신체 및 정신적 고통의 기준을 모호하게 규정해 놓았기 때문에 거친 학생들을 통제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졌다”라는 불만이다.#프랑스프랑스에서 교사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직업이 아니다. 공화국의 가치를 전수하는 국가공무원으로 예우 받으며, 교사에 대한 모욕이나 위협은 국가 공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되어 강력한 처벌이 내려진다. 실제 프랑스 형법 제433-5조에 따르면, 교사의 존엄성을 해치는 모욕적인 언사, 협박, 행동은 ‘공무원 모욕죄’라는 중범죄로 다루어지며, 별도의 가중 처벌이 내려진다. 혼자서 교사를 모욕한 경우 최대 6개월의 징역형과 7500유로(약 12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여러 명이 가담하거나 신체적 위협을 일삼은 경우에는 징역 1~2년 및 수천만 원의 벌금형이 내려진다. 학부모가 학교에 찾아와 교사에게 폭언을 퍼붓는 경우 역시 즉각적인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프랑스 교사들이 가진 가장 독특하고 강력한 법적 권리는 ‘근무 거부권’이다. 프랑스 공무원법에 명시된 권리로, 교사는 자신이나 학생의 생명이나 건강에 ‘심각하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수업을 즉시 중단하고 교실 밖으로 대피하거나 출근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프랑스 정부는 교사가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학습 환경을 방해하는 외부 요인을 법으로 제거해주었다. 이미 유치원, 초중고 교내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의 사용을 법으로 전면 금지한 경우가 바로 그렇다.#독일독일 역시 교사를 공무원으로 예우하며, 이에 따라 학교의 징계 조치 역시 엄격하게 제도화되어 있다. 독일 공립학교 교사는 대부분 각 주정부에 소속된 공무원 지위를 가진다. 따라서 교사가 학생에게 내리는 지시나 징계는 단순한 훈계가 아니라 국가 공권력에 기반한 ‘행정 조치’로 취급된다. 다시 말해 체벌은 금지되어 있지만, 공권력 지위는 최대한 보장 받는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2/1782972845516050.jpg"/> 교내 절도사건을 밝히려다가 공격당하는 교사의 이야기를 다룬 독일 영화 ‘티처스 라운지’. 독일에선 번아웃에 빠진 교사들의 대탈출이 현실화되고 있다.학생이 수업을 방해하거나 교권을 침해할 경우, 독일 교사는 주 교육법에 따라 다음과 같이 단호하게 대응한다. 1단계에서는 ‘교육적 조치’가 내려진다. 이를테면 구두 경고, 교실 내 자리 이동, 퇴실 명령, 방과 후 과제 수행하기 등이 있다. 교사는 이 조치를 내릴 때 학부모의 동의를 구하지 않으며, 정당한 권한으로 즉각 집행한다.2단계에서는 ‘행정 징계 조치’가 내려진다. 권한 주체는 교사 개인이 아닌 학교장 또는 학교협의회에 있으며, ‘교육적 조치’로도 해결되지 않는 심각한 교권 침해나 수업 방해가 지속되면 법에 따라 서면 경고, 최대 수주일간의 정학(수업 참여 금지), 타반 이동, 심한 경우 강제 전학 및 퇴학 조치가 내려진다. 이때도 학부모는 아무런 개입을 할 수 없다. 학부모가 교사 개인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항의하거나 교무실로 찾아와 멱살을 잡는 등의 행위는 법적으로 전면 차단되어 있으며, 학교의 조치에 불만이 있다면 교사 개인에게 따지는 것이 아니라 행정법적 절차(이의신청)를 밟아 교육청이나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그럼에도 독일의 공교육 현장에서도 충격적인 사건들은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교실 내부의 폭력 수위가 단순한 반항을 넘어 살인 미수나 칼부림 등 강력 범죄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dpa통신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독일 교사를 상대로 한 살인, 강간, 중상해 등 중대 폭력 범죄는 지난 10년 사이 268건에서 557건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학교 전체로 보면 폭력 범죄는 2022년 약 2만 1000건에서 2024년 2만 9000건으로 크게 증가했다.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된 교사들의 36%는 극심한 정서적 고갈(번아웃)을 겪고 있으며, 전체 교사의 27%는 “기회만 된다면 당장 교직을 떠나고 싶다”고 고백했다. 실제 교사들의 대탈출은 현실화되고 있다. 독일상태문화부장관회의(KMK)는 독일 전역에서 2만 5000명의 교사가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교사연합(VBE)은 실제 공석이 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한 교사는 “동료들이 떠난 자리를 메우기 위해 남은 교사들이 초과 근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불안정한 교실을 진정시키고 학생들과 소통할 시간조차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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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해산 확정’ 일본 통일교 1조원대 자산 어떻게 되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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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02 Jul 2026 11:28:34]]></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고액 헌금 논란으로 일본 사회를 뒤흔든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정연합·옛 통일교)’이 결국 해산 절차를 밟게 됐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최고재판소(한국의 대법원)는 지난 6월 22일 교단 측의 특별항고를 기각하며 해산 명령을 최종 확정했다. 이미 교단의 자산은 법원이 선임한 청산인의 관리 아래 들어갔다. 약 1040억 엔(약 9950억 원)에 이르는 자산은 청산 절차를 거쳐 피해자 배상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제 관심은 수십 년간 이어진 고액 헌금 피해를 어디까지 구제할 수 있을지에 쏠린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2/1782955544140595.jpg"/> 일본 최고재판소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에 대한 해산 명령을 최종 확정했다. 도쿄의 가정연합 본부 건물. 사진=EPA/연합뉴스#최고재판소, 3개월 만에 결론2025년 3월 도쿄지방법원은 가정연합에 해산을 명령했다. 당시 재판부는 “확인된 헌금 피해자가 1500명을 넘고, 피해액은 204억 엔(약 1950억 원)에 이른다”고 인정했다. 올해 3월에는 도쿄고등법원이 1심 판단을 유지했고, 교단은 이에 불복해 특별항고를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최고재판소의 판단도 같았다. 최고재판소는 6월 22일 교단 측 특별항고를 기각하며 “해산 명령이 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일본에서 법령 위반을 이유로 종교법인 해산 명령이 확정된 것은 ‘옴진리교’와 ‘명각사(明覚寺)’에 이어 세 번째다. 앞선 두 사례는 교단 간부들이 형사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였지만, 가정연합은 민법상 불법행위를 근거로 해산이 확정된 첫 사례다. 다만 법인격이 사라지는 것일 뿐 신도들은 임의 종교단체 형태로 신앙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눈길을 끈 것은 최고재판소의 속도였다. 2심 판결이 나온 지 불과 3개월 만에 매듭지었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빨랐을까. 아사히신문은 “가정연합의 고액 헌금 피해는 오랜 기간 이어졌고 규모도 매우 컸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면 방대한 재판 기록과 피해자 진술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해 1심과 2심은 심리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고 분석했다.반면 최고재판소는 사실관계를 다시 따지는 곳이 아니라 법률 해석을 담당하는 ‘법률심’이다. 이미 1심과 2심에서 사실관계가 충분히 심리된 만큼, 법률적으로 해산 명령이 타당한지만 판단하면 됐다. 법률적 쟁점도 대부분 기존 판례로 정리된 상태였다. 일례로 1996년 옴진리교 해산 사건에서 최고재판소는 “해산 명령은 법인격만 상실하게 할 뿐 신도들의 종교 활동 자체를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 이번 사건도 같은 법리를 적용해 2심 판단을 그대로 확정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2/1782955613999135.jpg"/> 아베 신조 전 총리 피격 사건으로 옛 통일교 고액 헌금 문제가 일본 사회에서 본격적으로 공론화됐다. 야마가미 데쓰야 피고인의 가족사를 다룬 일본 TBS 뉴스. 사진=TBS 뉴스 캡처#청산 본격화…예금 400억 엔 확보이제 관심은 가정연합이 보유한 자산의 향방으로 쏠린다. 지난 3월, 2심 판결 직후 청산 절차가 시작되면서 교단 자산은 법원이 선임한 청산인의 관리 아래 들어갔다. 앞으로 자산을 처분해 채무를 정리하고, 고액 헌금 피해자 등 채권자들에게 배상하게 된다. 절차가 마무리되면 가정연합은 종교법인 자격을 잃고 법적으로 소멸한다.일본 언론에 따르면, 2024회계연도 말 기준 가정연합의 총자산은 약 1040억 엔이다. 이 가운데 현금과 예금은 668억 엔(약 6390억 원)으로 집계됐다. 청산인 이토 히사시 변호사는 지난 4월 기자회견에서 “교단이 계좌를 보유한 거의 모든 금융기관의 거래를 중지시키고 최소 400억 엔(약 3820억 원)의 예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교단이 소유한 약 200건의 부동산 역시 순차적으로 매각될 예정이다.피해자 구제도 본격화됐다. 지난 5월부터 고액 헌금 피해 등에 대한 채권 신고를 받고 있으며, 신고 기간은 1년이다. 현재 신도와 전 신도는 물론 종교에 과도하게 몰입한 부모 아래에서 성장한 자녀, 이른바 ‘종교 2세’도 신청 대상에 포함됐다.관건은 ‘실제 얼마나 배상받을 수 있느냐’다. 옛 통일교 피해 문제를 지원해 온 ‘전국영감상법대책변호사연락회(전국변련)’에 따르면 1987년부터 2023년까지 접수된 피해 상담은 3만 5000여 건, 피해 총액은 약 1340억 엔으로 집계됐다. 현재 알려진 교단의 총자산을 웃도는 규모다.다만 이 수치는 상담을 바탕으로 집계한 누적 피해액이다. 실제 배상액은 청산 절차에서 인정되는 채권 규모와 자산 매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도쿄신문은 “피해자 가운데는 신고 사실이 교단이나 신도인 가족에게 알려질 것을 우려해 신청을 주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최종 배상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702/1782955782848539.jpg"/> 가정연합 전직 간부들이 개설한 홈페이지. 최고재판소의 해산 명령 확정 결정에 대해 “신도들이 큰 정신적·종교적 부담을 떠안게 됐다”며 유감을 표하는 입장문을 공개했다. 사진=홈페이지 캡처#종교 2세들 “이것으로 끝난 게 아니다”최고재판소의 해산 결정에 일부 ‘종교 2세’들은 안도감을 나타냈다. 동시에 “피해자 구제는 이제부터”라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부모가 교단 신도인 30대 남성은 어린 시절부터 교단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부모가 거액을 헌금하면서 가정 형편이 어려워졌고, 그는 대학 진학을 포기한 채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했다. 연애를 금지당하고 극단적인 절약을 강요받기도 했다.그는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종교 2세를 보호하는 제도가 여전히 부족하다”며 “신고 사실이 교단이나 신도인 부모에게 알려질까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고, 어떤 피해가 배상 대상이 되는지에 대한 정보도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또 다른 종교 2세인 30대 여성도 남은 과제를 강조한다. 그는 “앞으로 같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며 “신앙을 둘러싼 종교 2세의 고통은 가정연합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우려도 남아 있다. 전국변련 측은 “교단이 산하 법인 등을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종교 활동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움직임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가정연합 전직 간부들은 지난 4월 ‘가정연합 전 홍보·대외협력국’이라는 이름의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해산 명령이 확정된 뒤에도 신앙 공동체는 계속된다”는 글을 게시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새 단체 설립을 위해 기존 교단 관련 일반재단법인을 활용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진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가정연합을 떠난 신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전망이 나온다. 한 전 신자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교단을 떠나는 신자도 있겠지만, 반대로 신앙을 더욱 강화하며 과격한 활동이나 자금 모금에 나서는 신자들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옛 통일교 주요 일본 연혁1954년 : 문선명 총재가 서울에서 교단 창립1964년 : 일본에서 종교법인으로 공식 인가2015년 : 명칭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으로 변경2022년 7월 : 아베 신조 전 총리 피격 사망 이후 통일교와 정치권의 관계, 고액 헌금 피해 문제가 공론화2022년 9월 : 자민당이 소속 국회의원 379명 가운데 179명(이후 180명)이 교단과 접점이 있었다고 발표2023년 10월 : 일본 문부과학성이 도쿄지방법원에 교단 해산 명령을 청구2025년 3월 : 도쿄지방법원이 교단 해산 명령2026년 3월 : 도쿄고등법원이 1심 해산 명령 유지2026년 5월 : 청산인이 피해 신고 및 채권 접수 절차 개시2026년 6월 : 최고재판소가 교단 측 특별항고 기각, 해산 명령 확정]]></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왜 사형·무기 아니냐" 여고생 살해 '징역 27년' 선고에 들끓는 일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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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25 Jun 2026 11:26:09]]></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피고인을 징역 27년에 처한다.” 판사가 선고를 내리자 법정이 술렁였다. 한 방청객은 “사형이어야 한다”고 외치며 재판정으로 뛰어들려 했고, 온라인에는 “고작 27년이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여고생을 강으로 추락시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우치다 리코(23) 사건이 일본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징역 27년’이라는 형량이 과연 정의로운가를 두고 열도가 뜨거운 논쟁에 휩싸였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25/1782351427713436.jpg"/> 여고생을 강으로 추락시켜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한 가무이대교. 사진=홋카이도방송 뉴스 캡처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사건은 2024년 4월 18일 밤부터 19일 새벽 사이 발생했다. 비극의 시작은 뜻밖에도 사진 한 장이었다. 피해자인 여고생 A 양(당시 17세)은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와 있던 우치다의 사진을 자신의 계정에 무단 게시했다. 두 사람은 일면식이 없는 사이였다. 사진 속 우치다는 식당에서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 올리고 있었고, 얼굴은 면발과 젓가락에 상당 부분 가려진 상태였다. 하지만 우치다는 이를 문제 삼았다.검찰이 재판에서 제시한 사건의 흐름은 이렇다. 우치다는 A 양을 불러낸 뒤 차량에 태워 아사히카와시 외곽으로 데려갔다. A 양이 도망치려 할 때마다 폭력으로 제압했고, 결국 감금한 채 ‘가무이대교’까지 끌고 갔다고 한다. 이후 벌어진 일은 충격적이었다. 검찰은 “우치다가 피해자에게 옷을 모두 벗으라고 지시한 뒤 무릎을 꿇고 사죄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를 다리 난간 위에 앉힌 채 사과하는 모습을 촬영했다”고 밝혔다.공포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우치다는 극심한 두려움에 휩싸인 피해자를 다시 난간에 앉힌 뒤 ‘떨어져라’ ‘죽어버려’라고 수십 차례 외쳤다. 이후 물리력을 행사해 피해자를 강 아래로 추락시켜 숨지게 했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당시 현장에는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기온은 5℃ 안팎. 난간 바깥쪽 발판 폭은 고작 10cm에 불과했으며, 다리 아래 수면까지의 높이는 약 13m에 달했다.범행에는 공범도 있었다. 우치다의 이른바 ‘부하’로 불린 여성 공범(21)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 피해자에 대한 의무”라며 범행을 순순히 인정했고, 이미 지난해 징역 23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그는 이번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우치다가 피해자의 어깨뼈 부근을 밀어 떨어뜨렸다”고 진술했다.반면 우치다는 재판 내내 혐의를 부인해 왔다. 그는 “살인 의도는 없었다”며 “피해자를 다리 아래로 떨어뜨린 적도 없다”고 항변했다. 이에 맞서 검찰은 “설령 직접 밀지 않았더라도, 피고인의 언행으로 피해자가 추락에 이르렀다면 실질적으로 살인의 실행행위에 해당한다”며 징역 27년을 구형했다.17세 소녀가 목숨을 잃게 된 과정이 워낙 잔혹했던 만큼, 판결 전부터 일본 인터넷에는 “무기징역으로도 부족하다” “극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 우치다가 공범의 증언과 배치되는 주장을 이어가고, 재판 과정에서 반성의 진정성을 둘러싼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25/1782351471086010.jpg"/> 우치다 피고인에게 징역 27년이 선고됐다. 사진=닛테레 뉴스 캡처그리고 그 분노는 결국 법정 안에서 폭발했다. 지난 6월 22일 판결 선고 직후, 검은색 반소매 차림의 한 남성이 재판정 안으로 뛰어들려 한 것이다. 그는 “이런 판결이 말이 되느냐” “사형이나 무기징역이어야 하는 것 아니냐” “피해자 가족은 어떻게 하라는 거냐”고 소리쳤고, 곧바로 법원 직원들에게 제압됐다. 일본은 법정 질서 유지가 엄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판결 직후 욕설을 하거나 재판정 진입을 시도하는 사례도 흔치 않다. 이 때문에 현지 언론들은 이번 일을 두고 “이례적인 법정 소란”이라며 비중 있게 다뤘다.그렇다면 일본 법원은 왜 이 사건에 징역 27년이라는 결론을 내린 걸까. 재판부는 핵심 쟁점이었던 ‘직접 밀었는지 여부’보다 피해자를 죽음으로 몰아간 과정 자체에 주목했다. 피해자가 스스로 추락했더라도 그에 앞선 협박과 강요, 폭행이 죽음으로 이어졌다면 살인죄가 성립한다는 판단이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인격과 존엄을 짓밟은 잔혹하고 비열한 범행”이라며 “범행 동기 역시 자기중심적이어서 참작할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유기징역형으로 가능한 최장형인 징역 27년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검찰 측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인 셈이다. 하지만 여론은 쉽게 수긍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온라인에서는 “사회적 충격이 큰 사건인데 왜 사형이나 무기징역이 아닌가”라는 반응이 이어졌다.일본 언론들은 “이번 판결이 기존 양형 기준과 판례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분석한다. “유사 사건과의 형평성을 고려하면 무기징역을 선택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간사이TV는 “피해자가 1명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일반적으로 피해자가 여러 명이거나 계획성이 강하게 인정된 살인, 연쇄살인, 강도살인 사건에서 사형이나 무기징역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25/1782351508320861.jpg"/> 일본 ANN 뉴스가 재구성한 사건 당시 상황. 검찰은 우치다와 공범이 피해 여고생을 다리 난간 바깥쪽으로 몰아세운 뒤 협박과 강요를 이어갔다고 주장했다. 사진=ANN 뉴스 캡처사토 미노리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1명인 데다 계획적 살인을 입증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피고인이 직접 밀었는지를 둘러싼 다툼도 존재했다”며 “유기징역 최고 수준의 형량을 인정하는 것이 재판부로서는 현실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짚었다.‘닛테레 뉴스’에 따르면 우치다 측은 항소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징역 27년형은 사실상 확정 수순에 들어간 셈이다. 이러한 판결에 대해 유족은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유족이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피해자는 영원히 미래를 잃었지만, 가해자에게는 여전히 미래가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유족은 성명을 통해 “딸은 17세의 나이에 인생도 꿈도 모두 빼앗겼다. 하지만 우치다 피고인은 법의 보호 아래 교도소에서 최장 27년을 보낸 뒤 출소해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유족은 일본의 유기징역 제도 자체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설령 형벌의 균형 등을 이유로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유기징역 상한과 무기징역 사이의 간격이 너무 크다”며 현행 제도의 한계를 지적한 것이다. 이어 “이번과 같은 살인 사건의 경우 적정한 형벌을 부과할 수 있도록 유기징역 상한을 높이는 법 개정을 검토해 달라”고 촉구했다. 일면식도 없는 17세 소녀가 사진 한 장을 계기로 목숨을 잃었다. 그 과정은 잔혹했고, 법원은 유기징역형으로 가능한 최장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 형량이 과연 적정한 처벌인지를 둘러싼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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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승리보단 탈출? ‘미-이란 전쟁’ 트럼프는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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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Fri, 19 Jun 2026 13:25:30]]></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세계의 선박들이여, 시동을 걸어라. 석유가 흐르게 하라!”지난 6월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80)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특유의 과장된 문구가 하나 올라왔다. 미국과 이란이 15주간 이어진 전쟁을 끝내기 위한 기본 합의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일종의 선언이었다. 한동안 세계를 불안에 떨게 했던 전쟁이 마침내 끝나고, 봉쇄됐던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고, 국제 유가는 안정을 찾게 될 것이라는 신호였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이 합의가 자신이 만들어낸 ‘진정한 평화’라고 묘사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다수의 해외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 합의는 ‘승리’라기보다는 오히려 ‘탈출’에 가까워 보였다. 과연 트럼프는 이번 전쟁을 통해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을까.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19/1781835707476054.jpg"/>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을 통해 ‘진정한 평화’를 이뤘다고 자찬했지만 다수의 해외 언론들은 ‘승리’라기보다는 오히려 ‘탈출’에 가깝다고 분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108일간 이어졌던 이번 전쟁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으로 시작됐다. 트럼프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고, 탄도미사일 능력을 약화시키며, 중동 내 이란의 대리세력 네트워크를 끊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초반 군사작전만 놓고 본다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력은 분명 압도적이었다. 이란의 방공망과 해군 전력, 미사일 시설 일부가 타격을 입었고, 알리 하메네이 등 지도부 인사들도 다수 제거됐다. 하지만 전쟁은 단순히 군사 목표물을 얼마나 많이 파괴했느냐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국제정치에서 전쟁의 승패는 결국 마지막에 원하는 정치적 결과를 얼마나 얻었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트럼프의 계산은 복잡해졌고, 어긋나기 시작했다. 막대한 화력을 쏟아부었지만 이란은 무너지지 않았으며, 정권교체도 일어나지 않았다. 핵 프로그램 역시 완전히 폐기되지 않았고, 탄도미사일 문제도 최종 합의 의제에서 밀려났다.그리고 급기야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최대 변수가 등장했다. 오만과 이란 사이에 위치한 폭 40km 남짓의 좁은 바닷길인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경제의 대동맥으로 불리는 주요 거점이다. 전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이곳을 통과한다. 중동 산유국들이 생산한 원유가 아시아와 유럽으로 향하려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길목이기도 하다.누구보다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던 이란이 내세운 카드는 다름 아닌 ‘호르무즈 해협 봉쇄’였다. ‘로이터’는 이를 두고 “이란은 하룻밤 사이 세계 석유와 LNG 공급량의 5분의 1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국제유가는 즉각 반응했다. 전쟁 전 배럴당 70달러(약 10만 원) 수준이던 브렌트유 가격은 3월 말 118달러(약 17만 원)까지 치솟았다. 세계 각국은 전략비축유 방출을 검토했고 에너지 기업들은 공급망 재편에 나섰다.문제는 그 충격이 미국 국내 정치로 직결됐다는 점이다. 실제 대선 때마다 미국의 중산층 유권자들은 외교정책보다 주유소 기름값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특히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이라면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이는 수치로도 나타났다.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자 미국 경제는 예상보다 큰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2%에 달했고, 이는 전쟁 이전 2%대였던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상승폭이었다. 이와 관련, ‘로이터’는 미국인의 약 70%가 물가에 대한 트럼프의 대응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그리고 바로 이런 이유에서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결국 경제위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한발 물러설 것이라고 점쳤다. 실제 브렌트유는 종전 합의 소식이 나온 후 현재 70달러 대로 다시 내려온 상태다.트럼프가 두 번째로 얻은 것은 ‘전쟁을 끝낸 대통령’이라는 서사다. 트럼프는 언제나 자신을 ‘거래의 달인’으로 묘사해 왔다. 먼저 상대에게 강하게 타격을 입혀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한 뒤, 자신이 주도하는 쪽으로 협상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이번에도 트럼프는 유사한 판을 깔아 놓고 이렇게 자찬했다. “중동 지역의 지도자들이 처음으로 진정한 평화를 이룰 수 있게 도와줄 대통령을 찾았다.”하지만 외신들의 평가는 달랐다. ‘로이터’는 이번 합의가 트럼프에게 ‘인기 없는 전쟁에서 빠져나갈 기회’를 주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공화당 내부의 비판과 동맹국의 불신, 합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스트레이츠타임스’는 “평화는 아직 아라비아 사막의 신기루처럼 흔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핵 문제는 더 복잡하다. 트럼프는 전쟁의 명분으로 이란 핵 프로그램 제거를 내세웠다. 미국 측은 이번 합의가 결국 이란의 핵 프로그램 해체와 고농축 우라늄 제거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란의 입장은 이와는 전혀 다르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국영방송에서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자는 이란”이라고 주장했다.고농축 우라늄에 대해서는 “테헤란이 선호하는 유일한 해법은 물질을 희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괴하거나 해외로 반출하는 게 아니라, 농도를 낮춰 국내에 보관하겠다는 뜻이다. 미국은 “없애겠다”고 말하고 있는 반면, 이란은 “낮추겠다”고 말하고 있어 사실상 평화 합의의 첫 문장부터 양측의 해석이 다른 셈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19/1781836092228063.jpg"/> 트럼프 얼굴과 호르무즈 해협이 그려진 대형 반미 광고판이 이란 테헤란의 건물에 걸려 있다. 사진=EPA/연합뉴스아락치 외무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강력한 무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의 칼은 언제나 호르무즈 해협 위에 매달려 있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로이터’의 석유시장 분석가는 이를 가리켜 ‘트럼프 풋’이라고 표현했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중앙은행이나 정부가 위기 때 시장을 받쳐줄 것이라고 믿는 것처럼 원유시장도 트럼프가 미국 휘발유 가격 폭등을 방치하지 못할 것이라고 믿는다는 뜻이다.이스라엘은 이 합의를 가장 불편하게 바라보는 동맹국이다. 전쟁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동작전으로 시작됐지만, 합의는 사실상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이뤄졌다. 이에 대해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이스라엘 정치권과 안보 엘리트, 언론 사이에서 “미국이 단독으로 이란과 합의해 이스라엘을 옆으로 밀어냈다”는 불안과 불만이 가득하다고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전쟁을 가리켜 ‘이란 핵 위협을 제거하고 헤즈볼라를 약화시킬 기회’라고 홍보했지만, 평화 합의문에는 이란 탄도미사일 문제도, 대리세력 문제도 명확히 다뤄지지 않았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안보 목표가 미뤄지거나 빠진 셈이다.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의 균열은 레바논에서 시작됐다. 이스라엘은 베이루트 남부 교외를 공습하면서 헤즈볼라 지휘부를 겨냥한 작전이라고 설명했지만, 트럼프는 공개적으로 이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오늘 아침 베이루트 공격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특히 우리가 이란과의 평화 합의에 매우 가까워진 특별한 날에는 더욱 그렇다”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어 “레바논을 포함한 역내 평화를 가져올 합의에 매우 가까워졌으며, 모든 당사자는 물러서야 한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요컨대 트럼프에게 레바논 전선은 합의를 저해할 위험 요소였고, 네타냐후에게는 이스라엘 안보의 핵심이었다.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런 갈등을 가리켜 ‘애틀랜틱카운실’은 “틈에서 협곡으로 벌어진 미-이스라엘의 이해관계”라고 묘사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과 유가, 중간선거, 대중국 전략까지 계산하고 있는 반면, 이스라엘은 이란 핵과 미사일, 헤즈볼라 위협을 계산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은 전쟁을 멈춰야 할 이유가 커졌고, 이스라엘은 계속 압박해야 할 이유가 남아 있는 셈이다.전쟁을 통해 각국이 치러야 했던 비용도 트럼프에게는 오점으로 남았다. ‘가디언’은 이번 전쟁의 비용을 집계하면서 “지구상에서 이 전쟁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쟁의 비용에는 군사비만이 아니라 식료품 가격, 주유비, 보험료, 투자 지연, 불확실성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트럼프에게 가장 난처한 질문은 이것이다. 과연 이 전쟁으로 그는 무엇을 얻었는가. 이란의 정권교체는 이루지 못했고, 이란 핵 프로그램은 아직 협상 테이블에 남아 있다. 미국 내 물가는 올랐으며, 공화당 내부의 이란 강경파들은 “트럼프가 이란에 항복했다”며 비판하기 시작했다. 친트럼프 성향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이란 측 설명과 백악관 설명이 다르다며 우려를 표시했다.현재 트럼프는 ‘모든 전쟁을 멈추고 60일 내 이란과 비핵화 협상을 벌인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14개 조항의 종전 양해각서(MOU)를 통해 시간을 벌어놓은 상태다. 이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소득이 아닐 수 없다. 반면, 60일이라는 시간은 폭탄의 뇌관처럼 작동할 수도 있다. 이 기간 동안 핵 문제를 풀지 못하면 전쟁은 다시 불붙을 수 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이나 이란을 다시 공격할 경우에도 합의는 흔들릴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 호르무즈 해협은 다시 닫힐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어쩌면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이란 전쟁 뒤에 숨겨진 중국이라는 변수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표면적으로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호르무즈 해협, 그리고 중동 안보 질서를 둘러싼 충돌이었다. 그러나 이번 전쟁을 분석한 여러 전문가들은 그 배경에 중국이라는 더 큰 변수가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다시 말해 미국이 이란 문제를 바라볼 때 이미 중국을 함께 고려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미국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이번 전쟁을 가리켜 ‘중동판 미중 패권 경쟁’의 일부로 해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19/1781836281159636.jpg"/> 5월 14일 중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실제 워싱턴 전략가들이 이란을 바라보는 시선은 10년 전과 크게 달라졌다. 과거 미국에게 이란은 중동의 골칫거리 가운데 하나 정도였다. 핵 개발을 일삼고, 반미 구호를 외치며, 헤즈볼라와 후티 반군 같은 무장세력을 지원하는 문제 국가에 다름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이제는 이란을 중국이라는 더 큰 경쟁국과 연결된 전략적 거점으로 여기고 있다.아닌 게 아니라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다.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우회 경로를 통해 꾸준히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 왔다. 국제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란 원유 수출량의 상당 부분이 사실상 중국으로 향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중국 역시 이란을 포기할 수 없다. 중국 경제는 세계 최대 수준의 에너지 수입국이라는 구조적 약점을 안고 있다. 중국이 사용하는 석유의 상당 부분은 중동에서 온다. 그리고 그 석유 대부분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따라서 중국 입장에서 이란은 단순한 원유 공급국이 아니라 자국 에너지 안보의 핵심 파트너다.워싱턴이 특히 우려하는 점은 이란과 중국의 관계가 단순한 석유 거래를 넘어 전략적 동맹 수준으로 발전할지 모른다는 데 있다. 실제로 양국은 2021년 25년 장기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중국은 이란의 에너지와 인프라, 통신망, 교통시설에 투자하고, 이란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약속해주는 구조다. 미국 전략가들은 이를 가리켜 ‘중동판 일대일로’의 핵심축 가운데 하나라고 말한다.여기에 지정학적 요소까지 더해진다면 문제가 더 커진다. 만약 중국과 전략적으로 밀착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강화한다면 미국은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 실제 이번 전쟁에서 이란이 보여준 가장 강력한 무기는 미사일도, 드론도 아니었다. 바로 호르무즈 해협이었다.이와 관련, 미국 싱크탱크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중 병목’ 시나리오를 연구해 왔다. 하나는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다른 하나는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다. 세계 무역과 에너지 흐름이 집중된 이 지역들이 동시에 불안정해질 경우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특히 중국은 최근 수년 동안 이란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해 왔다. 2023년에는 중국이 나서서 사우디와 이란의 국교 정상화를 중재하면서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이는 오랫동안 미국이 독점해 온 중동 외교 무대에 중국이 본격적으로 등장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워싱턴이 우려하는 점도 바로 이런 변화다. 과거 중동 국가들은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균형 전략을 취했다. 하지만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중국의 경제력이 더욱 커질 경우 이 균형은 중국 쪽으로 기울 수 있다. 특히 이란처럼 미국과 적대적인 국가가 중국의 지원을 받게 되면 미국의 중동 전략은 훨씬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실제 일부 미국 전략가들은 이번 전쟁이 단순히 이란 핵 프로그램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중국을 향한 경고의 성격도 갖고 있었다고 본다. 미국이 여전히 중동의 질서를 좌우할 수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 같은 전략적 요충지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려 했다는 것이다.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번 전쟁은 미국의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군사적으로는 이란에 상당한 피해를 입혔지만, 이란 정권은 끝내 무너지지 않았다. 중국 역시 이란과의 관계를 포기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카드를 통해 여전히 세계 경제를 흔들 수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입증했다.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의 진짜 승부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이 마무리되더라도 그 배후에 있는 미국과 중국의 중동 지역에서의 경쟁은 앞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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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나카야마 미호 아들 190억 유산 포기 왜? 일본 상속세 논쟁 후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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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18 Jun 2026 13:54:28]]></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아들은 왜 거액의 유산을 포기했을까.” 영화 ‘러브레터’로 잘 알려진 일본 톱배우 나카야마 미호가 2024년 12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큰 충격을 안겼다. 그런데 사망 이후 또 다른 이야기가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나카야마의 아들이 20억 엔(약 190억 원) 규모의 유산 상속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배경으로는 최고 55%에 이르는 일본의 높은 상속세 제도가 거론된다. 20억 엔의 유산을 둘러싼 궁금증은 이제 일본 사회의 민감한 상속세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18/1781747563171988.jpg"/> 나카야마 미호의 아들이 20억 엔 규모의 유산 상속을 포기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생전의 나카야마 미호. 사진=공식 인스타그램나카야마 미호는 1985년 아이돌로 데뷔한 이후 배우와 가수를 넘나들며 일본 연예계를 대표하는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수십 년간 이어진 활동을 통해 상당한 자산을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본 매체 ‘닛칸겐다이’ 등에 따르면 그가 남긴 유산은 인세와 저작권, 부동산 등을 포함해 20억 엔대에 달한다.하지만 뜻밖의 이슈가 불거졌다. 외아들이 상속을 포기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20억 엔에 달하는 유산이 있다면 세금을 내고도 상당한 재산이 남을 텐데, 왜 상속을 포기한 걸까. 일본은 상속 취득재산이 6억 엔을 넘을 경우 최고 55%의 세율이 적용된다. 현지 매체들은 나카야마의 상속세 부담이 10억 엔을 웃돌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더욱이 문제는 납부 방식이다. 일본의 상속세는 상속 개시 사실을 안 날로부터 10개월 이내에, 현금으로 일시 납부해야 한다.나카야마가 남긴 유산은 저작권과 인세, 부동산처럼 자산 가치는 크지만, 단기간에 현금화하기 어려운 재산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억 엔이 넘는 세금을 현금으로 납부하기 위해서는 자산을 서둘러 처분하거나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선택이다.실제로 고가의 부동산은 매수자를 찾는 데 시간이 걸리고, 저작권이나 상표권 같은 권리 자산은 거래 과정이 복잡하다. 미술품이나 귀금속 역시 마찬가지로 환금성이 낮은 자산이다. 자산을 급히 처분하다 보면 제값을 받지 못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세금을 납부하고 나면 남는 재산이 기대보다 훨씬 적어질 수도 있다.일본 언론에 의하면 나카야마의 아들은 현재 22세로, 프랑스 예술·크리에이티브 계열 대학에 재학 중이다. “부모의 이혼 이후 프랑스에서 생활해 왔으며, 나카야마와는 오랜 기간 왕래가 끊긴 상태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데일리신초’는 “무거운 세금 부담뿐 아니라 가족 관계와 같은 감정적 요인도 상속 포기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18/1781747658293527.jpg"/> 나카야마 미호는 영화 ‘러브레터’로 아시아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진=공식 인스타그램아들의 상속 포기로 유산의 법적 권리는 나카야마 모친에게 넘어가게 됐다. 아이러니한 것은 나카야마가 생전에 어머니와 오랜 갈등을 겪었다는 점이다. ‘닛칸겐다이’는 나카야마가 전성기 시절 어머니를 개인 매니지먼트 회사 대표로 앉히고, 3층 규모의 단독주택을 선물할 정도로 깊은 신뢰를 보냈다고 전했다. 수입 관리 역시 대부분 어머니에게 맡겼다고 한다.그러나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2000년대 들어 회사 자금이 예상보다 크게 줄어든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나카야마는 수억 엔 규모의 자금 유용을 의심했고, 이후 어머니를 경영에서 배제한 채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회사는 2012년경 문을 닫았고, 모녀 관계도 사실상 절연 상태에 이르렀다. 이런 사연 때문에 현지에서는 생전에는 멀어졌던 가족에게 사후 재산이 돌아가게 된 상황을 두고 씁쓸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유산을 둘러싼 상속세 부담은 나카야마 가족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난해 3월 세상을 떠난 일본의 유명 방송인 미노 몬타(향년 80세) 역시 상속세로 주목받았다. 그는 가나가와현에 위치한 대저택을 비롯해 약 40억 엔 규모의 유산을 남긴 바 있다. 특히 대지 면적 약 3000평에 달하는 자택은 ‘17억 엔 저택’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다.문제는 상속 절차가 여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부인이 2012년 먼저 세상을 떠난 뒤 법정상속인은 세 자녀가 됐지만, 유산 분할을 둘러싼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데일리신초’는 사망 후 1년이 넘도록 상속 절차가 진행 중이며, 부동산 소유권 역시 여전히 고인 명의로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노 몬타의 경우 자녀당 약 7억 엔 규모의 상속세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상속세 신고 기한을 넘겼다면 연체세 부담까지 더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미노 몬타와 나카야마 미호 사례가 잇따라 주목받으면서 일본의 상속세 제도를 둘러싼 논의도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4월 일본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서는 상속세 제도를 둘러싼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야당인 참정당의 사야 의원은 “일본의 상속세 부담이 지나치게 무겁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상속세를 감당하지 못해 상속을 포기하거나 부동산을 처분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는 자산의 해외 유출이나 사업 승계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18/1781747691631658.jpg"/> 일본의 유명 방송인 미노 몬타. 지난해 사망 후 약 40억 엔 규모의 유산을 둘러싼 상속 절차가 장기화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ANN 뉴스반면 일본 정부는 “상속세가 자산의 과도한 집중을 막고 부의 재분배 기능을 수행하는 중요한 장치”라는 입장이다. 마이타치 쇼지 재무성 부차관은 “최고세율 55%만으로 일본의 상속세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실제 납세자들이 부담하는 평균 세율은 훨씬 낮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마다 공제 제도와 과세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의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강조했다.논쟁은 국회를 넘어 온라인에서도 이어졌다. 특히 “이미 소득세를 낸 재산에 다시 상속세를 부과하는 것은 사실상 이중과세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생전에 벌어들인 소득에는 소득세와 주민세가 부과되고 소비 과정에서도 소비세를 내는데, 사망 후 재산을 물려준다는 이유로 또다시 거액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상속세를 옹호하는 쪽에서는 “소득세는 소득에 대한 과세이고, 상속세는 재산 이전에 대한 과세인 만큼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맞섰다.일본 법인정보 미디어 ‘고키’는 이번 논쟁을 두고 “단순히 세율의 높고 낮음만을 따질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나카야마의 사례에서 드러났듯 유산이 부동산이나 저작권처럼 현금화가 쉽지 않은 자산으로 구성돼 있을 경우 상속인이 거액의 재산을 물려받고도 정작 세금을 납부할 현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기초공제 확대와 세율 조정, 현금 일시납 규정 완화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상속세 적정 수준과 납부 방식 등을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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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10cm만 넘어도 오프사이드 알림' AI 전면 도입 초정밀 북중미 월드컵]]></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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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Fri, 12 Jun 2026 10:12:09]]></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2026 북중미 월드컵에는 ‘역대 최대’라는 수식어가 여럿 달려 있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개국이 공동 개최하는 데다 참가국은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났으며, 경기 수 역시 104경기로 역대 최대 규모다. 그런데 어쩌면 이번 월드컵이 역사에 남을 이유는 다른 데 있을지도 모르겠다. 바로 인공지능(AI)이다. AI 기술이 월드컵 무대에 전면 배치되는 만큼 이번 월드컵을 가리켜 ‘최초의 AI 월드컵’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이번 월드컵에서 과연 AI가 어떻게 축구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을지 핵심 기술들을 짚어본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12/1781224896417031.jpg"/> 북중미 월드컵에 도입된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 운영 모습. 사진=FIFA‘오프사이드일까, 아닐까.’ ‘공이 라인을 넘었을까, 안 넘었을까.’지금까지 축구 팬들은 경기를 보면서 술집, 거실, 온라인 게시판에서 이런 식으로 밤새 싸우곤 했다. 그러나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더 이상 이런 싸움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애매한 장면의 상당 부분을 AI가 들여다보게 됐기 때문이다.물론 경기장에서 뛰는 심판은 여전히 사람이다. 하지만 심판의 귀에는 AI가 속삭이고, VAR실(비디오 판독 시스템)의 화면에는 AI가 만든 3D 아바타가 뜨며, 감독과 분석관 앞에는 AI가 정리한 전술 보고서가 놓여 있다.FIFA와 공식 파트너 ‘레노버’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기술의 핵심은 세 가지다. 오프사이드 판정을 돕는 AI 기반 ‘3D 플레이어 아바타’, 심판 시점에서 영상을 더 선명하게 보여주는 ‘레프리 뷰’, 그리고 모든 참가팀에 제공되는 AI 전술 분석 도구 ‘풋볼 AI 프로’다. 여기에 고도화된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 공이 경기장 라인을 완전히 벗어났는지 판단하는 ‘아웃 오브 바운드’, 골키퍼 시야 방해 여부를 가늠하는 ‘라인 오브 사이트’ 기술도 있다.가장 먼저 축구 팬들이 체감할 변화는 오프사이드 판정이다. 공격수가 골망을 흔드는 순간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지만, 한참 후 부심이 깃발을 들어 올리면서 맥이 빠졌던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다. 이는 부심이 공격 전개를 끝까지 지켜본 뒤 깃발을 올리는 일명 ‘지연된 오프사이드 깃발’ 때문이다. 이 제도는 그간 불필요한 플레이를 지속시켜 선수들의 부상 위험을 키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 지난해 5월에는 ‘노팅엄 포레스트’의 공격수 타이워 아워니이가 부심의 뒤늦은 오프사이드 판정 탓에 플레이를 이어가다 골대에 부딪히는 아찔한 사고를 겪기도 했다.BBC 보도에 따르면, 이번 월드컵에서는 이러한 답답함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FIFA가 VAR을 위한 한층 고도화된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스템에서는 선수가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10cm 이상 벗어나면 부심의 이어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음성 알림이 전달된다. 과거 클럽 월드컵과 인터콘티넨탈컵 등에서 시험된 버전이 50cm 이상일 때 알림을 주었던 것에 비하면 정확도 면에서 눈에 띄게 향상된 것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12/1781224915818624.jpg"/> 선수들의 실제 몸을 그대로 구현한 AI 기반 ‘3D 플레이어 아바타’. 사진=FIFA다만 AI가 직접 깃발을 드는 건 아니다. 최종 판단은 여전히 부심에게 있다. 부심은 알림을 듣고 오작동이 의심되면 깃발을 들지 않을 수 있다. 이와 관련, FIFA는 기술 오류를 막기 위한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AI는 심판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심판 옆에서 “지금 상황을 확인해보라”고 알려주는 보조자에 가깝다는 의미다.이를 위해 48개국 대표팀 선수 1248명 전원은 대회 전 사진 촬영 과정에서 특수 챔버에 들어가 디지털 스캔을 받았다. 바로 선수들의 실제 몸을 그대로 구현한 AI 기반 ‘3D 플레이어 아바타’다.  스캔에 걸리는 시간은 단 1초 정도에 불과하며, 단 한 번의 촬영으로 선수의 키와 체형, 정밀한 신체 부위 치수를 그대로 딴 개인 맞춤형 3D 모델이 완성된다. 단순히 ‘사람 모양의 그래픽’을 만드는 게 아니라, 선수마다 다른 신체 구조를 데이터로 완벽하게 구현하는 방식이다.오프사이드는 결국 신체 어느 부위가 상대 수비라인보다 앞섰는지를 따지는 판정이다. 따라서 어깨, 무릎, 발끝, 머리 위치가 모두 중요하다. FIFA와 ‘레노버’는 “선수별 3D 아바타를 만들어 반자동 오프사이드 기술의 정확도를 높였다”고 말하면서 “경기 도중 다른 선수에 가려서 몸이 보이지 않을 때나 빠른 움직임 속에서도 선수를 놓치지 않고 안정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판정 결과는 경기장 전광판과 방송 중계를 통해 3D 애니메이션으로 실시간 송출된다.그렇다고 모든 오프사이드 논란이 말끔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 BBC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가장 미세한 오프사이드까지 모두 잡아내지는 못한다. 또 선수가 바닥에 쓰러져 있거나 여러 선수가 너무 가까이 붙어 있는 경우에는 한계가 있다. 공을 건드리지 않은 공격수가 상대를 방해했는지, 골키퍼 시야를 가렸는지처럼 해석이 필요한 장면에서는 여전히 사람의 판단이 중요하다.실제 팬들이 보게 될 화면도 달라진다. VAR 판정 때는 단순한 선 그래픽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선수와 흡사한 3D 아바타를 통해 오프사이드 장면이 재현된다. FIFA는 이를 통해 관중과 TV 시청자가 판정 과정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12/1781224941861010.jpg"/> 이번 월드컵에서 ‘아웃 오브 바운드’ 판정이 새로 선보인다. 또한 공 안에 칩을 탑재해 마지막으로 누가 공을 건드렸는지도 판별해준다. 사진=FIFA여기에도 논쟁거리는 있다. ‘인사이드월드풋볼’은 팬들 사이에서 “키가 크거나 덩치가 큰 선수는 더 불리해지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예컨대 장신 공격수와 단신 공격수의 신체 조건이 판정에 반영된다면 덩치가 더 큰 선수가 미세한 오프사이드에 걸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이번 월드컵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또 다른 기술은 공이 경기장 밖으로 완전히 나갔는지 여부를 가려내는 ‘아웃 오브 바운드’ 판정이다. 3D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공의 정확한 위치를 보여주게 될 예정이며, 특히 골이 들어가기 직전 공이 골라인이나 터치라인을 나갔는지 가려내기 애매한 상황에서 유용할 전망이다. 또한 축구공 안에 탑재된 칩은 마지막으로 누가 공을 건드렸는지도 판별해준다. 이는 VAR이 코너킥 판정의 적절성을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안방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팬들이 TV 화면을 통해 가장 크게 느끼게 될 변화는 ‘레프리 뷰’다. 이는 심판 시점의 영상으로, 심판의 귀 근처에 카메라를 장착해 심판이 보는 것과 비슷한 각도에서 경기를 볼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단, 경기 중 끊임없이 뛰고, 방향을 바꾸는 심판의 거친 움직임 때문에 화면이 심하게 흔들렸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AI 기반의 이미지 안정화 소프트웨어를 도입했다. 덕분에 시청자는 마치 자신이 경기장 한복판에서 선수들과 함께 뛰는 듯한 생생하고 매끄러운 1인칭 시점 화면을 즐길 수 있게 됐다.이번 월드컵의 AI 도입은 심판 판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FIFA와 ‘레노버’가 공동 개발한 ‘풋볼 AI 프로’는 생성형 AI 기반 축구 지식 보조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FIFA가 보유하고 조직한 수억 개의 방대한 축구 데이터를 분석해 텍스트, 영상, 그래프, 3D 시각화 자료 형태로 전 세계 팀에 제공된다. 이를 바탕으로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경기 전 상대 팀을 분석하고, 경기 후에는 자기 팀의 움직임을 복기하는 데 이 시스템을 활용한다.더욱 특별한 점은 전 세계 48개 참가국 모두에게 공평하게 제공된다는 점이다. 그동안 자본과 기술력이 부족했던 축구 국가들은 축구 강국들에 비해 정밀한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갖추기 어려웠다. FIFA는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고 ‘공평한 운동장’을 만들기 위해 이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단, 공정성을 위해 이 툴은 경기 전과 후에만 사용할 수 있으며, 실시간 라이브 경기 중에는 사용이 금지된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12/1781224954493164.jpg"/> 월드컵 시청자가 TV 화면을 통해 가장 크게 느끼게 될 변화는 ‘레프리 뷰’다. 심판의 귀에 카메라를 장착한 모습. 사진=FIFA하지만 기술의 화려함 뒤에는 우려도 공존한다. 글로벌 데이터 전문 기업 ‘프리사이슬리’의 최고데이터책임자(CDO) 데이브 슈먼은 ‘인포메이션위크’를 통해 AI 판정의 안정성에 대한 엄중한 경고를 보냈다. 가령 경기장마다 다른 조명 상태, 카메라 위치, 센서 인프라의 미세한 차이가 데이터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편향되거나 불완전한 훈련 데이터는 자칫 특정 리그나 선수의 스타일에 불리한 판정을 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어쩌면 축구 팬들은 AI가 틀렸을 때 더 크게 분노하게 될 수도 있다. 사람이 실수하면 “심판도 사람이니까”라고 말할 여지가 있지만, AI가 틀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렇게 많은 기술을 적용했는데 왜 틀리냐”는 불만이 따라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반대로 AI가 완벽하게 판정할 경우, 오히려 축구 본연의 재미가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술이 판정을 더 정확하게 만들수록 축구가 가진 드라마틱한 요소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다. 실제 축구는 오랜 세월 오히려 완벽한 스포츠가 아니어서 사랑받아 왔다. 심판의 판정, 선수의 실수, 감독의 직감, 관중의 분노와 환호가 뒤섞여 하나의 드라마를 만들어왔다. 그러나 AI가 모든 장면을 데이터로 쪼개고, 모든 판정을 3D 그래픽으로 재현하고, 모든 전술 선택을 분석 보고서로 제시한다면 축구는 더 공정해지는 동시에 더 무미건조해질 수 있다. 판정은 정교해질지언정 스포츠가 가진 감동은 퇴색될 수 있다는 의미다.AI라는 새롭고 거대한 날개를 단 축구가 과연 팬들에게 어떤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지 전 세계의 시선이 북미 대륙에 쏠려 있다.]]></description>
        </item>
                <item>
            <title><![CDATA[태풍에도 대기행렬, 온라인 예약사이트 마비…일본 뒤흔든 도넛의 정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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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11 Jun 2026 13:35:29]]></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태풍도 이 도넛의 인기를 막지는 못했다. 일본에 태풍 ‘장미’가 상륙한 지난 6월 3일. 비바람 속에서도 미스터도넛 매장 앞에는 긴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사람들이 손에 넣고 싶어 한 것은 올해 재출시된 한정 도넛 ‘모츄링’이다. 출시 전부터 예약 사이트 접속이 폭주하며 화제를 모았던 바로 그 제품이다. 이날 일본 소셜미디어(SNS)에는 실시간으로 구매 인증이 올라왔다. “1시간 만에 겨우 구했다”는 기쁨의 후기와 “내 앞에서 품절됐다”는 아쉬움이 교차했다. 한 네티즌은 “태풍이라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줄이 너무 길다”며 놀라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도넛 하나가 어떻게 일본 전역을 들썩이게 만든 걸까.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11/1781142068696677.jpg"/> 올해 미스터도넛이 기간 한정으로 선보인 모츄링 3종. 사진=미스터도넛 홈페이지‘모츄링’은 지난해 미스터도넛이 창립 55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한정 상품이다. 출시 직후 전국 매장에서 품절 사태가 잇따랐고, SNS에는 구매 실패 후기가 넘쳐났다. 열기는 회사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결국 미스터도넛은 계속되는 품절에 대해 사과문을 올리며 고객들의 양해를 구했다.당시 “끝내 먹어보지 못했다”는 소비자들의 아쉬움은 올해 재출시로 이어졌다. 미스터도넛 측은 지난해의 혼란을 의식한 듯 예년보다 이른 5월 14일부터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하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예약 오픈 직후 엄청난 접속이 몰리면서 사이트가 사실상 마비된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뉴스가 될 정도였다. 회사는 올해도 접속 지연에 대한 사과문을 내야 했다.오프라인 매장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판매가 시작된 6월 3일은 태풍의 영향으로 일본 수도권에 비바람이 몰아친 날이었다. 보통 같으면 외출을 망설일 법한 날씨였지만, 미스터도넛 매장 앞에는 긴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특히 SNS에서는 지난해 구매에 실패했던 사람들이 “이번에는 꼭 먹어보겠다”며 다시 도전에 나선 모습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의 품절 신화가 올해 수요를 더욱 키운 셈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11/1781142102458703.jpg"/> 일본 X(옛 트위터)에 올라온 모츄링 구매 대기 행렬. 사진=X 캡처미스터도넛 측은 “지난해보다 더 많은 고객이 모츄링을 구매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원칙적으로는 구매 수량을 제한하지 않을 계획이지만, 판매 상황에 따라 제한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렇다면 일본 소비자들은 왜 이 도넛에 열광하는 걸까. 모츄링 열풍의 중심에는 독특한 식감이 있다. 제품은 일본산 찹쌀가루와 쌀가루를 사용한 반죽에 전용 코팅을 더해 만든다. 떡처럼 쫀득하게 늘어나면서도 도넛 특유의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비교하는 제품은 미스터도넛의 대표 메뉴인 ‘폰데링’이다. 폰데링 역시 쫄깃한 식감으로 유명하지만, 모츄링은 한층 더 떡에 가까운 질감을 지녔다. 말랑하게 늘어나는 탄력과 찹쌀떡을 연상시키는 쫀득함 덕분에 SNS에는 “지금까지 먹어본 적 없는 식감의 도넛”이라는 후기가 이어졌다. 결국 사람들을 사로잡은 것은 새로운 식감이 주는 즐거움이었다. 도넛을 한입 베어 무는 순간 예상이 빗나가는 그 감각이 모츄링 열풍을 만든 셈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11/1781142184793042.jpg"/> 모츄링 사전 예약 시작 직후 주문이 폭주하면서 미스터도넛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접속 지연에 대한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진=미스터도넛 홈페이지이름도 열풍에 한몫했다. ‘모츄링’이라는 단어는 일본어 사전 어디에도 없는 신조어다.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모츄링이 뭐지?”라는 궁금증을 갖게 된다. 실제로 미스터도넛 측도 “새로운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이름”이라고 밝혔다.여기에 동글동글한 떡 모양의 전용 캐릭터도 힘을 보탰다. 귀여운 캐릭터는 SNS에서 자연스럽게 공유됐고, 제품의 화제성을 더욱 키웠다. 일본 마케팅 전문 매체 ‘애드버타임스’는 모츄링 열풍에 대해 “독특한 식감,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름, 귀여운 캐릭터, 지난해 품절 사태가 남긴 희소성, SNS 인증 문화가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일본 소비자들의 반응도 흥미롭다. 다른 나라라면 서버 마비나 품절 사태가 발생할 때 “일부러 물량을 적게 푼 것 아니냐” “마케팅 전략 아니냐”는 의심이 먼저 나올 법하다. 하지만 일본은 이를 하나의 이벤트처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두드러진다. 실제로 온라인에서는 매장별 판매 시간과 물량을 분석한 이른바 ‘모츄링 공략법’도 공유되고 있다. 미스터도넛 홈페이지에는 각 매장의 판매 일정과 준비 수량, 구매 제한 여부 등이 공개되는데, 이를 바탕으로 어느 매장에 언제 가야 구매 확률이 높은지 계산하는 식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11/1781145622916333.jpg"/> 일본 SNS에서는 미스터도넛 각 점포가 모츄링을 몇 시에 몇 개를 판매하는지 공유하고 있다. 사진=일본 X 캡처예를 들어 도쿄 코쿠분지점은 하루 두 차례 판매를 진행한다. 6월 5일 기준 오전 10시와 오후 5시에 각각 판매가 이뤄지며, 회차마다 세 가지 맛을 50개씩 준비한다는 일정이 공개됐다. SNS에는 “오후 5시 물량을 노려라” “이 지점은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하다” 같은 팁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요컨대 모츄링을 둘러싼 재미는 먹는 순간에만 있지 않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구할 것인지 정보를 공유하고 구매에 성공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놀이처럼 소비되고 있다.현재 모츄링은 세 가지 맛으로 출시됐다. 딸기 맛은 6월 하순까지, 키나코(콩가루)와 미타라시(일본식 경단) 맛은 8월 중순까지 판매될 예정이다. 다만 미스터도넛 측은 “한정 수량으로 운영되는 만큼 매장별 재고 상황에 따라 조기 품절될 수 있다”고 전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11/1781142137579141.jpg"/> 지난해 미스터도넛이 창립 55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모츄링이 올해 기간 한정으로 재출시됐다. 사진=미스터도넛 모츄링 CF 캡처이 정도의 인기라면 정식 메뉴로 출시해 달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실제로 SNS에는 “상시 판매해 달라”는 요청이 적지 않다. 하지만 지금의 열풍은 역설적으로 기간 한정이라는 조건 덕분인지도 모른다. 언제든 살 수 있는 도넛이었다면 태풍 속 대기 행렬도, 예약 사이트 마비도, SNS 인증글도 지금만큼 뜨겁지는 않았을 것이다.희소성과 호기심이 만들어낸 열풍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모츄링은 일본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도넛이자 가장 구하기 어려운 도넛 중 하나다. 그리고 사람들은 오늘도 그 정체불명의 식감을 경험하기 위해 기꺼이 줄을 서고 있다.일본 히트 디저트들 ‘맛’보다는 ‘식감’모츄링 열풍은 갑자기 등장한 현상이 아니다. 최근 몇 년 일본 디저트 시장에서는 맛보다 식감을 앞세운 제품들이 잇따라 인기를 끌고 있다. 토스트하지 않아도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내세운 생(生)식빵을 시작으로, 폭신한 빵 사이에 생크림을 가득 채운 마리토초,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듯한 식감의 생도넛이 대표적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11/1781142266005586.jpg"/> 2021년 일본에서는 마리토초 붐이 일었다. 사진=간사이TV 뉴스 캡처모츄링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쫀득한 떡의 탄력과 도넛의 부드러움을 결합한 새로운 식감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 일본 매체 ‘마나미나’는 최근 일본 도넛 시장의 특징으로 ‘모찌모찌(쫀득함)’ ‘후와후와(폭신폭신함)’ ‘나마(生·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 등을 꼽으며 소비자들이 새로운 식감 경험에 지속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이를 두고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떤 식감을 경험하느냐가 중요해진 시대”라고 진단했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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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가장 잔혹한 서바이벌 게임’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숨겨진 극한 변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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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Fri, 05 Jun 2026 15:00:08]]></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세계 최대 스포츠 축제 가운데 하나인 FIFA 월드컵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6월 11일(현지시각)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막전부터 7월 19일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결승전까지 한 달간 전 세계는 다시 한번 축구의 열기에 휩싸일 예정이다. 이번 월드컵은 여러 면에서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사상 최초’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는 전례 없는 규모가 불러온 혼란과 선수들의 고충이 숨어 있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북중미 3개국이 공동 개최하고, 참가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대폭 확대되면서 경기 수만 총 104경기에 달하는 데다, 이에 따른 살인적인 일정, 장거리 이동, 폭염 문제 등이 각국 선수단의 골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구촌 역사상 가장 거대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가장 잔혹한 대회가 될 2026 북중미 월드컵의 실태를 살펴봤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05/1780623823725983.jpg"/> 잉글랜드는 조별리그 세 경기를 치르기 위해 미국 북동부의 매사추세츠와 남부의 텍사스를 오가는 살인적인 비행 스케줄을 소화해야 한다. 6월 2일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훈련 중인 잉글랜드 선수들. 사진=AP/연합뉴스스포츠 과학자들과 전문가들은 이번 월드컵 대회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거리’를 꼽는다. 요컨대 장거리 이동과 시차가 승패를 가를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모든 경기장을 차로 이동할 수 있었던 2022년 카타르 월드컵과 달리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대륙 전체를 가로지르는 광활한 지역에서 펼쳐진다(카타르 전체 면적은 미국 코네티컷주보다 작다). 경기장은 태평양 연안의 LA, 밴쿠버에서부터 대서양 연안의 뉴욕, 토론토까지 넓게 흩어져 있으며, 무려 네 개의 서로 다른 시간대 영역에 걸쳐 있다. 거리로 따지면 동서로 약 4300km, 남북으로 약 4000km다. 가장 긴 이동거리는 밴쿠버에서 마이애미로 날아갈 때다. 이 경우 이동거리는 무려 약 7246km, 비행시간은 6시간에 달한다.  이는 선수들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서부 해안에서 격렬한 경기를 치르고 불과 며칠 뒤 동부 해안으로 이동해 다음 경기를 준비할 경우 몸은 여전히 서부 시간에 맞춰진 상태에서 동부 시간에 맞춰 경기를 뛰어야 한다.전문가들은 이것이 단순한 피로감을 넘어 축구 선수의 생체 리듬을 붕괴시킨다고 지적한다. 생체 리듬은 선수의 수면, 집중력, 근육의 폭발력, 반응 속도 등을 지배하는 체내 시계에 다름 아니다. 0.1초의 판단과 수mm의 정밀함으로 승부가 갈리는 축구 경기에서 시차로 인한 생체 리듬 교란은 치명적인 경기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이번 월드컵 무대에서 강팀이 무너지고 약팀이 이변을 일으키는 원인이 전술이 아닌 이동거리에 따른 피로 누적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그렇다면 구체적인 이동거리는 어떻게 될까. 영국의 저명한 스포츠 매체와 외신들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조별리그 대진표와 일정에 따른 '국가별 이동거리의 격차'는 상상을 초월한다. FIFA는 조별리그 이동거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경기장을 인접 도시별로 묶는 ‘지역 클러스터’ 방식을 도입했다고 밝혔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뽑기 운은 작용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05/1780628465607342.jpg"/> 2026 FIFA 월드컵 공식 로고.가장 혹독한 조별리그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참가국은 잉글랜드다. 잉글랜드는 조별리그 세 경기를 치르기 위해 미국 북동부의 매사추세츠와 남부의 텍사스를 오가는 살인적인 비행 스케줄을 소화해야 한다. 같은 L조에 속한 크로아티아, 가나, 파나마 역시 전술 구상은커녕 비행기 안에서 회복 훈련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이외에도 조별리그 기간 동안 장거리 대륙 횡단 레이스를 펼쳐야 하는 참가국들로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약 5060km), 알제리(약 4783km), 체코(약 4524km), 남아프리카공화국(약 3927km), 콩고민주공화국(약 3653km), 캐나다(약 3354km), 벨기에(약 3298km), 에콰도르(약 3236km), 미국(약 3106km) 등이다.  반면, 대진운 덕분에 한 지역에 조용히 머무는 팀들도 있다. 디펜딩 챔피언인 아르헨티나는 댈러스와 캔자스시티를 오가며 조별리그 기간 동안 단 742km 정도만 이동하면 된다. 강력한 우승 후보인 프랑스는 운이 더 좋다. 조별리그 기간 내내 미국 동부 해안에 머물면서 단 약 537km만 이동하는 일정을 소화하면 된다.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두 경기를 치른 후 몬테레이로 이동하는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의 이동거리 역시 약 645km 정도로 상당히 운이 좋은 편이다.더 큰 문제는 조별리그가 끝난 이후부터 시작된다. 본격적인 토너먼트에 돌입하면 승리한 팀들이 어느 도시로 이동하게 될지 예측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경기를 이길 때마다 수천km를 날아가야 하는 복불복 일정이 기다리고 있어 ‘진정한 우승은 전술적 완성도가 아니라 체력적 생존 능력이 강한 팀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이에 선수들 사이에서도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의 마헤타 몰랑고 CEO(최고경영자)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축구 팬들은 세계 최고의 스타들이 월드컵 무대에서 멋진 기량을 뽐내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보면 이번 대회는 축구 경기가 아니라 ‘적자생존의 서바이벌 게임’이 될 듯하다”며 규탄했다.특히 월드컵 규모 확대로 사상 처음 본선 무대를 밟게 된 우즈베키스탄, 요르단, 카보베르데, 퀴라소 등에게 이런 문제는 더욱 치명적이다. 이들은 대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축구 강국들에 비해 체력 관리 및 회복을 위한 스포츠 과학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스포츠 과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장거리 비행 후 발생하는 신체 현상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여행 피로’, 둘째는 ‘시차증(제트랙)’이다. ‘여행 피로’는 비행기 내부의 건조한 공기로 인한 탈수 현상과 이동 과정에서의 수면 부족으로 발생한다. 이는 다행히 도착 직후 하루 이틀 푹 쉬면서 수분을 보충하면 어느 정도 회복된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시차증’이다. 이 경우에는 인간의 뇌와 장기에 새겨진 시간 감각을 강제로 뒤흔들기 때문에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더라도 몸이 반응하지 않는다.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부 국가들은 이른바 ‘차이트게버’라는 과학적 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이를테면 생체시계를 외부 환경 신호로 동기화시키는 방법이다. 출발 수일 전부터 목적지 시간에 맞춰 조명을 조절하거나, 식사 시간과 운동 시간을 변경해 뇌를 속이는 일종의 ‘사전 적응’ 훈련이다. 또한 도착 직후에는 강도 높은 훈련을 전면 배제하고 압박 스타킹을 착용한 상태로 가벼운 마사지와 리커버리 세션을 일주일 가까이 진행한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05/1780623988328487.jpg"/> 대회가 치러지는 6월과 7월, 미국 중서부와 남부 그리고 멕시코 일대의 낮 기온은 최고 30℃대 후반까지 치솟는다. 6월 4일 캘리포니아주 알라메다에서 훈련 중 땀을 닦고 있는 호주의 네스토리 이란쿤다. 사진=AFP/연합뉴스그런가 하면 폭염 역시 이번 대회의 변수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 대회가 치러지는 6월과 7월, 미국 중서부와 남부 그리고 멕시코 일대의 낮 기온은 최고 30℃대 후반까지 치솟을 정도로 살인적이다. 일부 경기장은 현대식 에어컨 설비를 갖추고 있어 쾌적하지만, 대부분의 경기장은 뙤약볕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개최 도시 16곳 가운데 14곳이 심각한 열 스트레스 위험 지역으로 분류된 상태며, 일부 지역의 경우 더위체감지수(WBGT)가 35℃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이는 단순히 더운 날씨를 의미하지 않는다. 운동하기 위험한 수준의 환경이라는 뜻이다. 특히 휴스턴, 마이애미, 몬테레이는 전문가들이 반복적으로 지목하는 ‘위험 도시’들로 꼽히고 있다.폭염이 무서운 이유는 체력만 저하시키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체온이 39℃ 이상으로 올라가면 스프린트 능력이 감소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때 판단력이 저하되며, 열사병 위험도 높아진다. 특히 축구처럼 순간적인 의사결정이 승패를 가르는 종목에서는 이러한 인지 기능 저하가 치명적일 수 있다.이미 전례도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연구 결과를 보면 더운 경기일수록 선수들의 고강도 질주 횟수는 감소한 반면, 짧은 패스는 늘었다. 선수들이 무의식적으로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경기 템포를 조절했다는 의미다. 이는 바꿔 말하면 폭염으로 전술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FIFA는 이번 월드컵에서 모든 경기에서 ‘냉각 브레이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으며, 선수들은 경기 도중 얼음 수건과 냉수를 이용해 체온을 낮출 수 있다.선수들을 기다리는 또 하나의 고난은 바로 ‘고지대’다. 월드컵 개최 도시 가운데 가장 독특한 환경을 가진 곳은 해발 약 2240m에 위치한 멕시코시티다. 조별리그 일부 경기와 토너먼트 경기가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며, 스포츠 의학자들은 폭염보다 더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로 고도를 꼽고 있다.고지대에서는 산소가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같은 거리를 뛰어도 평지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며, 산소 부족으로 숨이 차기 시작하면 판단이 느려지고 움직임이 둔해진다. 특히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이러한 변화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05/1780624121229016.jpg"/> 월드컵 개최 도시 가운데 가장 독특한 환경을 가진 곳은 해발 약 2240m에 위치한 멕시코시티다. 6월 11일 개막전이 열리는 멕시코시티 스타디움 전경. 사진=EPA/연합뉴스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있다. 남미 축구 데이터를 분석한 한 연구에서는 해발고도가 1000m 높아질 때마다 홈팀이 평균적으로 약 0.5골의 이점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모든 경기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고도가 경기 결과에 실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실제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해발 약 3600m)는 남미 강호들이 원정만 가면 고전하는 ‘공포의 원정지’로 유명하다. 멕시코시티는 라파스만큼 높지는 않지만, 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에게는 충분히 부담스러운 환경이 될 수 있다.고지대와 저지대를 반복적으로 이동하는 급격한 환경 변화 역시 문제다. 선수들은 멕시코시티에서 경기를 치른 뒤 며칠 만에 해수면에 가까운 도시로 이동할 수 있다. 스포츠 의학 전문지 ‘에스페타’는 “환경 스트레스는 각각 따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중첩된다”고 설명한다. 즉 고지대에서 받은 피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폭염과 이동 스트레스를 겪으면 선수들의 몸에는 예상보다 훨씬 큰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결국 이번 월드컵은 기존의 월드컵과는 다른 방식으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는 전술과 기술, 개인 기량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면 이번에는 회복과 수면, 체온 조절, 이동 계획 같은 보이지 않는 요소들이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과연 전 세계 축구 팬들은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갖춘 아름다운 축구를 보게 될까, 아니면 혹독한 환경 속에서 마지막까지 쓰러지지 않고 살아남는 ‘서바이벌 게임’을 보게 될까. 이제 지구촌 축구팬들의 눈과 귀는 북중미 대륙으로 향하고 있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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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엑스포 효과 맞먹는 3조엔 ‘네코노믹스’…고양이가 일본 경제 움직인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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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04 Jun 2026 13:35:12]]></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일본 경제를 실제로 움직이는 건 고양이들이다.” 농담처럼 들리지만, 점점 사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편의점에는 고양이가 그려진 한정판 상품이 쏟아지고, 고양이 사진집이 꾸준히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다. 지방의 작은 마을은 고양이 덕분에 관광 명소가 되고, 인터넷에서는 수많은 고양이 콘텐츠가 시선을 붙잡는다. 일본에서는 이런 현상을 ‘네코노믹스’라고 부른다. 고양이와 경제(Economics)를 합친 말이다. 올해 네코노믹스 규모는 2조 9488억 엔(약 2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제 고양이는 단순한 반려동물을 넘어 하나의 산업이자 소비 트렌드, 나아가 일본 경제를 움직이는 문화적 자산이 됐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04/1780537031784034.jpg"/> 고양이 마을로 유명한 도쿄 야나카긴자. 사진=야나카긴자 홈페이지익히 알려진 것처럼 일본인들의 고양이 사랑은 각별하다. 일본을 대표하는 캐릭터 도라에몽과 헬로키티는 모두 고양이에서 탄생했고, 상점 입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네키네코(복고양이)는 지금도 행운과 재물을 부르는 상징으로 사랑받고 있다. 유명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일왕 부부 역시 반려묘를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도 공개적으로 “개보다 고양이를 더 좋아한다”고 말한 바 있다.이런 애정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일본 펫푸드협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일본의 반려묘 수는 약 880만 마리로, 반려견 680만 마리를 크게 웃돈다. 2017년 처음으로 반려묘 수가 반려견 수를 넘어선 이후 격차는 꾸준히 벌어지고 있다. 고양이 한 마리를 기르는 데 드는 평생 비용도 평균 180만 엔(약 1730만 원)에 이른다.고양이의 영향력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분야 중 하나가 관광이다. 도쿄의 오래된 정취를 간직한 거리, 야나카긴자는 ‘고양이 마을’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골목 곳곳에는 고양이가 그려진 간판이 걸려 있고, 고양이 모양 화과자와 잡화,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단순히 쇼핑을 하러 오는 것이 아니다. 골목을 천천히 걸으며 길고양이를 만나고, 사진을 찍고, 일본 특유의 ‘고양이 감성’을 경험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04/1780537093926141.jpg"/> 스타 고양이 미미탄. 사진=야마구치야 료칸고양이 한 마리가 지역 경제를 살린 사례도 있다. 도치기현의 온천 야마구치야 료칸(전통여관)에는 전국에서 손님을 불러 모으는 ‘스타 직원’이 산다. 바로 간판 고양이 ‘미미탄’이다. 미미탄은 여행 정보 사이트 자란뉴스가 발표한 ‘만나보고 싶은 숙소의 간판 고양이 랭킹 2026’에서 1위를 차지했다. 복도를 느긋하게 걸어 다니고, 손님 곁에 다가가 애교를 부리는 미미탄을 보기 위해 일부러 숙소를 예약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료칸 측에 따르면 “미미탄의 인기가 높아진 이후 예약이 꾸준히 늘어났다”고 한다. 특히 ‘고양이의 날’이 있는 지난 2월에는 역대 최고 수준의 예약 실적을 기록했다. 온천도 좋지만, 미미탄을 만나기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이처럼 일본에서 고양이는 관광 자원이 되고, 상품이 되며, 때로는 지역의 브랜드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열기가 정점에 이르는 날이 바로 2월 22일이다. 이날은 ‘고양이의 날’로 불린다. 숫자 2를 뜻하는 일본어 ‘니’가 세 번 이어지는 발음이 고양이 울음소리인 ‘냥냥냥’과 비슷해 붙은 이름이다. 1987년 일본 펫푸드협회가 제정한 기념일이지만, 이제는 밸런타인데이에 버금가는 소비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편의점 업계도 이 시즌을 놓치지 않는다. 패밀리마트는 2023년부터 매년 ‘고양이의 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관련 상품 구매자의 56.2%가 실제로 고양이를 키워본 적조차 없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이다. 패밀리마트 측은 “고양이를 키우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사람들까지 포함한 ‘고양이 관심층’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며 “반려동물 시장을 넘어 힐링과 디자인 소비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04/1780537122318542.jpg"/> 세븐일레븐 재팬이 고양이 날을 맞아 선보인 상품들. 사진=세븐일레븐 재팬세븐일레븐도 고양이 발바닥 모양을 본뜬 디저트 ‘냥 파르페’ 등을 선보이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회사 측은 “소셜미디어(SNS)와 고양이의 궁합이 매우 좋다”고 말한다. 실제로 고양이는 온라인에서 가장 강력한 콘텐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짧은 영상 한 편, 사진 한 장만으로도 수많은 공유와 댓글을 이끌어낸다. 일본 기업들이 앞다퉈 고양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귀여움이 곧 화제성이 되고, 화제성은 다시 소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그렇다면 ‘고양이의 경제학’은 얼마나 큰 돈을 만들어내고 있을까. 간사이대학교 명예교수 미야모토 가쓰히로는 2026년 일본의 ‘네코노믹스’ 규모를 2조 9488억 엔으로 추산했다. 전년 대비 402억 엔 증가한 수치다. 이는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경제효과(3조 6000억 엔)의 약 80%에 해당한다. 요컨대 국가적 프로젝트에 버금가는 경제적 파급력을 고양이가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기록적인 성장의 배경에는 반려동물의 평균 수명 연장이 지목된다. 의료비 지출이 늘어난 데다 펫보험과 프리미엄 사료 등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했다. 최근의 물가 상승 역시 시장 규모 확대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미야모토 교수는 “당분간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경제효과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물가가 안정되면 네코노믹스 역시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604/1780537058298531.jpg"/> 2026년 네코노믹스 규모는 2조 9488억 엔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사진=KHB 뉴스 캡처일본에서 반려묘 수가 반려견 수를 처음 추월한 것은 2017년이다. 이후 격차는 꾸준히 벌어지고 있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도시형 주거환경의 확산 속에서 산책과 훈련이 필요한 개보다 실내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키울 수 있는 고양이가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다. 어느새 일본은 ‘개의 나라’에서 ‘고양이의 나라’로 넘어가는 전환점을 맞았다.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을 단순히 사육 편의성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대인의 삶과 고양이의 이미지가 절묘하게 닮아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고양이는 독립적이지만 완전히 혼자 있기를 원하지 않는다. 사람에게 애정을 표현하면서도 지나친 간섭은 싫어한다. 이런 모습이 오늘날 많은 일본인이 추구하는 관계의 형태와 맞닿아 있다는 설명이다.칼럼니스트 무토 히로키는 “고양이는 일본인이 선호하는 관계의 거리감을 구현한 동물”이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고양이를 인간처럼 의인화하거나 자신을 투영하는 문화가 널리 퍼져 있다. 그렇게 형성된 감정적 유대는 콘텐츠 소비와 상품 구매로 이어지며 네코노믹스를 떠받치는 원동력이 된다. 결국 네코노믹스의 성장은 단순히 반려묘 수가 늘어난 결과만은 아니다. 고양이가 주는 위안과 공감에 사람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면서, 그 애정이 거대한 소비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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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일이 너무 커졌다? 아베 요미우리 감독 '딸 폭행 혐의' 퇴진 뒷맛 씁쓸한 까닭]]></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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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28 May 2026 13:53:08]]></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아빠에게 맞았는데, 어떡하죠.” 딸의 이 한마디가 일본 프로야구계를 뒤흔들었다. 일본 최고 인기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아베 신노스케 감독(47)이 자녀 폭행 혐의로 체포됐다가 결국 사퇴했다. 불명예 퇴장에 열도가 술렁이는 가운데, 논쟁은 폭행 사실을 넘어 ‘누가 신고했는가’와 ‘그 과정이 어디까지 공개돼야 하는가’로 번지고 있다. 사건의 전말을 마이니치신문, 여성자신, 닛칸스포츠, FNN뉴스의 보도를 종합해 살펴본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528/1779931749685399.jpg"/> 자녀 폭행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던 아베 신노스케 감독이 다음날인 5월 26일 눈물을 흘리며 감독직 사퇴를 발표했다. 사진=EPA/연합뉴스사건은 5월 25일 저녁, 도쿄 시부야구에 있는 아베 감독 자택에서 벌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발단은 자매 간 말다툼이었다. 당시 18세 장녀와 15세 차녀가 언쟁을 벌였고, 이를 말리던 아베 감독은 두 딸을 나무랐다. 그러나 장녀가 말대꾸하자 상황은 순식간에 격해졌다. 아베 감독이 장녀를 밀쳐 넘어뜨린 것이다.이후 전개는 요즘 세태를 반영하듯 흘러갔다. 장녀가 상담한 곳은 가족이나 지인이 아닌 생성형 인공지능 ChatGPT였다. 그는 “아빠에게 맞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물었고, ChatGPT는 아동상담소에 연락하라는 답변을 내놨다. 장녀는 곧바로 아동상담소에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아베 감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수사 관계자는 “경찰이 가정 내 문제를 이유로 개입을 꺼리던 시대는 지났다”며 “아동학대와 가정폭력(DV), 스토킹 등 신체적 위험이 우려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경찰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포된 아베 감독은 약 5시간 뒤인 26일 오전 0시께 석방됐다. 조사 과정에서 그는 “딸이 반항하는 태도를 보여 순간적으로 화가 났다”고 진술했으며,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도 반성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체포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X(옛 트위터)의 실시간 트렌드 상위권은 아베 신노스케 관련 키워드로 뒤덮였다.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요미우리 감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는 소식에 “딸을 폭행했다니 충격적이다” “요미우리 역사상 최악의 스캔들” “가짜 뉴스인 줄 알았다”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후폭풍은 이튿날 구단으로 번졌다. 5월 26일, 아베 감독은 구단에 직접 사의를 표명했고 구단은 즉시 수리했다.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열린 사과 기자회견에서 아베는 “제 가족 문제로 많은 야구팬과 프로야구 관계자, 구단에 큰 걱정과 폐를 끼쳤다”며 “전통 있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이름에 먹칠을 했다”고 고개를 숙였다.구단은 신속히 후속 조치에 나섰다. 야마구치 도시카즈 구단주는 “폭력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며 “감독에 의한 폭력은 더욱 중대한 사안인 만큼 사임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요미우리 구단은 하시가미 히데키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선임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528/1779931862713270.jpg"/> 아베 신노스케는 2019년 6월 1일 통산 400호 홈런을 기록했다.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포수 출신 선수로는 세 번째 대기록이었다. 사진=요미우리 자이언츠 공식 유튜브사건이 일파만파 커진 배경에는 아베 신노스케라는 인물의 상징성이 있다. 아베는 2000년 드래프트 1순위로 요미우리에 입단해 19년간 한 팀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공격형 포수’로 활약하며 4번 타자이자 팀의 중심 선수로 군림했다. 여러 차례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어 야구계를 상징하는 스타 중 한 명으로 꼽힌다.하지만 화려한 야구 인생과 별개로 사생활에서는 적지 않은 구설에 올랐다. 아내와는 2006년 결혼해 세 자녀를 뒀지만, 2012년 그라비아 모델과의 불륜 의혹이 주간지에 보도되며 큰 파장을 낳았다. 특히 아베가 변장한 채 해당 여성을 골판지 상자에 넣어 이동시켰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한동안 그는 ‘택배 신짱’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이후 야구계에서는 “아베 감독이 가족과 예전만큼 가깝게 지내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아베 역시 점차 야구에만 몰두하는 생활을 이어갔고, 최근에는 주변에 “가족과 대화가 많지 않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스포츠지 기자는 “아베 감독은 완고한 옛날식 아버지 성향”이라며 “딸의 옷차림이나 머리 모양 등을 두고 딸과 언쟁을 벌이는 일도 종종 있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감독으로서의 압박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아베는 3년 계약으로 요미우리 지휘봉을 잡았다. 첫해에는 리그 우승을 이끌었지만, 지난해에는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우승이 기본’인 요미우리에서 2년 연속 우승 실패는 사실상 용납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이번 시즌에도 우승을 놓칠 경우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그는 성적이 아닌 전혀 다른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한편 도움을 요청했던 장녀는 사태가 이처럼 커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 관계자는 일본 언론에 “아동상담소에 연락한 것이 아버지의 체포로 이어지자 장녀가 ‘일이 너무 커져버렸다’며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528/1779931912436782.jpg"/> 아베 감독 복귀를 바라는 서명운동이 진행 중이다. 사진=일본 온라인 청원 사이트실제로 장녀는 공개된 편지를 통해 “ChatGPT에 상담한 뒤 아동상담소에 연락했지만, 의도와 달리 경찰 신고로 이어졌다”며 “경찰이 집에 왔을 때 가장 놀란 사람은 나 자신이었다”고 적었다. 또 일부 보도와 달리 “아버지에게 맞거나 발로 차인 사실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장녀는 “아버지와는 이미 화해했다”며 가족을 향한 과도한 비난과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아베 감독의 사퇴를 두고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다만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한순간의 잘못으로 모든 것이 끝나서는 안 된다”며 복귀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온라인에서는 아베의 현장 복귀를 바라는 서명운동이 진행 중이다.또 다른 논쟁도 불거지고 있다. 신고 과정과 그 내용이 어디까지 공개돼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이다. 전 후지TV 아나운서이자 현재 프리랜서로 활동 중인 가사이 신스케는 이번 사건 보도 과정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경찰이 사건 경위를 지나치게 상세하게 언론에 알렸다”며 “아동의 복지와 인권을 생각한다면 최소한 ‘가족이 신고했다’는 정도로만 발표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가사이는 특히 신고자인 장녀가 떠안게 될 부담을 우려했다. 그는 “딸은 앞으로 ‘시즌 도중 아버지를 신고한 딸’로 기억될지도 모른다”며 “피해를 입은 아이가 그런 짐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건 너무 가혹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들이 ‘아동상담소에 상담하면 일이 이렇게까지 커지는구나’라고 받아들이면 앞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아이들이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베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놓았지만, 신고 과정과 개인정보 공개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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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중동 협상 와중 백악관 앞 총격…트럼프 정부 치솟는 보안 불안까지 '골치' ]]></title>
            <link>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amp;entry_id=511049</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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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Sun, 24 May 2026 23:11:34]]></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ygh@ilyo.co.kr | 이강훈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품고 있는 국내 보안 불안과 중동 전쟁 대응 부담이 동시에 치솟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서 총격 사건이 최근 한 달 사이 세 차례나 발생하면서 백악관 경호 체계와 미국 내 정치적 긴장에 대한 우려가 확산될 전망이다. 장기화한 중동 전쟁으로 초래된 미국 내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며 정부의 불안한 국정 책임론이 확산될 수 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524/1779631177157136.jpg"/> 4월 25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장 인근 총격 사건이 벌어진 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장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이번 백악관 총격 사고 용의자인 21세 남성(나시어 베스트)은 병원으로 이송된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안에 있었지만 피해를 입지 않았다. 총격 지점은 백악관 본관 내부가 아니라 외곽 보안 검문소였지만, 대통령이 백악관에 머물던 시간대에 총격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컸다.이번 사건은 지난 한 달 동안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서 발생한 세 번째 총격 사건이다. 지난 4월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 관련 행사장 인근 총격에 이어 이달 초 워싱턴기념탑 부근 총격 사건이 있었다. 다만 수사 당국은 이번 사건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공격인지, 정치적 동기가 있었는 지에 대해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장 인근 총격 사건 직후에도 해당 사건을 체포된 용의자의 단독 범행으로 추정하면서 이란과는 무관할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사건 수사 초점은 현재까지 용의자의 범행 동기와 정신건강 관련 정황, 총기 확보 경위, 행인 부상 원인에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은 총격 용의자가 과거 백악관 접근 금지 명령을 받은 뒤 어떤 경로로 다시 백악관 인근 검문 지점까지 접근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미국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경호와 공공장소 안전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백악관 주변은 미국에서 가장 강도 높은 보안 체계가 적용되는 구역이지만, 용의자가 총기를 꺼내 발포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검문 절차와 위험 인물 관리 체계에 대한 점검이 불가피해 보인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524/1779631330111058.jpg"/> 5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주변 도로가 통제된 가운데 경찰과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응급차량 인근에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다만 이번 총격 사건이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추진하던 시점에 발생한 점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이란과의 합의가 “대체로 협상됐다”고 밝히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포함한 평화 양해각서가 최종 조율 단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종 사안과 세부 내용이 현재 논의 중이며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해당 합의가 3개월 가까이 이어진 전쟁을 끝내고 에너지 위기를 완화할 수 있는 틀이 될 수 있지만, 이란 핵 문제 등 핵심 쟁점은 여전히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총격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불안한 국내외 정치 리더십에 대한 논란과 함께, 심화하는 사회적 불안에 대한 정부 책임론 가중으로 적지 않은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강대 국제대학원 김재천 교수는 24일 한 방송에 출연해 “한 달 새 총격 위협이 벌써 몇 번째 일어난 상황에서 미국 정치권이나 여론에 상당한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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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베이징서 드러난 미-중 권력이동? 유일 초강대국 ‘미국 패권’ 흔들린다]]></title>
            <link>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amp;entry_id=511006</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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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21 May 2026 17:08:14]]></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전 세계를 호령하며 절대 권력의 상징으로 군림하던 ‘미국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지구촌의 유일한 초강대국으로 세계 질서를 지배해 온 미국의 패권이 내부 분열과 외교 전략 실패로 쇠퇴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79)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72)의 정상회담은 이러한 권력 이동과 미국의 추락한 위상을 전 세계에 시각적으로 증명한 일대 사건으로 기록됐다. 해외 유력 언론들과 국제 전문가들은 회담 전후를 기해 일제히 냉혹한 분석을 쏟아냈으며, 이들의 의견은 다음과 같이 하나로 귀결됐다. “미국 대통령은 더 이상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이 아니며, 이번 베이징 정상회담은 그 명백한 증거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521/1779348315016373.jpg"/> 유일 초강대국으로서 세계 질서를 지배해온 미국의 패권이 흔들리고 있다. 베이징 회담이 그 증거다. 5월 14일 베이징 톈탄공원을 둘러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사진=UPI/연합뉴스베이징의 붉은 카펫은 화려했다. 인민해방군 의장대는 절도 있게 행진했고, 만찬장에는 거대한 샹들리에가 빛났으며, 테이블에는 바삭한 소갈비, 베이징덕, 오미자와 망고를 곁들인 디저트가 올라왔다. 중국 군악대는 트럼프의 대표 선거 캠페인송으로 알려진 YMCA를 연주하며 예우를 갖추기도 했다.그러나 이 장면에서 눈여겨볼 만한 대목은 음식도 음악도 아니었다. 핵심은 두 정상의 위상에 있었다. 미국 대통령이 중국 국가주석과 마주 앉은 모습을 보면 더 이상 한 명의 패권자가 전 세계를 이끌고 가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실제 이번 베이징 회담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무엇보다 트럼프가 시진핑 앞에서 보인 태도였다. ‘가디언’은 칼럼을 통해 “트럼프가 베이징에 머무는 동안 보여준 태도는 놀라울 정도로 온순하고 신중했다”고 평가했다. 유럽 동맹국들을 방문할 때면 충돌을 일으키고 조롱과 압박을 일삼으면서 무례를 범하던 인물이 정작 베이징 공항에 내려 붉은 카펫을 밟을 때는 초조한 듯 양복 재킷 단추를 만지작거리며 눈에 띄게 긴장한 모습이었다. 연신 “아름답다”는 감탄사를 연발하거나 시진핑을 “친구”라고 불렀으며, 심지어 엄격한 금주가인데도 불구하고 만찬장에서는 예의상 샴페인을 한 모금 홀짝이는 모습도 포착됐다.‘가디언’은 트럼프가 왜 중국에서 이런 태도를 보였는지, 그 심리적 내면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이를테면 미국은 지도자를 조롱하거나, 심지어 선거를 통해 권좌에서 끌어내릴 수도 있는 ‘시끄러운 민주주의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 반면, 시진핑의 중국은 안면인식 기술과 통제 시스템을 통해 14억 인구를 완벽하게 통치하는 ‘질서 정연한 독재 국가’다. 트럼프는 과거 2024년에도 시진핑을 향해 “그는 14억 인구를 철권으로 통치한다. 좋든 싫든 그는 대단히 똑똑한 사람”이라며 부러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자신이 미국 내에서 실현하고 싶었으나 민주주의 시스템에 가로막혀 좌절된 ‘독재자의 판타지’가 완벽하게 구현된 현장을 목격했으니 그 앞에서 저절로 고개가 숙여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521/1779348600056759.jpg"/> ‘가디언’은 칼럼을 통해 “트럼프가 베이징에 머무는 동안 보여준 태도는 놀라울 정도로 온순하고 신중했다”고 평가했다. 사진=가디언 캡처이번 회담에 대해 더 직설적으로 보도한 ‘데일리비스트’는 기사 제목부터 “미국 대통령은 더 이상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남자가 아니다”라고 꼬집으면서 트럼프의 중국 방문을 “중국의 수도로 향한 조공 사절의 행렬”에 빗댔다. 고대 로마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사절단, 교황의 전권대사, 그리고 아시아의 수많은 군주들이 중국의 지배자를 알현했던 수천 년의 역사가 21세기에 기이한 형태로 재현되고 있다는 것이다.이어 80세 생일을 한 달 앞둔 노쇠하고 점점 무기력해지는 미국 대통령이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려 있다고 말하면서 “대외적으로는 스스로 발을 들인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군사적, 정치적 에너지가 바닥났고 대내적으로는 참담한 지지율과 정치적 격변으로 정치적 수명이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때문에 트럼프가 이 시점에 베이징으로 날아간 이유는 명확했다. 추락하는 지지율을 단숨에 만회하기 위해 시진핑에게 미국산 보잉 여객기를 대량 구매해줄 것을 읍소하고, 자국 농민들을 위해 대규모 농산물 수입 계약이라는 단기적 성과를 애걸하기 위해서였다.그러면서 ‘데일리비스트’는 이를 두고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비참한 처지에서 시선을 돌리기 위해 중국의 전통 약재를 찾아 나선 형국”이라고 조롱했다. 물론 논평이긴 했지만, 그만큼 이번 회담이 미국 권력의 상대적 약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읽혔다는 뜻이었다.미국의 외교 전략가이자 40년간 국가안보회의(NSC)와 정책기획국장으로 활약했던 데니스 로스도 유사한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타임’에 기고한 글을 통해 그는 “오늘날 미국은 더 이상 ‘단극적 초강대국’이 아니다. 세계 질서는 이미 변했다”고 냉정하게 분석했다. 로스는 냉전 이후 미국이 유일한 초강대국으로서 군사, 경제, 외교적 도구를 활용해 세계를 움직였던 시기는 이제 끝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여전히 강대국이긴 하지만, 이제는 중국, 러시아, 인도, 이란 같은 국가들이 미국의 의지와 무관하게 각자의 영역을 넓히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덧붙였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521/1779348817774812.jpg"/> ‘데일리비스트’는 기사 제목부터 “미국 대통령은 더 이상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남자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사진=데일리비스트 캡처이보다 앞선 2010년, 진보 성향 매체인 ‘톰디스패치’에 실린 예언적인 글은 더 어두운 진단을 내놓은 바 있다. 아시아 및 제국 쇠퇴의 권위자인 역사학자 알프레드 맥코이가 기고한 해당 글은 그야말로 파격적이었다. 당시만 해도 전 세계 언론과 석학들은 미국의 압도적인 글로벌 패권이 최소한 2040년이나 2050년까지는 굳건히 유지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맥코이는 과감하게 미국의 초강대국 지위가 정확히 2025년 즈음에 종말을 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당시 그가 제시한 근거는 매우 정교했다. 대외적으로 힘이 빠진 미국을 상대로 중국, 인도, 이란, 러시아가 해양, 우주, 사이버 공간에서 미국의 지배력에 노골적이고 도발적인 도전을 시작하게 된다는 주장이었다. 대내적으로는 미국의 내부 분열이 격화되어 격렬한 충돌과 파괴적인 논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았다. 그 결과 환멸과 절망의 정치적 파도를 타고 한 극우 애국주의자가 강력한 수사를 구사하며 대통령직을 거머쥐고, 미국의 권위를 존중해줄 것을 전 세계에 요구하면서 군사적 보복이나 경제적 보복 조치를 경고하게 된다는 시나리오였다.그리고 맥코이는 다음과 같은 냉혹한 문장으로 예측을 끝맺었다. “하지만 세계는 거의 아무런 주의도 기울이지 않을 것이며, ‘미국의 시대’는 침묵 속에서 종말을 맞이할 것이다.”  그리고 ‘운명의 해’, 즉 2025년을 거치면서 그의 예언은 섬뜩하리만치 정확하게 현실화되고 있는 듯 보인다. 실제 우렁찬 수사와 극우 애국주의를 장착한 트럼프가 다시 한번 백악관의 권좌를 탈환했고, 그의 두 번째 임기는 외신들의 평가대로 ‘미국의 제국주의적 쇠퇴를 가속화’하는 촉매제가 되고 말았다.이번 미중 회담은 표면적으로는 안정과 협력의 언어로 포장됐다. 트럼프는 “환상적인 무역 합의를 이뤄냈다”고 주장하면서 중국이 조만간 보잉 항공기 200대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농산물에 대해서도 향후 3년간 매년 수백억 달러 규모의 구매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521/1779348861097993.jpg"/> 트럼프는 시진핑의 대만 문제 압박에 대해 단 한 마디의 반박도 하지 못 한 채 침묵을 지켰다. 5월 14일 인민대회당에 도착한 두 정상. 사진=AP/연합뉴스하지만 ‘가디언’과 ‘르몽드’ 등 유럽의 주요 언론사들은 회담의 실질적 성과가 참담했다고 평가했다. ‘가디언’은 “화려한 행차였으나 트럼프가 손에 쥔 실속은 거의 없다”고 결론지으면서 “인공지능(AI), 군비 경쟁, 대만 문제, 이란 전쟁 등 핵심 안보 이슈에서 그 어떤 실질적 돌파구도 마련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가장 뼈아픈 대목은 대만 문제였다. 시진핑은 회담 도중 독점적 지위를 주장하는 대만의 앞으로의 지위에 대해 매섭고 날카롭게 압박을 가했으나, 평소 거친 태도를 자랑하던 트럼프는 어찌 된 일인지 단 한 마디의 반박이나 저항도 하지 못 한 채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이후 에어포스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대만을 방어할 계획이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나는 어느 쪽으로도 약속하지 않았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 없는 건 9500마일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이다”라며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트럼프는 으레 그랬듯 전 세계 언론을 향해 자화자찬을 늘어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을 ‘G2 회담’이라고 부른 그는 “두 위대한 나라의 만남, 나는 이를 G2라고 부른다.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한껏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트럼프가 먼저 꺼낸 말이긴 했지만 ‘워싱턴포스트’는 바로 그 이미지야말로 시진핑이 원했던 최종 목표이자 치밀한 외교적 승리였다고 분석했다. G2 프레임의 함정, 즉 시진핑이 설계한 판에 트럼프가 스스로 걸어 들어갔다는 의미였다. 아닌 게 아니라 중국은 오래전부터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 선 초강대국으로 인정받기를 원했다. 그리고 이번 베이징 회담은 그 은밀한 욕망이 외교 의전과 정치적 연출을 통해 구현된 무대였다.이와 관련, ‘비즈니스타임스’는 시진핑이 이번 회담을 통해 미·중 경쟁의 규칙을 다시 쓰려 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에게는 미국 기업의 계약, 일자리, 농민 지원, 이란 전쟁이 중요했을지 모르지만, 시진핑에게는 더 큰 목표가 있었다는 것이다. 바로 워싱턴이 중국을 더 이상 ‘관리해야 할 도전자’가 아니라 ‘함께 세계 질서를 다루는 동급의 상대’로 인정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521/1779349150767383.jpg"/> 트럼프는 이번 회담을 ‘G2 회담’이라고 불렀다. 시진핑이 설계한 판에 트럼프가 스스로 걸어 들어간 셈이다. 5월 14일 인민대회당 만찬 중 건배를 제안하는 트럼프. 사진=AP/연합뉴스이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 담당 국장을 지낸 줄리언 게위츠는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시진핑은 중국 지도자들이 수십 년간 갈망했던 일을 마침내 달성했다. 미국 대통령을 베이징으로 불러들여 논박의 여지없는 대등한 동반자로 전 세계에 공인받는 일이 그것이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고, 되돌릴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트럼프는 베이징을 떠나면서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이런 글을 남겼다. “중국은 어마어마한 대연회장을 가졌다. 우리 미국 백악관도 당연히 그런 멋진 연회장을 가져야 한다!” 이에 ‘가디언’은 세계 권력의 중심추가 이동하는 역사의 거대한 변곡점 앞에서 초강대국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내놓은 최종 소회가 고작 ‘백악관에 중국 스타일의 화려한 무도회장을 짓고 싶다’는 철없는 부러움이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꼬집었다.트럼프 앞에 놓인 길은 결코 순탄치 않다. 끝나지 않는 이란 전쟁의 악몽, 갈수록 하락하는 지지율, 그리고 미국 기술 관료와 빅테크의 폭주가 그렇다. 맥코이가 15년 전에 경고했던 대로 세계는 더 이상 미국의 고함과 협박에 겁을 먹지 않는다. ‘가디언’은 웅장했던 ‘미국의 시대’는 이제 한 노쇠한 대통령의 초라한 구걸 외교와 베이징의 화려한 연회장 불빛 뒤편에서 고요히 저물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화려했던 이번 베이징 회담이 보여준 결론은 하나다. 미국은 여전히 막강하지만 더 이상 혼자서 세계를 이끌지 못한다. 또한 중국은 더 이상 미국이 허락한 범위 안에서만 움직이는 나라가 아니다.트럼프는 이를 G2라고 불렀고, 시진핑은 굳이 그 단어를 크게 외치지 않아도 되는 위치에 도달했다.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 베이징의 화려한 의전은 단순한 환대가 아니었다. 그것은 세계 권력의 무게중심이 바뀌고 있음을 알리는 매우 정교하게 연출된 정치극이었던 셈이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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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직원 평균 연령 73세' 도쿄 시부야 신상 카페 핫플 등극의 비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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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Thu, 21 May 2026 13:40:48]]></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일본 유행의 중심지 도쿄 시부야. 최근 이곳에서 가장 주목받는 공간은 새로운 디저트 가게도, 인스타그램 감성의 카페도 아니다. 일본 사회가 오랫동안 고민해온 ‘고령화’를 색다른 방식으로 풀어낸 찻집 ‘지차바차(G-CHA&amp;Ba-CHA)’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3월 문을 연 이곳은 평균 연령 73세의 스태프들이 선글라스를 쓴 채 손님을 맞는다. 최고령 스태프는 80세. 단순한 이색 카페를 넘어, 시니어 세대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새로운 노동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521/1779325881700730.jpg"/> 젊은이의 거리 시부야에 스태프 평균 연령 73세의 찻집 지차바차가 새롭게 문을 열었다. 사진=지차바차 인스타그램#MZ 대신 실버 세대가 만든 핫플테이크아웃 찻집 ‘지차바차’가 특별한 이유는 차보다 사람에 있다. 이곳은 차 한잔과 함께 사람 사이의 온기를 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면 왼편에는 ‘건강’이라고 적힌 작은 휴식 공간이, 오른편에는 주문 카운터가 자리한다. 메뉴는 ‘지차(생강 호지차)’와 ‘바차(자스민 녹차)’처럼 재치 있는 이름의 차부터 말차라테까지 총 7종. 일본의 대표적인 차 산지인 시즈오카현에서 들여온 찻잎과 말차를 사용해 맛과 품질에도 공을 들였다.주문 방식 역시 독특하다. 손님은 주문서에 음료 종류와 온도, 토핑, 컵 색상, 굿즈 구매 여부 등을 체크한 뒤 계산대로 가져간다. 주문서 작성용 펜은 실버 세대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선명한 핑크색 형광펜을 사용했다. 계산대에는 할아버지 혹은 할머니 스태프 한 명이 앉아 주문을 받는다. “글씨가 너무 작네”라며 커다란 돋보기로 주문서를 들여다보는 모습은 이곳의 명물 같은 장면이다. 결제는 선불이며, 캐시리스 방식만 가능하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521/1779325926483946.jpg"/> 계산대에는 멋쟁이 할아버지 스태프가 주문을 받는다. 사진=지차바차 인스타그램음료가 완성되면 번호가 불리고, 손님은 노렌(가림막 커튼) 안쪽으로 들어간다. 그 순간 일본식 분위기의 아늑한 공간이 펼쳐진다. 할아버지·할머니 스태프들이 환한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는데, 찻집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각자의 개성대로 소화한 모습도 인상적이다.대화는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스태프들은 손님 이름을 손글씨로 적은 라벨을 컵에 붙여 건네고, 취미나 일상 이야기를 편안하게 주고받는다. 단순히 차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 사이의 교류를 만들어내는 것이 이곳의 핵심이다. 일반적인 카페에서는 쉽게 느끼기 어려운 느긋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공간을 메운다.시부야의 문화·트렌드를 소개하는 일본 매체 ‘시부야분카’는 최근 지차바차를 집중 조명했다. ‘젊은이의 거리’로 불리는 시부야 한복판에서 고령층이 주인공이 된 새로운 노동 실험이 펼쳐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지차바차의 스태프는 약 16명. 연령대는 60대 중반부터 80대까지 다양하다. 하루 평균 6명이 교대로 근무하며, 시니어 스태프들이 손님 응대를 맡고 음료 제조 등은 젊은 스태프가 지원한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521/1779325954724580.jpg"/> 지차바차의 세 가지 근무 원칙은 이렇다. 쉬고 싶을 때 쉰다. 힘들면 바로 말한다. 일하는 즐거움을 느낀다. 사진=지차바차 인스타그램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고령층이 무리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설계된 근무 환경이다. “쉬고 싶을 때 쉰다” “힘들면 바로 말한다” “일하는 즐거움을 느낀다”는 세 가지 원칙 아래 기존 노동관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시스템을 도입했다. 접객은 기본적으로 앉은 상태에서 진행하고, 주문 역시 손님이 직접 주문서를 작성하도록 해 신체적 부담을 줄였다.매장 책임자인 요시다 준키 씨는 “줄이 길어질 경우 손님들이 줄 정리를 도와주는 대신 음료를 제공하는 ‘손자 제도’도 준비 중”이라며 “세대를 넘어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매장에서는 젊은 손님들이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주거나, 시니어 스태프들과 옛날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매장에서 일하는 78세의 사치코 씨는 “활동적으로 살아가고 싶어 하는 시니어들이 많다”며 “이곳은 그런 사람들이 사회와 연결될 수 있는 장소”라고 말했다. 이어 “핵가족화와 스마트폰 중심 생활로 세대 간 접점이 줄어드는 가운데, 얼굴을 맞대고 직접 대화하는 것 자체가 서로에게 좋은 자극이 된다”고 덧붙였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521/1779326026984398.jpg"/> 일본의 대표적인 차 산지인 시즈오카현에서 들여온 찻잎과 말차를 사용해 맛과 품질에도 공을 들였다. 사진=지차바차 인스타그램최고령인 80세의 이사무 씨는 “일이라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젊은 사람들과 만날 기회도 많고 웃음이 끊이지 않아 즐겁다”며 환하게 웃었다. 해외 근무 경험이 많은 그는 외국인 손님에게 영어로 응대하기도 한다.시부야는 현재 대규모 재개발이 진행 중인 지역이다. 요시다 씨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 역시 재개발 과정에서 생긴 유휴 공간 활용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매장은 약 1년 반에서 2년 정도 운영되는 기간 한정 공간으로, 재개발 진행 상황에 따라 종료되거나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요시다 씨는 “재개발의 틈새에서 시작된 작은 공간이 단순한 화제성에 그치지 않고, 고령층 일자리와 세대 간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일본 전역으로 번지는 실버 프로젝트이러한 움직임은 ‘지차바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일본에서는 건강하고 활동적인 고령층이 주체가 되는 프로젝트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고령자를 ‘지원 대상’이 아닌, 새로운 문화와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존재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521/1779326052607104.jpg"/> 지바푸드가 운영하는 식당 메뉴는 집밥 스타일이 중심이다. 사진=지바푸드 홈페이지대표적인 사례가 ‘지바푸드’다. 2022년 미야기현 센다이에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지역에서 요리를 좋아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지역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이를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동시에 시니어들에게 새로운 일자리와 교류 공간을 만든다는 목표도 담고 있다.일본 언론은 지바푸드를 초고령 사회가 만들어낸 새로운 형태의 ‘지역 커뮤니티형 노동 모델’로 평가한다. 일반적인 아르바이트처럼 고용되는 구조가 아니라, 시니어들이 조합 형태로 운영에 직접 참여하기 때문이다. 메뉴 개발부터 조리와 접객까지 함께 맡고, 운영사는 이를 뒤에서 지원한다.매장에서 제공하는 음식 역시 화려한 유행 메뉴 대신 주먹밥과 된장국, 지역 반찬 같은 ‘집밥’ 스타일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고령층의 속도에 맞춘 운영 방식이다. 운영 시간은 점심 중심 하루 3시간 반 정도로, 무리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재 지바푸드는 센다이를 넘어 일본 전국 50여 지역으로 확산 중이다.지차바차와 지바푸드의 사례가 보여주듯, 일본에서는 고령층을 더 이상 돌봄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빈 상권을 살리고 세대 간 교류를 늘리며 사람과 사람을 다시 연결하는 주체로 주목하고 있다. 시부야와 센다이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는 ‘나이 듦’을 바라보는 일본 사회의 풍경을 조금씩 바꿔놓고 있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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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코로나 악몽 끝났는데 또…' 남극 크루즈 덮친 한타바이러스 공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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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CDATA[Fri, 15 May 2026 14:12:07]]></pubDate>
            <category><![CDATA[국제]]></category>
            <author><![CDATA[chance@ilyo.co.kr | 채찬수 기자]]></author>
            <description><![CDATA[[일요신문]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한타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남극 탐사 크루즈선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 사태가 주목을 받으면서 ‘또 다른 팬데믹이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아르헨티나를 출발해 카보베르데로 향하던 네덜란드 국적의 탐험 크루즈선 ‘MV 혼디우스’호 안에서 감염자가 발생한 건 지난 4월 6일이었다. 첫 번째 감염자였던 남성은 발병 5일 만인 11일 선내에서 사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설명에 따르면, 이 남성은 탑승 전 이미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있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번 감염 사태의 핵심은 크루즈 안에서 퍼진 바이러스가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확인된 ‘안데스 바이러스 변종’이라는 점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코로나19처럼 빠르게 퍼지는 바이러스는 아니지만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긴장해야 한다”고 주의를 촉구하고 있다. 5월 12일 기준, 한타바이러스 확진자는 두 명 더 늘어나 총 일곱 명이 된 상태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515/1778818582748287.jpg"/> 한타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한 크루즈선 MV 혼디우스호가 5월 11일 스페인 테네리페 섬에 정박해 있다. 사진=EPA/연합뉴스지난 4월 1일, 승객과 승무원 147명을 태운 ‘MV 혼디우스’호는 아르헨티나 최남단 땅끝마을인 우수아이아를 출발해 6주간의 기나긴 항해를 시작했다. 출발 당시만 해도 승객들은 남극과 남대서양의 장엄한 풍경, 펭귄 군락과 외딴 섬 탐험을 기대하며 들뜬 마음이었다.실제 승객들은 사우스조지아섬과 군도들을 돌며 킹펭귄, 알바트로스, 물개 등을 관찰했고, 미국인 승객 제이크 로즈마린은 AP통신 인터뷰에서 “30만~50만 마리 규모의 킹펭귄 군락을 봤다.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이었다”며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항해가 이어질수록 선내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열 및 폐렴 환자들이 늘어났다. 일부는 고열과 함께 기침, 복통을 호소했고, 몇몇은 급격한 호흡곤란으로 상태가 점점 악화됐다. 처음에는 이런 증상들을 단순한 풍토병이나 독감으로 치부했다.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첫 번째 사망자는 4월 중순경 나왔다. 네덜란드 국적의 한 70세 남성이 승선 5일 만에 발열과 두통, 경미한 설사 증상을 호소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5일 후에 사망했고, 이어서 독일인 여성 역시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가 사망하고 말았다. 먼저 사망한 네덜란드 남성의 아내 역시 요하네스버그로 이송되던 중 공항에서 쓰러져 숨을 거두었다. 당시 이 여성은 네덜란드행 KLM 항공기로 갈아탈 예정이었지만 승무원들이 상태가 너무 위중하다고 판단해 탑승을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세계보건기구(WHO)의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첫 번째 사망자였던 남성이 안데스형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됐기 때문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첫 번째 확진자인 네덜란드 국적의 부부는 승선 전 아르헨티나, 칠레, 우루과이 등지를 돌며 조류 관찰 여행을 했다. 부부가 방문한 장소에는 한타바이러스를 옮기는 쥐들이 서식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요컨대 조류를 관찰하기 위해 찾았던 야생의 서식지가 치명적 바이러스의 잠입 경로가 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특히 우슈아이아의 쓰레기 매립지 인근에서 벌인 탐조 활동이 유력한 감염원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번 사태가 유독 우려스러운 이유는 바이러스의 정체 때문이다. 사실 한타바이러스는 코로나19처럼 공기 중으로 빠르게 퍼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영국의학저널(BMJ)’과 ‘뉴스위크’는 이번 유행의 원인이 ‘안데스 변종’이라는 점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인 한타바이러스는 대부분 감염된 들쥐나 생쥐의 배설물, 침 등을 통해 사람에게 감염되지만, ‘안데스 변종’은 드물게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하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515/1778818750901563.jpg"/> 5월 10일 스페인 테네리페 섬에 정박한 MV 혼디우스호에서 하선한 승객이 버스 안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와 관련,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LSHTM)의 감염병 전문가인 마이클 마크스 교수는 “크루즈선처럼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밀접하게 접촉하는 환경이 바이러스 전파의 최적 조건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다만 WHO는 “현재로서는 더 큰 규모의 유행 조짐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비록 안데스 변종이긴 하지만, 코로나19처럼 쉽게 확산되는 바이러스는 아니라는 것이다. 거브러여수스 WHO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공중보건 위험도는 낮다”고 강조했으며, 호주의 생물안보 전문가 아리풀 이슬람 박사도 “다음 팬데믹은 언제든 올 수 있지만 이번 사태 때문에 공황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타바이러스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아니다. 숙주와 전파 경로, 증상 등에 대해 이미 상당한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또한 미 보건복지부(HHS)의 브라이언 크리스틴 제독 역시 기자회견에서 “안데스형 바이러스는 쉽게 전파되지 않는다”면서 “이미 증상이 나타난 감염자와 장시간 밀접 접촉해야만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독감이나 코로나19처럼 공공장소에서 쉽게 퍼지는 바이러스와는 전혀 다르다”고 덧붙였다.그럼에도 집단 감염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크루즈선이라는 특수 환경을 주목하고 있다. WHO는 무엇보다 승객들이 장기간 매우 밀접하게 생활한 점이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선내에서는 식사, 휴식, 탐험 활동 대부분이 공동 공간에서 이뤄졌으며, 객실도 한 구역에 밀집돼 있었다.초기에 바이러스 정체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였다. 해외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승객들 상당수는 감염 사실이 공식 확인되기 전 이미 중간 기항지에서 하선했다. 일부는 세인트헬레나, 일부는 유럽과 미국으로 돌아갔다. 다시 말해 결국 바이러스 확인 시점에는 이미 수십 명이 여러 나라로 흩어진 상태였다. 이에 CNN은 미국 내에서만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조지아, 텍사스 등 여러 지역으로 승객들이 이동했다고 보도했다.사정이 이러니 WHO는 크루즈에 승선했던 모든 승객과 승무원들에게 최대 42일간 격리를 권고했다. 안데스형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최대 6~8주에 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였다.다만 전문가들은 높은 치명률은 분명 우려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가령 ‘신세계 한타바이러스’가 일으키는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HPS)의 치명률은 최대 40~50%에 달할 수 있다. 실제 이번 크루즈 감염 사태에서도 감염자 상당수가 중증 폐렴과 호흡부전을 겪었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515/1778818885931292.jpg"/> 5월 11일 MV 혼디우스호의 승객들이 스페인 테네리페 공항에서 에이트호번행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번 사태는 크루즈선을 넘어 항공기 승객들까지 긴장시키고 있다. 이탈리아 통신사 ANSA는 한타바이러스로 사망한 여성과 같은 항공편에 탑승했던 25세 이탈리아 남성이 의심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만약 양성 판정이 나올 경우, 이는 크루즈 승객이 아닌 일반 대중으로 이어진 첫 ‘3차 감염’ 사례가 된다. 다만 로이터에 따르면 해당 여성은 실제로는 비행기 이륙 전 상태가 악화돼 하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전 세계 보건당국은 해당 항공기 승객과 승무원들을 면밀히 추적 관찰하고 있다.사태가 악화되면서 선상 의료진과 보건당국의 미숙한 대응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뉴욕포스트’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한 프랑스 여성 승객은 선내에서 독감 증상을 호소했으나, 의료진으로부터 “단순한 불안 증세나 스트레스일 뿐”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스페인 보건부 장관 하비에르 파디야 베르날데스는 ‘뉴스위크’ 인터뷰에서 “환자가 며칠 전 있었던 기침 증상이 사라졌다고 말하자 의료진은 이를 한타바이러스와 관련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이 여성은 프랑스 귀국 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이처럼 프랑스 여성의 사례는 한타바이러스 초기 증상이 독감이나 일반 바이러스 질환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에 전문가들은 초기 고열, 두통, 근육통, 복통, 설사 등이 흔한 감기나 독감처럼 보일 수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이번 크루즈 사태가 단순 우연이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통신사 UPI는 칠레와 아르헨티나에서 올해 들어 한타바이러스 감염이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칠레는 올해 들어 39건의 확진 사례와 높은 치명률을 기록했으며, 아르헨티나 역시 42건 이상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그 원인 가운데 하나로 연구진들은 기후 변화를 지목하고 있다. 겨울이 짧고 온화해지면서 바이러스의 매개가 되는 설치류 개체수가 증가했고, 동시에 인간 활동 지역과 겹치는 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아르헨티나에서는 기존의 산악 지역이 아닌 인구 밀집 지역에서도 감염 사례가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현재 WHO는 전 세계 위험도를 ‘낮음’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일반 관광 활동은 설치류에 노출될 위험이 거의 없다”며 여행 및 무역 제한 조치도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추가 감염 가능성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 WHO는 “첫 번째 사례 발생 이후 감염 사실이 확인되기까지 승객들 사이에 많은 상호작용이 있었다”면서 “잠복기와 접촉 상황을 고려할 때 추가 확진 사례가 더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이에 세계 각국은 저마다 사태를 예의 주시하면서 코로나19의 공포가 재연되지 않도록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한타바이러스란? 바닥 쓸다가 감염될 수도한타바이러스는 설치류를 매개로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이다. 해외 언론들은 흔히 ‘쥐 바이러스’라고 표현하지만 실제로는 들쥐를 비롯한 다양한 야생 설치류가 주요 숙주 역할을 한다. <img src="https://www.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6/0515/1778819073252257.jpg"/> 한타바이러스는 설치류를 매개로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이다. 들쥐를 비롯한 다양한 야생 설치류가 주요 숙주 역할을 한다. 사진=DPA/연합뉴스‘한타’라는 이름은 우리나라에서 유래했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들 사이에서 발생한 원인 불명의 출혈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바이러스가 바로 한탄강 인근에서 채집된 들쥐에서 검출됐기 때문이다. 이후 바이러스 이름도 한탄강에서 따와 ‘한타(Hanta)’로 이름 붙여졌다.현재 한타바이러스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다만 지역에 따라 바이러스 종류와 증상 양상은 다르다. 크게는 아시아 및 유럽형, 북남미형으로 나뉜다. 아시아와 유럽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형태는 주로 신증후군출혈열(HFRS)을 유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유행성 출혈열이라고 불린다. 갑작스러운 고열과 두통, 출혈, 신장 기능 이상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일정 수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군부대나 야외 활동 지역에서 감염 사례가 보고되곤 한다.반면, 북미와 남미 일부에서 발생하는 한타바이러스는 폐를 집중적으로 공격한다. 이를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HPS)이라고 부른다. 초기에는 독감처럼 보이지만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며 심각한 호흡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일부 유형은 치사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최근 문제가 된 안데스형 바이러스는 칠레, 아르헨티나 등 주로 남미 지역에서 발견되는 대표적인 한타바이러스다. 해외 연구진은 이 바이러스가 현재까지 확인된 한타바이러스 가운데 드물게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있는 유형이라고 설명한다.한타바이러스의 가장 일반적인 감염 경로는 설치류 배설물 흡입이다. 감염된 설치류의 배설물, 침 등이 마르면서 바이러스 입자가 공기 중으로 퍼지고, 이를 사람이 들이마실 때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이 특히 위험하다고 경고하는 장소는 환기가 잘되지 않는 밀폐된 공간이다. 오래 비어 있던 창고, 농막, 산장, 폐가, 캠핑장 등이 대표적이다.설치류 배설물이 쌓여 있는 공간을 마른 빗자루로 청소할 경우 바이러스 입자가 공기 중에 퍼질 위험은 더욱 커진다. 이에 ‘유로뉴스’는 “바닥을 쓸다가 감염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으며, 해외 캠핑 커뮤니티에서는 산장이나 쉼터 청소 시에는 반드시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그렇다면 설치류 배설물을 발견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경우에는 가장 먼저 충분히 환기를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소독제를 사용한 습식 청소를 실시하고, 이때 장갑과 마스크는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현재까지 연구에 따르면 같은 침대를 사용하거나 장시간 밀폐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는 수준의 밀접 접촉이 주요 감염 위험 요소로 꼽힌다. 음식 공유나 체액 접촉 가능성은 현재 연구 대상이다.아직 한타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는 제한적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백신 연구도 진행됐지만,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수준은 아니다. 전문가들이 다른 무엇보다도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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