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7일 오후 박시후 측 법정대리인인 법무법인 푸르메는 보도 자료를 통해 박시후와 함께 피소된 신인 배우 K와 고소안 A양이 사건 당일과 이후 나눈 카카오톡(카톡) 대화 전문을 공개했다.
법무법인 푸르메는 보도 자료를 통해 “그동안 박시후 측은 자극적인 내용의 카톡 공개를 꺼려왔으나, 오히려 고소인 측에서 먼저 카톡 내용을 공개하였으므로 더 이상의 추측과 루머를 방지하고자 가감 없이 진짜 전문을 공개하고자 합니다”라며 “카톡 내용을 보면 고소인A양은 박시후를 고소한 시점인 2013. 2. 15. 23:00경이 지나자 갑자기 속이 메스껍다며 임신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성관계를 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갑자기 임신을 운운한다는 것은 상식에 반하는 행동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의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박시후와 후배 K군은 경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기 위하여 사건 전후 통화발신내역과 문자 메시지 발신내역 및 문자 메시지 내용,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을 모두 경찰에 제출하였습니다”라며 “따라서 수사에 필요한 자료들은 모두 제출되었으므로 이에 대한 억측을 자제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라고도 밝혔다.
자료제공 : 법무법인 푸르메
보도 자료에 따르면 이번 박시후 측의 카톡 전문공개는 A양 측에서 먼저 카톡 내용을 공개하며 불거진 ‘박시후 측의 카톡 내용 유리한 부분 위주 편집 공개설’과 ‘박시후와 K의 경찰 휴대전화 제출 거부 논란’ 등에 대한 적극적인 입장 표명으로 보인다.
실제로 침묵으로 일관하던 A양 측이 법률대리인인 김수정 법률사무소를 통해 카톡 전문을 공개한 뒤 여론은 박시후 측에 불리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7일 오전 서울 서부경찰서의 휴대전화 제출 요구에 A양은 응했지만 박시후와 K는 거부한 것 역시 박시후 측에 불리한 여론을 형성했다. 이런 분위기 타계용으로 박시후 측에서도 카톡 전문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여론은 여전히 박시후 측에 썩 좋지 않다. 박시후 측에서 주장한 ‘임신 운운이 상식에 반한다’는 데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여자라면 누구나 성관계 뒤 그런 걱정을 하지 않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속이 미식 거려 단순히 임신을 걱정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이는 데 이를 두고 상식에 반하는 행동으로 사건의 본질이라고 하는 것은 다소 억지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게다가 카톡 전문공개 과정에서 A양의 실명이 거론된 부분 역시 박시후 측의 치명적인 실수로 지적되고 있다. 성폭행 사건에서 피해자의 실명이 대중에 공개되는 것은 매우 흔치 않은 일이다. 게다가 A양은 연예인도 아니다. 아직 유무죄를 따지는 양측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지만 현재 A양이 성폭행 피해자로 구분돼 있는 상황에서 실명이 공개된 것은 상당한 문제를 야기할 여지가 있다. 변호사들은 A양 측이 박시후 측의 실명 공개를 문제 삼아 명예훼손으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박시후 측의 A양 실명 공개는 그 동안 박시후 측이 주장해온 ‘사생활 보호’와도 대치된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휴대전화 경찰서 제출을 거부한 상황에서 박시후 측은 A양의 실명을 공개했다.
또한 박시후 측 변호사는 사건 이송을 주장할 당시 한 연예정보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수사관계자들이나 알법한 정보들이 많이 유출되어서 박시후 씨가 피해를 많이 본 게 사실 아니냐”며 서울 서부경찰서의 수사방식에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그렇지만 박시후 측은 가장 중요한 정보에 해당되는 A양의 실명을 공개하는 우를 범했다.
결국 여론의 방향을 바꾸기 위한 박시후 측의 카톡 전문공개는 오히려 박시후 측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는 역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