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15일 울산MBC 창사기념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홍수환씨(왼쪽 두번째). | ||
연예가에서는 이제 너무나 대중화된 골프. 그러다 보니 은연중 서로 ‘내공’을 견주기도 하고 자존심을 건 진검승부도 수시로 벌어진다. ‘골프광’으로 소문난 연예인들의 실력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이들의 골프 성적과 필드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살펴봤다.
연예계에는 이름난 골프광들이 많다. 끼리끼리 모여 친목모임 성격의 골프회동을 갖기도 하고 친선대회도 자주 연다. 최근 들어 가장 큰 규모로 열린 지난 15일 울산MBC 창사 기념 골프대회에는 수많은 연예인들이 몰려 눈길을 끌었다. 얼마 전 별거소식이 알려진 김국진의 참가여부 때문에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던 대회다. 안타깝게도 소문난 골프광인 김국진은 불참했지만 이날 참가한 연예인들은 무려 60여 명에 이른다.
대회 성적을 잠깐 살펴보면, 우승은 권투챔피언 출신 홍수환씨, 준우승은 가수 강은철이 차지했다. 시합은 당일 임의로 선정된 홀과 타수로 핸디를 정하는 ‘뉴페리오’ 방식으로 진행됐다. 일종의 ‘상대평가’나 다름없던 셈. 두 사람은 각각 2언더파와 1언더파의 성적을 거두었지만 각자의 핸디캡을 감안해 자신의 평균 성적보다 얼마나 잘 쳤느냐를 나타낸 수치로 순위를 판가름한 것이다.
▲ 내기시합에서 개다리춤을 춘 이상인(왼쪽)과 다모’ 하지원은 골프실력보다는 남다른 ‘애정’을 자랑한다. 사진은 합성한 것임. | ||
연예가에는 이날 입상자 외에도 수준급 골프실력을 가진 이들이 많다. 골프선수 출신 김성택의 실력은 연예계 최고 수준. 연예인 세미프로골퍼 1호인 탤런트 류용진은 70대 타수를 자랑하며, 세미프로테스트에 연이어 도전중인 김국진도 77타 정도를 친다. 내로라하는 ‘실력파’인 홍요섭과 김정현도 70대 타수. 반면 김국진과 함께 골프를 시작했다는 왕년의 파트너 김용만은 아직 80대 타수라며 분발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화만나’라는 골프모임을 가졌던 개그맨 이상운은 올해로 골프를 시작한 지 14년째를 맞는다. 권인하, 배철수 등이 멤버였으나 올해 들어 만남이 뜸해졌다고. 이상운은 “워낙 오래 해온 운동이라 다들 실력이 뛰어나다”며 “나는 핸디가 2정도”라고 은근히 실력을 과시했다.
최근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연예인 골프모임은 ‘효원회’와 ‘지투’. 이홍렬 김용만 유재석 조혜련 송은이 김지선 이창명 이상인 김한석 조영구 등이 주축멤버다. 이들은 한 달에 10∼15번 정도 필드에서 만남을 갖고 있다. 다들 바쁜 몸이어서 보통 새벽 5시30분 정도에 만나 경기를 뛴단다. 때문에 ‘다들 한가한가 보지?’라는 오해는 말아달라고.
▲ 김성택(왼쪽), 김용만 | ||
이 중 이상인, 조영구 등이 80대 타수를 치는 실력파. 90타대인 조혜련도 실력이 급부상중이다. 뒤늦게 골프에 빠진 이홍렬은 ‘1백타 탈출’을 목표로 절치부심하는 중. 한 신문에 ‘이홍렬의 1백타 탈출’이라는 칼럼을 연재할 만큼 의지가 대단하다. 이홍렬은 “골프만큼 좋은 운동이 없는 것 같다”며 “평균 실력 1백타 깨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딱 한번’ 깨보았다고. 그는 평소 직접 스코어북을 들고 다니며 일일이 자신의 성적을 기록할 정도라고 한다.
골프를 시작한 지 2년이 된 조영구는 드라이버샷이 긴 것을 자신의 장점으로 꼽았다. 평균 2백90야드의 드라이버샷을 자랑하는 그의 ‘공식’ 최고 비거리는 3백5야드. ‘비공식’으론 무려 3백29야드인데, 여기에 사연이 또 있다. 한겨울에 꽁꽁 언 아스팔트로 공이 날아가 마구 굴러갔던 것. “3백29야드”라고 처음 큰소리치던 그는 “사실은…”이라고 이 같은 사연을 소개하며 웃었다.
실력보다도 골프에 남다른 애착을 가진 이들도 있다. 골프마니아인 하지원은 스케줄이 빌 때마다 필드에 나간다. 친하게 지내는 최수종·하희라 부부가 골프친구이자 코치. 3년 전부터 골프를 시작한 하지원은 1백타수에 핸디 23 정도의 ‘중하위권’ 실력이지만 누구보다도 열심이다. 그러나 하지원은 “<다모> 촬영으로 바빠 올해 들어 한번도 필드에 나가지 못했다”며 “이제부터 다시 실력을 갈고 닦을 생각”이라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