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2023년 결산 배당금 윤곽이 드러나면서 그의 승계 작업 시기에 대한 관심이 재점화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https://storage3.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202/1706861426668752.jpg)
이들 기업에서 정의선 회장은 약 1553억 원을 배당금으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아직 결산 배당금을 확정하지 못한 현대엔지니어링, 이노션 배당금까지 더하면 총액은 16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점쳐진다. 정 회장은 2010년부터 배당금으로만 100억 원 이상을 받아왔다. 2010년부터 2023년 결산 예상 배당금까지 모두 더하면 세금을 제외하고 약 8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룹 내 계열사 배당금 공시로 정의선 회장의 배당금이 결정될 때마다 재계 시선은 그가 풀어야 할 숙제들로 향한다. 정 회장에게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지분 증여·상속으로 발생할 세금 마련과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차 1139만 5859주(지분율 5.39%), 현대모비스 677만 8966주(7.19%), 현대제철 1576만 1674주(11.81%), 현대엔지니어링 355만 2340주(4.68%),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24만 8000주(4.65%)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월 31일 종가 기준 상장기업인 현대차·현대모비스·현대제철 주식 가치는 약 4조 1692억 원에 달한다. 법정 최고 상속·증여세율인 60% 적용시 정의선 회장에게 필요한 금액은 단순 계산으로 약 2조 5015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든 세금을 현금으로 납입하지 않아도 된다. 물려받은 주식을 재원으로 활용해 현물로 납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배당금과 현물 납입 등의 방식으로 정몽구 회장의 지분 승계를 진행할 수 있는 것. 이 경우 정의선 회장이 정몽구 명예회장에게 물려받는 지분을 활용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는 방안도 같이 생각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국내 10대 대기업집단 가운데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순환출자는 적은 자본으로 많은 기업을 지배할 수 있는 장점 덕분에 국내 기업이 선호하던 방법이었다. 최초 출자 기업에 대한 지분이나 영향력만으로 전체 그룹에 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취약한 지배구조 탓에 순환출자 구조는 재계에서 사라지고 있다.
정의선 회장 일가는 크게 보면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통해 현대차그룹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정 회장이 확보한 이들 회사 지분율은 현대차 2.04%, 기아 1.74%, 현대모비스 0.32% 등이다. 정의선 회장이 이들 기업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지 못한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정의선 회장의 승계 작업에 필수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https://storage3.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202/1706861436241633.jpg)
그러나 두 방법은 지난 1월 31일 종가 기준으로 약 8조 9000억 원, 약 4조 7000억 원이 각각 필요하다. 정의선 회장 입장에서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현대차 지분을 매입하는 것보다 절반가량 비용을 낮출 수 있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액수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의 몸집을 축소해 지분에 투입되는 비용을 낮추려는 모양새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2022년 자신의 사업을 떼내 모트라스와 유니투스 등 2개의 자회사를 출범시키도 했다.
![2022년 공모 추진 당시 정의선 회장은 현대엔니지어링 지분을 모두 넘기려 했다. 그가 받을 수익은 최소 3000억 원으로 책정된 바 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홈페이지](https://storage3.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202/1706861444029502.jpg)
정의선 회장은 지배구조 개편에 큰돈이 드는 만큼 시간을 두고 면밀히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2022년 4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배구조 개편은 정답이나 모범답안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업적으로 많이 변화하고 있고 새로운 신사업이 들어가고 또 줄어드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걸 보면서 진행하는 게 내부적으로 좋다고 판단한다”고 표명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