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혐의 유아인·하정우 복귀작도 넷플릭스 시리즈…‘전과 배우 돕는 것 아니냐’ 비판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배우 배성우, 마약 상습 투약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는 유아인이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또한 마약 투약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가수 탑(본명 최승현) 역시 하반기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 시즌2의 주인공으로 합류해 전 세계 시청자를 찾는다.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스타이거나, 막강한 파워를 지닌 감독이 신임하는 배우라면 국내서 불거진 논란은 의식하지 않겠다는 듯한 넷플릭스의 선택에 비판의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배성우, 음주운전 적발 직후 ‘디 에이트 쇼’ 캐스팅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이기도 하고 죄송해하고 힘들어했어요. 그런 마음을 충분히 봤는데 사죄가 잘 전달됐으면 합니다.”
영화 ‘관상’과 ‘더 킹’ 등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이 배우 배성우를 두고 꺼낸 말이다. 감독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디 에이트 쇼’를 처음 공개하는 제작발표회 자리에서 출연진 중 한 명인 배성우의 편에 서서 사과의 뜻을 보탰다. 2022년 11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논란을 빚고 활동을 중단한 배성우를 자신의 작품에 캐스팅하고, 작품을 처음 알리는 자리에까지 참석하도록 이끈 감독은 “성실한 형”이라고 배성우를 지칭하기도 했다. 음주운전의 심각성을 향한 사회적인 공분이 달아오른 상황에서 친분을 앞세워 물의를 빚은 배우를 캐스팅하고 두둔하는 듯한 연출자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배성우는 음주운전으로 적발될 당시 SBS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의 주인공으로 출연하고 있었다. 드라마 주연을 맡은 첫 번째 작품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촬영이 없는 날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적발되면서 논란이 일었고 결국 출연하던 드라마에서도 중도하차했다. 주연 배우의 무책임한 행동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제작진과 방송사에 향했다. 배성우가 드라마에서 빠지면서 같은 소속사의 대표인 배우 정우성이 무려 ‘대타’로 투입됐고, 재촬영 등을 이유로 결방 사태까지 벌어졌다.
문제는 배성우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직후 ‘디 에이트 쇼’에 캐스팅된 사실이다. 2023년에도 배성우가 출연한 영화 ‘1947 보스톤’과 ‘노량: 죽음의 바다’가 개봉했지만, 이들 작품은 논란 이전 촬영을 마친 영화들이다. 출연 분량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디 에이트 쇼’는 사정이 다르다. 잠재적 살인 행위로까지 지적받는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배우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할 수 있던 데엔 ‘넷플릭스의 작품’이라는 점이 주효했다.
‘디 에이트 쇼’는 한재림 감독이 극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8부작 시리즈다. 자신만의 개성을 지닌 유명 영화감독들의 연출작에 과감하게 투자하기로 유명한 넷플릭스는 이번 작품 역시 공을 들였다. ‘창작권을 보장한다’는 넷플릭스의 기치는 이번에도 통했다. 한재림 감독은 ‘더 킹’ 등 영화를 함께 작업하면서 친분을 쌓은 배성우를 8명의 주인공 중 한 명으로 캐스팅했고, 넷플릭스는 이를 받아들였다. 넷플릭스가 앞장서서 물의를 빚은 연예인의 복귀를 돕는다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배성우는 ‘디 에이트 쇼’ 공개 직전 제작발표회에 참여해 “관심과 격려를 보내준 분들에게 끼친 실망이나 그 외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며 “개인적인 문제로 함께 작업한 분들께 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심스러웠고 두려웠다”고 사과했다. 또한 “이번 작품은 많은 분의 땀과 노력으로 만든 작품이기에 누가 될 수밖에 없었지만 최대한 덜 되길 원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작업했다”고도 밝혔다.
여기에 한재림 감독은 말을 더 보탰다. “연출자로서 배성우가 이번 작품의 역할에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며 “연극을 했던 장점들이 역할과 잘 맞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런 감독의 생각에 대중이 얼마나 동의하는지는 미지수다. ‘디 에이트 쇼’ 공개 직후 작품 자체를 떠나 배성우의 출연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마약 혐의 탑, 무려 ‘오징어 게임2’ 출연
그룹 빅뱅 출신의 탑은 2017년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고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군 복무 도중 재판을 받는 등 논란에 휘말렸고 이후 연예계 활동을 멈추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돌연 황동혁 감독의 ‘오징어 게임’ 시즌2에 전격 캐스팅되면서 글로벌 무대에서의 복귀를 앞두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역대 넷플릭스 최고 흥행작에 등극한 시리즈다. 2024년 연말 시즌2 공개를 앞두고 현재 막바지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1편에 이어 이정재와 이병헌을 비롯해 공유와 임시완, 강하늘 등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그 가운데 탑이 포함되면서 굳이 마약 투약 논란을 일으킨 당사자를 왜 캐스팅했는지를 두고 의혹이 증폭하기도 했다.
문제는 탑을 캐스팅한 ‘오징어 게임’ 시즌2 역시 넷플릭스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가장 성공한 K 콘텐츠의 명성을 이어가는 후속편에 국내 여론을 민감하게 자극할 수 있는 탑을 포함한 상황을 두고 글로벌 시청자만 노린 제작진의 선택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아직 시즌2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탑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상황이 이쯤 되니 물의를 빚은 스타들이 오히려 넷플릭스로 눈을 돌리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앞서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은 배우 하정우 역시 오랜 영화 파트너인 윤종빈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의 주연을 맡고 활동에 복귀했다.
2024년 4월 공개된 유아인 주연의 ‘종말의 바보’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종말의 바보’는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적발되기 전에 촬영을 마친 작품인 만큼 1명의 배우로 인해 작품에 참여한 전체가 피해를 받지 않아야 한다는 여론도 작용했다. 다만 작품을 연출한 김진민 감독은 극중 유아인의 출연 분량을 최대한 편집했다고 알렸지만, 정작 작품 공개 직후에는 분량의 변화가 크지 않다고 발언해 앞뒤가 다른 말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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