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존속살해 및 사체유기 혐의로 아들 이 아무개 씨(22)와 공범 홍 아무개 씨(21), 정 아무개 양(여·16), 배 아무개 양(여·15)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고교 동창인 이 씨와 홍 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7시쯤 수원시 인계동의 한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는 이 씨의 아버지 A 씨(55)를 찾아가 쇠파이프로 머리를 내려치고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당시 이들의 여자친구인 배 양과 정 양은 범행 계획을 알면서도 인근 PC방에서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씨와 일행들은 아버지가 숨지자 아버지의 카드로 인근 대형마트에서 여행용 가방을 구입해 시신을 담았다.
이후 정 양은 시신을 유기할 장소로 자신의 외가 근처 저수지를 이 씨에게 권했으며, 이 씨 일당은 콜택시를 불러 전남 나주의 한 저수지에 시신을 유기했다.
경찰은 지난 24일 오후 5시 50분쯤 분가해 살고 있는 아버지 A 씨의 큰딸이 “아버지와 보름 정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신고를 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집 안에서 유심 칩이 분리된 아버지 A 씨의 휴대전화와, 아들 이 씨 앞으로 된 인감증명서 및 위임장이 발견된 점을 수상히 여겨 이 씨를 추궁,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범행 후 숨진 아버지의 카드로 홍 씨에게 고급승용차를 사주고, 자신의 생활비로 220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흔적을 지우기 위해 아버지가 살던 아파트를 깨끗이 치운 뒤 부동산중개소에 아파트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 4월 제대 후 직업 없이 생활해 온 이 씨는 유흥비, 생활비 등으로 약 1400만 원을 빚지고 있었고, 홍 씨에게도 1000만 원 정도 빚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홍 씨에게 “범행에 성공하면 빚 1000만 원을 갚아주겠다”고 하고, 정 씨 등에게도 “매달 용돈을 주겠다”며 범행을 제안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아버지가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아 친구들과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한 관계자는 ”아들 이 씨와 공범 홍 씨가 서로 흉기를 휘두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보강조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숨진 A 씨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아들 이 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