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김진태 전 대검 차장이 이번엔 검찰총장 후보자 신분으로 ‘친정’에 되돌아왔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마찬가지로 검찰 내 알아주는 ‘특수통’이다. 심지어 기수도 같고 2012년 한상대 전 검찰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한 배’를 탔던 이력도 있다. 채 전 총장과 비교했을 때 김 후보자는 어떤 성향의 리더일까.
지난 1월 2일 김진태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대검찰청에서 검찰 신년다짐식을 하는 모습. 김 직무대행 뒤로 채동욱 당시 서울고검장의 모습도 보인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검찰 관계자 다수는 채 전 총장과 김 후보자를 두고 “둘 다 조용한 성격으로 비슷한 편이다”라고 평한다. 그러나 채 전 총장과 김 후보자의 대선배격인 한 법조계 인사는 “김 후보자와 채 전 총장은 내성적인 성격만 같고 나머지는 많이 다르다”고 평했다. 이 인사는 “김 후보자는 학생운동도 하고 스님도 돼보고, 은행원으로 일해보기도 하고 그래서 경험이 많다. 게다가 불교에 대한 책도 썼다. 한문 실력도 뛰어나고 불법에 있어선 거의 전문가다. 때문에 자신이 기존의 검사들보다는 경험이 많아서 세상을 좀 더 관조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할 거다. 자기 후배들한테 강하게 구는 이유가 그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반면 채 전 총장은 수사검사로만 앞만 보고 평생 살아온 사람이다. 김 후보자와 다른 게 수사할 땐 강성이었지만 평소엔 선후배 잘 챙기고 성격이 온순한 편이었다. 아랫사람들 말을 잘 들어줘서 따르지 않는 후배가 없었던 걸로 안다. 김 후보자도 총장에 선임된다면 예전처럼 후배들과 일 얘기만 하지 말고 검찰 내부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한 격의 없는 토론을 자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를 아는 법조계의 한 고위급 관계자는 “김 후보자를 보면 항상 외로워보였다. 불교에 심취해서 그런지, 뭔가 ‘득도’한 것 같기도 하고, 혼자 있는 걸 즐겨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며 “수사검사 시절에는 그런 ‘나홀로’ 스타일이 먹힐지 모르겠지만 검찰 수장은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야 하는 자리다. 이제는 김 후보자가 ‘도인’의 자리에서 속세로 돌아와야 할 시점이다”라면서 “후배 검사들과 어울리며 검찰 내부의 목소리를 잘 들어주길 바란다. 채 전 총장이 불미스러운 의혹을 받고도 검찰 내 대다수가 채 전 총장을 지지하며 조직이 흐트러지지 않게끔 똘똘 뭉쳤던 결정적인 이유가 무엇이겠느냐. 바로 평소 채 전 총장이 아랫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조직 수장으로서 믿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채 전 총장의 리더십을 어느 정도 본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김포그니 기자 patronu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