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터당 100㎞ 내외를 달릴 수 있는 르노 이오랩도 카메라형 사이드미러를 장착했다. 카메라형 사이드미러는 시야각이 90도 정도로 사각지대가 거의 없다.
이 사각지대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노력들이 있어 왔다. 우선 돈을 가장 적게 들이는 방법. 운전자들은 동그란 볼록거울을 사이드미러에 붙여 사각지대를 해소하려 했다. 이 방법으로 사각지대가 조금 해결되긴 했지만 사이드미러에서 보이는 면적이 줄어서 보였던 차도 안 보이게 돼 불편을 야기했다. 그래서 운전자들은 볼록거울을 차량 내부에 붙였다. 이 방법이 원시적으로 보이지만 의외로 수입차들에서 종종 보이는 방법이다. 이스케이프, 익스플로러, 토러스, 머스탱, 포커스, MKX, MKZ 등 포드, 링컨의 여러 모델들이 이 방법을 쓰고 있다. 또다른 방법은 와이드미러다. 안경에 적용하는 누진다초점 기술을 적용해 거울을 곡면으로 깎아 휘어지도록 만든 원리로 시야각이 30~40도로 좋아졌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사각지대의 물체를 신호를 통해 알려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각지대의 물체가 감지됐을 때 사이드미러에서 가까운 실내 안쪽에 배치된 경고등이 켜진다. 운전자가 이를 무시하고 방향등을 켤 경우 경고등이 깜박이는 사각지대 정보시스템을 장착한 것. 초기에는 사이드미러에 작은 카메라를 부착해 사각지대에 들어온 물체를 감지하던 방법을 사용했는데 최근에는 후방 범퍼에 레이더 센서를 내장해 사각지대를 인식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비슷한 기술들로 자동차 회사마다 부르는 이름은 다르지만 모두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는 노력이다.
지난 2014 파리모터쇼에서는 사이드미러가 없는 차량들이 등장했다. 거울 대신 작은 카메라를 단 것이다. 리터당 100㎞ 내외를 달릴 수 있는 폴크스바겐 XL1과 르노 이오랩, 2리터로 100㎞를 주행할 수 있는 푸조 208 하이브리드 에어 2L, 시트로앵 C4 칵투스 에어플로 2L 등이 사이드미러를 없앴다. 국내에선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서울모터쇼에서 사이드미러 없는 스포츠 쿠페 ‘HND-9’을 공개한 바 있다.
사이드미러를 없애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사각지대 해소다. 카메라형 사이드미러는 시야각이 90도 정도로 거의 사각지대가 없다. 두 번째는 공기역학 측면에서 연료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부분이다. 미국 자동차제조사연합(AAM)에 따르면 사이드미러를 없애면 공기저항이 최고 7% 줄어든다고 한다. 공기저항이 10% 줄면 연료소모량을 3.2%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각지대 정보시스템에 비해 설치가 간단해 차량 가격이 싸질 수 있다.
운전자가 사이드미러 대신 모니터를 보면 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물론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들이 꽤 있다. 모니터 화면 일시 정지 현상에 대비한 성능 기준, 먼지나 물방울이 카메라를 덮었을 때를 대비한 성능 기준, 터널 진입 시 모니터에 일시적으로 물체가 보이지 않는 현상에 대비한 성능 기준, 야간에 모니터에 물체가 보이지 않는 현상에 대비한 성능 기준, 모니터 주변에 물체가 있을 때 반사가 되는 현상에 대비한 성능 기준 등등. 규제도 풀어야 한다. 현행 ‘자동차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에선 카메라형 사이드미러가 불법이다.
그럼에도 유럽에서는 이르면 내년부터 사이드미러가 없는 자동차 생산을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 ECE)는 사이드미러를 카메라로 대체하는 방안의 최종 승인절차를 밟고 있다. 내년 채택이 유력하다. 현지 전문가들은 2016년부터는 사이드미러 없는 차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GM, 포드, 도요타, BMW 등이 포함된 미국 자동차제조사연합은 지난 3월 사이드미러를 카메라로 대체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고속도로교통안전국에 요청했다.
이정수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