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무서운 사건이었습니다. 국내에선 최초로 국제조직에 의해 이뤄진 원정청부살인극이었죠. ‘국제킬러’가 공식적으로 처음 등장한 사건이었어요. 외국에 체류하는 남편이 외국인 킬러를 고용해 아내를 살해할 것을 청부했다는 점도 충격이었지만 국제폭력조직원이 국내에 원정살인을 왔다는 점은 당시 수사팀을 경악하게 만들었죠. 범죄의 국제화를 본격적으로 증명해 준 사건이었죠. 황 씨는 외국폭력조직을 끌어들이면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전문킬러를 고용할 수 있는 데다가 내국인에 비해 검거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이용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범행 후 출국해버리면 범인의 소재파악을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앞으로 국제청부범죄가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합니다.”
김원배 수사연구관은 이 사건을 얘기하면서 유독 ‘안타깝다’는 말을 많이 했다. 바로 남편으로부터 살해위협을 받고 있던 안 여인이 사전에 수차례 수사기관에 신변보호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수사기관이 안 여인의 요청을 귀담아 듣고 지속적인 보호를 했었더라면 안 여인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김 연구관의 얘기다.
이수향 기자 i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