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학을 연구하는 이들에 따르면 이름 석 자에도 사람의 운세가 담겨 있다고 한다. 사주팔자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태어나면서 갖게 되는 이름이라고. 성명학 연구가 박계령 회장은 “성명학도 숫자에 의해 풀이하는 수리법의 일종이다. 이 성명학을 통해 이름을 분석해보면 그들의 삶의 궤적과 대체로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과연 우리나라 거물 정치인들의 이름에는 어떤 앞날이 예고되어 있을까. 대권주자들과 여야 유력 정치인 9 명의 이름에 담긴 ‘정치 운세’를 풀어보았다.
도움말 : 박계령 한국성명학 동양철학연구회 회장, 조현아 광미성명학연구원 원장
▲ 이명박 대통령과 상극의 기운을 가진 박근혜 전 대표, 재물운 넘치는 정몽준 최고위원, 2인자까지는 탄탄대로인 이재오 전 의원, 야망 큰 박희태 대표(위부터). | ||
[박근혜](朴槿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초년에 어려움이 따르지만 남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성공으로 향하는 힘이 강하다고 한다. 남의 말에 의해 움직이는 스타일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자기 운을 이끌어가는 형. 하지만 성공했을 때 그것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운세라고 한다. 특이한 점은 이명박 대통령과 ‘이름 궁합’이 좋지 않다는 것. 박계령 회장은 “두 사람은 숙명적으로 라이벌 관계로 살아갈 운세”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조현아 원장은 “박 전 대표가 말년의 기운이 약했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과의 경선에서 패했다”고 설명한다. 또한 박 전 대표의 이름은 음양오행상 윗사람과 상생이고 아랫사람과는 상극이어서 아랫사람의 도움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 원장은 “박 전 대표는 정치인으로 뛰어난 자질을 갖추고 있으며 말년의 ‘택수곤’(입 안에 나무가 있으니 참으로 곤란한 지경) 괘의 기운만 보완한다면 대업을 이룰 기운을 가질 수 있다”고 풀이했다.
[정몽준](鄭夢準)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이름에는 관운과 사업운이 동시에 있다고 한다. 박계령 회장은 “사업가의 길을 갔더라도 승승장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현아 원장은 “정 최고위원의 이름에는 우물을 상징하는 ‘수풍정’ 괘가 들어있는데 이는 마르지 않는 우물을 뜻해 많은 재물을 모으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자 이름의 총획이 47획인데 이 수리는 ‘일확천금’의 운세를 갖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나친 재물운은 정 최고위원의 대권 기운을 방해하기 때문에, 대권에 대한 꿈이 있다면 돈으로 흐르는 기운을 권력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게 조 원장의 조언이다. 흥미로운 점은 정 최고위원의 기운이 이명박 대통령과 ‘상생’으로 서로가 돕게 되는 운세라고 한다.
[이재오](李在五)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은 집단이나 단체를 이끌어가는 우두머리 형으로 타고난 보스 기질을 갖고 있다고 한다. 집중력과 의지가 강해 성공에까지 이를 수 있으나 주변의 견제세력도 많다는 것. 박계령 회장은 “노력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으며, 성공했을 때 특히 처세를 잘해야 한다”고 그의 이름에 담긴 운세를 풀어냈다. 기질상 이 전 의원의 처세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야 할 정도로 힘들어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정치인으로서의 운세가 좋아 대권까지는 이르지 못하더라도 2인자의 자리는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말년에 담긴 ‘천택리’ 괘가 2인자까지 가는 강한 기운을 가지고 있으며 이 괘를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을 도와 권력을 잡게 하는 데 아주 능숙하다는 것이다. 조현아 원장은 “대권을 쥐려는 사람은 이런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희태](朴熺太)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이름에는 두뇌가 명석하고 언제나 높은 꿈을 갖고 사는 운세가 담겨 있다고 한다. 일찍 부모와 떨어지거나 가족이 병치레를 할 가능성이 커 가정면에서는 그다지 좋은 이름은 아니라고. 또한 강한 명예욕을 갖고 있어 정치적 야망이 큰 인물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계령 회장은 “야망은 큰 데 반해 현실은 그에 따라주지 못하는 운세다. 이름풀이만 놓고 본다면 이번 재·보궐 선거에 불출마를 결심한 것은 현명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특이한 점은 수(水)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 박희태 대표와 토(土)의 기운을 가진 이재오 전 의원은 서로 상극이라는 것이다.
▲ 대권운 없는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성품 좋은 손학규 전 경기지사, 추진력 좋은 정세균 민주당 대표, 성공과 실패 반복하는 정동영 전 장관, 박근혜 대항마로 떠오르는 추미애 의원(위부터). | ||
[이회창](李會昌)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성명학적으로 감각이 남보다 뛰어나고 지략과 지혜가 풍부하다고 한다. 또 의지력이 강하며 상사에 대한 복종심도 강한 것이 이름에 담긴 운세라고 한다. 박계령 회장은 “이 총재는 한 번 목표를 세우면 끈기 있게 추진하며 매사에 치밀하고 정확한 것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번 실수로 공든 탑이 무너질’ 운세도 갖고 있다고 한다.
이름만 놓고 보자면 이 총재의 이름에는 ‘대권운’이 담겨있지 않다고 한다. 이는 사주풀이 역시 마찬가지인데 ‘도전하면 또 낙마하게 된다’는 것이 역술인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에 대해 조현아 원장은 “이 총재의 이름은 말년운이 약하며 꾸준한 노력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는 있지만 그 운이 대권으로까지 이어지진 않는다”고 풀이했다.
[손학규](孫鶴圭)
정치권을 떠나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이름으로 보자면 ‘언젠가 반드시 재기할 운세’를 갖고 있다고 한다. 박계령 회장은 “이름에 담긴 성향을 보면 본인 또한 가만히 있을 성격이 아니며 시간이 갈수록 주변으로부터 추앙을 받게 된다”고 풀이했다.
성격적 기질만 놓고 보면 손학규 전 지사의 ‘인품’은 정치인들 중에서도 손꼽힌다고 한다. 지혜와 용기, 인자함을 두루 갖추고 있으며, 적극적이고 성실해 활동 범위도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름에 담긴 ‘산지박’ 괘로 인해 큰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조현아 원장의 풀이에 따르면 산지박 괘를 가진 이름의 소유자일 경우 기업으로 치면 부도 직전까지 가는 어려움을 당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손 전 지사의 경우 지금의 상태로 끝날 이름이 아니어서 말년으로 가면 크게 일을 축적하고 번영을 누리는 운세를 갖고 있다고 한다. 꼭 대권을 거머쥐진 못하더라도 덕망운이 많아 주변의 흠모와 존경을 받게 된다는 것. 손 전 지사의 이름을 수리법으로 보면 말년운에 담긴 운세가 육영수 여사와 같다고 한다. 다만 손 전 지사는 아랫사람, 측근들을 잘 두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세균](丁世均)
성명학적으로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열정적인 면과 창의력이 뛰어나고 빠른 두뇌 회전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또한 남보다 앞서 가려고 하는 기질이 많고 적극적으로 일을 추진해 가는 성격이라고 한다. 박계령 회장은 “정세균 대표는 고난 끝에 큰 성공이 따를 운세”라고 설명했다.
정세균 대표는 정동영 전 장관의 정치 복귀에 대해 그동안 각을 세워왔다. 과연 두 사람의 ‘이름궁합’은 어떠한지도 궁금한 부분. 박 회장은 “정세균 대표의 세상 세(世)자와 정동영 전 장관의 동녘 동(東)자는 수리법상 어울리지 않는 한자지만 두 사람이 큰 대립관계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결국은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화해무드를 조성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동영](鄭東泳)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이름은 묵묵히 노력해 윗사람의 눈에 띄어 출세하는 운세를 갖고 있다. 하지만 성명학적으로만 보자면 승승장구하는 운세는 초년과 중년까지만 이어져서 말년에는 고난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
정 전 장관은 방송사 기자로 이름을 날리고 정치권에 뛰어들어 대권주자 반열에 오르기까지 큰 우여곡절 없이 성공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이후 정 전 장관의 정치인생은 ‘파란만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현아 원장은 “중년 이후 어려움이 가속되고 실패의 운이 말년까지 이어져 계속해서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게 된다”고 이름운세를 풀어냈다. 따라서 재기를 하더라도 자기가 원하는 만큼의 큰일을 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박계령 회장 역시 “정 전 장관의 경우 성공하더라도 그걸 지키려면 많은 노력이 따라야 하는 운세”라고 설명했다. 또한 주변 사람들이 계속해서 따르는 우두머리 기질을 갖고 있어 아랫사람들과는 잘 지내지만 윗사람과의 관계는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성명학적으로 손학규 전 지사와도 잘 맞지 않는 기운을 갖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추미애](秋美愛)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남자를 능가할 정도로 뛰어난 자질을 갖고 있는 운세의 소유자라고 한다. 다만 ‘미(美)’와 ‘애(愛)’ 두 한자가 지나치게 ‘여성성’을 드러낸다는 점이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추 의원은 성격상 남보다 앞서가려는 뚝심이 있다고 한다. 또한 지혜와 용기, 인자함을 모두 갖춘 이상적인 성격의 소유자라고.
한편 추 의원이 야당의 ‘여성 지도자’로서 차기 대권에서 박근혜 전 대표에 버금가는 입지를 구축할지도 관심거리다. 박 회장은 “두 정치인 모두 대권에까지 이를 수 있는 운세를 갖고 있어 차기 대선에서의 대결구도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