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윤영 KT 대표 지난 3월 31일 취임 직후 현장에서 직접영업을 맡아온 토탈영업TF 조직을 폐지하고 인력이 부족한 현장 분야로 전면 재배치하겠다고 밝혔다. 토탈영업TF는 KT가 희망퇴직과 자회사 분사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전환 배치에 응하지 않은 직원 2500여 명을 별도 편제한 조직이다.
토탈영업TF는 출범 이후 회사 안팎에서 대표적인 비효율 조직으로 꼽혀 왔다. 희망퇴직과 자회사 분사 이후 본사에는 구조조정 대상 인력 2500여 명이 그대로 남았고 분사한 자회사에서는 인력 공백이 생겨 신규 채용 부담이 커지는 등 인건비 부담이 이중으로 발생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더구나 희망퇴직 과정에서 원래 조정 대상 직무와 무관한 인력까지 빠져나간 경우가 적지 않아, 현장 운영 차질과 비용 부담이 동시에 커졌다는 평가다.
토탈영업TF에 배치된 직원들 역시 공백·취약 상권을 맡아 성과 압박과 인사 불이익 우려를 동시에 떠안으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어야 했다는 것이 내부 반응이다. 이 과정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토탈영업TF 직원들 사례도 여러 건 발생하면서 김영섭 전 대표의 조직 운영 방식 전반에 대한 비판이 커졌다.
결국 신임 대표 체제에서 이 비효율을 수습하는 일이 숙제가 됐다. 박윤영 대표는 취임 직후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7개 광역본부를 폐지하고 광역본부 산하 고객본부·법인고객본부·네트워크운용본부 등을 커스터머 부문, 엔터프라이즈 부문, 네트워크 부문 직속으로 편입시켰다. 이 과정에서 현장 직접 영업을 맡아온 토탈영업센터는 폐지됐고, 토탈영업TF 소속 직원들에게는 한국갤럽조사연구소를 통해 발령 희망부서 우선순위를 1순위부터 5순위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따르면 토탈영업TF 직원들이 선택할 수 있었던 발령희망부서는 고객본부(B2C 영업), 고객본부(CS), 법인고객본부(B2B), NW운용본부, 현 직무(토탈 영업) 유지 등이다. 회사는 제출한 희망 순위를 바탕으로 과거 직무 이력과 부서별 TO를 함께 반영해 최종 배치 부서를 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KT 직원들이 일요신문에 제공한 비공식 문건에 따르면 각 본부별 TO는 고객본부(B2C영업) 400명, 고객본부(CS) 400명, 법인고객본부(B2B) 450명, NW운용본부 250명, 현 직무(토탈영업) 680명 수준으로 예상된다.

#희망부서 받았다지만 영업직 쏠림 여전
다만 이미 KT 넷코어와 P&M으로 관련 조직이 분사되고 기존 직무 자체가 상당 부분 사라진 상태인 만큼, 토탈영업TF 해체가 곧바로 원상복귀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NW운용본부를 제외하면 새로 접수받은 희망부서의 직무 상당수가 여전히 영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어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다.
일요신문이 만난 한 KT 직원은 “토탈영업TF 직원 다수가 기술직 출신이어서 영업 업무와 적성이 맞지 않는다고 느낀다. 희망 근무부서도 영업과 무관한 곳보다 다시 영업을 해야 하는 곳이 더 많아 부담이 크다”며 “회사 내부에서 암암리에 돌고 있는 TO 관련 문건을 보면 3분의 2 이상이 다시 영업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여 직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발령 과정의 불확실성도 현장 불만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회사가 조직개편과 재배치 일정을 공식적으로 충분히 알리지 않으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비공식 문건이 돌고 각종 소문만 무성한 상태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인사 발령과 관련한 일정과 원칙, 근무지 배치 기준 등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일부 KT 직원들이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개별적으로 문의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KT 소속 다른 직원은 “조직개편 관련해서는 전부 찌라시 수준의 문건과 소문뿐이었다. 그런데 회사가 별다른 내부 공지 없이 있다가 결국 찌라시에서 나온 날짜랑 딱 맞춰서 희망 근무부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며 “그제야 다들 진짜 하나보다.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알음알음 ‘그런가 보다’ 하고 상황을 파악하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혼란은 희망부서 접수 과정에서도 이어졌다. 특히 제시된 업무 설명이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혼란을 키웠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직원들은 새로 지원하려는 직무가 실제로 어떤 업무인지 안내받지 못한 채 희망부서를 선택해야 했다는 것이다. 전환 배치 뒤 어떤 교육과 적응 절차가 이뤄지는지에 대한 안내도 사실상 부재했다는 지적이다.
앞서의 KT 직원은 “근무지역 문제도 그대로 남아 있다. 처음부터 토탈영업TF 배치 직원들은 공백·취약 상권 영업을 위해 자택과 거리가 먼 민가 없는 지역이나 섬 등에 발령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재발령에서 지사 이동을 차단했다”고 말했다. 희망부서 접수 당시 안내에 따르면 근무 지역은 올해 3월 말 기준 소속 광역본부 내로 유지될 예정이다. 업무와 함께 원격지 발령 문제까지 풀릴 것으로 기대했던 직원들 입장에서는 반쪽짜리 조정이라는 불만이 나오는 배경이다.
박윤영 CEO 취임이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조직개편이 촉박하게 진행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기존 직무가 상당 부분 사라진 데다 2500명 안팎의 인력을 한꺼번에 재배치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직원 개개인의 경력과 희망을 세밀하게 반영할 만한 여력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호계 KT 새노조 위원장은 “토탈영업TF 해체 방향 자체는 환영하지만 소통이 없고 너무 급하게 진행되는 점은 아쉽다”며 “원직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직무 역량을 재개발할 수 있게 재교육을 거쳐 다른 정상 조직으로 발령낼 수 있는 프로그램부터 짜고 들어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토탈영업TF 직원들은 이미 고용 불안과 정신적 부담에 오래 시달려온 사람들인데 충분한 설명과 개별 소통 없이 인사를 밀어붙이면 ‘이것도 또 다른 구조조정 아니냐’는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토탈영업TF 해체 배경에 대해 “신임 CEO가 취임한 이후 기존과 경영 환경이 달라졌고, CEO의 조직개편 구상에 따라 토탈 조직을 해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사 발령 기준과 관련해서는 “당사자들의 희망지를 접수해 이를 고려했다”면서도 “세부적인 발령 기준은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