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그마한 포구가 언제나 한가로운 화포해변. | ||
▲길잡이: 호남고속도로 서순천IC→22번 국도→2번 국도→상림사거리→우산들→장산→화포
▲문의: 순천시 문화관광포털(http:// tour.suncheon.go.kr) 관광기획과 061-749-3308
바라건대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순천만 일대 해안을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특히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좋은 화포마을 쪽이라면 순천만자연생태공원에서 멀지 않아서 부담도 없을 듯한데.
화포마을은 순천시 별량면에 있다. 순천만의 서쪽에 자리한 지역이다. 별량면은 보성군 벌교읍과 맞닿아 있다. 별량면은 벌교 방면으로 해안을 따라 학산리, 무풍리, 마산리, 구룡리로 이어진다. 화포마을은 학산리에 속한다.
해안드라이브 길은 학산리 장산마을에서부터 시작돼 우명마을, 화포마을을 거쳐 마산리로 이어진다. 장산마을의 경우 도로가 해안선을 따라 돌지만, 지대가 낮아 시원스런 맛은 없다. 그러나 우명마을로 올라가면서부터는 사정이 달라진다. 약 50~70m를 넘나드는 표고의 도로가 화포마을을 지나 무풍리 쪽으로 향한다.
우명마을을 지날 즈음에는 특별한 풍경 하나가 눈에 잡힌다. 전망대가든이라는 식당 아래로 갈대밭이 펼쳐져 있고 그 왼편에 오막살이 집 한 채가 바닷가에 서 있다. 물이 빠졌는지 드러난 갯벌이 그 오막살이 앞으로 멀리 뻗어나간다.
어떤 집인가 싶어 아래로 내려가니 집이라기보다는 지붕을 씌운 정자쯤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마침 근처에 고들빼기를 캐는 할머니가 있어 용도를 묻자, ‘우산각’이라는 이름이 붙은 쉼터란다. 바깥양반이 지었다고 했다. 여름 내내 더울 때 우산각에 사람들이 모여서 놀았고, 요즘은 갯벌 일을 나가거나 들어오면서 잠시 쉬는 곳으로 이용한다고 했다.
▲ 마산리 일대는 요즘 게와 꼬막을 잡는 어부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 ||
길은 무풍리에서 잠시 바다를 벗어났다가 마산리로 가면서 다시 바다와 만난다. 마산리는 별량면 일대에서 가장 갯벌작업이 활발한 곳이다. 마산리에는 신덕, 고장, 거차, 창산 등의 마을이 있는데, 물때가 되면 이곳 마을들에서 아낙들이 나와 널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요즘은 게잡이가 한창이다.
바다에 촘촘히 그물을 쳐놓았다가 물이 빠지면 널배를 타고 나가 그물에 걸린 게들을 잡아 온다. 한두 시간쯤 바다로 나가면 금세 한 망태기가 가득 찬다. 그 어느 곳보다 순천만이 풍부한 양분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