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 양 자살이 손호영과의 결별 때문?
지난 21일 오후 탄천주차장의 견인차량보관소에서 차량 안에 실려 있는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불법 주차로 견인돼 온 차량 안에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것이다. 너무 짙은 선팅으로 인해 일주일가량 불법 주차돼 있었고, 견인되는 과정에서도 발견되지 못한 시신은 견인차량보관소에 도착한 뒤에야 비로소 발견됐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해당 차량의 차주가 Y 양이 아닌 가수 손호영으로 밝혀졌다는 점이다. 이렇게 시작된 이번 사건은 Y 양의 장례절차가 모두 끝난 뒤인 25일 새벽 손호영의 자살 미수로 이어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Y 양의 죽음을 자살이라고 밝혔다. 이미 유서가 있는 데다 국과수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우선 유서를 보면 대략적이나마 Y 양이 자살을 선택한 이유가 나온다. 경찰이 유서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대략 ‘빚 때문에 고민이 많았고 손 씨에게 서운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호영의 소속사 역시 공식입장을 통해 “최근 음반 준비로 바빠지면서 서로 다툼이 있었다”고 밝혔다. 항간에선 Y 양이 자살하기 2주 전에 두 사람이 헤어졌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온라인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손호영과 Y 양이 지난 13일에 만났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13일은 Y 양이 자살하기 하루 내지는 이틀 전이다. 지난 13일 손호영이 한 여성을 만나는 사진을 확보한 <디스패치>는 시신 목격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상당히 닮았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그렇지만 당시 손호영과 Y 양은 한 꼬치구이 집에서 일상적인 만남을 가졌을 뿐이라고 한다. 싸우거나 이별하는 자리였다면 누가 울거나 분위기가 가라앉았어야 하는데 그러한 특이점은 없었다고 한다.
여러 정황상 Y 양의 자살에 손호영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손호영이 Y 양의 자살에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을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가수 손호영이 연탄불을 피우고 자살을 시도하다 전소된 차량이 용산경찰서에 주차돼 있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Y 양의 유서에는 ‘채무’ 문제가 언급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채무 문제가 Y 양의 자살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그리고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다른 내용들도 유서에 언급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누군가와의 ‘관계’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사건 관계자는 유서에 적혀 있는 또 다른 자살 이유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자세한 언급은 자제했다. 다만 Y 양의 고향인 부산과 관계가 있다고만 귀띔했다.
취재 결과 Y 양의 고향은 부산으로 확인됐다. Y 양의 시신이 발견된 차량 안에서도 부산 연고 프로야구팀과 관련된 물품이 들어 있었을 정도다. 고향인 부산과 관련해서는 장례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약간의 혼선이 빚어졌었다.
고인의 사망이 알려진 뒤 23일 시신은 서울 강남경찰서 인근의 삼성동 서울의료원 강남분원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하지만 유가족 측은 부검과 감식 등 경찰 수사 과정이 모두 마무리되면 빈소를 부산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의료원 강남분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는 임시 빈소라고 주장했다.
이런 논란 속에 결국 빈소는 부산으로 옮겨지지 않은 채 강남분원 장례식장에서 모든 장례절차가 마무리됐다. 또한 장지가 부산이 될 것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장지 역시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으로 결정됐다.
결국 Y 양이 자살하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손호영과의 연애 문제, 채무 문제,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와의 복잡한 관계 등이 복잡하게 얽혀 Y 양을 힘들게 만들었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손호영 여자친구가 자살한 후의 이 차량 내부 모습.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Y 양 사망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손호영이 24일 새벽에 자살을 시도해 충격파를 더했다. 다행히 자살 시도는 무산됐고, 병원에 옮겨진 손호영은 순천향병원 응급실을 거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손호영이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겨질 당시 병원 측은 “위급한 상황은 넘겼지만 심신이 불안정해 2~3일 중환자실 입원 후 경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손호영은 자살을 시도했던 것일까. 그것도 Y 양이 자살할 때 이용한 차량에서 똑 같은 방법으로 자살하려 한 배경에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우선 손호영이 Y 양의 죽음으로 너무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찰을 통해 자신의 차량에서 여성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Y 양의 죽음을 확인한 손호영은 장례 절차 내내 빈소를 지켰다. 손호영의 지인들은 각종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빈소에서도 거의 말을 하지 못할 정도로 고통스러워했다” “자책이 상당했다” “손호영이 계속 울기만 했다. 말을 하지 못하더라” 등의 표현으로 손호영의 상태와 심경을 전했다. 대성통곡을 하고 계속 오열해서 주위와의 의사소통조차 힘든 상태였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1년가량 사귄 여자 친구가 자살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극복하기 힘든 수준의 정신적 고통을 수반할 수 있다. 여기에 Y 양이 자살하기 전에 고인과 다투는 등 관계가 소원해진 것 역시 손호영을 힘겹게 했을 수도 있다.
Y 양의 시신이 발견된 차량을 경찰서에서 찾아 직접 집으로 가지고 온 것 역시 손호영을 괴롭혔을 것으로 보인다. 다시 그 차량을 탔을 때 그 자리에서 세상을 떠난 고인에 대한 생각으로 더욱 힘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