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의 인터넷 솔루션 업체인 ‘페라이 코퍼레이션’의 사무실. 책상 사이로, 컴퓨터 사이로 고양이들이 한가로이 낮잠을 자고 있다. 그런가하면 마치 제집인 양 사무실 안을 어슬렁거리면서 돌아다니는 고양이들도 있다. 이렇게 사무실 안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들은 모두 아홉 마리.
이쯤 되면 여기가 캣카페인지 사무실인지 헷갈리게 마련. 이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직원들이 고양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한 사장의 기발한 아이디어 덕분이었다.
효과는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도 고양이와 함께 일하면서 사무실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직원들끼리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대화도 많아지고, 그만큼 스트레스 지수도 낮아졌다.
하지만 고양이들 때문에 뜻하지 않는 사건 사고도 발생하고 있는 것이 사실. 가령 실수로 컴퓨터 전원을 꺼트리거나 랜선을 씹어 먹거나 벽을 긁는 등 크고 작은 말썽을 일으키는 것. 어떤 때는 종이를 갈가리 찢어놓거나 키보드의 선을 이리저리 꼬아 놓기도 하며, 회의를 하고 있는 미팅 테이블에 올라가 천연덕스럽게 잠을 자는 고양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고양이와의 동거에 만족하고 있다.
이 회사에는 또 한 가지 특별한 정책이 있다. 누구나 원한다면 자신의 고양이를 데리고 출근할 수 있다. 만일 키우는 동물이 없다면 회사에서 매달 5000엔(약 4만 5000원)의 ‘고양이 보너스’를 지급해준다. 직원들이 보너스를 모아 애완동물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이 회사의 사원 모집 요강 가운데 가장 중요한 항목은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만일 동물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이 회사에 취직될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