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카드사들이 그간 줄기차게 외쳐왔던 ‘부수업무 규제 완화’가 이뤄지자 이번에는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정작 빗장이 풀리고 보니 마땅히 할 만한 사업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8일 금융위원회는 카드사의 새로운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부수 업무에 관한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네거티브 방식이란 “하면 안 되는 일”이라고 명시한 사업을 제외하면 무엇이든 허용한다는 의미다.
문제는 막상 사업을 벌이기 위해 이런 저런 아이템을 검토해보니 돈 되는 일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카드사들은 금융위 발표가 있은 뒤 부수 업무 확대를 위해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회의를 여는 등 활발히 움직이고 있지만 뾰족한 기획안은 아무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간혹 수익성 있는 부대사업을 찾았더라도 다른 카드사들이 ‘미투 전략’으로 너도나도 뛰어들면 출혈경쟁만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선뜻 나서는 곳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추진하려던 사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거나 금융당국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제동을 걸 경우 도루묵이 되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새로운 사업을 찾긴 찾아야 하는데 마땅한 아이템이 없다”면서 “그렇다고 본업을 소홀히 할 수도 없어 요즘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영복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