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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이고 꼬인 이번 폭행사건의 실체는 무엇일까. 종잡을 수 없는 건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이민영 담당 기자들은 지난 1년 사이 세 건의 다른 폭행사건을 취재해야 했던 터라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수사를 진행하는 강동경찰서 역시 짜증스러운 반응이다. 사건 관련자들의 상반된 주장을 담은 인터뷰 기사가 연이어 보도되는 데다 그 내용조차 계속 번복되는 상황에서 형사들은 기자들의 질문에 “이미 기사에 다 나오지 않았냐?”고 대꾸할 뿐이다.
첫 번째 사건인 전 남편 이찬과의 폭행사건 역시 양측의 주장이 상반되면서 한 편의 ‘진실게임’처럼 진행됐지만 이민영이 피해자인 것으로 사건은 마무리됐다. 문제는 연이어 불거진 두 번째 사건이다. 이민영의 오빠 부부 역시 이혼소송 중이었는데 이민영과 이찬 사이의 폭행사건이 불거진 뒤 이민영의 올케가 이민영과 그의 오빠를 폭행 혐의로 고소한 것.
두 번째 사건은 이민영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가 올케 김 아무개 씨를 폭행한 혐의로 이민영을 벌금 50만 원에 약식 기소한 것. 현재 이 사건은 정식재판에 회부돼 있다. 이민영 측 김재철 변호사는 “우리가 정식 재판 청구를 하지 않았는데도 법원이 약식기소를 받아들여 약식기소 명령을 발부하지 않고 직권으로 재판에 회부해 유무죄를 다투고 있다”면서 “이런 사례는 1000건에 1건 있을까 말까하는 상황으로 승소를 확신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약식기소를 얻어낸 바 있는 올케 김 씨 측도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리고 다시 세 번째 폭행사건이 불거졌다. 이번 폭행 사건은 두 명의 여성과 한 명의 남성이 연루된 삼각관계와 정체불명의 동영상까지 등장했다. 이번 사건에서 이민영은 피의자이자 피해자다.
이번 사건은 김 아무개 씨(25·여)가 이민영이 자신의 집에 찾아와 폭행을 가했다고 주장하며 폭행 및 가택침입으로 112에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김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본래 자신과 연인 관계이던 안 씨가 이민영과 연인이 됐는데 거듭되는 이민영의 폭행에 안 씨가 힘들어 했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지난 4일 김 씨 집에서의 사건 역시 이민영이 느닷없이 김 씨의 집에 찾아와 안 씨가 어디 있느냐며 폭행을 가했다는 주장이다. 만약 김 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민영은 삼각관계로 인해 잦은 폭행을 행사한 것이 된다.
이민영 측의 주장은 전혀 상반된다. 지난 6일 고소장을 제출하기 위해 강동경찰서를 찾은 김 변호사는 “이미 지난 11월 30일 한 차례 이민영이 강금·폭행당하는 사건이 있었고 이번에 또 다시 폭행을 당했다”면서 “당일 이민영이 김 씨의 집을 찾은 이유 역시 당장 집에 오지 않으면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린다는 협박 때문으로 이민영은 당시 김 씨와 그의 모친 등 네 명에게 폭행을 당하고도 거꾸로 신고당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마부터 발끝까지 수십 군데의 상처가 남았으나 대부분 멍이 든 정도로 전치 2주 진단을 받았으며 이를 입증하는 사진 35장을 고소장에 첨부했다”고 설명했다.
안 씨와의 관계에 대해선 이민영의 전 매니저로 지난 2월까지 계약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결혼과 이혼을 거치며 연예계 활동이 중단됐지만 언론보도문 작성 등의 과정에서 안 씨의 도움을 받았는데 이를 김 씨가 연인 관계로 오인했던 것이라고.
이민영과 김 씨가 상반된 주장을 펼치는 가운데 관심은 안 씨에게 집중됐다. 몇몇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안 씨 역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인터뷰마다 내용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데다 이민영 측에 유리한 주장을 펼쳤지만 이민영 측 주장과도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발견된다.
14개월 사이 세 건의 폭행 사건에 피해자와 피의자로 연루된 이민영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민영의 모친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영이가 지난해 이런 저런 송사가 있다 보니 우리를 이용해 먹으려는 사람이 많다”고 분통을 터뜨렸고 김 변호사 역시 “지난해 11월에 김 씨에게 처음으로 감금·폭행을 당한 뒤 동영상으로 협박을 받으면서도 연이은 폭행사건으로 웬만하면 그냥 넘어가려 내게 알리지도 않았었다”고 얘기했다. 심지어 김 변호사는 “뭔가 이민영 씨를 해하려는 음모가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는 얘기를 덧붙이기도 했다.
첫 번째 폭행 사건에선 피해자임이 밝혀졌고 약식 기소됐던 두 번째 사건은 정식재판에 회부돼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민영. 그리고 최근 불거진 세 번째 사건에선 그가 피의자인지 피해자인지의 여부조차 불분명하다. 과연 이민영이 비련의 여인인지, 비정한 여인인지 수사당국과 사법부의 판단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