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섹시 지존 새로운 멤버 2명을 영입하며 또다시 가요계를 평정하고 나선 쥬얼리. 요즘 팬들은 그녀들의 ‘여짜춤’에 푹 빠져 있다. 왼쪽부터 박정아 하주연 김은정 서인영 김태진.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지난 2006년 2월 이지현이 탈퇴를 선언한 뒤 그해 11월 조민아까지 쥬얼리를 떠났다. 다른 그룹이라면 해체를 선언할 시점이었지만 소속사 스타제국은 박정아 서인영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쥬얼리의 탄생을 예고했고 1년여 만에 그 약속이 지켜졌다. 솔로 활동을 통해 음악의 깊이와 폭을 넓힌 박정아(27)와 서인영(24), 그리고 랩과 보컬을 맡아 쥬얼리에 새로운 색깔을 더해준 하주연(22)과 김은정(22). 새로운 출발선에 선 그들이 지면을 통해 독자들에게 인사를 건네기 위해 <일요신문>을 찾았다.
김태진(김): 두 분은 이미 아는 분들이고 두 분은 처음 뵙는 군요. 반갑습니다. 오디션이 상당히 치열했다고 들었어요. 5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고 하던데.
김은정(은정): 1차부터 7차까지 오디션을 거치며 최종적으로 다섯 명이 남았어요. 거기서 우리 둘이 쥬얼리의 새 멤버로 발탁되는 영광을 누렸고 나머지 세 친구는 계속 연습 중이에요.
김: 서인영 씨는 솔로 활동 당시 이미 새 멤버들과 호흡을 맞췄는데 그들에 대한 첫 느낌은 어땠어요?
서인영(인영): 실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솔로 활동 당시 주연 씨가 래퍼, 은정 씨는 백댄서를 맡아줬는데 그때 유심히 봤죠. 주연 씨는 랩을 정말 잘 하는데다 무대에서도 잘 하고, 은정 씨는 노래도 잘 하고 얼굴도 쥬얼리랑 잘 맞아요. 쥬얼리가 원래 예쁜 스타일이잖아요.
박정아(정아):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멤버 선발 과정에는 일부러 신경을 안 썼어요. 사적인 감정이 개입되면 안 될 것 같더라고요. 인영 씨가 솔로 활동할 때 두 친구를 보고 참 괜찮은 친구라고 눈도장을 찍고 있었는데 막상 우리랑 함께 하게 돼 너무 반가웠어요. 요즘 아이들 같지 않게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게 참 순수한 것 같아요.
김: 두 명의 합류가 결정된 시점은 언제였나요?
정아: 지난해 9월 새 멤버가 확정돼 다섯 달 정도 준비했어요. 저하고 인영 씨는 워낙 오랜기간 쥬얼리 스타일에 익숙해져 있고 두 친구도 1년 6개월 정도 열심히 연습해온데다 그 과정에서 자주 만나 금세 하나의 팀으로 어우러졌어요.
김: 이미 솔로로 자기 자리를 잡은 두 멤버 입장에선 쥬얼리가 다시 만들어지는 데 대해 약간의 거부감은 있었을 것 같아요.
인영: 주위에서 그런 얘기 많이 들어요. 심지어 쥬얼리가 새로 나와도 이제 우리 둘은 참여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우린 당연히 ‘아니다’라고 대답했어요. 정아 씨랑 둘이서 소주를 자주 마시면서 쥬얼리의 나아갈 길에 대해 고민했어요. 새로운 멤버가 들어오면 쥬얼리가 어떤 콘셉트로 가야 하는 지 고민하는 게 커다란 즐거움이었어요.
김: 예전 쥬얼리와 지금 쥬얼리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얼까요?
정아: 새 멤버들로 인해 음악의 폭이 넓어진 것 같아요, 래퍼가 들어오면서 모든 수록곡에서 랩을 들을 수 있고 새로운 보이스가 들어온 것도 커다란 변화고요. 기존 멤버들이 솔로로 활동하면서 생긴 각각의 색깔도 쥬얼리 앨범에 자연스럽게 녹아나요.
김: 타이틀곡 ‘one more time’이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어요. 곡 소개 좀 부탁드려요.
인영: 일렉트로닉 스타일이지만 복고적이라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곡이에요. 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곡이라 요즘 무대 위에서 신나게 놀고 있어요.
김: 이번 앨범에선 ‘ET춤’이 화제인데 이름이 좀 특이해요.
인영: 원래는 이름이 없었는데 ‘텔미춤’ 때문에 춤 이름을 묻는 분이 많더라고요. 이름을 지어야 한다는 압박에 손가락이 만나는 안무가 영화 ET의 한 장면 같아 ‘ET춤’이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요즘엔 팬들이 지어준 ‘여짜춤(여드름 짜는 춤)이라는 이름이 더 인기인데 우리도 팬들이 지어준 이름이 더 좋아요.
인영: 신인 멤버들이 오면 일단은 안 좋은 시선으로 많이 보잖아요.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안 좋은 얘긴 거의 없고 칭찬의 말을 많이 들어요. 쥬얼리가 업그레이드됐다는 얘기도 듣고.
정아: 사실 동료들이 좋아해주는 노래가 잘 되잖아요. 요즘엔 동료 가수들이 우릴 만나면 건네는 인사가 “one more time”이에요. 우리 무대랑 노래 좋다는 얘기 많이 해주고 컬러링까지 우리 노래로 바꾼 동료도 있더라고요. 이런 동료들의 반응이 정말 고맙죠.
김: 쥬얼리는 유난히 멤버들 사이가 돈독해 보여요. 멤버들이 탈퇴해도 별다른 불화설도 없고.
인영: 우린 숙소 생활을 안했어요. 그래서 서로의 사생활을 지켜준 게 주효한 것 같아요.
정아: 너무 가까워지면 싸울 수도 있는 데 우린 적정한 선을 지켰던 거 같아요. 누군가 힘들어서 먼저 얘기를 꺼내면 다가가 힘이 돼 줬지만 그런 얘길 먼저 묻진 않았거든요. 서로에 대한 배려였죠. 그래서 가끔씩 통화해도 늘 가족같이 느껴져요.
김: 지금도 자주 연락하시나요? 탈퇴한 두 분 근황도 궁금해요.
정아: 민아 씨는 뮤지컬 하느라 바빠서 자주 연락을 못해요. 지현 씨는 연기 준비하고 있는데 가끔 만나요.
김: 요즘 쥬얼리가 너무 잘 나가니까 두 분이 배 아파하는 거 아니에요?
정아: 첫 방송 때 지현 씨한테 문자가 왔어요. ‘무대 잘 볼게’라고. 가끔 기분이 이상하다고 그러긴 해요. 자기 자리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것 보면 조금 어색하기도 하고.
김: 그 자리의 주인공이 된 새 멤버들은 이제 데뷔한 지 3주밖에 안됐는데 어느 정도 적응은 됐나요?
은정: 무대가 조금은 익숙해졌지만 아직도 떨리고 설레요.
김: 대기실에선 어때요?
인영: 분주해요. 정신없어요. 대기실 들어오면 정아 씨는 책 보고 저는 음악 들으며 쉬는 데 둘은 계속 작은 목소리로 소곤소곤 수다를 떨어요. 한 번은 버라이어티 쇼에서 작은 목소리로 “유재석 오빠다. 나 진짜 좋아하는 데”라며 좋아하더라고요. 우리랑은 정말 다른 모습이 귀엽고 상큼해요.
김: 방송국 가니까 어떤 게 가장 좋아요?
하주연: 일단 무대서는 게 가장 좋고 TV에서 보던 연예인을 실제로 보니까 너무 재밌어요.
인영: 새 멤버들한테는 아직까지 동료라는 개념보다는 연예인의 개념이 더 큰 것 같아요.
김: 어린 멤버들에게 남자 연예인들의 ‘작업’이 들어오기엔 3주면 아직 이르죠?
정아: 그럴까봐 우리가 철저하게 지키고 있어요(웃음).
인영: 사실 말만 그렇지 실제로는 작업 거는 연예인이 거의 없어요. 연예인들, 자존심이 워낙 강한 편이잖아요.
김: 그럼 정아 씨랑 인영 씨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대시’를 받아보지 못했다는 얘긴가요?
인영: 뭐~ 있지만.(웃음) 이렇게 신인 때는 아니라는 얘기죠.
정아: 있지만….(웃음) 너희도 곧 생길거야. 그럼 언니한테 꼭 얘기하고.
김: 힘들겠다, 두 분!
정아: 아니에요.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는 우리가 판단을 해줘야죠.
즐거운 수다처럼 이어진 인터뷰. 이미 베테랑인 박정아와 서인영은 여유롭게 인터뷰에 응했고 아직 인터뷰 경험이 많지 않은 김은정과 하주연은 다소 어색해하는 분위기였다. 그렇지만 이들의 다소 상반된 모습은 묘한 조화를 이루며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새롭게 출발하는 쥬얼리, 이렇게 한국 가요계는 또 하나의 보석을 발견했다.
정리=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