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플레이보이 모델(플레이메이트)출신의 이파니가 섹시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촬영 첫날 정말 많이 혼났어요. 출연이 급하게 결정됐고 대본도 촬영 이틀 전에서야 받아 제대로 된 연기 트레이닝을 거칠 틈도 없었거든요. 첫 촬영하기 전날 집에서 눈물까지 흘려가며 연습했는데 정작 촬영장에선 긴장돼 아무리 집중해도 눈물이 안 나오더라고요. 마음처럼 연기는 안 되고 감독님한텐 계속 혼나고, 그렇게 배우로서의 첫걸음을 내디뎠죠.”
‘플레이보이 모델’로 화려하게 연예계에 데뷔했지만 그 다음 한 걸음을 내딛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중학생 시절부터 엑스트라로 활동하며 배우의 꿈을 키워온 그는 대학교 1학년 재학 시절 우연히 인터넷에서 발견한 한국 플레이보이 모델 선발대회에 지원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눈부신 화려함은 잠시뿐이었다. 제대로 된 연예계 활동을 위해 음반을 준비했지만 일이 잘 안 풀렸고 배우로 활동하고 싶었는데 좋은 작품을 만나기 어려웠다. 몇몇 영화에서 비중 있는 역할이 들어오기도 했지만 대부분 연기력보다는 노출을 필요로 하는 영화였다.
“고민들로 머릿속이 복잡하던 무렵 지금의 남편이 큰 힘이 돼주며 사랑에 빠졌어요. 여섯 살 연상의 일식 요리사인데 본래 집안끼리 잘 아는 사이였어요. 우선 삶을 안정시키고 싶어 비록 스무 살의 어린 나이였지만 결혼을 결심하게 됐어요.”
이파니는 스스로 이번 드라마 <앙녀쟁투>에서의 자신의 연기를 ‘너무 엉성하고 부족함이 많은’ 수준이라고 얘기한다. 물론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다음 작품에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앙녀쟁투> 제작진은 이파니가 신인배우인 탓에 표정연기나 대사 처리에선 모자란 부분도 있지만 몸 연기(리액션)가 워낙 뛰어나 배우로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이파니 본인 역시 “넘어지는 연기 하나는 끝내줘요”라며 “리액션에 능한 배우라는 이유로 촬영 현장에선 제 별명이 ‘액션 배우’였을 정도예요”라고 말한다. 실제로 무에타이 실력도 출중한 그는 기회만 주어진다면 <미녀 삼총사> 같은 영화에 출연해 무에타이를 활용한 액션 연기를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내에선 아직 플레이보이라면 이상하게 바라보는 편견어린 시선도 상당하다. 하지만 이파니는 자신이 플레이보이 모델이라는 사실이, 그리고 이를 알아주는 이들이 많다는 게 큰 행복이라고 말한다.
“선발대회 과정에서 너무 힘들게 1위에 올랐고, 1위가 된 뒤에도 미국에 가서 올 누드로 촬영을 결정하기까지 너무 고민이 많았어요.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기 시작하면서 전 루시 리우처럼 할리우드에서도 성공하고 싶다는 얘길 자주 하곤 했어요. 그런 제게 플레이보이 모델은 너무나 행복한 경험이었죠.”
여전히 그의 꿈은 할리우드로 진출해 세계적인 스타가 되는 것이다. 아직은 부족함이 많지만 부지런히 연기력을 키우고 영어 실력을 쌓아 반드시 그 꿈을 이루고 싶다고 말하는 이파니. 부디 그의 꿈이 현실로 나타나 할리우드에서 이파니를 인터뷰할 수 있게 되길 소원해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