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금요드라마 <우리집에 왜왔니> 제작발표회에 주연으로 발탁된 이소연이 인사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1회 방송 예고편부터 대단하다. 이소연이 맡은 역할 ‘미수’는 쉽게 말해 망가진 ‘된장녀’다. 된장녀답게 새로 산 명품 가방에 흠뻑 빠져 입맞춤을 할 정도지만 단 한 개비 남은 담배를 떨어뜨릴 땐 “내 돗대!”라며 울부짖는 여자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랑스럽다.
“깜찍하게 보였어요? 다행이다. 대본상 미친 듯 춤추는 장면이 있었거든요. 원래 춤을 잘 추질 못해 제 방식대로 췄어요. 예전의 저 같았으면 상상도 못했을 일인데 <여걸식스> 덕에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점점 춤추는 걸 즐기고 있다니까요(웃음).”
지난 2006년 3월 방영된 KBS드라마 <봄의 왈츠> 이후 2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컴백한 이소연은 그때와 많이 다른 모습이다.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데다 캐릭터도 이전과 180도 다른 왈가닥이기 때문.
“지난해엔 영화 <복면달호>와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찍었잖아요. 그런데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차기작을 고르는 데 굉장히 고심했어요. 때마침 <우리집에 왜 왔니> 시놉시스를 받게 됐죠. 지금까지가 ‘밝고 웃고 착한’ 이미지였다면 이젠 좀 망가지고 깨지고 싶었던 차에 딱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만났어요.”
이소연의 소망은 확실히 통했다. 클럽에서 미친 듯이 춤을 추고 술에 취한 채 노래방을 뛰고 날며 놀다가 한밤중이 돼서야 집 담장을 넘는 대책 없는 부잣집 아가씨로 탈바꿈한 것. <우리집에 왜 왔니>는 아무도 못 말리는 부잣집 아가씨와 데릴사위 모집에 지원한 남자가 티격태격하며 진정한 사랑을 찾는다는 내용의 드라마다.
자연스레 지난해 결별한 송일곤 감독과의 인연으로 얘기가 이어졌다. “소문이 많이 났었죠. 제가 숨기거나 조심 조심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지나고 보니 너무 부풀려진 거 같기도 하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그는 요즘은 어떠냐는 질문에 “남자가 있어야 나다니기라도 하죠”라며 밝게 웃었다.
된장녀, 망가짐, 왈가닥으로 보이지만 내면에는 깊은 상처를 안고 있는 ‘미수’. 그런 ‘미수’로 변신하는 만큼 발랄 상큼 유쾌한 연기로 시청자를 즐겁게 하면서도 그 내면까지 표현해보고 싶어 하는 이소연이다. 이런 그의 다부진 각오와 노력이 있기에 시청자들은 금요일 밤이 조금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