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셔널리그에서 흥미진진한 역전극을 펼치며 우승을 거머쥔 경남 킹스톤커피 팀(아래 왼쪽사진). 오른쪽은 23전 무패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견인한 최호철 선수.
킹스톤커피 우승의 일등공신은 단연 시니어부의 최호철 선수. 11전 전승이다. 12라운드를 치른 지난해 12전 전승을 합하면 23전 전승의 눈부신 기록, 가공할 무패행진이다. 우리 팀이 한 판은 이기고 들어간다는 신뢰감이 팀 사기에 미치는 영향은 결정적이다. 시니어 개인 성적 부문에서 공동 2위에 오른 서울 건화의 심우섭, 서울 천일해운의 김세현 조민수 선수가 8승3패인 것을 보면 8승3패도 대단한 것인데, 최호철의 활약은 독보적이었다. 거기다 여자부의 류승희 선수가 9승2패, 주니어부의 김치우 선수가 7승4패로 최호철 선수의 뒤를 받쳤다. 류승희는 여자 부문 개인 성적 1위, 김치우는 주니어 부문 개인 성적 3위. 류승희는 2012~13년에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으나 작년부터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김치우는 평년작. 아무튼 똑똑한 세 명이 우승을 합작한 셈이다.
이에 비해 화성시가 당당 4위에 오른 것은 괄목할 만하다. 화성시는 인구 60만이 조금 안 되는 중소 지자체인데, 바둑에 대한 투자는 국내 제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팀, 아마팀이 다 있는 데다가 바로 며칠 전에는 ‘바둑의 전당(가칭)’을 설립해 한국기원을 유치하겠다고 나섰고, 한국기원과 MOU를 체결한 도시. 바둑에 대한 열정은 국내 제일을 넘어 가히 세계 제일이다. 성적도 열정에 맞게 어디까지 올라갈지 지켜볼 일이다. 이번 시즌에는 주니어의 위태웅(8승3패), 여자부의 이선아(9승2패) 선수가 팀을 이끌었다. 위태웅 선수는 해당 부문 3위. 작년, 재작년 시즌 명성(?)에 걸맞지 않게 부진했던 이선아 선수는 올해 그야말로 심기일전, 류승희 선수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다. 심기일전의 동력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올해 새로 들어온 경북 포항 영일만 팀은 5위에 입상, 창단 첫해 포스트 시즌 진출이라는 짭짤한 전과를 거두었다. 포항시도 바둑을 위해 뭔가를 투자하려고 모색하고 있는 지자체. 바둑 활동의 연조나 뿌리에서는 화성시보다 훨씬 앞선 곳이다.
이광구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