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선샹 작가는 동료 작가와 PD들 가운데 한국 영화와 드라마 팬이 많다고 얘기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즐겨보는 이들이 많다는 것. 리선샹 작가의 경우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거의 전편을 다 봤다고 한다. 드라마의 경우 <인어아가씨> <목욕탕집 남자들> <대장금> 등을 인상 깊게 봤다고 얘기하는데 장유유서, 유교적 가족관계 등을 강조한 드라마라서 더욱 매력적이라고 얘기한다. 유교적인 세계관이 한국과 유사한 탓에 김수현 작가와 임성한 작가 등도 중국 작가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전언이다.
리선샹 작가는 주로 사극을 집필해왔는데 최근작은 중국 CCTV에서 방영된 <와신상담>으로 2007년 서울드라마어워즈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요즘 한국 사극 드라마들은 역사적인 진실성을 두고 논란에 휘말리곤 하는데 중국 사극은 어떨까. <와신상담>은 2500여 년 전 춘추시대를 무대로 해 2000여 년 전을 무대로 한 <주몽>과 닮았다.
“CCTV는 사극의 역사적인 진실성을 상당히 강조합니다. 그래서 최종 편집에 앞서 역사학자들에게 먼저 시사회를 거칠 정도입니다. 그래도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드라마가 실제 역사와 다르다고 비판하곤 하는데 언론과 전문가들은 역사적인 진실성을 인정해줬습니다.”
한류스타들을 비롯한 한국 배우들에 대해 묻자 리선샹 작가는 이영애를 비롯한 한국 여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예쁜 외모가 돋보이는 데 단정한 내면의 미까지 겸비해 더욱 돋보인다는 칭찬과 함께. 혹시 기회가 있다면 함께 일해보고 싶은 한국 배우는 없냐고 묻자 그는 주저없이 조재현과 장동건을 손꼽았다. 한중일 합작으로 제작될 예정인 대작 드라마 <측천무후>의 각본을 집필 중인 그는 이 작품에 한국 배우들도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얘기를 덧붙였다. 리선샹 작가가 각본을 집필한 <와신상담>은 얼마 전 CJ미디어가 판권을 인수해 곧 케이블 TV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며 소설로는 이미 출간돼 있다.
중국 항주=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