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24일 제44회 백상예술대상에 참석한 한예슬(왼쪽)과 부산국제영화제 에서 파격의상을 선보인 김소연.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왜 명품 업체는 연예인들에게 자기 브랜드 의상이나 액세서리를 협찬하려 하는 것일까. 우선 그 과정을 지켜보면 자못 처절하다. 규모가 큰 영화제나 시상식이 다가오면 명품 업체들은 해외 본사로 연락해 값비싼 드레스를 10여 벌 공수해와 반드시 입는다는 약속도 없이 이를 톱스타들에게 협찬해준다. 협찬 받아간 10여 명 가운데 한 명이라도 입어주길 바라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톱스타의 경우 10여 벌 이상의 드레스를 협찬 받아 당일 가장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입고 시상식장으로 나간다. 결국 선택받지 못한 브랜드는 고가의 경비를 들여 해외 본사에서 공수해온 게 모두 헛수고가 되고 마는 것. 명품 액세서리는 더하다. 수억 원대의 액세서리를 협찬해준 업체 측은 홍보담당자가 사설경호원까지 대동하고 시상식장에 동행해 협찬 받은 톱스타를 경호해 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명품 업체가 울며 겨자 먹기로 연예인 협찬에 나서는 이유는 브랜드 노출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웅가로 효과’다. 이미 해외에선 유명한 명품 브랜드인 웅가로는 뒤늦게 한국 시장에 진출해 인지도가 높지 않은 편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김소연이 노출이 심한 웅가로 드레스를 입은 뒤 몰라 보게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하는 효과를 누리게 됐다.
명품 브랜드의 아픔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톱스타들이 협찬 받아간 의상을 반납하지 않는 경우가 수시로 발생하는 것. 수백만 원대의 고가 의상인 만큼 어지간해선 반납을 받아야 하지만 이로 인해 톱스타와의 관계를 서먹하게 만들 수도 없는 일.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톱스타 스타일리스트로부터 “우리 애 주게 증정해달라”는 얘길 듣게 되면 또 한 번 울며 겨자 먹는 마음으로 증정을 해줘야 하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나 모든 연예인이 이런 영광을 누리는것은 아니고 업계에서 패셔너블하다고 인정하는 일부 톱스타에 한해서다. 오히려 가수나 개그맨, 그리고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지 않은 배우들의 스타일리스트는 명품 브랜드에서 협찬을 받기 위해 무척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 김아중(왼쪽)과 김민희. | ||
연예인과 명품 브랜드가 가장 자주 접촉하는 접점은 바로 명품 브랜드들이 주최하는 행사다. 신규 매장 오픈 때마다 연예인들을 섭외하기 위해 일정액의 거마비를 주는게보통인데 대개 500만~1000만 원 상당의 상품권 내지는 매장 내의 물건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해준다. 조건은 취재진이 몰려 있는 포토 월 앞에 서주는 것. 이것 역시 아무 연예인이나 초청되는 것은 아니고 명품 브랜드 측이 먼저 톱스타를 선별한 뒤 스타일리스트를 통해 참석 여부를 조율한다. 그렇지만 초대되는 톱스타들의 경우 그 정도의 거마비에 혹해서 움직이진 않는다. 참석하지 않아도 원하면 언제든 해당 브랜드에서 증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 결국 톱스타의 해당 브랜드에대한 관심에 참석 여부가 결정되는 것.
반대로 관심이 높으면 거마비가 없어도 참석한다. 루이비통, 샤넬, 구찌 등 명품 브랜드 가운데서도 최고로 손꼽히는 브랜드 관련 행사장에 가면 어지간한 톱스타들을 모두 만날 수 있을 정도다. 특히 매년 8월에 열리는 구찌파티는 톱스타들이 대거 참석하기로 유명하다.
한류 열풍에 따라 톱스타들은 명품 브랜드의 아시아 지역 행사에도 초대받곤 한다. 최근 홍콩 언론을 통해 사진이 보도돼 만취 논란에 휩싸인 최지우 역시 아시아 최대 규모의 루이비통 홍콩 캔톤로드 메종 오프닝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이런 일에 휘말리게 된 것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