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박선주(왼쪽)와 스티브 김은 엑스터시를 상습 투약한 혐의로 입건됐다. | ||
지난 5월 2일 부산지방검찰청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회종)는 향정신성 의약품 엑스터시(MDMA)를 상습 투약한 혐의(마약류 관리법 위반)로 가수 박선주와 스티브 김을 불구속 입건했다. 박선주는 유명 연예인들의 보컬 트레이너이자 프로듀서로 활동 중이며 스티브 김은 그룹 업타운 출신 가수다.
현재 박선주는 2006년 12월 16일부터 서울 및 일본 홍콩 태국 등지에서 엑스터시를 수차례 복용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스티브 김 역시 지난해 11월 20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상습적으로 필로폰을 마시거나 대마초를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시민권자로 지난 2000년에도 마약 투약혐의를 받아 한 차례 추방 명령을 받은 바 있는 스티브 김은 현재 소속사가 없어 연락이 닿지 않고 있으며, 박선주 역시 연락 두절 상태다. 스티브 김의 경우 측근들은 그가 두 달 전에 귀국했다는 사실조차 잘 모르고 있었다. 업타운의 소속사인 MOBB엔터테인먼트 관계자 역시 스티브 김이 MOBB 소속이 아니며 업타운의 새 앨범에도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박선주는 현재 보컬 트레이닝 학원을 직접 운영하며 해외 진출까지 모색하던 도중에 이번 사건이 불거졌다. 그가 운영 중인 보컬 트레이닝 학원의 한 매니저는 “기사가 보도된 직후인 오늘(2일) 아침 10시경 박선주 씨로부터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중이라는 전화를 받은 뒤 연락이 안 되고 있다”면서 “일단 귀가 조치된 것으로 미뤄볼 때 무혐의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사업상 해외를 자주 오가다 보니 이런 의심을 받게 된 것 같다”며 “가수이기 이전에 여자고 여자이기 이전에 많은 수강생을 거느린 선생님으로서 그럴 리 없을 것이라 믿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혐의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는 모발검사결과다.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부산지검 최종무 검사는 “양성반응이 나왔으니까 조사 중이지 아니면 조사할 이유가 없지 않냐”며 검사 결과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선주의 매니저는 “박선주가 하루에 1시간도 채 못 쉴 정도로 바쁜 스케줄 속에서 계속 링거를 맞고 약을 먹었다”라며 “혹시 그런 투약으로 인해 양성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지 않겠는가”라고 조심스럽게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최 검사는 “박선주 씨의 모발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는데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 복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박선주와 스티브 김이 서울에서 거주 중인데 왜 부산지검에서 이번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지 궁금증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마약수사는 특성상 고소 고발이 아닌 제보 등을 통한 정보입수에 의해 수사가 시작된다”며 “따라서 가장 먼저 정보를 입수한 곳에서 수사를 담당하게 되는데 그 까닭은 관할에 맞춰 얘기가 오가는 과정에서 정보가 유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결국 이번 사건 역시 부산지검에서 가장 먼저 정보를 입수해 그곳에서 수사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정보가 확실하다고 판단되지 않았다면 서울까지 움직이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수사에 대해 자신감을 피력했다. 부산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는 연이은 연예인 마약 사건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 지난해에도 인기 그룹 멤버 가수들의 마약혐의 수사를 진행한 바 있다. 결국 최근 부산지검이 연예인 마약 수사로 정평을 얻고 있다는 얘기인데 이로 인해 이번 수사가 박선주와 스티브 김에서 끝날 것인지 더 확대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언론의 취재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지만 부산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는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뭔가 더 수사할 부분이 남아 있다는 얘기로 수사 선상에 오른 연예인이 더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최 검사는 “당장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제보가 있어도 확인이 끝나야 알 수 있는 만큼 아니라고 할 수도 없고 맞다고 말할 수도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당장 혐의가 입증된 연예인은 없지만 제보는 꾸준히 확보되고 있다는 얘기인 셈이다. 결국 박선주와 스티브 김으로 시작된 마약 광풍이 잘못하면 연예계 전반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것. 과연 검찰의 연예인 마약 수사가 어디까지 진행될 것인지, 연예계는 초긴장 상태다.
부산 =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문다영 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