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지현. | ||
역시 ‘톱스타’라 할만하다. 이미 은퇴 후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심은하와 오랜 공백 끝에 컴백한 고현정은 여전히 광고계에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더군다나 둘 다 같은 제품의 광고에서 톱스타의 저력을 보여줬다. 은퇴하기 전 심은하는 LG 냉장고 ‘디오스’의 CF모델로 출연해 대중의 뇌리에 “여자라서 행복해요”라는 당대 최고의 카피를 남겼다. 그 획기적인 성공으로 엄청난 매출을 기록한 LG전자는 심은하가 지녔던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성모델의 이미지를 쭉 이어왔고 그 바통은 은퇴했다 돌아온 고현정까지 이어졌다.
한 광고 관계자는 “디오스가 가장 성공적인 효과를 본 모델은 심은하와 고현정”이라며 “여러 CF에 동시에 출연하지 않음으로써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자신의 희소성도 높인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이 제품은 현재 ‘국민요정’이라 불리는 김연아가 맡아 또 다른 효과가 기대된다. 김연아는 여러 CF에 출연하고 있는데 김연아를 모델로 내세운 제품들은 김연아의 이미지와 맞물려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일례로 롯데 ‘아이시스’의 경우 김연아의 CF 출연 후 상당한 매출 상승효과를 얻었으며 리서치 회사를 통한 조사결과 제품의 인지도도 세 배 이상 오르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전지현 역시 남양유업의 차 음료 ‘17차’ 광고에서 그만의 파워를 제대로 보여줬다. 처음 제품이 출시됐을 때 신선함을 주기 위해 신인을 기용했던 광고 관계자들은 소비자의 무반응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방향을 수정, 처음과 정반대의 톱스타 전지현을 기용했고 그 효과는 대단했다. CF가 한 번 나갈 때마다 매출이 열 배 이상 뛰어오른 것. 이는 아직도 빅 모델 효과의 대표적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 김연아. | ||
김태희의 화장품 광고가 그런 경우다. 김태희는 그동안 CF모델로 등장했던 대부분 제품을 히트시켰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김태희는 화장품 브랜드 ‘헤라’의 모델로 발탁됐지만 이 브랜드가 추구해오던 이미지와 김태희의 이미지가 서로 부합하지 않았던 것. 제품이 추구한 이미지는 고혹적이고 신비스러운 아름다움과 프리미엄인데 김태희가 지닌 청순, 발랄, 지적인 이미지와는 잘 어울리지 않았던 것. 당연히 매출 성적도 저조했다.
고소영도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김남주를 모델로 내세웠던 화장품 브랜드 ‘라끄베르’는 새 모델로 고소영을 선택했지만 그의 이미지가 젊은 층 타깃의 중저가 제품을 지향하는 이 브랜드와는 잘 맞지 않았다. 톱스타인 송혜교와 김희선 역시 심은하와 고현정의 ‘디오스’의 아성을 뛰어넘지 못했다. 둘 모두 배우로서는 톱스타지만 빅 모델의 파워에 맞는 광고효과를 일으키지 못하고 일찌감치 다른 모델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다.
이렇듯 제품과 모델의 이미지가 어긋나 실패한 경우도 있지만 광고계의 변수는 바로 CF 모델들의 ‘사건·사고’다.
일례로 얼마 전 라디오 방송으로 문제가 됐던 정선희는 자신의 화장품 브랜드 홈쇼핑 판매가 중단됐을 뿐 아니라 자신이 CF모델로 출연하고 있는 기업에까지 ‘불매운동 하기 전에 광고를 내리라’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어 난처한 입장이라고 한다.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스타의 스캔들이나 사건 때문에 광고를 내릴 경우 계약서 상으로는 계약을 파기한 뒤 그 손해를 물어야 하지만 오히려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실제로 계약을 파기하거나 소송을 거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동영상 협박 사건’의 아이비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