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이면 데뷔 10주년을 맞는 오승은. 연기는 집과 같다며 앞으로 더욱 든든하게 짓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송인수’는 시종일관 소리 지르고 울고 화내는 캐릭터예요. 그 때문에 에너지 소비도 크고 캐릭터와 기 싸움도 해야 해서 촬영이 끝나면 기진맥진해요. 하지만 맞아도 아픈 줄 모르고 연기할 만큼 매력 있어요. 너무너무 재밌어요.”
오승은은 요즘 <큰언니>의 독종 둘째인 ‘송인수’에 푹 빠져 살고 있다. 이토록 연기의 매력에 허우적대면서 어찌 3년이나 브라운관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동안 추소영, 배슬기와 함께 그룹 ‘더 빨강’을 결성해 가수로 활동했고, <무한걸스>를 통해 예능인으로서도 자리매김했던 오승은은 그 시간들이 “너무도 즐거웠던 외출이었다”고 말한다.
‘연기는 집’이라며 행복해하는 오승은이지만 후회스러웠던 순간은 없었을까.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숨겨야 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얘기한다.
“일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사랑하던 남자와 함께 당당한 모습으로 데이트를 즐기지 못했던 부분이 많이 아쉽고 후회돼요. 언젠가 사랑에 대한 그림을 그린 적이 있어요. 그런데 나도 모르게 내가 그린 하트 모양의 여기저기에 피 흘리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 거예요. 그걸 보면서 ‘내게 사랑이 달콤한 것만은 아니구나’라고 느꼈어요.”
지금은 사귀는 사람이 없어 그런지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는 그에게서 사랑에 고민하는 청춘의 동질감이 느껴졌다. 반면 가장 행복했던 때는 주저 없이 팬과 함께 하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오승은의 시원시원하고 털털한 성격은 연예계에서도 유명하다. 하지만 그는 유달리 눈물이 많다. 그 중에서도 “가족은 언제나 내게 눈물”이라며 신인시절에는 부모님 생각을 하면서 눈물 연기를 했다고 말한다.
“아버지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근무하셨고, 어머니도 일을 하셔서 바빴어요. 지금도 어머닌 화장 한번 안하세요. 부모님 대신 절 키우다시피 한 세 살 터울 오빠에게도 항상 미안하고 고맙죠. 제가 막 대학에 갈 때쯤 오빤 군대를 갔거든요. 군대 가기 전에 남자들이 술 마시고 노는 것과 달리 오빤 공사판에서 일하며 몇 백만 원을 모았어요. 그런데 그걸 저한테 내밀더라고요. 대학 가서 기죽지 말고 다니라고. 아, 정말…. 그래서 각별해요. 남들이 보면 비밀 남자친구냐고 물어볼 정도예요.”
내년이면 데뷔 10주년을 맞는다는 오승은. 그는 앞으로 하고픈 일들이 더 많다고 말한다.
“앞서 말했듯 연기는 제게 ‘집’이에요. 간혹 팬들에게도 말해요. 지금은 비닐하우스라 미안하지만 곧 든든한 집을 짓겠다고요. 추상적이긴 하지만 연기자로서 더욱 확고하고 탄탄하게 성장하고 싶어요.”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