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년간 잉꼬부부로 소문난 오승근 김자옥 부부. 지난 5월 부부가 나란히 대장 선종 제거 수술과 대장암 수술을 받고 현재는 모두 건강한 상태라고 한다. | ||
“올해가 결혼 25주년이에요. 오는 10월이면 은혼식인데 이에 맞춰 하느님이 선물을 줬다고 생각해요. 잘못했으면 위험할 수도 있었거든요. 운 좋게 건강검진에서 발견돼 발 빠르게 치료받을 수 있었죠.”
지난 25년 동안 단 한 번도 크게 싸워 본 적이 없다는 대표적인 연예계 잉꼬 부부 오승근과 김자옥 부부에게 병마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것은 지난 5월이었다. 3년 만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부부가 모두 대장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이 나온 것.
“원장하고 친한 병원이 있어 부부가 함께 건강검진을 받았어요. 내시경센터가 있는 병원이라 이왕 검진하러 온 김에 대장 내시경까지 해보라는 의사의 권유에 검사를 받았다가 둘 다 이상이 있다는 결과가 나온 거예요.”
오승근은 대장 선종이 발견돼 즉시 제거 수술을 받았다. 빨리 발견된 덕분에 간단한 제거 수술 후 이틀 입원하는 것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 문제는 김자옥이었다. 조직 검사 결과 대장암 초기라는 진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종합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은 김자옥은 다행히 수술 결과가 좋아 곧장 활동을 시작했는데 오는 7월 30일부터 방영되는 드라마 <워킹맘 친정맘>에서 그의 건강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아내는 여름이 지나봐야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다행히 초기에 발견해 곧장 수술을 받았고 회복 상태도 좋습니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해 치료를 받으면서 다시 연기 활동을 재개했어요.”
비록 큰 수술은 아니었지만 먼저 수술을 받은 터라 더 위험한 상태라고 소문이 났던 이는 김자옥이 아닌 오승근이었다. 게다가 오승근은 수술을 받기 직전인 5월 초 오랫동안 운영했던 라이브 카페까지 문을 닫았다. 트로트 가수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며 라이브 카페를 운영하던 그의 활동이 뜸해지고 라이브 카페까지 문을 닫자 이를 의아해 하는 팬들도 많았다.
“불황으로 경영이 어려워져 문을 닫았을 뿐입니다. 가수의 라이브 무대가 있다한들 이런 불경기에 누가 커피 한 잔을 1만 5000원~2만 원씩 내고 마시겠습니까. 돈 벌려고 시작한 건 아닙니다. 노래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이왕이면 내가 원하는 무대가 있었으면 해서 라이프 카페를 열었는데 쉽지 않더군요. 가수들도 문젭니다. 돈을 적게 주면 자존심부터 상해하는데 가게 수준과 경기 상황을 봐서 스스로 몸값을 깎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 가수들 몸값이 너무 오른 게 라이브 카페들이 힘들어진 이유 가운데 하나거든요. 라이브 카페는 가수들이 노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 가운데 하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난 몇 달 동안 활발하게 활동하지 못했던 그는 최근 본격적으로 가수 활동을 재개했다. 인터뷰 후에도 방송 출연 등의 일정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신곡을 통한 활동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팝송을 통해 팬들과 자주 만나고 싶다는 얘기를 전했다.
“젊은 시절엔 팝송을 참 많이 불렀습니다. 그런데 요즘 방송에선 팝송을 부를 일이 거의 없어요. 젊은 시절 많이 듣고 부르던 올드 팝이나 스탠더드 팝을 부르면 그 시절의 추억과 열정이 느껴집니다. 팝송 콘서트도 열고 싶고 팝송을 전문으로 하는 라이브 카페를 하나 열까 생각 중입니다.”
어느 날 불현듯 다가온 병마를 극복하고 다시 가수와 배우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오승근 김자옥 부부. 오승근은 25년 동안 행복한 부부 생활을 이어온 원동력이 서로에 대한 믿음과 배려라고 얘기한다.
“두 사람 모두 각자의 일이 있는데 둘 다 가수와 배우라는 자유직업입니다. 그런 만큼 서로의 일에 응원은 보내돼 일절 간섭하지 않고 지내왔죠. 서로를 믿고 배려해줬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싶어요. 앞으로도 그렇게 행복하게 지내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