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태왕사신기>의 보조 출연자 공급을 담당했던 한국예술 측 역시 소송을 검토 중이다. 한국예술 측은 “TSG컴패니 측이 이미 5월경에 일본에서 돈이 들어올 테니 기다려달라고 했다”며 “보조 출연자들의 출연료를 우리가 지급한 상황이라 부담은 고스란히 우리 회사가 안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한예조)에 따르면 현재 <태왕사신기> 측은 “8월 말에 일본 DVD 판매수익금 등 부가수익이 들어오는데 그때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수익금이 들어오더라도 연기자들의 출연료 문제부터 해결할 것이라는 게 방송가 관계자들의 이구동성이다.
외주업체들이 1년이 지나도록 돈을 받지 못했음에도 소송을 하지 않고 기다리는 이유도 있다. 한예조 김영선 수석부위원장은 “만약 김종학 프로덕션 및 <태왕사신기> 외주제작사들이 도산하기 시작하면 무시무시한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며 “MBC 드라마가 전면 중단되는 것을 시작으로 일대 파란이 예고되기 때문에 모두를 위해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태왕사신기> 제작사로 알려진 김종학 프로덕션과 TSG컴패니는 어떤 관계에 놓여있을까. TSG컴패니는 오직 <태왕사신기>만을 위해 설립된 회사로 김종학 프로덕션과 관련이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게 김 부위원장의 설명이다. 김 부위원장은 “배용준, 김종학, 투자자 등과 모두 관련 있는 회사”라며 “완연히 다른 회사를 만들어서 드라마 전체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현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이달 말에 회수되는 수익금을 통해 <태왕사신기>가 안고 있는 여러 금전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TSG컴패니 및 김종학 프로덕션뿐 아니라 국내 드라마 제작사의 문제도 잇달아 터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런 까닭에 <태왕사신기> 이전까지 한 번도 출연료 미지급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었던 김종학 프로덕션이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에 국내 방송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