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분명한 사안은 여전히 고인의 자살을 둘러싼 의혹들이 남아 있다는 부분입니다. 유가족과 정선희 사이의 대립은 묘한 불협화음을 내며 진실을 더욱 안개 속으로 내모는 분위기고 계속해서 양측이 꺼내 놓은 의혹들을 경찰은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수사를 담당한 경찰, 고인의 부인 정선희, 그리고 고인과 함께 사업을 꾸려온 누나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며 대중들을 혼란케 만들고 있습니다. 마치 서로 짜고 고인의 죽음을 미스터리로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닌가 싶은 터무니없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어쩌면 이들이 죽은 사람을 쉬지 못하게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렇게까지 사안이 확대된 이상 대충 넘어가선 안 되겠습니다. 고인이 납치 및 강압을 당했을 가능성을 입증하는 정황과 증거들에 대한 명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하며 고인을 둘러싼 채무자들과의 관계 역시 명확히 밝혀져야 합니다. 그것이 죽은 뒤에도 쉬지 못하는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요.
경찰은 계속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다며 수사를 종결하려는 의지만 보이고 있고 각자의 이야기를 언론에 쏟아내던 유가족과 정선희 역시 이젠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좀더 흐르고 나면 고인의 자살은 영원히 진실을 밝힐 수 없는 미스터리로 남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듭니다. 그런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아직은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경찰과 고인의 누나와 정선희, 이들이 합심해 부디 고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들을 말끔히 씻어주기 바랍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