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민 대표는 자신이 장군의 아들 김두한과 그의 두 번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집안의 실질적 장남이라며 가족사진을 보여 주었다. | ||
“김을동 의원이 쭉 무남독녀 외동딸로 알려져 왔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아버지 김두한 슬하에 3남 2녀의 자식이 있었다. 장녀인 김을동 누나와 이복 남매 사이인 내가 장남이다. 그래서 아버지 관련 판권 문제나 제사 등도 다 내가 도맡아 하고 있다.”
우선 김 대표에게 정확한 가족 관계부터 물었다. 영화와 관련해 김 의원과 김 대표가 의견 대립을 보이면서 두 사람의 평소 관계, 그리고 정확한 가족 구성에 대해 세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을동이 김두한의 무남독녀로 알려진 까닭은 그가 첫 번째 부인의 유일한 자식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부인이 2남 1녀를 낳았고 세 번째 부인을 통해 아들 하나가 더 있다. 그래서 총 3남 2녀인데 셋째인 김 대표가 아들 가운데에는 가장 나이가 많다. 김 대표는 독립유공자 가족 가운데 단 한 명에게만 지급된다는 독립유공자유족증을 보여주며 자신이 장남임을 강조했다.
어머니가 다른 이복 남매 사이이기 때문에 두 사람의 관계가 좋지 않은 것일까. 김 대표는 그렇진 않다는 입장이다. 젊은 시절엔 자주 만나고 어울리는 사이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소원해지더니 10여 년 전부터는 교류가 아예 뜸해졌다고.
“난 13대 국회의원 선거 등 두 번 출마했다 낙선했고 역시 여러 번 선거에 참여했던 누나는 이번에 친박연대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됐다. 아무래도 둘 다 정치에 관심이 있었지만 정치적, 이상적 견해가 달랐기 때문에 조금씩 사이가 소원해진 것 같다.”
김 의원과 김 대표가 함께 세인들의 관심을 받았던 것은 드라마 <야인시대>가 방영된 지난 2002년이다. 김두한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야인시대>가 폭발적 인기를 얻으면서 인터넷 동호회에서 김두한 천도제를 지내기도 했는데 당시 이들 남매가 나란히 참석하기도 했다. 드라마 <야인시대> 제작 과정에서도 약간의 불협화음이 있었다고 한다. 두 사람 입장에선 아버지의 얘기를 그리는 드라마인 만큼 제작진과 자주 접촉해야 했고 의견 대립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과 김 대표가 각자 다른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벌어지곤 했다고.
“<야인시대> 첫 방영을 앞두고 제작팀에서 찾아와 내가 아버지와 닮았으니 첫 장면에 출연해줄 것을 요청해 왔다. 그런데 누나가 어느 방송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연기자가 연기를 해야 한다. 동생은 연기를 해보지 않은 사람이다’는 말로 출연을 무산시켰다. 정식 출연도 아니고 첫 회에 한 번 출연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겠다 싶었는데 누나 얘길 듣고 나니 좀 서운했다.”
▲ 김을동 의원(왼쪽), 김경민 대표. | ||
김 의원이 김 대표의 영화 제작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객관적이지 못한 주관적인 영화가 될 위험성때문이라고 말한다. 보도 자료를 통해 김 의원 측은 “객관적인 시각에서 인물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함에도 흥행을 목적으로 자식이 아버지를 주관적인 입장에서 조명하는 것은 매우 적절치 못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봤던 아버지의 모습을 지금도 세세히 기억하고 있다”면서 “나는 세간의 인식과 다른 아버지의 모습을 알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알려지지 않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릴 것이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김 대표가 영화 전문가가 아니라는 김 의원 측의 지적에 대해선 “제작사 대표일 뿐이고 시나리오 및 영화 촬영에서 홍보까지 전문 영화인들이 진행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김 의원 측은 영화 <장군의 아들> 1~3편을 제작한 태흥영화사로부터 제목 사용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는 김 대표의 설명을 듣고 직접 태흥영화사에 확인해 본 결과, 입장이 달랐다고 밝혔다. 이에 김 대표는 “태흥영화사는 1~3편을 제작하는 기간 동안에만 그 제목에 대한 권한이 있을 뿐이고 오히려 협의 대상은 소설 <장군의 아들>을 펴낸 출판사 고려원이다. 하지만 소설과 이번 영화는 전혀 다른 창작물이라 별 문제는 없을 것이다”라고 얘기한다. 다만 변호사를 통해 법적으로 애매한 부분이 있어 협의 중이며 제목을 바꾸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한다.
김 대표가 제작할 영화는 일본의 밀정이 김두한의 친구인 ‘영국’을 죽이고 김두한마저 없애려 하자 부산으로 도피한 김두한이 밀항선을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겪었던 에피소드가 중심이 될 예정이다.
김 대표 말처럼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