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MBC 연기대상의 유력한 후보는 상반기를 주도한 이서진, 중반기를 주도한 김명민, 그리고 2009년으로 이어지는 길목에서 맹활약한 송승헌 등이었습니다. 과연 이들 가운데 누가 대상의 영예를 차지할 것인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그 어느 해보다 뜨겁게 달아오른 분위기에 MBC는 김명민과 송승헌의 공동수상이라는 손쉬운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만약 이서진이 김정은과의 결별 등의 이유로 해외 외유 중이 아니었다면 3인 공동 수상이라는 이례적인 사건(?)도 가능했으리라고 보입니다.
2007년 연기대상 시상식에선 한류스타 배용준과 맞붙어 고배를 마셔야 했던 김명민. 하마터면 2년 연속 한류스타에 밀려 연기대상 유력 후보로 머물 수도 있었지만 어렵게 공동수상으로 대상의 영예를 차지했습니다.
이런 MBC의 한류 스타 사랑이 네티즌들의 맹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어차피 방송국의 연말 시상식이 공동수상 남발로 ‘권위’를 포기하고 ‘잔치’의 개념이 된 지 오래입니다. 그렇지만 MBC는 상징적인 ‘대상’까지도 공동수상이라는 손쉬운 방법을 선택하고 말았습니다. 비난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스크린에서 최고의 연기력으로 극찬받았지만 주말연속극 <내 인생의 황금기>에선 연기력 논란에 휩싸여 있는 문소리는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시상식장이 아닌 MBC 노조 파업 현장에 더 가고 싶었다”는 문소리의 수상 소감을 두고 항간에선 정치적 성향 때문에 우수상을 받았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시상식은 권위도 중요하지만 1년 동안 고생한 배우들을 위한 잔치이기도 합니다. 다만 잔치에 더 비중을 둘 생각이라면 더 이상 TV로 방영해 시청자들까지 힘겹게 만들진 말아주길 부탁드립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