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사실을 발표한 직후부터 이혼설이 나돌았으나 이를 보도한 여성잡지를 고소까지 하며 이혼설을 강하게 부인해온 강문영은 측근을 통해 “임신으로 인한 원치 않는 결혼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혼설이 한창 나돌던 2008년 1월 <일요신문>은 아이와 함께 외출한 강문영의 모습을 단독 보도한 바 있다. 당시 강문영은 신혼집으로 알려진 초호화 빌라에 살고 있었지만 남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강문영의 두 번째 결혼은 시작부터 남달랐다. 강문영은 지난 2007년 2월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결혼 및 임신 사실을 발표했다.결혼식을 앞둔 시점에서의 평범한 결혼 발표가 아닌 ‘임신한 상태이며 이미 혼인신고를 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이었다.
결혼식은 출산 이후로 예정돼 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평범하지 않은 내용의 기자회견은 지나친 서비스(?)로 인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기자회견장을 찾은 기자 20여 명에게 10만 원권 수표가 한 장씩 들어있는 봉투를 돌렸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 왜 결혼식도 올리지 않은 상황에서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임신 및 혼인신고 사실을 밝혔으며 돈 봉투까지 돌린 것이었을까.
게다가 기자회견은 혼인신고를 한 바로 다음 날에 열렸다. 이런 분위기는 결혼 사실을 급하게 밝혀야 할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연결됐다.더욱 눈길을 끈 대목은 신혼집조차 없다는 점이었다. 물론 혼인신고를 한 직후 기자회견을 가진 만큼 아직 신혼집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일 수도 있지만 신혼집 없는 결혼 생활은 출산 이후까지 계속 이어졌다.
당시 강문영은 삼성동 소재의 고급 빌라에 살고 있었는데 신혼집을 꾸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 “남편이 사업상 해외출장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신혼집을 꾸리지 않은 것”이라며 “출산 이후에 정식으로 결혼식을 치르고 신혼집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07년 7월 딸을 출산한 뒤 연예계에 강문영의 이혼설이 급속도로 퍼졌다. 혼인신고를 했다는 사실 외에는 결혼 생활과 관련된 정황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신혼집이 아닌 본래 자신이 살던 집에 기거하며 홀로 아이를 출산했는데 이 과정에서 남편의 모습은 전혀 부각되지 않았다. 이에 강문영은 “11월에 결혼식을 올릴 것”이라며 이혼설을 부인했고 11월이 되자 이번엔 “2008년 봄에 결혼식을 올릴 것”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강문영의 이혼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일요신문>은 강문영이 그해 10월 이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11월에 결혼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남편과 신혼집을 꾸려 이사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어렵게 확인한 강문영의 새집은 경기도 기흥의 한 골프장에 인접한 수십억 원대의 초호화 별장형 주택이었다.
상당한 재력을 소유한 사업가로 알려진 남편 홍 아무개 씨가 마련한 신혼집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지만 확인 결과 그 집의 소유주는 강문영과 그의 모친 공동 명의였다. 며칠 동안 살펴봤지만 여전히 남편 홍 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강문영 모녀와 그의 모친, 그리고 이모 등이 그 집에서 함께 지내고 있을 뿐이었다. 결국 이번에도 신혼집은 아니라는 얘기.
당시 <일요신문>에선 남편 홍 씨를 만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어렵게 홍 씨의 주소지를 확인해 방문했지만 그를 만날 순 없었다. 눈길을 끄는 사안은 홍 씨가 상당한 재력의 소유자로 알려진 데 반해 그의 주소지로 되어 있는 집이 서울의 한 변두리 지역에 위치한 낡은 연립주택이라는 사실이었다.
반면 강문영의 재산 규모는 대단했다. 기흥 소재의 초호화 빌라로 이사한 뒤에도 결혼 당시 살던 삼성동 소재의 수십억 원대 고급 빌라를 팔지 않은 것. 기흥 집은 강문영과 모친의 공동명의인데 모친 지분은 10분에 1에 불과하다. 사실상 두 채 모두 강문영 명의인 셈. 2007년 11월을 넘기며 강문영은 2008년 봄 결혼식을 올릴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혼설은 더욱 무성해졌다.
결국 한 여성잡지가 2008년 3월호를 통해 ‘신흥재벌이라던 톱스타 A의 남편 전대미문 천억대 사기행각’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에 강문영은 1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결혼식은커녕 신혼집도 없이 이어지던 2년여의 기묘한 결혼 생활은 이혼으로 마무리됐다. 강문영과 전 남편 홍 씨는 협의 이혼했는데 아이의 친권 및 양육권은 강문영이 갖기로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강문영의 한 측근은 한 인터넷 매체와의 전화 통화에서 “여자 연예인이 결혼하지 않고 혼자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것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기에 당시에 결혼 생각이 없어도 혼인신고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신혼집조차 없었던 만큼 결혼 기간 동안에도 함께 살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결혼 기간 내내 불거졌던 의혹들이 대부분 사실이었던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