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 성남시청 광장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상징인 소녀상에 목도리를 감고 있다.
[일요신문] 이재명 성남시장 “양심 없는 아베 정부, 안일한 박근혜 정부 정상 아냐” 지난 5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최갑순 할머니(96)가 눈을 감았다. 이로써 정부에 정식으로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가운데 생존자는 46명만 남게 됐다.
성남시청 광장 앞에 놓여 있는 소녀상, 화환과 각종 편지 등으로 둘러 쌓여 있지만 어딘지 쓸쓸하다 못해 씁쓸해 보인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고(故) 최갑순 할머니의 명복을 빌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에게 할 수 있는 게 소녀상 밖에 없는 것이 죄송하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재명 시장은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반드시 이행돼야 할 과제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시장은 “우리나라 안에도 위안부가 자발적인 매매춘이었다고 주장하는 정신 나간 사람이 있고, 우리 정부조차 생존 위안부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생활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가 반발여론에 눌려 부랴부랴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며, 일본 정부와 안일한 정부를 향해 결코 정상이 아니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재명 시장은 “친일 잔재를 정리하는 것은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이다”며, “일제부역으로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 여전히 기득권을 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시장은 “힘과 돈이 곧 정의가 되는 사회가 된다. 행위에 책임이 따르지 않는 불공정한 사회의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간다”며, 일본 위안부 피해자는 물론 친일 역사 청산에 대한 촉구를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성남시청에 있는 소녀상은 일본의 만행을 알리고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시와 시민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성남시는 미국의 한 도시에 소녀상을 건립하는 협의를 진행하다 일본 측의 극렬한 반대로 보류된 상태이다. 그러나 해외 자매도시와 우호협력도시 등에 소녀상을 건립하고 일본의 만행을 세계에 알리는 일을 계속하고자 한다. 이마저도 하지 않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처사”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베 일본총리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한일정상회담에서 군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조속한 협의를 약속했지만, 일본 언론에서 소녀상 건립 중단을 전제로 단 것으로 알려져 소극적인 정부의 대응과 일본정부의 진정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일본의 우익 역사학자 50명이 미국 교과서에 실린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술을 수정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일본 우익 성향인 ‘산케이신문 출판 부문’이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내용이 포함된 책 등을 미국 국회의원과 학자들에게 배포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이같은 행보에 일본 집권 자민당이 개입한 의혹이 제기되는 등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역사반성과 책임 없이 자국의 입장만 강조한 전략적 대외 메시지 전파 능력을 강화하고 있어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