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대학 감독들은 1년 내내 고교 시합장에서 살다시피하며 스카우트에 열을 올렸고 선수들은 대학 감독 눈에 들기 위해 죽어라고 몸을 던졌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야구 좀 한다 싶은 고졸 출신들이 대학보다 프로 직행을 선호하는 변화가 일어났다.
어차피 프로에서 돈을 벌려면 일찍 승부수를 띄우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 특히 투수인 경우가 더 그렇다. 만약 투수층이 얇은 대학에 진학해서 4년 동안 혹사당하는 날엔 누구도 장래를 책임지지 못한다.
그러나 야수의 경우는 좀 다르다. 어설픈 실력으로 프로에 도전했다가 2군에서 2∼3년 하다 쫓겨나느니 대학 4년 동안 전 경기에 출전하면서 기량을 향상시키는 쪽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
그 과정에는 엄청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인내는 ‘똘마니’로서 선배들 뒤치다꺼리부터 간혹 있는 기합과 구타를 견뎌내야 하는 것이고, 노력은 말 그대로 야구에 미쳐야 한다.
대충 대충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간혹 착각하는 선수들이 있다. 자기가 무슨 ‘동아리’에 가입한 줄로 아는 것이다. 운동부는 취미 활동하는 모임이 아니다. 야구 실력을 팔아서 먹고 살아야 한다.
그런데 일주일 내내 운동만 한다고 투덜대는 선수가 있다. 그럼 야구선수가 야구 하지 학교 앞 당구장 주인 아저씨가 대신 야구 하고 자기는 놀러 다닌단 말인가. 야구는 매일 반복훈련을 하지 않으면 절대로 잘할 수 없다. 그래서 시합은 재밌지만 연습은 힘든 것이다.
요즘 젊은 선수들을 보면 체력은 예전보다 무지하게 세졌는데 기본기는 옛날보다 못한 것 같다. 잔 부상이 많은 이유도 반복 훈련을 게을리해서 그렇다. 필자가 이런 말 하는 이유는 얼마 전에 한 대학 선수가 <일요신문>에 쓴 글을 보고 “선배님 프로 선수들은 정말 죽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운동을 힘들게 해요? 혹시 ‘뻥’ 아닙니까”라며 물어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선수는 프로 선수들이 시즌 후 이런저런 시상식과 사인회, 행사장 등에 참석하는 모습을 보고 훈련하지 않고 맨날 놀러다니는 줄로 오해했던 모양이다. 도대체 운동은 언제 하냐고 묻길래 “그거 하는 날 빼고는 하루 종일, 그것도 매일 한다”고 말해줬다. 사실이다.
아마추어 선수들은 꼭 알아야 한다. 운동은 가장 편하게 할 때가 고등학교와 대학 때이고 가장 힘들게 하는 곳이 프로팀이란 것을. 못 믿겠거든 단 한 번이라도 프로팀 훈련장에 가서 보면 안다. 정말 야구할 맛 떨어진다.
SB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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