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정환의 ‘어머니(작은 사진)에 대한 고민’이 되살아났다. 지난해 거액의 채무로 인해 구설수에 오른 데 이어 최근 ‘귀신이 들렸다’는 내용의 서신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또다시 달갑지 않은 시선을 받게된 것. | ||
자연히 사람들의 시선은 안정환에게 쏠리고 있다. 절도 등의 혐의로 수감중인 어머니를 애써 외면하며 일본에서 축구 인생의 정점을 찍고 있던 상황이라 안정환이 어떤 대응을 할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던 것. 더욱이 안정환이 어머니가 도박 등으로 안게 된 엄청난 빚을 대신 갚아주려고 물밑에서 변호사를 선임하고 채권단과도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던 중이었기 때문에 ‘귀신 들렸다’는 어머니의 이야기는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최근 안정환은 한 측근에게 이런 속내를 털어놓았다. “언론을 통해 비친 난 아주 나쁜 놈이다. 어머니가 구치소에 있는데도 면회 한번 안 간 것은 고사하고 ‘호화생활’을 하면서도 어머니의 빚을 갚지 않는 불효자다. 정말 억장이 무너진다. 사실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일방적으로 날 매도하는 기사를 볼 때 눈이 돌아갈 정도로 억울하지만 결코 자랑스럽지 못한 (어머니와 얽힌) 과거사를 토해내고 싶지 않기 때문에 온갖 비난을 받아도 전혀 대응하지 않았던 것이다.”
안정환은 어머니와 관련해서 일절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며 정말 동정 받을 사람은 어머니가 아닌 자기 자신이라고 울분을 터트렸다고 한다.
그가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많이 벌면서 왜 어머니의 채무를 변제해 주지 않고 있느냐’는 힐난 어린 시선들이다. 현재 알려진 안씨의 채무액은 5억여원 정도. 변호사가 채권단과 합의 한 결과 3억원으로 금액을 낮췄고 안정환도 고민 끝에 어머니의 빚을 갚아주기로 마음을 정하고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이는 구치소에 있는 안씨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안씨의 채무 관계가 3억원으로도 깨끗하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안정환의 한 측근은 “그 돈을 다 갚아줘도 또 다른 채권자들이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안정환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난관도 있다. 안정환은 현재 자신의 명의로 돼 있는 서울의 한 아파트를 처분해서 그 돈으로 빚을 갚으려고 하는데 문제는 그 집에 외할머니와 외삼촌이 살고 있다는 사실. 즉 집을 팔면 외할머니와 외삼촌이 당장 기거할 곳이 막막해진다. 외삼촌 안아무개씨는 이에 대해 “우린 작은 집을 구하면 된다. 그런데 이 집이 문제가 있어 쉽게 팔리지 않는다”면서 “그래도 정환이가 어려운 결정을 해줘서 고맙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안정환은 어머니가 ‘빙의가 된 것 같다’는 편지를 출판사(책 <빙의>를 출판한 곳)를 통해 스님에게 전달한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것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어머니야 답답한 구치소 생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편지라는 방법을 통해 스님에게 자신의 상태를 알렸겠지만 그 내용이 출판사를 통해 언론에 알려지는 과정에서 상업적으로 이용된 게 아니냐는 의문을 품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안정환의 어머니를 면회하고 온 외삼촌 안씨는 “정환이 엄마는 그 편지가 세상에 알려지리라곤 생각지도 않았고 출판사 직원한테도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신신당부했다고 한다”면서 ‘귀신 들렸다’고 주장하는 여동생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아무래도 그 안에 있다 보면 불안하고 답답하게 마련이다. 내 동생은 오랫동안 정상적인 생활을 한 사람이 아니다. 항상 주변이 산만했고 심리적으로 쫓기다보니 늘 압박감에 시달렸다. 정신적 결함이 있을 수 있지만 ‘빙의’는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삼촌 안씨는 여동생이 경솔한 행동을 했다고 솔직히 시인했다. 세상의 관심에서 벗어나 조용히 자숙하고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귀신 들렸다’고 떠드는 어머니를 어느 자식이 이해하고 받아줄 수 있느냐는 것.
그는 “잊혀질 만하면 좋지 않은 문제가 불거지는 바람에 두 사람을 지켜보는 나도 속이 터질 지경이다. 동생의 사려 깊지 못한 처신으로 조금은 마음 문을 열려고 했던 정환이가 또 상처를 받은 것 같아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안정환은 얼마 전 한 측근에게 어머니와 좋은 인연을 맺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이런 넋두리를 늘어놓았다고 한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데 왜 나와 어머니는 물보다도 못한 사이가 됐는지 모르겠다. 난 어머니에게 아무 잘못한 것도 없는데 어머니는 번번이 내 진로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었다. 이젠 나도 번듯하게 잘 살고 싶다. 가정도 가졌고 앞으로 아이도 태어날 것이다. 내가 잘 되는 걸 탓하지 말고 나한테만 다 내놓으라고 다그치지 말고 그냥 조용히 계셔줬으면 좋겠다. 천륜이라고 모든 게 다 용서되는 건 아니지 않나.”